테너 김민석과 박승주가 오는 11월 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듀오 리사이틀을 개최한다. 18일 공연기획사 아트앤아티스트에 따르면 한국예술종합학교 동기인 두 사람은 이번 공연에서 아름다운 언어와 리듬이 특징인 베토벤 연가곡 '멀리 있는 연인에게'를 선보인다. 아울러 유려한 선율과 따듯한 정서가 돋보이는 토스티 가곡, 마음을 울리는 한국 가곡과 이태리 칸초네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들려준다. 반주는 최고의 오페라 코치이자 성악 전문 반주자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정호정이 맡는다. 테너 김민석은 힘 있는 미성과 깨끗한 고음으로 클래식과 크로스오버를 아우르는 성악가다. 지난 2020년 JTBC '팬텀싱어 3'에 출연해 '레떼아모르'팀 멤버로 2년간 활동했고, 지난해 첫 앨범인 오페라 아리아 모음집 '아리아 다모레'를 발매했다. 또 테너 박승주는 2018년 캐나다 몬트리올 콩쿠르 우승 후 마스네 오페라 '마농'으로 메트 오페라에 데뷔했다. 이후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오페라 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아트앤아티스트 관계자는 "두 명의 리릭 테너가 서로 다른 음색으로 서정적이면서도 따뜻하고 우아하게, 조화롭게 풀어나가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0-18 14:06:49"베토벤은 늘 흥미로운 인물이었다. 하지만 이번 작업을 통해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보게 됐고, 음악의 본질과 핵심에 더 다가간 느낌을 받게 됐다. 이젠 그의 음악을 들으면 외로운 한 사람의 절규가 들린다." 록스타처럼 붉은 가죽재킷을 걸친 극작가 미하엘 쿤체(79)는 이렇게 말했다. '엘리자벳' '모차르트!' '레베카' 등 유럽 뮤지컬의 명콤비,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77)가 신작 '베토벤'을 내놓는다.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 기념작인 이 작품은 2023년 1월 12일 세계 최초로 국내 초연된다. 한국의 오랜 파트너, EMK뮤지컬컴퍼니와 협업한 이들은 제작사와 타이틀롤 박효신·박은태·카이·옥주현 등 출연진 및 한국 관객들에게 무한한 신뢰를 표했고, '베토벤'의 1차 티켓 흥행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쿤체는 "오늘날의 관점으로 보면 성공적인 록스타와 같았던 중년시절 베토벤의 사랑에 주목한다"며 "영혼의 상처가 많았던 그의 인간적 면모와 한 여인과의 사랑을 통해 더욱 성장하는 예술세계를 그의 음악을 통해 표현한다"고 말했다. 르베이는 "뮤지컬의 모든 넘버는 베토벤의 음악에 기반한다"며 "단순히 차용하는 게 아니라 원곡을 동시대와 연결짓고자 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두 사람과의 일문일답. ―베토벤의 이야기를 클래식 본고장 유럽이 아니라 한국에서 초연하게 된 이유는. ▲쿤체=베토벤 사후 발견된 세 통의 편지를 통해 그가 진정한 사랑을 했다는 것이 알려졌다. 우리는 베토벤의 불멸의 사랑 이야기는 반드시 그의 음악을 통해서 표현해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유럽에서 베토벤은 신화와 같은 존재여서 뮤지컬로 소환하는 게 약간의 금기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베토벤에 대해 선입견이 없는 나라에서 우리의 새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싶었다. 지난 10년간 우리의 작품을 특별히 공연해준 제작사 EMK에 대한 신뢰도 컸다. 한국 배우들은 세계적 기량을 갖췄고, 한국 관객들은 늘 열린 마음을 갖고 있어 베토벤을 어떤 식으로 구현했을지 따지기보다 작품 그 자체로 받아줄 것이라고 믿었다. 수많은 현대 뮤지컬 안에서 베토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게 새로운 일이라고 확신한다. ―뮤지컬 넘버 '사랑은 잔인해'에서 베토벤의 비창 소나타 2악장 멜로디가 사용됐는데, 원곡이 얼마나 차용되나. ▲르베이='사랑은 잔인해'를 비롯해 모든 뮤지컬 넘버가 기본적으로 베토벤의 원곡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번 음악을 만들 때 늘 중시한 것은 원곡의 음악적인 선율들, 멜로디를 가져오는 것이었다. 그 멜로디들이 뭔가 뮤지컬 형식에서는 매끄럽지 않다 싶을 때 제가 추가적으로 멜로디를 작곡해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또 관객들이 베토벤의 음악을 단순히 클래식하게 느끼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으로 느끼면서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데 공들였다. 원곡을 최대한 살린 이유는 그 음악 안에 베토벤의 영혼, 감정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베토벤의 어떤 곡들이 사용됐나. ▲르베이='월광'이나 '비창' 소나타는 무조건 쓸 생각이었다. 너무나도 유명한 5번 '운명 교향곡'의 멜로디도 활용했고 이 작품의 첫 번째 음악이 시작되는 부분에서는 7번 교향곡의 멜로디들이 활용됐다. 음악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중시한 것은 음악적인 구현이 가능한지 여부였다. 또 베토벤의 음악이 유치해진다거나 키치적으로 되지 않게끔 굉장히 심혈을 기울였다. 사실 오늘날 베토벤의 음악이 원곡의 형태로 연주된다 할지라도 남용되는 경우들이 많다. 예를 들어 실베스터 스탤론이 나왔던 어떤 액션 영화에서 5번 교향곡이 사용됐는데 그 상황과 너무나도 맞지 않아 음악에 대한 존중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적인 진정성이 전해질 수 있도록 굉장히 주의를 기울였다. 하늘에 계시는 베토벤님께서도 미소를 지으면서 이 뮤지컬을 관람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불멸의 연인 후보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중 안토니 브렌타노를 선택한 이유는. ▲쿤체=베토벤의 연가곡에서 힌트를 얻고자 했던 음악학자와 달리 역사학자들은 시대적 배경에 근거해 베토벤이 프라하에 갔던 시기에 만난 여인들 중에 후보를 추정했는데, 사실 브렌타노란 명확한 증거는 없다. 극작가 입장에선 브렌타노가 네 명의 아이를 둔 유부녀라는 점이 특히 흥미로웠다. 좀 더 극적인 상황과 갈등을 만드는데 용이했다. 또 베토벤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윤리적인 잣대가 높은 사람이었다. 베토벤은 남동생의 배우자가 윤리적으로 평판이 좋지 않다며 그 여성과의 결혼을 굉장히 반대했는데, 그런 베토벤이 이러한 사랑 관계에 얽힌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인생 시기별로 베토벤의 음악이 달리 느껴지나. ▲르베이=돌이켜보면 베토벤의 음악은 늘 제 영혼에 존재했던 것 같다. 변화라면 내가 나이가 들었다는 것이다. 이번 뮤지컬을 준비하면서 음악에 더 깊게 연결된 느낌이 든다. 뮤지컬 넘버를 작곡하기 위해 음 하나하나에서 베토벤이 어떤 영혼의 메시지를 담아냈는지를 제가 찾아려고 했고 그것을 끌어내고자 했기 때문이다. 음악 자체는 그대로 있었지만 그 음악에 대한 저의 관계가 조금 더 깊어진 게 아닌가 싶다. ―팔순을 앞둔 현재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창작의 원동력은. ▲쿤체=여전히 '뭔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우리의 이야기가 잘 성취됐을 때 그게 너무나도 큰 기쁨으로 다가온다. 행복한 모습으로 극장에 계시는 관객들의 모습 또한 창작의 계속되는 에너지로 작용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2-11-17 18:11:23[파이낸셜뉴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와 함께 처음으로 성악 앨범에 도전한다. 독일 가곡, 리트의 최고 권위자 마티아스 괴르네가 노래하고 조성진이 피아노 반주를 맡은 앨범 'Im Abendrot(임 아벤트롯)'이 16일 발매된다. 이번 앨범은 괴르네가 현시대 가장 주목받는 피아니스트들과 함께 리트의 역사를 재탐구하는 시리즈의 일환으로 지난해 얀 리시에츠키와 함께 베토벤 작품을 담은 앨범에 이어 공개되는 연작이다. 괴르네는 알프레드 브렌델,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등 당대 가장 뛰어난 피아니스트와 함께 가곡 역사를 30년간 탐구해온 성악가다. 괴르네는 이번 앨범에서 후기 낭만주의로 분류되는 바그너, 피츠너, 슈트라우스의 리트를 노래했다. 바그너의 대작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탄생을 예고하는 베젠동크 연가곡에 이어 하이네와 아이헨도르프의 시를 바탕으로 쓰인 피츠너의 작품을 수록했다.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은 슈트라우스의 '저녁 노을'로, 화려하고 극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피츠너의 비극적인 어둠과 대조를 이룬다. 괴르네는 조성진과의 합작에 대해 "훌륭한 피아니스트와 함께 인간 근원을 고민하는 곡들을 탐구하는 경험은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이로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괴르네와 조성진은 지난 2019년 9월 내한 공연에서 슈베르트 가곡을 선보였으며 지난해 발매된 조성진의 앨범 '방랑자' 한국 디럭스 버전에서 슈베르트의 방랑자를 수록하며 파트너십을 쌓아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1-04-16 08:44:41[파이낸셜뉴스]삼육대학교는 음악학과 교수 테너 김철호와 그의 제자인 테너 이기용의 듀오 리사이틀이 오는 4월 4일 세종문화회관 꿈의숲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다고 30일 밝혔다 ‘위로와 희망’을 주제로 마련된 이번 음악회는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을 위로하고, 2021년 새 희망을 기원하는 의미로 기획됐다. 1부는 위로(Consolazione)를 테마로 진행된다. 베토벤의 연가곡 ‘멀리 있는 연인에게’(An die ferne Geliebte, Op. 98)를 시작으로, 토스티의 ‘위로를 위한 모음곡’(Consolazione)을 선보인다. 희망(La Speranza)을 테마로 한 2부에서는 슈베르트의 ‘그대는 나의 안식’(Du bist die Ruh), ‘웃음과 눈물’(Lachen und Weinen) 등 우리에게 친숙한 독일가곡과 한국가곡 ‘그리움’(채동선), ‘그대 창 밖에서’(임긍수), ‘꽃피는 날에’(정환호), ‘제명호에서’(박정양)를 들려준다. 이번 리사이틀은 삼육대 음악학과 동문이자, 스승과 제자인 두 테너의 협연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애틋한 사제지간의 교감과 소통을 아름다운 음악으로 승화시킬 것이란 기대다. 한편 김철호 교수는 삼육대 음악학과, 이탈리아 티토 스키파(Tito Schipa) 국립음악원, 바리(Bari) 음악치료학과를 졸업했다. 이탈리아 카사라노 시가 선정한 성악가상을 수상했고, 밀라노 F.M.I(국제음악재단) 브래샤 국제 성악 콩쿨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삼육대 음악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테너 이기용은 삼육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독일 뤼벡 국립음대에서 전문연주자과정을 수료했다. 함부르크 브람스 콘서바토리움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을 마치고, 독일 브레머하펜 오페라극장에서 정단원으로 활동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1-03-30 15:22:59이것은 관계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상처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 각자는 타인을 얼마나 잘 알 수 있을까. 우리 자신은 스스로를 얼마나 상대에게 드러낼 수 있을까. 드러낸다 하여도 혹 가려진다 하여도 어떤 것이 옳다, 그르다 할 수 없는 일이다. 모두에게는 숨기고 싶은 약점과 상처가 있다. 그렇기에 내가 드러낼 수 있는 것만으로, 상대가 드러내는 것만으로 서로를 파악하는 일 또한 당연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알고 있던 관념과 또 다른 모습을 보인다 하더라도 모든 것을 넘어 그 변화마저도 이해하고 소통하며,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다. 그때 오랜 시간 해묵은 상처가 치유되고 두 사람 사이의 관계는 한 단계 더욱 깊어질 수 있다. 음악극 '올드 위키드 송'은 이러한 교훈을 전하는 작품이다. 살아온 배경과 성향이 달라도 서로 소통하면서 각자의 아픔을 달래고 다시 일어날 힘을 얻게 해주는 작품이다. 작품의 배경은 1986년 오스트리아 비엔나다. 20대 천재 피아니스트 스티븐 호프만은 언제부터인가 찾아와 떠나지 않는 슬럼프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 미국에서부터 이곳까지 날아왔다. 쉴러 교수에게 지도를 받으면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을까 했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는 건 괴짜 교수 요제프 마쉬칸이다. 마쉬칸은 쉴러 교수에게 지도를 받으려면 먼저 자신에게 3개월 동안 노래를 배워야 한다며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예민하고 고통에 빠진 젊은 피아니스트에게 마쉬칸 교수는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막무가내 꼰대 선생과 같다. 처음엔 완강하게 수업을 거부하지만 엉겁결에 진도를 따라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스티븐과 마쉬칸은 각자의 깊은 상처를 내보이며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게 된다.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을 감싸는 것은 음악이다. 연극의 시작부터 끝까지 총 16곡으로 구성된 슈만의 연가곡이 드라마와 찰떡같이 어우러진다. 클래식 음악을 선호한다면 베토벤과 바흐, 차이콥스키, 스트라우스의 음악 또한 곁들임으로 즐길 수 있다. 남경읍과 남명렬이라는 대배우의 뛰어난 연기는 말할 것도 없다. 이들의 노련함이 젊은 세 명의 배우들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결국 관객의 가슴을 울린다. 공연은 3월 1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3관.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1-02-04 14:22:51[파이낸셜뉴스]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에서 공연중인 음악극 '올드 위키드 송'이 관객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당초 다음달 14일까지로 예정했던 공연 기간을 3월 1일까지 2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26일 제작사 나인스토리에 따르면 지난 12월 개막 이후 꾸준히 9.7 이상 높은 평점을 유지하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아온 '올드 위키드 송'은 정부의 거리두기 지침에 따른 '두 좌석 띄어앉기'로 인해 관람의 기회가 적었던 관객들의 아쉬움을 달래고 어려운 시기를 묵묵히 이겨내는 분들께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극작가 '존 마란스'가 쓴 '올드 위키드 송'은 1986년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배경으로 슬럼프에 빠진 천재 피아니스트 '스티븐 호프만'과 괴짜 교수 '요제프 마쉬칸'의 만남을 그린 2인극으로 살아온 배경과 예술적 성향도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음악을 통해 소통하고 지난 아픔을 위로하며 나아가 희망을 노래하는 따뜻한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은 로베르트 슈만의 대표적인 연가곡 '시인의 사랑'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음악극으로 첫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슈만의 음악과 하이네의 시가 작품 전체를 관통하며 두 사람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완성시킨다. 이외에도 베토벤과 바흐, 차이코프스키, 스트라우스 등 위대한 음악가들의 클래식 선율이 무대를 채우며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올드 위키드 송'은 1995년 미국 초연 이후 96년 퓰리처상 드라마부문 최종 후보에 노미네이트되며 화제를 모았으며 LA 드라마 로그 어워드, 뉴욕 드라마 리그 어워드, 오티스 건지 최고 연극상을 연달아 수상하는 등 일찍부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새로운 프러덕션으로 돌아온 이번 시즌에는 남경읍과 남명렬이 괴짜 교수 '마쉬칸' 역으로 분해 무대에 오르며, 이재균과 정휘, 최우혁이 천재 피아니스트 '스티븐' 역을 각각 나눠 맡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1-01-26 15:52:13[파이낸셜뉴스] 피아니스트 김태형의 슈베르트 프로젝트가 11월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3차례에 걸쳐 펼쳐진다. 11월 7일(목)과 14일(목) 2차례의 독주 무대가 열리고 11월 28일(목)에는 테너 장세종과 함께한다. 김태형은 전통과 형식을 존중하되 본인의 독창적인 어법으로 ‘과시’ 없는 맑은 음색을 들려주는 낭만주의적 고전주의자로 통한다. 그의 이번 프로젝트는 슈베르트 특유의 불안하고 예민한 감성을 날 것 그대로 들어볼 수 있는 기회다.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리는 두 번의 피아노 독주회는 김태형이 특별히 아끼는 슈베르트 음악들로 꾸며진다. 첫 무대는 소나타 13번 D. 644와 더불어 6개의 악흥의 순간과 3개의 소품 그리고 프로코피예프 편곡의 슈베르트 왈츠를 들려준다. 두 번째 독주 무대에서는 4개의 즉흥곡과 ‘방랑자’ 환상곡에 이어 리스트가 편곡한 슈베르트 가곡들을 연이어 선보인다. 가곡으로 끝을 맺는 이 두 번째 무대는 마지막 베이스 장세종과 함께하는 시리즈 무대인 ‘겨울나그네’로 관객들을 자연스레 이끈다. 슈베르트는 베토벤이 사망했던 1827년 10월에 겨울나그네를 작곡했고, 이듬해 가난과 병 속에서 세상을 떠났다. 사랑에 실패한 청년의 괴로움과 고독이 가슴 깊은 외로움으로 전해지는 이 24곡의 연가곡집은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선율로 오래토록 사랑받아왔다. 김태형은 리스트 편곡의 다섯 가곡을 두고, “슈베르트의 수많은 작품들 가운데, 왜 리스트 편곡도 포함해 무대에 올렸는지 연주를 들어보면 그 이유를 알게 될 것”이라고 감상 포인트를 전했다. 베이스 장세종은 독일 라이프치히 극장 전속 솔리스트다. 깊은 음성과 번뜩이는 연기로 독일 전역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성악가다. 피아니스트 김태형은 십대 시절인 2004년 포르투 국제 콩쿠르를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고 2013년 영국 헤이스팅스 콩쿠르를 우승하는 등 차세대 피아노 주자로 주목 받았다. 실내악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 첼리스트 사무엘 루츠커와 함께 트리오 가온(Trio Gaon)으로도 활동 중이다. 금호아트홀 측은 “장세종의 돋보이는 음성과 김태형의 극적인 피아노 선율이 함께하는 이번 겨울 나그네 무대는 드라마틱한 겨울의 시작을 알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19-11-06 09:18:28비올리스트 이한나 비올리스트 이한나와 피아니스트 이관규가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전곡 연주로 올해 금호아트홀 최장 기획 시르즈인 '비에니즈 스쿨'의 막을 내린다. '비에니즈 스쿨'은 금호아트홀의 올 대표 기획시리즈로 음악도시인 오스트리아 빈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빈악파와 신빈악파의 작품들을 19회에 걸친 프로젝트로 다루어 왔다.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와 같은 위대한 음악가들의 출현지인 빈은 20세기 초 쇤베르크, 베베른, 베르크 신빈악파 3인방의 혁신적인 음악을 탄생시키며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올 해 3월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아리에 베르디의 듀오 무대로 포문을 연 이래 캘리도르 스트링 콰르텟, 칼라치 스트링 콰르텟, 바이올리니스트 제랄드 뿔레, 권혁주, 포르테피아니스트 크리스티네 쇼른스하임, 피아니스트 이대욱, 에드워드 아우어, 벤킴 등이 이 시리즈에서 심도깊은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될 '겨울 나그네'는 슈베르트가 30세에 완성한 24개의 노래로 이루어진 연가곡으로 사랑하는 연인에게 이별을 고하고 떠나는 청년의 고독하고도 슬픈 이야기다. W.뮐러의 시에 곡을 붙였으며 제1부 12곡은 베토벤의 죽음을 알게 되기 전인 2월에 완성하고, 제2부는 그 해 가을에 완성해 더욱 짙은 비극이 느껴진다. 피아니스트 이관규. 이번 무대에서는 특별히 배우 이정수가 나레이션으로 가사를 낭송한 후 비올라로 음악을 연주한다. 기악 연주자가 이 곡을 연주하는 동안 프로젝터에 가사를 띄우는 식으로 공연된 사례는 있었으나 직접 낭송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한나는 "관객들의 집중이 시각과 청각으로 분산되는 아쉬움을 보완하기 위해 오로지 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이러한 기획을 하게 됐다"고 무대 연출 의도를 밝혀 관객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드러냈다. 이한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입학 이후, 커티스 음악원,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 독일 크론베르크에서 공부를 마치고 현재 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 올림푸스 앙상블, 칼라치 스트링 콰르텟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이관규는 줄리어드 음대와 커티스 음악원을 모두 성악과에서 수학했으며 커티스 음악원 시절부터 이한나가 가장 믿고 존경하는 음악 동료로서 오랜 시간 무대 위에서 호흡을 맞춰왔다. 공연은 오는 18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트홀.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2014-12-04 17:32:34꽃피는 계절, 여심(女心) 홀리는 클래식계 남자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명성으로나 실력으로나, 어느것 하나 빠지지 않는 쟁쟁한 이들이 한국 무대에 줄을 서고 있다. 티켓을 일찌감치 전석 매진시킨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이 곧 당도한다. 2006년, 2009년에 이어 5년 만의 리사이틀에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는 건, 이 피아니스트가 가진 타건력, 테크닉 그리고 섬세한 음악성에 있다. 이미 두 번의 내한 리사이틀에서 보여준 그의 무시무시한 열정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돌아갈 차편까지 미리 계획하고 공연장에 갈 것 같다. 키신은 지난 내한 리사이틀에서 2부가 끝난 뒤 30회의 커튼콜과 기립박수에 화답하며 1시간에 걸쳐 10곡의 앙코르를 선사했다. 프로그램에도 없던 3부 공연이 펼쳐졌던 것이다. 자정너머 공연장을 빠져나온 사람이 수두룩했다. 두 살 때 누나가 치는 피아노 선율을 듣고 즉흥 연주를 펼쳤던 키신은 전형적인 신동 출신이다. 이번 무대선 높은 난이도, 까다로운 해석력으로 잘 쳐야 본전이라고 평가받는 슈베르트 소나타 17번과 '러시아의 쇼팽'으로 불리는 스크랴빈의 초기작품들을 선보인다. 오는 3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02)580-1300 영국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역사와 철학을 공부했던 지적인 청년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도 봄의 전령사다. 그는 이지적인 음색, 강한 서정성으로 독일예술가곡의 절대강자로 꼽혀왔다. 2004년, 2008년 두 번의 내한 리사이틀을 통해 슈베르트 스페셜리스트의 면모를 보여줬고, 2년 전엔 바로크 레퍼토리로 청아한 음색을 뽐냈던 그다. 이번엔 슈만의 곡이다. 하이네의 시에 슈만이 음악을 입힌 연가곡 '시인의 사랑' 16곡과 '리더 크라이스' 9곡을 선보인다. 다음 달 19일 경기도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2만∼8만원. 1577-7766 올해 첫 한국무대를 밟는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카운터테너 필립 자루스키도 봄 클래식 강력한 기대주다. 빈틈없는 테크닉, 섬세하면서도 강한 미성, 여기에다 수려한 용모까지 관객을 홀릴 만한 재료들을 갖가지 쥐고 있다.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함께 선보일 레퍼토리도 솔깃하다. 18세기 유럽 오페라계를 양분했던 카스트라토(거세 가수) 파리넬리와 카레스티니를 재현해낸다. 당시 이들을 위해 곡을 썼던 포르포라, 헨델의 곡으로 첫 한국 무대를 빛낸다. 다음 달 30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4만∼11만원. (02)2005-0114 독창적이고 강렬한 아티스트 기돈 크레머는 그동안 여러 차례 내한무대에 섰지만 엄숙한 오케스트라를 대동하고 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것도 찬란한 명성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연이 닿지 않아 소문으로만 그 실력을 전해줬던, 스위스의 대표적인 악단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선다. 기돈 크레머는 이제껏 국내 무대에선 탱고 프로젝트, 코믹 음악쇼, 아니면 실내악의 소규모 공연을 주로 선보여 왔다. 명장 데이비드 진먼이 지휘하는 취리히 톤할레와 그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선보인다. 기돈 크레머의 오케스트라 협연 연주가 국내 처음이라는 사실, 그자체만으로도 이 공연의 가치가 남다르다. 다음 달 21일 서울 예술의전당. 5만∼24만원. (02)599-5743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2014-03-26 18:17:51'화이트데이' 클래식 콘서트는 어떨까. 연인들을 유혹하는 클래식 음악회가 눈길을 끈다. 지난달 12일 밸런타인데이 콘서트로 첫 러브 콘서트를 선보였던 예술의전당이 이번에는 화이트데이 콘서트를 선보인다. 오는 14일 오후 5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인들을 위한 클래식 연주회가 또한번 펼쳐지는 것. 리스트의 '사랑의 꿈', 엘가의 '사랑의 인사',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 브람스 헝가리 무곡 1번, 드보르자크 피아노 4중주곡 등이 연주된다. 콘서트 출연자인 비올리스트 김상진은 부인을 위해 직접 작곡한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발라드' 등을 선보인다. '한국의 베토벤'이라는 별명이 붙는 피아니스트 유영욱, 각종 국제 콩쿠르 수상자이자 모든 레퍼토리를 소화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수빈,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와 꾸준한 연주를 하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첼리스트 송영훈 등이 화려한 앙상블을 선사한다.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공연될 피아니스트 박종훈의 '러브레터'도 화이트데이 연인들을 위한 콘서트다. 슈만의 클라라에 대한 사랑이 담긴 연가곡집 '미르텐'에서 가장 유명한 '헌정', 드보르자크 가곡집 '집시의 노래'중 서정적인 선율로 유명한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 등 사랑을 테마로 한 곡들이 선곡됐다. 새롭게 결성된 앙상블 뤽스도 박종훈의 러브레터에 함께 한다. 지난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이다은(바이올린) 최희선(비올라) 조숙진(첼로) 최지원(플루트)로 결성된 앙상블 뤽스는 러브레터 공연이 첫 무대다. /jins@fnnews.com 최진숙기자
2010-03-04 15:5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