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발리에서 3일째 되는 날은 평소보다 하루를 빨리 시작했다. 지프를 타고 발리 북부 바투르산 일출 투어와 다양한 액티비티를 하루에 다 돌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액티비티 앱 '클룩'을 통해 이틀 전 예약했고, 이날의 픽업은 새벽 4시였다. 새벽 3시 30분쯤 일어나 준비를 하고, 3시에 나오니 사전에 왓츠앱을 통해 연락했던 기사 '조이(가명)'가 승합차를 주차시켜 놓고 호텔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조이는 굉장히 수다스러운 친구였다. 유럽 관광객에게 들은 서구 세계의 동향, 발리와 한국의 GDP 차이, 자신의 가족 얘기와 꿈 등을 쉼없이 얘기했다. 예를 들어 "이 투어의 이름은 바투르산 '지프' 투어인데 사실 대부분의 차들이 비싼 '지프'사의 지프 트럭이 아니고 일본 회사의 트럭을 개조한 것"이라거나 "발리 말로 고양이는 발음이 돈과 비슷하다(사실 기억이 정확히 나진 않는다)"는 등 시시콜콜한 얘기였다. 조이는 생존 영어가 상당히 능숙했는데 아마도 이런식으로 꾸준히 영어로 소통하며 연습하는 모양이었다. 중간에 잠깐 잠이 들었는데, 눈을 뜨니 지프차로 환승하는 바투르산 초입의 집결지였다. 바투르산 일출 투어.. 자켓은 필수 바투르산은 한국의 한라산과 일견 비슷했다. 화산 활동으로 생성돼 정상에는 칼데라호가 있고, 산의 일부 지역은 검은 현무암 덩어리(블랙라바)로 이뤄져 있다. 승합차에서 내려 지프로 갈아탔다. 지프의 운전 기사는 '위(Wie)'라는 친구였다. 위는 조이와 달리 영어가 능숙하지는 않았다. 개인적으로 위의 첫인상은 영화 '엽문'의 주인공인 홍콩배우 견자단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열대 기후 지역인 발리였지만 지대가 높고 새벽인 탓인지 매우 추웠다. 또 창문 없이 뻥 뚫린 지프라 바람을 막을 방도도 없었다. 출발하기 전 현지 사람이 담요를 살거냐고 물어봤지만 담요의 가격을 듣고는 잠시 고민한 뒤에 거절했다. 하지만 산을 오르는 내내 상당히 추웠기 때문에 이 선택이 약간은 후회됐다. 지프는 깜깜한 어둠 속, 비포장 도로를 약 30분 가량 서서히 나아갔다. 수십, 수백대의 지프가 아주 좁고 울퉁불퉁한 산길을 사고 없이 나아가는 게 신기했다. "스콜성 소나기가 오면 진흙길이 미끄러워 투어가 취소되는 건지" 물어봤는데 위는 "비가 와도 아무 문제 없이 투어가 진행된다"고 해서 놀랐다. 바투르산 중턱에는 이미 수십, 수백대의 지프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춥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해서 지프에서 잠깐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이미 해가 구름을 뚫고 지평선을 넘어 올라오고 있었다. 아침으로 받은 커피(핫초코)와 샌드위치, 초코바를 먹었다. 커플, 가족 등 많은 관광객들이 일출에 맞춰 사진을 찍었다. 일출을 보며 '새해에 다짐했지만 이루지 못한 목표들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자'라거나 '자연의 웅장함에 가슴이 떨린다'거나 하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마흔 즈음까지 살아보니 사실 일출을 봐도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에도 이미 베트남 무이네의 화이트 샌듄에서 이미 비슷한 지프투어를 하고 일출을 봤기 때문이다. 태양이 2개가 아니라면 어차피 그때 봤던 그 태양일 것이었다. 여행을 자주 하다 보면 나라가 바뀌어도 관광 상품은 어딜가나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때가 있다. 여행의 감동도 익숙해 지다보면 그 여운이 감명 깊은 책 한 권을 읽었을 때보다 덜할 때도 많다. 위는 수많은 사진을 찍어 줬는데 특히 영상을 멋지게 찍어줬다. 틱톡 등에서 봤던 현란한 스마트폰 무빙을 통해서 마치 1분짜리 짧은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처럼 생동감 넘치는 영상을 여럿 건질 수 있었다. 일출을 본 뒤, 블랙라바라는 현무암 지형으로 이동했다. 수많은 현무암의 자갈들이 모여 언덕과 산을 이룬 곳이었다. 일부 관광객들은 지프 차를 타고 이동하는 대신 트레킹을 선택해 이곳까지 조깅해 오는 경우도 있었다. 지프 투어를 마치고 이동을 위해 다시 조이가 기다리고 있는 집결지로 내려왔다. 팁을 건네자 위는 매우 고마워하며 한 가지를 부탁했다. 바로 클룩에 리뷰를 남겨 달라는 거였다. 하지만 지금 확인해 보니 이미 한 달이 지나서 리뷰를 남길 수가 없었다. 발리여행 최고 꿀잼, 아융강 래프팅 발리에 오기 전 몇몇 액티비티들 중 하고 싶었던 활동이 몇 가지 있다. 길라왕 섬의 바다거북 스노클링, 발리 북부에서 돌고래 보기, 아융강 래프팅 등이다. 그 중 실제로 했던 활동이 아융강 래프팅이다. 내가 신청한 투어 프로그램은 그라하 어드벤처 래프팅이라는 업체를 이용했다. 구명조끼와 안전모, 노를 받아 들고 트럭을 탄 뒤에 강의 상류로 이동했다. 노란색 노를 다리 사이에 끼고 안전모를 쓰고 트럭을 타고 이동하니 군대 시절 소총과 안전모를 쓰고 해안 경계를 나가는 육공 트럭위에서의 안 좋았던 기억이 잠깐 떠올랐다. 트럭에서 내린 뒤 한동안 산길을 따라 계단을 오르고 내리며 이동해야 했다. 강의 상류에서 간단하게 노를 젓는 법과 안전 설명을 들었다. 미리 스마트폰 방수포를 준비해 가지 못해 현장에서 8000원 정도인가를 주고 목걸이형 핸드폰 보호 비닐을 샀다. 20살 언저리 강원도에서 래프팅을 했던 기억이 있는데 아융강 래프팅은 스케일이 달랐다. 거의 1시간 30분에서 2시간 가까이를 내려오는 긴 코스였다. 중간에 산 절벽을 따라 흐르는 폭포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폭포 안에 들어가 폭포를 온 몸으로 맞으며 더위를 씻어 내렸다. 거대한 자연 속에서 고무 보트를 타고 세계 각지에서 모인 6명 정도의 관광객과 키잡이 1명 등 총 7명이 한 배를 타고 내려갔다. 중간에 간이 휴게소에서 맥주로 목을 축이며 휴식을 취하는 시간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7박 8일 발리 일정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경험이었다. 자연 속에서 이름 모를 나비를 구경하고, 노를 저어가며 강을 가로질러 내려오는 경험은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래프팅을 마치고는 다시 계단을 따라 한동안 등산을 했다. 현지 직원은 거대한 고무 보트의 바람을 빼고 머리에 진 채로 계단을 올라왔는데 '밥 벌이의 고단함에 대해' 잠깐 짠한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남성뿐 아니라 아주머니 한 분도 그 무거운 보트를 지고 20분~30분 가까이 계단을 올랐다. 구명 조끼를 반납하고 현장에서 뷔페식으로 밥을 먹었다. 배가 상당히 고팠기 때문에 미고렝을 한 접시 가득 받아 먹었다. 인솔자였던 직원에게 팁을 건네고 간단하게 샤워를 한 뒤에 다음 일정지로 이동했다. 루왁 커피 농장에서 커피 테이스팅 만약 발리에서 한 달 살기를 했다면 바트르산 일출 투어, 루왁 커피 농장 투어, 아융강 래프팅을 하루씩 하루씩 쪼개서 체험했을 것 같다. 3개의 프로그램을 하루에 모두 체험한다고 해서 비용이 크게 저렴해 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융강 래프팅 투어는 2만5000원 정도인데 바투르산 일출 투어에 이를 추가해도 2만원이 넘게 든다. 사실 '가성비'를 생각하면 여러 투어를 합치는 게 좋지 않지만 발리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지 않았기 때문에 부득이 여러 프로그램을 합쳐 하루에 다 넣었다. 다음 목적지는 루왁 커피 농장이었다. 흔히 사향고양이로 알려진 루왁 커피는 사향고양이가 커피 열매를 먹고 똥으로 배설한 것을 잘 씻어 말린 뒤 만든 커피다. 과거에는 우리에 가둬 놓고 루왁 커피를 생산했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자연 상태의 사향 고양이가 배설한 똥을 농장의 사람들이 수거하는 형태로 바뀌었다고 한다. 하루에 한 마리의 사향고양이가 생산할 수 있는 루왁 커피 원두 양은 5g 정도(정확하진 않다)에 불과하다는 설명을 들었다. 농장을 돌며 아직 수확전의 커피 원두를 보고, 루왁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사향고양이가 배설한 커피 원두는 5차례 이상 깨끗하게 씻은 뒤에 수제로 로스팅 하는 과정을 거친다. 로스팅을 마친뒤 분쇄하고, 포장해 현장에서 판매를 하게 된다. 현장에서는 약 15잔의 커피와 티를 무료로 맛볼 수 있다. 단 루왁 커피는 별도의 비용을 내야 하는데 약 5000원 정도다. 한국의 호텔에서는 이 10배에 달하는 가격에도 판다고 하니 한 번쯤은 시도해 볼만했다. 더불어 루왁 커피를 맛 본 뒤에는 현장에서 루왁커피 원두도 판매하는데 생각해 보니 루왁커피 판매를 위해서도 좋은 루왁 커피를 내렸을 확률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식가는 아니라서 별로 특별한 맛을 느끼지는 못했다. 이후에도 한 두 잔 정도 더 루왁커피를 맛볼 수 있었는데 그때도 느낌은 비슷했다. 땀어 절은 채로 숙소에 돌아와서 가장 먼저 샤워를 했다. 샤워를 하고 저녁은 우붓 왕궁 근처의 관광객 골목에서 먹었다. '디스 이즈 발리'란 식당으로 현지식 백반인 '나시짬뿌르'를 관광객 상대로 비싸게 파는 곳이었다. 현지식 나시짬부르는 매우 저렴하지만 이 곳은 각각의 메뉴를 개별로 선택하거나, 추천 메뉴를 고르는 식으로 음식을 주문할 수 있었다. 고기, 야채, 소스, 밥 등 모두 맞춤형으로 주문하거나, 추천 조합으로 선택할 수도 있었다. 나는 고기 폭탄 메뉴를 골랐는데 여러 종류의 고기와 단백질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OBJECT0#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6-27 16:31:38[파이낸셜뉴스] "기억하라. 열등감은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 한 절대로 생기지 않는다." 올해 2월 말 현재, 태국 치앙마이를 여행 중이다. 한 불교 사찰에서 나무에 붙어 있는 명언 두 줄이 눈길을 끈다. "Remember... no one can make you feel inferior without your consent.". 직역하면 '당신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당신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할 수 없다'는 정도의 뜻일 게다. 20대 무렵, '여자에게 인기가 없다'는 단 하나의 사실 때문에 필자는 참 많은 상처를 받았던 거 같다. 불혹에 가까운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사람은 타인에게 상처를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상처를 만드는 것이다.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있도록 내가 허락한 사람만이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도 비슷하다.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것을 먹고, 같은 시간을 공유해도 누구에게는 좋은 추억이, 누구에게는 단순히 지겨운 시간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세상만사 마음먹기 나름이다. 무이네서 호찌민 찍고 다시 붕따우로 한 도시를 단 하루만에 돌아보는 일정을 짠 것은, 지나고나서 돌아보니 참 무리한 일이었다. 호찌민 3일, 무이네와 붕따우 각각 하루씩 일정으로 바쁘게 돌아다니느라 어느 곳도 충분히 즐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무이네에서 바로 붕따우로 이동한다는 당초의 생각이 잘못이었다. 무이네에 도착해 알아보니 무이네에서 바로 붕따우로 가는 버스 편이 없었기 때문이다. 무이네에서 지프 투어를 마치고 오전 10시쯤 호찌민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좌석이 침대처럼 눕혀지는 슬리핑 버스였는데 한국의 우등 고속버스보다 정확히 3배는 더 편했다. 호찌민에 도착해 바로 붕따우로 가는 버스 티켓을 샀다. 버스 출발까지 약 1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서 근처의 분짜 가게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하얀 쌀 면에 한국식 돼지갈비를 달달한 간장 국물에 찍어 먹는 요리로, 베트남 여행을 왔다면 대부분 한 두번 이상 먹게 되는 메뉴다. 버스 시간에 맞춰 버스를 탑승했다. 하지만 붕따우행 버스는 바로 붕따우로 가는 대신에 중간에 다른 버스 정류소에서 승객들을 하차시켰다. 약 30분 정도 지나자 또 다른 버스가 승객들을 태우고 붕따우로 향했다. 무이네에서 붕따우로 이동하는데만 그날 하루가 거의 다 갔다. 붕따우에 도착하니 해는 이미 져있었다. 저렴하게 잘 구한 좋은 호텔이었지만 체크인을 하고 저녁을 먹기 위해 바로 호텔을 나왔다. 붕따우에서 다시 호찌민으로 돌아갈 때는 '클룩'을 통해 프라이빗 벤을 신청했다. 1만원 조금 넘는 비용이었지만 단지 몇 천원을 추가해 버스로 이동할 때보다 1~2시간 이상 절약하고 매우 편하게 올 수 있었다. 첫 날 저녁은 옵션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해산물 집으로 들어갔다. 점박이 무늬가 박혀 있는 현지 미니 소라 무침, 맛조개 구이, 새우와 해산물 볶음 라면과 맥주로 붕따우에서 첫 끼를 해결했다. 숙소로 오는 길에는 구글 평점이 높은 디저트 가게에 들려 현지식 디저트를 즐겼다. 붕따우 거리에서는 많은 현지 사람들이 거리에 '앉은 뱅이 의자'(일명 목욕탕 의자)를 두고 삼삼오오 둘러 앉아 맥주로 목을 축이고 있었다. 브라질 부럽지 않다..32m 붕따우 예수상 호찌민에서 붕따우로 당일치기 여행을 하는 사람도 종종 있는데 그럴 때 반드시 가는 곳 1순위가 있다면 '거대 예수상'이다. 브라질 리우데 자네이루의 거대 예수상과 비슷한 모양으로 붕따우 반도 최남단인 바이두아 해변의 언덕 위에 있다. 자료마다 차이는 있지만 20미터 후반에서 30미터 초반, 보통 32m라고 한다. 예수상을 보기 위해서는 약간의 등산을 해야 한다. 예수상을 향해 올라가는데 등산로의 초입 쯤 커피 가게와 함께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통기타와 색소폰 등 음악 소리가 관광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붕따우 예수상의 하이라이트는 예수상의 내부를 통해 예수상의 꼭대기까지 올라 갈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여성의 경우 짧은 치마를 있었을 경우 종교적인 이유로 예수상 내부를 들어갈 수 없다. 예수상 내부로 오르는 계단은 두 사람이 교차하면 간신히 서로 지나칠 수 있을 정도로 좁다. 나선형의 계단을 따라 한동안 올라가다 보면 예수상의 양쪽 어깨위에서 붕따우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붕따우 거대 예수상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보이는 시그니처 사진도 예수상의 어깨에서 내려다 본 붕따우 시내의 전경이다. 예수상의 어깨는 많아야 2~3명만 내려다 볼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이 많으면 여러 장의 사진을 찍기에 눈치가 보일 수도 있다. 참고로 붕따우 예수상은 1972년 착공해 완공에만 22년이 걸렸다고 한다. '화이트 팰리스', 티에우 별장 붕따우 예수상을 보고 다음으로 가기 좋은 장소는 '화이트 팰리스'라 불리는 '티에우 별장'이다. 그랩으로 택시를 잡으면 10분 내외로 이동할 수 있다. 미국에 '화이트 하우스'가 있는 것처럼 흰색은 권력자들이 좋아하는 색인가 보다. 가장 더럽혀지기 쉬운 색깔로 흰색을 유지하려면 꽤나 많은 손이 가기 때문이다. 유럽의 귀족들이 쓸모라곤 전혀 없는 잔디밭의 크기로 권세를 자랑한 것처럼 말이다. 티에우 별장은 1889년 프랑스 총독의 별장으로 세워졌다가 이후 응우옌 대통령이 개축해 별장으로 썼다고 한다. 지하는 물론 계단을 따라 2층인가 3층까지 둘러 볼 수 있다. 사실 크게 눈길을 끄는 장소라기 보다는 예수상을 보고 마땅히 할 일이 없으니 들리기 좋은 곳 정도였다. 티에우 별장을 둘러보고 커피로 목을 축인 뒤에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호치민까지 가는 벤을 예약한 시간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호텔 근처 붕따우 대표 간식인 '반콧' 맛집에 들렸다. 반콧은 얇은 밀가루 반죽을 튀기고 그 위에 새우 등을 올린 간식이다. 경우에 따라 반콧을 상추 등에 싸 먹기도 한다. 호찌민 롯데마트 찍고 한국으로 반콧을 먹고 호텔로 돌아와 벤을 기다렸다. 호찌민에 도착해서는 'BTS, 봉준호, 손흥민, 제이팍 레츠고'의 바이브를 느끼기 위해 한국 기업들이 운영하는 곳을 연이어 몇군데 들렸다. 롯데리아에서 햄버거와 치킨을 먹고, 뚜레쥬르에서 커피와 케이크를 먹었다. 롯데리아, 뚜레쥬르 모두 호치민 곳곳에서 매장이 보였고, '고급화' 전략을 취하고 있었다. 롯데리아 버거는 맥도날드 버거보다 최소 1.5배 이상 비쌌고, 뚜레쥬르도 현지 베이커리와 비교해 1.5배 이상 높은 가격이었다. 이어서 GS25에서 현지 캔디인 '피셔맨 프렌드'를 잔뜩 사고 마지막 일정으로 롯데마트에 들렀다. 베트남 현지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 해도 롯데마트다. 코코넛 커피를 잔뜩 사서 박스는 버리고 내용물만 캐리어 곳곳에 쑤셔 넣었다. 롯데마트에 가니 '박항서' 감독의 팻말이 호찌민을 떠나는 우리에게 인사를 건네는 듯 했다. 박항서 감독은 '따봉'을 날리는 모습이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2-29 12:09:46[파이낸셜뉴스] #.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쩌면 지금 우리들은 절경 속을 지나는 줄도 모르고, 같이 걷는 동료들과의 대화에 정신이 팔려있는 여행자들로, 우리가 지금 얼마나 아름다운 경치 속에 둘러쌓여 있는지 깨닫지 못하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행이란 건 그 목적지보다 함께 걷는 길동무가 더 중요한게 아닐까? 지금은 절판 된 일본 소설가 요시다 슈이치의 '워터'에 나오는 문장이다. 문맥 속의 '경치'를 '시절'로 바꿔도 의미가 통할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인 청춘기를 지날 때 우리는 그 시간이 얼마나 찬란한지 알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춘기에 누군가 소중한 사람과 함께 있다면 그 시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는 것보다 그 시간과 상대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편이 더 좋을 수도 있을 것이다. 화이트 샌드 듄즈에서 일출보기 무이네에서 1박을 하고 다음 날은 무이네 주요 관광지들을 돌 수 있는 '지프 반나절' 투어를 신청했다. 여행 액티비티 앱 '클룩'을 통해 1인당 2만5000원 정도면 화이트 샌드 듄즈, 어촌 마을, 요정의 샘 등 주요 관광지 5곳을 한 번에 둘러 볼 수 있다. 특히 빨강, 노랑, 초록 등 원색으로 페인트 칠을 한 지프 트럭의 지붕 위는 물론, 차를 타고 곳곳의 명소에서 인생 샷을 건질 수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행 전 알아 본 한 유튜버의 후기에서는 "친절한 기사님을 만나서 1만장 넘는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전날 약속한 대로 새벽 5시30분, 호텔 로비에 나가자 이미 기사님이 대기를 하고 있었다. 새벽 어스름에 약간 찬 기운이 있어 윈드 자켓을 걸치고 평화로운 무이네의 도로를 달렸다. 도로에는 우리 일행 외에도 색색의 지프 차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내달렸다. 첫 목적지는 일출 명소인 화이트 샌드 듄즈(하얀 사구)였다. 무이네는 베트남에서 유일하게 사막 지형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화이트 샌드 듄즈에 도착하면 입구에서 ATV(전지형차) 티켓을 끊게 된다. 반나절 투어는 2만5000원이지만 몇 십분 ATV를 타는 것은 1인당 3만원 정도로 비싸다. ATV 티켓을 끊지 않으면 화이트 샌드 듄즈를 걸어서 이동해야 하는데 거리가 꽤 길다. ATV를 타고 까마득히 높고 낮은 사구를 따라 속도를 내는 것도 한 번쯤은 해볼 만한 경험이다. 화이트 샌드 듄즈는 총 2곳 정도의 명소가 있는데 언덕에서 보는 일출 명소, 화이트 샌드 듄즈와 호수를 함께 볼 수 있는 곳 등이다. 첫 언덕에서 사진을 몇 장 찍고 일출을 기다리고 있으니 한 꼬마 아이가 다가온다. 그 꼬마 아이는 집 안의 바닥에 까는 장판 같은 것을 빌려 주며 돈을 요구한다. 모래 사막에서 장판을 타고 미끄럼틀을 탈 수 있는 놀이다. 한번 빌리는데 몇 천원 정도를 요구 하는데 경험 삼아 즐기기도 좋고, 어린 친구의 수입에 도움이 될까 두 세번 모래 미끄럼틀을 탔다. 레드 샌드 듄즈, 피싱 빌리지로 화이트 샌드 듄즈에서 해가 뜨는 것을 보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다. 우리가 빌린 차는 밝은 노란색 지프였다. 운전자는 얼마 전 결혼했다는 30대 초반의 남성이었다. 해안 도로를 따라 한동안 달리다 푸른 잔디 위에 있는 풍력 발전기 앞에 멈췄다. 거대한 풍력 발전기를 배경으로 노란 트럭의 보닛 위에 올라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다. 드라이버는 운전도 잘 했지만 수천번 대리 사진 기사도 하면서 사진에도 능숙했다. 자세와 각도 포즈 등을 일일이 코치해 줬다. 화이트 샌드 듄즈를 둘러 보고 다음에 간 레드 샌드 듄즈는 사실 별로 볼게 없었다. 보통 일출은 화이트 샌드 듄즈, 일몰은 레드 샌드 듄즈에서 본다고 한다. 필자처럼 일출을 보는 새벽 투어, 일몰을 보는 반나절 투어 2종류에 따라 순서가 바뀌는 모양이다.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며 둘 중 한 곳만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듯 싶다. 레드 샌드 듄즈를 떠나 다음으로 간 곳은 현지 어민들의 생활을 볼 수 있는 피싱 빌리지(어촌 마을)이었다. 해안 도로에 주차를 하는데 벌써부터 해산물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올라왔다. 해안 도로에서 바다를 보니 거대한 박을 뒤집어서 물 위에 띄어 놓은 듯한 반구 형의 소형 배가 수십개, 수백개 보였다. 해안가에서는 그날 잡은 조개, 오징어, 생선 등을 정리하는 현지 어민들을 볼 수 있었다. 현장에서 구매도 가능한지 몇몇 사람들은 흥정을 해오기도 했다. 하지만 시골 마을이라 그런지 관광지에서 볼 수 있는 부담스러운 접근은 아니었다. 요정의 샘 보고 호텔 조식, 붕따우로 이동 반나절 투어의 마지막은 '요정의 샘'이라 불리는 곳이었다. 발목 정도 높이로 잔잔하게 흐르는 계곡 물을 따라 산책하는 코스인데, 신기하게 바닥이 모래나 자갈이 아닌 해변가의 모래처럼 부드러운 촉감이 특징인 곳이었다. 보통 요정의 샘 코스에서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30분 정도 도보로 한적하게 산보를 하게 된다. 산보를 하다 보면 깎아지른 듯한 흑색 절벽 지형을 볼 수 있는데 '동양의 그랜드 캐니언'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물론 규모만 놓고 보면 민망한 별명이지만 사막 지형을 보고 평화로운 계곡을 맨발로 걷는 기분도 좋다. 요정의 샘을 지나면서 소원을 빌면 요정이 소원을 이뤄준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한다. 요정의 샘을 보고 리조트로 도착했다. 사이공 무이네 리조트의 조식은 숙박비(6만원 정도)를 생각하면 훌륭한 수준이었다. 조식을 먹고 서둘러서 짐을 챙겨 나왔다. 다음 일정지인 '붕따우'로 이동하기 위해서였다. 당초 계획은 무이네에서 바로 붕따우로 이동할 작정이었지만 바로 가는 버스 편이 없어 부득이 무이네→호치민→붕따우로 이동해야 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2-11 12:38:26[파이낸셜뉴스] 베트남에서 한국인 관광객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4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람동 달랏 지역에서 지프 차량을 타고 탐험하던 한국인 관광객 4명이 며칠간 내린 폭우로 불어난 하천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VN익스프레스 등 베트남 언론 보도에 따르면 꾸란촌 관광지역 직원이 한국인 관광객들을 태운 차량을 몰아 강변 체험 여행에 나섰다가 갑작스러운 급류를 만나 차량이 전복됐다. 탑승한 한국인 관광객은 남성 2명, 여성 2명이다. 차량이 전복되자 운전자는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대는 오후 3시 10분쯤 달랏 락즈엉 쿠 란 마을 내 사고 지점과 약 4㎞ 떨어진 곳에서 관광객 2명의 시신을 발견했다. 다른 2명도 같은 날 오후 4시 30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 랑비앙산 기슭에 있는 꾸란 마을은 야생 원시림을 간직한 명소로, 지프 차량을 타고 정글을 탐험하는 관광 상품(지프투어)이 인기다. 사고 구간도 평소 물이 얕은 곳으로 지프 차량이 휩쓸릴 정도로 물살이 세진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사고 지역에는 지난 사흘간 많은 비가 내려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올들어 베트남에선 홍수와 산사태로 전국에서 약 1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현장에 영사를 급파해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측은 유족과 연락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0-25 00:2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