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화면이 최대 50% 늘어나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연신율은 20% 수준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개발 국책과제 최종 성과 공유회’를 열고 지난 5년간의 연구개발 성과를 발표했다고 10일 밝혔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늘이기, 접기, 비틀기 등 어떤 형태로든 자유롭게 변형이 가능하다. LG디스플레이가 공개한 시제품은 12인치 화면이 최대 18인치까지 신축성 있게 늘어나며, 일반 모니터 수준의 고해상도 100ppi(인치당 픽셀 수)와 적·녹·청(RGB) 풀 컬러를 동시에 구현한다. 지난 2022년 공개한 1차 시제품 대비 최대 연신율을 기존 20%에서 50%로 2배 이상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연신율(늘어나는 비율)이 높을수록 다양한 형태의 디스플레이 디자인 구현이 가능해 제품화 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1만회 이상의 반복 연신에도 문제 없을 정도의 내구성을 확보했고, 40μm(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 이하의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발광원을 사용해 저온 및 고온, 외부 충격 등 환경에서도 선명한 화질을 유지한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의류나 피부 등 불규칙한 굴곡면에도 접착할 수 있어 향후 패션, 웨어러블,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폭 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수영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부사장)는 “국내 산·학·연 기관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 디스플레이 생태계 구축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4-11-10 09:01:10KLPGA투어 대회가 점점 절정에 다다르고 있다. 매 대회마다 상금왕, 다승왕 경쟁이 치열하다. 2024 시즌 스물일곱번째 대회인 ‘2024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 원, 우승상금 1억8000만원)이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간 전라북도 익산에 위치한 익산 컨트리클럽(파72, 6663야드)에서 개최된다. 이번 대회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을 도입해 골프 팬들에게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해 왔다. 변형 스테이블포드는 일반 스테이블포드보다 가점을 크게 높인 방식으로 알바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하 -3점 등 각 홀 성적에 매긴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에선 그 어느 때보다 선수들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1시즌 처음 열린 이번 대회에서 이정민(32·한화큐셀)이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고, 2022시즌에는 이가영(25·NH투자증권)이 생애 첫승을 달성하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2023 시즌 루키였던 방신실(21·KB금융그룹)이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서는 방신실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디펜딩 챔피언으로 출전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2023 시즌 '제11회 E1 채리티 오픈'에서 첫승을 거둔 후 한동안 성적이 좋지 않아 힘들었는데 '2023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통산 2승을 거두며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지난주 '제24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유일하게 언더파 스코어를 내며 '가을 여왕'의 복귀를 알린 김수지(28·동부건설)는 내친김에 스폰서 대회에서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가 메인 스폰퍼가 주최하는 대회이기에 더욱 각오가 남다르다. 김수지는 “스폰서 대회에서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할 수 있어 매우 기쁘고 설렌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익산시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던 박현경(24·한국토지신탁)은 "익산 컨트리클럽은 나에게 고향 같은 곳이라 그 누구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4승 도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현경과 함께 올 시즌 3승을 달성 중인 박지영(28·한국토지신탁), 이예원(21·KB금융그룹), 배소현(32·프롬바이오) 중 올 시즌 첫 4승의 주인공이 탄생할지 지켜보는 것 또한 이번 대회의 매우 중요한 볼거리다. 어느 때보다 참가 선수들의 공격적인 플레이가 예상되는 가운데, 버디를 많이 기록한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해볼 만하다. 윤이나(21·하이트진로)가 평균 버디율 4.1385개로 1위를 달리고 있고, 박현경이 2위, 황유민(21·롯데)이 3위로 그 뒤를 쫓고 있는데, ‘버디퀸’의 자리를 노리는 선수들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상금 순위, 평균 버디율, 평균 타수, K랭킹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윤이나는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윤이나를 필두로 한 타이틀 순위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상금 부문에서 지난주 '제24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를 기록하며 상금 순위 1위로 올라선 윤이나와 박현경, 박지영이 상금 10억원을 돌파하며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미 3명의 선수가 10억원을 돌파하며 새로운 역사를 쓴 가운데, 더 많은 선수가 이 기록에 이름을 올릴지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10-09 15:07:48[파이낸셜뉴스] 발은 인체의 축소판이자 제2의 심장으로 불린다. 신체의 약 2%밖에 되지 않는 작은 크기지만, 98%의 몸 전체를 지탱해 균형을 유지하고 보행과 이동을 넘어 심장에서 보낸 혈액을 받아 다시 온몸으로 순환 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정비오 교수는 "신발은 발에 입는 옷과 같아서 어떤 신발을 신느냐에 따라 발의 건강도 달라질 수 있다"며 "특히 무더위에 간편함이 우선시되는 여름철에는 발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27일 조언했다. 정 교수는 “밑창이 얇거나 딱딱해 충격이 발에 그대로 흡수되는 신발, 발볼이 좁아 발 변형을 초래하는 신발, 발볼이 오히려 너무 넓어 발을 잡아주지 못하는 신발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며 “여름에는 이런 유형의 신발을 주로 신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발 상태를 점검하고 발 건강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발볼이 좁고 불편한 신발을 오랫동안 신으면 발가락 주위의 근육과 인대가 변형되고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엄지발가락 관절이 바깥으로 휘는 무지외반증이 있다. 정 교수는 “돌출된 엄지발가락 아랫부분이 신발과 계속해서 맞닿으며 염증과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자칫 치료시기를 놓치면 수술까지 고려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며 “무지외반증을 예방하려면 굽이 낮고 앞볼이 넓은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은데, 후천적으로 발병한 경우 편한 신발로 교체해도 변형은 계속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름철 가벼운 신발을 신고 물놀이를 하면 쉽게 넘어지거나 삐끗하는 발목염좌 증상이 생길 수 있는데, 통증이 생긴다면 바로 조치하는 것이 좋다. 많은 경우, ‘뼈가 괜찮다’는 이유로 발목염좌를 가볍게 여기곤 한다. 하지만 이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본래 강도를 회복하지 못해 발목 불안정증, 발목 연골손상, 그리고 발목 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발목 관절염 환자의 70%는 과거 발목 골절이 있었거나 발목을 자주 접질리는 경우다. 정 교수는 “발목 불안정증은 발목 관절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인대가 손상돼 평소보다 발목에 힘이 자주 빠지거나 습관적으로 발목을 자주 접질러 연골손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라며 “발목 불안정증으로 진단되었다면, 인대의 파열 정도와 환자의 나이, 직업 등을 고려해 일반적으로 스트레칭, 보조기 착용 등 3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고 말했다. 보존적 치료에도 진전이 없거나 인대가 완전 파열된 상태라면 수술적 치료로서 발목인대 봉합술 혹은 발목인대 재건술을 고려해봐야 한다. 정 교수는 “운동 시작 전에는 충분한 시간을 들여 스트레칭을 하고 인대나 근육이 굳어지는 추운 날씨나 미끄러워지기 쉬운 비 오는 날에는 운동을 과감히 쉬는 것도 필요하다”며 “평소 마사지나 족욕을 통해 발의 피로를 풀어주고 습도가 낮은 겨울에는 꼼꼼하게 보습제를 바르는 등 발 건강을 위한 보이지 않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8-27 09:30:56[파이낸셜뉴스] 장마철에도 유지력이 우수한 인테리어 자재가 주목받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동화기업은 다습한 환경에서도 변형 우려가 적은 강마루 '진'을 선보이고 있다. 마루 제품은 나무를 원재료하고 있어 우수한 내수성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마루 진은 동화기업이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나프 보드로 제작된 바닥재다. 내수성이 탁월해 습윤한 환경에서도 마루가 들뜨거나 뒤틀리는 등의 변형을 방지할 수 있다. 자체적인 복원력도 뛰어나 습기에 노출된 이후에도 제품의 규격 변화가 거의 없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장마철에 흔히 발생하는 곰팡이 걱정으로부터도 안전하다. 마루 표면층에는 항균 기능이 있는 은 이온을 첨가했으며, 항곰팡이 기능을 갖춘 천연 황토를 함유한 전용 접착제를 마련해 곰팡이를 비롯한 균류의 발생이나 확산을 방지한다. 원목이나 합판 마루와 비교해 내구성도 뛰어나 생활 속 찍힘이나 긁힘에도 강하다. 열전도 또한 빠르며, 이를 유지하는 능력이 좋아 온돌바닥을 오랜 시간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다. 강마루 진은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며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다. 기본 규격의 진 오리진, 긴 길이로 공간이 한층 넓어 보이게 하는 진 테라 맥스, 진 오리진보다 폭이 3배 이상 넓은 초광폭 규격에 석재 무늬를 담은 진 그란데, 정사각형 규격으로 석재 타일을 시공한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진 그란데 스퀘어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장마철에 마루의 변형이나 변색을 막기 위해서는 실내 습도를 40%에서 60% 정도로 유지하고, 비가 장기간 계속될 경우에는 보일러를 잠시 틀어주는 것이 좋다. 비가 그친 뒤 해가 들 때에는 주기적으로 환기해 실내에 남아 있는 습기를 제거해 준다. 만약 실내에 비가 들이쳐 마루가 비를 맞았다면 마른걸레로 훔친 뒤 젖은 자리에 선풍기 등을 틀어두는 것이 마루 변형을 막는데 효과적이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2024-07-15 13:55:16[파이낸셜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제 규제 동향에 맞춰 산업용 유전자변형생물체(LMO) 심사 절차를 개선한다고 24일 밝혔다. 산업부는 밀폐 시설에서 산업용 LMO 위해성심사 제출자료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유전자변형생물체 국가간 이동 등에 관한 통합고시'를 오는 25일 개정·고시한다. 고시에는 LMO의 위해성심사 자료제출 범위 재정비, 안전성이 기확인된 미생물(숙주)의 경우 위해성심사 자료 일부 면제, 인체위해성협의심사 기간 단축 등이 담겼다. 산업부는 지난해 11월 생산공정 1등급 시설에서 LMO 이용 시 환경위해성협의심사 면제 근거를 마련한 바 있다. 이용필 산업부 첨단산업정책관은 "고시개정을 통해 유전체 활용 촉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으로 바이오산업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속적인 국내외 전문기관 시험·평가를 통해 안전성이 확보된 미생물 목록을 추가 마련하고 심사절차 개선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4-06-24 13:54:16[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 이식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소식에 엠젠솔루션이 강세다. 엠젠솔루션은 관련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보유중이다. 22일 오전 10시 11분 현재 엠젠솔루션은 전일 대비 110원(+7.87%) 상승한 1507원에 거래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 바이오벤처인 e제네시스 발표와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의 카와이 타츠오 박사와 나헬 엘리아스 박사가 이끄는 의료진은 지난 16일 말기 신장 질환을 앓는 60대 남성을 대상으로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이식했다. 수술 후 일주일가량 지나는 동안 환자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술은 미 식품의약청(FDA) 특별 승인하에 이뤄졌다. e제네시스는 이식수술을 위해 유전자를 교정한 돼지 신장을 제공했다. 유전자 변형 돼지의 신장을 살아있는 환자 몸에 성공적으로 이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e제네시스는 하버드의대 등 연구팀과 함께 지난해 '네이처'(Nature)에 유전자 변형 돼지의 신장을 이식한 원숭이의 장기 생존 사례를 발표했다. 당시 연구진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SPR-Cas9) 기술로 유전자를 편집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는 DNA에서 특정 유전자를 잘라내고 교정하는 기술이다. 엠젠솔루션은 이 기술을 이용해 인간 인슐린을 분비하는 돼지, 면역결핍 돼지, 인간질병을 가진 질병모델 돼지 등을 개발한 바 있다. 또 이식 거부반응 관련 유전자가 제거된 돼지의 췌도를 당뇨모델 원숭이에게 이식해 7개월 이상 정상 혈당을 유지시켰다. 현재 6개 유전자 변형된 돼지 생산에 성공했으며 관련 제품개발 및 임상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03-22 10:12:47조각가 세자르 발다치니(1921~1998)의 초기 작업은 고철이나 폐자동차 등의 폐기물을 결합하고 압축해 추상적인 입체로 재구축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그는 전후 아방가르드의 관심이 반영된 ‘누보 레알리즘’의 대표 작가로 손꼽힌다. 기법적으로는 전통적인 ‘조소’ 형식의 깎거나 붙이는 관습에서 벗어나, 건축과 산업 기술에 적합한 용접 방식으로 ‘조립’해 ‘구축’하는 현대조각의 변화와 실험성을 초기 작업에서 강하게 엿볼 수 있다. '생드니의 남자'(1958)는 세자르가 생드니 철제 주조 공장에서 작업하던 시기의 용접 조각으로, 프랑스의 전설적인 ‘새 인간(Birdman)’ 레오 발렌틴에게서 영감을 받아 거대한 금속 날개와 결합한 인간 형상을 표현했다. 이 시기의 조각은 전후의 실존주의적 사고와 현대사회의 물신주의 등을 반영해, 세자르 외에도 많은 조각가들이 당대 추상표현주의 회화의 물성과 표현적인 제스처에 대응할만한 철 용접 조각에 몰두하는 경향을 보였다. 점차 조각은 내적인 양감을 이상적으로 충족시키던 전통 조각의 가치에서 벗어나 외부의 힘에 의한 물질적 변형과 더불어 외적 환경을 구축하는 구조적 효과를 발휘했다. 세자르는 1950년대 용접 조각에 매진했던 시기를 지나, 파쇄기로 고철과 폐자동차 등을 압축하는 ‘프레스 조각’을 시도했다. '노란색 뷰익'(1961)은 세자르의 초기 프레스 조각 작품이다. 대중적인 인기를 끌던 자동차를 육중한 파쇄기로 압축해, 특정한 색과 형태를 가졌던 사물을 물질적 차원의 고철로 전환시켜 추상적인 조각의 차원으로 기념비성을 재가동시켜 놓은 셈이다. 세자르는 자동차 뿐만 아니라 가전제품이나 통조림 깡통, 식기 등 대량 생산된 일상의 평범하고 익숙한 사물을 모아서 육면체의 큐브 형태로 압축해 추상적인 조각의 양감과 물성, 스케일로 조각적 변형을 시도했다. 한편, 1960년대 중반에는 폴리우레탄을 조각 재료로 사용하면서 그것의 부풀어 오르는 성질을 극대화한 '팽창 조각'을 선보였다. 재료의 우연성과 즉흥성을 십분 활용해 가변적인 액체 상태의 폴리우레탄을 바닥에 흐르게 한 후, 시간이 경과하면서 차츰 굳게 되는 일련의 시간적 변화의 과정을 작품의 개념으로 끌어들였다. 세자르는 깡통이나 양동이 같은 사물이 바닥에 엎어지면서 그 안에 들어 있던 액체 상태의 내용물이 바닥으로 쏟아져 흐르는 연극적 상황을 제시했다. 그는 조각 재료의 화학적 성질에 의해 팽창하는 원리가 임의의 조각적 형태를 결정하게 되는 우연성에 주목하도록 했다. 조각 재료를 매개로 한 형태와 물성 간의 관계를 ‘압축’과 ‘팽창’의 원리로 탐구했던 세자르는, 그 이후 신체의 부분을 크게 확대하거나 재조합하는 작업으로 또 다시 주목을 받았다. 특히 대형 엄지손가락 조각은 세자르의 시그니처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도 서울 송파구 올림픽 조각공원에 높이 6m 크기의 '엄지손가락'(1988)이 소장돼 있다. 이는 인간 형상으로서 각 개인의 특성보다는 신체 조직의 일부로서 대량 생산된 사물과 비슷하게 크게 확대된 스케일의 추상성과 조형적 완결성을 획득하는 조각적 변형을 말해준다. '한 쌍의 반인반수'(1995)는 세자르가 꾸준히 제작해 온 ‘켄타우로스’ 시리즈 중 하나로 국내 아라리오 뮤지엄이 소장해 현재 제주 탑동에 있는 전시장에 상설 전시 중이다. 반인반수의 정체성을 인체와 기계의 결합으로 재해석한 이 조각은, 인체의 파편을 기계적으로 재배열함으로써 고전적인 인간 형상에 대한 조각적 접근에 대해 동시대적인 물음을 던진다. 이처럼 세자르는 당대의 경험과 인식을 토대로 조각적 개념을 갱신해 조각의 역사를 지속시킨 20세기의 대표적인 조각가라 할 수 있다. 안소연 미술 비평가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2-22 10:48:22[파이낸셜뉴스] 지난 1년이 넘게 제기됐던 미국의 경기 침체가 발생하기는 커녕 경제는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2·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4%로 2.0%를 기록했던 전분기와 경제전문가들의 기대치 1.8%를 상회했다. 또 지난해 3월부터 하루전까지 11회나 단행된 기준금리 인상됐지만 소비와 고용은 지속되고 물가상승률은 목표인 2%를 향해 떨어지고 있다. AP통신은 최근의 미국 경제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은 완전한 것이 아닌 변형된 침체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가 전반적으로 부진하지 않으면서 일부 산업 부문만 위축되는 ‘순환 침체(rolling recession)’을 겪고 있으며 연봉이 높은 직종에서 대규모 감원이 되는 ‘리치세션(richcession)’이 발생해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리치세션에서는 금융이나 IT 직종 종사자들이 높은 임금에 감원의 충격을 버틸 수 있어 경제에 주는 타격은 크지 않다. 순환 침체에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해부터 금리를 인상하면서 미국 주택업계가 주택담보 이자가 두배 치솟고 판매가 급감을 겪었으며 이어 제조업도 1년전에 비해 부진을 겪었다. 지난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가면서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쇼핑이 살아나고 인터넷 사용 시간이 감소하면서 IT업계가 부진에 빠졌다. 구글과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 화상회의를 지원하는 줌(Zoom)을 비롯해 IT기업들이 대규모 감원을 단행해야 했다. 이러던 것이 주택 시장이 살아나면서 미국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 AP는 보통 침체가 발생하면 여행과 외식비, 소비를 줄이면서 식당이나 유통업계에서 가장 먼저 대규모 감원이 진행되나 현재 식당과 호텔, 술집은 계속 고용을 진행하고 있으며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건설회사들이 직원을 채용하고 있는 것이 놀랍다고 보도했다. 감원이 전문직과 화이트칼라 종사자들 사이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으나 교육 수준이 높은 이들은 실직 후 일자리를 빨리 찾을 수 있다. 미국 연방정부와 호텔, 유통, 심지어는 철도업계에서도 이들 IT 직종 실직자들 구인에 나서고 있다.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신규 일자리를 비롯한 경제 지표가 최근 좋게 나오고 있어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침체를 피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또 제조업계도 기업들이 기계와 컴퓨터, 내구성 소비재, 열차를 비롯한 제품의 구매를 늘리고 있는 등 기대와 달리 활발한 상태다. 지난봄 발생했던 실리콘밸리은행(SVB)를 비롯한 미국 중소형 은행 위기도 넘어갔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 얀 하치우스는 최근 미국 경제의 위험 요소들이 많이 줄었다며 앞으로 12개월내 침체 발생 가능성을 35%에서 20%로 낮췄다. 다른 경제전문가들도 2001년 미국 증시 거품과 2008년 주택시장 거품을 일으킨 것 같은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연구소 르네상스마크로의 이코노미스트 닐 두타는 “침체 리스크가 빠르게 줄어들고있다며 ‘순환침체’든 리치세션’은 침체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7-28 10:29:51"기존 터널 건설 공정보다 안전성과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입니다." 19일 경기 의왕시 인덕원IT밸리에서 만난 이평우 성우사면 대표이사는 '근접 병설터널 필라부 보강시스템(SW 시스템)' 신공법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상행터널과 하행터널을 공사시 터널 사이를 강관·강연선(여러 가닥의 강철선을 꼬아서 만든 줄)으로 연결해 지반 강도를 높여주는 새로운 기술이다. 상행·하행차로 터널을 각각 굴착시 지반의 강도가 약해지는 등의 단점을 개선한데다가 전체 건설공정을 절반수준으로 줄일 수 있어 국토교통부로부터 건설 신기술(제965호)로 인정받았다. 터널과 터널을 단단히 잡아줘 지반뿐 아니라 터널간 침하, 주변 구조물의 변형 등을 차단해 안전성을 높인 셈이다. 기존의 다양한 공정은 단축돼 경제성까지 확보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터널 주변에 교량 등 주요 구조물과 가깝고 암반 등 지형이 까다로운 곳에 적합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기존에 근접 터널 공사시에는 암반·토사 등 다양한 환경에서도 획일적인 공법이 사용됐다"며 "하지만 이 기술을 적용하면 암반·토사 등에 따라 맞춤형 터널 공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해당 기술은 부산 만덕3터널, 서초역~방배 서리풀터널, 세종-안성 13공구 방아다리터널, 광주용산지구터널, 대구 연호 도로 건설 공사, 서울 제물포터널 등의 터널 공사에 적용됐다. 이 대표는 "서울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터널 설계에도 이 신기술이 적용된다"며 "도심지 터널 공사는 지리적 여건상 상행과 하행 터널이 근접할 수 밖에 없어 향후 도심지 터널 건설 사업에 적합한 공법으로 확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 과정이 기존 17단계에서 9단계로 획기적으로 줄면서 기존 공법 대비 30%~40%까지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양생공정 없이 터널 굴착이 가능한 '선천공 강관동시가압 그라우팅 공법'에 대해 국토부로부터 신기술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지난 1987년 토목 회사에 처음 취직한 뒤 36년간 터널, 사면 등 토목 관련 분야에 종사하며 토목 건설 기술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술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 토목 기술이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8년 이 대표가 설립한 성우사면은 벤처기업이자, 기술연구소를 확보한 설계와 시공이 가능한 전문건설사다. 터널 관련 분야, 절취사면 보강 등을 연구 개발해 현장에서 직접 시공한다. 현재 신기술 1개와 특허 3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3-07-19 18:28:03[파이낸셜뉴스] 야외활동이 많아지면서 발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높은 굽, 바닥이 딱딱한 신발, 과도한 운동 등 발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는 다양하다. 그 중 하이힐 구두와 같이 신발 코가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을 자주 신을 때 유발되는 대표적인 발 질환으로 무지외반증이 있다. 무지외반증이란 엄지발가락인 무지가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는 질환으로, 엄지 발가락 내측 돌출 부위가 신발에 반복적으로 눌리면서 통증과 염증을 유발한다. 하이힐병이라고 불리며 굽이 높고 볼이 좁은 신발을 장시간 착용하게 되면서 생기는 질환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평발이나 유전적인 요인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특히 여성 환자들의 경우 여름에는 샌들을 신어 발이 드러나기 때문에 여름을 앞두고 고민이 많다. 1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무지외반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연간 6만여명에 이르며 전체 환자의 약 80%가 여성인 것으로 확인된다. 반대로 약 20%가 남성 환자로, 무지외반증을 가진 남성도 상당수다. 바른세상병원 수족부센터 홍인태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남성들은 여성들에 비해 비교적 굽이 낮고 편한 신발을 신다 보니 변형이 있어도 통증이 심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키높이 신발이나 깔창 등을 이용하는 남성들이 늘면서 남성 환자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치하면 변형 심해지는 무지외반증 무지외반증이 발생하면 발 변형으로 외관상 보기 좋지 않다는 미용상의 문제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진행형 질환이라는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발가락 변형이 점점 심해지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지외반증은 증상이 진행될수록 튀어나온 엄지발가락 내측 돌출 부위의 통증으로 보행이 정상적이지 않아 발뿐 아니라 무릎이나 허리 등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변형이 심할 경우 엄지발가락이 검지발가락을 찌르기도 하고 엄지발가락 위로 검지발가락이 올라타기도 하며, 돌출된 엄지발가락 내측 또는 위로 올라온 검지발가락이 신발에 눌려 신발을 신기조차 고통스러울 수 있다. 또 보행장애가 생기면서 검지와 중지 발가락쪽 발바닥에 큰 굳은 살이 생기기도 하며, 증상을 장기간 방치할 경우 발목인대 손상과 무릎 관절염, 허리 디스크 등 2차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무지외반증 초기에는 변형을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질환이라기 보다는 단순 컴플렉스로 여겨 방치하다 질환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무지외반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굽이 높지 않고 볼이 넓은 신발을 착용하는 등 생활 속에서 주의해야 하고, 본인의 발이 선천적으로 무지외반증이 있다면 발이 잘 맞고 움직이기 편한 소재의 신발을 착용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변형이 심하지 않은 경우라면 발가락 교정기 등을 착용하면 진행을 어느 정도 막을 수는 있다. 하지만 교정기로는 무지외반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는 없다. 따라서 발의 변형이나 통증으로 걷기가 힘들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방치 시 다른 발가락에 부담을 가중시키면서 합병증이 유발되기도 하고, 무지외반각이 40도 이상의 중증 변형일 경우 절개가 커지고 수술 방법이 복잡해지며 수술 이후의 재발 확률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소침습교정술, 통증과 흉터 최소화 미용적인 효과도 커 무지외반 수술은 변형된 엄지 발가락 주변으로 중요한 신경, 인대, 혈관들이 있기 때문에 수술 시 그 주변 조직의 손상이 없도록 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기존 수술은 변형된 뼈를 교정하기 위해 엄지발가락 뼈 안쪽을 절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수술 후 통증과 주변 조직의 손상으로 합병증 위험이 높다. 또 더딘 회복으로 인해 환자들의 심적 부담이 컸다. 특히 여성환자들의 경우 수술 후 통증이나 수술 흉터, 부작용 등에 대한 우려가 커서 수술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다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무지외반 최소침습 교정술’을 통해 절개 없이 4~5mm 미만의 작은 상처 4~5개를 통해 수술한다. 4~5cm 가량을 절개하는 기존 수술에 비해 통증과 흉터는 거의 없고, 수술시간도 단축돼 회복 속도도 빨라졌다. 무지외반증은 발 변형 정도에 따라 초기·중기·말기로 구분하는데, 최소침습 교정술은 초·중기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하지만 중기 이상의 환자라도 변형이 심하지 않은 경우라면 무지외반 최소침습 교정술을 시행할 수 있다. 최소 침습 교정술의 수술 시간은 30분~1시간으로 짧고, 수술 후 2~3일 후면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 속도도 빠르다. 수술 절개 부위가 클수록 수술 후 통증이 크기 때문에 통증경감에도 효과적이고 수술 상처에 대한 미용적 부담도 개선됐다. 수술 후 반깁스 고정 1~2주 이후 수술 부위를 보호하는 특수 신발을 착용한 상태에서 보행이 가능하고, 2개월 정도면 일반 운동화를 착용한 상태에서 정상 보행이 가능하다. 홍 원장은 “여성 환자들이 많은 만큼 미용적인 측면에서도 무지외반증 최소침습 교정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최소 절개로 수술이 진행되기 때문에 봉합이 필요 없고, 수술 후 상처도 거의 없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발의 변형이 있더라도 통증이 없는 경우라면 반드시 수술 치료를 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무지외반증 예방법 *하이힐을 꼭 신어야 한다면 하루에 6시간을 넘기지 않고 주 3회 이하로 신는다. 굽이 낮은 신발과 교대로 신는 것도 좋다. *신발 치수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발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치수를 정해놓고 신기보다는 반드시 발 크기와 넓이를 재고 고르는 것이 좋다. *구두 굽이 많이 닳았거나 한쪽 부분만 닳았다면 즉시 굽을 갈아준다. 굽이 한쪽만 잘 닳으면 닳은 부위 쪽으로 체중이 더 많이 실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발가락 근육을 강화해주는 운동을 한다. 발가락을 벌린 상태에서 6초 동안 힘을 주는 발가락 벌리기 운동, 발가락으로 바둑알 집기, 발가락으로 책장 넘기는 운동 등이 있다. *신발은 저녁에 구입한다. 발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가장 작고, 저녁 무렵에는 5~10mm까지 커진다. 서 있는 상태는 앉아있을 때보다 발이 10mm까지 커지므로 서서 신어봐야 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3-06-15 10:3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