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2004년 시행된 국선전담변호사제도가 올해로 20년째를 맞았다. 이 제도는 누구에게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국선전담변호사의 지나친 업무 강도에 비해 보수는 16년째 변화가 없다. 이 때문에 국선전담변호사를 하려는 법조인 수는 점차 줄어든다. 변호사 수는 적은데 사건은 몰리면서 변호의 질까지 떨어진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본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국선전담변호사제도의 문제점을 3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 우리 헌법 제12조는 '형사피고인이 스스로 변호인을 구할 수 없을 때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국가가 변호인을 붙인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제적 형편 등 개인 사정에 따라 변호인의 조력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를 막겠다는 의도에서 시작됐다. ■작년 형사공판 40.5%는 국선변호인 21일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국선변호인을 선임한 피고인 수는 지난 2021년 11만9816명에서 2022년 12만2541명, 2023년 13만6792명 등으로 집계됐다. 3년새 14.1% 늘었다. 특히 지난해 전체 형사공판사건(치료감호사건 포함) 피고인이 총33만7818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중 40.5%가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은 셈이다. 국선변호인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국선전담변호사’와 ‘일반국선변호인’이다. 일반국선변호인은 개업한 일반변호사가 국선 사건을 맡는 것으로, 사건별로 보수를 받는다. 또 1·2·3심 형사사건 등에서 심급별 보수를 받는다. 이들의 기본 보수는 2007년 20만원에서 2024년 55만원으로 거의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국선전담변호사는 법원과 2년마다 위촉계약을 맺어 월급을 받고, 국선변호 사건만 전담한다. 21일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현재 국선전담변호사의 보수는 최초 위촉 시 세전 월 600만원이다. 1회 재위촉 후에는 월 700만원, 2회 재위촉시에는 월 800만원으로 올라간다. 지난 2008년 이후 같은 수준이다. 하지만 국선전담변호사들은 개인사업자로 법원과 계약을 맺기 때문에 직원 급여와 함께 변호사 사무실 운영비도 직접 부담해야 한다. 월 60만원의 운영비가 지급되나, 직원들에게 최저임금을 주더라도 사비 투입이 불가피한 경우도 많다. 월 800만원도 빠듯할 수밖에 없다.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장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업무수행 과정에서의 실비를 개별 국선전담변호사가 사비에서 지출하는 상황인데, 보수는 고정된 상태에서 최저임금과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처우 '열악'·업무강도는 높아 업무강도도 상당하다. 국선전담변호사들에겐 통상 구속이나 강력범죄 등 난이도가 높은 사건들이 떨어진다. '강남 납치살해 사건', '신림 성폭행 살인'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다른 변호인이 피고인과의 의사소통 문제로 '변론을 못하겠다'고 사임한 사건들을 맡기도 한다. 법원마다 차이가 있지만 국선전담변호사들은 통상 평균적으로 1달에 20~30건 정도의 사건을 배당받는다. 그러나 난이도가 높은 사건을 맡아 계속 누적되는 만큼, 실제 한 달에 들어가는 재판은 이보다 훨씬 많다. 손영현 서울중앙지법 국선전담변호사는 "난이도가 높은 사건이 많다보니 사건이 끝나기도 전에 계속 쌓인다"며 "통상 월 80건 정도의 사건을 맡는데, 물리적으로 모든 재판에 들어가기도 버거운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10년 이상 보수 동결과 함께 업무 강도까지 높은 탓에 국선전담변호사를 하고자 하는 사람도 줄어드는 분위기다. 결국 국민의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손 변호사는 "지난해에도 6개월 간 사무실에서 매달 1명의 국선전담변호사가 그만뒀다"며 "인력난을 체감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러한 변화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국선전담변호사의 지원율이 지난 2016년 15.2대 1에서 올해 3.86대 1까지 떨어진 것이다. 사실상 면접만 가면 '프리패스'가 가능한 수준이다. 국선전담변호사와 달리 일반국선변호인의 처우가 매년 올라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일선에서는 사법부 예산이 한정돼있는 상황에서 일반국선변호인의 보수만 오르면서, 건수와 상관없이 정해진 보수를 받는 국선전담변호사의 업무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미 일부 법원의 국선전담변호사들에게는 사건이 늘어나고 있다는 불만이 형성되고 있다”며 “(일반국선변호인 상황도 좋지 않은 만큼) 처우 개선을 한쪽에 대해서만 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미봉책”이라고 밝혔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4-11-19 16:02:50[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옛 사위 서모 씨 특혜채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문다혜 씨 측과 참고인 조사 일정 조율에 들어간 걸로 파악됐다. 10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문 씨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민정비서관을 지낸 이광철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고인 조사 등에 대비해 변호인을 보강한 것. 이 변호사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민정수석일 때 같이 일했다. 검찰은 문 씨의 전 남편인 서 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채용 의혹과 관련해 조국 대표를 비롯한 전직 청와대 인사 여럿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최근에는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문 씨 휴대전화를 변호인 참관아래 포렌식 작업 진행 중이다. 그의 참고인 출석 일정은 포렌식을 마친 뒤가 될 전망이다. 문 씨는 지난 5일 음주 교통사고로 경찰 조사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인 상황. 이 조사가 끝나야 검찰 조사도 이뤄질 걸로 보인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0-11 07:55:18[파이낸셜뉴스] 서울 은평구에서 일본도를 휘둘러 이웃 주민을 살해한 백모씨(37)가 두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재차 혐의를 부인하면서 재판이 공전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권성수 부장판사)는 7일 오후 살인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모욕 혐의로 구속기소된 백씨에 대한 두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백씨는 이날 "새로운 변호인과 진행하고 싶다"며 국선 변호인이 아닌 사설 변호인을 선임해 협의하기 전까지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대해 모두 부동의한 백씨에게 "증거 자체를 아예 제시도 못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가"라며 "본인이 살해했다는 것도 인정하지 않는다면 처음부터 증거 조사해야 한다. 본인은 이에 대한 것(살해 혐의 자체를 인정하는지 여부)은 아무 것도 말하지 않고 정당행위라고 주장하고 있어서 재판부가 묻는 것"이라고 수차례 물었다. 백씨는 "내가 판단하기 어렵다"며 "(추후 선임된) 변호인과 논의 후 말씀드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재판부는 백씨가 증거를 부동의하면 증인 다수의 진술을 들어야 하고, 폐쇄회로(CC)TV 영상을 재판에서 재생해야 한다는 점에서 백씨가 희망하던 국민참여재판은 절차상 진행하기 어렵겠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판 준비 절차를 마지막으로 한차례 더 진행해 백씨의 입장을 듣기로 했다. 백씨는 재판부에 발언권을 요청한 뒤 "재벌집 막내아들로 인해 모든 사건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방청석에서는 "뻔뻔한 살인마", "미친 척 하지 마" 등의 고성이 나왔다. 재판에 참여한 피해자 아버지는 "억울하게 고통 속에 죽은 아들 영혼을 달래주시고 가족들의 원한도 풀어주셔야 한다"며 "백씨는 피해자에 대해 사과와 용서 한 적 한번도 없다. 계획적으로 칼을 들고 다녔다"고 말했다. 아울러 "온 가족이 잠도 못자고 약을 먹어가면서 하루하루 사는데 우리 가족이 너무 억울해서 살 수가 없다"며 사형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다. 백씨는 지난 7월 29일 오후 11시22분께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장식용'으로 허가받은 총 길이 102㎝의 일본도로 같은 아파트에 살던 주민 김모씨(43)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yesyj@fnnews.com 노유정 최가영 기자
2024-10-07 18:07:04[파이낸셜뉴스]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배우자인 김혜경씨 소환 조사에 대해 “김씨의 변호인이 출석 조사를 원한 것”이라고 밝혔다. 5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수원지검 공공수사부(허훈 부장검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검찰은 수사가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서면조사로 대체하겠다는 의사를 김씨의 변호인에게 통보했다”는 내용을 알리면서 이같이 전했다. 검찰은 또 “지난 7월 4일부터 8월 2일까지 3차례에 걸쳐 김씨에게 출석을 요청하는 한편, 김씨의 변호인과 조사 일정을 협의했으나, 최초 출석 요청일로부터 50일 이상 경과하기까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오늘 조사에 앞서서 ‘야당 대표로 모자라 배우자까지 추석 밥상머리에 제물로 올리려는 정치검찰’이라고 하며 ‘검찰이 의도적으로 추석 직전에 야당 대표의 배우자를 포토라인에 세우려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사실과 다른 허위”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형사사건의 공보에 관한 규정’에 따라 김씨의 출석 조사와 관련해 철저히 보안을 유지했고, 조사 종료 시까지 어떠한 내용도 외부에 알린 사실이 없다”고 부연했다. 김씨는 같은 날 검찰에 나와 오후 1시 40분부터 3시 35분까지 약 2시간여 동안 조사를 받았다. 다만 김씨는 진술을 거부했다고 변호인은 기자들에게 말했다.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은 2018∼2019년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전 대표와 배우자 김씨가 당시 도청 별정직 5급 공무원인 배모씨 등에게 샌드위치, 과일 등 개인 음식값 등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경기도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내용이다. 이 의혹은 전 경기도청 별정직 직원인 조명현씨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22년 초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앞서 조씨는 김혜경씨와 별정직 5급 배씨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고 신고했으며, 배씨는 이 의혹과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기부행위)로 기소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배씨의 선거법 위반 사건 공범으로 기소된 김씨는 현재 1심 재판 중이다. 공익제보자 조씨는 지난해 8월엔 국민권익위에 이 전 대표의 법인카드 유용 지시 및 묵인 행위를 조사해달라며 신고했고, 수원지검은 권익위가 '이 대표가 배우자의 법인카드 유용 사실을 알았을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해 대검에 이첩한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해왔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09-05 17:21:46[파이낸셜뉴스] 다른 사건으로 이미 구속된 피고인이 국선변호인의 조력 없이 재판을 받았다면 형사소송법을 어긴 것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지난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변경된 판례가 적용된 것이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에 돌려보냈다. A씨는 지난 2022년 3월 소개팅 앱으로 알게 된 B씨와 교제하며 금품을 갈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항소했지만, 2심에서 기각하면서 원심 판결이 유지됐다. 상고심에선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소송 절차가 형사소송법을 위반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A씨는 별건으로 실형을 받고 구속된 상태였고, 변호인 없이 해당 사건의 재판이 진행됐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변호인을 선임한 적이 없는데도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지 않은 채 이뤄진 1심 증거조사 등 일체의 소송 행위는 모두 무효"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이러한 잘못을 간과한 채 1심이 채택해 조사한 증거들을 바탕으로 사건을 심리한 다음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다"며 "소송 절차가 형사소송법을 위반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했다. 이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취지에 따른 것이다. 앞서 대법원 전합은 지난 5월 국선변호인 선정 사유 중 '피고인이 구속된 때'에 대해 "피고인이 별건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돼 집행되거나, 다른 형사사건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돼 구금 상태에 있는 경우도 포괄한다"고 판례를 변경한 바 있다. 기존에 '피고인이 구속된 때'는 해당 형사사건에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경우에 한정돼, 별건 사건으로 구속된 경우는 포함되지 않았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4-09-03 10:04:17[파이낸셜뉴스]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에 출석한 피고인이 자신을 변호하는 변호사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대전교도소에 구속된 상태로 항소심 재판을 받아온 30대 A씨가 전날 오전 11시께 대전지법 형사 항소부 법정에 출석해 몸에 지니고 있던 날카로운 도구를 자신의 변호를 맡은 국선변호사에게 휘둘렀다. 교도관들이 A씨를 곧바로 제압했고, 변호인은 목에 상처를 입었지만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범행 직후 곧바로 대전교도소에 다시 수감됐다. 조사 결과 A씨가 휘두른 것은 플라스틱 칫솔대를 갈아 만든 것으로, 신발 밑창에 몰래 숨겨서 법정 안으로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지방교정청 측은 "일차적으로 금속 탐지기 등으로 금속 물질 소지 여부를 조사하고, 수용복 상하의, 바지 밑단까지 검색하고 있다"며 "검색을 피하려 운동화 밑창에 칫솔대를 숨겨 신체검사 과정에서 적발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대전지방교정청 특별사법경찰은 A씨의 범행 동기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8-23 06:19:30[파이낸셜뉴스]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2심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이 모두 ‘신속한 재판’을 받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1심 재판에만 1년 8개월이 소요된 만큼, 대북송금 재판의 마지막 사실심인 2심 판단이 빠르게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1부(문주형·김민상·강영재 고법판사)는 26일 오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부지사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1심에서 이 전 부지사가 사법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며 소모적 논쟁이 지속되고 사회적 갈등이 심화했다”며 “이 전 부지사의 구속기간 내 2심이 선고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도 “구속기간 만기 내에 판결을 꼭 받고 싶다”며 “거기에 맞춰 입증계획도 가능한 꼭 필요한 증인만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1심 선고를 받은 이 전 부지사의 항소심 구속 기한은 최대 6개월로, 올해 12월까지다. 검찰은 이날 항소이유로 1심에서 이 전 부지사의 혐의 중 무죄 판단한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 오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1심은 이 전 부지사가 킨텍스 대표이사 재직기간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 등을 제공받은 혐의 등에 대해 일부 무죄로 판단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뇌물 법리를 살펴보면 법령상 직무뿐 아니라 사실상 소관하는 직무행위 등도 포함해 포괄적으로 판단한다”며 “유관기관 지원 및 유관기관에서 진행하는 일체 사업도 킨텍스에 사업 범위에 포함되는데, 결국 킨텍스 대표이사는 경기도 대북사업에 영향력을 행사 가능한 지위에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중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측을 통해 북한 조선노동당에 돈이 흘러갔다는 혐의 중 무죄 선고한 부분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1심은 이 전 부지사가 조선노동당에 돈을 지급했거나 지급할 고의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로 봤지만, 검찰은 “아태위와 조선노동당을 분리하는 것은 실체적 진실과 배치되는 것”이라며 “이는 통일부 등 주무 부서의 유권판단과 국정원의 전문적 판단과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 전 부지사 측은 1심이 유죄 판단한 부분에 대한 법리 오해 및 사실오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은 대북송금 과정에 경기도가 연관돼 있지 않다며 검찰이 경기도를 무리하게 집어넣었다고 비판했다. 또 “쌍방울은 피고인이 사외이사였기 때문에 법인카드를 준 것이며, 지급됐다는 또 다른 카드는 피고인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준 것"이라며 항소이유를 밝혔다.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7월∼2022년 7월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법인카드 및 법인차량 사용을 제공받고, 자신의 측근에게 허위 급여 지급 등의 방법으로 3억원이 넘는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또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지난 2019년 800만달러(경기도 스마트팜·도지사 방북 비용)를 북한 측 인사에 전달했다는 대북송금 사건에 관여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도 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4-07-26 15:47:17[파이낸셜뉴스] 검찰이 'SM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카카오 측 변호인단은 "김 위원장이 불법행위를 지시한 적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1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대규 부장검사)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9일 김 위원장을 소환해 20시간여에 걸쳐 밤샘 조사를 벌인지 8일 만이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는 오는 22일 오후 2시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카카오 측 변호인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김 위원장은 작년 SM 지분 매수에 있어 어떤 불법적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바 없다"며 "이 건은 사업 협력을 위한 지분 확보의 목적으로 진행된, 정상적 수요에 기반한 장내매수"라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그런데도 검찰이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점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영장 심문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약 2400억원을 투입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시세조종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또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공모해 SM엔터 지분 5% 이상 보유하고도 이를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아 공시 의무를 위반한 혐의도 있다. 검찰 조사에서 김 위원장은 SM엔터 주식을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은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매수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검찰은 카카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수사를 확대해 왔고, 같은 혐의를 받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카카오 법인은 먼저 재판에 넘겨져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카카오 측과 공모해 펀드 자금 1100억원을 동원, SM 주식을 고가 매수한 혐의를 받는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A씨는 지난 4월 구속기소 됐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임수빈 기자
2024-07-17 13:48:54[파이낸셜뉴스]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공모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해 법원이 7일 중형을 선고하면서 1심 법정 공방은 일단락됐지만, 검찰과 변호인은 재판부 선고의 일부 혹은 전체 부당함을 각각 주장하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이로써 이른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은 제2라운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건을 담당한 수원지검은 이날 법원 선고 뒤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보내 “불법 대북송금 범행의 실체가 명백히 확인됐다”면서도 재판부의 일부 선고에 대해선 판결문 검토를 마치는 대로 항소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수원지검이 법원 판결을 수용하지 못하는 부분은 △양형에 있어 뇌물수수 금액이 1억원 이상임에도 뇌물 부분에 대해 법정형의 하한인 징역 10년보다 낮은 징역 8년이 선고된 점 △외국환거래의 절차 부분에서 일부 무죄를 선고한 점 등 2가지다. 수원지검은 “밀반출 등 방법으로 800만 달러가 북한에 전달된 불법 대북송금의 실체를 인정하고, 북한 측 인사에게 전달된 사실까지 인정하면서도 최종적으로 ‘조선노동당’에 전달되었음이 입증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금융제재 대상자 전달 관련 외국환거래법위반에 대해 일부 무죄를 선고한 부분에 대해서는 항소심에서 바로잡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원지검은 그러면서 입장문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관련이 있거나 야당이 검찰을 압박하는 내용을 넣기도 했다. 향후 검찰의 수사 방향을 시사하면서 국회에서 추진하는 특검에 대한 반박 성격으로 해석된다. 수원지검은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의 800만 달러 대납 동기는 (당시) 경기도지사인 이재명과 경기도 평화부지사인 이화영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했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화영 피고인과 변호인, 일부 언론 및 정당이 판결 직전까지 끊임없이 제기해 왔던 이른바 ‘쌍방울 주가조작을 위한 대북송금’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 전 부지사 측은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귀를 의심했다"며 "항소를 준비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전 부지사의 법률대리인 김현철 변호사와 김광민 변호사는 선고를 마치고 수원지법 청사 앞에서 취재진을 만나 "재판부가 편파적으로 증거를 취사선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현철 변호사는 이날 재판장인 신진우 부장판사를 두고 "브라질 룰라 대통령을 부패 뇌물 사건으로 조작해 구속했던 세르지오 모루 판사가 떠오른다"며 "사실 이런 결과를 예측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다음 항소심에서 평균적인 법관이 판단한다면 결과는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민주당에서 준비하는 (대북송금) 특검법이 추진된다면 어설프게 조작된 사건의 전말이 밝혀질 것"이라며 "마지막으로 이 전 부지사에게 너무 긴 시간 동안 죄송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김광민 변호사도 목소리를 높였다. 김 변호사는 "오늘 재판부가 건실한 중견기업 쌍방울 정도 되는 규모의 기업에서 (대북사업을)했다고 판단하기에 어렵다고 한 말을 듣고 제 귀를 의심했다"며 "김성태는 정직하고 이화영은 거짓말쟁이라는 전제를 깔아놓은 재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 재판부 자체도 인정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jjw@fnnews.com 정지우 정원일 기자
2024-06-07 18:30:09[파이낸셜뉴스]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뺑소니와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변호인으로 조남관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SBS에 따르면 조 변호사는 전날 서울 강남경찰서에 선임계를 냈다. 검사 출신인 그는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 차장검사 등을 지냈다. 또 지난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직무 정지되자 총장 직무대행을 맡은 바 있다. 2022년 사직한 뒤에는 변호사로 활동했다. 김호중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측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변호사로 생각했다"며 선임 이유를 밝혔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택시를 들이받은 뒤 조치를 취하지 않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사고 후 현장을 벗어난 김호중은 소속사 직원과 통화한 뒤 경기도의 한 호텔로 이동했고, 사고 발생 약 2시간 뒤인 다음날 오전 2시쯤 그의 매니저가 경찰서를 찾아 본인이 사고를 냈다며 자수했다. 경찰은 차량 주인인 김호중을 수차례 호출, 김호중은 사고 17시간 만인 10일 오후 4시 30분쯤 경찰에 출석해 본인이 운전한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호중이 사고 직전 유흥주점에 들렀던 것으로 드러나 음주운전 의혹도 일었다. 이에 소속사 측은 "김호중이 지난 9일 일행들에게 인사차 유흥주점을 방문했다"며 "당시 김호중은 고양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음주는 절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호중은 정해진 공연 일정을 모두 소화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오는 18∼19일 경남 창원과 6월 1∼2일 경북 김천에서 열리는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오는 23∼24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김호중&프리마돈나' 공연에 출연한다. 한편 서울 강남경찰서는 "16일 오후 6시 35분쯤부터 김호중과 이 대표의 주거지, 사무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 검증 영장을 집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5-17 11:0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