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이머징시장은 큰 변동성 없이 당분간 지루할 것으로 본다." 팀 콘든 ING그룹 아시아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사진)는 16일 서울 세종로 교보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악의 경우 유로존이 붕괴돼도 과거 금융위기를 극복한 한국에선 지난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이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콘든 이코노미스트는 "선진국과 비교할 때 한국 경제는 매우 지루하다"며 "지금은 지루한 게 좋은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의 유럽 재정위기에 대해 그는 "유로존 부채 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며 "각국의 정치적 일정으로 시장에선 부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유로구제금융안은 승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국 시장 전망에 대해 "앞으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은 낮아질 것"이라며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를 보이면서 1045원으로 내려가고 코스피지수도 지난 8월 급락했던 부분이 쉽고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유로존 등 선진국 경기전망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콘든 이코노미스트는 "이들의 경제성장률, 국채 수익률은 낮다고 전망되는데 일본의 (장기침체) 패턴이 유럽과 미국까지 전이되고 있다"며 "통화긴축 정책으로 유로존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경기하강 국면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콘든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4.2%로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초 예상보다 둔화되고 있어 연초 예상했던 4.7%보다 낮췄다"며 "한국 정부는 4.5%를 예상하고 있지만 당국에서도 곧 ING와 비슷하게 하향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성장률 둔화의 원인으로는 가계부채 상환에 따른 가계소비 회복률 저하를 꼽았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소비가 상당히 위축됐다"며 "한국 국민이 가계부채 증가에 대해 우려하면서 근로소득을 소비에 쓰기보다 부채 상환에 쓰는 것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콘든 이코노미스트는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한국 정부가 내놓은 4%보다 높은 4.5%로 제시했다. 아울러 향후 한국은행의 금리에 대해 "가까운 장래에는 3.25%의 현재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전 세계적인 경기하강 현상이 발생하면 그제서야 한국도 흐름에 발맞춰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hjkim01@fnnews.com김학재기자
2011-09-16 17:17:03[파이낸셜뉴스] '나 혼자 산다' 김대호 아나운서가 살던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개미마을'이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됐다. 서울시는 제5차 재개발 후보지 선정위원회에서 후보지 2곳을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추진구역은 이번에 선정된 구역을 포함해 총 85곳이 됐다.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은 1970년대 인왕산 자락에 형성된 서울의 대표적인 무허가건축물 밀집촌이다. 석축 붕괴 위험, 기반시설 부족 등 주거환경이 열악해 정비가 시급한 지역으로 꼽힌다. 2006년 개발제한구역 해제 이후 다양한 개발사업이 시도되었으나 낮은 사업성 등으로 무산됐다. 최근에는 김대호 MBC 아나운서가 예능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에서 개미마을에 있는 자신의 집을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방송에서 그는 개미마을 단독주택을 2억500만원에 매수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개미마을과 문화마을, 과거 홍제4정비예정구역을 통합해 재개발 후보지로 선정했다. 이 일대의 종상향 등을 고려해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행정적 지원을 할 계획이다. 후보지로 선정된 구역은 올 연말까지 용역계약 준비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부터 정비계획 수립용역을 착수할 예정이다. 재개발 후보지 투기방지대책에 따라 이번에 선정된 구역의 ‘권리산정기준일’은 ‘자치구청장 후보지 추천일’ 또는 ‘자치구 별도 요청일’로 지정된다. 향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건축허가제한구역 지정도 별도 고시문을 통해 안내될 예정이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실장은 “최근 시행한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반영과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사업성을 개선하고 양질의 주택이 신속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0-22 19:19:47[파이낸셜뉴스] LH가 공공분양 아파트를 고급화하겠다며 출시한 브랜드가 있다. 바로 '안단테'다. LH는 이를 홍보하는 데만 약 90억원의 비용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이름의 아파트를 거의 찾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6일 SBS 보도에 따르면 올해 초 입주를 시작한 인천의 한 공공분양 아파트는 LH 자체 브랜드인 '안단테'를 사용하지 않고, 입주자 투표를 통해 시공사인 건설사 브랜드를 내걸었다. 집값 때문에 공공분양 이름을 기피하는 건 고질적 현상으로 지난해 인천 검단의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철근 누락 단지 적발 등으로 부정적 이미지가 더 강해졌다. 이에 LH는 당초 안단테 이름 변경은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분쟁이 늘어나자 결국 지난해 시공사 브랜드나 별도 작명한 개별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현재까지 안단테라는 이름으로 모집공고를 낸 단지는 전국에 20곳. 투표 전인 단지를 제외, 이후 한 곳을 빼고 모두 이름을 바꿨다. LH가 공공주택 이미지를 고급화하겠다며 야심 차게 안단테 브랜드를 만들고 홍보하는 데 들어간 돈만 약 90억원, 아파트를 짓는 데 사용된 사업비는 약 4조60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민간 브랜드 건설사 이름을 걸게 된 것. 이에 공공아파트 품질 개선 작업이 더 우선시 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0-07 06:23:36[파이낸셜뉴스] 의료계 불참으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 난항이 계속되자 정부가 2025년 의대 정원 논의 가능성을 열었다. 4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정부의 입장은 한 대표를 통해 의료계에 전달했던 것과 똑같다”면서 “의제를 정하지 않고, 전제조건을 하지 않고 모두 다 참여를 해서 정말 진솔한 방안과 협의를 논의해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여야의정협의체 핵심 당사자인 의료계가 2025년 의대 증원 철회를 고수하며 협의체 참여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보다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의료계는 정부가 ‘의제 제한이나 전제조건이 없다’고 하면, 신뢰할 수 없다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 자리가 국민과 의료진에 정부도 얼마든지 유연하게 대화할 자세가 충분히 돼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드리는 의미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계를 향해 "(별도) 의제나 전제조건 없이 진솔하게 협의하자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는 정부를 향해 2025학년도 의대 정원부터 논의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의사인력추계위원회 위원을 추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부는 최근 의사단체 추천 전문가가 과반수 참여하는 추계기구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의사단체는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 불가’ 방침이 바뀌지 않는 한 이 기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의협과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대한의학회 등 5개 의사단체는 지난 2일 “정부는 2025학년도 입시 절차가 시작됐다는 이유로 의대 정원 증원 철회가 불가능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지만 2025학년도 입시가 완전히 종료되기 전까지 정부가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재조정이) 가능하다”며 “정부는 의제의 제한 없이 논의하자고 하니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포함해 논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들 단체는 “우리는 보건복지부가 10월 18일까지 요구한 의사인력추계위 위원 추천을 하지 않는다”며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강행할 경우 2025학년도 의대 교육 파탄을 피할 수 없으며 2026학년도부터는 증원이 아니라 원래 정원 3058명도 뽑을 수 없고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붕괴와 교육파탄을 막으려면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포함해 의제의 제한 없는 논의가 우선”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논의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실적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입시 상황을 감안하면, 내년 의대 증원 규모가 철회되는 상황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 총리도 우원식 국회의장과의 만남에서 의대 정원 증원 문제 관련 "(증원) 속도는 정책당국이 결정할 일"이라며 후퇴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 대표도 "일단 대화를 해야 생산적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 (내년 의대 증원 관련) 입장을 물어보면 정부도 설명을 하지 않겠냐"며 "오로지 국민 건강 생명을 지키고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그것만이 유일한 전제조건"이라며 원칙적 입장을 전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10-04 09:44:18[파이낸셜뉴스] 카카오페이가 행정안전부와 협력해 ‘동네무료보험’ 서비스 개편을 진행하고 지방자치단체가 가입한 시민안전보험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고 29일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이번 서비스 개편을 통해 업계 유일하게 행정안전부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연동을 진행해 실시간으로 시민안전보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보장 내용 및 청구 방법을 사용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개편하고, 청구를 위한 접수센터 전화번호 및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도 확인할 수 있어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동네무료보험’ 서비스를 실행하면 사용자의 거주 지역을 기반으로 ‘내 동네무료보험‘이 자동으로 나타나고, ‘더보기’ 를 눌러 보다 자세한 시민안전보험 가입 내역을 살펴볼 수 있다. 사용자는 보장 내역과 최대 보장 금액을 파악할 수 있고, ‘청구방법’ 탭을 통해 보험금 청구방법과 구비서류도 확인할 수 있다. 문의사항이 있으면 청구처로 바로 전화 연결도 가능하다. 또한 거주지 외 다른 지역의 가입 내역 및 보장 내역도 확인할 수 있어, 지역별로 보장하는 항목과 금액 등의 차이도 파악할 수 있다. ‘보장 내역’ 하단에는 어려운 용어의 이해를 돕기 위한 ‘용어 사전‘도 제공하고 있다. 시민안전보험은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이라면 누구나 자동으로 가입되는 보험으로,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재난 및 사고로부터 피해를 입은 시민들의 생활 안정과 복지 향상을 위해 마련됐다. 시민안전보험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례로는 △스쿨존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 △대중교통 이용 중 상해 후유 장해 △장마철 폭우와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폭발·화재·붕괴로 인한 상해사고 사망·후유 장해 등으로, 재난 혹은 사고 피해를 입은 시민을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가입해 보험료 전액을 부담하고 있다. 보험에 가입한 지방자치단체에 주민은 별도 가입 절차 없이 누구나 자동으로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개인 보험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중복 보장도 가능하다. 전 국민이 무료로 받을 수 있는 보험 혜택이지만 아직 인지도는 낮다. 생활밀착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페이로운 소식‘에서 진행한 투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 사용자의 절반 이상은 ‘시민안전보험‘의 존재를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페이는 “더 많은 국민들이 시민안전보험의 혜택을 인지하고 누릴 수 있도록 행정안전부와 협력해 서비스를 개편했다“며 “카카오페이가 API 연동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 만큼, 이후에도 서비스를 고도화하여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7-29 11:14:16【파이낸셜뉴스 용인=장충식 기자】 경기도 용인시는 올해 2월부터 재개된 시민안전보험을 통해 5개월 만인 6월 말까지 총 102명에게 3010만원을 지급했다고 15일 밝혔다. 유형별로는 상해사고 진단위로금이 101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상해사망과 화재사망이 각각 1건이었다. 계단에서 넘어져 골절을 입거나 놀이터에서 미끄럼틀을 타다 부딪히는 경우, 길에서 미끄러진 경우, 축구 등 운동경기를 하다 공에 손가락을 맞아서 다치는 경우 등 사례도 다양했다. 시는 올해 초 5억원을 투입해 메리츠화재해상보험(주) 등 5개 보험사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시민안전보험을 운영 중이다. 시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2년간 운용했던 기존 시민안전보험의 실효성 낮은 보장항목을 제외하는 대신 사회재난과 상해, 실버존 교통사고 등의 항목을 신설한 의도가 잘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보험을 운용했던 2년간은 불과 17명에 1억1400여만원의 보험금이 지급됐다. 시는 시민안전보험의 보험금 청구 기간이 3년인 것을 감안하면 총 보험금 지급액 차이는 더 벌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민안전보험은 시에 주소지를 둔 용인특례시민이라면 누구나 별도 가입 없이 보상금을 받을 수 있으며 시에 등록한 외국인과 거소 신고한 재외동포도 포함된다. 보장 항목은 자연재해, 사회재난, 상해, 폭발, 화재, 붕괴, 산사태, 대중교통 이용 시의 사망이나 후유장해, 성폭력범죄 상해보상금, 상해진단위로금, 스쿨존 교통사고 부상치료비, 실버존 교통사고 부상치료비 등 14종이다. 태풍, 홍수, 가뭄 등 자연재해나 화재, 붕괴 등 사회재난, 상해(교통상해 제외) 등으로 사망했을 경우 최대 20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금하며, 15세 미만은 제외된다. 같은 이유로 후유장해가 발생했을 땐 나이 관계없이 장해 정도에 따라 500만원부터 1000만원을 지원한다. 12세 이하 또는 65세 이상인 자가 상해를 입어 4주 이상 치료가 필요하다는 병원 진단을 받았을 때 10만원의 상해사고 진단위로금을 지급한다. 전국 어디서 발생한 사고라도 사고일이 보험기간(2024년 2월 1일~2025년 1월 31일)에 속해 있다면 사고일로부터 3년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자세한 보장항목과 요건 등은 용인시청 홈페이지에서 시민안전보험'으로 검색하거나 시민안전보험 통합콜센터에서도 상세하게 안내받을 수 있다. 시민안전보험은 시민들이 개인적으로 가입한 타 보험이나 정부가 지급하는 재난지원금 등과 무관하게 보상금을 지원한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07-15 09:27:001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융합관 양윤선홀로 속속 교수들이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전공의 사태 해결 등을 요구하며 집단휴진에 돌입했다. 방재승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투쟁위원장은 "정부가 국민의 귀를 닫게 만들고 의견을 묵살했다"며 "의료붕괴는 이미 시작됐고, 우리는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강남센터 등 4개 병원이 집단휴진에 돌입했다. 교수들이 동시다발적 휴진에 나서진 않아 당장 큰 혼란은 없었다. 하지만 병원에 나온 환자들은 "의사들이 왜 우리 건강을 볼모로 싸우느냐"며 불만을 표출했다. ■"하루 휴진이 1년처럼 느껴져"비대위에 따르면 휴진에는 필수·응급 등을 제외한 진료과목에서 529명의 교수가 참여한다. 전체 교수 중 응급·중환자 진료, 진료지원, 기초의학교실을 제외한 진료 담당 967명 가운데 참여교수 비율은 54.7%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참여 의사를 밝힌 모든 교수들이 이날 휴진하지는 않아 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환자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았다. 검진을 받으러 오전 5시 경북 포항에서 서울대병원을 가기 위해 상경한 변모씨(75)는 "의사를 증원하면 문제가 생긴다면서 당장 지금 환자들에 대한 진료를 줄이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그나마 '전면 휴진'한다고 선언했지만, 진료를 없애지 않아 다행"이라고 전했다. 4년 전 심장박동기를 이식받아 3개월에 한번씩 심전도검사를 받으러 서울대병원을 찾는다는 한모씨(73)는 "의사들이야 하루 휴진하는 것이 별 탈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환자로서는 하루 휴진이 1년 휴진하는 것처럼 멀고 무섭게 여겨진다"고 토로했다. 이날 한국환자단체연합회(환단연)도 입장문을 내고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집단휴진으로 다시 고통과 피해를 받고 있다"며 "환자들이 정부를 압박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대병원 노조도 집단휴진을 비판했다. 서울대병원 노조가 소속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의료연대)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휴진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도 조합원들은 서울대병원 앞에서 "국민의 요구 의사증원 인정하라" "집단휴진 철회 공공의료 요구하라" "환자 생명 위협 긴급대책 마련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병원 내부에는 집단휴진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붙이기도 했다. ■"의사 행동을 개인 일탈로만 취급"서울대병원 의사들은 현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대해 여전히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무리한 정원 확대로 의료 서비스의 질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날 비대위는 휴진의 이유와 철회 조건을 밝히는 행사를 했다. 비대위는 휴진 철회의 조건으로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을 완전히 취소할 것 △'상시적 의정협의체'를 만들 것 △2025년 의대정원 재조정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비대위는 출범 때부터 중재안과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려 해왔고 물밑접촉도 수없이 해오면서 대안을 제시하려 노력해왔다"면서 "하지만 6월이 지나도록 상황이 해결되지 않았고, 전공의들이 면허정지 당할 위험에 처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고 밝혔다.그는 "대한민국 최고 의료교육기관 교수로서 근거 없는 정책이 강행되는 것을 온몸으로 저항한다"면서 "현장을 모르는 정책결정권자가 우리나라 의료를 망치는 것을 두고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왜곡되지 않은, 기울어지지 않은 의료현장에서 일하며 국민에게 더 나은 의료 혜택을 드리는 것인데 열악한 환경을 버티지 못하고 떠난 의사들의 행동이 개인적 일탈로만 취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강명연 기자
2024-06-17 18:28:49[파이낸셜뉴스]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융합관 양윤선홀로 속속 교수들이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전공의 사태 해결 등을 요구하며 집단 휴진에 돌입했다. 방재승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투쟁위원장은 "정부가 국민의 귀를 닫게 만들고 의견을 묵살했다"며 "의료 붕괴는 이미 시작됐고 우리는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강남센터 등 4개 병원이 집단휴진에 돌입했다. 교수들이 동시다발적 휴진에 나서진 않아 당장 큰 혼란은 없었다. 하지만 병원에 나온 환자들은 "의사들이 왜 우리 건강을 볼모로 싸우느냐"며 불만을 표출했다. "하루 휴진이 1년처럼 느껴져"비대위에 따르면 휴진에는 필수·응급 등을 제외한 진료과목에서 529명의 교수들이 참여한다. 전체 교수 중 응급·중환자 진료, 진료지원, 기초의학교실을 제외한 진료 담당 967명 가운데 참여 교수의 비율은 54.7%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참여 의사를 밝힌 모든 교수들이 이날 휴진 하지는 않아 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환자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았다. 검진을 받으러 오전 5시에 경북 포항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상경한 변모씨(75)는 "의사를 증원하면 문제가 생긴다면서 당장 지금 환자들에 대한 진료를 줄이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그나마 '전면 휴진'한다고 선언했지만, 진료를 없애지 않아 다행"이라고 전했다. 4년 전 심장박동기를 이식받아 3달에 1번씩 심전도검사를 받으러 서울대병원을 찾는다는 한모씨(73세)는 ""의사들이야 하루 휴진하는 것이 별 탈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환자로서는 하루 휴진이 1년 휴진하는 것처럼 멀고 무섭게 여겨진다"고 토로했다. 이날 한국환자단체연합회(환단연)도 입장문을 내고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집단 휴진으로 다시 고통과 피해를 받고 있다"며 "환자들이 정부를 압박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대병원 노조도 집단 휴진을 비판했다. 서울대병원 노조가 소속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의료연대)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휴진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도 조합원들은 서울대병원 앞에서 "국민의 요구 의사증원 인정하라", "집단휴진 철회 공공의료 요구하라", "환자 생명 위협 긴급대책 마련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병원 내부에는 집단휴진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서가 붙이기도 했다. "의사 행동을 개인 일탈로만 취급"서울대병원 의사들은 현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대해 여전히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무리한 정원 확대로 의료 서비스의 질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날 비대위는 휴진의 이유와 철회 조건을 밝히는 행사를 진행했다. 비대위는 휴진 철회의 조건으로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을 완전히 취소할 것 △'상시적 의정협의체'를 만들 것 △2025년 의대 정원 재조정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비대위는 출범 때부터 중재안과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려 해왔고 물밑 접촉도 수 없이 해오면서 대안을 제시하려 노력해왔다"면서 "하지만 6월이 지나도록 상황이 해결되지 않았고, 전공의들이 면허 정지 당할 위험에 처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최고 의료 교육기관 교수로서 근거 없는 정책이 강행되는 것을 온몸으로 저항한다”면서 “현장을 모르는 정책결정권자가 우리나라 의료를 망치는 것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왜곡되지 않은, 기울어지지 않은 의료 현장에서 일하며 국민에게 더 나은 의료 혜택을 드리는 것인데 열악한 환경을 버티지 못하고 떠난 의사들의 행동이 개인적 일탈로만 취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강명연 기자
2024-06-17 14:59:17【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전남도는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안전 사각지대 최소화를 위해 미등록 급경사지 조사 및 관리에 나선다고 24일 밝혔다. 특히 촘촘한 급경사지 관리를 위해 도민 생활권에 밀집한 미등록된 위험 의심 지역 1000곳에 대해 실태 조사 용역을 실시한다. 전남도는 실태 조사를 통해 급경사지의 경사도·높이 등 규모, 비탈면 유형, 위험요인 등을 조사하고, 위험도 평가를 실시해 관리 대상에 포함시켜 공간정보 등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다. 또 위험도에 따라 사면 완화 등 연차별 정비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붕괴 위험지구로 지정 시 활용을 위한 도면 등 기초자료를 작성해 해당 시·군에 배포해 지정·관리토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오는 8월부터는 주택 등 건축물에 인접한 인공 비탈면도 급경사지 관리 기준이 현행 5m에서 3m 이상으로 강화되는 만큼 소규모 비탈면에 대해서도 급경사지 관리 대상으로 확대해 관리토록 할 예정이다. 송광민 전남도 자연재난과장은 "인명피해 우려가 큰 급경사지를 확대 발굴하고 안전 관리를 강화해 사면붕괴 등 위험으로부터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남지역 급경사지 관리 대상은 1968곳이다. 전남도는 이 가운데 415곳을 붕괴 위험지역으로 별도 지정해 정비하고 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4-24 09:53:25[파이낸셜뉴스] 해외 천문학자들이 지난 2022년 10월 역사상 가장 밝은 감마선 폭발을 관측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별이 붕괴하면서 내뿜는 빛 중 가장 밝았다고 합니다. 이 감마선 폭발이 거대한 별의 붕괴, 즉 초신성에 따른 것임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연구진은 이 발견으로 하나의 미스터리가 해결됐지만 이와 동시에 또다른 미스터리를 가져왔다고 하네요. 과연 이 미스터리가 무엇일까요. 12일(한국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2022년 10월 9일에 관찰된 가장 밝은 감마선 폭발(GRB)인 'GRB 221009A'가 블랙홀에서 내뿜는 제트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럼 이들이 관측하고 연구한 내용을 살펴볼까요. 역사상 가장 큰 별의 폭발? 미국 일리노이주 노스웨스턴대학교 천체물리학자와 국제 연구진은 2022년 10월 'GRB 221009A'의 감마선을 관측했습니다. 이때 NASA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으로 이 감마선 폭발이 거대한 별의 붕괴, 즉 초신성에 따른 것임을 알게 된 거죠. 당시 감마선 빛이 지구를 덮쳤을때 너무나 밝아서 세계 감마선 탐지기 대부분이 반응했다고 합니다. 이 강력한 폭발은 지구로부터 약 24억 광년 떨어진 궁수자리 방향에서 발생했으며, 지속 시간은 수백 초 동안 계속됐습니다. 노스웨스턴대학 물리학부 천문학과 웬파이 펑 교수는 "우리가 지금까지 목격한 감마선 폭발 중 10배 이상 밝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노스웨스턴대학의 피터 블랜차드 박사후연구원은 "감마선을 탐지하는 인공위성이 기록한 중 가장 높은 에너지의 빛 입자를 만들어냈다"며 "이는 지구가 1만년에 한번 볼 수 있는 사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블랜차드 박사후연구원은 "거대한 별이 폭발하면서 역사상 가장 밝은 감마선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을때 우주에서 가장 무거운 원소가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가설을 테스트할 기회를 얻었지만 여기에서 무거운 원소의 흔적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엄청난 에너지가 넘치는 감마선 폭발에서 무거운 원소를 생성하지 않았다는 거죠. 천문학자들은 연구진은 이 사건 자체를 관찰하기보다는 이후의 단계를 알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감마선 폭발을 처음 감지한 지 약 6개월 후 JWST를 사용해 그 여파를 조사했습니다. 블랜차드 박사후연구원은 "감마선 폭발이 너무 밝아서 폭발 후 상당기간 초신성의 특징을 모호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감마선 폭발의 잔광은 마치 나를 향해 돌진하는 자동차의 헤드라이트처럼 자동차 자체를 볼 수 없게 했다고 묘사했습니다. 때문에 연구진은 초신성을 보기 위해 감마선 빛이 감소할때까지 기다려야 했다고 합니다. 다시보니 평범한 초신성 이후 연구진은 JWST의 근적외선 분광기를 이용해 적외선 파장에서 빛을 관찰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엄청나게 밝은 감마선 폭발에서 나올 것으로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고 합니다. 이때 일반적인 초신성에서 발견되는 칼슘과 산소 같은 원소를 보았습니다. 그러니까 6개월 전에 관측했던 감마선보다 더 밝지 않았던 겁니다. 즉 일반적인 초신성처럼 보인거죠. 그렇다면 2022년에 발견했던 초신성은 왜 그렇게 밝았을까요. 이를 밝혀내기 위해 연구진은 초신성의 빛과 그 이전의 밝은 잔광의 빛을 분리하기 위해 JWST 데이터를 칠레에 있는 세계 최대 전파간섭계 망원경 'ALMA'의 관측 결과와 결합했습니다. 유타대학교 물리학 및 천문학 탄모이 라스카르 조교수는 "폭발이 발견된지 몇 달이 지난 뒤에도 잔광은 JWST 스펙트럼에서 많은 빛을 제공할 만큼 충분히 밝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두 망원경의 데이터를 결합하면 JWST 관측 당시 잔광이 얼마나 밝았는지 정확하게 측정하고 초신성 스펙트럼을 신중하게 추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천체물리학자들은 하나의 별에서 어떻게 정상적인 초신성과 기록적인 감마선 폭발이 함께 생성됐는지 아직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라스카르 조교수는 "이것이 상대론적 제트의 모양이나 구조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블랙홀은 중력이 매우 강해 빛까지 빨아들이지만 중심부에서 양쪽 방향으로 강력한 가스를 발사하는 제트도 있습니다. 그 속도가 빛의 속도와 맞먹는다고 하네요. 빠르게 회전할 때 거대한 별은 블랙홀로 붕괴돼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도로 발사되는 제트를 뿜어냅니다. 이 제트가 좁으면 더 집중되고 더 밝은 광선을 만들어내죠. 라스카르 조교수는 이것은 좁은 기둥에 손전등의 광선을 집중시키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감마선 폭발에서 볼 수 있었던 가장 좁은 제트중 하나였으며, 잔광이 왜 그렇게 밝게 나타나는지를 설명해준다고 말했습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4-12 11: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