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안동 풍천면으로 번지면서 천년사찰 고운사가 전소한 가운데,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도 화마의 위협을 받고 있다. 안동시는 25일 오후 3시31분께 재난 문자를 통해 "의성 산불이 풍천면으로 확산 중"이라며 주민 대피 명령을 내렸고, 오후 3시30분 기준으로 하회마을 직선거리 10㎞ 앞까지 불길이 닥쳐 하회마을 주민에게도 대피 문자가 발송됐다. 이후 안동시는 오후 5시께 "관내 산불이 우리 시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으니 전 시민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고 안내하고, 5시 5분에도 "관내 전역으로 산불이 확산 중"이라며 "전 시민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고 먼저 대피하신 분들은 안전한 곳에 머물러 달라"고 안내했다. 안동시 전역에 대피 명령이 내린 것은 초유의 일이다. 풍천면과 붙어 있는 풍산면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이 있다. 문제는 불이 번지는 속도를 고려할 때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근처까지 산불이 도달하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에 안동시와 소방 당국은 병산서원에 소방차 3대를 긴급 배치하는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서원과 안동시 관계자는 소방호스 등 소방장비를 활요해 주요 시설물 등에 물을 뿌리면서 현장으로 날아온 불씨(비화)가 화재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치 중이며, 상황이 나빠지면 병산서원 만대루에도 물을 뿌리는 등 응급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하회마을 관계자는 "1시간 전 북풍이 불 때 낙동강 건너 산 하나 너머로 연기가 보였는데 풍향이 서쪽으로 바뀌면서 연기가 다른 쪽으로 빠져 나간 것 같다“라며 ”현재 하회마을에서는 연기가 보이지 않지만 풍향이 바뀌면 순식간에 불이 하회마을을 덮칠 수도 있어 긴장하고 있다"라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한편 이번 산불로 의성군 단촌면 등운산 자락에 있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가 산불에 완전히 소실됐다. 경내에 있던 국가 보물 제2078호인 조선시대 건축물 연수전도 불에 탔다. 또한 안동시 길안면에 있는 만휴정도 이날 산불에 소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스터션샤인’ 촬영지로 유명한 만휴정은 조선시대 문신 김계행이 만년을 보내기 위해 건립한 누각으로, 1986년 경북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됐다. 만휴정 관계자는 "오후 5시쯤부터 만휴정으로 불길이 번지면서 민간인들은 모두 대피했다"라며 "소방대만 남아 방염 처리 등 진화에 나섰지만 문화재 대부분이 탄 것으로 들었다"라고 전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3-25 22:55:23[파이낸셜뉴스]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안동으로 번지면서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등 세계문화유산이 위험에 처했다. 25일 안동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의성발 산불이 안동시 풍천면까지 확산했다. 오후 3시 30분 현재 산불은 하회마을과 직선거리로 10㎞ 떨어진 곳까지 번진 상태다. 시는 오후 3시 55분께 하회마을 주민들에게 대피 문자를 발송했다. 산불 확산 속도로 볼 때 하회마을과 병산서원까지 불이 옮겨붙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일대는 하회마을을 비롯해 병산서원 등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다. 문화유산들이 산불 위험에 노출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0년에도 안동 산불로 병산서원과 하회마을이 위기를 맞았다. 당시 불은 병산서원 건너편 숲까지 옮겨붙었다. 서원과 화재 현장 사이에 낙동강이 있었지만 소방당국은 불씨가 강을 건너오는 것을 우려했다. 헬기를 동원해 서원 주변에 물을 뿌리고 현판 등 주요 문화재 이송도 검토했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25-03-25 17:10:17[파이낸셜뉴스] 지난해 12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경북 안동 병산서원에서 발생한 못질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문화재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관련 지침을 마련했다. 앞으로 국보, 보물, 사적 등 국가지정문화유산을 배경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찍으려면 현장에 '안전요원'을 배치해야 하고 촬영 허가를 받을 때는 문화유산을 훼손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서약서도 제출해야 한다. 국가유산청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지정문화유산 촬영 허가 표준 지침(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각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지침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병산서원과 보물 만대루가 드라마 촬영 과정에서 훼손된 일을 계기로 마련됐다. KBS는 지난해 12월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를 촬영하는 과정에서 소품을 설치하기 위해 만대루 등에 못을 고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문화유산 내 촬영 행위 허가에 관한 유의 사항 등을 공유하고자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촬영 일자를 기준으로 15일 전까지 특별자치시장, 특별자치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 등은 지자체장에게 촬영을 허가해달라는 신청서와 계획서, 서약서를 내야 한다. 촬영 계획서에는 촬영 대상, 장소, 목적, 세부 일정에 따른 촬영 내용, 문화유산 훼손 예방을 위한 대책, 반입하는 촬영 장비 목록 등을 적도록 했다. 특히 영화, 드라마 등 상업적 촬영이나 촬영 인원이 10명 이상일 때는 문화유산 훼손을 막기 위해 관리·감독을 전담하는 안전 요원을 필수적으로 두도록 했다. 명단은 촬영 전 제출해야 한다. 안전 요원 자격은 건축, 조경, 역사, 고고학 등 문화유산 전공자 또는 해당 지자체 소속 문화유산 해설사다. 촬영 허가를 받을 때 내는 서약서에는 '촬영에 따른 문화유산 훼손, 시설물 훼손, 안전사고, 기타 모든 사항에 대해 민·형사상의 책임을 질 것을 서약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또 촬영 현장에서 지켜야 할 구체적인 사항도 지침 사항으로 명시했다. 논란이 된 못질과 관련한 내용은 '문화유산 내 목조 건축물의 기둥 등 나무 부재에 못을 박는 행위와 기단 및 석축에 철물(못 등) 설치 행위를 금지'한다는 부분이 포함됐다. 담배, 라이터, 가스통 등 화재나 폭발 우려가 있는 물품은 '반입 불가' 항목으로 규정했다. 반입하려면 별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지침은 가이드라인 성격이기 때문에 강제성은 없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구속력은 없으나 촬영 허가를 내줄 때 참고할 수 있는 표준 절차를 만든 것"이라며 "사전 교육과 허가 사항을 안내할 때 자료로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3-20 09:58:21[파이낸셜뉴스] KBS 드라마 제작팀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북 안동 병산서원에 7차례 못질을 해 검찰에 송치된 가운데, 수신료 부족 및 노동조건 등이 서원 훼손의 주된 이유였다고 변명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KBS가 이달 초 홈페이지에 공개한 시청자위원회 1월 회의록에는 KBS 2TV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의 촬영팀이 못질로 병산서원을 훼손한 문제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 지난달 16일 개최된 회의에서 김영조 KBS드라마 센터장은 "일단 문화재 훼손에 대해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망치질을 했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수신료가 별로 안 들어와서 그런지 조연출도 없는 프로그램이 많다. 이 드라마에도 조연출이 없고 현장에 KBS 직원은 1명 밖에 없었다. 그러니 이런 일에 대해 대처할 만한 KBS 직원이 없고, 거기다가 프리랜서들이니까 이런 일에 대해서는 의식이 굉장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변명했다. 그러면서 "병산서원은 특별한 경우인데 드라마 제작 현장이 너무나 바쁘고 제작비도 별로 없고, 주 52시간제로 인해 너무 빨리 진행돼야 되는 상황 등 사고 위험이 있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김 센터장은 "제가 어렸을 때 조연출을 할 땐 (실제의) 궁에서도 촬영을 했다. 거기에서 화로도 피우고 불도 들고 다녔다"면서 "지금은 시민의식이 높아져 궁 같은 곳은 촬영이 너무 어려워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재발 방지를 위한 제작 가이드라인은 거의 완성 중이다"라며 외주 스태프들에 대해서 충분히 교육을 시키고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그래도 KBS도 너무나 지금 사실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KBS는 병산서원 만대루, 동재 등에 촬영 소품을 설치하기 위해 여러 군데 못질을 했다가 물의를 빚었다. 이후 안동시는 KBS를 문화유산 훼손으로 고발했고, KBS는 문화재 훼손을 사과하고 촬영분 전량을 폐기했다. 안동경찰서는 지난 10일 병산서원을 훼손한 KBS 드라마 소품팀 관계자 3명을 '문화유산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30일 서원 내 일부 고건축물 기둥 등 10여 군데에 소품용 모형 초롱을 달고자 못질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2-11 20:46:51[파이낸셜뉴스] 드라마 촬영 과정에서 유네스코 등재 문화유산인 경북 안동 병산서원을 훼손해 논란을 빚은 KBS가 문제가 된 촬영 영상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15일 방송가에 따르면 KBS는 안동시청, 국가유산청 관계자와 논의해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의 병산서원 촬영 분량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훼손 논란이 불거진 만대루와 동재 등 외에도 병산서원을 배경으로 한 모든 영상이 대상이다. 앞서 안동시는 지난 6일 해당 촬영분에 대한 폐기를 요청했고, KBS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방송을 통해서도 사과문을 띄울 예정이다. 정확한 시기와 형식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방송 매체를 활용해 사과의 뜻을 알리기로 했다. 촬영 가이드라인도 문화유산, 사적지, 유적지 등에서 촬영할 경우 문화재 전문가에게 자문하는 내용 등을 담아 새로 손 볼 계획이다. KBS는 지난 달 30일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만대루와 동재 보아지(기둥과 들보를 연결하는 보강용 널 조각)에 촬영 소품을 설치하기 위해 총 10곳에 못을 고정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1-16 06:20:24[파이낸셜뉴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안동병산서원에서 KBS 드라마 촬영팀이 소품 설치를 위해 건축물 기둥에 못을 박은 일이 알려져 논란이다. KBS는 2일 이 문제가 일파만파 커지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고, 정확한 피해 확인과 수습 대책을 진지하게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KBS 측은 입장문을 통해 "제작진은 지난 연말 안동병산서원에서 사전 촬영 허가를 받고, 소품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현장 관람객으로부터 문화재에 어떻게 못질을 하고 소품을 달수 있느냐는 내용의 항의를 받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유 불문하고 현장에서 발생한 상황에 대해 KBS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현재 정확한 사태 파악과 복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드라마 관계자는 병산서원 관계자들과 현장 확인을 하고 복구를 위한 절차를 협의 중에 있다"며 "앞으로 재발 방지 대책과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 상황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건축가 민서홍씨 "한옥 살림집에서도 못 하나 박으려면 주저하는데..." 앞서 건축가인 민서홍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병산서원 목격담을 기록한다'며 드라마 스태프들이 소품 등을 달기 위해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었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 12월 30일 오후 3시경 병산서원에 들렀다가 그곳에서 드라마를 찍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병산서원은 사적 제26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소중한 문화재이기에 조금은 불쾌한 마음으로 안으로 들어섰다"고 돌이켰다. 이어 "황당한 상황을 목격했다"며 "서원 내부 여기저기에 드라마 소품으로 보이는 물건들이 놓여 있었고, 몇몇 스태프들이 등을 달기 위해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었다. 둘러보니 이미 만대루의 기둥에는 꽤 많은 등이 매달려 있었다. 나이가 지긋하신 중년의 신사분이 스태프들에게 항의하고 있었고, 가만 보고 있을 수 없어 나도 문화재를 그렇게 훼손해도 되느냐며 거들었다"고 전했다. 이후 그는 안동시청 문화유산과, 국가유산청(구 문화재청)에 신고하고, MBC, JTBC 등 언론에 제보하고, 연세대 이모교수와 홍익대 윤모교수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구하던 중, 이런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며 "특히 근대 유적지에서는 촬영을 목적으로 기둥이나 벽들을 해체까지 하는 경우가 있다는 더욱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우려를 표했다. "쉽게 생각하면 못 좀 박는게 대수냐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한옥 살림집에서도 못하나 박으려면 상당히 주저하게 되는데 문화재의 경우라면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며 "또한 문화재를 촬영장소로 허락해주는 것도 과연 올바른 일일까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더욱이 공영방송 KBS의 드라마 촬영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부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1-02 17:30:56【안동=김장욱 기자】유네스코 세계유산 병산서원에 배롱나무꽃이 만개했다. 무더위 속에서도 분홍빛으로 물든 병산서원을 보기 위해 관광객과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흔히들, 만대루가 병산서원의 백미라고 하지만 이 때만큼은 배롱나무꽃이 병산서원의 백미다. 한편 병산서원은 지난 7월 '한국의 서원'으로 도산서원 등 8곳의 서원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19-08-05 10:14:20경북·경남을 10여일간 휩쓴 '괴물산불'이 사망자 30명을 포함해 75명의 인명피해와 여의도 면적의 166배를 잿더미로 만든 채 사실상 일단락됐다. 고기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은 30일 "지난 21일부터 경남과 경북도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대형산불은 총력 대응 끝에 주불을 모두 진화했다"고 밝혔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22일 시작한 경북 산불은 일주일만인 28일에, 경남은 10일만인 이날 오후 1시께 주불이 완전 진화됐다. 인명피해는 사망자 30명을 포함해 모두 75명이다.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은 경북 의성,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5개 시·군에서는 사망자가 26명에 달했다. 산불로 인한 피해 영향 구역은 4만8238㏊로 서울 여의도의 166배에 달하는 규모다. 주택 3000여동이 전소되고, 국가유산 피해 30건, 농업시설 2000여건 등 시설 피해도 컸다 보물로 지정된 '천년고찰' 고운사 내 연수전, 가운루 등은 잿더미로 변했고,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청송 주왕산국립공원 얼굴인 고찰 대전사 등에도 불길이 접근했다. 이번 산불 사태로 지역 농업은 치명타를 입게 됐다. 안동 지역에선 비닐하우스와 버섯재배사 216동이 불에 타고, 저온 저장고 290동과 농업용 창고 162동, 농막 280동이 소실됐다. 농기계도 2200대가 불에 타 농가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축산농가의 경우 축사 82동에서 피해가 발생해 소 184마리, 돼지 2만574마리, 닭 17만2243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청송 지역에선 사과 재배지 164.5㏊와 자두 재배지 13.5㏊가 피해를 입었다. 또 축사 30곳에서 619마리의 가축이 폐사했고, 양봉 1262군도 불에 탄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산불 피해 이재민을 위한 종합 구호활동에 나섰다. 관련 기관별 지원사항을 담은 '산불 종합안내서'를 마련하고, 7곳의 현장지원반을 통해 주민 민원을 신속히 처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민 주거안정을 위해 임시조립주택 입주 희망 수요조사를 실시 중이며, 이주단지 조성 등 장기적 해결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피해주민 생계지원을 위한 의료급여 지급, 건강보험 경감, 통신비 감면 조치와 함께 농기계 및 종자·육묘 지원을 통해 피해농업인의 영농재개도 적극 돕고 있다. 피해가 확인된 이재민에게는 지자체를 통해 긴급생활 안정지원금을 신속히 전달하고, 심리 및 의료 지원도 병행 중이다. 산불 발생 이후 29일까지 약 1만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피해 수습과 이재민 지원에 동참했으며, 전국재해구호협회 등을 통해 약 550억원의 성금이 모금됐다. 고 본부장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이번과 같은 산불은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어 예방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산불 위험지역 수시 현장 점검과 진화인력·장비 선제 배치 등 철저한 초기대응을 약속했다. 그는 "드론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산불 감시를 촘촘히 하고,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자율순찰도 강화하겠다"며 "매우 빠르게 확산하는 산불 경향을 반영해 주민 사전대피계획을 세밀하게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5-03-30 18:30:38[파이낸셜뉴스] 역대 최대 규모 피해를 낳은 산불이 발화 149시간 만에 꺼졌다. 이번 화재로 축구장 6만3245개, 여의도 156개 면적 국토가 잿더미로 변했다.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28일 오후 영덕, 영양을 시작으로 피해 5개 시·군 산불 주불이 잇따라 진화했다. 지난 22일 오전 11시25분쯤 의성군 안평면·안계면 2곳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은 이후 초속 10m가 넘는 강풍을 타고 북동부권 4개 시·군으로 번졌다. 강풍·고온·건조 등 산불이 쉽게 번질 수 있는 기상 상황이 이어지면서 안동·청송·영양 등 내륙뿐만 아니라 최초 발화지에서 80㎞ 떨어진 동해안 영덕까지 피해 범위에 들었다. 산불 발생 후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한 산림 당국은 매일 진화 헬기와 인력, 장비 등을 대거 동원해 주불 진화, 국가주요시설·민가·문화유산 주변 방화선 구축 등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강풍과 건조한 날씨 등 불리한 진화 여건 속에 현장 진화대원 피로 누적, 진화 헬기 추락 사고 등 문제까지 발생하며 대부분 지역에서 불을 끄는 작업은 더디게 이뤄졌다. 이러한 이유로 산불 확산 경로를 따라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했고,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2∼3㎞ 앞까지 불길이 근접하는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하지만 전날 오후부터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5개 시·군에 1∼3㎜ 비가 내리면서 상황은 1주일 만에 극적으로 반전했다. 적은 양이지만 밤새 내린 비로 산불 확산 속도가 둔화하고, 진화 헬기 운용에 장애로 작용하는 연무도 잦아드는 등 유리한 기상 환경이 조성된 까닭에 진화 작업이 가파른 속도가 붙었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63%에 머물렀던 진화율은 이날 낮 12시 기준 94%까지 치솟았다. 한편 이번 경북 산불에 따른 산불 영향구역은 이날 오전까지 4만5157㏊로 집계, 역대 최대 산불 피해로 기록됐다. 기후변화 영향 등으로 산불이 상시화·대형화되면서 기존과 다른 산불 진화 시스템 구축과 장비·인력 보강 등 진화대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5-03-28 18:43:21【파이낸셜뉴스 안동=김장욱 기자】 "전대미문의 산불에 국가유산을 지키기 위해 주변 수목을 선제적으로 제거하라!' 경북도는 이철우 지사 지시로 28일 북동부지역에 발생한 전대미문의 대형산불로부터 국가유산을 지키기 위해 유산 주변 수목을 제거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유산 주변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은 문화유산법상 현상 변경 행위에 해당해 신청에서 허가까지 법적 처리기한은 30일, 통상 15일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이 지사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보고 후 국가유산청장, 산림청장과 업무를 협의해 긴급으로 주변 수목 제거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이날 하회마을 주변에 대한 수목제거 작업이 시행된다. 전날 병산서원, 봉정사, 대전사, 도산서원 등 국가유산 주변의 수목을 제거했다. 이 지사는 "목조건물이 대다수인 국가유산의 특성상 대형산불과 같은 재난 시에는 담대한 행정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산불로 소실된 소중한 유산들을 조속히 복구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화마로부터 보호 효과가 있는 방염포도 적극 활용됐다. 드라마 '미스터션샤인' 촬영장으로 유명한 안동의 만휴정은 애초 화재로 소실된 것으로 판단됐지만 방염포와 소방 예방조치로 안전하게 지켜냈다. 또 화마로 소실된 의성 고운사에서도 방염포를 씌운 삼층석탑이 보존되는 등 방염포의 효과가 입증됨에 따라 도는 안동 봉정사, 청송 대전사 등 주요사찰의 건축물과 석탑 등 이송이 불가능한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방염포 작업을 확대했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25-03-28 09: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