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젬백스앤카엘은 최근 GV1001의 항우울 효과를 입증한 논문이 국제 학술지 ‘Behavioural Brain Research’에 게재됐다고 14일 밝혔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뇌과학과 유성운 교수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스트레스로 유발된 우울증 유사 행동과 기억력 저하를 완화시키는 GV1001의 효과를 확인한 것이다. 논문의 제목은 ‘만성 억제 스트레스 동물모델에서 인간 텔로머라제 유래 펩타이드 GV1001의 항우울 효과’이다. GV1001의 항우울 효과는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PA axis)’의 기능 회복과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확인됐다. HPA 축은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중추 내분비 시스템이다. 이 축이 과도하게 작동하면 기분 저하, 수면장애, 식욕 변화, 인지기능 저하 등 우울 증상이 유발된다. 논문에 따르면 스트레스 조건에서 시상하부 내 c-Fos 발현 세포 수가 유의하게 증가했지만 GV1001을 투여한 동물모델에서는 c-Fos 발현 세포 수가 유의하게 감소했다. c-Fos는 신경세포 자극 시 빠르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초기 반응 유전자로, 뇌의 스트레스 반응 민감도를 보여주는 분자 지표다. 연구 결과 GV1001은 HPA 축 기능의 균형 회복에 기여했으며, 혈중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코스테론) 수치를 정상화해 우울증에 의한 다양한 증상을 개선했다. 연구진은 “본 연구는 GV1001이 시상하부 내 신경세포의 과활성을 억제하고, HPA 축 기능을 안정화함으로써 스트레스 기반 우울증의 병태생리를 효과적으로 조절할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젬백스 관계자는 “이번 논문은 다양한 신경 보호 효과를 보이는 GV1001에 대한 항우울 효능의 과학적 증거를 처음으로 제시한 연구이자, 주요 신경내분비 시스템인 HPA 축의 과활성화를 GV1001이 조절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GV1001의 다양한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데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7-14 14:48:04[파이낸셜뉴스] 서울시립대학교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안도열 석좌 교수팀이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주관하는 양자 컴퓨팅 챌린지에서 1단계 우승팀으로 선정됐다. 27일 서울시립대에 따르면, 안 교수팀은 심혈관 질환 진단 및 유체역학 분야의 혁신을 이끌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를 통해 전 세계 10개 팀 중 하나로 다음 단계인 '양자 알고리즘 개발 및 양자 하드웨어에서의 구현'에 진출하게 됐다. 연구진은 이번 챌린지에서 7대 수학 난제 중 하나인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 해결을 위한 양자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특히, 안 교수가 설계한 양자 오류 완화(QEM)의 비마르코프 비용함수를 활용해 양자컴퓨터 연산 결과를 복원하는 이론적 모델을 확립하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는 기존 컴퓨팅 방식의 한계를 넘어 복잡한 생의학 문제 해결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이번 챌린지를 통해 도출된 양자 컴퓨팅 기반의 전산유체역학 모델은 심혈관 질환 진단에 획기적인 발전을 예고한다. 이 모델은 기존 분석 대비 실행 속도와 정확도를 높여 심혈관 질환의 병태 생리 규명 및 예후 예측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국내 심장질환 환자들의 조기 진단 및 맞춤 치료 가능성을 열어줄 전망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 진단 및 예방뿐만 아니라 고속 항공 유체, 열교환기, 기후 예측 등 비선형 유체역학 방정식 해결에도 활용될 수 있어 4차 산업 혁명의 신기술 개발에 중요한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양자 컴퓨팅 챌린지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첨단중개과학연구소(NCATS)가 주관해 양자 컴퓨팅 기술을 활용해 신약 개발, 임상 위험 예측 및 진단, 생의학 이미지 분석, 게놈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생의학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공군(AFOSR)의 '극초음속 유동 해석을 위한 양자컴퓨팅 알고리즘 개발' 과제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NISQ 환경에서 저부하, 고효율 양자 오류 경감 기술 개발 및 응용' 과제(32억5000만원 규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또한,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정정임 교수(영상의학과) 및 윤종찬 교수(순환기내과), 미국의 양자기술 전문기업 '싱귤레러티 퀀텀', 메릴랜드대학교 국립양자연구소, 그리고 아마존웹서비스(AWS)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뤄졌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5-06-27 11:25:45[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을 유발하는 유전자의 병태생리 기전을 규명했다. 이를 통해 차세대 루게릭병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한국연구재단은 한양대학교 김승현 교수 연구팀과 한국뇌연구원 남민엽 박사 연구팀이 공동으로 루게릭병에서 NEK1 유전자 변이가 신경세포 섬모(primary cilium) 기능을 손상시키고, 칼슘-의존적 신호 경로를 통해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병태생리 기전을 새롭게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소실돼 근육이 마비되는 치명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현재까지 명확한 발병 기전이나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어 예후가 좋지 않았다. 최근 유전적 요인이 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밝혀지면서, NEK1 유전자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루게릭병 위험 유전자 중 하나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 유전자의 변이가 어떤 세포 생물학적 이상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병태기전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었다. 공동연구팀은 한국인 루게릭병 환자 920명을 대상으로 한 전장유전체 분석을 통해 약 2.5%의 환자에게서 NEK1 유전자의 기능상실(Loss-of-function) 변이를 발견했고, 해당 변이를 가진 환자는 더 빠른 질병 진행 속도와 짧은 생존 기간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해당 환자 유래 섬유아세포 및 줄기세포 유래 운동신경세포 모델을 활용해 NEK1 결손이 섬모 형성 저해, 세포 내 칼슘 항상성 붕괴,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 DNA 손상 복구 실패 등 세포 수준의 광범위한 병리적 변화를 유도함을 밝혀냈다. 특히 HDAC6 억제제를 사용했을 때, 섬모 손상과 미토콘드리아 이상, 세포주기 변화 및 세포사멸이 회복되는 결과를 확인함으로써, NEK1 변이에 의해 유도되는 루게릭병 병태생리를 조절할 수 있는 치료 전략으로서의 HDAC6 억제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HDAC6 억제제는 히스톤 탈아세틸화효소 6(HDAC6)의 기능을 억제하는 화합물이다. 이번 연구성과를 통해 차세대 루게릭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분자 표적 발굴과 기존 약물의 재창출 전략 수립, ALS 정밀의료 기반의 치료제 개발과 환자 맞춤형 임상 설계 등 폭넓은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분자 신경퇴화(Molecular neurodegeneration)’에 5월 20일 게재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5-06-12 10:38:48[파이낸셜뉴스] 코스닥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 제이에스링크는 멀티오믹스 데이터 기반 신약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 구축을 위해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밀너연구소(Milner Institute)와 연구개발 협력을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제이에스링크는 이를 위해 밀너연구소의 계산생물학 및 인공지능 책임자(Head of Computational Biology and Artificial Intelligence)인 한남식 교수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한 교수는 인공지능 및 계산 생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이다. 최근 바이오헬스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키워드 중 하나는 ‘멀티오믹스(Multi-omics)’다. 이는 유전체(Genomics), 전사체(Transcriptomics), 단백질체(Proteomics), 대사체(Metabolomics) 등 다양한 생체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해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그에 적합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방식이다. 멀티오믹스는 기존의 단일 유전체 기반 접근 방식보다 훨씬 더 정밀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법 개발 가능성도 높다는 점에서 최근 전세계적으로 관련 분야에 대해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한남교수는 케임브리지대 밀너연구소에서 최신 인공지능, 머신러닝, 계산생물학 기법을 활용한 연구를 총괄하고 있다. 한 교수는 대규모 유전체, 멀티오믹스, 단일세포, 공간전사체 데이터 등을 통합 분석하고 질병 메커니즘 규명 및 신약 발굴 연구를 선도하고 있으며, 줄기세포 생물학 분야와 연계된 연구를 수행 중이다. 또 다국적 제약사들과 활발히 공동 연구를 진행해 다양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제이에스링크는 연세의료원 정재호 교수 연구팀과 함께 멀티오믹스 기반의 신약 후보물질 발굴 연구를 수행 중이다. 제이에스링크 측은 "케임브리지 대학교와의 연구 협력을 통해 한 교수의 계산생물학 및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연세의료원과 구축한 국내 연구 역량과 결합하고 연구개발 효율성과 정확도를 혁신적으로 높일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또한 "연세대와의 협력을 통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 구축에 최근 부상하는 양자 컴퓨팅 기술을 접목할 수 있게 됐다"며 "연세대는 지난 2024년 11월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양자컴퓨터인 'IBM 퀀텀 시스템 원(Quantum System One)'을 설치했다"고 덧붙였다. 제이에스링크는 이러한 공동 연구 체계를 통해 희귀질환, 난치성 암, 면역질환 등 정밀한 병태생리 이해가 필요한 질환군에서 데이터 주도로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하는 플랫폼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당 기술은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데이터 자산화, 플랫폼 수익화 등을 통해 거대한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제이에스링크 박병규 박사는 "AI 신약 개발 최고 석학인 한 교수님을 자문위원으로 영입해 최신 AI 및 양자컴퓨팅 기술 통찰과 제이에스링크의 멀티오믹스 데이터 분석 전문성을 결합할 수 있게 됐다"라며 "복잡한 바이오 빅데이터 속 신약 발굴 과정의 난제를 해결하고 속도와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협력은 데이터 기반 혁신 신약 개발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약하고, 궁극적으로 인류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5-05-09 15:56:04[파이낸셜뉴스] 서울아산병원 연구진이 심부전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인 ‘심근병증’ 발병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밝혀내고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8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심장내과 이상언· 병리과 황희상 교수팀은 심근병증 환자 37명을 대상으로 심장조직 내 특정 위치에서 어떤 유전자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공간 전사체학’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심근병증 발병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 의학연구소인 스크립스연구소·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유럽심장학회지’에 최근 게재됐다. 심근병증은 환자마다 양상이 다양하고 복잡할 뿐 아니라, 환자 한 명의 심장조직 내에서도 세포 구성이나 손상 정도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기존 분석법으로는 조직적으로 복잡한 심근병증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는 최신 분석법인 공간 전사체학은 세포 내 유전자 발현을 분석하는 기존 기술에 조직 내 위치 정보를 결합한 분석법이다. 조직이 정상인 부위나 손상이 있는 부위 등 특정 부위에서 어떤 세포가 어떤 유전자를 발현하는지를 시각화할 수 있다. 이상언·황희상 교수팀은 2018년 1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심근병증 환자 37명과 대조군 7명의 심장조직을 공간 전사체학을 활용해 1만2800개 유전자를 도출해 대규모 분석을 시행했다. 연구팀은 심근병증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세포의 종류뿐 아니라 섬유화·퇴행 등 조직의 손상 양상에 따라 유전자 발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정밀하게 밝혀냈다. 연구팀은 심근병증 환자의 심장조직 중에서도 심장 기능이 비교적 유지된 초기 보상기와 기능이 급격히 저하된 말기 비보상기 상태에서 서로 상반되게 조절되는 유전자들을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TAX1BP3·PFKFB2·CRIP3 등 기존에 심근병증과의 연관성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유전자를 새롭게 규명했고, 이는 향후 심근병증을 유발하거나 진행을 결정짓는 핵심 표적이 될 가능성을 보인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심근병증의 복잡한 병태생리를 전 세계 연구자 누구나 직접 데이터를 탐색하고 활용해 추가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웹 기반 플랫폼을 구축했다. 황희상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교수는 “기존의 유전자 분석이 간과했던 세포별, 부위별 차이를 반영해 심근병증을 분석한 최초의 연구"라면서 "이를 바탕으로 심근병증의 병태생리 기반 정밀진단이 가능해지고 향후 정밀의학 기반 맞춤치료제 개발에도 큰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상언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심근병증은 심부전이나 급사를 초래할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심장 기능 저하에 따른 공통된 생리적 반응을 조절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심근병증의 다양한 병리적 양상과 세포 반응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기반 데이터를 구축한 데 의의가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궁극적으로 심근병증 자체를 표적하는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연구중심병원 육성 연구개발 사업과제’ 지원을 받아 시행되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5-08 09:48:37[파이낸셜뉴스] 조현병의 원인 규명에 한 걸음 다가선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은 조현병 환자의 뇌에서 ‘반응성 별아교세포’의 활성 증가를 뇌영상 촬영을 통해 최초로 밝혀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김민아 교수팀은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통해 측정한 뇌 속 반응성 별아교세포의 활성 증가와 조현병 환자에서 환청, 망상 등 양성 증상 심각도와의 연관성을 밝혀낸 연구결과를 13일 발표했다. 과거에 정신분열병으로도 불렸던 ‘조현병’은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 및 행동과 같은 증상을 특징으로 하며, 사회적 기능 장애를 동반하는 대표적인 중증 정신질환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별아교세포들은 조현병의 병리생리에 관여하며, 특히 전측대상피질에서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화가 큰 환자일수록 조현병 증상이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는 반응성 별아교세포가 조현병 환자의 뇌에서 어떻게 활동하는지를 시각화하고, 이 세포들이 조현병의 양성 증상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조현병 연구에서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별아교세포’는 뇌세포의 절반을 차지하는 주요 신경교세포로, 신경세포를 지지하고 노폐물 제거 및 식세포작용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이 세포들은 뇌의 글루타메이트 조절 및 염증 반응에 관여하여 조현병과 같은 신경정신 질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응성 별아교세포’는 별아교세포가 신경전달물질 조절 이상 또는 뇌 염증 반응 등으로 과활성화된 상태를 나타낸다. 연구팀은 2021년 10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조현병 환자 33명과 건강한 대조군 35명을 대상으로 방사성 동위원소가 표지된 화합물을 사용해 몸의 생화학적 과정을 이미지화하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을 통해 조현병 환자의 뇌 속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도를 측정·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조현병 환자들은 건강한 대조군에 비해 전측대상피질과 좌측 해마에서 더 높은 표준 흡수 값 비율을 보였다. 이는 건강한 대조군과 비교해 조현병 환자에서 반응성 별아교세포의 활성화가 증가했음을 나타낸다. 전측대상피질은 인지 및 감정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해마는 기억 형성에 필수적인 뇌 영역으로, 이들은 조현병의 신경생물학적 메커니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전측대상피질에서의 표준 흡수 값 비율은 조현병 환자의 조현병 양성·음성 증후군 척도(PANSS) 점수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여,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화가 큰 환자일수록 조현병 증상이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반응성 별아교세포의 활성 증가가 환청 및 망상과 같은 조현병 양성 증상의 심각도와 연관돼 있는 것을 의미한다. 전측대상피질과 해마의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 증가가 조현병 병태생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전측대상피질의 염증 반응과 글루타메이트 조절 이상이 환청, 망상 등 조현병 증상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민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조현병 환자에서 관찰된 반응성 별아교세포의 활성 증가가 뇌 염증반응과 글루타메이트 조절 이상을 반영하며, 이 변화가 조현병 증상의 원인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며 “이는 신경교세포 수준에서 조현병의 병태생리 기전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5-13 10:05:02[파이낸셜뉴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가 지난 2016년 세계적인 출판사 ‘스프링거(Springer)’에 저술하며 학계의 큰 관심을 받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연구 입문 교과서가 최근 8년 만에 개정판으로 발간됐다. 8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김 교수는 초판의 내용에 더해 최근 약 10년간 발견된 헬리코박터 관련 최신 지견을 모든 챕터에 추가했다. 이를 위해 1년 이상의 시간을 집필에 투자, 61개의 챕터에 걸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대해 집대성한 이번 개정판을 발간했다. 김 교수는 한국인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과 위암의 연관성을 밝혀내는 등 수많은 연구를 진행하며 30년간 150편 이상의 헬리코박터 관련 논문을 발표한 세계적 석학으로 꼽힌다. 헬리코박터균을 발견해 노벨의학상을 받은 마샬과 워렌의 이름을 딴 ‘마샬 & 워렌 연구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하기도 했다. 김나영 교수는 2016년 대한한림원 우수서적으로 지정된 본인의 저서 한글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각국의 학자들과 협업해 세계인을 대상으로 발전시켜 스프링거에 연구 입문 교과서로 발간한 바 있다. 이 서적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역학, 기전과 병태 생리, 진단, 증상, 질환, 항생제 내성, 치료, 재발현과 재감염, 동물모델까지 전 분야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자세히 다루며 오랫동안 헬리코박터 연구를 희망하는 학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서적으로 꼽혔다. 이 인기에 힘입어 스프링거 측에서는 김나영 교수에게 개정판 집필을 통해 최신 지견을 업데이트 해줄 것을 요청하며 이번 2판이 나오게 된 것이다. 스프링거와 같은 저명 국제 출판사에서 저자에게 개정판을 먼저 요청하는 것은 서적의 인기와 학술적 의미가 모두 뛰어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초판에서 추가된 주요 내용으로는 △수술한 후 위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진단 방법과 주의점 △헬리코박터와 뇌 질환, 대장질환의 연관성 △헬리코박터 제균이 위 점막 세균 및 장내세균에 미치는 영향 등이 있으며, 김나영 교수의 전문 분야인 성차의학을 헬리코박터균 감염에서 바라본 관점도 수록돼 있다. 김 교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과 인체의 중심축이 되는 장내 생태계의 연관성은 물론, 이로 인해 영향을 받는 전신 질환 등에 대해 다각도로 깊이 있게 기술했다”며 “이 책을 통해 많은 연구자들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비롯한 인체의 수많은 균과 우리 몸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4-08 09:11:20[파이낸셜뉴스] 젬백스앤카엘은 진행성핵상마비(이하 PSP) 치료제 GV1001의 국내 2상 임상시험 환자모집을 완료했다고 28일 밝혔다. 2상 임상시험은 78명의 PSP 환자를 대상으로 위약군과 시험1군(GV1001 0.56mg), 시험2군(GV1001 1.12mg)으로 나눠 6개월 동안 질환의 중증도 개선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다. 서울의대 신경과 이지영 교수를 연구 책임자로 서울대학교병원 운영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경희대학교병원에서 진행 중이다. 이번 임상시험은 국내 최초의 PSP 임상시험이다. 임상시험의 마지막 환자가 등록됨에 따라 9월 말경이면 모든 환자의 투약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젬백스는 PSP 2상 임상시험 결과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되면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아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PSP 치료제 GV1001은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조건부 허가를 위한 심사가 빠르게 진행되며 허가를 받을 경우 시판허가일로부터 4년간 독점권이 부여된다. PSP는 비정형 파킨슨증후군에 속한다. ‘핵상마비’는 신경핵 이상으로 인한 안구운동의 기능이상을 뜻하는 말로, PSP는 눈동자가 점진적으로 잘 안 움직이는 것이 특징적인 증상이다. 이 외에 파킨슨병과 같이 보행장애, 강직, 떨림, 인지 저하 등의 증상이 동반되지만, 파킨슨병에 비해 병의 진행 속도가 빠르고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신경퇴행성질환이다.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타우 단백질 손상으로 인한 신경염증과 신경세포 사멸이 일어나는 등 알츠하이머병과 병태생리학적으로 유사하다. 젬백스는 타우 병증 형질전환 쥐 대상 전임상시험에서 GV1001이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와 응집을 억제해 운동능력과 인지기능을 개선하는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젬백스는 이번 임상시험을 종료한 환자를 대상으로 희망자에 한해 12개월의 연장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다. 연장 임상은 기존 임상과 달리 대상자 모두 GV1001 1.12mg을 12개월 동안 투여받는 단일군 임상시험이다. 젬백스는 이를 통해 GV1001의 장기 투여 효과에 대한 추가 데이터도 확보하게 된다. 글로벌 PSP 임상시험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PSP 2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했다. 젬백스는 미국 임상시험 사전작업에 돌입했으며, 유럽과 영국에서도 2상 임상시험 신청을 준비 중이다. 젬백스 관계자는 “PSP는 파킨슨병보다 증상 조절이 힘들고, 아직 전세계적으로 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없어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질병”이라며 “2상 임상 완료가 임박함에 따라 세계 최초의 치료제 상용화 시기도 가까워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2024-03-28 15:10:09[파이낸셜뉴스] 천식은 만성기도염증을 특징으로 다양한 임상증상을 보이는 만성호흡기질환이다. 여러 원인에 의해 기도과민성으로 인한 기도 수축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가변적인 호기 기류 제한과 천명(쌕쌕거리는 소리),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고대안산병원 호흡기내과 김유진 교수는 "천식이 진행되면 병의 후기에는 기류 제한이 가역적이지 않고 지속적일 수 있다"며 "반복적인 약제 중단 등 불충분한 예방 및 치료로 인해 질환의 악화뿐만 아니라 사망에도 이를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한 치료 및 위험인자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5일 조언했다. 국내 천식 유병률은 3.4~4.7% 정도로 수십 년 동안 어린이나 고령층 모두에서 증가하고 있다. 이는 비염, 습진과 같은 알레르기질환의 증가와 비례하고 있다. 천식은 생활습관이 서구화되거나 도시화되면 증가하며, 전 세계적으로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천식은 유전적 소인과 환경인자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한다. 천식 환자의 25~80%가 가족력이 있다. 알레르기천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환경적인 요인으로는 알레르기항원(집먼지진드기, 반려동물, 바퀴벌레, 곰팡이 등), 감염, 직업적 감작물질(작업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천식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 약제, 흡연, 실내 오염, 특정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 등이 있다. 그러나 알레르기천식 외에 비알레르기천식, 성인천식, 지속적인 기류 제한을 동반한 천식, 비만을 동반한 천식 등에 대해서는 다양한 병태생리학적인 기전, 바이오마커 등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천식의 진단을 위해서는 증상만으로 판별이 어려우므로 다양한 양상의 천명,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기침 등의 전형적인 증상이 있는 경우 폐기능검사, 기관지유발검사를 시행해 가변적인 호기 기류 제한을 확인해 진단할 수 있다. 천식 치료 약제는 조절제와 증상 완화제가 있다. 조절제는 항염증 효과를 통해 천식 증상이 조절되도록 장기간 매일 꾸준히 사용하는 약제이고, 증상 완화제는 신속히 기도를 확장해 증상을 개선하는 약제로 필요할 때만 사용한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1-05 15:37:56[파이낸셜뉴스] 젬백스앤카엘의 GV1001 국내 임상시험이 시작된다. 21일 젬백스에 따르면 지난 20일 서울대학교병원 운영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에서 PSP 치료제 GV1001의 2상 임상시험 첫 환자 등록이 완료됐다. PSP 임상시험은 서울의대 신경과 이지영 교수를 연구책임자로, 보라매병원을 비롯해 서울대학교병원, 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경희대학교병원에서 진행된다. PSP 환자 75명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GV1001 0.56mg 또는 1.12mg을 피하투여 해 질환의 중증도 개선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한다. PSP는 비전형 파킨슨증후군으로 파킨슨 형태 중 가장 심각한 질환이다. 병의 진행속도가 빠르고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다. 발병 원인은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으나 타우 단백질 손상으로 인해 뇌 신경세포에 염증이 생기고 신경세포 사멸이 나타나는 등 전형적 신경퇴행성질환인 알츠하이머병과 병태생리학적으로 유사한 부분이 있다. 젬백스는 알츠하이머병 2상 임상시험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한 GV1001이 PSP 치료에도 효과가 있을 가능성을 보고 전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전임상시험 결과, GV1001은 운동능력과 공간인지 능력 회복, 타우 단백질 손상 억제 등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효능을 보여줬다. GV1001은 텔로머라제의 다양한 기능이 동시다발적으로 발현되는 다중기전 약물로, PSP환자의 뇌 면역 환경을 개선하고 염증을 줄이는 기전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임상시험 연구책임자인 서울의대 신경과 이지영 교수는 “치료제가 없어 많은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PSP에 대한 국내 첫 임상시험을 시작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임상시험을 통해 PSP 치료제로서 GV1001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과학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젬백스 관계자는 “첫 환자가 등록된 만큼 임상 환자 모집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치료제가 절실한 환자들에게 빠른 시일 내에 희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젬백스는 알츠하이머병, PSP 등 신경퇴행성질환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국내 2상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글로벌 2상 임상시험은 미국 및 유럽 7개국에서 순항 중이다. 알츠하이머병은 지난달 삼성제약에 국내 실시권을 이전한 바 있으며, 글로벌 기술이전도 검토 단계에 있다. PSP는 글로벌 임상시험에 나설 계획이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2023-06-21 13:3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