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팔순이 넘으셨는데 중증이 아니라서 입원이 안되네요." 29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병원 응급실 앞에서 만난 40대 이모씨는 한숨을 쉬었다. 이씨는 고관절이 아프다는 85세 어머니를 모시고 응급실을 찾았지만 발길을 돌려야 했다. 지난해 이 병원에서 오른쪽 고관절 수술을 받았지만 소용 없었다. 이씨는 "중증이 아니어서 정형외과 진료를 받을 수 없다고 한다. 진료받고 입원할 수 있는 3차병원으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구급차에서 30분씩 대기하는 환자도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 공백이 6개월을 넘어서면서 응급실 부족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 전공의 대신 교수와 전임의들이 응급실을 지키고 있지만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응급실 진료를 보더라도 다른 과에서 환자를 소화할 수 없어 환자들이 병원을 찾아 헤매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추석 연휴 의료 대란이 벌어질 거란 우려도 나온다. 이날 한양대병원 응급실 앞에서는 진료 받으러 왔다가 돌아가는 환자를 볼 수 있었다. 진료를 받기까지 구급차에서 30분 가량 대기하는 환자도 여럿 있었다. 한양대병원은 전날까지 민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지부와 사측이 막판 교섭을 벌이면서 이날로 예정됐던 파업을 피하고 응급실과 외래, 입원 등 정상 진료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환자들은 의료 공백 장기화로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할까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일반 진료를 하지 않는 추석 연휴에 사고가 나지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다친 손녀가 응급실을 거쳐 수술을 받고 있다는 A씨는 "의료 공백이 장기화하는 상황에 갑자기 손녀가 이런 일을 당하니 마음이 좋지 않다"며 "오늘은 다행히 문제 없이 수술을 받고 있지만 퇴원하고 후유증이라도 있으면 당장 응급실을 이용하지 못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파업이 예정돼 있다는 사실은 몰랐다"면서도 "병원 곳곳에 파업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어 불안함이 있었지만 연휴를 앞두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아내가 갑자기 어지럼증을 호소해 병원을 찾은 박모씨(60)는 "오전에 서둘러 왔는데 응급실 들어가기까지 한참을 대기한 것 같다"며 "응급실 이용이 점점 어려워진다고 하면 나이 든 사람들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응급실 진료비 인상에 환자 부담 가중응급실 문턱은 점점 높아지고 있어 환자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다가올 추석연휴에 응급실로 환자가 몰리는 상황에 대비해 거점지역응급의료센터를 추가 지정하고 연휴 기간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를 250%까지 올리기로 했다. 응급실 대란을 막기 위해 다음달부터 경증 환자의 본인 부담금을 진료비의 90%로 인상하기로 했다. 전문의 진료는 물론 응급실을 통한 수술, 처치 수가도 올라간다. 이날 응급실을 찾은 B씨는 "심장이 안좋으면 숨쉬기가 힘들 때가 있어 응급실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응급실 진료비가 오른다고 하면 병원비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모를 모시고 응급실을 찾은 C씨는 "70이 넘으셔서 어머니가 말이 어눌해지시거나 구토 증상같은게 오면 당장 응급실에 갈 수밖에 없다"면서 "대부분은 경증으로 밝혀지지만 자식 입장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몰라 응급실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08-29 15:32:13[파이낸셜뉴스] 보건의료노조가 29일 오전 7시 파업 돌입을 예고했지만 파업에 나서는 62개 사업장 중 59곳의 협상이 타결돼 우려했던 '의료대란'을 피하게 됐다. 새벽까지 협상했지만 타결하지 못한 병원은 조선대병원, 노원을지대병원, 호남권역재활병원 3곳으로 이들 중 조선대병원은 이날 파업에 나서고 두 곳은 파업을 유보하고 교섭에 나선다. 이날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과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파업에 나서기로 했던 사업장 62개 병원에서 95%가 넘는 59개 병원의 임단협이 타결됐다. 앞서 노조측은 △임금 인상 △의사 진료공백에 따른 일방적인 책임 전가 금지 △연차휴가 강제 사용 금지 △불법의료 근절 △업무범위 명확화 △인력 확충 △교대근무자 처우 개선 △주4일제 시범사업 실시 등을 요구 조건으로 내건 바 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전날인 28일 간호법이 입법되는 등 긍정적 영향이 있었고 자정까지 80%가 넘는 곳에서 협상 타결을 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막판까지 협상 끝에 62개 사업장 중 59곳에서 교섭이 성공, 파업이 철회됐다고 설명했다. 이날부터 유일하게 파업에 돌입하는 조선대병원의 경우 임금협상에서 가장 큰 난항을 겪었다. 조선대병원은 타협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전날 지부장이 삭발까지 했지만 노사 간 입장차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조선대병원은 이날 오전 8시 병원로비에서 출정식을 벌였고 오전 10시에는 기자회견에 나설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조선대병원이 파업에 나서지만 환자들의 불편은 사실상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우려할 만한 상황이 생기지 않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8-29 08:50:40[파이낸셜뉴스] 여야의 합의를 거친 간호법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으며 제정된 가운데 간호사가 중심인 보건의료노조의 파업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회는 28일 본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간호법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재석 290명 중 찬성 283명, 반대 2명, 기권 6명으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의료계의 오랜 쟁점이었던 진료지원 간호사(PA 간호사) 의료 행위가 이르면 내년 6월부터 합법화된다. 간호법 제정에 타결 사업장도 속속 등장 이번에 입법된 간호법은 의정갈등으로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을 대신하고 있는 진료지원(PA) 간호사를 법제화하고, 이들의 의료 행위를 법으로 보호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쟁점이 됐던 간호조무사의 학력 제한 폐지 등은 일단 현행 의료법을 유지하고, 부대의견을 수렴해 추후 논의할 예정이다. 간호법은 지난해 5월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가 이번 22대 국회에서 재발의됐다. 당시 폐기됐던 간호법에는 PA 간호사 법제화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보건의료노조는 29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이들은 조속한 진료 정상화,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책임 전가 금지, 열악한 처우 개선, 인력 확충, 주 4일제 시범사업,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환경 마련, 총액 대비 임금 6.4%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자정까지 합의를 하지 않으면 29일 오전 7시부터 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가 주축인 단체기 때문에 PA 간호사의 법적인 지위와 의료 행위를 합법화하는 이번 간호법 제정은 파업에 나설 간호사들을 돌려 세우는 기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당초 노조는 의료인의 처우 개선을 파업 철회의 요구 조건을 내건 바 있다. 이번 총파업에 참여하는 61개 병원 및 사업장 중 국립중앙의료원, 중앙대의료원, 고려대의료원, 이화여대의료원 등 7개 병원 11개 사업장은 합의가 이뤄지며 교섭이 타결됐다. 노사 간 합의가 이뤄진 병원과 사업장은 파업 대열에서 빠지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총파업의 동력이 간호법 제정과 병원들의 타협 노력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전공의들의 이탈로 비상진료체계가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간호사들이 파업 대열에 합류할 경우 의료공백을 넘어 중증 및 응급환자 대응 능력까지 무너지는 '의료대란'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간호사들이 중심이 되는 대대적인 집단행동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현재 노사 간 협의 끝에 타결에 접근하는 병원과 사업장이 늘고 있기 때문에 파업 시한인 이날 자정과 29일 새벽까지 밤샘 타결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타결에 성공하는 사업장이 늘어나면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사업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원래 보건의료노조는 산별 총파업을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조정 신청을 낸 개별 사업장들이 동시에 파업을 하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애초 '총파업'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업장의 노사가 합의를 하면 파업 없이 끝나는 것이고 이날 자정까지, 시간이 부족한 곳은 오전 1~2시까지도 협상해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며 "만약 그때까지도 합의를 못한 사업장들이 있다면 29일 오전 7시를 기해 파업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현장에서 고생하는 보건의료인들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금은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현재 "정치권은 물론 정부도 의료인들의 고충 해결을 위해 힘쓰고 있는 만큼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이 현실화되더라도 필수의료 기능을 유지하고 불편을 줄이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조 장관은 "정부는 지자체와 실시간 모니터링 보고체계를 구축해 파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이 필수업무를 유지하는데 이상징후가 발생할 경우 즉각 보완 조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 "간호법은 '의료악법' 자충수 될 것" 이날 대한의사협회(의협)은 간호법은 '의료악법'이라고 규정했다. 전날 의협은 간호법이 제정될 경우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정권 퇴진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의협은 "간호법은 직역 갈등을 심화시키고 전공의 수련 생태계를 파괴하는 의료악법인 동시에 간호사를 위험에 빠뜨리는 자충수의 법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간호법 제정으로 PA 간호사의 불법 의료행위에 면죄부가 생기고 간호사가 의사 행세를 할 수 있게 됐다"며 "그렇지만 포기할 수 없고, 14만 의사들은 간호사의 불법의료행위로 인한 피해신고센터를 운영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파수꾼으로서의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8-28 14:27:57[파이낸셜뉴스] 오는 29일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이 예고된 가운데 정부는 지금은 의료공백을 최소화할 시점으로 파업이 현실화되더라도 불편을 최소화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지금은 의료공백 최소화 힘 모을 때"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8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 같이 밝히며 "의료현장에서 고생하는 보건의료인들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금은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두 힘을 합쳐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헤아려 달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번 파업이 현실화되면 그동안 보건의료인들이 보였던 헌신과 희생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고, 국민의 생명과 환자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며 보건의료노조가 파업에 나서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간호사가 대다수인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에 나설 경우, 의정갈등 장기화로 불거진 의료공백이 의료대란으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 병원 운영에서 30~40%의 비중을 차지했던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 정책에 반발하며 의료 현장을 떠난 이후 의대 교수들과 간호사 등이 전공의들의 공백을 채워왔기 때문이다. 현재 보건의료노조는 처우 개선과 임금 인상,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다. 조 장관은 "전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쟁점이던 간호법이 여야의 합의로 의결됐고, 이 법이 제정되면 진료지원(PA) 간호사들의 안정적인 업무수행을 뒷받침하고 간호사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정책과 지원체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정치권도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해 이렇듯 힘을 보태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건의료인들과 사용자들도 사태 해결을 위해 서로 양보하고 대화로 풀어가는 모습을 보여달라"며 "정부도 보건의료인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이 현실화되더라도 필수의료 기능을 유지하고 불편을 줄이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조 장관은 "정부는 지자체와 실시간 모니터링 보고체계를 구축해 파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이 필수업무를 유지하는데 이상징후가 발생할 경우 즉각 보완 조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석연휴' 응급실에 대한 집중지원 실시 이날 중대본에서는 '추석연휴 대비 응급의료체계 유지 특별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동네 의료기관이 쉬는 추석 연휴에 응급실로 환자가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추석명절 전후인 9월 11일부터 25일까지 약 2주간을 ‘추석명절 비상응급 대응주간’으로 지정하고 응급의료에 대한 집중 지원 대책을 추진한다. 조 장관은 "이번 추석명절 연휴에는 평년 명절연휴 보다 많은 4000개소 이상의 당직 병・의원을 운영하고 군 병원, 공공의료기관, 특성화병원별로 비상진료체계를 집중 운영하겠다"며 "또 기존 408개 응급의료기관에만 적용되던 ‘응급 진찰료 한시 가산’을 112개 응급의료시설에도 확대해 경증환자를 분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연휴 기간 문 여는 병・의원, 160여개 코로나19 협력병원 및 발열 클리닉, 약국 등 정보를 적극 홍보하고 응급의료포털과 복지부・지자체 콜센터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국민들도 경미한 증상이신 경우에는 응급실이 아닌 다른 의료기관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추석명절 비상응급 대응주간’에는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를 기존 인상분인 150%에서 추가 인상해 현장 의료진에 대한 지원을 더욱 강화한다. 권역센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인건비 지원도 확대한다. 환자의 분산, 조정을 위한 조치도 병행해 'KTAS' 1~2, 즉 중증응급환자만 진료하는 '중증 전담 응급실'을 29개 권역별로 최소 1개 이상 한시 운영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8-28 09:40:17[파이낸셜뉴스] 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가 오는 29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파업이 추석까지 이어질 경우 의료대란도 우려된다. 특히 간호조무사 자격·의료지원(PA) 간호사 업무가 포함된 간호법 제정도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빌미가 되고 있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정갈등 장기화 속에 보건의료노조는 총파업을 결의, 29일부터 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서울대병원 등 '빅 5' 병원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을 전망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전체 조합원 중 약 70%가 간호사다.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나면서 간호사들은 빈자리를 채웠지만 정상화가 멀어지면서 피로와 부담감이 한계 수준에 도달했고 행동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번 총파업에는 노조 소속 61개 사업장(공공병원 31곳·민간병원 30곳)의 조합원(응급실·중환자실 등에 근무하는 필수유지 업무 인력 제외)들이 참여할 전망이다. 노조는 병원들이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며 강제 연차휴가 사용, 무급 휴가, 무급 휴직, 원하지 않는 응급 오프, 부서 이동 등의 불이익을 줬으나 그동안 노동자들은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현장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또 진료지원(PA) 간호사 등도 업무를 하며 버텼지만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에 병원은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 등 요구 조건을 적극 수용하고 정부는 공공·필수·지역의료 살리고 왜곡된 의료체계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정갈등 속에 환자가 크게 줄어든 병원들은 경영난에 처했고 이에 따른 임금체불, 구조조정 등이 이어지면서 노조 측과의 갈등이 지속되는 등 상황은 여러모로 악화되고 있다. 불만이 쌓이면서 총파업에 대한 지지도는 압도적 수준으로 나오고 있다. 노조는 61개 사업장 조합원 2만9705명을 대상으로 지난 19~23일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조합원 2만4257명이 참가한 가운데 2만2101명이 파업에 찬성했다. 찬성률 91.11%를 기록했다.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현재 교수들과 간호사들이 감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간호사들이 파업에 나선다면 의료공백 사태는 심각해질 전망이다. 최근 응급실 마비 사태가 벌어지고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라 병상 부족 우려가 있는 가운데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자칫 의료대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현재 정부는 보건의료노조를 설득하고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5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를 통해 “의료 현장의 혼란으로 고생하는 보건의료노조의 고민과 어려움도 이해하지만 환자와 국민의 불안한 마음을 다시 한 번 헤아려 주길 바란다”며 “정부는 의료정상화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8-26 14:43:44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이달 19∼23일 61개 병원 사업장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한 결과, 91%의 찬성률로 총파업이 가결됐다고 24일 밝혔다. 투표에는 61개 사업장의 총 2만9705명 중 2만4257명(81.66%)이 참여했고, 이 가운데 2만2101명(91.11%)이 찬성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처럼 높은 투표율과 찬성률에는 6개월 이상 지속된 의료공백 사태에 인력을 갈아 넣어 버텨온 조합원들의 절실한 요구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노조의 요구사항은 △조속한 진료 정상화 △불법의료 근절과 업무 범위 명확화 △주4일제 시범사업 실시 △간접고용 문제 해결 △총액 대비 6.4%의 임금 인상 등이다. 앞서 보건의료노조는 임금과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이 결렬되자 지난 13일 중앙노동위원회와 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서를 제출했고, 15일간의 조정절차가 시작됐다. 조정에 실패하면 노조는 오는 29일 오전 7시부터 동시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 공백이 커진 상황에서 간호사와 의료기사 등 다른 보건의료 노동자까지 파업에 나서면 환자 불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15일간의 조정 기간이 만료되는 이달 28일까지 합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만약 사용자 측이 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끝끝내 외면한다면 동시 파업 하루 전인 28일 의료기관별 총파업 전야제를 열고 이튿날부터 동시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동시 파업을 하더라도 환자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환자 생명과 직결된 업무에는 필수인력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각 의료기관에서 환자, 보호자 안내와 설명 등 환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활동도 한다. 보건의료노조는 "6개월 이상 지속된 의료 공백에 따른 경영 위기 책임을 더 이상 보건의료 노동자들에게 떠넘기지 말라"며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끼니를 거르고, 몇 배로 늘어난 노동강도에 번아웃(소진)되면서 버텨온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에 성실하게 교섭하라"고 사용자 측에 촉구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08-24 13:32:39[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사직서 수리 마감 시한(15일)이 지났지만 전공의 대부분이 여전히 수련병원 복귀나 사직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최희선 전국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의료 공백이 심하고 병상 가동률도 떨어진다"며 "특혜를 줬는데도 왜 복직 안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1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시선집중'을 통해 "정부는 전공의들을 일괄 사직 처리하겠다는 입장인데 전공의들과 연락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사직하겠다, 아니면 복귀하겠다는 의사 표현도 안 되고 있어 굉장히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8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후 복귀하는 전공의뿐 아니라 사직하는 전공의에 대해서도 면허 정지 등 행정처분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모든 전공의에 대해 향후에도 처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최 위원장은 이런 상황을 언급하며 "정부, 환자, 국민들 모두 진료 정상화가 하루빨리 되기를 바라고 있기에 고육지책으로 이러한 특혜를 계속 주고 있는 것"이라며 "전공의들이 빨리 결단해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행정처분을 다 철회하고 9월부터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 수련의 길도 열어줬다"며 "굉장히 많은 특혜들을 내놨는데도 왜 복귀하지 않은 것인지 묻고 싶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위원장은 전공의들의 교육 환경이나 근무시간 단축 등 처우개선에 대한 논의와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대 증원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전공의들의 근무시간 단축이나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기 위해서라도 의대 증원을 동의해야 한다"라며 "복귀해서 변화에 대해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공의 중심으로 대형 병원이 운영되는 지금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병원 입장에서는 돈이 더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그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하면 해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전문의 중심이기 때문에 또 수가 등에 대한 문제도 보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 211곳에 소속된 전공의 1만3756명 중 사직서 처리 마감 시한인 15일까지 복귀한 전공의는 40~50명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17일까지 전공의 사직 처리 인원을 확정할 방침이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7-17 14:51:01[파이낸셜뉴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보건의료노조)가 의사들의 집단 진료 거부 중단을 촉구하며 일반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13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오후 6시부터 1시간 가량 범국민 서명운동을 진행했고, 수백명의 시민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와 한국중증질환자연합회는 지난 2월 시작된 의사들의 집단 병원 이탈이 4주째에 접어들면서 환자 피해가 커지자 이달 11일 범국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서명운동은 100만명을 목표로 내달 10일까지 지하철역과 기차역, 버스터미널, 시장, 공원, 병원 등 시민이 많이 모이는 장소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온라인으로는 서명운동 사흘째인 이날 오후 8시까지 6600여명이 동참했다. 오프라인 참여자 수는 매주 금요일에 집계한다. 보건의료노조는 "필수의료를 살리자면서 필수진료를 중단하는 의사들의 모습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며 "국민 생명을 지키면서 올바른 의료정책을 관철해나가는 의료인다운 자세와 행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2024-03-13 20:57:43【 익산=강인 기자】 전국 최초로 의대생 전원 휴학 해프닝과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등으로 대혼선을 빚은 원광대병원에 긴장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의료대란은 아직 벌어지지 않았지만, 병원 내 찬반이 엇갈리면서 내부갈등이 일고 있다. 지난 26일 찾은 원광대병원에는 의사 파업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큼지막하게 수일째 제거되지 않은 채 내걸렸다. 병원 내부 보건의료노조 게시판에 내걸린 대자보는 의사 집단행동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의대 증원을 무산시키기 위한 의사들의 집단 진료중단 사태에 대한 대국민 호소문'이라는 제목으로 게시물이 내걸렸다. 원광대병원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어서 의료계 내부에서도 갈등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해당 게시물에는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진료를 중단한다고 한다. 예약된 수술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입원날짜가 미뤄지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면서 '의대 증원을 무산시키기 위한 의사들의 집단 진료중단은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비윤리적 행위이자 반의료 행위로서 의사 윤리강령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주장이 담겼다.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집단행동에 나선 의사들을 비판한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는 "'돈보다 생명을' 실현하기 위해 언제나 국민 편에서 국민건강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의료공백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원광대병원을 찾았다. 점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의료사태 혼란 속에서도 이날 원광대병원에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많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오갔다. 병원 입구에 들어서며 저마다 자신이 가야 할 진료실과 병동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본관 접수처와 원무과 앞에는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방문객이 가득했지만 혼란스러운 상황은 없었다. 가장 많이 우려되는 응급실도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응급이송 차량이 환자를 태우고 드나들 때 급박한 장면이 보이기도 했지만 일반적인 응급실 모습이었다. 의사가 없어 발을 동동거리는 긴박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병원 내부에서도 일부 진료나 수술이 미뤄지는 차질이 있지만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아직은 의료현장에 남아 환자를 돌보는 전공의가 다수 있었다. 강대강으로 맞서는 상황과 달리 병원 인근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현수막이나 시위하는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원광대병원은 전공의 집단행동 시작과 동시에 전북에서 가장 먼저 사직 행렬에 동참하면서 대혼란이 예상됐지만, 큰 차질은 생기지 않았다. kang1231@fnnews.com
2024-02-27 18:06:20[파이낸셜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가 간호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강화 등을 요구하며 벌인 총파업을 이틀 만에 종료됐다. 보건의료노조는 14일 서울 영등포구 노조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틀간의 산별총파업투쟁으로 노조 요구의 정당성을 확인하고 국민의 지지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환자안전과 불편, 보건복지부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총파업을 이날 오후 5시에 종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복지부와 남은 쟁점에 대한 협의를 계속 진행해 의미 있는 대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제2의 산별총파업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현장교섭을 조속히 타결해 환자 진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번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13일 오전 7시부터 122개 지부, 140개 사업장의 총 조합원 6만여명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필수유지업무에 투입되는 조합원 1만5000명을 제외하면 실제 파업 인원은 4만5000여명이었다.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은 지난 2004년 이후 19년 만으로 6만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였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확대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대5' 제도화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감염병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공공의료 확충 등을 주요 요구안으로 내세웠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보건의료노조는 복지부와 지난 12∼14일 세 차례 면담을 통해 "의료현장의 인력대란과 필수의료·공공의료 붕괴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시행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는 정부측의 입장을 확인했다"고 했다. 다만 보건의료노조는 총파업 대신 의료기관별 현장 교섭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부산대병원 등 일부 의료기관에선 개별 파업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총파업이 이틀 만에 종료되면서 환자들도 한숨 돌리게 됐지만, 진료 공백이 특히 두드러졌던 부산대병원 등에선 파업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혼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3-07-14 19:1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