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복합위기 속에서 보장성 보험 필요성을 절감하는 글로벌 고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소비자의 재정 및 수입 손실에 대한 우려가 가장 높았다. 생애설계 및 실현을 돕는 대출 안전장치로서 '신용보험'도 부각됐다. 5일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은 글로벌 본사 BNP파리바카디프와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기업 입소스(Ipsos)가 보험 보장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도, 대출과 신용보험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살펴본 글로벌 설문조사 '프로텍트 앤 프로젝트 원셀프(Protect & Project oneself)'의 최신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로 3회째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는 3개 대륙(유럽, 중남미, 아시아) 내 21개국 약 2만1000명을 대상으로 보장성 보험, 특히 신용보험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들의 인식과 필요를 다뤘다. 올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예기치 못한 사건이나 사고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는 직전 조사(2021년) 대비 줄었으나 여전히 코로나19가 창궐했던 2019년 수준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2년부터 인플레이션이 코로나19를 대체하는 우려로 인식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응답자들은 국제 분쟁(79%), 기후 변화(76%), 구매력 감소(75%) 등의 복합 위기에 대한 높은 우려를 드러냈다. 라틴아메리카와 아시아 응답자들 사이에서는 실업에 대한 우려가 특히 높게 나타났다(각각 86%, 71%). 개인적인 상황에 있어서는, 글로벌 응답자 4분의 3이 본인 또는 가족의 삶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들 중에서도 ‘재정손실 또는 수입손실’을 걱정한다고 답했다. 특히 글로벌 응답자의 절반은 사망, 실업, 건강상의 이유로 인한 업무 중단과 같은 예기치 못한 상황 발생 시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없다고 답했다. 건강과 관련된 우려는 코로나19 위기 이후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우울증’에 대한 우려가 상승해 정신 건강에 대한 보장 필요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보장 만족도에 대한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약 3분의 2는 “예상치 못한 사건과 사고가 발생했을 때 잘 보장받고 있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반면 “매우 잘 보호받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14%에 불과해 여전히 보장 수준이 충분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특히 정신 건강 및 사망에 대해 더 나은 보장을 필요로 하는 응답자가 늘었다. 한국 응답자의 경우에도 재정손실 또는 수입손실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응답자의 절반 이상(약 60%)은 “사망, 실업, 또는 건강 상의 이유로 인한 업무 중단과 같은 예기치 못한 사건이나 사고 발생 시 생활 수준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보장성 보험에 대한 만족도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7%만이 “매우 잘 보호받고 있다”고 답했으며, 특히 ‘재정손실’ 및 ‘실직’을 더 나은 보장을 기대하는 위험으로 꼽는 등 복합 위기 속에서 보장성 보험의 필요가 한층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인생의 중요한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대출을 받을 의향이 있는 글로벌 소비자는 모든 지역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 구입을 위해 대출을 활용하겠다는 글로벌 응답자의 비율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으며, 자동차 구입 계획이 있는 사람의 수(55%)도 증가했다. 한국 응답자들이 꼽은 대출의 주요 목적은 “부동산 구매 혹은 전세 계약(55%)”으로, 부동산과 관련된 가계대출의 비중이 여전히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응답자들은 대출과 함께 신용보험을 미래 계획 실현을 위한 중요한 솔루션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용보험의 혜택을 묻는 질문에는 보유하고 있는 ‘재산(집, 자동차, 저축 등)을 보호해준다’는 응답이 82%로 가장 높았으며, “예기치 못한 보험사고 발생 시 대출금을 대신 갚아주는 신용보험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글로벌 전체 응답자의 66%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 응답자들의 신용보험에 대한 인지도와 가입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신용보험을 알고 있다”고 답한 한국 응답자 비율은 41%(2019년), 46%(2021년), 48%(2024년)로, 이들 중 “신용보험에 가입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9%(2019년), 11%(2021년), 12%(2025년)로 늘고 있는 것. 신용보험의 혜택을 묻는 질문에는 ‘생활 수준의 유지’(80%),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 보호’(80%), ‘재산(집, 자동차, 저축 등)의 보호’(79%), ‘대출에 대한 안전장치 제공’(77%), ‘마음의 안정’(76%) 등의 순으로 답했다. 오준석 BNP파리바 카디프생명 대표이사 사장은 "복합 위기에 직면한 글로벌 소비자들이 가계 재정 운영의 어려움 속에서도 다시금 생애설계 및 미래 계획 실현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시점"이라며 "가계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대출 상환에 대한 보장공백은 아직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지만, 프랑스, 독일, 일본 등 많은 선진국에서는 신용보험을 통해 그 공백을 채우고 있고 이번 조사를 통해 국내에서의 신용보험 인지도 및 가입율도 지속적으로 상승 중인 것을 확인하게 되어 매우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7-05 13:33:23[파이낸셜뉴스] 기술보증기금이 복합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위해 보증연계투자와 매출채권팩토링 지원을 확대한다. 22일 기술보증기금은 위축된 국내 벤처투자시장을 보완하기 위해 올해 보증연계투자 규모를 750억원으로 확대하고, 상환청구권 없는 매출채권 팩토링 사업을 1000억원으로 늘려 중소기업의 매출채권 조기 현금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보증연계투자는 보증과 함께 직접투자하는 상품으로 창업기업에 80% 이상, 지방기업에 60% 이상 투자함으로써 벤처투자시장의 불균형 해소에 적극 노력할 예정이다. 또 5억원 이내 소액투자 후 경영성과에 따라 추가 투자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해 창업초기기업에 대한 투자기회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한 민간의 안전자산 선호 기조, 투자 회수 가능성 축소 등으로 인해 벤처펀드 결성이 어려워짐에 따라 국내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벤처투자가 부진했다. 이에 따라 기보는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혁신 벤처·스타트업에 스케일업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당초 계획 대비 약 2배 확대한 981억원을 직접투자로 지원했다. 또 기보가 매출채권을 양도받고 중소기업에 직접 자금을 지원하는 매출채권 팩토링 사업도 계획 대비 2배 확대한 800억원을 지원했다. 김종호 기보 이사장은 "기보는 앞으로도 미래전략산업 영위기업에 대한 투자지원을 확대하고, 지자체 및 민간 벤처캐피탈 등과 협업을 강화해 벤처투자 마중물 역할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4-05-22 08:57:42【도쿄=김경민 특파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2일 일본 도쿄에서 사이토 겐 일본 경제산업대신을 만나 산업·통상·에너지 분야 전반에 대한 한일 정상 간 합의사항의 후속 조치와 미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안 장관은 회담 모두 발언에서 "한일 양국은 서로 믿고 유지할 수 있는 파트너로 발돋움하고 있다"며 "현 시점에 글로벌 복합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한일 양국의 긴밀한 파트너십과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사이토 경제산업상은 "일본과 한국은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고 국제 사회에서의 여러 과제에 대한 대응이라는 차원에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높은 보완 관계에 있는 산업 분야, 그리고 해외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 확보, 또 탈탄소 실현 등 양국에는 공동 과제도 많고 협력 잠재력이 높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3월 진행된 한일 정상회담과 셔틀외교 재개 1주년을 맞아 진행됐다. 2018년 이후 6년 만에 상호방문을 통한 정식회담으로 정상외교로 진전된 양국 관계 개선의 후속 조치이다.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양국 간 탈탄소·신에너지 분야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는데 뜻을 같이했다. 일본 측은 우리나라의 무탄소 에너지 이니셔티브(CFEI)에 동참하기로 했다. CFEI는 재생에너지·수소·원전 등 다양한 무탄소에너지원을 기업·산업계 실정에 맞게 폭넓게 활용해 탄소중립을 앞당기려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또 양국 장관은 공급망 안정화가 공통으로 당면한 과제라는 점에 동의하고 정보공유 대화 설립에도 합의했다. 아울러 양국 정부-경제계 간 협력을 장려해 나가기로 했다. 한일 경제인회의, 재계회의 등 경제단체 간 협력을 촉진해나가는 한편, 상호 투자기업 지원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와 SJC(Seoul-Japan Club), 경제산업성과 주일한국기업연합회 간 정기적 소통채널을 구축·운영하기로 했다. 한일중 3국 간 경제통상 협력도 강화한다. 일본 측은 올해 3국 간 협의 중인 제13차 한일중 경제통상장관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주최국인 우리 정부를 지원한다. 상반기 내 추진 중인 한미일 산업·상무장관회의를 위한 공조도 강화한다. 이밖에 양 측은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제도 등 WTO 체제 개혁을 위한 협력도 약속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4-22 17:00:35세이브더칠드런은 올해도 한부모 가정 등 복합 위기에 처한 다양한 유형의 가정을 지원하는 ‘복합위기가정 아동 맞춤형 후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고 7일 밝혔다. 이를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2일 대상과 조부모가정 아동 맞춤형 결연 후원 협약을 맺었다. 대상은 지난 2021년부터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저소득 조부모가정 아동 지원 DREAM 사업에 3년간 3억원을 후원한 바 있다. 이번 재협약을 통해 대상은 오는 2026년까지 3억원을 더 추가로 후원한다. 정태영 세이브더칠드런 총장은 “아동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보호받을 수 있도록 따듯한 관심과 지원을 보내주신 대상에 감사드린다"며 "이번에 전달받은 후원은 저소득 조부모가정 아동이 처한 어려움을 해소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2-07 12:56:18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본위원회가 6일 개최된다. 지난해 6월 한국노총의 불참선언 이후 경사노위의 존재감은 없었다. 다행히 지난해 11월 한국노총이 전격적으로 경사노위에 복귀하면서 사회적 대화의 물꼬가 트인 것은 다행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사실상 첫 노사정 사회적 대화의 장이 열리는 셈이다. 경사노위의 정상화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화두는 매우 값지다. 경사노위의 파행은 곧 우리의 극한 혐오와 대립을 상징한다. 진영논리라는 잣대 하나만으로 사람들 간 갈라치기에 매몰되고, 그 결과 모든 정책논의를 물거품으로 만든 게 우리 사회의 현주소다. 이 와중에 사회적 대타협의 상징인 경사노위마저 식물기구로 전락했으니 극한대결로 치닫는 우리 사회에 브레이크를 걸어줄 장치조차 없었다. 경사노위 정상화에 기대가 큰 이유다. 어렵게 정상복구된 경사노위에 제시하는 주문이 많다. 정부와 정치권이 해결 못하는 난제를 경사노위가 뚫어주길 바라는 기대감도 크다. 우리 사회는 현재 정치적 이념이나 학술적 정의로 해결할 수 없는 과제들이 수두룩하다. 그야말로 '복합위기'의 도래다. 저출생과 고령화 문제부터 세대갈등 및 노동력 감소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나아가 특정 집단의 기득권을 확보하기 위한 갈등으로 분석할 사안도 아니다. 한국 경제가 심각한 장기 저성장 국면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도 집단 간 갈등과 혐오로 치닫다간 공멸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경사노위 논의 테이블에 올라갈 의제는 장시간 근로 해소, 인구구조 변화 대응,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일자리 등이다. 그 세부과제는 일·생활의 균형, 계속고용, 산업전환에 따른 고용불안 해소,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꼽을 수 있다.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중대과제인데 현재 갈등과 대립으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이슈들이다. 결국 경사노위는 이념이 아닌 현장 니즈 중심으로 의견수렴에 나서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복합위기는 단순히 노동존중 문화나 기업이익 절대화와 같이 과거의 사고방식으론 풀 수 없는 과제들이다. 그만큼 경사노위를 운영함에 있어서 철저한 의견수렴 과정을 중시해야 한다. 그럼에도 경사노위가 반드시 의미 있는 성과물을 도출하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올해 합의점을 도출하더라도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예산을 확보, 산업현장에 도입되기까지 긴 여정이 남아 있다. 사회적 합의가 늦어져 골든타임을 놓치면 그간의 노력이 퇴색될 뿐이다. 물론 누구나 수긍할 만한 완벽한 대타협을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 사회는 성실한 대화와 협상을 통한 절충안, 즉 타협안이라도 절실한 상황이다. 상대방을 무작정 압도하고 성급한 결과물에 매달리다 보니 극한대립만 팽배하고 손에 쥔 성과물이 없는 현재 상황을 만든 것 아닌가. 대표적으로 계속고용 논쟁이 그렇다. 노동계는 임금손실 없이 안정적인 정년연장 방식을 고수한다. 반면 경영계는 임금부담을 우려해 퇴직 후 재고용 방식을 주장한다. 양측 의견 모두 일장일단이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노동이슈는 국내기업과 외국계 간 경쟁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의 일자리 대체라는 불확실성에 맞닥뜨려 있다. 기존 사고방식을 떨어내고 절충안을 추구해야 공멸이 아닌 공존에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2024-02-04 19:08:41[파이낸셜뉴스] 예멘의 시아파로 구성된 후티 반군이 초크포인트(Choke point)인 홍해에서 민간선박을 상대로 위협하고 심지어 공격까지 감행하면서 글로벌 해상교통로(SLOCs: Sea Lane of Communications)의 정상적인 기능이 도전에 직면한 상태다. 물류업체인 퀴네앤드나겔에 따르면 총 330척의 민간선박이 후티 반군의 위협에 노출되었다고 할 정도로 후티 반군발 해상교통로 위협은 이미 심각한 수준에 와있다. 전 세계 컨테이너의 20%가량이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거쳐 운송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후티 반군의 해상 위협은 ‘중동 지정학’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지정학’ 차원으로 비화된 상태다. 미국이 다국적 해군으로 구성된 임무조직인 CTF-153을 강화하여 이에 대응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러한 심각성을 인식한 결과다. 한편 해상교통로 차단 문제는 신냉전의 부정적 파급효과라는 측면과 복합위기라는 속성을 내재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일회성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발 빠른 대응으로 당장 후티 반군의 활동이 위축되더라도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역학에 있다는 의미다. 특히 신냉전이라는 과도기적 질서 속에서 규칙기반 질서가 도전받는 가운데 해상교통로도 위협을 받는 연쇄구조에 놓여있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더욱이 식량안보, 보건안보, 기후안보, 기술안보, 경제안보, 군사안보, 핵안보 등 다양한 유형의 안보가 모두 연결되는 복합위기에 맞물려 해상교통로를 장악하려는 기제가 부상하고 있다. 해양의 주요 길목을 차단하면 이 같은 다양한 안보 역학에서 주도권 장악을 통해 전략적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해양이라는 공간을 이용하여 복합위기를 가중시키려는 셈법이 작용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한국은 지리적으로 반도국가이기에 해양국가를 지향하지 않으면 국익 확장은 고사하고 코앞의 국익도 지켜내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다. 한국은 지금까지 지리적으로는 해양국가지만 정책적으로는 반도국가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독자적 인도-태평양전략을 전격 가동하고 있는 현재는 한국이 반도국가에서 해양국가로 태세를 전환하기에 최적의 시기다. 이러한 국가성격 규정 대전환은 해상교통로 수호가 중요해진 시기라는 환경을 고려한다면 한국이 주도하는 포괄적인 해양 거버넌스 설계와 추진에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한국에게 해상교통로는 단순한 운송로를 넘어 국익과 번영의 핵심통로다. 경제와 안보가 융합되는 경제안보 시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해양은 안보 문제의 대상영역이기도 하다. 문제는 신냉전이라는 국제질서와 연동되어 해상교통로의 위기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 문제가 되었던 말라카 해협이나 소말리아 인근 해역뿐 아니라 남중국해, 동중국해, 나아가 북극해까지 해상교통로 차단의 역학에 빠질 수 있다. 과거에 당연하게 여기고 사용해 오던 해상교통로가 신냉전 시대에는 더 이상 당연한 것으로 치부할 수 없는 역학으로 치닫고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해상교통로가 한국에게 차지하는 중요성과 비중을 고려하면 한국이 홍해의 해상교통로 보호에 나서는 것은 미국 요청에 의한 ‘수동적 반응’이 아닌 주도적 역할 모색이라는 ‘능동적 설계’에 기반해야 한다. 이러한 능동적 해양안보 설계는 한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의 승수효과 차원에서도 적실성이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은 청해부대를 넘어선 ‘청해부대+α’형 해외파병 아키텍처를 구상하며 해양전략을 획기적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1-04 10:34:39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내년도 정기인사에서 그룹을 이끌던 4명의 부회장단을 2선으로 이동시키면서 반도체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비하는 고강도 쇄신카드를 꺼내 들었다. 부회장단이 7년간 SK그룹을 재계 2위로 성장시키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지만 지속되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그룹 전반의 실적악화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수뇌부의 전면적인 교체를 통한 긴장감과 혁신 DNA 강화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수뇌부 쇄신…7년 전 닮은꼴7일 SK그룹에 따르면 이번 인사에서 물러난 60대 부회장단 후임으로 선임된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장용호 SK실트론 사장,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은 모두 1964년생으로 50대다. 기존 부회장단 평균 나이(61.3세)보다 두 살 이상 젊어졌다. SK그룹 수뇌부의 세대교체는 최 회장의 강한 의지가 깔려 있다. 재계 관계자는 "부회장단이 그룹 외연을 확장하는 데 기여를 했으나 최근 복합위기 속에 새로운 대응과 새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게 최 회장의 의중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K CEO 세미나'에서 2016년 이후 7년 만에 '서든데스' 위험을 언급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에도 미국 워싱턴DC 인근에서 열린 '2023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기조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젊은 경영진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는 지난 2016년과 판박이다. 최 회장이 서든데스를 언급했던 2016년 당시 SK그룹은 연말 인사에서 주력 사장단을 50대로 전면 교체했다. SK㈜사장이었던 조대식 의장이 SK수펙스 의장을 맡았고, 김준 SK에너지 사장과 박정호 SK㈜ C&C 사장이 각각 SK이노베이션 사장, SK텔레콤 사장으로 보임됐다. 60대였던 김창근 수펙스 의장과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 김영태 수펙스 커뮤니케이션위원장 등은 2선으로 물러났다. 일각에서는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이어지자 SK그룹이 투자 등과 관련해 속도조절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SK그룹은 2016년부터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2017년 SK실트론 인수(6200억원), 2018년 대규모 배터리 투자, 2020년 SK넥실리스 인수(1조1900억원), 2021년 인텔 낸드부문 인수(11조원) 등 굵직한 투자들을 진행했다. SK그룹이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와 합작한 블루오벌SK 투자금만 5조원이 넘는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금리인상 및 경기침체 등으로 투자를 크게 늘린 부분이 리스크로 다가오는 상황"이라며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렸다면 앞으로는 주변도 같이 둘러보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요 계열사 대표 교체로 새바람주요 계열사 CEO들도 대거 교체됐다. SK㈜와 SK이노베이션뿐 아니라 SK에너지, SK엔무브, SK온,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등 7개사의 대표가 바뀌었다. SK는 SK실트론 사장에 이용욱 SK㈜ 머티리얼즈 사장, SK에너지 사장에 오종훈 SK에너지 P&M 사내독립기업(CIC) 대표, SK온 사장에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사장을 각각 선임했다. 또 이동으로 자리가 빈 SK㈜ 머티리얼즈 사장에는 김양택 SK㈜ 첨단소재투자센터장, SK엔무브 사장엔 김원기 SK엔무브 그린성장본부장이 각각 보임됐다. 특히 이석희 대표의 복귀가 눈에 띈다. 그는 인텔,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를 거쳐 SK하이닉스 D램 개발부문장과 사업총괄(COO) 등을 역임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3월 SK하이닉스 대표에서 물러난 뒤 1년9개월 만에 현업으로 복귀해 배터리 사업을 책임지게 됐다. 그룹의 최고협의기구인 SK수펙스는 최창원 의장 외에도 지동섭 SK온 사장을 SV위원회 위원장에, 정재헌 SK텔레콤 대외협력담당 사장을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에 각각 신규 선임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SK 관계사들이 '또 같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경영 인프라 구축 및 변화관리 구축에 방점을 뒀다"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3-12-07 18:27:19[파이낸셜뉴스] 김기남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이 14일 서울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대한민국 2040: 대체불가의 나라'라는 주제로 열린 'IS4T 포럼'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 회장은 "불확실한 글로벌 복합 위기에 대한 선제적 대처를 위해서는 우리가 집중해야 할 핵심 영역 선정 및 정부와 기업 등 관련 주체 간의 연결과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공학한림원 제공
2023-11-14 16:26:33[파이낸셜뉴스] 기술보증기금이 직접금융을 통해 중소벤처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올해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총 2922억원의 P-CBO를 발행했다. 8일 기술보증기금에 따르면 P-CBO는 중소벤처기업의 회사채를 기초로 발행하는 유동화증권이다. 기보 보증을 통해 초우량등급(AAA)으로 상향해 자본시장에 매각함으로써 기업이 필요자금을 저리에 조달할 수 있다. 기보는 올해 신규자금 2047억원 및 기존 회사채 차환자금 875억원 등 총 2922억원을 229개사에 지원했다. 신규 지원 기준으로는 기업당 최소 3억원부터 최대 70억원까지 평균 16억원이다. 특히, 전체 신규 발행금액의 75% 이상을 초격차 미래전략산업 기업과 벤처·이노비즈기업에 지원하는 등 미래기술·산업주도권 선점·기술혁신 관련분야에 정책적 지원을 집중했다. 또 기보는 2011년 유동화회사보증 도입 이후 최초로 창업투자회사에 대한 P-CBO 지원제도를 마련해 신규 지원했다. 기보가 발행하는 P-CBO는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통해 기업의 안정적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점 등을 높이 평가받아 사회적채권(Social Bond) 최고 평가등급인 '소셜 1(Social 1)'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이는 전액 ESG채권으로 공모 발행해 한국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다. 내년에도 기보는 P-CBO 발행 규모를 확대, 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지원하고 복합 경제위기 극복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김종호 기보 이사장은 "P-CBO는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중소벤처기업이 직접금융시장에서 장기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라며 "기보는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수단 다양화와 장기유동성 지원을 위해 P-CBO 발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3-11-08 09:11:5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9일 기준금리를 6회 연속 동결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변수 등으로 물가·경제성장 모두 전망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이른바 3고(高) 현상에 경기부진이 이어지면서 한은이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시장에서는 "금리인상이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창용 총재는 "금리인하로 이자부담이 떨어진다는 생각은 하지 말라"며 매파적 메시지를 던졌다. 만장일치로 '매파적 동결'을 해왔던 금통위가 이번에는 향후 금리전망을 두고 의견차를 보여 복합위기 속 통화정책 결정권을 가진 한은의 고충을 보여준다는 평이다. ■가계부채·물가·성장 복합위기에 발 묶인 한은 기준금리 3.50% 동결금통위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3.50%로 동결했다. 지난 2월부터 4, 5, 7, 8월까지 6회 연속 동결이다. 이날 금리동결로 다음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미국(5.25~5.50%)과의 금리 차는 상단 기준 2%p로 유지된다. 금통위의 이날 결정은 경기부진에 고물가가 더해지는 '스태그플레이션'에 가계부채까지 늘어나며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 증가 흐름도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스라엘·하마스 충돌로 국제유가가 급등해 물가상승률 경로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 3%대 초반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되 올해와 내년 각각 3.5%, 2.4%로 예상했던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 상향 조정을 시사했다. 이창용 총재는 간담회에서 "지난 8월 전망 때보다 물가상승률 하락 속도가 늦어지지 않겠냐는 것이 금통위원들의 중론"이라며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와 관련해 향후 몇 주간의 상황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성장률과 관련해서는 지난 8월 전망치(1.4%)에 부합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주요국 통화긴축 장기화,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불확실성에 향후 금리전망 엇갈려…이창용 '빚투'에 작심 경고만장일치로 동결하되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매파적 동결' 기조도 흐트러졌다.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물가안정에 방점을 찍고 향후 3개월 내 금리를 3.75%로 올릴 가능성을 열어둔 반면, 한 명은 연내 금리인하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총재는 "6명 중 1명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향후 금리를 올릴 수도, 낮출 수도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며 "다른 5명 금통위원은 불확실성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도 늦춰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8월 회의보다 긴축 기조를 더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5명 중 1명의 금통위원은 가계부채 문제가 악화되지 않도록 선제대응해야 한다며 강경한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이 총재가 직접 나서 경고했다. 이 총재는 "자기 돈이 아니라 레버리지(대출을 일으켜)로 투자하는 분들이 많은데 금리가 떨어져서 비용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점에는 경고를 한다"며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 총재는 "미국도 고금리 장기화를 말하고 있고 여러 가지 경제상황을 볼 때 금리가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고 보면 안 된다"며 "(부동산 투자가) 본인의 능력 안에 있는지, 밖에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100% 이하로 떨어뜨려야 하고, 필요시에는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부채축소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에는 11월 30일 기준금리 결정만 남겨둔 가운데 한국은행이 당분간 '동결'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 총재 또한 "전반적으로 미국의 고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보고 있고, 우리 금리도 상당 기간 긴축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문수 기자
2023-10-19 18: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