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 등장했던 괴수 조형물이 한강공원에서 철거됐다.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게 폐기 이유다. 4일 서울시는 여의도한강공원에 있던 '괴물' 조형물을 10년 만에 철거했다. 시는 이날 오전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제기됐던 한강공원 내 괴물 조형물을 폐기 처분했다. 괴물 조형물은 지난 2006년 1천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 등장하는 괴물을 높이 3m, 길이 10m로 재현한 것이다. 괴물 조형물은 철거 직전까지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사이에 전시됐다. 당초 한강에 스토리텔링을 연계한 관광 상품을 만들자는 차원에서 2014년 조성됐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흉물 취급을 받았다는 게 철거 이유다. 시는 애초 영화 박물관 등으로 조형물을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영화제작사의 반대로 완전 철거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괴물 조형물의 소유권은 서울시에 있으나 캐릭터에 대한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는데, 영화사 측에서 철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철거 비용은 998만5000원이 소요됐다. 시는 이번 괴물 조형물 철거와 함께 오는 8월까지 한강공원에 있는 45개의 모든 조형물에 대한 관리 실태 점검에 나선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4-06-04 16:47:11[파이낸셜뉴스] “영화는 관객이 봐야 그 존재 이유가 있다. 한 스토리텔러가 말하길 어떤 스토리가 나빴다면 자신의 잘못이지만, 그게 좋았다면 관객 모두의 이야기라고 했다. 어떤 영화가 좋은지는 결국 관객에 달려 있다.” 1.2배나 1.5배속으로 콘텐츠를 빠르게 소비하는 시대, 79세 노장 감독은 마치 경건한 의식을 치르듯 이같이 말했다. 백발의 호주 거장 조지 밀러(79) 감독이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이후 9년만에 신작 ‘퓨리오사:매드맥스 사가’를 내놓는다. 그는 자신의 출세작 ‘매드맥스’ 3부작(1979~1985)을 70세의 나이에 다시 성공적으로 부활시킨 주역이다. '퓨리오사'는 다음달 개막하는 제77회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5월 국내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처음 방문한 밀러 감독은 15일 내한 기자회견에서 “처음 스토리를 만드는 것만큼 배급을 통해 관객이 영화를 보고 반응하기까지 그 모든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퓨리오사’ 막바지 후반 작업 중에 한국에 달려온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40년간 내 영화를 배급한 워너브러더스가 한국은 정말 중요한 국가라고 말했다”며 “이틀간 한국에 있다가 호주에 가서 마지막 믹싱을 마무리한 뒤 사운드와 영상을 합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한국을 알게 됐다”는 그는 한국 관객의 높은 영화지식을 언급하며 영화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는 영화제가 그 어느 나라보다 많고, 도시마다 영화제가 있다고 들었다”며 "영화제는 사람들로 하여금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게 만든다. (그 덕에) 한국은 정말 흥미롭고 대단한 감독도 많이 배출했다”고 부연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신작을 들고 그동안 자주 찾았던 칸영화제를 다시 가게 된 것은 또 다른 기쁨이다. 그는 "나는 사전정보없이 영화 보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전 세계 관객이 서로 함께 영화를 보는 경험이 좋기 때문에 다시 (칸에) 가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영화제에서 다른 영화 감독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아주 즐거운 일이다. 제 조감독이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 참여한 인연이 있다. 봉 감독과는 칸에서 함께 저녁을 먹을 기회가 있었다. 그때 나도 함께 작업한 바 있는 틸다 스윈튼도 동석했었다”고 돌이켰다. “봉 감독이 ‘기생충’으로 호주에 왔을 때 다시 만났는데, 그때 내가 봉감독을 인터뷰했다. 어제는 봉감독이 나를 인터뷰했다. 업적을 세운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아주 많은 것을 배우는 좋은 기회”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퓨리오사' 18년의 시간 다룬 프리퀄 ‘퓨리오사’는 주인공 퓨리오사의 어린 시절부터 전작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시점 직전까지 18년의 세월을 다룬 프리퀄(기존 작품보다 앞선 시기의 이야기를 다루는 속편)이다. 밀러 감독은 전편과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분노의 도로’가 3일간 일어나는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전달했다면, 이번 ‘퓨리오사’는 녹색의 땅에서 납치당한 순간부터 ‘분노의 도로’에 이르기까지 18년의 서사를 다룬다”고 비교했다. “‘분노의 도로’라는 이야기를 구현할 때 맥스, 퓨리오사 그리고 다른 폭군의 이야기까지 다 정리하고 반영했다. 그때 영화가 잘돼 퓨리오사 이야기를 하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며 즐거워했다. “사막 위 추격신을 담은 전편보다 이번 시리즈는 사람들 간 상호작용이 있다 보니까 아무래도 대사가 더 많다. ‘매드맥스’ 팬들에겐 생경하면서도 친숙하리라 본다. (개봉을 앞둔 지금) 약간 떨린다. 감독들은 다 그렇다. 아이를 낳아서 그 아이를 데려와 세계로 내보내는 느낌이다. 관객들이 많은 것을 느끼길 바란다.” 한편 봉준호 감독은 지난 14일 조지 밀러 내한 기념 스페셜 GV에 함께했다. ‘퓨리오사’의 푸티지 영상을 관람한 봉 감독은 “말할 필요가 없다. 너무나 압도적인 흥분감(을 일으킨다). 감독님까지 모시고 이 장면들을 본다는 것은 그야말로 가장 영화적인, 시네마 자체의 흥분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드맥스’ 시리즈의 광팬이라고 밝힌 그는 “‘매드맥스2’의 멈추지 않는 질주와 속도감과 액션들에 완전 반해 있었기 때문에 ‘설국열차’를 찍을 때 그 느낌을 많이 생각했다”라며 “이같은 폭주의 에너지를 조지 밀러 감독님만큼 잘 표현하는 분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팬심을 드러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4-16 20:00:58[파이낸셜뉴스] 복제인간의 이야기를 그린 봉준호 감독의 할리우드 신작 '미키 17'의 개봉일이 확정됐다. 14일 배급사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에 따르면 '미키 17'은 내년 설 연휴 첫날인 1월 28일 전 세계 최초 국내 개봉한다. 애초 올해 3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할리우드 파업 사태 여파 등으로 연기됐다. '미키 17'은 봉 감독이 '기생충'(2019) 이후 처음 내놓는 작품으로, 할리우드 톱스타 로버트 패틴슨과 한국계 스티브 연이 주연했다. 연은 올해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2022)로 골든글로브상과 에미상을 거머쥐며 할리우드 내 입지를 드높였다. '미키 17'은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이 원작이다. 워너브러더스 측은 "독창적인 이야기와 캐릭터,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유머, 뛰어난 제작으로 모두를 놀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3-14 10:29:05[파이낸셜뉴스] 여성감독의 데뷔작이 영화계 최고 권위의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상) 작품상 후보에 오르는 파란이 연출됐다.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36) 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 이야기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23일(현지시간) 제96회 아카데미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로 '패스트 라이브즈'를 호명했다. 이 영화는 '오펜하이머', '바비, '아메리칸 픽션', '추락의 해부',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바튼 아카데미', '플라워 킬링 문', '가여운 것들', '존 오브 인터레스트' 등 9편과 작품상을 놓고 경쟁한다. 또한 한국계 또는 한국인 감독 영화로선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2021년 한국계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 이후 세 번째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과 '해성'이 24년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운명적인 이틀을 그린 작품이다. 송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직접 각본을 써서 연출한 데뷔작이다. 영화의 상당 부분이 한국에서 촬영됐으며, 대부분의 대사가 한국어로 이뤄져 있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그레타 리가 12살에 캐나다로 이민을 떠난 여주인공 '나영'을, 독일에서 나고 자란 한국배우 유태오가 첫사랑 상대인 나영을 그리워하다 그를 애타게 찾아가는 '해성' 역을 맡아 열연했다. 앞서 유태오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남우주연상 후보에 지명돼 오스카 연기상 후보 지명도 기대했으나, 두 배우 모두 연기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다. 그레타 리는 앞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드라마 부분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비영어권 영화상까지 5개 부문에 올랐던 이 영화의 수상은 불발됐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지난 1월 제39회 선댄스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후 화제작으로 급부상한 데 이어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며 “의심할 여지없이 올해 최고의 영화이자 오스카 시상식 유력한 경쟁작”(더 타임즈)이라는 격찬을 받았다. 이미경 CJ ENM 부회장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미국의 유명 독립영화사 A24와 함께 제작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감독 겸 각본가인 셀린 송은 배우 송강호를 발굴한 영화 '넘버3'(1997)를 연출한 송능한 감독의 딸이기도 하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 올라 '엘리멘탈',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유니버스' 등과 경쟁한다.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3월 10일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1-24 08:44:06[파이낸셜뉴스] 감독 봉준호, 가수 윤종신, 배우 김의성 등 문화예술인들이 1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과정에서 불법이 없었는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보도윤리에 어긋한 기사 삭제 등을 촉구하고 “이선균 방지법 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예술인연대회의(가칭)가 주관하고 배우 최덕문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는 영화 '기생충'에서 이선균과 작업한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리바운드' 장항준 감독, ‘악인전’의 이원태 감독, 가수 윤종신, 배우 김의성, 최덕문 등이 함께했다. 또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최정화 대표, 한국독립영화협회 고영재 대표, 영화수입배급사협회 정상진 대표,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정상민 부대표,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 유주연 대표, 여성영화인모임 김선화 대표, 한국영화감독조합 장항준 대표,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송창근 사무총장, 한국드라마제작사 배대식 사무총장, 여성영화인모임 소속 곽신애 대표,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장원석 대표 등이 참석했다. 또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위원장과 배우 송강호 등 개인 2000여명이 성명서를 지지하며 뜻을 함께했다. 이선균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10월부터 경찰 수사를 받다가 지난달 27일 숨진 채 발견됐다. 수사 과정에서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사망 전날에는 거짓말탐지기 조사도 의뢰했다. 최덕문은 “이선균 배우의 안타까운 죽음을 마주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첫 노력의 일환으로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참석자 및 제단체 소개, 경과 보고, 성명서 낭독 그리고 일부 제단체 발언, 향후 계획 순으로 진행됐다. 장원석 대표는 경과보고에서 “이선균 배우의 장례기간 방송, 음악, 영화 등 대중문화계 인사들이 문제의식을 같이했다”며 “29곳 문화예술단체와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배우 송강호 등 2000명의 문화예술인이 성명서 발표에 동참했는데, 이런 비극적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말자는 공감대의 결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 김의성, 감독 봉준호, 가수 윤종신, 감독 이원태가 함께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낭독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지난 2개여월 동안 고 이선균 배우가 아무런 보호장치없이 언론과 미디어에 노출돼 가혹한 인격살인을 당했는데, 진정으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사가 이뤄졌는데, 언론의 보도가 진정한 국민의 알권리였는지"를 되물었다. 마지막으로 한국프로듀서조합 최정화 대표는 향후 계획 발표에서 “속칭 이선균 방지법을 만들기 위해 각 단체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회와 경찰청, KBS 등에 성명서를 전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1-12 11:48:23[파이낸셜뉴스] 봉준호 감독 등 문화예술인들이 고인이 된 이선균 사건과 관련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오늘 오전 11시에 연다. 문화예술인연대회의(가칭)에 따르면 이날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을 발표한다. 이선균 사건의 실체 파악을 요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대회의는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한국매니지먼트연합 등 영화·문화계 종사자 단체 약 30곳이 참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영화 '기생충'에서 이선균과 작업한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이선균과 여행 예능에 함께 출연한 '리바운드' 장항준 감독, '서울의 봄' 등에 출연한 배우 김의성, 가수 윤종신 등이 참석한다. '악인전' 등을 연출한 이원태 감독, 이선균과 '킬링 로맨스'·'화차'에 함께 출연한 배우 최덕문 등도 함께한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선균 사건 관련 수사당국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보도 윤리에 어긋난 기사 삭제, 문화예술인 인권 보호를 위한 현행 법령 개정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연대회의는 "이선균 배우의 안타까운 죽음을 마주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선균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10월부터 경찰 수사를 받다가 지난달 27일 숨진 채 발견됐다. 수사 과정에서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사망 전날에는 거짓말탐지기 조사도 의뢰했다. 이선균의 비보가 전해진 뒤 한 영화제작자는 자신의 SNS에 “이게 어떻게 자살이냐. 타살이지”라고 분노하며 “애도는 하겠다만 수사도 해라. 범인(들)을 찾고 책임을 물어라”라며 애도했다. 또 다른 영화 제작자는 “권력기관의 무분별한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필요하다”는 기사의 한 문구를 인용한 뒤 “그리고, 이선균씨, 부디 평안하기를. 안식을 찾기를요”라고 바랐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1-12 07:50:13[파이낸셜뉴스] 봉준호 감독 등 문화예술인들이 고인이 된 이선균 사건과 관련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9일 문화예술인연대회의(가칭)에 따르면 이들은 오는 12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을 발표한다.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매니지먼트연합, 부산국제영화제, 여성영화인모임 등 영화·문화 단체들로 구성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영화 '기생충'에서 이선균과 작업한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이원태 감독, 가수 윤종신, 배우 최덕문 등이 참석한다. 이들은 이선균 사건 관련하여 수사당국의 철저한 진상규명, 보도 윤리에 어긋난 기사 삭제, 문화예술인 인권 보호를 위한 현행 법령 개정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한편 이선균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10월부터 경찰 수사를 받다가 지난달 27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선균의 비보가 전해진 뒤 한 영화제작자는 자신의 SNS에 “이게 어떻게 자살이냐. 타살이지”라고 분노하며 “애도는 하겠다만 수사도 해라. 범인(들)을 찾고 책임을 물어라”라며 마지막에 “억울함을 호소했던” 이선균의 마약 투약 혐의 사건의 시시비비를 가려내 그의 명예가 어느 정도 회복되길 바라는 심정을 전했다. 또 다른 영화 제작자도 “권력기관의 무분별한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필요하다”는 기사의 한 문구를 인용한 뒤 “그리고, 이선균씨, 부디 평안하기를. 안식을 찾기를요”라고 애도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1-09 13:27:31[파이낸셜뉴스] 문화예술인들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 세상을 떠난 고(故) 이선균 씨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성명을 낸다. 문화예술인연대회의(가칭)는 오는 12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을 발표한다고 9일 밝혔다. 문화예술인연대회의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수사 당국의 철저한 진상규명, 보도 윤리에 어긋난 기사 삭제, 문화예술인권 보호를 위한 현행 법령 개정 등을 요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선균 배우의 안타까운 죽음을 마주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문화예술인연대회의에는 부산국제영화제, 한국매니지먼트연합, 한국드라마제작사연합,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한국방송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등이 뜻을 함께한다. 기자회견에는 봉준호 감독, 이원태 감독, 가수 윤종신, 배우 최덕문 등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지난달 27일 서울 성북구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씨는 지난해 10월 23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세 차례 공개 소환 조사를 받았다. 간이시약 검사, 모발 2차 정밀 감정, 추가 체모 채취 후 진행한 정밀검사 등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가운데 지속적으로 마약 고의 투약 혐의를 부인해 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1-09 10:40:56[파이낸셜뉴스] 관객과 함께 만드는 영화 축제 커뮤니티비프(Community BIFF)가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일 전날인 10월 3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10월 6~9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 10월 3일, 비프광장 야외무대서 전야제 전야제는 10월 3일 오후 6시 부산 중구 비프광장 야외무대에서 열린다. 부산국제영화제의 고향인 남포동에서 개최되며, 부산광역시, 부산 중구청, 부산국제영화제 주요 내빈이 참석한다. 영화배우 김혜나, 이동규의 사회로 진행된다. 또한, '헤어질 결심'(2022) OST ‘안개’의 주인공인 전설의 디바 정훈희와 매력적인 싱어송라이터 주니엘의 축하공연은 축제의 열기를 한층 끌어올릴 예정이다. 2018년 신설되어 올해로 6년째를 맞은 커뮤니티비프는 관객, 영화인, 연구자, 활동가, 지역 주민의 자발적 참여로 만드는 관객이 이끌어가는 문화 대축제이다. 올해는 남포동 롯데시네마 대영과 부산영화체험박물관에서 장편 29편과 단편 31편 등 총 60편의 영화를 만날 수 있다. 부산 시민이 ‘마을영화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직접 제작한 단편 3편과 메이킹 다큐멘터리 1편을 처음 선보이며, 제59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교양 작품상을 수상한 휴먼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2022) 등 기대작의 야외 상영과 무대인사가 개막일인 10월 4일부터 비프광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관객에게 부산국제영화제를 기획 운영할 기회를 제공하는 커뮤니티비프의 대표적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 ‘리퀘스트시네마: 신청하는 영화관’은 공개 모집 당시 역대 최다인 80건을 기록한 데 이어 초고속으로 매진됐다. 영화 '헤어질 결심'은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각기 다른 기획으로 두 번 상영된다. 10월 6일에 진행되는 '은막 저편의 여인, 정훈희'에는 가수 정훈희가 참석해 김수용 감독의 '안개'(1967)와 '헤어질 결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OST인 ‘안개’를 직접 선보일 예정이다. 10월 7일 '헤결, 미결, 완결'에서는 관객들이 마라톤처럼 명대사를 따라 하는 ‘대사톤(dialog-thon)’이라는 실험적 방식으로 영화를 관람하며, 각본을 맡은 정서경 작가의 토크가 마련된다. 맥주와 커피를 사랑하는 관객들을 위한 특별한 상영도 펼쳐진다. 먼저, 벨기에 전통 맥주를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람빅, 시간과 열정의 맥주'(2019)는 다니엘 루이즈 감독과 국내 최초 맥주 전문 매거진 ‘비어 포스트’ 이인기 대표가 참석하는 GV가 펼쳐질 예정이다. 또한 '커피전성시대'(2020)의 GV에는 월드바리스타 챔피언 전주연 모모스커피 대표와 前한국스페셜티커피협회 회장인 손상영 뉴올드커피 대표가 함께해 커피 철학과 생산지 재배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람빅, 시간과 열정의 맥주'는 상영 후, '커피전성시대'는 상영 전 시음 행사가 준비된다. ■ 김지운 감독, 봉준호 감독, 배우 유지태, 구교환, 배유람 등과 토크 이외에도 제76회 칸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되어 화제를 모은 '거미집'(2022)의 주역 김지운 감독과 오정세 배우는 각각 '장화, 홍련'(2003)과 '라듸오 데이즈'(2007)로 커뮤니티비프를 찾는다. '장화, 홍련' 개봉 20주년 상영에는 배우 문근영과 김영 PD도 참석한다. 배우 유지태가 직접 연출한 신작 단편 '톡 투 허'(2023)와 '봄날은 간다'(2001)가 상영되는 '라면 먹고 갈래?'에서는 상영 후 유지태와 '톡 투 허'의 주연 조혜정, 션 리차드 배우와의 GV가 진행된다. 또한, 동일본 대지진이 휩쓸고 간 현장을 3년 9개월 넘게 그림으로 기록한 '생명의 형상'(2016)은 상영 후 연출을 맡은 이세 신이치 감독과 화가이자 그림책 작가인 이세 히데코가 내한하여 예술과 재난과 기억에 대해 화두와 영감을 전한다. 뿐만 아니라, 배우 공명과 배유람이 ‘여래바래’로 관객과 다시 뭉치는 '킬링 로맨스'(2021) 싱어롱, 배우 구교환의 초기 작품들을 감상하는 '영화를 인생과 교환하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커뮤니티비프가 주목한 영화와 인물로 시대 흐름을 공유하는 ‘커비컬렉션’ 또한 더욱 업그레이드된 프로그램으로 돌아온다. 배유람 배우는 '모범배우 배유람'에서 그의 초기 출연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며, '장정일의 재즈여행'에서는 재즈 입문자를 위한 해설이 진행된다. '정성일의 잇츠시네마' 정성일 감독은 일본의 거장 오즈 야스지로 탄생 120주년을 맞아 일본영화의 전통 속에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을 분석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청년 김대건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 '탄생'(2022)의 배우 윤시윤, 박흥식 감독, 박곡지 제작자가 관객과 만난다. 하루 하나의 주제를 집중탐구하는 ‘올데이시네마’는 다채로운 기획전을 통해 관객들의 세상을 보는 시야와 공감을 넓히는 계기를 만들 예정이다. 10월 8일 '달리는 밤의 드라마'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 영화제작 20주년을 기념하여 대표 작품 6편을 관람하고 윤성호, 김곡, 정윤철, 부지영 감독을 초청해 대화를 나눈다. 10월 9일에 열리는 통일부 특별전 '자유를 향한 여정'에서는 '메콩강에 악어가 산다'(2017), '크로싱'(2008), '장마당 세대'(2017)를 관람하고 분단 75년, 정전 70년을 돌아보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된다. 커뮤니티비프 시그니처 프로그램 ‘마스터톡’은 '기생충'(2019)의 봉준호 감독이 온라인으로 참석해 팬들과 상영시간 내내 수다를 떨며 명장면의 비밀을 파헤친다. 애주가를 위한 색다른 심야상영 ‘취생몽사’에서는 로컬 주류와 음식을 곁들이며 록 오페라 '핑크 플로이드의 더월'(1982), 우아한 워맨스릴러 '그녀의 취미생활'(2023), 1990년대 코미디 걸작 '넘버 3'(1997)를 연이어 만날 수 있다. 깜짝 공연과 디제잉 쇼, 제작진과의 허심탄회한 토크까지 준비된 ‘취생몽사’는 밤 10시 30분부터 새벽 5시까지 부산의 밤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10-02 14:02:25멕시코 바칼라르(tvN 예능 '서진이네')에서 김밥 말던 정유미가 ‘본캐’ 배우로 강렬하게 돌아왔다. '기생충'의 이선균과 부부 호흡을 맞춘 영화 ‘잠’을 통해서다. 올해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된 이 영화는 봉준호 조감독 출신인 유재선 감독의 첫 장편이다. 봉 감독이 이선균에게 작품을 소개했을 뿐 아니라 “최근 10년간 본 가장 독특한 공포영화”라고 호평했다. 지난 18일 국내 언론에 첫 공개됐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잠’은 남편의 수면 중 이상행동에 단란한 신혼생활이 송두리째 흔들린 젊은 부부의 이야기다. 가장 일상적인 공간인 집을 무대로 사랑하는 사람이 공포의 원천이 된다는 아이러니한 설정이 돋보인다. 3장으로 이뤄진 이 영화에서 정유미는 만삭의 몸에도 배우인 남편 현수의 꿈을 지지하며 가정경제를 책임지는 든든한 아내 수진을 연기했다. 자다가 일어나 음식을 먹는 등 이상행동을 하던 남편이 어느 밤, 중얼거린다. “누가 들어왔어.” 하지만 현수는 자신의 행동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수진은 남편과 문제를 해결하려 애쓰나, 출산 후 갓 태어난 아기에게 해를 끼칠까봐 잠들지 못한다. 1장이 현수의 예측불허 이상행동이 공포를 자아낸다면, 2장은 수면부족과 불안에 시달리는 수진의 모습이 아슬아슬하다. 가장 극적인 3장에서 수진은 자신만의 믿음에 갇혀 광기어린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정유미는 절박한 엄마이자 아내로 스크린을 장악하고, 극중 이선균과 관객의 심리를 벼랑 끝으로 내몬다. 이상한 잠꼬대, 자해, 심지어 가족을 해치기도 하는 ‘몽유병’ 또는 ‘수면 중 이상행동’ 환자들의 사례를 접한 유 감독은 문제의 당사자보다 가족 등 주변 사람들에게 눈을 돌렸다. 유 감독은 “영화의 전반부가 수진이 느끼는 공포를 다룬다면 후반부는 현수의 공포”라며 두 인물의 시선을 따라 서서히 변하는 공포의 주체와 객체의 관계를 카메라에 담아냈다고 전했다. ‘잠’은 장르적 쾌감을 갖춘 공포스릴러지만 동시에 인생이라는 한 배를 탄 부부가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 멜로영화 같기도 하다. 부부의 거실에는 “둘이 함께라면 해결 못할 문제가 없다“라는 현판이 걸려있는데,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지나 절정의 공포 끝에 찾아오는 것은 이 다짐을 지킨 부부의 애틋한 동지애다. 유 감독이 실제로 결혼 준비를 하던 중 시나리오를 썼다는데, 그래서일까? 영화의 전개와 상관없이, 만삭인 정유미의 모습에서 경제적으로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서 가장이 되어야 하는 한 남자의 공포심리가 문득 떠오른다. 9월 6일 개봉.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8-21 12:2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