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동산 산책’은 전문가들이 부동산 이슈와 투자정보를 엄선해 독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9월 들어 대출이 갑자기 모든 이슈를 덮고 있습니다. 가계 대출 급등에 정부의 '대책' 아닌 '대책 발언'에 은행들이 각자 알아서 행동하면서 국민들의 혼란은 더 극심해지고 있는 데요. 발단은 부동산 가격입니다.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가 늘고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공급절벽에 금리 인하도 현실화 되면서 부동산 매수 심리가 꺾이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급작스런 주담대 규제...발단은? 가계 대출 문제가 계속되자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압박을 고려해 대출금리를 올려서 대응했습니다. 1금융권과 2금융권의 금리역전 기사도 나오고 때마침(?) '은행의 예대마진 폭이 커진다', '이자 이익이 역대 최대다'라는 기사도 나오게 됩니다. 심기가 불편해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은행권의 잇단 대출금리 인상에 대해 "당국이 바란 게 아니다"라며 "은행들에 대한 개입을 더 세게 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문제는 집값 개입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 가계 대출 관리의 필요성을 요구하면서도 대출금리 인상은 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금리를 높이지 않은 상태에서 대출은 줄여야 한다는 발언에 시중은행들이 알아서 움직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다주택자 대출 금지,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 제한, 일시적 2주택 갈아타기도 제한 등 여러 가지 대책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혼란에 빠졌고, 급기야 지난 4일 이복현 원장은 실수요자 부담은 없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1주택자는 무조건 안 된다는 등의 정책이 당국과 공감대가 있었냐 하면 없다는 쪽에 가깝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대책이 아닌 발언...결국 피해는 국민들 문제는 이 모든 것이 대책이 아닌 발언으로 생긴 혼란이라는 점입니다. 문재인 정부 때도 대출 규제가 심각했지만 이 정도로 혼란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정부가 먼저 'A는 된다. B는 안 된다. C를 해라'는 식으로 진두지휘를 했습니다. 관치금융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적어도 이번과 같이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경우와는 다릅니다. 신조어 가운데 '알잘딱깔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하라는 의미입니다. 금감원장 입장에서는 답답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서 가계대출을 관리하라는 방법’, 그리고 ‘실수요자의 피해는 없어야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는 필자도 궁금합니다. 대출 규제가 옳고 그르고, 시장 안정에 효과적일지 여부 등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일단 규제를 하겠다고 판단했으면 어떻게 해야할지 잘 정리해서 발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구두발언만 있었고, 은행들이 알아서 잘 하라고 하니 이런 혼란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국민들만 피해를 입는 게 안타깝습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 ※이 글은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이며,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2024-09-06 14:45:27[파이낸셜뉴스] 정부는 30일 김범석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 진현환 국토교통부 제1차관 공동 주재로 ‘제6차 부동산 시장 및 공급상황 점검 TF’를 개최했다. 정부는 8.8 공급대책을 통해 총 30조원에서 35조원으로 확대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은 누적 총 24조2000억원(23일 기준)이 승인되는 등 PF 자금 공급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금융회사가 재구조화·정리 계획을 수립하고, 관계기관은 이행실적을 철저히 점검할 계획이다.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를 위해 올해 신축매입임대 5만7000가구 공급을 목표로 최대 3조5000억원 수준의 추가 재정집행을 할 예정이다.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10월까지 발의한다. 개정안은 비수도권 준공후 미분양 주택을 취득 후 5년 이상 임대 시 5년간 발생한 양도소득금액의 50%를 과세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 1주택자가 2025년 12월까지 지방 준공후 미분양 주택을 최초로 구입 시 1세대 1주택 특례를 적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2024-08-30 17:02:34취재를 위해 중개업소를 수백번 오가면서 '복덕방'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모두 탁자 유리 아래에 부동산 세금 조견표가 있었다. 부동산 세금이 워낙 복잡하다 보니 관련 업계에서 공인중개사들이 실수하지 않기 위해 만든 설명문이다. 하지만 최신 제도가 반영된 자료가 없는 경우도 허다했다. 부동산 세법이 정권 따라 자주 바뀌고, 예외 적용이 많아 따져야 할 것이 많아서다. 중개사들도 세금을 물으면 자신 없어 한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세금을 한마디로 '누더기'라고 표현한다. 누더기가 될 정도로 수차례 바뀌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세무사도 모르는 세법'이라는 말도 나온다. 예를 들어 종부세만 봐도 지난 2005년 첫 제정 이후 지금까지 13차례 개정됐다. 문재인 정권은 수십번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고 그때마다 세법은 바뀌었다. 현 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세법 개정은 물론 최근에는 재건축·재개발 특례법까지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시장이 널뛰니 정책도 쏟아지고 있다. 정권마다 부동산 정책을 쏟아내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어떨까. 일본은 시장에 맡기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세법만 예를 들어도 국내는 부동산 종류, 보유주택, 지역 등에 따라 복잡하다. 하지만 일본은 주택용·비주택용 불문하고 토지는 모두 3%, 주택용 건물은 3%, 비주택용 건물은 4%로 단순하다. 최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수도권 집값 안정'을 언급하며 대입 지역별 비례 선발제를 제언했다. 그는 "교육열 수요가 강남 부동산 불패 신화를 고착시켰다"며 "초과수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아무리 보유세 등 세제나 다른 정책수단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 해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는 금리 등 규제뿐만 아니라 입시로 상징되는 한국 사회의 전체적인 틀을 바꿔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본과 한국 정책 기조 차이는 결국 집에 대한 국민감정에서 출발한다. 일본은 집을 소비재로 인식한다. 결국 집값 안정은 집에 대한 집착, 강남 초과수요를 얼마나 분산시킬 수 있는지가 방점이다. 노후가 불안정한 사회, 집 한 채가 전부이고 입시·취업·결혼·출산 부담이 큰 사회일 때 집에 대한 공포는 더 커질 것이다. 부동산 정책만 갖고는 집값 불안정이 해결될 수 없는 이유다. 생애주기에 대한 고민, 지역균형, 근로문화, 노후에 대한 사회 통합적인 고심이 부동산 정책에 필요할 때다. junjun@fnnews.com
2024-08-29 18:24:02정부가 1조원에 달하는 지방 부동산교부세를 인구 위기 극복재원으로 전환한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지방 부동산교부세 4조1000억원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1조원을 저출생 재원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부동산교부세에 저출생 대응 교부기준 신설을 내용으로 한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은 이같이 입법예고 한다. 다만 1조원 재원 확보를 위해 지방 부동산교부세의 사회복지 비중은 기존 35%에서 20%로 축소된다. 또한 지역교육 비중 10%는 전액 저출생 대응으로 비용으로 전환된다. 정부는 지난 6월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발표하면서, 국내 저출생 현상이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악화되는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범국가적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저출생 장기화에 따른 지방소멸의 위기가 가중되는 상황으로, 저출생의 흐름을 반전시키기 위해 지자체의 저출생 대응 강화도 시급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행안부는 부동산교부세를 지방 인구위기 극복 재원으로 전환해 지자체가 스스로 저출생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그간 부동산교부세는 지역 간 균형발전을 위한 지원에 초점을 맞춰 교부됐으나, 앞으로는 인구위기 극복에 대응하기 위한 재원의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출생 대응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지방자치단체일수록 향후 더 많은 부동산교부세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행안부는 41일간의 입법예고 기간 동안 국민과 관계기관 등 이해관계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개정안에 반영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관보와 국민참여입법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개정안에 대한 의견은 우편과 팩스, 국민참여입법센터 등을 통해 제출하면 된다. ktitk@fnnews.com 김태경 기자
2024-08-29 18:06:41[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현실 가능성을 두고 관련 법안을 심의할 국회로 이목이 쏠린다. 원활한 정책 추진을 위해서는 최소 8개 이상의 법안 제·개정이 필요한데 국회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정부안을 발의하고 여당과 공조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나 야권에서 반대 의사를 내비치고 있어 향후 법안 심사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11일 국회에 따르면 정부가 발표한 대책은 6개 분야, 49개 과제다. 이중 18개 추진과제는 국회에서의 법률 제·개정이 수반돼야 한다. 재건축·재개발 촉진을 위해서는△재건축·재개발 촉진법 제정안 △도시정비법 개정안 △지방세특례제한법 △소규모정비법 등의 논의가 필요하다. 또 비아파트 시장 부양을 위해서는 △민간임대주택법 △지방세특례제한법 △주택도시기금법 △소규모주택정비법 등의 개정이 뒤따라야 한다. 다만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은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발의한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폐지 법률안(재초환)' 정도이다. 재초환법은 지난 21대 국회 후반기에서도 화두였다. 당시 개정안은 부담금을 부과하는 초과이익 기준을 8000만원으로 상향하고, 부과 구간은 5000만원으로 높이는 등 완화 적용했다. 김 의원안은 여기서 나아가 부담금을 폐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김 의원은 제안 이유로 "현행법을 폐지함으로써 부동산 시장의 과열기에 도입한 과도한 규제를 정상화하고, 재건축사업을 활성화해 효율적인 주택공급을 도모한다"고 밝혔다. 다만 여소야대 형국이기에 법률 제·개정을 위해서는 원내 다수당인 거대야당과의 합의가 절대적이다. 특히 국토위원장을 민주당이 맡고 있는 만큼 여야 합의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조지연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지난 정권의 일관성 없는 부동산 대책은 부동산 시장의 혼란과 집값 폭등으로 국민들에게 뼈아픈 고통을 안겼다"며 "그동안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정부의 일관된 노력이 민생 현장에 반영될 수 있도록 이제 국회가 화답해야 될 때"라며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민생에 여야가 따로 없다. 부동산 시장의 규제를 해소하고 수요가 있는 곳에 주택 공급이 충분히 이뤄지도록 민주당에서도 진지하게 논의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민주당은 정부의 정책 실패로 빚어진 집값 불안 상황에서 정부가 일관성 없는 대책을 내놨다고 비판했다. 국토위원장인 민주당 소속의 맹성규 의원은 검토의견을 통해 그린벨트 해제 등을 통한 공급 속도가 느리고, 지역 양극화를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대책 마련 과정에서 야당에 사전 협조를 구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다. 맹 위원장은 "정부는 언론에 해당 자료를 배포하면서도 해당 법률을 논의할 상임위나 야당 정책위원회와는 어떠한 사전 협의도 하지 않았다"며 "매일 거대 야당이 폭주한다고 비난하면서도 정작 필요한 입법을 위한 상의나 소통은 전혀 하지 않는 정부와 여당의 태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기재부 차관 출신인 같은 당 안도걸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신생아특례대출 등 정책자금 공급 규모 축소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금융사별로 규제하는 가계대출 총량관리 방식 도입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3단계 스트레스 DSR 조치 조기 확대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주택 가격 안정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중장기 공급대책도 필요하지만 단기 수요 억제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4-08-11 16:06:46[파이낸셜뉴스] 야당에서 정부의 8·18 부동산 대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집값 상승세를 잡기에는 공급 속도가 느린데다, 정부가 그간 내놓은 각종 '세금 인하' 정책과는 앞뒤가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여당은 '재건축 재개발 촉진 특례법' 제정 등의 계획을 밝히며 야당의 협조를 촉구한 상태로,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 난관이 예상된다. ■맹성규 "공급 속도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맹성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은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부가 전날 발표한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정부가 발표한 대책은 △정비개발사업 활성화 △비아파트 공급 촉진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신규 택지 확보를 골자로 한다. 특히 6년 동안 수도권 내 총 '42만 7000가구+α' 규모의 신규 주택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맹 위원장은 "집값 상승세를 완화하기엔 공급 속도가 느리다"며 "3기 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는 2027년까지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핵심인데, 그린벨트를 해제해서 아파트를 실제로 공급하기까지는 최소 10년이 소요된다"고 했다. 맹 위원장은 "코로나로 녹지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인식하게 된 시민들이 그린벨트 해제에 동의할지도 미지수고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 자원만 훼손하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재개발·재건축에 의한 주택 공급도 사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근 상승한 공사비를 인하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대책이 담겨 있지 않다는 점도 짚었다. 또한 맹 위원장은 "정부 정책의 일관성도 부족하다"며 "신생아특례대출 등 정책 자금으로 주택 수요를 자극하고,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연기와 각종 세금 인하 추진으로 집값 불안을 부채질한 정부가 기존 정책에 대한 수정 없이 공급 확대만으로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지방시대를 열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기존 입장과도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맹 위원장은 "안그래도 올해 주택시장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양극화가 뚜렷해져, 서울 지역 아파트가격은 30주 연속 상승하고 있지만, 대구 아파트 가격은 38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며 "수도권 위주 공급대책은 지역간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與, '제건축 특례법' 등 협조 요청 맹 위원장은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기전 야당과 사전 협상이 없었다는 점도 비판했다. 맹 위원장은 "어제(8일) 발표한 정부의 대책은 그린벨트 해제나 각종 세재 완화 등 국회에서의 입법이 요구되는 사항이 많은데도 해당 법률을 논의할 상임위나 야당 정책위와는 어떠한 사전협의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해당 문제들을 꼼꼼히 살피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전날 야당에게 협조를 당부한 바 있다. 조지연 원내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부동산 시장의 규제를 해소하고, 수요가 있는 곳에 주택 공급이 충분히 이뤄지도록 민주당에서도 진지하게 논의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조 원내대변인은 "이번 대책은 부동산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재건축 재개발을 촉진하여 국민이 원하는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세제 혜택 요건의 완화는 위축된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정부 대책에 힘을 싣기 위해 '재건축 재개발 촉진 특례법' 제정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민주당과의 법안 심사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4-08-09 15:54:48정부가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8·8 부동산 대책'에서 서울지역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라는 초강수를 뒀다. 그린벨트를 풀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8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다만 그린벨트는 도시 확장 제한의 최후 보루인 만큼 해제에 대한 반발이 예상되고,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도시 정비법' 개정 등은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해 험로가 예상된다. ■수서차량기지, 유력 후보지 8일 정부가 제시한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의 핵심은 집값 안정을 위한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공급 확대이다. 주요 대책은 △그린벨트 해제 등 수도권 신규 택지 후보지 지정 △도심 아파트 공급 확대 △빌라 등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 등이다. 실제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및 비아파트 인허가는 각각 1만2000여가구, 2000가구다. 평년 대비 각각 82%, 10% 수준으로 공급부족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8만가구가 공급되는 수도권 신규 택지 후보지를 2025년까지 발표할 계획이다. 올해는 11월에는 서울에서 해제될 그린벨트지역이 공개된다. 현재 서울에는 19개 구 외곽에 총 149㎢ 규모 그린벨트가 있다. 서울 전체 면적의 4분의 1에 달한다. 국토부는 구체적인 그린벨트 해제 후보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 진현환 국토부 제1차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서울 그린벨트 해제 물량은 11월에 모두 발표될 것"이라며 "(11월 발표 신규 후보지에) 1만가구 단위 이상, 서울 지역 상당수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 때 강남 그린벨트를 풀면서 시세 75%로 (아파트) 공급했고 집값 안정 측면이 있었다"며 "서울 그린벨트 푼 곳들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그린벨트 해제 유력 후보지로 강남구 수서차량기지, 강서구 김포공항 일대를 꼽는다. 서울시가 각각 지난해와 올 2월 개발계획을 밝힌 지역이기 때문이다. 또 강북보다는 강남권이 검토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부는 대부분 산지라서 택지 개발에 만만치 않아서다. 서울지역 그린벨트는 2011년 이명박 정부가 총 5㎢(서초구 내곡동, 강남구 세곡동 등)를 해제한 이후 대대적 변화는 없었다. 이번에도 내곡동, 세곡동 등 강남권 지역이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 다만 해당지역 그린벨트는 환경평가 1·2등급지가 적지 않아 규제를 풀려면 대체지를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재건축 사업 절차 간소화 또한 정부는 도심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특례법인 '재건축·재개발 촉진법' 제정 및 도시정비법도 개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정비사업 절차인 △기본계획 △정비계획수립·정비구역지정 △조합설립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착공 △준공 등 7단계 과정을 최대 5단계까지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줄 방침이다. 기본 및 정비계획을 동시 처리하고 사업시행 및 관리처분도 동시 수립해 행정청이 일괄 인가할 계획이다. 특히 재건축 조합설립 문턱을 낮추는 등 재건축 속도를 높이기 위해 도시정비법 개정을 추진한다. 재건축 사업의 불확실성으로 꼽히는 공사비 갈등 발생 시 전문가 파견을 의무화하고, 공사비 검증지원단을 부동산원에 신설할 계획이다. 또 공사비 도급계약 체결 과정에서 증액요청 발생 시 내역을 지자체에 제출하는 등 공공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파트 원천은 정비사업이고 이 절차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불확실성을 제거하려 한다"며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이 되는데 이를 해소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민 주거와 밀접한 빌라의 공급 확대를 위해 LH 등 공공기관이 신축을 매입한 뒤 공급하는 방안도 내놨다. 수도권에서 2025년까지 11만가구 이상 공급할 계획이다. 이 중 5만가구는 임차인이 최대 10년간 거주 후 분양으로 매입할 수 있는 분양전환형 신축매입이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4-08-08 18:20:31전문가들은 '8·8 부동산 대책'이 당장 서울 집값안정에 가시적 효과로 이어지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대책에서 나온 49개 방안 중 국회 통과가 필요한 법 제정 및 개정 방안이 19건(39%)에 이르기 때문이다. 도심공급 확대를 위한 파격적인 방안도 중장기 대책인 데다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한 비아파트 활성화대책도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라고 입을 모았다. 전세사기로 아파트 선호가 높아지고 있고, 신축빌라 공급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8일 정부는 빌라 등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6년 단기 등록임대 도입, 청약 시 무주택으로 인정하는 비아파트 범위 확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무제한 매입(서울 한정), 도시형생활주택 건축면적 제한 완화 등의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장 시장안정에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박합수 건국대 겸임교수는 "제도 개선에 상당 부분 노력한 것으로 보이지만 아파트 단기 공급 확대 대책의 경우 실효성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아파트에 쏠린 수요를 비아파트로 분산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분석했다. 고준석 연세대 교수는 "재건축이나 신규택지 발굴은 중장기 대책"이라며 "단기 대책 묘안으로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가 핵심인데 서울에서 제대로 효과가 나올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청약 시 무주택으로 인정하는 비아파트 범위 확대는 아파트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 비아파트 시장 일부만 혜택이 집중될 것으로 봤다.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공급도 중장기 대책이다. 권대중 서강대 교수는 "서울뿐 아니라 김포 2신도시와 같이 전답과 공장이 있는 서울 인근 지역 중심으로 추진하면 장기적으로 공급 여건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례법 제정을 통한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도 공급 확대보다는 규제완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대표는 "재건축 추진 속도를 높이고 상가 지분쪼개기와 같은 부작용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소형주택 의무화 폐지도 대형을 선호하는 실수요자들의 요구를 잘 반영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대책 상당수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대책의 49개 방안 중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재건축 용적률 인센티브 상한선 상향, 조합설립동의 완화 및 절차 간소화, 비아파트 단기등록 임대 도입, 준공 후 미분양 취득세 감면 등 대책 상당수가 법 개정 및 제정을 거쳐야 해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한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변호사는 "재초환 폐지나 용적률 인센티브 등 법 개정 사안은 국회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연지안 기자
2024-08-08 18:19:58[파이낸셜뉴스] 이르면 이번주 정부가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한다.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게 핵심으로 수요를 촉진하는 방안이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3기 신도시 공급을 앞당기고 재건축·재개발 공급을 지원하는 한편 유주택자가 신규 주택을 매수할 경우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4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순 이전에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한다. 빠르면 이번 주 중 발표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공급 대책은 공급을 앞당기는 방안 위주로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선 비아파트 수요·공급 확대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1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매입하더라도 종합부동산세 등을 완화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 같은 혜택은 신규 공급 확대를 위해 기축 주택에는 부여하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1·10대책을 통해 올해와 내년 2년간 준공된 신축 소형주택을 구입하면 취득세·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산정 시 주택 수 산입에서 제외해 주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대상을 전용면적 60㎡ 이하(수도권 6억원·지방 3억원 이하) 공동주택·도시형생활주택으로 제한했으며 1주택자가 매입할 경우 취득세를 제외하고는 양도세·종부세의 혜택은 받을 수 없었다. 이어 정비사업 절차 단축을 위해 통합심의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통합심의는 사업시행인가 단계에서 거쳐야 하는 도시계획, 건축, 교통 등의 개별 심의를 한꺼번에 추진하는 것을 말한다. 한 번에 추진하면 통상 2년 정도 걸리던 심의 기간이 1년으로 줄어들게 돼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다. 3기 신도시 조기 공급을 위해 토지사용 가능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 역시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토지사용시기는 분양·착공 등이 가능한 시기를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도로 등 인프라 조성이 모두 끝났을 때 받을 수 있어 착공이 지연되는 일이 빈번했다. 이에 조성 공사가 빨리 끝났거나 인근의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는 필지는 다른 곳보다 토지사용시기를 앞당길 수 있도록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조성공사 발주를 자금계획에 맞춰 진행하는 만큼 계획 내 포함되지 못하면 조성공사가 늦어지는데, 이를 미루지 않고 올해 안에 발주하도록 할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 3기 신도시 공급 물량을 연도·지역별로 세분화한 로드맵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4-08-04 14:07:50윤석열 대통령이 대규모 주택 공급과 기업 투자 확대를 유도키 위한 법인세 등 세제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 안정과 경제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조치이다. 주택공급대책은 오는 8월 중 발표되고, 세제개편안은 11~12월 국회 심사를 거칠 예정이다. 30일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가 올라오며 나타나고 있는 투기수요를 억제하라는 주문을 내놨다. 이에 정부는 8월 발표 예정인 부동산 대책을 공급 확대를 위주로 준비키로 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말씀하신 투기수요 억제의 포인트는 가격이 오를 거라는 생각이 들면 투기적인 수요가 발생할 수 있으니 공급을 확대하자는 것"이라며 "투기적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를 꺾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8월 대책은 주로 공급확대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에선 통상적인 정책수단인 △도심 정비 인·허가 기간 단축 △그린벨트 해제 △3기 신도시 주택 조기 착공 △빌라 등 비(非)아파트 공급 외에도 다양한 방안들을 놓고 대책을 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직접 힘을 실은 만큼, 대통령실도 나서 가용 수단들을 모두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살피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주택 공급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전부 리스트에 올려놓고 원점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 중 기어에 대한 세제지원을 직접 설명하면서 국회의 협조를 구했다.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에 이어 올해 수출도 최초로 일본을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을 소개하면서 이를 위한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세제개편의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국가전략기술 세제혜택 연장 △투자 확대에 대한 법인세 감면 혜택 확대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배당을 비롯한 적극 주주환원 유도를 위한 세제 인센티브 도입 △상속세 세율과 면제범위 조정 및 자녀공제액 기존 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 등을 짚었다. 윤 대통령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고용안정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꼭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세제를 개편해야 한다"며 "우리 경제의 역동적 성장을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는 정부와 국회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민생과 경제를 위한 길이 무언지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고 평가 받도록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오는 11~12월 이뤄지는 내년도 예산안과 세제개편안 심사를 앞두고 거대야당의 협조를 호소한 것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7-30 18:0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