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인력 부족으로 인한 수사 지연 문제가 일부 있지만 공소 시효를 놓치는 등의 부실수사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공수처 관계자는 5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사건' 관련 수사에 가시적인 진행상황이 있느냐 물은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채상병 사건 수사에 대해 "인력은 대략 검사 포함 20명에 가깝다"며 "공수처의 상당 부분이 해병대원 수사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사에 담긴 메시지가 설명을 대신할 것"이라면서 인력 부족에 대해서는 "영향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전날 박석일 부장검사 사직 수리로 인해 공석이 된 수사3부장에 채상병 사건을 맡았던 이대환 수사4부장을 전보했다. 이 부장검사의 전보와 함께 수사4부에서 수사 중이던 주요 사건들도 함께 수사3부로 넘어왔다. 한편 수사3부에서 맡고 있는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상황을 지켜보고 있고, 저희가 할 수 있는게 무엇인지 법리검토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창원지검에서 진행되는 수사 경과를 지켜본 뒤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할지 등에 대한 결정을 내리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규 인력 채용과 관련해서는 "서류 접수 단계에 있다"며 "마지막 채용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답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4-11-05 13:28:27[파이낸셜뉴스] 군의 부실 수사로 미제로 남겨진 고(故) 염순덕 상사 사망사건의 유족에게 국가의 배상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7부(손승온 부장판사)는 염 상사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근 “피고가 원고들에게 총 9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소속이던 염 상사(당시 35세)는 지난 2001년 12월 11일 같은 부대 준위 B씨, 국군기무사령부 소속 중사 C씨와 술을 마신 후 귀가하다가 둔기에 맞아 숨졌다. 염 상사가 발견된 곳 근처 하천 자갈밭에선 염씨의 피가 묻은 대추나무 가지가 발견됐다. 도로변에서 수거된 담배꽁초 2개에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 결과 각각 B, C씨의 유전자가 검출됐다.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B, C씨는 "사건 당시 함께 당구를 치고 있었다”고 진술했는데, 헌병대는 이들의 진술을 받아들였다. 국과수가 감정한 담배꽁초 2개도 수사단서에서 제외했다. 범행 도구로 추정된 대추나무 가지는 헌병대에서 보관하다가 분실했다. 이후 살인사건의 공소시효를 폐지한, 이른바 '태완이법'이 지난 2015년 7월 시행되면서, 사인이 규명되지 않아 15년간 미제로 남아 있던 이 사건도 재수사 대상이 됐다. 재수사에 나선 경찰은 사건 당시 B, C씨의 알리바이가 조작됐음을 확인하고 이들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하지만 수사가 본격화하자 염 상사에게 직접 둔기를 휘둘러 살해한 인물로 지목된 C씨는 돌연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으나 검찰은 피의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이에 염 상사의 유족은 2018년 9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망인이 살해됐음에도 헌병대와 경찰의 부실 수사로 오랜 기간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보훈보상 대상자 인정도 지연됐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유족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헌병대와 경찰이 사건 발생 초기에 핵심 물증과 증인을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부실하게 수사해 증거 확보가 매우 미흡했고, 이에 따라 현재까지도 범인과 살해 경위 등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특히 “헌병대가 기무부대원이던 C씨에 대한 추가 수사를 진행하는 데 상당한 부담을 느껴 담배꽁초 유전자 감식 결과의 증거 가치를 평가 절하했다"며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물증을 수사단서에서 제외하는 중대한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4-10-28 09:58:29[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의 첫 검찰총장인 이원석 검찰총장이 13일 2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며 “이해관계에 유리하면 환호하여 갈채를 보내고, 불리하면 비난하고 침을 뱉어 검찰을 ‘악마화’하는 현상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이 총장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한쪽에서는 검찰독재라 저주하고, 한쪽에서는 아무 일도 해낸 것이 없다고 비난한다. 한쪽에서는 과잉수사라 욕을 퍼붓고, 한쪽에서는 부실수사라 손가락질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장은 지난 2022년 5월 검찰총장 직무대리로 시작해 2년 4개월간 검찰총장으로서의 시간에 대해 “검찰이 세상사 모든 일을 해결해 줄 ‘만능키’라고 여기는 사람들과 검찰을 ‘악마화’하는 사람들, 양측으로부터 받는 비난과 저주를 묵묵히 견디고 소명 의식과 책임감으로 버텨온 시간이었다”고 평했다. 또 "한 날, 한시도 노심초사하지 않은 적이 없을 정도로 몸과 마음을 쏟았다”면서도 “처음 품었던 뜻을 모두 실천하지는 못했다”며 아쉬움도 내비쳤다. 검찰 구성원들에 대한 당부도 이어졌다. 이 총장은 “심화된 ‘정치의 사법화, 사법의 정치화’로 인해 오로지 상대 진영을 공격하고 자기 진영을 방어하는 데에만 매달리는 양극단 사이에서 중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정부패와 비리에 대해 하나하나의 사건마다 '지구가 멸망해도 정의를 세운다'는 기준과 가치로 오로지 증거와 법리만을 살펴 접근하여야 하고, 개인이나 조직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아야 한다”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장은 “검찰과 사법에 사회의 모든 문제를 몰아넣고 맡겨 오로지 자기편을 들어달라고 고함치는 ‘소용돌이의 사법’ 시대에도 검찰은 ‘법의 지배’, ‘법치주의’의 원칙을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퇴임사에서는 검사 탄핵과 검찰청 폐지 입법 추진 등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이 총장은 “정당한 수사와 재판에 대한 근거 없는 허위 주장과 공격,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지 못할 검사 탄핵의 남발과 검찰을 아예 폐지한다는 마구잡이 입법 시도까지 계속되면서 명예와 자긍심만으로 버티는 검찰 구성원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또 “인력, 법령, 제도와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은 채 검찰 구성원들의 희생과 인내만이 요구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애썼지만,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해 안타깝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임기 중 성과로는 이 총장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대응, 민생침해범죄 집중, 여러 기관과 손잡고 증권범죄, 마약범죄, 가상자산 범죄 등에 대해 각종 합동수사단 출범 등을 꼽았다. 마지막으로 이 총장은 “공직자가 힘들어야, 국민이 편안하다는 믿음을 갖고 국민을 섬기는 검찰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하며 “저는 떠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 총장의 후임이자 윤 정부 두 번째 검찰총장 후보로 지목된 심우정 검찰총장의 임명안을 전날 재가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4-09-13 11:29:39[파이낸셜뉴스] '이스타항공 채용 비리 의혹' 사건을 부실수사했다는 이유로 감봉 처분을 받은 경찰관에 대한 징계를 취소하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경찰관 A씨가 서울시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감봉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서울 강서경찰서 소속이던 A씨는 2021년 5월 이스타항공의 채용비리 사건 수사팀장을 맡았다. 해당 사건은 경위 B씨에게 배당됐고, B씨는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을 한다는 수사 결과 보고서를 작성했다. 당시 이스타항공은 전·현직 국회의원 등의 부정 청탁에 따라 토익 점수나 신장 등 기준이 미달해도 채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서울시경은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고, 인사채용 관련 자료를 확보해 계속 수사할 것을 지휘했다. B씨는 보강수사 후에도 '진위 여부가 불분명한 언론보도 외 피의자들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내용의 수사 결과 보고서를 작성했고, A씨의 검토 등을 거쳐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강서경찰서에 재수사를 요청했지만, B씨는 재수사 후에도 불송치 결정을 유지했다. 이후 검찰은 이스타항공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부정채용 관련 증거를 확보했고, 관련자들을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했다. 이스타항공 채용비리 사건에 대한 부실수사 의혹이 제기되자 서울시경은 수사감찰에 착수했다. A씨는 수사 지휘·감독을 미흡하게 했다는 이유로 감봉 3개월, B씨는 수사 미진을 이유로 감봉 2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처분에 불복한 A씨는 "채용비리 사건 수사를 적극적으로 지휘·감독했으므로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수사가 부실하게 진행됐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A씨의 수사 지휘·감독 소홀을 이유로 내려진 징계 처분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채용비리 사건의 유일한 수사 단서는 언론 보도였는데, 취재원 보호 등을 이유로 증거자료를 제공받지 못했다"며 "인사팀장이었던 사람들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으나 이들도 진술을 거부하는 등 관련 피의자들의 혐의를 입증하거나 수사의 다른 단서가 될 만한 진술은 얻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증거가 없어 범죄사실의 일부조차 특정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채용 관련 서류의 소재마저 파악되지 않고 있었다"며 "이런 상황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지 않은 판단이 잘못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A씨는 압수수색을 염두에 두고 수사할 것을 지시했고, 이스타항공 사무실에 직접 임장을 가 인사시스템을 확인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사에 임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단지 수사서류상 서면지휘 내용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해서 원고가 수사에 관한 지휘·감독을 소홀히 했다고 볼 것은 아니다"고 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4-08-19 09:41:27[파이낸셜뉴스]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부실 수사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이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1단독 조형우 판사는 26일 피해자 김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김씨 측 대리인은 "수사기관이 성폭력 정황을 밝힐 수 있는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지 않았다"며 "성폭력 의심 정황을 알리지 않아 신체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성범죄 증거 수집 기회를 놓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범죄피해자 보호법에서 정하는 성범죄 피해자로서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했다"며 "국선 변호인을 선임하지 못해 직접 재판에 참석한 탓에 가해자의 보복심리를 자극하게 됐다"고 했다. 반면 국가 측은 "원고 속옷에 대해 DNA 감정을 의뢰하는 등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성범죄 피해자로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 사건의 피의자 이모씨는 지난 2022년 5월 22일 부산 서면의 한 오피스텔 공동 현관에서 김씨를 돌려차기로 가격하고,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로 끌고 가 성폭행하려 한 혐의를 받았다. 당초 이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강간살인 미수 혐의가 적용돼 징역 20년으로 형이 늘었고,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씨는 범행 후 김씨에 대한 보복을 계획했다가 구치소에서 30일간 독방에 감금된 바 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4-07-26 15:40:47[파이낸셜뉴스] 4개월여간 새 후보를 뽑지 못해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선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9일 8차 회의를 열고 여당 추천 후보인 이명순 변호사(사법연수원 22기)와 오동운 변호사(27기)를 최종 후보로 좁혔다. 두 후보 모부 정부와 여당측 추천 인사로 알려져 일부 형평성 논란도 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우선 과제는 조직 안정화 윤석열 대통령은 두 후보 중 한명을 공수처장으로 지명하게 된다. 이후 윤 대통령이 인사청문회를 요청하면 국회는 20일 내로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경과보고서를 윤 대통령에게 제출하게 된다. 윤 대통령이 지체없이 지명 절차를 진행하면 4·10 총선 이전에 임명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직 안정화는 차기 처장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앞서 공수처는 내부 갈등이 불거진데 이어 수장 공백까지 겪었다. 공수처 내홍은 지난해 11월 소속 검사의 기고문을 통해 드러났다. 김명석 공수처 부장검사는 '정치적 편향과 인사의 전횡'이란 제목의 글에서 공수처의 수사력과 정치적 편향성 등을 비판했다. 김진욱 전 처장은 김 부장검사에 대한 내부 감찰을 지시했고, 여운국 전 차장은 김 부장검사를 명예훼손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대행의 대행' 체제 상황까지 벌어진 수장 공백도 조직 안정을 위협하고 있는 요소 중 하나다. 지난 1월 김 전 처장 퇴임 이후 김선규 수사1부장검사가 직무대행을 맡아왔지만, 김 부장검사가 검사 시절 수사기록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항소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사의를 표명했다. 김 전 처장의 대행이었던 여 전 차장의 임기 만료로 김선규 부장검사가 직무대행을 맡았지만, 김 대행의 사직서가 수리되면 또다른 직무대행이 자리를 채워야 한다. 수사력 부실 논란 극복해야수사력 부실도 공수처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지난 3년간 공수처는 직접 기소 3건 중 2건이 1심·2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으며 구속영장을 총 5차례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모두 기각당했다. 공수처법상 수사 인원 및 범위의 한계가 그 원인으로 제시되는 상황이다. 검찰과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11월 공수처는 감사원 3급 공무원 뇌물 수수 사건에 대해 검찰에 공소 제기를 요구했지만, 검찰은 추가 수사하라며 돌려보냈고 공수처는 접수를 거부했다. 한편 김 직무대행이 사직서를 제출하면 수리까지 한 달 정도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사직서 수리 이후 차기 처장이 임명되지 않을 경우 송장친 수사2부장이 처장 대행을 맡게 된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4-03-03 12:07:26[파이낸셜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검사장 재직 당시 '엘시티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한 전직 기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2심에서 패소했다. 1심은 일부 내용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봤지만, 2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0-2부(김동현·이상아·송영환 부장판사)는 1일 한 위원장이 전직 기자 장모 전 기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엘시티 사건은 지난 2017년 수사 결과 발표 후에도 부실수사 등 의혹 제기가 계속됐던 공적 관심사"라며 "피고인의 당시 게시글과 발언은 원고가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등을 지내는 동안 엘시티에 대해 수사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아 그 이유가 궁금하다는 취지"라고 봤다. 그러면서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과 반부패강력부의 경우 관할이 전체에 걸쳐 있는 등 외관상으로는 원고에게 엘시티 사건에 대한 일정한 권한처럼 비치는 측면이 있다"며 "언론으로서는 추상적 권한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주요 수사기관의 고위공직자가 직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고가 엘시티 사건 수사에 있어 구체적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지 않은 상황에 이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억울함을 느낄 수는 있다"면서도 "공직자인 원고는 대법원 판례 취지에 따라 이러한 비판을 해명과 재반박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 손해배상 소송으로 언론의 감시와 비판 기능을 제한하려고 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장 전 기자는 지난 2021년 3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렇게 수사를 잘한다는 한동훈이 해운대 엘시티 수사를 왜 그 모양으로 했대? 초반에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해야 한다는 윤석열은 왜 엘시티에선 아무것도 안 했대"라는 글을 올리고, 유튜브에서도 이같이 발언한 바 있다. 이에 한 위원장(당시 검사장) 측은 "기자의 주장과 달리 한 검사장은 해운대 엘시티 수사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며 "당시 대구 및 대전고검 근무 중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전 검찰총장)도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1심의 경우 일부 행위에 대해 명예훼손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장 전 기자가 한 위원장이 청구한 1억원 중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4-02-01 15:18:02[파이낸셜뉴스] 가수 지드래곤(권지용)이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된 가운데 경찰이 부실 수사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김희중(58) 인천경찰청장은 14일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수사 초기에) 권씨의 마약 투약 혐의에 관한 상당히 구체적인 제보가 있었다"라며 "제보를 토대로 전반적으로 수사했는데 범죄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청장은 "구체적인 제보가 있는데 수사를 안 하면 그게 더 이상한 것"이라며 "수사에 착수해 혐의가 없으면 없다고 밝히는 것도 경찰의 의무"라고 덧붙였다. 전날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그동안 수사한 권씨를 다음 주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권씨는 간이시약 검사에 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정에서도 마약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권씨와 함께 강남 유흥업소에 방문한 연예인들과 유흥업소 직원 등 6명을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으나 혐의를 입증할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유흥업소 여실장 A씨(29·여)의 진술에만 의존해 부실한 수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A씨는 "지난해 12월 7일 권씨가 있던 방 화장실에 놓인 쟁반 위에 흡입이 이뤄지고 남은 코카인이 있었다"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후 A씨는 진술을 바꿔 "권씨가 직접 마약을 한 것은 보지 못했다"라면서 "권씨와 함께 유흥업소를 찾은 또 다른 배우가 했을 수도 있다"라고 번복했다. 이 청장은 "감정 결과가 음성이 나왔다고 해서 부실 수사로 평가하는 견해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이선균씨(48)와 관련해서는 그가 A씨 등을 고소한 공갈 사건부터 먼저 수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이씨는 지난 10월 자신의 마약 투약 의혹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협박당했고 3억5000만원을 뜯겼다"라며 변호인을 통해 A씨와 B씨 등 2명을 함께 고소했다. 현재까지 인천경찰청이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나 내사한 인물은 이씨를 포함해 모두 10명이다. 경찰은 입건자 7명 가운데 A씨 포함 3명을 검찰에 송치했으며 이씨 등 4명은 아직 수사 중이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12-14 13:12:28[파이낸셜뉴스] 고(故) 방용훈 전 코리아나호텔 사장의 주거침입 사건 부실 수사와 관련해 항소심 재판부도 국가가 방 전 사장의 아내 유족에게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8부(정준영 부장판사)는 방 전 사장의 전 배우자 고(故) 이모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최근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가가 이씨의 언니와 형부에게 각각 5000만원, 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두 사람에게 각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했는데, 2심에서 금액이 늘어난 것이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방 전 사장의 주거침입 행위가 명백히 촬영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제출했지만, 경찰은 객관적 증거인 CCTV 영상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방 전 사장의 진술만을 토대로 수사해 불기소 처분에 이르렀다"며 "이로 인해 원고들이 받았을 정신적 충격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그러면서 "특히 망인과 가까운 혈연관계였던 언니의 정신적 고통이 심대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 정도, 이 사건 불기소 처분 후 재기수사 명령에 따른 약식명령 청구까지 6개월이 걸린 점 등을 참작해야 한다"며 1심보다 배상액을 늘린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방 전 사장의 배우자 이씨는 지난 2016년 9월 유서를 남기고 서울 강서구 가양대교 근처 한강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의 언니는 방 전 사장과 자녀들이 이씨를 학대했다며 고소했다. 방 전 사장과 아들은 2016년 11월 이씨 언니의 집을 찾아가 현관문을 돌로 내리치는 등 난동을 벌여 공동주거침입과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됐다. 하지만 경찰이 방 전 사장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면서 부실 수사 의혹이 일었다. 검찰은 방 전 사장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고, 처형의 항고로 재수사 끝에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방 전 사장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은 피의자 신문 조서를 허위 작성한 것으로 밝혀져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동생인 방 전 사장은 지난 2021년 2월 6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3-11-07 08:58:52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12일 진행한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경찰의 집회 및 시위 대응방안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부실수사 논란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불법 집회에 대해 강경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의혹 수사에 대해선 "부실수사임이 확인될 경우 감찰을 통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날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경찰의 집회 및 시위 대응방안이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시위의 자유와 충돌할 수 있다는 취지로 질문했다. 윤 청장은 "집회·시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평온권 등) 국민의 기본권도 중요하다"며 "집회·시위 문화 개선방안의 두가지 방점은 일반 시민의 기본권 보호와 공공질서 확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1일 집회·시위 문화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심야시간대 집회·시위 금지시간 규정 △소음측정방식 개선 등 내용을 법·제도에 포함하는 내용이 골자다. △드론채증 도입과 △불법행위 우려 시 형사팀 사전 배치 △수사전담반 운영 등 경찰의 집회 및 시위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는 안도 담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부인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 카드 유용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윤 청장은 "공익제보자 진술 뿐만 아니라 압수수색과 통신결과 등을 종합해서 (무혐의) 판단했다"며 "수사팀에서 고의로 부실수사를 했다고 하면 사후에 수사 감찰 등을 통해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이 대표와 법인카드 사적 유용 사이 연결고리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불송치 결정했다. 그러나 권익위는 지난 10일 "이 대표가 아내의 법인카드 유용을 알았을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사건을 대검찰청으로 이첩했다. 현장 경찰관들의 총기·전기충격기 훈련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윤 청장은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나 관련 예산과 장비가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신림역·서현역 흉기난동 등 강력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윤 청장은 총기·전기충격기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현장 경찰관에게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각 경찰의 현장 대응 능력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정부는 치안강화를 위해 3년 안에 38구경 권총과 저위험권총을 포함해 지구대·파출소 등 지역 경찰에 1인 1총기를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청은 내년 저위험권총 5700여정 지급을 시작으로 3년 동안 2만9000정을 보급해 1인 1총기 보급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3-10-12 18:1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