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재건축 재테크 끝판왕’으로 불리는 곳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이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부촌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고 가격은 80억원으로 아직 100억 클럽에는 가입하지 못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압구정 현대 아파트 단지에서 130억원의 매물이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90억원에 거래가 이뤄졌다는 소문도 들리고 있다. 일선 중개업소에 따르면 압구정 구현대 6·7차 76동에 있는 매물(9층)이 호가 130억원에 매물로 나왔다. 전용면적 기준으로는 245㎡다. 공급면적은 264㎡(80평형)다. 이전 신고가보다 50억원 오른 가격이다. 3.3㎡당 1억6000만원 가량이다. 올해로 준공 45년차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압구정 일대 아파트 최고 매매가격은 80억원이다. 지난 2012년 4월에 구현대 6·7차 전용 245㎡가 80억원에 팔렸다. 2022년 7월에도 현대1·2차가 80억원에 거래되는 등 80억원 벽은 못 넘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구현대 1·2차 전용 198㎡가 90억원에 거래됐다는 소문이 현지 중개업소에서 나오고 있다. 아직 실거래가 시스템에는 올라오지는 않은 상태다. 압구정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1·2차의 고층인데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에 거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강변으로 최고가에 거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90억원 거래가 정식 등재되면 압구정 종전 최고 실거래가(80억원)보다 10억원 오르는 셈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100억원 이상 거래는 용산 한남동과 강남 청담동, 성동 성수동의 고급 주거단지에서만 나온 상태다. 한남동의 ‘한남더힐·파크르한남’, 청담동의 ‘PH129’, 성수동의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등이 그 주인공이다. 전문가들은 다음 100억 클럽 후보로 압구정동을 꼽고 있다. 압구정 일대는 현재 재건축 사업이 한창이다. 압구정동은 미성·현대·한양아파트 등 8500가구 가량이 6개 구역이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정비사업이 마무리되면 압구정 일대는 50층 내외의 1만1800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지난 7월 서울시는 재건축을 추진하는 압구정 6개 구역 중 2·3·4·5구역에 대한 신통기획안을 확정한 바 있다. ljb@fnnews.com 이종배 성석우 기자
2023-10-27 10:59:54[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이 전국 부촌 1위로 올라섰다.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서초구 반포동을 따돌린 것이다. 2019년만 해도 압구정동은 개포와 반포에 밀려 집값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3일 파이낸셜뉴스가 부동산R114에 의뢰해 3.3㎡당 평균 매매가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 압구정동은 ‘재건축 재테크 끝판왕’으로 통한다. 부촌 지형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통계를 보면 지난 5월 26일 기준으로 압구정동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9811만원으로 1위로 올라섰다. 2위는 서초구 반포동으로 3.3㎡당 9727만원이다. 반포동은 ‘아크로리버파크’ 등 새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2017년부터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특히 2022년에는 평균 매매가격이 1억85만원으로 1억원을 첫 넘어서기도 했다. 1억원 돌파는 반포동이 처음이었다. 압구정동은 2위와 3위 자리를 유지해 왔다. 올해 들어 부촌 1위에 압구정동이 올라선 것은 재건축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대비 올 5월 매매 평균가를 분석해 보면 압구정동이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압구정동의 경우 3.3㎡당 매매가가 2022년말 9814만원에서 올 5월 중순에는 9811만원으로 소폭 줄었다. 반면 반포동은 이 기간 동안 1억85만원에서 9727만원으로 압구정보다 낙폭이 컸다. 압구정동의 경우 올 들어 재건축이 속도를 내면서 하락폭을 줄여준 것이다. 서울시 재건축 기획안은 용적률을 법적 상한인 300%가량으로 끌어올리고 일부 지역은 최대 500%까지 허용해 준다는 게 주요 골자다. 최고 70층까지 올릴 수 있게 된다. 계획대로만 진행하면 압구정 일대는 초고층 미니 신도시로 변모하게 되는 셈이다. 압구정 M 공인 관계자는 “현재 급매물은 거의 다 빠진 상태”라며 “거래는 많지 않지만 조금씩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 기대감으로 현재 나온 물건 대부분이 평당 1억원 이상이다”고 덧붙였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전국의 모든 부자가 관심을 갖는 명실상부한 전국구 부촌으로 압구정 변신은 시간문제다”고 분석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2023-06-02 17:38:13[파이낸셜뉴스]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4번째로 높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신축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금리 인하 기대에 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결과다. 향후 거시건전성 규제 효과가 불확실한 만큼 금리, 공급, 규제 등 적절한 정책조합을 통해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21년으로 돌아간 주택가격...가계부채 비율 더 올라간다”한은은 12일 ‘9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수도권 주택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소득, 사용가치 등과의 괴리가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서울의 명목 주택가격은 지난 집값 상승기인 2021년 고점의 90%를 회복했고 서초구 등 일부지역의 경우 전고점을 상회한 상태다. 이에 주택시장 위험지수도 ‘고평가’ 단계에서 재상승했다. 아울러 가계부채비율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2022년 이후 완만히 낮아지고 있으나 지난 1·4분기 기준 92.1%로 OECD 31개국(평균 60.1%) 중 4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에 더해 5월부터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며 지난달 가계부채가 1130조원에 육박한 만큼 해당 비율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한은은 이같은 상황이 2000년 이후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기와 비교할 때 수급상황, 금융여건, 거시건전성규제 등의 측면에서 유사한 점이 많다고 분석했다. 과거 확장기는 대체로 주택건설 감소 등으로 공급부족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거시건전성 규제도 완화적인 상황에서 시작됐는데, 현재도 서울 등의 신축 아파트 공급부족 및 비아파트 기피에 따른 수급불균형 우려, 금리인하 기대 등에 따른 대출금리 하락, 규제 완화 및 정책금융 확대 등이 영향을 줬다는 지적이다. 다만 과거 확장기에는 높은 전세가율 등으로 인해 갭투자가 많았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최근에는 낮은 전세가율로 인해 전세 등을 활용한 갭투자 비중이 아직은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봤다. 현재 서울의 갭투자 비중은 올해 상반기 중 30% 내외로 2021년 중 평균 45%보다 낮다.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 장기화 전망도...정책조합으로 대응해야”한은은 이같은 주택가격 상승이 금융·경기 변동성이 증폭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론적으로는 주택가격 상승은 이론적으로 건설투자 증가, 부의 효과 등을 통해 경기를 진작시키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가격과 건물 투자 간 연계성이 낮고 높은 가계부채비율 등으로 부의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높아진 가계부채 비율이 소비를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소비를 제약하는 원리금상환비율(DSR) 임계치는 47%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동 수준을 상회하는 가계 비중이 2013년 5.1%에서 2023년에는 12.2%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공급 확대와 거시건전성정책 강화의 효과도 점차 나타나면서 주택가격이 내년 이후에 안정될 것으로 내다보는 견해와 거시건전성 규제의 효과가 불확실하고 수급불균형 우려도 상존하고 있어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병존하고 있어서다. 이에 한은은 주택공급 확대와 거시건전성규제 강화 조치의 효과를 점검하면서 필요시 추가 강화 조치를 고려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주택시장과 가계부채는 주택공급, 거시건전성규제, 금리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받는 만큼 최근의 확장세가 장기화되지 않도록 적절한 정책조합(policy mix)을 통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9-12 08:36:37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여야정 협의체와 민생입법 패스트트랙을 통해 민생법안들을 속도감 있게 처리하자"고 촉구했다. 극한 대치가 이어지는 22대 국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비쟁점 민생 법안만 따로 처리하는 장치를 만들자고 제안한 것이다. 추 원내대표는 정쟁의 책임이 거대야당의 국회 장악에 있다고 강조하면서 집권여당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연금·의료·노동·재정 등 4대 개혁 과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추 원내대표는 특히 종합부동산세 등 완화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종부세와 관련해선 "부담을 더 낮추는 방향으로 개편하겠다"며 1가구 1주택 공제를 12억원에서 15억원으로 개편하고, 다주택자 중과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 등을 언급했다. 그는 또 "상속세 완화를 부의 대물림으로 보는 것은 낡은 프레임"이라며 상속세 최고 세율 하향, 공제 확대, 최대 주주 할증 과세 폐지, 상속세 부과 체계 유산취득세 개편 등 방안을 열거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야당의 '입법 폭주'를 비판하면서 연설을 시작했지만 이후 정부여당의 주요 국정 과제를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는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전날(4일) 본인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의 정책 실패를 부각한 데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추 원내대표는 "국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힘들고 인기가 없더라도 개혁은 추진돼야 한다"며 "지금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그런 길을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추 원내대표는 의료개혁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추 원내대표는 "의료 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해 향후 5년간 국가재정 10조원, 건강보험 10조원의 재정도 과감히 투입하겠다"며 "전공의들과 의대생 여러분들께 다시한번 간곡하게 호소한다. 지금이라도 의료현장과 학교로 복귀해달라"고 말했다. 정부를 향해선 "응급의료 공백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인 만큼 현장을 면밀히 점검하고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빈틈없이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금개혁과 관련해 추 원내대표는 "당장 국회 '연금개혁특위'부터 구성하고 논의를 시작해서 금년 내에 실질적 성과를 만들자"며 "민주당도 적극적으로 함께해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노동시장 유연화 및 노동약자보호법 제정과 재정준칙 법제화를 약속했다. 민생 안정을 위한 4대 정책 추진 의지도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앞으로 정부와 여당은 민생 안정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더욱 집중하겠다"며 "취약계층 보호 강화,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 확대, 청년 지원 강화, 중산층 세부담 완화를 위한 세제 개편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속세 최고 세율 완화, 최대주주 할증 과세 및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세제 개편 의지도 강조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4-09-05 18:27:37[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옛날 조선후기에 사암도인이란 의원이 있었다. 사암도인은 약을 쓰지 않고 오로지 침으로만 환자를 고쳤다. 사암도인은 침을 잘 놓았는데, 특히 12경맥의 팔다리쪽을 흐르는 오수혈(五輸穴)에만 침을 놓았다. 이것을 사람들은 사암침법이라고 불렀다. 사암침법은 팔다리의 혈자리에만 침을 놓기 때문에 안전하면서도 기운이 강한 오수혈만을 선택했기 때문에 혈성(穴性)이 매우 강하고 효과적이다. 주된 침법은 오행의 상생상극의 원리에 따라서 보법(補法)에 해당하는 정격(正格)과 사법(瀉法)에 해당하는 승격(勝格)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암도인의 한 제자가 “스승님, 스승님의 침법을 밖에서는 사암침법이라고 부릅니다. 사암침법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입니까?”하고 물었다. 그러자 사암도인은 “내 침법은 오행의 상생상극의 원리에 따라서 이루어진 것이다. 예를 들면 위(胃)를 보(補)하는 위정격(胃正格)은 위를 보하는 침법인데, 양곡(陽谷), 해계(解鷄)를 보(補)하고 임읍(臨泣), 함곡(陷谷)을 사(瀉)하는 것이다. 이것이 어떻게 만들어진 조합인지 궁금하냐?”라고 물었다. 제자는 어렴풋하게 알고는 있지만 자신이 없었다. 사암도인은 이어서 설명하기를 “만약 위가 약하면 위를 보해야 할 것이다. 내경에 보면 허즉보기모(虛則補其母)라고 했다. 그럼 오행에서 위(胃)는 토(土)이고 토(土)가 약한 것이니 토(土)의 모(母)인 화혈(火穴)을 보해야 한다. 화혈은 자경(自經)으로 위경(胃經)의 화열인 해계(解谿)와 모경(母經)으로 심경(心經)인 소장경(小腸經)의 화혈인 양곡(陽谷)을 보한다. 그리고 토(土)가 허한 상태이기 때문에 토를 이기는 목(木)을 사(瀉)해야 한다. 그래서 자(自)경인 위경의 목혈인 함곡(陷谷)과 타(他)경인 담경의 목혈인 임읍(臨泣)을 사하는 것이다. 이해할 수 있겠느냐?”하고 설명해 주었다. 제자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듯 끄덕거렸다. 사암침법은 누구나 함부로 행하기 어려운 심오한 침법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위완부에 통증이 심하면서 복통, 소화불량, 헛배부름, 가스참의 증상에 위정격을 놓으면 바로 진정이 되는 경우가 많다. 사암도인이 제자에게 위정격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데, 환자가 왔다. 환자는 50세 가량의 남자로 오래전부터 위완통이 있어서 침을 맞으러 왔던 환자였다. 남자는 명치에서부터 배꼽부위 위까지 통증이 생기면서 정해진 시간에 통증 발작이 있었으나 통증이 일정한 부위가 없었다. 사암도인은 남자에게 “위완통은 좀 어떤가?”하고 물었다. 환자는 “의원님 침을 맞고 통증이 많이 줄었습니다.”라고 했다. 사암도인은 이 환자에게 양곡(陽谷)과 해계(解谿)를 보하고 임읍(臨泣)과 함곡(陷谷)을 사(瀉)했다. 사암도인은 위허증으로 보고 위정격으로 치료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번은 20세인 한 남자가 위완통이 있다고 하면서 왔다. 사내는 통증이 시작하는 날마다 오한(惡寒)이 있으면서 관절통이 동반되고, 팔다리 살집에 대추나 밤톨만 한 핵이 생겼다가 점차 사라졌고 때때로 남아 있는 것은 몇 개가 위부와 양쪽 다리 위에 있기도 하면서 10여일 간격으로 반복된 것이 수해가 되었다고 했다. 사암도인이 진찰을 해 보더니 “위허(胃虛)로 인한 담핵(痰核)이다.”라고 진단을 하고서는 이 남자에게 위정격(胃正格)을 사용하여 침을 놓았는데, 수년이 되었던 증상이 5~6도(度) 만에 나았다. 사암도인은 남자의 증상이 우측이 심했기 때문에 좌측에 침을 놓았다. 소위 말하는 우병좌치(右病左治)를 한 것이다. 또 한번은 50세 가량인 한 부인이 복통을 앓은 지 이미 30년이 되었고, 흉복부가 창만하면서 통처가 일정한 곳이 없었으나 위완부가 더욱 심했으며, 족부가 건조하면서 발등이 부어올라 있었다. 사암도임은 발등은 위경(胃經)이 유주하는 부위이면서 위완부에 통증이 심해서 위정격을 사용했더니 1도(度)만에 통증이 줄어들고 발등의 부종도 빠졌다.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복통에는 위정격만 사용하시는 겁니까?” 그러나 사암도인은 “그렇지 않다. 원래 복진을 제대로 하면 어떤 장기가 원인인지 알 수 있다. 위 이외에도 복통이나 협통의 원인이 많다. 위허(胃虛)로 인한 통증은 딱히 정해지 있지 않고 위완부를 중심으로 여기저기가 아파진다. 그런데 폐기가 탁(濁)하면 우측 협통이 있고, 간통(肝痛)은 왼쪽 협통이 있다. 그리고 냉으로 인한 통증은 배꼽 아래, 만약 배꼽 주위에 통증이 심하면 대장의 문제고 혈허(血虛)가 원인이 되는 경우는 소장통이 많다. 특히 심통(心痛)은 위완통과 아주 비슷하게 나타나니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때 한 어린 환자가 왔다. 10여 세 정도 돼 보이는 아이는 배꼽위에 복통이 있어서 여러 날 동안 울부짖으면서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엎치락 뒤치락했다고 했다. 사암도인이 복진과 함께 진찰을 해 보더니, 아이의 목과 귀 아래에 여러개의 림프절이 부어있었다. 당시에 이것을 연주창이라고 불렀다. 사암도인은 림프절이 부어있는 부위가 대장경이 흐르는 길목에 있고 또한 복통은 배꼽 근처에 나타나서 대장허증(大腸虛證)으로 진단을 했다. 사암도인은 어린 환자에게 족삼리(足三里)와 곡지(曲池)를 보하고, 양곡(陽谷)과 양계(陽谿)를 사했다. 바로 대장정격이었다. 그러나 복통이 즉시 사라졌다. 사암도인이 제자에게 “이 아이에게 대장정격을 놓았다. 어떻게 해서 이 혈자리들이 대장을 보하게 되는지 설명해 보거라.”라고 했다. 그러자 제자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대장은 금(金)에 속하니 대장이 허한 경우는 허즉보기모(虛則補其母)로 해서 토(土)혈을 보하고, 화극금(火克金)이니 화(火)혈을 사해야 합니다. 그래서 자경(自經)인 대장경의 토혈인 곡지(曲池)와 모경(母經)인 위경의 토혈인 삼리(三里)를 보하고, 자경인 대장경의 화혈인 양계(陽谿)와 화경에 해당하는 소장경의 화열인 양곡(陽谷)을 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장정격은 삼리, 곡지를 보하고, 양곡, 양계를 사하는 처방이 나온 것입니다.”라고 했다. 제자는 지난 번에는 어려워하더니 공부를 많이 한 것 같았다. 사암도인은 제자를 칭찬했다. 그 때 또 한 명의 환자가 왔다. 50세 정도 되어 보이는 부인은 복통이 생긴 지 벌써 2~3년이 되었다고 했다. 그동안은 간간이 발작을 했는데, 최근 한달 전부터는 복통이 심해졌다. 그러면서 때때로 눈꽃이 피고, 두통이 있으면서 양쪽 미릉골통이 생겼다고 했다. 또한 얼굴과 두부가 텅빈 것처럼 정신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명치가 답답하면서 미치겠다고 했다. 사암도인은 진찰을 해 보더니 집안에 큰 우환이 있었던 뒤로 나타난 증상이라고 하기에 화병으로 진단을 하고 화울통방(火鬱痛方)을 처방했다. 사암도인은 대돈, 소충을 보하고, 음곡, 곡천을 사했다. 그랬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부인의 제반 불편함이 사라졌다. 환자들이 연이어서 들어왔다. 한 남자가 두통이 있다고 하면서 찾아왔다. 40세 가량의 남자는 얼굴 전체에 통증이 있으면서 경항부가 더욱 심했다. 진찰을 해보니 심하게 화를 낸 후에 나타났다고 하기에 사암도인은 간증(肝症)으로 보고 음곡, 곡천을 보(補)하고, 경거, 중봉을 사(瀉)했다. 바로 간정격이었다. 이렇게 침을 맞자 바로 증상이 좋아졌다.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은 항상 이렇게 네 개의 혈자리를 사용하시는 겁니까?” 그러나 사암도인은 “그렇지 않다. 간혹 단혈(單穴)만 쓰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편두통은 한쪽의 통증인데, 병들지 않는 쪽의 절골혈(현종혈)만 사해도 거뜬하게 좋아진다. 루시루험(屢試屢驗)했다. 한번은 40세 정도 되는 부인이 우측 편두통이 아주 심해진 지가 이미 10여년이 되었는데도, 좌측 절골혈 만을 사(瀉)해서 수일만에 감소되어 1도(度)에 나은 적도 있다.”라고 했다. 사암도인은 단혈만을 사용할 때에도 함부로 아무 혈자리나 선택하지 않았다. 제자는 스승님의 침실력에 감탄을 하면서 자신도 스승님을 따라서 환자의 치료를 위해서 침치료 연구와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사암도인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한 제자에게 “침이란 단 한자리 만으로도 병자를 일으킬 수 있지만, 온갖 곳에 난자(亂刺)를 하더라도 전혀 효과가 없는 경우도 많다. 의사가 환자의 호소하는 병증의 원인을 찾아낸다면 최소한의 혈자리만이 필요할 것이나, 아픈 곳에만 찌르기를 반복한다면 산침(散鍼)이 될 것이다. 아픈 곳을 찾아 찌르는 아시혈도 좋지만 한번쯤은 이 환자에게 과연 이 혈자리가 필요한지를 고민해야 한다.”라고 했다. 사암도인(舍岩道人)이 창시한 사암침법(舍岩鍼法)은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침법으로 지금도 많은 한의사들이 임상에서 활용하고 있다. 사암침법은 현재 사암도인침법(舍岩道人鍼法)과 사암도인침구요결(舍岩道人針灸要訣)이란 책자로 전해지고 있다. 일도쾌차(一度快差)! 단 한 번에 좋아진다는 의미다. 이 표현이 사암침법을 두고서는 어색하지 않다. * 제목의 ○○은 ‘사암’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사암도인침법> ○一男子 年可五十 常患胃脘痛, 自心下至臍上 作痛 有時無定 或似蟲痛 陽谷ㆍ解谿補、 臨泣ㆍ陷谷瀉 數度而效. (50세 가량인 한 남자가 항상 위완통을 앓았는데, 심하부에서 제상부에 이르러 통증을 발작하되 정해진 시간은 있으면서 통처에 일정한 부위가 없고 때로 충통과 비슷하여 양곡, 해계를 보하고 임음, 함곡을 사하니 수차에 효과가 있었다.) ○ 一男子 年二十 有胃脘痛 每始痛之日 惡寒肢節痛 四肢肉起 如棗栗者 無數而多 次次消盡 或餘存者幾個 在胃部兩脚上下 十餘日間隔 反復累年矣, 用胃正格 五六度差. 右側勝 故左治. (20세인 한 남자가 위완통이 있으면서 통증이 시작하는 날마다 오한, 지절통하고 사지의 기육에 조율 같은 것이 솟아오르면서 무수하게 많아졌다가 점차 소진되며, 때로 남아 있는 것이 몇 개가 위부와 양 다리의 상하에 있기도 하면서 10여 일 간격으로 반복한 지 여러 해였는데, 위정격을 사용하여 5~6도에 나았다. 우측이 심했으므로 좌측을 치료했다.) ○ 一婦人 年可五十 腹痛已三十年, 胸腹脹滿 痛無定處 胃脘尤甚, 足無津液 跗上亦浮, 用胃經正格 一度而足有津液 腹痛亦減. (50세 가량인 한 부인이 복통을 앓은 지 이미 30년이 되었고, 흉복부가 창만하면서 통처에 일정한 곳이 없었으나 위완부가 더욱 심했으며, 족부에 진액이 없으면서 발등도 역시 부어올랐는데, 위경정격을 사용하여 1도에 족부에 진액이 생기면서 복통도 감소되었다.) ○ 一女子 十餘歲 腹痛臍上 累日號泣轉輾, 診項耳下大腸分 有結核 知大腸虛, 故用正格 卽止. (10여 세인 한 여자가 제상부에 복통이 있어서 여러 날 동안 울부짖으면서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엎치락 뒤치락했는데, 목과 이하부의 대장경 분야를 진찰하니 결핵이 있어서 대장허증인 줄 알았으므로 대장정격을 사용하자 복통이 즉시 멎었다.) ○ 一女子 年五十餘 腹痛間作 已數三年 方痛已有月餘, 或生眼花、頭痛、兩眉骨痛 顔頭若空虛 心下鬱悶 用火鬱方, 一度有效. (50여 세인 한 여자가 복통이 간혹 발작한 지 이미 2-3년이 되었고 지금의 고통은 이미 1개월 가량 되었는데, 때로 안혼, 두통, 양미골통 등이 생기고 안면부와 두부가 텅빈 것 같으면서 심하부가 울민하다고 하여 화울통방을 사용했더니 1도에 효과가 있었다.) ○ 一男子 年可四十 頭面盡痛 頸項尤甚, 故陰谷ㆍ曲泉補、 經渠ㆍ中封瀉 數日半減 數度而快. (40세 가량인 한 남자가 두면부 전체에 통증이 있으면서 경항부가 더욱 심하므로, 음곡, 곡천을 보하고 경거, 중봉을 사하여 수일만에 통증이 반감되었고 수차에 거뜬히 나았다.) ○ 一女子 年可四十餘 頭痛右邊 已十餘年, 瀉左邊絶骨 數日減差 一度而已. (40여 세인 한 여자가 우측 편두통이 더욱 심한 지 이미 10여 년이 되었는데, 좌측 절골혈을 사하여 수일만에 감소하고 1도에 나았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08-30 09:29:21넘쳐나는 뉴스, 딱 '쓸만한 이슈'만 씁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다양한 이슈를 새로운 시선에서 뾰족하게, 삐딱하게 탐구합니다. <편집자 주> 하나의 유령이 서울을 떠돌고 있다. '영끌'이라는 유령이. 네, 서울 아파트값과 거래량이 치솟으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과 빚투(빚내서 투자)족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지난 7월 말부터 8월 14일까지 총 3조2407억원 증가했고요. 지난 8월 14일 기준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62조9908억원으로 56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주목해야 할만한 부분은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기준 주담대 연체액 규모가 1조800억원 가량인 점인데요. 이는 2021년 상반기 5793억원 대비 5000억원 이상 늘어난 수치입니다. 고금리가 계속되면서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한 영끌족이 금융 건전성에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지요. 부동산 상승 기대감과 함께 다시 돌아오는 영끌족. 이들은 누구길래 굳이 영혼까지 끌어모아 나라 경제를 힘들게 하는 걸까요? '괴담' 영끌족들에 대해 알아보려면 일단 영끌이 무엇인지, 이들이 실제로 존재하는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지난 5월 한국부동산원이 발간한 학술지를 들여다볼까요. '2030세대 영끌에 대한 실증분석'에 참여한 연구진은 '영끌 매수자'의 기준을 주택 구입 시 연소득 대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40% 이상'인 경우로 잡았습니다. 이를 토대로 2020년부터 2022년 6월까지 서울 소재 3억원 이상 본인 입주용 주택을 구입한 자금조달계획서 원자료(13만2511건, 제2금융권 대출 포함)를 분석한 결과, DSR '40% 이상'인 영끌 규모는 2030세대 매수자 전체(4만6473명)의 3.8%(1778명)에 불과했다는 결과가 나왔고요. 이에 비해 같은 기간 2030세대 주택 구입자 가운데 서 빚이 없거나, 가족의 도움으로 1억5000만원 이상을 받은 사례는 영끌족 대비 각각 2.8배, 5.1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차입금이 없는 비율(10.9%·5052명)과 원가족으로부터 1억5000만원 이상 지원받은 매수자 비율(19.7%·9143명)이 청년 영끌족(전체 3.8%)보다 3~6배가량 높게 나타난 것이지요. 맞습니다.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2030세대 영끌의 비중은 크지 않습니다. 영끌보다는 '부모 찬스'로 인해 발생하는 '부의 대물림'이 부동산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지요. '실체' 영끌이 일부 '괴담화' 된 측면이 있다는 걸 우리는 이제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부모 찬스 없이 자력으로 아파트를 구입하는 이 가련한 '진짜 영끌족'은 누구일까요. 단순하게 생각해봅시다. 사회초년생이던 20대를 지나 이제서야 부모의 도움 없이 사회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30대가 무슨 돈이 있겠습니까. 이들이 아파트를 구입하는 종잣돈은 대부분이 은행 돈, 즉 대출이지요. 사실 2019년 하반기부터 광풍처럼 몰아쳤던 영끌의 등장에는 시대적 현상과 그림자가 모두 담겨 있습니다. 이른바 MZ라고 불리는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세대는 1990년대 성장기를 아파트에서 보낸 '아파트 키즈'이자 높은 대학진학률과 맞벌이 일반화, 자녀 수 감소로 주택 구매력이 높아진 세대인데요. 이 와중에 당시 영끌을 부추긴 '지금 안 사면 영영 못 산다'는 '패닉 바잉(panic buying)' 열풍이 불었고, 집값이 말도 안 되게 오르면서 청년들은 허탈감을 느꼈습니다. 이는 다시 집값에 대한 지나친 기대심리로 이어졌지요. 아울러 '내 집 마련'에 대한 판타지가 사회 전반에 조성되면서, 일치감찌 '부자의 꿈'을 포기한 세대는 위험한 도박이라는 걸 알면서도 상대적 박탈감에서 벗어나고자 집을 사는 데 '올인'을 하기 시작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퇴마' 영혼까지 바쳐가며 구입한 주택은 '내 집'이 되긴 했을까요? 최근에는 집을 사려고 빌린 대출금을 못 갚아서 임의경매로 넘어가는 부동산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일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부동산 임의경매 개시결정등기 신청 건수는 총 1만3631건(8월 3일 기준)으로 집계됐는데요. 한 달 전인 6월(1만983건)에 비해 24.1%, 1년 전(9328건)에 비해 46.1% 각각 늘어난 수치였습니다. 2013년 7월(1만4078건) 이후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지요. 문제는 이 와중에 또 다시 주택 매수세에 불이 붙으며 주담대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은행 주담대 잔액은 26조5000억원가량 급증하며, 2021년 상반기(30조4000억원)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는데요. 대출금리가 줄어들며 주택거래가 늘어난 데다, 정책대출 공급이 지속된 결과로 해석됩니다. 사실 모든 시기의 주택가격은 높습니다. 왜냐하면 '가격'이라는 것이 상대적이기 때문이지요. 베이비부머가 주택을 매입할 당시에도 주택가격은 높았고 주택 매수자들은 당연히 대출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올 아파트 값의 극성스러운 상승과 함께 집계된 여러가지 숫자들을 보고 있자니 조금은 우려가 되네요. 영끌이 더 이상 괴담 수준으로 머물지 않을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로 보이기도 하고요. 함께 살펴보았듯, 본질적으로는 영끌을 걱정하기 보다 부모 찬스로 인해 발생할 자산이전과 이것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더 필요한 게 사실입니다. 가족의 도움이 없어 집을 구입하지 못하는 젊은 층이 훨씬 더 많고, 이 같은 세대들이 부동산 시장에서 헤매면서 미칠 부작용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지요. 영끌을 의식한 각종 정부 정책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요. 우선적으로 영끌이라는 과장된 담론에서 벗어나 세대간 부의 이전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시작이 아닐까요?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8-20 09:53:52[파이낸셜뉴스] 부산상공회의소는 7일 ‘2024년도 묵민상공장학금 수여식’을 했다고 밝혔다. 올해 장학금 수상자는 미국 아칸소 주립대 글로벌공급망관리 4학년 심근영 학생이 선정됐다. 묵민상공장학금은 부산상의 부회장을 역임한 고 이원갑 부산방직 창업주의 유지에서 시작됐다. 고인은 생전에 부산상의 직원들이 지역경제 부흥을 위해 현장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우가 그에 미치지 못해 마음이 쓰인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이에 1989년 고인 작고 후 들어온 부의금을 부산상의에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이후 부방그룹이 장학기금을 추가로 출연하면서 묵민상공장학회의 틀이 비로소 갖춰졌다. 장학회는 2000년부터 부산상의 직원 자녀 중에서 매년 장학생 1명을 선발해 장학금 500만원을 전달해왔다. 양재생 부산상의 회장은 “묵민 이원갑 회장님이 보여주신 부산상의에 대한 큰 사랑과 후대 인재양성에 대한 깊은 뜻에 무한한 존경의 뜻을 표한다”면서 “장학생으로 선발된 학생은 학업에 더욱 정진해 지역사회와 국가의 발전을 견인하는 핵심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4-08-07 13:50:52넘쳐나는 뉴스, 딱 '쓸만한 이슈'만 씁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다양한 이슈를 새로운 시선에서 뾰족하게, 삐딱하게 탐구합니다. <편집자 주> 다들 '열심히' 살고 계신가요? 좋은 대학교에 입학하려고, 회사에서 승진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지금보다 나은 사회적 지위를 얻고자 하루하루 아등바등 최선을 다해 애쓰고 계시죠? 매 순간 찾아오는 실패와 좌절과 설움에도 세상 탓하지 말고 끝까지 달려가시기 바랍니다. 간절히 바라면 하늘이 감동해 가히 온 우주가 나를 도와준다는 말도 있잖아요. 부족한 건 여러분의 '노오력'이에요, 아시겠습니까? '스카이 피플' 자, 화내지 말고 함께 들여다봅시다. 지난 3월 달갑지만은 않은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최근 5년 새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소위 'SKY'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합격자 10명 중 9명 가량이 SKY대 출신이라는 종로학원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종로학원은 대입 수험생들에게도 이들 대학으로의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 우려하기도 했는데요. 여기에 더해 6월에는 SKY대의 올해 신입생 3명 중 1명이 서울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4년제 대학 평균의 무려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서울대 입학생 3746명 가운데 서울 출신은 1361명(36.3%)이었고요. 연세대는 입학생 4358명 중에 31.6%인 1375명이, 고려대는 5037명 가운데 29.1%인 1466명이 서울 출신으로 나타났지요. 여기에 또 더해서, SKY대 입학생 중 일반고 출신은 7275명으로 55.4%에 그쳤다고 합니다. 세 개 대학 입학생이 일반고 다음으로 많이 나온 고교는 자율형사립고(14.0%), 외국고(9.3%), 외국어고·국제고(8.2%), 영재학교(3.9%) 순이었고요. 자사고(3.4%), 외국고(3.8%), 외고·국제고(1.8%), 영재학교(0.3%)의 전체 평균치를 고려하면 이들 고교 출신이 SKY대에 특히 많이 진학했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들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이른바 '잘 사는 애들'이 성공과 인생 탄탄대로가 보장된 SKY대에 많이 가게 됐으며, 하물며 대학 서열과 경제적 서열이 일치하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더 이상 '노오력'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개천의 용들' 이 같은 '부의 대물림'에 대해 한 전문가는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은 계층 이동에서 비롯됐는데, 경제적 형편이 교육으로 대물림 되면서 이런 역동성이 깨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역동경제가 사라지고 선순환 구조가 붕괴되었다는 의미이지요. 쉽게 말해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힘과 역량이 불평등해졌다는 뜻입니다. 어르신들이 가끔 추억하시는 '라떼'를 떠올려봅시다. 대한민국의 전무후무한 고도 성장기인 1960~1980년대, 경제가 매년 10% 가까이 성장했고 산업화로 인해 구조 자체가 변화를 맞았습니다. 농민이 블루칼라가 되고, 블루칼라가 화이트칼라로 변하는 것이 가능한 시기였지요. 이른바 '개룡(개천에서 나는 용)'들의 성공담이 신화처럼 퍼지던 것도 이 때입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오히려 역으로, 이 같은 '개룡'들이 탄생시킨 현대 사회가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았다고 진단합니다. 공부 잘하고 시험만 합격하면 성공하는 시대 속 누구에게나 주어진 입장권을 가진 이들은 '계층 사다리'에 오르기 위해 무한 경쟁을 시작했고 그렇게 성공한 이들은 고위공무원, 법조인, 의료인, 대기업 직원 등 신흥 엘리트 1세대가 되어 서울로 몰려들었습니다. 그리고는 힘겹게 얻은 우월한 위치를 자식들에게 넘겨주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고, 이는 결과적으로 지역의 격차, 빈부의 격차, 교육의 격차로 이어졌지요. 부모의 경제력 격차는 자녀의 학력 격차로 이어지고 다시 일자리와 소득 격차로 재확산하면서 우리 경제의 역동성이 허물어졌다는 설명입니다. '기회의 평등'이 '기회의 불평등'이라는 유산을 낳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기회의 평등'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의 대물림'으로 인한 경제적 불평등의 해결에 정부가 직적접인 개입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사회경제적 정책을 통해 기회 균등을 실현하는 일은 매우 어렵지만, 결국 상황의 본질은 ‘사회 양극화’이며 취업, 교육 등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지요. 한국 사회가 극단적인 양극화 문제에 도달한 이유는 과거 정부가 그동안 성장 위주의 패러다임을 고수해 왔기 때문이라는 진단도 있습니다. 고도 성장기 정부는 기간 시설, 공장 등 물적 자본 투자에 매달렸고 경제성장률, 수출 증가율, 무역수지 등으로 경제 성적표를 매기는 반면, 고용과 교육, 복지 등 사람에 대한 투자는 부족했고, 사회 안전망이 부실하다 보니 벌어진 격차를 줄여 주는 기능 또한 미흡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5월, 정부는 역동경제 구현을 위한 '사회이동성 개선방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당시 주환욱 기획재정부 경제구조개혁국장은 "미래세대가 공정한 기회를 부여받고 능력·노력에 따라 소득계층 상향이동을 할 수 있는 기회 확대는 역동경제의 출발점"이라며 "원활한 사회 이동을 통해 경제주체들의 미래투자·근로의욕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주된 방침으로는 △청년 맞춤형 취업지원 △저소득층 교육 초등생 조기지원 △부동산 연금화 촉진세제 도입 등입니다. 다만 이 같은 해결책이 사회 양극화에 직접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을 지는 미지수입니다. 현 한국 사회의 소득·자산 양극화는 계층 이동 사다리가 취약해진 탓도 있지만, 대·중소기업 및 정규·비정규직 임금격차나 조세를 통한 소득·자산 재분배 기능의 약화도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정부는 이번 방안을 실효적으로 추진하되, 임금격차 완화나 소득·자산 누진과세 보강 등 전환적 대책도 보강할 필요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1933년 뉴딜정책을 주도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모든 시민의 평등, 기회, 고용 안정을 우선시한다는 철학을 밝히며 아래와 같이 말했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정치 및 경제 시스템에 기대하는 기본적인 사항은 간단하다. 청년과 다른 사람들을 위한 기회의 평등,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일자리,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안보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7-18 10:53:16'First-Class 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가 후원하고 국토교통부, 국토연구원, 건축공간연구원이 공동 주최하는 '대한민국 국토대전'은 국토경관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이를 각 지방자치단체에 확산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지난 2009년 시작해 올해로 16년째를 맞은 대한민국 국토대전은 '품격있는 국토, 아름다운 경관'이라는 슬로건으로 매년 열린다. 우리나라 국토, 도시, 경관을 아름답게 가꾸는 잘된 사례를 평가·시상해 관련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고 큰 행사로 자리 잡았다.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한국도시설계학회, 한국경관학회, 대한토목학회, 한국공공디자인학회, 대한건축학회 등 6개 학회도 주관으로 참여해 국토대전의 품격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특히 일반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기획의 폭을 확대하고 국민투표를 통한 작품의 객관성은 물론 우수성까지 검증받으며 국민적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아울러 매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국토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2024 대한민국 국토대전'은 지난 2월 킥오프 회의를 시작으로 영예의 대상인 대통령상 등 24개의 수상작 선정까지 약 6개월간 대장정이 이어졌다. 작품 공모를 실시한 결과 일반부문 63개, 특별부문 11개, 경관행정부문 14개 등 총 88개 작품이 응모했다. 공모 분야는 문화경관, 가로와 광장, 주거·상업·업무단지, 공공·문화 건축, 공공디자인, 사회기반시설 등 6개 일반 부문과 경관행정 부문, 매년 시대적 변화를 반영해 주제를 선정하는 특별 부문이다. 올해 특별 부문 주제는 우리나라의 인구감소 위기를 반영해 '빈 건축물 등을 활용한 창의공간'으로 정했다. 지난해 주제인 '인구감소대응 지역활성화 사업'과 연속성을 감안했다. 올해 공모전은 지난 4월 3일부터 5월 14일까지 작품 공모를 접수해 서류심사와 현장심사, 국민참여심사, 최종심사 등을 거쳤다. 특히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의 심도 있는 논의는 물론 지난 2021년부터 작품 심사 과정에서 도입한 국민 참여 투표를 통해 작품의 객관성은 물론 우수성까지 국민들께 검증받았다. 올해 국민 참여 투표에는 총 4650명이 참여했다. 일부 심사위원은 살인적 스케줄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대한민국 국토대전의 상격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이 결과 대통령상 1점, 국무총리상 1점, 국토교통부장관상 8점, 국토연구원장상 3점, 건축공간연구원장상 1점, 학회장상 10점 등 총 24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올해 영예의 대상인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 선정 방식에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해 SNS 투표방식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 방식 도입으로 투표와 개표 시간이 대폭 줄어드는 것은 물론 심사의 투명성도 한층 높아졌다. 대상인 대통령상에는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가 출품한 '판교 알파돔시티 6-1, 6-2 복합시설 및 컬처밸리'가 선정됐다. 직육면체로 이뤄진 큐빅 시티로 기업 간 다양한 교류는 물론 저층부의 상업시설 등이 접목한 다양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 IT 산업의 중심인 경기 성남 판교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는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국무총리상은 충남 홍성군과 충남도, 충남연구원이 제출한 '홍성 고미당 마을 경관협정사업'에 돌아갔다. 이 사업은 농촌 마을의 경관을 개선하고 보전·관리하기 위해 행정과 주민, 전문가가 협업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국토교통부장관상에는 △경북 예천군의 여가공간 한천, 문화·생활공간 예천읍 지속가능 프로젝트 △한국도로공사의 공공디자인으로 행복한 연곡졸음쉼터 △경기 시흥시의 시흥시 학교복합시설 △포스코이앤씨의 울산신항 남방파제 2-2공구 △전남 순천시의 순천, 도시공간 혁신으로 대한민국을 흔들다 등이 각각 선정됐다. 또 △부산시설공단의 자연과 문화가 시작되는 관문, 부산유라시아플랫폼 △경기 고양도시관리공단, 고양시의 일산문화예술창작소 조성 사업 △전남개발공사의 보행자 중심도시 오룡지구 등이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4-07-17 18:27:22[파이낸셜뉴스] 중국의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중산층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면서 명품 브랜드들이 반값 할인 행사를 펼치는 등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다. 경기 둔화와 균등한 부의 분배를 강조하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공동부유'(共同富裕) 정책 추진 등의 여파 때문으로 분석된다. 버버리·베르사체, 중국 내 평균 할인율 50% 올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 정보제공업체 럭셔리사이트 집계를 인용해 베르사체와 버버리의 중국 내 평균 할인율이 지난해 각각 30%, 40% 수준이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50% 이상을 기록 중이라고 보도했다. 알리바바와 자회사인 티몰(天猫·톈마오)에서는 마크제이콥스가 이달 초 핸드백·의류·신발 등을 50% 이상 할인했고, 보테가베네타는 가방 구매 시 24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기도 했다.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막혔던 코로나19 확산 당시 중국 국내시장에서의 고가품 매출이 급증, 2019년 대비 2021년에 약 2배를 기록한 바 있다. 고가 브랜드들은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재고를 늘리는 한편 매출을 늘리기 위해 티몰·징둥닷컴 등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도 판매를 시작했고, 유럽·미국 등에서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중국 내 판매가격을 올리기까지 했다. 中 소비심리 위축·엔화 약세 겹쳐…온라인 판매 취소율까지 급등 문제는 2022년 들어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 봉쇄가 장기간 이어졌고 이후 '위드 코로나' 정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 둔화, 실업률 상승 등으로 소비 심리가 살아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고가 브랜드들이 과잉 재고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중국인들은 해외여행 재개 이후 엔화 약세를 이용해 일본에서 제품을 구매하기도 했다. 게다가 이커머스 업체들이 경기 둔화 속에 트래픽을 늘리기 위해 가격 할인에 나섰고, 온라인 판매에 따른 반품률 증가도 골칫거리가 됐다. 마크제이콥스의 중국 내 반품·취소율은 지난해 30%에서 올해 40%로 올라갔다는 게 럭셔리사이트의 설명이다. "명품 브랜드 가치에 대한 中 부유층 인식 변화…'악재'" 모닝스타의 옐레나 소코로바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도매업체에 제품을 판매할 경우 통제할 수 없는 가격 할인이 이뤄질 위험이 있다"면서 대중에게 노출되는 온라인 할인은 특히 브랜드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평가했다. 한 패션 큐레이터는 일부 브랜드가 40∼60% 할인하는 것을 보면서 해당 브랜드 가치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면서, 고가 브랜드 소비자들은 가격이 어느 정도는 방어가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제품을 구매한다고 지적했다. 럭셔리사이트의 조너선 시보니는 과거와 달리 이제 중국 고가 브랜드 시장에서 승자와 패자 간의 양극화가 진행 중이라면서 "충분히 싸지도 않고 생존할 만큼 크지도 않은 중간 수준의 브랜드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봤다. 베인앤드컴퍼니는 경기 둔화 속에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중국 부유층 사이에서 사치를 부끄러워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고가 브랜드들에 악재라고 봤다. 중국 당국이 분배를 강조하는 공동부유를 내세우는 가운데, 올리버와이먼의 케네스 차우는 "중국 정부가 공동부유를 추진하면서 배금주의를 막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7-17 07: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