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부의 양극화가 극대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전세계 억만장자들은 자산이 급속히 증가하며 사상 최대의 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전세계 극빈층 수는 코로나19 경제충격으로 인해 20여년만에 처음으로 올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CNN비즈니스, BBC 등 외신들은 7일(현지시간) 스위스 은행 UBS와 회계·컨설팅 업체 PwC 보고서를 인용해 7월말 현재 전세계 억만장자들의 부가 10조2000억달러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전 최고치인 2017년 8조9000억달러에 비해 13% 가까이 증가했다. 또 주식시장이 3월 중반 바닥을 찍고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4월 이후 부유층 자산평가액은 단 넉달만에 27.5% 급증했다. 전세계 억만장자들의 수자도 늘어 2017년 2158명에서 올해 7월 현재 2189명으로 31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억만장자 사이에서도 부의 증가 속도는 서로 달랐다. 기술업종, 보건, 산업 부문 억만장자들의 부가 훨씬 더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엔터테인먼트 등 미디어, 금융서비스, 부동산 업종 억만장자들의 부는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작았다. 2018년 이후 올 7월까지 기술업종 억만장자들의 총 자산평가액은 43% 급증한 1조8000억달러였고, 제약 등 보건 분야 억만장자들의 자산평가액은 50% 급증한 6590억달러로 집계됐다. 금융·미디어·원자재·부동산 업종 억만장자들의 부는 증가율이 10% 이하에 그쳤다. 지역적으로는 높은 경제성장을 발판으로 한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중국 본토 억만장자들의 부는 지난 10년간 9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내 억만장자들의 부는 2배 늘었다. 억만장자들의 부가 급속히 늘어나는 반면 전세계 극빈층 역시 증가하고 있다. 전세계의 소득 양극화 현상이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이날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전세계 극빈층 수는 코로나19 경제충격으로 인해 20여년만에 처음으로 올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내 소득 불균형도 심화하고 있다. 세계은행(WB)은 이날 코로나19 대유행의 결과로 내년 말까지 전 세계 극빈층이 최대 1억5000만 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디언, 더힐 등 외신들에 따르면 WB는 격년으로 발간하는 '빈곤과 공동번영' '보고서를 통해 "하루 1.9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전 세계 극빈층 비율이 올해 9.1~9.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증가율은 빈곤율이 높은 국가에 집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와 기후변화 위기, 분쟁 등의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지만 특히 코로나19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WB는 코로나19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없었다면 빈곤율은 이전의 하향 추세에 따라 올해 7.9%까지 떨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0명 중 8명은 인도,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 등 중간 소득 국가에서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비드 맬패스 WB 총재는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경기침체의 결과로 1억5000만명이 극빈층에 내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전 세계 인구의 1.4%에 달한다"고 지적했다.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0-10-08 06:57:06지난해 증가한 부의 82%가 전세계 상위 1% 부유층에게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하위 50%는 부의 증가가 전혀 없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이날 '부가 아닌 노동에 보상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크레딧 스위스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상위 42위 부자들의 보유 재산은 하위 50%에 해당하는 37억명의 재산을 모두 합친 수준이었다. 전년(상위 61명)과 지난 2009년(상위 380명)에 비해 부의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 부가 증가한 주요 원인은 글로벌 주식시장 호황 덕이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월 1~10일 열흘간 아마존 주식이 고공행진한 덕에 재산이 60억달러 늘어나며 전세계 부자 1위에 올랐다. 억만장자 수는 지난해 이틀에 한 명꼴로 늘어 현재 그 숫자가 243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위니 비야니마 옥스팜인터내셔널 이사는 "억만장자 붐은 경제번영의 신호가 아니라 경제시스템이 실패하고 있다는 증상"이라며 "옷을 만들고 휴대폰을 조립하고 우리가 먹는 음식을 키우는 사람들이 기업과 슈퍼리치의 배를 불리기 위해 이용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폴 오브라이언 옥스팜아메리카의 부회장은 "이같은 불평등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빈곤의 덫에 갖히고 사회분열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18-01-22 09:43:39【 뉴욕=정지원 특파원】 미국의 소득불평등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7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상위 1%는 전체 부의 38.6%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CNN머니는 연준 보고서를 인용, 미 상위 인구 10%가 보유한 부의 비중은 나머지 90% 보다 두 배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상위 1% 가계가 보유한 부의 비중은 전체의 38.6%로 3년전 36.3%에서 올라갔으며 상위 10% 가계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1989년 66.8%에서 사상최고 수준인 77.2%로 급등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부의 양극화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는 사실을 입증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부의 양극화뿐만 아니라 소득 또한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 보고서는 상위 1%는 지난해 미 전체 소득의 23.8%를 차지해 2013년의 20.3%에 비해 3.5%포인트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또한 1992년에 비해 약 두 배가 늘어난 수치이다. 상위 10% 가계 역시 전체 소득의 50.3%를 차지해 연준 조사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나머지 90%의 소득은 49.7%로 1992년 60%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비록 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지만 중산층의 가계도 향상됐다. 지난해 미 중간 소득은 3.2%가 올라 2015~16년의 5.2% 인상에 이어 2년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CNN머니는 부의 양극화 현상에 대해 "주식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연준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 주식 포트폴리오의 가치는 34만4500달러(약 3억9500만원)로 지난 3년간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CNN머니는 "증시가 호황세를 누리고 있지만 수백만여명의 미 국민들은 주식 투자를 하지 않거나 투자 액수가 상당히 낮아 부의 축적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하위 50% 중 주식에 투자하는 비율은 3분의1 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들의 평균 주식 포트폴리오 가치는 5만2000달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상위 그룹의 주식 투자 비율은 93.6%이며 평균 포트폴리오 가치는 140만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jjung72@fnnews.com
2017-09-28 17:47:24【뉴욕=정지원 특파원】 미국의 소득불평등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27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상위 1%는 전체 부의 38.6%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CNN머니는 연준 보고서를 인용, 미 상위 인구 10%가 보유한 부의 비중은 나머지 90% 보다 두 배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상위 1% 가계가 보유한 부의 비중은 전체의 38.6%로 3년전 36.3%에서 올라갔으며 상위 10% 가계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1989년 66.8%에서 사상최고 수준인 77.2%로 급등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부의 양극화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는 사실을 입증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부의 양극화뿐만 아니라 소득 또한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 보고서는 상위 1%는 지난해 미 전체 소득의 23.8%를 차지해 2013년의 20.3%에 비해 3.5%포인트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또한 1992년에 비해 약 두 배가 늘어난 수치이다. 상위 10% 가계 역시 전체 소득의 50.3%를 차지해 연준 조사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나머지 90%의 소득은 49.7%로 1992년 60%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비록 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지만 중산층의 가계도 향상됐다. 지난해 미 중간 소득은 3.2%가 올라 2015~2016년의 5.2% 인상에 이어 2년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CNN머니는 부의 양극화 현상에 대해 "주식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연준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 주식 포트폴리오의 가치는 34만4500달러(약 3억9500만원)로 지난 3년간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CNN머니는 "증시가 호황세를 누리고 있지만 수백만여명의 미 국민들은 주식 투자를 하지 않거나 투자 액수가 상당히 낮아 부의 축적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하위 50% 중 주식에 투자하는 비율은 3분의1 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들의 평균 주식 포트폴리오 가치는 5만2000달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상위 그룹의 주식 투자 비율은 93.6%이며 평균 포트폴리오 가치는 140만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jjung72@fnnews.com
2017-09-28 14:50:11소득계층별 상위 20%가 부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이른바 '20대 80'의 사회가 지배적인 사회 양상으로 굳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상위 20%의 소득자와 하위 20% 간의 소득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데다 상위 소득자로의 부의 쏠림 현상도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 정부가 추진 중인 '공정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속 가능한 부의 재분배 정책이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25일 국세청에 따르면 종합소득세 신고자 중 상위 20% 소득자의 1인당 소득금액은 1999년 5800만원에서 2009년 9000만원으로 10년 새 55%나 늘어났다. 그러나 하위 20% 소득자의 1인당 소득금액은 같은 기간 306만원에서 199만원으로 54% 급감했다. 10년간의 경제성장의 과실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오히려 소득이 크게 줄어들어 갈수록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부의 양극화는 수출 대기업 위주의 경제성장과 중소기업의 경쟁력 약화, 대기업의 영역 확장과 자영업자의 몰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으로 분석된다. 종합소득세는 사업, 부동산임대, 이자 등 여러 소득을 합쳐 과세하는 세금으로,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가 신고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같은 소득 양극화는 지난 외환위기 이후 더 커졌다. 2009년 종합소득세 신고자의 총 소득금액은 90조2257억원으로 이 중 상위 20%가 가져간 소득금액은 64조4203억원으로 무려 71.4%에 달한다. 상위 20∼40% 소득자의 소득금액은 13조5337억원으로 총 소득금액의 15%를 차지했다. 중간층인 상위 40∼60% 소득자는 7.7%, 60∼80%는 4.3%, 하위 20%는 1.6%의 소득밖에 벌지 못했다. 결국 상위 20% 개인사업자가 총 소득의 3분의 2 이상을 거둬들인 반면 전체 신고자의 60%를 차지하는 상위 40% 이하는 고작 10%를 약간 넘는 소득밖에 가져가지 못했다.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은 월급쟁이도 예외가 아니다. 2009년 근로소득세를 납부한 연말정산자의 총 급여액은 315조7363억원이었다. 이 중 상위 20% 소득자의 급여액은 131조1652억원으로, 총 급여액의 41.6%를 차지했다. 상위 20%가 소득의 절반 가까이를 가져간 셈이다. 반면 하위 20% 소득자의 급여액은 25조2242억원으로, 총 급여액의 8%에 지나지 않았다. /ktitk@fnnews.com김태경기자
2011-04-25 17:05:31인도의 경제적 양극화로 인한 부의 편중이 빠른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지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초까지 인도 국내총생산(GDP)의 20%와 주식시장 자본총액의 80%에 대해 해당하는 자산은 50명의 억만장자에게 집중돼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고서는 그 이유로 인도의 기업 분야는 신흥시장 중 가장 역동적인 곳에 해당하지만 지난 1991년에 도입된 시장 위주의 정책들에 따른 경제발전은 인도 내 부의 편중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 위치한 신흥시장포럼의 경제전문가들은 “부와 영향력의 집중은 인도의 사회 구조 안에서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인도 2039-한 세대 만에 이룬 부유 사회’라는 보고서는 “부의 편중으로 인한 소수 기업들의 양성은 개발도상국에서 빈번히 나타나는 함정”이라며 “인도의 잠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고서는 인도가 이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인프라 사업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공정한 경쟁보다는 혈연, 학연 등에 의지하는 ‘연줄 자본주의’를 막기 위한 강력한 규제와 효과적인 경쟁위원회를 발달시켜야 한다고 분석했다. /777hyunwoo@fnnews.com김현우인턴기자
2009-06-25 16:09:25※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제시문> (가) 자본이 고정된 주소를 갖지 않고 금융의 유동이 국민국가의 통제를 벗어난 세계에서는 국가가 갖고 있는 경제정책의 지렛대들이 더 이상 작동하지 못한다. 새로운 세계적 무질서는 세계화된 세계질서이자 그것의 효과이다. 국가의 쇠퇴는 지구를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세계로 만들었다. 국가를 대신하여 세계금융시장이 지구적 차원에서 법칙과 명령을 부과한다. 세계적 규모에서 사회·문화적 위계와 재계층화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사회가 구성원들을 형성하는 방식은 무엇보다도 소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의무에 의해 지배된다. (…중략…) 물질적 기반이 붕괴되면서 국가의 주권과 독립은 무화되어버리고, 국가의 정치계급은 말살되어버리며, 국민국가는 단순히 거대 기업들을 위한 안보서비스업체로 전락해버린다. 자유무역법칙의 무제한적이고 멈출 수 없는 확산으로 인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본과 금융의 자유로운 이동으로 인해 ‘경제’는 점진적으로 정치적 통제로부터 면제된다. 경제적 삶과 관련된 것이면 무엇이든지 국가는 전혀 손을 댈 수가 없다.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것과 자율적인 경제정책에 관한 모든 사상을 폐기하는 것, 그리고 유순하게 명령에 따르는 것은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금융 지원을 얻는 데 적합한 일차적인 조건이다. 오늘날 우리는 지구적 규모에서 새로운 사회·문화적 위계가 구성되는 과정에서 지구적 범위의 재계층화가 나타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에게 자유로운 선택인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잔혹한 운명으로 엄습한다. 세계화는 역설이다. 극소수의 사람에게는 상당한 혜택을 준 반면, 세계 인구의 2/3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외면하거나 주변화시켰다. 새로운 부자들은 가난한 자들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 풍요는 지구적이고 참상은 지역적이다. 지구적인 베를린 장벽을 만드는 것이다. 지구의 발전된 부분들이 초래한 잔인성의 나쁜 결과로부터 그 세계를 구원하려는 시도는 오직 돈을 버는 효과만을 가져올 뿐이며 결국 실패할 운명에 처해 있다. 움직이는 모래 위에서 ‘그대로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소비자들의 사회에서 ‘저 위의 높은’ 그리고 ‘저 아래의 낮은’ 사람들이 구획되는 차원은 그것들의 이동성의 정도에 달려 있다. 제1세계의 거주자들은 시간 속에서 살고 있다. 모든 거리에 걸쳐 있는 것은 즉시 극복될 수 있으므로 공간은 그들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점차 세계주의적인 제1세계의 거주자들, 세계적인 사업가들, 세계적인 문화 경영자들, 또는 세계적인 학자들의 외계에서 국가경계는 세계의 상품과 자본 그리고 금융에 의해 파괴됨에 따라 점차 평준화된다. 여행자들은 자신들의 뜻에 따라 머물거나 움직인다. 그들은 시도해보지 않은 새로운 기회들이 다른 곳에서 손짓하면 한 장소를 과감하게 버린다. 떠돌이들은 그 자체로 여행자들의 즐거움에 바쳐진 세계의 쓰레기들이다. 떠돌이들은 여행자가 될 권리를 박탈당한 여행자들이다. -지그문트 바우만, ‘지구화, 야누스의 두 얼굴’- (나) 1. 요약하기 제시문 (가)를 다음과 같이 요약하시오. 요약하기(400자 내외) 핵심어 2. 설명하기 * (나)의 표에 나타난 특징을 <보기>를 참조하여 설명하시오.(400자 내외) <보기> 세계화가 전반적인 실질 소득을 높여 주기는 했지만 혜택이 편중되면서 소득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적했다. OECD는 ‘2007 고용전망 보고서’에서 “세계화에 대한 두려움이 과장됐지만 근거가 없지는 않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는 “국민소득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있고, 소득 불평등도 역시 확대되고 있다”면서 근로자들의 임금은 크게 늘지 않고 직장 안정성도 위협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주인 기업들이 세계화 이전보다 환율 같은 외부변수에 더 취약해졌기 때문에 직장 안정성이 ‘영구히’ 불안정해졌다. 또 해외로 공장을 옮길 수도 있다는 기업주들의 유무형 위협으로 인해 근로자들의 임금 협상 능력도 크게 떨어져 근로자들의 소득 증가율이 경제 전체의 소득 증가율을 따라잡지 못하는 소득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OECD “세계화가 소득격차 확대” ’(파이낸셜뉴스, 2007.6.21)- 4. 종합하여 논술하기 * 위의 제시문들과 다음 <보기>를 참조하여 세계화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400자 내외) <보기> ‘세계 시장의 통합과 세계 각국에 대한 동일한 규칙과 기준의 적용’으로 요약되는 소위 ‘세계화(globalization)’는 미국을 비롯한 경제 선진국들의 주도로 이루어지면서 오늘날 선후진국 간 갈등의 핵심이 되고 있다. 세계화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21세기 인류의 공동 번영을 위해서 세계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하지만, 세계화의 반대론자들은 현재와 같은 강대국 중심의 세계화는 세계 각 지역의 다양성과 특수성을 무시한 채 전 지구적으로 획일화된 경제와 사회체제를 강요함으로써 국제적인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킬 뿐이라고 한다. 특히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자유교역의 확대가 개발도상국의 부를 선진국으로 이전시키는 하나의 방편이며, 이로 인해 국가뿐만 아니라 개인 간의 빈부 격차도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 송원영 ㈜엘림에듀 집필위원/광주종로학원 언어·논술담당 예시답안 1. 요약하기 제시문 (가)를 다음과 같이 요약하시오. 요약하기(400자 내외) 세계화의 효과는 두 가지이다. 첫째, 자본과 금융이 세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함에 따라 국가의 경제정책이 무력화된다. 즉 국민국가는 거대기업들을 위한 안보서비스업체로 전락해버리고, 자유무역법칙의 확산은 ‘경제’를 정치적 통제로부터 벗어나게 한다. 왜냐하면 자율적인 경제정책과 세계 시장의 명령에 따르는 것은 금융 지원을 얻는 데 적합한 일차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둘째, 시장의 세계화는 사회·문화적 위계를 형성한다. 이는 사회구성원들을 소비자로서 역할을 수행하도록 동질화시키면서 동시에 이질화시킨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시장권력에 의해 ‘삶 전체’를 착취당하게 된다. 이러한 재계층화의 형성 과정에서 극소수의 사람들은 상당한 혜택을 누리는 반면, 세계 인구의 2/3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외면되거나 주변화된다. 핵심어 시장의 세계화, 국민국가의 소멸, 사회·문화적 위계 형성 2. 설명하기 (나)의 표에 나타난 특징을 <보기>를 참조하여 설명하시오.(400자 내외) 표를 보면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세계화가 실질 소득을 높여 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대부분 평균 실업률이 연평균 고용증가율의 4∼5배 정도를 보임으로써 고용불안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한국의 경우 실업률이 고용증가율의 15배에 달함으로써 세계화로 인한 실업 등 고용 안정성이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근로자들의 임금 협상 능력이 크게 떨어져 근로자들의 소득 증가율이 경제 전체의 소득 증가율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지니계수가 0.5에 가까운 한국과 영·미형 국가는 소득분배의 불균형을 드러냄으로써 세계화로 인한 소득 격차가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 종합하여 논술하기 * 위의 제시문들과 다음 <보기>를 참조하여 경제적 세계화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1000자 내외) 세계화는 이미 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지배적인 삶의 방식이 되었다. 그러나 발전의 의미와 삶의 질이라는 측면에서 서로 다른 주장이 대립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경제적 세계화의 의미와 실질적 효과를 다각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제적 세계화가 자유무역과 금융의 개방을 의미한다면 경제적 진보와 발전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고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화에 대한 낙관론적인 견해는 선진국의 부를 후진국에 확대시켜 전 세계적 물질적 풍요를 이룩하는 성과를 낳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제한 없는 개방과 무한한 자유가 주어지는 무역은 다국적 자본의 이윤 확대에 불과하다. 저임금?장시간 등의 강도 높은 노동조건에 노출된 인도?파키스탄, 외국자본의 국내시장 장악으로 인한 금융위기와 물가상승의 압력?기업의 인수합병으로 인한 구조조정이 가져온 실업으로 신음하는 멕시코 등은 이러한 파괴적인 결과의 예증이 되고 있다. 최근 체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농산물과 경쟁력이 취약한 제조업과 서비스업 분야의 개방에 대한 우리의 관점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농산물 시장의 개방 대가로 자동차 산업의 수출증가가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자동차산업의 이익이 농업의 손실보다 중시되어야 할 이유는 있는가? 경쟁력이 취약한 서비스업종의 분야가 무방비적으로 노출되는 대신에 휴대폰 수출증가가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자유무역에 따른 이익의 분배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지 않은가? 위에서 제기된 경제적 세계화로 인한 문제는 결국 정치적 판단과 정책적 기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경우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시장개방을 통해 상대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는 분야와 그렇지 못한 분야에 따라 개방과 보호라는 각기 다른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세계화로 인한 진보의 결과가 소수에게 독점되지 않고,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 속에서 자유와 평등이라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확산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송원영(엘림에듀 집필위원, 광주종로학원 언어·논술담당)
2007-10-10 17:40:34우리나라 취업기피(3D) 업종에서 저임금 노동력을 공급하면서 경제성장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조선족이 최근 전환기를 맞고 있다. 한·중 수교와 함께 20년의 역사를 맞은 우리나라 조선족의 위상은 그동안 '조선족이 없으면 인건비 상승으로 한국 경제가 굴러가지 못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내 제조업과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의존도가 높다. 그러나 최근 들어 조선족의 인건비 상승과 3D업종 기피현상이 확산되면서 한국 경제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구나 위안화 가치 상승에 따라 한국 유입 인력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조선족을 위해 정부가 한시적으로 발급했던 방문취업사증(H2) 시한도 올해 말로 만료되면서 '저임금 노동력 공급 공백현상'을 예고하고 있다. 조선족 가운데 주로 여성들이 활동하는 음식점 등 서비스업종에서는 이미 인력 수급난이 벌어지고 있다. 9일 서울 구로동의 한 직업소개소에 붙어 있는 조선족 인력의 식당 주방보조 및 홀서빙(강남권 식당 기준) 업무 월 급여는 170만원이다. 일부 식당에서는 월 180만원 이상을 지급한다. 조선족 임금은 우리나라 인력에 비해 통상 20만∼30만원 적게 받는다. 그러나 식당 주인들은 최근 식자재 가격 상승에다 2000년 초 100만원대 초반이었던 조선족 임금까지 대폭 올라 운영난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구로동 일대 직업소개소에 따르면 3D업종 기피현상도 확산되고 있다. 농어촌 지역에서 월 200만원을 지급해도 마땅한 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힘든 육체노동 대신 다소 적게 받더라도 수도권의 제조업체나 음식점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에서 일하려는 조선족이 앞으로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 옌볜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관광 안내를 하는 한 가이드는 "예전에는 한국에서 식당일을 3년 하면 옌지에서 식당을 하나 차릴 수 있을 만큼 한국과 중국 간의 임금격차가 컸다. 그러나 최근 일하러 가는 사람들은 한국 가느라 드는 경비 뽑는 데만 반년이 걸리는데 3년 벌어서 식당 문을 여는 건 어림도 없다"고 말했다. 이 가이드는 "5∼6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대졸 초임 월급이 한국돈으로 30만∼40만원이었으니 한국에서 식당일 하면 4∼5배가량 많았다. 이제는 2배 정도나 될까 싶을 만큼 임금격차가 줄었다"고 전했다. 조선족 인력의 국내 유입도 절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07년 정부가 조선족을 배려해 5년간 자유자재로 한국과 중국을 오갈 수 있게 허용한 H2 시한이 만료되면 내년부터 매년 순차적으로 일정 규모의 조선족들은 한국을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조선족에게 기술교육을 시켜 취업을 알선하는 재외동포기술교육학원들이 밀집한 서울 대림동 인근 학원가 분위기는 한산했다. 조선족을 대상으로 기술교육을 시키는 이 학원들은 한때 성황을 이루면서 600개까지 늘어났다. 지금은 이 중 절반 이상은 학생을 받지 못해 사실상 폐업상태다. 대림역 인근의 한 재외동포기술교육학원 관계자는 "한때 기술을 배우려는 학원생이 몰리면서 구인 광고시장이 급팽창해 각종 동포언론지들이 우후죽순 늘어났다"면서 "그러나 조선족을 위해 도입됐던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데다 한국보다는 중국에서 일감을 찾으려는 움직임도 확산되면서 학원생 숫자를 못 채운 학원들이 태반"이라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 조창원팀장 김성환 강두순 유현희 강재웅 이병철 이유범 박지영기자
2011-11-09 17:37:23서울지하철 2·7호선 대림역과 7호선 남구로역 일대 조선족 타운은 한국 노동 시장의 역사적인 변천사 가운데 한 페이지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은 조선족들의 본거지로 탈바꿈했지만 1970∼1980년대 '한강의 기적'을 일구던 구로공단 일대에 근무하던 국내 저임금 노동자들의 거주 공간이었다. 지금도 조선족 타운 규모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으며 산업 및 서비스 인력의 주된 공급로로 자리매김했다. ■조선족 밀집지역 영역 확장 대림역과 남구로역, 가산디지털단지역 인근이 조선족이 집중적으로 몰려 거주하는 곳이다. 조선족이 이 지역에 몰리는 이유는 역세권으로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집세가 싼 데다 조선족이 몰려 있어 각종 기반, 편의시설 이용이 쉽기 때문이다. 특히 이 지역은 2호선을 타고 신림, 봉천, 서울대입구, 강남역 등 서울 주요 지역의 출퇴근이 용이하다. 집값이 싼 것도 주된 이유다. 이 지역은 과거 지방에서 올라온 젊은 저임금 노동인력들이 거주했던 소위 '쪽방' 구조의 낡은 주택들이 즐비하다. 실제로 대림동은 현재 조선족 밀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다. 공식 통계로만 1만5000명 정도다. 한·중수교 이후부터 조선족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방문취업제가 실시되면서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대림동의 조선족 교회 관계자에 따르면 불법 체류자와 귀화자를 합치면 족히 2만5000명에 달한다. 조선족 타운이 최근 들어 서울 전 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조선족 타운은 2000년 초까지만 해도 서울 구로동과 가리봉동, 대림동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는 건대입구역과 신설동역 지역으로 조선족들의 주거지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건대입구 근처의 경우 조선족이 늘어나 3000명가량으로 추산된다. ■경제적 관점 합리적 접근 바람직 이처럼 조선족은 우리나라 경제와 각 산업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더구나 세계화와 다문화가정에 대한 포용이 한국 사회의 주된 화두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조선족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조선족에 대한 비자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조선족을 위해 한시적으로 발급했던 방문취업 비자 기한이 올해로 끝나면서 내년부터는 매년 순차적으로 6만∼7만명에 달하는 조선족이 우리나라를 떠나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발생하는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국내에서 계속 머물며 일하고 싶어하는 상당수 조선족들이 불법체류자로 전환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아울러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조선족 인력공급에 대거 공백이 발생하면 중소기업과 서비스업종의 타격으로 이어지고 이는 인플레이션을 야기한다. 경제적 효율성 측면에서 조선족 노동력은 내국인이 기피하는 업종에서 노동력 공백을 메우는 대체재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처럼 조선족 노동력이 갖는 경제적 관점의 순기능을 도외시한 채 국내 노동시장을 잠식하고 사회 문화적 갈등을 일으킨다는 배타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서울 여의도의 식당에서 근무하는 한 조선족 종업원은 "조선족을 멸시하는 시선이 부담스러워 고향을 말할 때 조선족 말과 흡사한 강원도나 경상도라고 둘러말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 조선족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하나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조창원팀장 김성환 강두순 유현희 강재웅 이병철 이유범 박지영기자
2011-11-09 17:34:45'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모국을 찾은 조선족 사회에도 최근 '부의 양극화' 현상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저임금 인력으로 한국에 들어와 열악한 생활환경에서 특유의 근면성실함으로 악착같이 일해 기반을 잡은 조선족들이 늘면서 한국사회에서 신(新)중산층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월세 20만∼30만원의 쪽방거주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다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문화적 차이와 편견 속에서 소외계층으로 떨어진 조선족 근로자도 부지기수다. ■'코리안 드림'으로 신중산층 형성 조선족이 밀집해 있는 서울지하철 2·7호선 대림역과 7호선 남구로역 주변에서 직접 식당을 운영해 부자가 된 사람들이 적지 않다. 9일 현지 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조선족이 운영하는 식당 중 장사가 잘되는 곳은 권리금을 5000만원이나 받고 넘기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 지역은 조선족이 조선족이나 중국인을 상대로 하는 가게가 많아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휴대폰 매장밖에 없다"고 전했다. 상당수 가족 단위로 한국에 들어와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아 가구당 월수입이 300만∼500만원에 달하는 가구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대림동 일대에서 자영업을 기반으로 해 성공한 일부 조선족 중에는 고급 외제승용차를 끌고 다니는 부자들도 손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조선족 유학생들도 늘어나기 시작해 엘리트 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림역과 남구로 등 이 지역에 연고를 둔 조선족 유학생은 현재 5000명 정도다. 이들은 한마음협회(조선족 청년모임),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를 통해 모임을 형성하고 있다. 조선족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직업 선호도도 바뀌고 있다. 한때 서울 강남 일대에서 베이비시터의 주요 공급원이었던 조선족 여성들은 최근 높은 임금을 요구하거나 아니면 일을 기피하는 분위기다. 중국에서 교사로 활동하는 등 주로 고학력 출신인 조선족 여성들은 최근 한국에서 베이비시터로 입주할 때 입주 여부를 스스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강남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조선족 베이비시터를 구하려고 면접을 했는데 집이 좁고 낡은 데다 운전기사도 없느냐는 등 생활환경을 까다롭게 따져서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베이비시터의 급여는 월 120만∼150만원 선이다. 베이비시터를 하던 조선족 중에는 식당일로 전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베이비시터는 하루종일 집안일을 돌봐야 하는 데다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없고 급여가 식당에 비해 낮은 편이다. 식당업무는 육체적으로 힘들어도 웬만한 식당에서 월 180만원 정도 받을 수 있고 입주가 아니기 때문에 가족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생활·근무여건 열악 '양극화' 심화 하지만 상당수 조선족은 여전히 문화적 차이와 편견, 저임금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 대림2동 중앙시장 일대에 조선족이 많이 몰려 있다. 대림동 일대에는 단칸방이 많은데 대부분 공동화장실을 쓰는 낡은 주택이다. 임대료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 선이다. 화장실이 밖에 있고 공동으로 쓴다면 20만원까지 내려간다. 최근 이 일대의 낡은 주택에서 거주하려는 전·월세 수요가 별로 없는데 조선족들이 공백을 메우고 있어 집주인에게는 반가운 존재다. 한국인과 조선족 간 갈등의 골도 여전히 깊다. 대림역 대로에서 횡단보도 하나를 두고 길 건너편의 생활상은 완전히 다르다. 아파트촌이 밀집한 곳은 주로 한국인이 거주하지만 대림동 중앙시장 쪽은 조선족이 장악하고 있다. 대림동에 20년간 거주했다는 한 주민은 "밤이면 무법천지가 되고 치안이 안 좋아 성인남자들도 이쪽은 잘 다니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조선족이 살면서 분리수거 개념이 없어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려 곳곳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지만 지켜지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조선족 타운에 대한 재개발 추진도 큰 변수다. 서울시는 대림역세권을 '역세권 시프트'로 개발하는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현재 이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태지만 본격적으로 개발이 시작되면 이 일대에 거주하는 조선족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조선족이 밀집해 있는 가리봉동재정비촉진사업도 현재 사업계획 초기 단계지만 조선족에 대한 이주대책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대림과 남구로 일대의 집값도 올라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으로 방을 옮기고 서울로 출퇴근하는 조선족도 늘고 있다. 남구로역 일대의 새벽 건설인력시장에서도 조선족에 대한 한국인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남구로역 인근 인력소개소 관계자는 "한국 인력보다 조선족 인력의 인건비는 소폭 낮게 책정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조선족 인력의 인건비가 낮게 책정돼 전반적인 급여 상승폭이 제자리걸음이라는 한국인들의 푸념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특별취재팀 조창원팀장 김성환 강두순 유현희 강재웅 이병철 이유범 박지영기자 ■사진설명=1970∼1990년대 구로공단(현재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의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던 지하철7호선 남구로역과 2·7호선 대림역 주변에 2000년대들어 조선족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조선족타운으로 탈바꿈했다. 조선족이 운영하는 중국식 식당이 빼곡히 들어선 영등포구 대림2동 중앙시장 일대.
2011-11-09 17:3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