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빈익빈 부익부'가 확대되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4% 넘게 올랐지만 반도체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 등 일부를 제외하면 절반 이상의 상장사는 주가가 하락했다. '미국발 훈풍'에 따른 증시 반등이 주도주 이외의 업종에도 온기를 확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667곳 가운데 53.2%(1418곳)는 주가가 하락 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는 4.26% 오르면서 2년 만에 2750선을 넘었다. 코스닥지수도 6개월 만에 900선을 돌파해 시장 전반에 훈풍이 부는 듯하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은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코스피시장은 상장사 953곳 중에서 52.1%(497곳), 코스닥시장의 경우 1714곳 가운데 53.7%(921곳)의 주가가 이달에 내림세를 보였다. 코스피시장에선 자회사 매각 무산으로 국보의 주가가 31% 하락했고, 코스닥시장에선 경영권 교체 이슈에 휘말린 디딤이앤에프의 주가 하락률(-38.3%)이 컸다. 지수가 급등했지만 상장사 절반 이상이 주가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것은 시장지표에도 나타난다. 이날 코스피시장의 등락비율(ADR)은 78.56%를 기록했다. ADR은 최근 20거래일 간의 누적 상승종목 수를 하락종목 수로 나눈 값을 백분율로 표시한 지표다. '78.56%'라는 것은 하락종목 수가 상승종목보다 21.4% 많았다는 뜻이다. 코스닥시장의 ADR도 73.69%를 기록했다. 메리츠증권 이수정 연구원은 "지수는 밴드 상단인데 상승종목보다 하락 종목이 더 많다는 것은 최근 한 달 동안 소수 종목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같은 쏠림은 수급을 결정짓는 외국인과 기관이 반도체,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 등 특정 업종에 매수세를 집중한 때문이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현대차(4658억원), KB금융(2561억원), 삼성물산(1957억원) 등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업종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는데 각 종목의 순매수 규모가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 규모(1707억원)를 뛰어넘었다. 사실상 그 밖의 종목들은 팔아치운 셈이다. 연기금도 3월 국내 증시 순매수액이 2457억원이었는데 순매수 1위인 삼성전자 순매수액(2983억원)이 그보다 더 많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큰 손들의 쏠림 현상이 국내 증시 상승 과정에서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증권 신승진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반도체 및 자동차·금융·복합기업 등을 중심으로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매수 업종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최근 수급의 특징"이라고 전했다. 이어 "시장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등 주도주 이외의 수급 확산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바이오·유틸리티 및 레거시 반도체 소부장 등 소외됐던 종목들을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4-03-21 18:34:10[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해 각국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면서 가난한 나라들이 소외됐던 것처럼 원숭이두창 백신도 백신이 절실한 가난한 아프리카 나라들이 확보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7월 23일(이하 현지시간) 원숭이두창 감염 확산세를 세계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선포하면서 원숭이두창 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반면 백신 생산업체는 덴마크의 소규모 업체 단 한 곳이어서 공급이 수요에 턱없이 모자란다. 이런 가운데 돈 많은 선진국들이 만약을 대비해 백신확보 경쟁에 뛰어들면서 정작 백신이 지금 당장 필요한 서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은 백신 확보에서 뒤처지고 있다. ■ 백신, 부익부 빈익빈 AP는 30일 부자 나라들이 원숭이두창 백신 확보 경쟁에 뛰어들면서 가난한 아프리카 나라들에 배정되는 백신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 백신 확보 경쟁 당시처럼 부자 나라들이 백신을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고, 가난한 나라들은 유엔 등을 통해 일부 백신을 받았던 것과 같은 상황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원숭이두창이 가장 심각한 아프리카 지역이 정작 백신확보에서 뒤처지는 아이러니가 재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에머리대 의과대 조교수인 보구마 카비센 티탄지 박사는 "코로나19 당시 저질렀던 실수들이 벌써 반복되고 있다"고 한탄했다. 원숭이두창이 가장 치명적인 곳은 서아프리카 지역이지만 지금까지 백신 수백만회 분을 주문한 부자 나라들 가운데 그 어떤 곳도 백신을 아프리카 나라들과 공유하겠다고 밝힌 바 없다. 티탄지 교수는 "수십년 동안 이 질병으로 고통받아 온 아프리카 국가들은 원숭이두창 확산에 따른 국제적인 대응에 관한 논의에서 이제 (본문 밑의) 각주로 처리되는 신세가 됐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의 경우 코로나19와 달리 대규모 백신 접종이 불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대신 여러 방역조처들과 함께 특정군을 대상으로 활용 가능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서는 이 정도만으로도 감염이 종식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 세계 유일 백신 생산업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 있는 소규모 제약업체 바바리안노르딕이 현재 원숭이두창 백신을 공급하는 유일한 업체다. 바바리안은 약 20년에 걸쳐 백신을 개발했지만 지금까지 백신을 매입한 나라는 단 6개국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 가운데서도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하면 의미 있는 수준의 재고를 확보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는 것이 바바리안의 설명이다. WHO에 따르면 올들어 주로 유럽을 중심으로 아프리카 풍토병이던 원숭이두창이 확산되기 시작해 전세계 80여개국에서 원숭이두창이 퍼지고 있다. 전세계 감염자 수는 2만2000명을 넘어섰다. 바바리안은 각국이 뒤늦게 백신 확보에 나서면서 밀려드는 주문으로 하루 24시간, 주 7일을 풀가동해야 하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최근 수주일 동안에만 10여개국에서 백신을 주문했고, 지금의 생산속도로는 수요를 충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바바리안은 원숭이두창 생산에 집중하기 위해 다른 백신 생산계획은 연기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급은 여전히 부족하다. 백신 부족으로 인해 일부 보건당국은 2회를 접종해야 하는 백신을 1회 접종으로 끝내기도 한다. ■ 주가 3배 폭등 전세계의 유일한 원숭이두창 백신 제조업체인 바바리안은 최근 특수를 맞아 실적전망을 크게 높였다. 올 전체 순익 전망은 6배 상향 조정했고, 매출 전망치는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2배 높은 27억~29억덴마크크로네로 높여 잡았다. 또 당초 11억~13억덴마크크로네 손실을 예상했던 바바리안은 올해 손익분기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덕분에 주가는 원숭이두창이 유럽에서 확인된 5월 중순 이후 3배 가까이 폭등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2-07-31 06:27:32[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은행권 대출 한도가 축소되는 가운데 전문직 신용대출 금리가 일반인 신용대출 금리보다 대폭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은행권 신용대출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국내은행 전문직 및 일반인 신용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 3년 간 평균 전문직 대출금리는 2.42%로 일반인 신용대출 금리 4.31%에 비해 1.89%포인트 낮았다. 금리 차이는 2018년 2.00%포인트, 2019년 1.93%포인트, 2020년 1.69%포인트로 점차 줄어들다가, 올해 8월 기준 전문직 대출금리가 일반인 대출금리보다 1.87%포인트 낮았다. 지난 3년 간 전문직 대출금리가 가장 낮은 은행은 수협은행으로 평균 2.84%였다. 이어 신한은행 2.91%, 대구은행 2.99% 등의 순이었다. 신용대출 한도 역시 차이가 컸다. 지난 3년 간 전문직 신용대출 평균 한도는 1억9000만원이었지만, 일반인 대출 한도는 1억3100만원으로 전문직이 5900만원 더 많았다. 이러한 차이는 올해 들어 6800만원으로 더 벌어졌다. 지난 3년 간 전문직 대출 한도가 가장 많은 은행은 씨티은행으로 평균 4억원이었다. 대구은행이 3억6000만원이었고, 우리은행, 경남은행, 농협이 각각 3억원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전문 직종인 의사, 변호사, 변리사 직업군 신용대출 현황을 살펴보면 의사의 3년 간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3.34%, 대출 한도는 3억 2010만원이었다. 변호사는 신용대출 금리 3.43%에 대출 한도는 2억4480만원, 변리사의 경우 신용대출 금리는 3.35%, 대출 한도는 1억8260만원이었다. 강민국 의원은 "신용대출에도 전문직과 일반인 간 금리 차별이 뚜렷해지게 되면, 상대적으로 돈이 더 필요한 일반인은 2금융권 등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되고 결국 높은 금리에 고통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면서 "전문직 등 고소득군과 일반인 간 금리 차이와 개인신용평가 등이 적정한지를 금융감독원이 철저히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2021-10-05 18:20:04[파이낸셜뉴스] 지난해 하반기 100~200만원 미만의 월급을 받은 근로자가 감소했다. 대신 100만원도 채 안되는 월급을 받은 근로자와 200~300만원 미만, 300~400만원 미만 근로자가 증가해 급여소득자의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임금근로자 취업자 2044만1000명 중 월평균 임금이 100만~200만원 미만 근로자는 작년보다 1.2%포인트 감소한 21.9%를 기록했다. 100만원 미만인 경우는 10.6%로 전년(10.1%)보다 0.5%p(포인트) 증가했다. 또, 월급 200만~300만원, 300만~400만원 구간 근로자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5%포인트, 0.2%포인트 증가한 32.4%, 17.2%를 기록했다. 400만원 이상을 받은 근로자 비중은 5명 중 1명 꼴인 17.9%로 변동이 없었다. 결국 100만~200만원 미만 근로자 가운데 0.5%포인트의 월급이 100만원 미만으로 줄었고, 나머지 0.7%포인트는 200만~300만원, 300만~400만원으로 월급이 늘어난 것이다. 산업별로 보면 농어업과 사업시설관리(40.3%), 사업지원 및 임대서입스업(38.7%), 숙박 및 음식점업(35.9%) 등에서 100~200만원 미만 근로자 비중이 각각 높았고, 200~300만원 미만은 부동산업(39.4%), 사업지원 및 임대서입스업(38.5%), 건설업(36.8%)이 많았다. 임금 수준이 높은 산업은 금융, 정보통신(IT)업과 전문직 등이었다. 금융 및 보험업(39.8%), 정보통신업(38.3%),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37.9%) 순이었다. 군인을 제외한 153개 직업별로 취업자 규모를 살펴보면 경영관련사무원이 226만1000명(8.3%)이 가장 많았고, 매장판매종사자(176만1000명·6.5%), 직물재배종사자(129만2000명·4.8%) 순으로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대면 직종 종사자는 줄었다. 특히 매장판매종사자와 식음료서비스 종사자가 각각 18만7000명, 10만4000명 급감했다. 대신 정부 일자리 정책에 따라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과 돌봄 및 보건서비스종사자 등 공공서비스 직종은 각각 15만4000명, 5만3000명씩 늘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2021-04-21 11:10:38올 1·4분기 글로벌 블록체인·가상자산 기업 투자액이 26억달러(약 2조9146억원)에 달해 지난해 전체 투자액 23억달러를 넘어선데다, 올해 전체 투자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블록체인 투자 시장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회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선두 블록체인기업에 투자몰릴 것" 12일 한국투자파트너스(이하 한투파) 김종현 상무(사진)는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수년간 블록체인 기업 옥석가리기를 통해 유효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성공한 기업들만 살아남았는데, 앞으로 블록체인 기업 투자시장은 선두권 진입한 성공한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몰려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김 상무는 "특정 산업에 블록체인이 접목돼 혁신 성장을 앞당길 수 있거나, 기술의 상용화를 증명할 수 있는 유즈케이스(실사례)를 만들어내는 블록체인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며 "블록체인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에 투자가 집중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상무는 지난 2016년 12월 국내 1호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을 시작으로 주요 블록체인 기업 투자를 주도해 왔다. 현재 그는 한국투자파트너스 싱가포르 본부장으로 한국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지역의 역량있는 핀테크 기업을 선별하고 있다. 한투파는 지난달 블록체인 기반 명품쇼핑 마켓 '구하다'를 서비스하는 템코에 2차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2018년 한투파 최초의 블록체인 분야 투자 기업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은 템코는 약 2년만에 재투자를 유치한 것이다. 특히 이번 투자엔 지난해부터 템코와 사과 유통이력관리 시스템을 공동 개발해온 GS홈쇼핑도 20억원을 투입해 눈길을 끌었다. 김 상무 주도로 한투파의 투자를 유치한 블록체인 기업은 템코 외에도 수퍼트리, 파이랩, 휴먼스케이프 등이 있다. 수퍼트리는 게임에 블록체인을 접목해 이종 게임에서 쓰이는 게임 포인트를 토큰화, 게임간 호환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고 휴먼스케이프는 희귀질환 환자의 유전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모아 이를 토대로 제약사의 신약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규제, 가상자산사업 환경정비할 것" 김 상무는 국내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기업에 대한 규제 움직임에 대해 "산업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단계"라고 해석했다. 규제를 통해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잘 관리한다면 단순히 투기 목적의 가상자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블록체인 토큰을 활용한 실제적인 경제 생태계 조성이 한국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상무는 "2016년부터 핀테크 분야에 투자했는데, 그 당시 핀테크 산업 정책과 지금의 정책을 비교해 볼때 상당히 많은 진전이 있었다"며 "과거엔 없던 핀테크 관련법이 새롭게 만들어졌고, 제도권 하에서 제대로 사업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가상자산 기업들이 지금 당장은 자유도가 높지 않지만, 포기하지 않고 시장에서 혁신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에는 분명 사업하기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 강조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2021-04-12 17:55:43[파이낸셜뉴스] 올 1·4분기 글로벌 블록체인·가상자산 기업 투자액이 26억달러(약 2조9146억원)에 달해 지난해 전체 투자액 23억달러를 넘어선데다, 올해 전체 투자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블록체인 투자 시장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회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선두권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 몰릴 것" 12일 한국투자파트너스(이하 한투파) 김종현 상무는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수년간 블록체인 기업 옥석가리기를 통해 유효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성공한 기업들만 살아남았는데, 앞으로 블록체인 기업 투자시장은 선두권 진입한 성공한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몰려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김 상무는 "특정 산업에 블록체인이 접목돼 혁신 성장을 앞당길 수 있거나, 기술의 상용화를 증명할 수 있는 유즈케이스(실사례)를 만들어내는 블록체인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며 "블록체인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에 투자가 집중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상무는 지난 2016년 12월 국내 1호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을 시작으로 주요 블록체인 기업 투자를 주도해 왔다. 현재 그는 한국투자파트너스 싱가포르 본부장으로 한국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지역의 역량있는 핀테크 기업을 선별하고 있다. 한투파는 지난달 블록체인 기반 명품쇼핑 마켓 '구하다'를 서비스하는 템코에 2차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2018년 한투파 최초의 블록체인 분야 투자 기업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은 템코는 약 2년만에 재투자를 유치한 것이다. 특히 이번 투자엔 지난해부터 템코와 사과 유통이력관리 시스템을 공동 개발해온 GS홈쇼핑도 20억원을 투입해 눈길을 끌었다. 김 상무 주도로 한투파의 투자를 유치한 블록체인 기업은 템코 외에도 수퍼트리, 파이랩, 휴먼스케이프 등이 있다. 수퍼트리는 게임에 블록체인을 접목해 이종 게임에서 쓰이는 게임 포인트를 토큰화, 게임간 호환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고 휴먼스케이프는 희귀질환 환자의 유전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모아 이를 토대로 제약사의 신약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규제, 가상자산 사업 환경 정비할 것" 김 상무는 국내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기업에 대한 규제 움직임에 대해 "산업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단계"라고 해석했다. 규제를 통해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잘 관리한다면 단순히 투기 목적의 가상자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블록체인 토큰을 활용한 실제적인 경제 생태계 조성이 한국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상무는 "2016년부터 핀테크 분야에 투자했는데, 그 당시 핀테크 산업 정책과 지금의 정책을 비교해 볼때 상당히 많은 진전이 있었다"며 "과거엔 없던 핀테크 관련법이 새롭게 만들어졌고, 제도권 하에서 제대로 사업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가상자산 기업들이 지금 당장은 자유도가 높지 않지만, 포기하지 않고 시장에서 혁신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에는 분명 사업하기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 강조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2021-03-29 18:01:51[파이낸셜뉴스] 부동산 부익부빈익빈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19일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전국 상위 20%(5분위) 아파트 평균매매가격과 하위 20%(1분위)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의 격차(5분위 배율)가 11.6배에 달해, 관련 통계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거에서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됐다는 의미다.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12년 1월 전국 아파트 평균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8.2배였지만 이후 2013년 8월에는 7.1배까지 떨어졌다. 2017년 5월 7.4를 기록한 5분위 배율은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했고, 지난 1월 5분위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9억9806만원으로 1분위 8609만원의 11.6배까지 치솟았다. 1분위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840만원 오른데 반해, 5분위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4억2386만원 올라 1분위와 5분위의 평균매매가격 상승액 격차가 50배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서울의 5분위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2017년 5월 10억848만원에서 올해 1월 18억2590만원으로 8억1742만원 올랐다. 민간 아파트 분양가도 급등했다. 2017년 5월 6억7584만원이던 서울의 전용면적 85㎡(32평형) 평균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지난 1월 9억457만원으로 2억2873만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동일 규모의 수도권과 광역시권 제외한 지방 평균 민간아파트 분양가도 2억4531만원에서 3억3359만원으로 8828만원 상승했다. 전세가격은 지난해 8월 임대차법 시행 이후 더욱 치솟았다. 임대차법 시행 전 6개월 간(2020년2~7월) 전국 평균 전세가격 상승액이 280만원이었지만 시행 후 6개월 간(2020년8~2021년1월) 상승액은 950만원으로 시행 전보다 3.4배나 늘어났다. 서울은 임대차법 시행 후 평균 전세가격 상승액이 1132만원으로 시행 전의 3.13배에 달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2021-02-19 15:30:14[파이낸셜뉴스] 부자 기업에 소득이 쏠리는 법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완화되는 추세로 나타났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2010∼2019년 법인 수입금액 및 세금 신고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상위 0.1% 법인의 소득이 전체 법인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드는 추세였다. 수입을 신고한 법인은 2010년 44만23개에서 2019년 78만7438개로 34만7415개(78.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법인 총 수입금액은 3580조2629억원에서 5160조4654억원으로 1580조225억원(44.14%) 늘었고 총 부담세액은 29조5814억원에서 67조2124억원으로 37조6310억원(127.21%) 늘었다. 이 중 상위 0.1% 법인의 수입은 2010년 1958조127억원에서 2019년 2590조2852억원으로 632조2725억원(32.29%) 증가했다. 상위 0.1% 법인의 수입이 전체 법인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54.69%에서 50.20%로 줄었다. 상위 1% 법인 수입이 전체 법인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0년 71.81%(2570조9748억원)에서 2019년 68.79%(3550조752억원)로 축소됐다. 반면 상위 0.1% 법인과 상위 1% 법인이 낸 세금이 전체 법인 부담세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커졌다. 상위 0.1% 법인의 세부담 비중은 2010년 53.73%(15조8938억)에서 2019년 62.51%(42조170억원)로 커졌고, 상위 1% 법인 세부담 비중도 같은 기간 76.53%(22조6375억원)에서 80.57%(54조1542억원)로 확대됐다. 이는 2017년 국회의 법인세 과표 3억원 초과 최고구간 신설과 2017∼2018년 반도체 기업 호황 등의 영향이라는 게 양 의원의 분석이다. 양 의원은 "고질적인 기업 소득 양극화와 역진적 세부담 구조가 완화되는 추세"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위기에 대응하는 효과적 재정 운용과 기업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안정된 세수입을 바탕으로 기업에 필요한 조세지출이 균헝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0-10-07 09:20:16[파이낸셜뉴스] 전세계 회사채 시장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연쇄도산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이하 현지시간)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디즈니, 화이자 등 세계 최고 신용등급을 가진 기업들이 신규 회사채 발행을 통해 수천억달러를 끌어들이는 반면, 미국과 유럽의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 또는 정크본드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이 꽉 막혔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전세계 '투자등급' 기업들이 이달 들어 셋째주까지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모두 2440억달러어치로 지난해 9월 기록한 사상최고치 2520억달러 이후 최대 수준이었다. 지난주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는 점을 감안하면 3월 전체 회사채 발행규모는 사상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미국 기업들이 흐름을 주도해 사상 최대 수준인 1500억달러어치를 발행했고, 유럽 투자등급 기업들도 280억달러어치를 발행해 현금을 확보했다. 2주전만 따로 보면 미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은 이미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730억달러어치를 찍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비해 매출이 없어도 현금 확보를 위해 최대한 회사채 시장에서 돈을 끌어모으고 있다. 통상 인수합병(M&A)을 앞두고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던 패턴과 달라진 모습이다. 실제로 코로나19에 따른 높은 불확실성과 대규모 발행에 따른 공급 물량 증가로 회사채 수익률은 급등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ICE 데이터 서비스에 따르면 투자등급 회사채 평균 수익률은 현재 3.9%로 이달 초 기록한 사상최저치 2.26%보다 1.5%포인트 넘게 폭등했다. 그래도 기업들은 발행만 할 수 있다면 높은 비용을 감수하고라도 시장의 현금을 모두 끌어들일 기세다. 버크셔는 4일 10년만기 회사채를 미 10년만기 국채 수익률보다 0.9% 높은 수익률로 5억달러어치 발행했다. 또 1주일 뒤에는 버크셔의 에너지 자회사가 미 국채 수익률보다 2.85%포인트 높은 수익률로 10년만기 회사채 11억달러어치를 발행했다. 전세계 은행들도 채권 발행에 혈안이 됐다. 리피니티브 자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웰스파고,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전세계 대형은행들이 발행한 채권 규모는 4080억달러어치에 이른다. 회사채 발행은 15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사상 최초로 회사채 매수에 나서겠다고 선언하는 등 각 중앙은행의 대규모 경기부양 방안이 잇따르는 가운데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반면 신용등급이 낮거나 고수익, 이른바 신용등급이 '정크본드' 수준으로 추락한 기업들은 회사채 시장에 아예 접근이 봉쇄됐다. 4일 이후 미 정크본드 신규발행은 '제로'를 기록 중이고, 유럽에서는 정크본드 발행이 한달 넘게 씨가 말랐다. 애널리스트들은 현금확보가 어려워진 투기등급 기업들로 인해 경제에 연쇄 기업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고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10년간 초저금리 속에 전 세계 회사채가 사상최대 수준인 9조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증가했지만 회사채 수익률은 점점 오르고 있어 채무부담이 급증하는 반면 코로나19에 따른 셧다운 등의 조처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은 점점 현금이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7일 경기침체가 올 하반기까지 이어지면 디폴트율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를 추월해 올해 18.3%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록다운(이동제한) 기간이 짧아지면 전세계 디폴트율은 올해 6.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의 아치 셰스는 "매출을 통한 현금 흐름에 주로 의존하는 기업들의 경우 매출이 끊긴다는 것은 심각한 충격"이라며 "동시에 이들 기업의 신용여건은 점점 더 악화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0-03-30 06:33:23신용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양호한 실적 성적표를 받았다. 수익 다각화 노력과 함께 일선 영업점포 축소, 일회성 마케팅 비용 감축 등 비용절감에 적극 나선 결과다. 하지만 대형 카드사와 중소형 카드사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1위 신한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088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3441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줄어드는 데 그쳤다. KB국민카드는 오히려 이익 규모가 늘었다. KB국민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1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4% 증가했다. 당초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연간 8000억원의 수익 감소가 예상됐지만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는 카드사들이 영업점포 축소, 일회성 마케팅 비용 감축 등 각종 비용절감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3·4분기 기준 영업점포 수는 213개로 2017년 말과 비교하면 36.0%(120개) 급감했다. 또한 카드론, 자동차 할부금융 등 수익 다각화에 나선 것도 주효했다. 실제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KB국민카드 등은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 대형 카드사들이 선방한 반면, 중소형 카드사들의 실적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의 직격탄을 맞았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142억원으로 전년 대비 9.7% 줄었다. 하나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7.2% 급감한 563억원에 그쳤다. 중소형 카드사의 경우 할부금융 및 리스사업 등 수익 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지 못한데다 상대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폭이 적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의 마케팅비용 축소 압박과 수익성 분석체계 가이드라인 시행 등으로 카드상품의 혜택 차별화가 어려지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2020-02-09 17:2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