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기채 금리가 고점을 형성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국내 투자자 자금이 북미 채권 펀드로 대거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국 장기물 금리 급등세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어 투자자들의 손실 회복 시점은 시계제로다. 2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27일 기준) 북미 채권펀드에는 1조406억원의 설정액이 새로 유입됐다. 올 들어 총 2조6000억원이 북미 채권펀드에 들어왔는데 이중 절반 가까이가 최근 한 달 사이에 늘어난 셈이다. 최근 한 달 새 설정액이 눈에 띄게 늘어난 북미 채권펀드에는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에는 최근 한 달 사이 3150억원이 유입됐다. 뒤이어 KODEX 미국30년국채액티브(H) 1482억원, TIGER 미국30년국채스트립액티브(합성H) 1270억원, RIS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H) 1140억원 순이다. 다만 이들 상품 수익률은 우하향 곡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 달 개인 투자자 순매수세가 가장 몰린 미국 장기채 ETF인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지난 22일 7450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날은 7575원에서 거래를 마쳤지만 여전히 최근 한 달 수익률은 -3.87%에 이른다. 마찬가지로 TIGER 미국30년국채스트립액티브(합성H)와 KODEX 미국30년국채액티브(H)의 한 달 하락률도 각각 -6.9%, -4.04%에 달한다. 이달 미국 장기채 금리가 이례적으로 치솟으면서 채권 가격 하락을 부추기자, 저점 매수를 노린 투자자 자금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 21일(현지시간) 5.089%를 넘어서면서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도 같은 날 4.595%까지 뛰어올랐다. 미국 장기채 급등은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 법안의 의회 통과 우려, 미 국채 입찰에서의 저조한 응찰 결과가 겹친 결과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 장기채 ETF 손실 복구에 실패하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물타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기준 NH투자증권 계좌를 통해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를 보유한 개인투자자 8738명의 평균 매수 단가는 8281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수익률은 -10.03%로 손실 투자자 비율은 100%에 이른다. 채권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채 수요 불안정성으로 인해 가격 변동성이 불가피하지만 과도한 불안감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다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밝힌 만큼 단기간의 금리 인하 호재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극단적으로 장기물이 상승했던 이유는 미국 재무부의 미국채 발행계획이 더해졌기 때문"이라며 "이번에는 재무부가 미국채 발행량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베어 스티프닝 장세(단기물보다 장기물 금리가 급등하는 장세)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확장 재정정책이나 감세 정책 추진, 의회의 예산안 협상 지연 등은 미국채 시장 금리 변동성을 지속하는 요인이지만, 초장기물의 절대금리 수준을 감안하면 자본차익 기회는 꾸준히 주어질 전망"이라며 "현재는 미국채 금리가 고점권에 위치해 있으나, 금리 인하 전환 시 자본차익 기대가 유효하며, 환노출에 따른 변동성 보다는 환헤지형 ETF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5-05-28 18:11:29[파이낸셜뉴스] 북미펀드로만 빠져 나간돈이 10조원을 넘었다. 11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사자 영향 트럼프 트레이드가 나타나면서 월간 1조원 이상 증가했다. 탄핵정국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재산 지키기 차원에서 '서학개미'를 택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 북미펀드 1년 수익률 40% 육박 14일 신영증권에 따르면 2023년 12월 29일 해외 공모펀드형 기준 북미 펀드 설정액은 11조7943억원으로 2024년 11월 29일 21조8145억원으로 증가했다. 10조202억원 증가다. 북미 펀드 수익률은 연초 대비 32.01%, 1년 39.63%, 3년 41.20%에 달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북미펀드는 S&P500지수, 나스닥 지수 등을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와 일부 배당 주 펀드 펀드 등을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돼 10조202억원 증가했다"며 "2023년 6월 이후 18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해당 기간 동안 북미펀드 설정액은 총 11조1531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해외 펀드는 그동안 해외 펀드 성장을 주도해 왔던 해외 대체 투자 유형이 아닌 해외 주식형 펀드, 해외 재간접형 등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셈이다. 성장률 기준으로 2018년~2022년 사이 국내 펀드 설정액 증가율은 평균 7.9% 증가했다. 해외펀드는 같은 기간 평균 17.7% 증가했다. 2019년에는 해외펀드 성장률이 33.0%에 달했다. 성장률뿐만 아니라 설정액 증가 규모로도 한 해 동안 49조4000억원 증가하며 49조2000억원 증가한 국내펀드보다 2000억원 많았다. 2020년 이후 해외펀드 성장률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2020년 12.6%, 2021년 17.1%, 2022년 9.0%, 2023년 8.7% 성장에 그쳤다. 하지만 2024년은 전년도 대비 두배 수준인 16.7% 성장했다. 오 연구원은 "해외 증시에 대한 관심 증가 등으로 해외 주식형을 비롯해 해외 재 간접형, 해외 파생상품형 등의 유형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영향"이라며 "해외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 증가로 해외 ETF(상장지수펀드)를 비롯해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 증가가 있었다. 해외 주식형 펀드 증가 규모는 2007년 이후 최대 수준인 2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가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편관세 추진과 미국 우선주의 등으로 인해 국내 증시보다는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지속될 것으로 봐서다. ■ K주식, 삼성전자 실적 부진에 약세도 '한 몫' 신영증권은 올해 국내 증시가 상반기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들어 미국의 경기침체 및 반도체 업황 우려 등으로 약세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통화 정책 변경에 따른 유동성 마찰로 8월 한때 급락세가 연출이 이를 방증한다. 이후 FOMC의 금리 인하와 중국 경기부양책 발표 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선을 앞둔 불확실성과 고금리 부담 등으로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 우려가 지속되고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트럼프 트레이드가 나타나면서 하반기 내내 약세가 지속됐다. 11월 29일 기준 코스피, 코스닥은 각각 전년말 대비 -7.5%, -21.7% 를 기록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글로벌 증시 대비 코스피가 디커플링하고 있는 것은 정책, 기업이익 모멘텀의 부재"라며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안정으로 급변동 가능성은 낮지만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정책 공백이 심화되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 가상자산 과세유세, 상법 개정 등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의 시중 금리 상승 우려, 미국 수입 물가 우려, 관세 시행 가능성, 2024년 4·4분기 빅배스 및 2025년 기업이익 추정치 하향 등으로 코스피 약세 흐름 지속을 예상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떠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이런 부분들이 진정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에서 정책적인 뒷받침이 있다는 전제"라면서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면 프랑스의 연금개혁 시위처럼 프랑스 국채에 영향을 주는 이벤트드리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와 독일 국채는 동급으로 여겨졌는데 최근 프랑스 국채 금리가 독일 대비 50bp(1bp=0.01%) 높아졌다. 한국 국채 금리는 아직 튀지 않고 있지만, 정치적인 불확실성 장기화는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주식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다. 우리 주식시장은 신음하고 있다. 1400만 투자자 중 다수가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질 위험에 처해있다"며 "증시 장기 침체는 주식투자자 국민은 물론이고 기업 및 자영업자 환경 악화로 내수 침체를 부추기고 세수 감소도 불가피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자조적이고 슬픈 표현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정치로는 싸워도 경제 이슈는 협치가 답"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는 "정치 위기가 장기화되거나 정치적 분열이 지속돼 정책 결정의 효율성, 경제 성과 또는 재정 관리가 약화될 경우 하방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비상계엄이 빠르게 해제됐지만 선포됐다는 사실 자체가 "정치적 위험에 대한 투자자 인식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최근의 사건들이 정치적 체제 내의 긴장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 퇴진에 대한 정치권과 대중의 압박으로 당분간 불확실성이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는 "지속적으로 높은 재정 적자로 정부 부채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여서 중기적으로 신용 등급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한국 경제가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국내 부동산 부문 약세의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피치는 최근 2025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0%로 하향 조정한 바 있는데 정치적 변동성으로 하방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글로벌레이팅은 이번 사태가 해외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계엄이 한국 신용도에 주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했지만, 장기화될 경우 부정적 전망이 붙을 수도 있다는 경고다. 앤디 리우 S&P글로벌 전무는 "계엄령 선포 이전에는 이러한 정치적 문제에 대한 한국의 리스크가 기업들의 관심사가 아니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부 기업들은 공급망, 재무, 정책 리스크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재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정치적 혼란이 추가로 발생하고 적시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주요 법안 처리, 취약한 경제 성장 전망, 어려운 지정학적 환경, 인구 고령화로 인한 구조적 제약을 포함한 수많은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12-13 07:50:23[파이낸셜뉴스] 북미 주식형펀드 자금이 10주만에 순유출로 전환됐다. 한국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 자금은 유입이 지속됐지만 규모는 감소했다. 2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이번주(6월 20일~6월 26일) 선진국 펀드자금은 31억달러 규모가 유입됐다. 다만 지난주 240억달러에서 큰 폭으로 감소세가 나타났다. 특히 북미 주식펀드는 -4억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주 대규모(209억 달라) 유입 이후 10주만에 유출로 전환됐다. 올해 S&P500 상승의 65%가 상위 20개 기업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해당 종목들이 최근의 상승 모멘텀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가 나온다. 한국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 자금은 지난주 9000만 달러 규모가 유입됐다. 전주 23만1000만달러 대비 감소폭이 컸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2024-06-28 17:27:29미국 대표 성장주에 투자하는 국내 북미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뛰고 있다. 1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미국대표성장주' 펀드의 1년 수익률(14일 기준)은 26.23%로 집계됐다. 국내에 설정된 북미주식형(43개) 가운데 1위다. 해당 상품은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등 미국을 대표하는 우량 성장기업에 자산의 70% 이상을 투자한다. 이들은 신성장 동력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도 활발하다. 시장 상황에 따라 중소형주와 경기방어주 투자도 병행한다. 인공지능(AI) 테마와 글로벌 리오프닝 관련 종목에 집중 투자한 것이 수익률 상승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1년 새 180% 넘게 뛰었고, 세계 최대 온라인여행사 부킹홀딩스는 리오프닝 수혜로 60% 이상 올랐다. 이 펀드는 헬스케어, 방산, 농업 섹터 등 생산성 향상을 주도하는 기업에 분산투자해 변동성을 관리한다. 헬스케어 섹터 내 일라이 릴리는 비만치료제 및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35% 이상 상승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3-07-17 18:00:37[파이낸셜뉴스] 미국 대표 성장주에 투자하는 국내 북미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뛰고 있다. 1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미국대표성장주’ 펀드의 1년 수익률(14일 기준)은 26.23%로 집계됐다. 국내에 설정된 북미주식형(43개) 가운데 1위다. 해당 상품은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등 미국을 대표하는 우량 성장기업에 자산의 70% 이상을 투자한다. 이들은 신성장 동력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도 활발하다. 시장 상황에 따라 중소형주와 경기방어주 투자도 병행한다. 인공지능(AI) 테마와 글로벌 리오프닝 관련 종목에 집중 투자한 것이 수익률 상승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1년 새 180% 넘게 뛰었고, 세계 최대 온라인여행사 부킹홀딩스는 리오프닝 수혜로 60% 이상 올랐다. 이 펀드는 헬스케어, 방산, 농업 섹터 등 생산성 향상을 주도하는 기업에 분산투자해 변동성을 관리한다. 헬스케어 섹터 내 일라이 릴리는 비만치료제 및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35% 이상 상승했다. 6월 말 기준 펀드 구성종목은 △애플(7.9%) △마이크로소프트(7.7%) △엔디비아(6.7%) △알파벳(5.8%) △테슬라(5.3%) △일라이릴리(3.7%) 등이다. 김강일 KB운용 글로벌운용본부 부장은 “설정 초기부터 리서치를 바탕으로 AI 테마 관련 기업에 선제 투자한 것이 초과성과로 이어졌다”며 “하반기에도 편입비중이 큰 미국 대형 기술주들의 선전으로 이런 수익률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3-07-17 13:46:18북미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멈추지 않고 있는데다 경기 침체 우려까지 부상한 탓이다. 반대로 역대급 엔저로 수출 호황을 맞은 일본, 정부당국이 경기부양에 적극 나서는 중국 펀드에는 투자금이 쏠리고 있다. 2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36개 일본 펀드와 178개 중국 펀드에는 최근 1개월(24일 기준) 동안 각각 626억원, 363억원이 신규 설정됐다. 중화권 펀드에도 같은 기간 617억원이 들어왔다. 북미 펀드에서 312억원이 이탈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속된 긴축 우려에도 올해 들어 3조원 넘는 자금을 모집했으나 최근 미국 증시가 이렇다 할 반등 모멘텀을 잡지 못하면서 지친 투자자들이 발을 뺀 모양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올해 들어 각각 13.7%, 21.5% 떨어졌다. 그럼에도 연준은 여전히 고강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음달에도 자이언트스텝(0.75%p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물가가 아직 높은 상태기 때문에 이를 주저앉히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단언했다. 경기 침체 위험도 가시화되고 있다.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미국 경제학자 72%는 "미국이 내년 중반부터 경기 침체를 겪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19%는 이미 그 터널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7월 신규주택 판매가 8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부동산시장은 일찍이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대로 일본과 중국 펀드는 투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이어진 엔저로 수출기업들이 호실적을 내며 증시를 끌어올린 영향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로 일본 경제 및 산업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고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풀린 유동성이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2·4분기 일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는 밑돌았으나 유로존 일부국을 제외하고 비교적 양호할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호재"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일본 증시의 나홀로 독주는 미국 등 여타 국과 동조화될 수밖에 없는 만큼 결국 금리인상 기조 및 경기침체 리스크에 노출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정부는 경기를 띄우기에 여념이 없다. 지난 22일 인민은행은 기준금리 역할을 수행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내렸다. 홍록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LPR 인하로 당국 부양 의지가 증명됐다"며 "정책 방향성을 감안하면 부동산 리스크가 확산될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홍 연구원은 "7월 실물지표에서 경기 회복세가 순탄치 않다는 점이 드러났다. 지금껏 부동산 규제 영향으로 주택시장 내 유동성이 위축되면서 미분양이 증가하는 등 우려 요인은 여전하다"고 부연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2-08-25 17:52:04'믿을만한 주식시장은 결국 북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긴축 기조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북미 펀드로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저가 매수를 노린 투자금으로 반등을 노린 중장기 자금으로 분석된다. 2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국내 92개 북미 펀드에는 연초 이후 설정액 3조452억원이 들어왔다. 최근 3개월 동안에만 1조5726억원이 설정됐다. 이에 따라 총 설정액은 10조1515억원으로 늘었다. 개별 펀드 중에선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H(주식)'에 올해 1390억원이 유입됐다. 이 상품은 배당에 인색하고 안정성이 뒤처지는 정보기술(IT) 등 성장주 비중을 줄이고 코카콜라, AT&T, 월마트, 존슨앤존슨, 맥도날드 등 꾸준한 이익을 내는 전통 강자들에게 투자한다. AB미국그로스(599억원), KB스타미국나스닥100인덱스(280억원),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UH(154억원), KB스타미국S&P500인덱스(13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올해 북미 주요 지수가 급락하자 이를 저가에 매수하려는 투자자금이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탠더스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17일(현지시간)까지 각각 28.38%, 31.79% 급락했다. 설정액 유입 상위 5개 상품의 평균 손실률 역시 19.48%로 집계됐다. 다른 국가에 비해 미국 증시가 안전하다는 점도 투자 요인으로 작용한 모양새다. 연초 이후 미국과 함께 G2(주요 2개국)를 구성하고 있는 중국을 제외한 베트남(-593억원), 유럽(-480억원), 브릭스(-123억원), 중남미(-61억원), 일본(-43억원) 등 대부분 지역에서 자금이 이탈했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져도 일시적 현상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 가계, 기업 부문 부채비율이 지난해부터 줄어드는 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으로, 불확실한 경제상황에서 각 주체들이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배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대형 성장주 주가 하방 압력은 여전히 높다"면서도 "1·4분기 실적으로 수요의 견고함은 확인됐고, 지속적 주가 하락으로 상대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향후 증시를 타격할 악재는 여전히 남아있다. 인플레이션 고점 통과가 명확히 감지되지 않는데다 주가 하락을 끊어낼 2·4분기 기업 실적 전망치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높은 물가 수준이 당분간 불가피한 만큼 연준의 긴축 기조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시중 유동성 감소 및 민간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과정은 경기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7월 예정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결과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2-06-20 18:14:24'원정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주식형펀드 가운데 중국 펀드 유입액이 미국을 앞질렀고 홍콩 등 중화권 주식 직접투자 규모도 증가하는 추세다. 7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중국 주식형펀드의 순자산은 11조6971억원으로 새해 들어 8355억원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북미 주식형펀드 유입액(7382억원)보다 큰 규모다. 그간 해외주식형펀드 중 북미 주식형펀드가 압도적인 인기를 누렸던 것에 비하면 깜짝 놀랄 만한 결과다. 최근 두 지역의 성과가 역전하면서 서학개미들이 중국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미국 나스닥지수는 10.96%나 급락한 반면 홍콩 항셍지수는 5.58% 올랐다. 중국 본토시장의 대표 지수인 CSI 300는 연초 이후 7.20% 떨어졌지만 나스닥지수 하락폭에 비해서는 작은 수준이다. 미국 증시의 급등락 장세에도 중국 및 홍콩 증시가 이처럼 선방한 이유로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정책 △산업 규제 완화 분위기 △밸류에이션 매력 등이 꼽힌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해 12월 지급준비율을 0.5%p 내린 데 이어 올해 1월 기준금리를 20개월 만에 0.05%p 인하했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7차례나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의 완화책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산업 규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태도도 온건해지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 11개 부처가 지난달 19일 발표한 '플랫폼 경제 규범의 건전·지속 발전에 관한 의견(지침)'에서는 빅테크에 대해 관리감독뿐 아니라 개발 혁신을 장려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블록체인, 운영체제(OS), 반도체 칩 등이 해당 분야로 제시됐다. 지난해 전방위산업에 대한 고강도 규제와 헝다 이슈 등 각종 악재로 중국 및 홍콩 증시가 하락하면서 밸류에이션 매력도 커졌다. 현재 중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5년 평균(12.8배)을 밑돌며 저평가 상태에 있다. 전문가들은 춘제(설) 연휴 이후 '양회 랠리'와 기업 실적 발표가 이어지면서 중국 증시가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켤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적으로 중국 증시는 3월 양회에 대한 기대감이 2월부터 선반영되는 모습을 보였다. 김경환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개최된 지방 양회는 적극적인 경기부양 예고(GDP 성장률 목표 가중평균 6.1%)와 함께 투자 확대 적극성이 나타났다"며 "올해 양회는 목표보다 더 적극적인 정책 발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양회에선 중국이 장기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탄소중립' 관련 정책과 디지털경제 활성화, 소비촉진 정책 등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실적 시즌도 기대된다. 중국은 2~4월에 기업들이 연간 실적을 발표한다. 이차전지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업체들의 호실적 발표가 기대된다. 물론 리스크도 있다. 미·중 갈등, 코로나19 방역, 부동산 리스크, 상품가격 재상승 등으로 증시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대다수 선진국에 비해 중국은 '알려진 미지수'가 많다"면서 "그럼에도 중국의 성장 스토리와 그 어느 때보다도 저렴한 밸류에이션을 감안할 때 중국 증시가 올해 얼마나 상승할지 가늠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평가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2-02-07 18:30:45올해 펀드 시장에서 북미 펀드는 나 홀로 내달렸다. 꾸준히 우상향 했던 미국 증시와 기업들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 발표에 힘입어 이들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로 한 해 동안 3조5000억원 넘는 자금이 쏠렸다. 같은기간 중국, 유럽 펀드 등의 신규 설정액 총합을 훌쩍 뛰어넘는 성과를 이룬 셈이다. 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국내 64개 북미 펀드에는 연초 이후 3조5728억원이 새로 설정됐다. 이는 중국·중화권(2조377억원), 유럽(752억원), 아시아퍼시픽(415억원), 인도(26억원) 펀드에 들어온 자금 합산액(2조1570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외 신흥국 펀드에선 되레 자금이 빠져나갔다. 베트남 펀드는 이 기간 5157억원이 유출되며 몸집이 크게 줄었고 러시아(-832억원), 신흥아시아(-743억원), 브릭스(-641억원) 등도 부진을 면치 못 했다. 운용사들의 운용 능력을 방증하듯 북미 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2017년말 1조원이 채 안 됐던 순자산액은 2018년 말 1조3833억원으로 뛰었고 지난 연말에는 4조2135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올해 그 규모가 비약적으로 늘어 지난 8일 기준 전체 북미 펀드 순자산 금액은 11조3374억원을 가리키고 있다. 개별 펀드 중에선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이 올해 1503억원을 끌어 모으며 가장 빠른 속도로 덩치를 키웠다. AB미국그로스(1341억원), AB셀렉트미국(691억원), 피델리티미국(40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수익률도 양호했다. 전체 북미 펀드는 연초 이후 평균 26.05%의 성과를 냈고 특히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KBKBSTAR미국S&P원유, 삼성KODEX미국에너지 등 미국 원자재 및 에너지에 투자하는 상품은 각각 72.68%, 59.45%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미국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한국투자KINDEX미국S&P500(35.02%), 미래에셋TIGER미국S&P500(34.76%), 한국투자KINDEX미국나스닥(34.40%) 등도 올해 30%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 증시 약진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8일(현지시간) 기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연초 대비 27.03%, 나스닥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같은 기간 각각 24.32%, 18.29% 상승했다. JP모건(5050포인트)와 골드만삭스(5100포인트), UBS(5000포인트) 등의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현재 4700선인 S&P500지수가 내년에는 5000선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경기회복 조짐도 힘을 보탰다. 월마트, 홈디포 등 대형 소매업체가 3·4분기 호실적을 달성했고 미국의 10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7% 증가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시장 예상치(1.5%)를 크게 웃돌고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6.3% 증가한 수치다. 이원주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시도 결국 기업 순이익을 축으로 결정되는데, 미국 기업들 실적이 우수했고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 역시 올해 내내 오름세였다"며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옛 페이스북) 등은 오히려 코로나19 수혜주로서 오미크론이 발생했다고 해도 S&P500지수 5000이 부담스런 수치는 아닐 것"이라고 판단했다. 경기 성장 발목을 잡았던 공급망 차질 문제도 차츰 개선되는 양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61.1(50 이상이면 경기 확장)로, 전월(60.8) 대비 상승하며 경기 확장 신호를 내비쳤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공급 차질 문제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며, 특히 반도체와 철강제품 부문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며 "미국에서 오미크론 감염자가 확인된 후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경향은 있으나, 부스터샷 접종률이 빠르게 상승하는 등 비교적 안정세에 진입했다"고 짚었다. 임환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금속, 전자장비, 석유화학산업 등의 공급망도 나아지고 있다"며 "제조업 경기 호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 인프라투자 법안 통과 시 투자 확대 사이클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1-12-09 18:06:08최근 해외 펀드 중에서 북미펀드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다. 미국 주식시장이 강세를 이어가면서 서학 개미 열풍이 직접 투자에서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로까지 번지고 있다. ■올해 2조원 넘게 유입된 북미펀드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7일까지 최근 한달간 북미펀드로는 4467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유럽, 중남미, 이머징 국가 등 해외펀드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것과 달리 꾸준한 자금유입이 이루어지고 있다. 연초 이후로는 2조718억원이 유입돼 해외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을 흡수했다. 이는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와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지수가 올해 들어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7일 기준 북미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3.13%로 집계됐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20.60%이고 최근 5년간 누적 수익률은 120.09%에 달한다. 이렇다 보니 북미펀드의 설정액은 4조4644억원이지만 순자산은 두 배에 가까운 8조3461억원으로 덩치가 커졌다. 북미펀드 중에서도 연초 이후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펀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펀드이다. 이 펀드는 25년 이상 지속적으로 배당을 늘려온 미국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상품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배당귀족지수를 추종한다. 작년 4월 설정된 이 펀드에 연초 이후 1659억원의 자금이 새롭게 들어왔다.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의 AB셀렉트미국펀드에도 775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AB 셀렉트 미국펀드는 주로 미국 중형주 및 대형주에 투자한다. 이외 KB미국대표성장주펀드, 삼성미국인덱스펀드 등에도 100억~200억원 안팎의 자금이 새롭게 설정됐다. ■해외주식펀드 포트폴리오, 미국과 IT 섹터 중심으로 변화 과거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중심이었던 해외주식펀드 포트폴리오는 미국과 IT섹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최근 2008년 18조원에 달했던 중국펀드는 8조원대로 줄었고 2008년 12조원까지 늘어났던 브릭스펀드는 3750억원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 기업 등에 투자하는 펀드는 꾸준한 증가세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3개월 자금유입 상위 해외주식펀드 15개 중에서 7개는 북미펀드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최근 관심을 크게 받고 있는 IT펀드, 배당펀드, 지속가능펀드 등도 미국 투자 비중이 높다고 덧붙였다. 실제 해외주식펀드 중에서 가장 운용규모가 큰 3조원대 펀드인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러지펀드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 아마존 등 미국 IT 기업 편입 비중이 상당하다. 일각에선 북미 지역의 물가상승 압력, 델타변이 확산는 펀드 수익률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경기 둔화가 우려되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1-08-18 18:4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