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구 동삼동 해양클러스터에 위치한 국립해양박물관(관장 김종해)에서 운영 중인 상설전시실에는 바다와 그 위를 나는 학, 복숭아인 반도를 중심으로 그려진 해학반도도(사진)가 전시돼 있다. 파도가 치며 넘실거리는 바다 위로 학이 날고 있다. 푸른 괴석 위의 커다란 나무 두 그루에는 복숭아가 매달려 있다. 중국 신화에 나오는 서왕모의 요지에서 불로장생의 복숭아가 열린 장면을 환상적으로 묘사한 6폭의 병풍이다. 조선시대 궁중에서 왕실이나 상류층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면서 처소를 장식하기 위해 제작했으며, 각종 행사를 기념하는 병풍으로도 많이 만들어졌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4-09-05 18:46:20【함양=오성택 기자】 경남 함양군 지리산자락 창원마을이 불로장생 함양 제1호 장수마을로 선정됐다. 함양군은 18일 마천면 창원마을에서 함양 장수마을 선포 및 현판 제막식 행사를 가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함양군의 고령인구비율은 31.5%로 경남 평균(15.5%)보다 월등히 높아 이번 장수마을 선포를 통해 100세 시대 농촌마을의 건강하고 모범적인 장수마을 육성으로 건강하고 활기찬 장수문화를 정립한다는 전략이다. 군은 이번 장수마을 선포식을 기점으로 주민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춰 체계적인 건강관리와 학습 및 사회활동, 환경조성 등의 건강관리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한편, 지역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건강위원을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건강한 생활을 위한 생활습관 개선 △건강취약계층과 소외계층 특별관리 △질병예방과 재활 지원 등 건강관리 기반 조성 △벽화그리기 등 아름다운 마을 조성을 통한 관광 인프라 구축 △노래교실·웃음교실 등의 공동체 문화를 형성해 나가기로 했다. 군은 1호 장수마을인 창원마을을 시범마을로 운영한 후, 오는 2020년까지 군내 11개 읍면을 장수마을로 확대해 귀농·귀촌 인구 유입은 물론, 전국 최고의 건강마을 조성으로 차별화된 고품격 관광지를 조성할 방침이다. 서춘수 함양군수는 “마을주민들이 건강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익한 건강정보와 교육을 진행할 것”이라며 “전국 최고의 장수마을이 될 수 있도록 주민과 함께 노력을 기울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ost@fnnews.com 오성택 기자
2019-03-18 14:46:32[제주=좌승훈 기자] 오리온그룹 계열사인 ㈜제주용암수가 내년 하반기에 중국 프리미엄 생수시장에 제주 용암해수(염지하수)로 만든 기능성 혼합음료를 내놓는다. 음료산업은 건강기능식품·프리미엄 디저트·간편 대용식과 함께 오리온이 글로벌 종합식품화사로 도약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4대 신사업 중 하나다. ㈜제주용암수는 3000억원을 들여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용암해수산업단지 내 2만9752㎡ 부지에 기능성 혼합음료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현재 공정률은 75% 가량 된다. 생산공장에 이어 물류센터 등도 구축된다. 제주 용암해수는 제주도개발공사가 만드는 삼다수와 취수원이 다르다. 용암해수는 바닷물이 화산 암반층에 여과된 후 담수층 아래에 형성된 것으로 미네랄이 풍부해 '생수'가 아닌 '혼합음료'로 분류된다. ㈜제주용암수는 내년 상반기 중 제품 출시와 함께 국내 시판을 통해 검증과정을 거친 후, 광저우지역을 시작으로 중국 프리미엄 물 시장 개척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현재 국내 먹는 샘물 제조사는 60개에 달할 정도로 포화상태여서 중국시장에 주력한다는 게 ㈜제주용암수의 설명이다. 중국 생수시장 규모도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2000억위안(34조원)으로 국내 생수시장(1조원)의 30배가 넘고, 성장세를 계속하는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특히 제주도는 '불로장생(不老長生·늙지 않고 오래 삶)'을 꿈꿨던 중국 진시황이 사자 서복(徐福)을 시켜 불로초를 찾았다는 전설이 깃든 곳으로, 제주용암수와 불로장생 콘셉트를 결합해 오리온이 중국서 이룬 초코파이 신화를 음료시장에도 다시 한 번 써 내려 간다는 전략이다. 한편 오리온그룹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는 지난 9월 제주용암수가 공장 설비투자 자금 확보를 위해 실시한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해 228억원 규모의 지분을 추가 취득했다. 오리온홀딩스는 이에 따라 제주용암수 지분율이 57%에서 86.9%로 높아졌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18-12-24 13:52:43▲ 사진=이승훈 기자 배우 이다해와 류수영이 유쾌발랄 주말극을 함께 만든다. SBS 새 주말드라마 '착한마녀전'(극본 윤영미/연출 오세강) 팀은 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제작발표회를 갖고 작품을 직접 소개했다. 이날 오세강 PD와 배우 이다해, 류수영, 안우연, AOA 혜정, 배수빈, 라붐 솔빈, 윤세아, 심형탁이 참석해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착한마녀전'은 착한 주부가 전혀 다른 성격의 쌍둥이 동생의 부탁으로 스튜어디스 일을 하면서 이중생활을 펼치는 이야기를 선보인다. 이다해가 쌍둥이 1인 2역을 맡았고, 항공사를 배경으로 류수영이 파일럿, 안우연이 CEO의 아들, 혜정과 솔빈이 승무원으로 각각 분해 웃음과 감동을 전한다. 이번 작품에 대해 류수영은 "착한 사람이 성공하는 이야기에 끌렸다"고 소개했다. 배수빈과 심형탁은 전작을 함께 한 오세강 PD에게 직접 섭외됐다. 첫 주연에 나서는 안우연은 "오디션 때 첫사랑 얘기를 했다. 열심히 하겠다. 많은 사랑을 받고 저도 잘 됐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4년 만에 국내 드라마에 복귀하는 이다해는 "한국 작품을 늘 하고 싶었는데 중국에서 연기를 하면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착한마녀전'은 욕심이 났던 작품"이라며 "주부 역할도 잘 할 수 있다고 작가님을 설득했다. 1인 2역이지만 쌍둥이라서 이질감이 보이지 않도록 하려 했다"고 말했다. 걸그룹 활동을 겸하고 있는 신혜정과 안솔빈은 이번 작품으로 연기를 선보인다. 신혜정은 "대본리딩을 했을 때 솔빈이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언을 해주기보다 같이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대본을 맞춰주면서 서로에게 응원을 해주는 관계"라고 말해 연기력을 기대케 했다. 이다해는 "밝은 드라마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에게 즐거움을 드릴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류수영은 "저희 드라마를 보시면 많이 웃어서 불로장생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시청을 독려했다. 안우연은 "시청률 25% 돌파 시 마이클 잭슨 댄스 영상을 찍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웃음을 자아냈다. '착한마녀전'은 오는 3일 오후 8시 55분에 첫 방송된다. /hostory_star@fnnews.com fn스타 이호연 기자
2018-03-02 15:26:42해피투게더 김지민(사진=DB) 김지민이 남의 말을 너무 쉽게 믿는 아버지의 일화를 공개했다. 7일 방송되는 KBS2 ‘해피투게더3’에는 팔랑귀 때문에 각종 사기를 당한 김광규, 인터넷쇼핑의 중독자 김지훈, 남의 말을 쉽게 믿어버린다는 김지민, 알고보니 중고사이트 마니아인 장미여관의 육중완, 예능계 대표적 팔랑귀 천명훈이 나와 화려한 입담을 자랑한다. 특히 김지민은 남의 말을 철썩 같이 잘 믿는다며 “팔랑귀도 유전이다. 부모님도 다 귀가 얇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그녀는 “아버지는 불로장생을 위해 300만원짜리 상품을 구매해 온 적 있다”며 “아버지의 지인분이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누에가루를 먹으면 죽지 않는다고 말해서 그 제품을 구매해왔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김지민은 “그 뒤로 아버지가 우리가 밥 먹으면 그 위에 누에가루를 뿌려준다”라며 “진짜 안 죽고 싶으셨나보다. 근데 그 뒤로 잔병치레가 더 많아졌다”고 반전 결말을 고백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한편 ‘해피투게더3’는 7일 오후 11시10분 방송된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ju-hui3@starnnews.com임주희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3-11-07 21:33:51[광명=강근주 기자] 경륜이 오는 10월15일 출범 24돌을 맞는다. 그동안 벨로드롬을 누빈 선수는 1기 111명을 시작으로 작년 훈련원을 졸업한 23기까지 총 1100여명에 이른다. 이 중 1기 원년 멤버는 7명, 2기는 8명, 3기는 4명이 벨로드롬을 밟고 있다. 경륜 원년 ‘달리는 보증수표’로 꼽히던 은종진, 2기 4대천왕 중 황제 조호성 등은 이제 경륜의 레전드가 됐다. 영원할 것 같던 ‘은륜 스타’도 나이에 따른 체력적 열세. 각종 부상 후유증, 개인사로 벨로드롬을 떠났다. 이는 냉혹한 승부세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하지만 3기 김우병(46) 선수는 세월도 비켜갔다. 김우병은 남강중-영등포공고 시절 잠깐 선수로 뛰었다. 성적이 신통치 않아 실업팀 입단이 좌절됐다. 그래도 열정만큼은 남달라 각종 동호회원으로 활동하며 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았다. 결국 경륜 3기로 프로 선수가 됐다. 훈련원 성적은 42명 중 8위로 언뜻 보면 준수하다. 그러나 3기는 역대 기수 중 최약체로 평가받을 만큼 비 선수 출신이 많아 ‘외인부대’ 별칭도 얻었다. 국가대표 출신이 즐비한 2기나 아마에서 프로로 직행한 젊은피가 많은 4기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여서다. 특히 김우병은 신장 168센티에 몸무게 70kg도 안돼 경륜 팬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 김우병은 전매특허인 선행 전법으로 신체적 핸디캡을 극복하고 선발급에선 강자, 우수급은 복병으로 성장해 나갔다. 여기서 중요한건 이 ‘꾸준함’이다. 그동안 아시안 게임 금메달리스트로 경륜 그랑프리는 물론 각종 대상 경주를 휩쓸며 벨로드롬의 지존으로 군림했던 지성환, 현병철, 동기 중 수석으로 졸업한 ‘도로 제왕’ 용석길도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선발급으로 추락했고 상당수 국가대표 출신도 성적 불량으로 벨로드롬을 떠났지만 김우병은 장수하고 있다. 이들 선수가 한창 잘 나갈 때 김우병은 한 번도 이들과 경기를 같이 하지 못했다. 특선급 경기는 김우병에겐 그저 꿈의 무대에 불과했다. 더구나 이들 선수는 김우병과 동갑이거나 오히려 적다. 장수하는 비결은 꾸준함이다. 데뷔 초인 1996년 김우병은 승률이 11%, 연대율 22%였다. 가장 좋을 때는 2012∼2013년으로 승률 27%, 연대율 45%다. 올해 시즌 성적은 승률 19%, 연대율 41%를 기록하고 있다. 20년 넘게 별반 차이가 없는 성적표다. 경기 내용은 더욱 알차다. 경륜 선수는 대체로 나이가 들수록 선행 같은 자력 승부에서 마크 추입 같은 기교파로 변신한다. 경륜 선수로는 이미 환갑을 넘겼으나 김우병은 자력 승부로 따낸 입상률이 50%나 된다. 이는 남의 도움 없이 순수 본인의 힘으로 달성한 성적이라 더욱 값지다. 덕분에 과거 김우병이 올려보던 선수들이 지금은 김우병 뒤에 붙어가려 애쓰는 진풍경이 벌어지는가 하면 웬만한 경주에서 위치 선정 또한 큰 어려움이 없다. 실력 있는 노장으로서 대우를 받는 것이다. 이쯤 되면 ‘세월에 장사 없다’는 속언이 김우병에게 통용되지 않는 듯하다. 같은 등급 내에서 꾸준한 성적을 그것도 같은 전법으로 20년 간 유지하는 선수는 거의 전무하다. 아들-조카뻘 후배들이 ‘어디 불로초라도 드시냐’고 농담을 던질 만하다. 당연히 불로초는 없다. 몸에 해로운 일을 삼가하고 하루도 거르지 않는 꾸준한 연습만이 비결이다. 특히 경륜을 통해 얻은 훈련 방법이나 체력 관리는 그만의 노하우 중 핵심 결정체다. 김우병는 1기 허은회, 장보규에 못지않은 최장수 선수로 남기를 희망한다. 현재 추세라면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경륜 전문가는 대체로 “경륜에선 개인능력 만큼 연대가 승패를 좌우하는데, 김우병은 흔한 인맥조차도 없다. 이런 불리함을 넘어서 한결같은 성적을 내는 모습은 벨로드롬에 꼭 필요한 보석과 같은 존재”라고 평가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18-09-22 11:31:49[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옛날에 한 노인이 있었다. 노인은 한 마을의 산속에 살았는데, 100세가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얼굴이 마치 젊은이와 같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노인을 동자(童子) 도사라고 불렀다. 마을 사람들은 노인의 무병장수 비결이 무척 궁금했다. 무엇보다도 마을 사람들은 노인이 되면 모두들 치매에 걸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도사는 100세가 넘어도 눈이 밝아 가을철 가늘어진 동물의 털들을 서로 구분할 수 있었고, 100보 밖에서 떨어지는 낙엽소리까지 들을 정도였다. 그리고 매사에 사리를 분별할 줄 알았다. 마을 사람들은 “동자 도사님은 분명 집안에 불로장생의 비방(祕方)을 숨겨 놓고 먹는 것이 분명하오.”하면서 의심했다. 그때 한 남자가 “제가 도사님의 집에서 소일거리를 도와준다고 하면서 머물면서 그 비법을 알아보겠습니다.”라고 했다. 남자는 산속에 있는 노인의 집을 찾아가 이래저래 핑계를 대면서 머물 것을 요청했다. 노인은 젊은이가 먹을 것까지 들고 찾아와 집안일을 도와주겠다고 하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노인의 집에는 방이 하나밖에 없어서 잠도 함께 자야 해서 노인의 일거수일투족 모든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남자는 노인의 집 마당도 쓸고 산에서 나무도 하고 물도 길러오고 장작도 팼다. 그러면서 틈틈이 노인의 행동을 관찰했다. 노인은 특별하게 하는 것이 없었다. 그냥 먹는 것도 마을 사람들과 같이 평범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밤이 되어 잠을 자고 다음 날 새벽이 되었다. 그런데 방안 어디선가 탁탁한 물체가 탁탁탁하고 부딪히는 소리에 남자는 잠을 깼다. 남자가 거슴츠레 눈을 뜨고 보니 노인이 잠자리에 일어나서 앉아 자신의 치아를 여러번 부딪치는 것이다. 노인은 100세가 넘었지만 아직도 치아가 탁탁탁하고 가볍게 소리가 났다. 그리고서는 혀를 입안에서 여기저기 굴리더니 그때 나온 침을 여러 번에 걸쳐서 삼키는 것이다. 남자는 누운 상태로 실눈을 뜨고 계속해서 노인을 관찰했다. 노인은 아직 동트기 전의 어두운 방 안에서 눈알을 왼쪽과 오른쪽으로 돌리고, 다시 눈을 감은 채 정신을 보았다가 다시 눈알을 돌리는 것을 반복했다. 노인은 또다시 양 손바닥을 열이 나게 비빈 후 두 눈을 수차례 문질렀다. 그리고 오른손을 머리 위로 넘겨 왼쪽 귀를 여러 번 당기고 다시 왼손을 머리 위로 넘겨 오른쪽 귀를 여러 번 당겼다. 귀를 절반으로 접기도 하고 귓불을 아래로 잡아당기기도 했다. 어두운 방이지만 귓바퀴가 붉게 물드는 듯했다. 이렇게 며칠 동안 유심히 관찰했더니 아침마다 일어나서 하는 행동이 반복되었다. 남자는 노인의 행동이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래서 “저는 도사님의 무명장수하는 비결을 알아내고자 이 집에 찾아왔습니다.”라고 이실직고를 했다. 그러자 노인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껄껄껄하고 웃으며 “젊은이, 처음부터 말을 하지 그랬나.”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그 이유를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노인은 “먼저 눈알을 돌리는 것은 간의 피로를 풀어주는 양생법이네. 옛날에 서진인이란 사람이 눈병을 앓았는데, 눈알 돌리기와 눈을 감고 있는 것을 반복했더니 몇 년이 지나지 않아서 눈에는 황금 수레바퀴 같은 신광이 저절로 나타나고 영원히 눈이 어두워지지 않고 가는 털도 보이게 되었다네. 그래서 그는 항상 ‘눈알을 돌리니 눈이 어두운 게 없어졌다’라고 노래까지 하고 다녔다네.”라고 하는 것이다. 실제로 눈동자를 돌리면 시력을 보호하고 정신을 맑게 하고 기억력에도 좋다. 또한 운동자 운동은 스트레스와 심리적으로 예민함을 줄이고 기억을 긍정적으로 재처리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눈동자 운동은 왼쪽으로 5회, 오른쪽으로 5회를 돌리고, 위아래, 좌우, 대각선으로 양쪽 모서리를 쳐다보는 식으로 운동하면 좋다. 이어서 노인은 “손바닥을 열이 나게 비빈 후 두 눈을 문질러도 눈의 예장(瞖障, 백내장)이 저절로 없어지고 눈이 밝아지며 풍(風)이 사라진다네. 그리고 이마를 넘어 머리카락이 나는 곳까지 문지르면 얼굴에서 빛이 나지. 또한 콧마루를 문지르면 폐기(肺氣)가 좋아지네. 마지막으로 횟수에 상관없이 손으로 귓바퀴를 문지르면 신기(腎氣)를 보하고 귀가 먹는 것을 막을 수 있네. 이렇게 하면 귀도 밝아지네.”라고 하는 것이다. 손바닥을 문질러서 열이 나게 하는 자체도 전신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말초혈액순환을 도와서 수족냉증에도 좋고 뇌혈류순환도 촉진시킨다. 또한 손바닥의 열기로 눈을 감싸주면 눈물샘을 자극해서 눈물의 분비를 촉진하고 눈 기름샘의 기능을 활발하게 해 준다. 보통 눈과 귀가 밝아지는 것을 총명(聰明)이라고 한다. 총명은 치매의 반대말이다. 그래서 늙어서도 잘 보이고 잘 듣는 것은 정신을 맑게 하는 것 자체가 치매를 예방하는데 무척 중요하다. 귀를 자주 만져주는 것도 귀가 먹는 것을 막아주면서 동시에 전신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귓불을 자극하는 것은 뇌를 자극하는 것과 같다. 남자는 노인에게 묻기를 “도사님은 이 방법을 어떻게 아셨습니까?”라고 했다. 그러자 노인은 책을 몇 권 꺼내서 보여줬다. 한 책 표지에는 <황정경(黃庭經)>이라고 쓰여 있었다. 노인은 “이 책은 대대로 내려온 가보인데, 내가 젊어서부터 우연히 이 책 내용을 읽고서 그때부터 날마다 실행에 옮겼다네. 그러나 이 내용을 무시하고 행하지 않았던 다른 가족들이 이미 모두 죽었거나 병들었네.”라고 했다. 책을 펼쳐 보니 ‘그대가 오래 살고자 한다면 곤륜(崑崙)을 닦아야 한다. 머리는 빗질을 많이 해야 하고 손은 얼굴에 두어야 하고 치아를 자주 맞부딪쳐야 하고 침은 항상 삼켜야 하고 기는 세심하게 단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가 곤륜을 닦는 방법인데, 곤륜은 곧 머리를 가리킨다.’라고 쓰여 있는 것이다. 곤륜(崑崙)은 전설 속의 옥이 난다는 높은 산이름이면서 발목에 있는 혈자리 이름으로도 쓰인다. 노인이 행했던 방법들도 다른 책 여기저기에 기록이 되어 있었다. 그러고 보니 노인은 침을 한 번도 뱉는 것을 보지 못했다. 당시에 보면 사람들은 침을 뱉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당시 집에는 모두들 타구(唾具, 침 뱉는 그릇)가 있어서 거기에 대고 가래침을 뱉었다. 심지어 가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길거리나 집안 아무 곳에서나 퉤퉤하고 침을 뱉었다. 남자는 노인에게 “도사님은 침을 다시 삼키십니까? 침은 더러운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두 뱉어내는 것 아닌가요?”하고 물었다. 그러나 노인은 “침을 뱉지 않는 습관을 길러야 오래산다네.”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하루종일 침을 뱉지 않고 늘 머금고 있다가 삼키면 사람의 정기(精氣)가 늘 머물러 얼굴과 눈에서 빛이 나지. 침은 진액으로 다시 되돌릴 수 있고 삼킬 수 있다고 해서 회진법(迴津法)이라고 하네. 치아를 마주치는 것을 고치법(叩齒法)이라고 하는데, 이와 함께 혀로 입안을 돌리는 것은 침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네. 옛날에 어떤 사람이 침을 자주 뱉어서 진액이 마르고 몸이 말라 갔는데, 내가 회진법을 알려주자 한참을 수련하니 몸이 다시 윤택해 적이 있네.”라고 하는 것이다. 침은 소화를 돕고 구강질환을 예방하며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사실 노인이 아침마다 치아를 부딪치는 행위는 소리를 나게 하는 목적이 아니라 악관절에 압력을 가하는 저작행위였다. 저작운동을 하면 단순하게 침 분비량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뇌혈류순환을 촉진하면서 상부경추의 부정열을 맞춰주기 때문에 뇌척수액의 순환도 원활해진다. 고치법은 치아를 세게 부딪치는 것보다는 아주 가볍게 부딪히게 해야 하고 어금니를 악무는 정도로 압력이 가해지게 하면 된다. 특히 양쪽 악관절을 모두 고르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자는 이러한 비법을 모두 알려준 도사에게 감사를 전하고 마을에 내려와 도사에게서 배운 바대로 마을 사람들에게 일러주었다. 그 마을 사람들은 모두들 도사의 양생비법을 실천하게 되었고, 어느덧 그 마을은 노망든 노인들이 없이 장수마을이 되어 있었다. * 제목의 ○○은 ‘곤륜(崑崙)’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동의보감> 按摩導引. 養生書曰, 夜臥覺, 常叩齒九通, 嚥唾九過, 以手按鼻之左右上下數十過. 又曰, 每朝早起啄齒, 幷漱津唾滿口嚥之, 縮鼻閉氣, 以右手從頭上引左耳二七, 復以左手從頭上引右耳二七, 令耳聰延年. 又曰, 熱摩手心, 熨兩眼每二七遍, 使人眼目自然無障瞖, 明目去風. 頻拭額上, 謂之修天庭, 連髮際二七遍, 面上自然光澤. 又以中指於鼻梁兩邊揩二三十遍, 令表裏俱熱, 所謂灌漑中岳, 以潤於肺. 以手摩耳輪不拘遍數, 所謂修其城郭, 以補腎氣, 以防聾聵. (안마도인. 양생서에 밤에 잠이 깼을 때는 늘 치아를 9번 맞부딪치고 침을 9번 삼킨 후 손으로 코의 좌우와 상하를 수십 번 문지른다고 하였다. 또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치아를 맞부딪치고 침으로 입안을 헹군 뒤 한 입 가득 삼킨다. 코를 찡그리고 숨을 멈춘 뒤 오른손을 머리 위로 넘겨 왼쪽 귀를 14번 당기고 다시 왼손을 머리 위로 넘겨 오른쪽 귀를 14번 당긴다. 이렇게 하면 귀가 밝아지고 오래 산다고 하였다. 또 손바닥을 열이 나게 비빈 후 두 눈을 14번 문지르면 눈의 예장이 저절로 없어지고 눈이 밝아지며 풍이 사라진다. 이마를 자주 문지르는 것을 천정을 닦는다고 하는데, 발제까지 14번 문지르면 얼굴에서 절로 빛이 난다. 또한 중지로 콧마루 양쪽을 20~30번 문질러 표리가 모두 열이 나게 하는 것을 중악에 물을 댄다고 하는데, 이런 방법으로 폐를 적셔준다. 횟수에 상관없이 손으로 귓바퀴를 문지르는 것을 성곽을 닦는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신기를 보하고 귀가 먹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하였다.) ○ 古人治肝勞, 有養之之法. 彭眞人患目疾, 不計晝夜, 瞪目注視, 閉之少頃, 依法再行, 積功而視秋毫. 徐眞人亦患目疾, 暗室正坐, 運睛旋還八十一數, 閉目集神, 再運, 不數年而神光自現, 狀如金輪, 永除昏暗. 施眞人歌曰, 運睛除目暗, 皆養之之法也. (옛날 사람들은 간로를 치료하는 양생법을 알고 있었다. 팽진인이 눈병을 앓을 때 밤낮으로 눈을 뜨고 바라보다가 잠시 눈을 감았다가 하였다. 이 방법을 계속 반복하였더니 가는 털도 보이게 되었다. 서진인도 눈병을 앓았다. 어두운 방에 바르게 앉아 눈을 81번 돌리고, 눈을 감은 채 신을 모았다가 다시 눈을 돌리는 것을 반복하였더니 몇 년이 지나지 않아서 황금 수레바퀴 같은 신광이 저절로 나타나고 영원히 눈이 어두워지지 않았다. 시진인이 노래하기를, “눈알을 돌리니 눈이 어두운 게 없어졌다”고 하였다. 이것이 모두 양생하는 방법이다.) ○ 攝養要訣. 黃庭經曰, 子欲不死修崑崙, 謂髮宜多櫛, 手宜在面, 齒宜數叩, 津宜常嚥, 氣宜精鍊. 此五者, 所謂修崑崙, 崑崙謂頭也. (양생의 요결. <황정경>에서 “그대가 오래 살고자 한다면 곤륜을 닦아야 한다”고 했다. 머리는 빗질을 많이 해야 하고 손은 얼굴에 두어야 하고 치아를 자주 맞부딪쳐야 하고 침은 항상 삼켜야 하고 기는 세심하게 단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가 곤륜을 닦는 방법인데, 곤륜은 곧 머리를 가리킨다.) ○ 迴津法. 眞人曰, 常習不唾地. 盖口中津液, 是金漿玉醴, 能終日不唾, 常含而嚥之, 令人精氣常留, 面目有光. 盖人身, 以津液爲本, 在皮爲汗, 在肉爲血, 在腎爲精, 在口爲津, 伏脾爲痰, 在眼爲淚. 曰汗, 曰血, 曰淚, 曰精, 已出則皆不可迴, 惟津唾則獨可迴, 迴則生生之意又續矣. 有人喜唾, 液乾而體枯, 遇至人, 敎以迴津之術, 久而體復潤矣. (회진법. 진인이 “늘 땅에 침을 뱉지 않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하였다. 입안의 진액은 금장과 옥례이다. 하루종일 침을 뱉지 않고 늘 머금고 있다가 삼키면 사람의 정기가 늘 머물러 얼굴과 눈에서 빛이 난다. 사람의 몸은 진액이 근본이다. 피부에서는 땀이 되고, 살에서는 피가 되며, 신에서는 정이 되고, 입에서는 침이 되며, 비에 잠복하면 담이 되고, 눈에서는 눈물이 된다. 땀이나 피나 눈물이나 정은 나온 뒤에는 돌이킬 수 없지만, 오직 침은 돌이킬 수 있다. 돌이키게 되면 생겨나고 생겨나는 뜻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침을 자주 뱉어서 진액이 마르고 몸이 말라 갔다. 지인을 만나 회진법을 배운 후 한참을 수련하니 몸이 다시 윤택해졌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11-20 09:09:46삼성전자의 추락에 끝이 안 보인다. 10만원을 넘보던 삼성전자 주가는 5만원대로 가라앉아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몇 달 전만 해도 AI반도체 호황에 올라타 신성장동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 삼성전자가 지금은 인텔의 뒤를 밟아 도태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난무한다. 국가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위기를 시발로 대기업병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삼성전자와 같은 1등 기업을 중환자로 만드는 고질병으로 '조직의 관료화'가 꼽힌다. 구체적으로 1위 지위 안주, 기존의 성공방식 고수, 변화에 대한 거부, 선구적 리더십 실종, 단기실적 중시, 부서 이기주의, 소통과 협업의 부재, 폐쇄적 기업문화 등이 거론된다. 그런데 이런 대기업병은 한국 대기업에만 고유한 병이 아니다. 1등 기업이 앓는 관료적 경직화는 보편적 대기업병이다. 기업이 병에 걸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람이 태어나 성장하고 노쇠하면 병에 걸려 사망하듯이 기업의 성장주기에서도 '생로병사'가 발생한다. 대기업이 병에 걸려 쇠퇴해야 기업생태계에 선순환이 이뤄진다. 만일 1등 기업이 병에 걸리지 않고 불로장생하면 산업이 쇠퇴하고 경제가 질식한다. 한 기업이 건강한 것과 생태계가 건강한 것은 별개의 문제다. 기업생태계가 가장 활발한 미국의 경우 과거에 시장을 주름잡던 GM, GE, 인텔, US스틸 등 레거시 기업이 쇠락하고 그 대신 그 자리를 테슬라, 엔비디아, 메타, 구글 등 테크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핀란드에서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같던 노키아가 사라졌지만 거기서 파생된 수많은 벤처기업이 핀란드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문제는 대기업병이 삼성전자뿐 아니라 한국의 기업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강력한 전염력을 가진 한국형 K기업병에 감염이 안된 선도기업을 찾아보기 어렵다. 전통 대기업뿐 아니라 신생 대기업도 K기업병에 걸려 건강성을 잃어버리고 있다. 카카오, 네이버, 쿠팡, 배달의민족 등은 벤처기업 특유의 유연성과 혁신성을 상실하고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데만 주력한다. 한국 기업 전반에 걸쳐 확산된 한국적 K기업병의 원인은 무엇인가. 기업 외적인 한국 고유의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는 전문가도 있다. 엄격한 노동정책, 과도한 규제, 반기업 정서 등이 기업을 옥죄고 병들게 만든다고 한다. 최근 노동·환경·안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치인의 부패, 공무원의 무능, 인종갈등 등이 만연한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은 양호한 편이다. 6·25전쟁을 겪고 경제개발을 시작하던 시기와는 비교도 할 수 없다. 당시에 아무것도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1세대 기업인들은 맨손으로 오늘날의 대기업을 일구어냈다. 기업이 어려워진 문제를 외부환경에서 찾으면 답이 안 나온다. 결국 한국적 K기업병은 한국 기업의 특유한 속성에 기인한다. 총수 중심의 전근대적 지배구조, 순혈주의의 폐쇄적 경영진, 공채 기수의 수직적 문화, 연공서열의 획일적 인사제도, 미흡한 성과보상 동기, 순환보직에 따른 전문성 결여 등이 모든 한국 기업의 공통된 병폐이다. 특히 도전과 모험을 감수하는 기업가 정신이 쇠퇴한 것이 가장 심각한 병이다. 안락하고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란 기업인과 관리자들은 리스크를 회피하고 안전경영을 추구한다. 요즘 대기업 임금단체협상에 '승진거부권'을 보장해 달라는 요구가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승진해 임원이 되면 보상은 적고 책임만 크기 때문이다. 이런 문화가 팽배한데 무엇을 새롭게 시도하고 혁신할 수 있겠는가. 기업의 구조와 문화를 근본적으로 변혁하는 환골탈태의 처방이 있어야 K기업병이 치유될 수 있을 것이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명예교수·前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2024-11-12 18:14:01[파이낸셜뉴스] 액티브 ETF의 명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TIMEFOLIO 글로벌안티에이징바이오액티브 ETF’를 오는 7월 2일 신규 상장한다고 26일 밝혔다. ‘TIMEFOLIO 글로벌안티에이징바이오액티브 ETF’는 KEDI 글로벌 불로장생 바이오 지수를 비교지수로 하는 액티브 ETF이며 고령화사회에서 만성질환이 되어가고 있는 비만과 당뇨, 치매 및 신약, 바이오시밀러 등 빠르게 성장하는 바이오, 헬스케어 글로벌 탑 기업들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주요 투자종목으로는 글로벌 탑 비만치료제인 젭바운드, 오젬픽을 만드는 일라이릴리, 노보노디스크와 키트루다를 보유한 글로벌 탑 항암제 기업인 머크, 떠오르는 차세대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인 바이킹테라퓨릭스, 아스트라제네카, 암젠 등 다양한 글로벌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다. 더불어 파마리서치, 휴젤 과 같은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 ETF의 운용역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이정욱 부장은 “사회가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며 건강한 장수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시장이며, 최근 비만과 치매가 건강한 노후를 위해 극복해야할 질병으로 그 치료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할 만큼 비만과 당뇨 치료에 대한 관심도 전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 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60%이상을 미국이 차지하고 덴마크, 독일 등 유럽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글로벌 빅파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지고 있는 만큼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은 글로벌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라며 “바이오, 헬스케어 섹터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높고 기술력, 재무 건전성 등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해서 시의 적절하게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깊이 있는 리서치를 통해 운용하는 액티브 ETF가 가장 적합한 투자상품이다” 라고 설명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06-26 11:13:11[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옛날에 한 의원이 있었다. 그 의원은 붉은 색 광물인 주사(朱砂)를 약으로 많이 사용해서 난치병 환자를 치료했다. 주사는 단사(丹砂)라고도 한다. 주(朱)자나 단(丹)자는 모두 색이 붉다는 의미다. 의서에 보면 주사는 심(心)에 들어가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다고 나와 있다. 그래서 심신안정 효과가 있는 천왕보심단(天王補心丹)이나 주사안신환(朱砂安神丸)과 같은 처방에 주사가 들어간다. 환약 이름에 단(丹) 자가 쓰인 것은 귀하다는 의미도 있지만, 보통 주사가루를 입혀서 색이 붉은 것들이다. 연금술사들도 주사를 많아 사용했다. 연금술사들은 “만약 장생하여 늙지 않고 명(命)을 보호하고 신(神)을 안정시키고자 할 때는 단사(丹砂, 주사)를 먹어야 한다.”라고 했다. 그래서 주사를 이용해서 불로장생약을 만들고자 했다. 그래서 민간에서도 주사를 먹었다. 또한 귀신을 물리친다고 믿어서 부적의 붉은 글씨를 쓰는데도 사용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주사는 황화수은 화합물로 수은을 제거해서 사용해야 했다. 주사에 포함된 수은을 제거하는 것을 수비(水飛)한다고 하는데, 수비하는 과정은 무척 까다롭고 수고로운 작업이다. 의원은 먼저 주사를 유발에 넣고 잘게 깨서 갈아냈다. 그러고 나서 자석으로 철가루를 제거했다. 그 다음에는 유발에 물을 채워 넣은 후 물과 섞여 있는 주사를 절구공이로 곱게 빻았다. 물을 넣지 않고 갈아내면 열에 의해서 수은이 기화되면서 호흡기로 흡입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자칫 실명을 할 수도 있다. 유발에 물을 넣고 주사가루를 아주 곱게 빻으면 현탁액처럼 섞인다. 이때 위로 뜬 것들을 깨끗한 그릇에 옮겨서 침전시켜 말린다. 말린 주사에 다시 물을 넣고 갈아 주는데 이렇게 걸러내서 말리는 과정을 7번 반복한다. 그러면 수은독성이 제거된 수비주사(水飛朱砂)를 얻을 수 있다. 의원의 약방에는 환자들이 북새통을 이루었다. 주로 정신이 없거나 미친 것 같고,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벌렁거리고 깜짝깜짝 잘 놀라는 환자들이 많았다. 의원은 수비주사를 처방해서 명의라는 소리를 들었다. 주위의 의원들은 명의가 도대체 어떤 약을 쓰는지 궁금했다. 어느 날 한 의원이 명의에게 “의원님은 대체 어떤 비방이 있기에 그리 심약한 환자들이 처방만 하면 낫는 것이요?”하고 물었다. 그러나 명의는 “제 처방은 별것이 없습니다. 주사를 수비해서 사용했을 뿐입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의원은 “그 붉은 주사 말씀인가요?”하고 놀랐다. 이 말을 들은 의원들은 자신들도 수비주사를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돈에만 관심이 있고 용렬했기에 정성을 가하지 않고 수비를 대충 대충했다. 그래서 이들의 수비주사에는 수은이 여전히 그대로 함유되어 있었다. 심지어 만들어 놓은 수비주사가 없으면 주사를 불에 구워서 그냥 곱게 갈아서 가루내어 사용하기까지도 했다. 수은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겉으로 보면 제대로 수비가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의원들은 그들이 만든 수비주사를 환약에 넣어 환자들에게 처방했다. 그런데 이 처방을 복용한 환자들은 얼굴빛이 붉어지고 가슴이 불타는 듯했다. 목이 타들어가는 듯 아팠고 복통과 함께 구토, 설사도 있었다. 오랫동안 복용한 환자들의 입안에는 구창(口瘡)이 가득했다. 바로 수은중독이었다. 의원들은 명의를 찾아 항의를 했다. 한 의원이 “당신이 알려준 방법대로 주사를 환자들에게 처방했더니 화염(火炎)과 같은 부작용이 심해서 모두들 더 큰 병을 얻었다고 아우성이니 이를 어쩌란 말이요?”라고 하면서 삿대질을 하면서 항의했다. 그러나 명의는 의원들이 수비주사를 대충 만들어 처방했다는 것을 알고 “당신들은 어쩌자고 제대로 수비도 안된 주사를 함부로 약에 넣었단 말이요. 주사는 오독(五毒) 중에 하나요. 주사에는 대열(大熱)한 독이 있어서 수비를 철저하게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사는 심신을 진정시키고 길러 주지만 수비를 하더라도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오히려 병을 키우고 새로운 병이 생길 뿐입니다. 자칫 황천길로 갈 수도 있소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의원들은 깜짝 놀랐다. 의원들은 겁이 났다. 한 의원이 벌벌 떨면서 “그렇다면 해독을 시키는 처방이 있으면 좀 알려주시오. 제가 처방한 주사를 먹고서 환자들이 죽을 것 같다고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라고 사정을 했다. 명의는 “그렇다면 돼지고기를 먹이도록 하시오. 의서에 보면 돼지고기는 맛은 시고 성질은 차서 특히 주사의 독을 억누르고 열독을 누르고 수은중독으로 인한 풍증(風症)을 풀어주고 흙구덩이 속의 나쁜 기운에 중독된 것을 풀어준다고 했소이다. 요즘 유황도 많이 먹는데, 돼지고기는 또한 유황의 독을 푸는 효과도 있소이다.”라고 했다. 과거에는 허리나 음부의 냉증, 다리가 차고 아프며 힘이 없을 때, 근골을 튼튼히 하고 양기를 키우고자 유황을 먹었다. 유황도 성질이 아주 뜨겁고 독이 있다. 그래서 유황도 곱게 살아서 수비해서 써야 했다. 그러나 제대로 수비를 안하거나 너무 많이 복용하면 독성이 생긴다. 명의는 이어서 “주사독으로 열이 나고 매우 위독할 때는 살찐 기름진 돼지고기 5근, 파와 염교 각 반 근을 삶아서 먹거나 국을 만들어 먹게 하면 좋소. 이렇게 하면서 배에서 꾸르륵 소리가 나면서 열독이 설사로 빠져나오는 것이요.”라고 일러주었다. 돼지고기에는 아연, 셀레늄과 함께 아미노산이 풍부해서 중금속을 흡착해서 배출하는 효능이 있다. 또한 황함유식품도 중금속 배출효과가 있어 파, 염교, 마늘, 양파, 콩, 계란 노른자와 함께 먹는 것도 좋다. 명의가 돼지고기와 함께 파와 염교를 함께 삶아 먹으란 것도 괜한 말이 아니다. 그러자 또 다른 의원이 “돼지고기는 가난한 집안은 구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돼지비계는 어떻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명의는 “돼지비계도 좋소이다. 돼지비계는 장위를 매끄럽게 하고 대소변을 잘 나가게 해서 부종에도 좋고, 주사나 석웅황과 같은 독을 제거하고 제반 간독(肝毒)을 제거하면서 풍열(風熱)을 제거하고 폐를 촉촉하게 하기 때문에 갑자기 목이 쉬면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거나 상기가 되면서 기침이 나는 것에 특효하오. 특히 광물성 독과 흙 속의 독을 제거하는데 좋아서 요즘처럼 토우(土雨)가 많이 내리는 날에는 돼지비계를 일부러라도 먹는 것이 좋소.”라고 했다. 토우(土雨)는 흙비로 요즘의 황사비에 해당한다. 명의의 설명을 듣고서 한 의원이 의아해하면서 “많은 육류 중에 하필 돼지고기만 그런 효능이 있다는 것이요?”하고 물었다. 그러자 명의는 “돼지는 수(水)에 속하면서 성질이 차서 화열(火熱)을 제거하고 열독을 씻어내는 효능이 있기 때문인 것이요. 참고로 유황독은 돼지고기 좋지만 오리고기를 끓여서 먹어도 도움이 됩니다. 오리고기 또한 냉성으로 열독을 푸는 효과가 있소이다.”라고 했다. 의원들은 서둘러서 주사 부작용이 나타난 환자들에게 돼지고기와 파, 염교 등을 넣어 삶아 먹게 했다. 그랬더니 상열감이 줄고 얼굴이 붉은 것이 가라앉았으며, 설사를 하고 나더니 불덩이가 들어있는 것 같았던 흉격과 장위의 열기도 사라졌다. 실제로 옛날에는 주사를 약으로 함부로 사용해서 주사독(朱砂毒), 단사독(丹砂毒), 유황독(硫黃毒)에 관련된 내용이 문헌에 자주 등장한다. 그래서 해독하는 방법이 필요했고, 돼지고기를 먹으면 해독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요즘도 수비주사를 약으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조심해야 한다. 탄광에서 일하는 광부들도 일을 마치면 돼지고기를 즐겨 먹었다. 경험에 의한 식이요법이었겠지만 일리가 있는 해독법이다. 요즘에도 먼지가 많은 곳에서 일을 하거나 봄철 황사가 많이 부는 날에 돼지고기 삼겹살을 먹는 사람들이 많다. 이 역시 비웃을 일이 아니다. * 제목의 ○○은 ‘돼지’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活幼心書> 水飛硃砂. 先以碎石引去鐵屑, 次用水乳缽內細杵, 取浮者飛過, 淨器中澄清去上余水, 如此法一般精製, 見硃砂盡乾用. (수비주사. 먼저 자석으로 철가루를 제거하고 그 다음 물을 써서 유발에서 절구공이로 곱게 빻는다. 물에 뜬 것을 취해서 깨끗한 그릇에 옮겨서 침전시키고 물을 따라 낸다. 이와 같은 것이 일반적인 정제법인데, 주사가 보이면 말려서 쓴다.) <본초강목> ○ 丹砂. 身體五臟百病, 養精神, 安魂魄, 益氣明目, 殺精魅邪惡鬼. 久服通神明不老. (단사. 신체와 오장의 온갖 병을 치료하고, 정신을 기르고 혼백을 안정시키며, 기를 북돋우고 눈을 밝게 한다. 요사한 귀신과 사악한 악귀를 죽인다. 오래 복용하면 신명이 통하여 늙지 않게 된다.) ○ 朱砂鎭養心神, 但宜生使. 若煉服, 少有不作疾者. 一醫疾, 服伏火者數粒, 一旦大熱, 數夕而斃. (주사는 심신을 진정시키고 길러 주지만 생으로 하여 사약으로 써야한다. 제련하여 복용하면 질병이 생기지 않는 경우가 적다. 어떤 의원이 질병을 앓자 단사를 불에 복하여 몇 알을 복용하였는데, 하루 지난 아침에 심한 열이 나다 며칠 뒤에 죽었다.) ○ 豭猪肉. 酸冷無毒. 壓丹石, 解熱毒, 宜肥熱人食之. 補腎氣虛竭.千金 療水銀風, 並中土坑惡氣. (숫돼지고기. 맛은 시고 성질은 차고 독이 없다. 단석약의 독을 억누르고, 열독을 풀어주므로 비만하고 열이 나는 사람이 먹으면 알맞다. 신기가 허하거나 고갈된 것을 보해 준다. 수은 중독으로 인한 풍증을 풀어 주고 흙구덩이 속의 나쁜 기운에 중독된 것을 풀어 준다.) ○ 脂膏. 煎膏藥, 解斑蝥ㆍ芫靑毒.別錄 解地膽ㆍ亭長ㆍ野葛ㆍ硫黃毒ㆍ諸肝毒, 利腸胃, 通小便, 除五疸水腫, 生毛髮. 利血脈, 散風熱, 潤肺. 入膏藥, 主諸瘡. (돼지비계. 맛은 달고 성질은 약간 차고 독이 없다. 졸여서 고약을 만들어 쓰면 반묘나 원청의 독을 풀어 준다. 지담, 정장, 야갈, 석유황의 독을 풀어 주고, 여러 가지 간의 독을 풀어 준다. 장위를 매끄럽게 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오달과 수종을 제거하고, 모발을 나게 한다. 풍열을 흩어 내며, 폐를 자윤한다. 고약에 넣으면 여러 가지 창을 주치한다.) <동의보감> ○ 豚肉. 性寒一云涼, 味苦, 微毒. 解熱. 療水銀風, 壓丹石毒. (돼지고기. 성질이 차고 서늘하다고도 한다. 맛은 쓰며 약간의 독이 있다. 열을 풀어준다. 수은 중독과 단석의 독을 치료한다.) ○ 石硫黃. 性大熱, 味酸, 有毒. 主心腹積聚, 邪氣冷癖, 腰腎久冷, 冷風頑痺, 脚冷疼弱無力. 堅筋骨, 壯陽道, 除頭禿惡瘡, 下部䘌瘡, 殺疥癬蟲. 凡使, 熔化入麻油中, 或入童便中浸七日, 細硏水飛用. (석유황. 성질이 아주 뜨겁고 맛은 시며 독이 있다. 명치의 적취와 사기, 냉기가 뭉친 것, 허리와 신의 오래된 냉증, 냉풍으로 감각이 없는 것, 다리가 차고 아프며 힘이 없는 것에 주로 쓴다. 근골을 튼튼히 하고, 양기를 돋우며, 머리가 벗겨지는 것과 악창, 음부의 감닉창을 없애고, 개선충을 죽인다. 쓸 때는 녹여서 참기름에 넣거나 동변에 7일 동안 담갔다가 곱게 갈아 수비해서 쓴다.) ○ 硫黃毒. 令人心悶, 取猪羊熱血飮之. 又宿冷猪肉, 及鴨肉羹冷食之. 又黑錫煎取汁飮之. 又生羊血飮之. (유황에 중독되어 가슴이 답답할 때는 돼지나 양의 뜨거운 피를 마신다. 또, 하룻밤 동안 식힌 돼지고기나 오리고기의 국을 차게 먹는다. 또, 납을 달인 물을 마신다. 또, 살아 있는 양의 피를 마신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04-17 16:5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