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불의를 방관하는 건 불의"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밤 SNS를 통해 "의(義)를 위한다면 마땅히 행동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 대표가 어떤 목적으로 이 같은 글을 올렸는지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지만,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순방 외교 논란’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 게시물에 '친이재명계'인 박찬대 최고위원은 "다 바이든 좋겠습니다"라고 답글을 달았다. 비속어 논란을 일으킨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이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해명한 것을 비꼰 것이다. 이 대표는 같은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도 불의와 행동에 대한 짧은 글을 공유하며 "할수만 있다면 담벼락에 고함이라도 치라셨던 김대중 선생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또 "오늘 불의를 참을 수가 없어서 거리로 나왔다"는 지지자의 댓글에 "수고 많으셨다. 물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고 독려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행동'의 의미를 추정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성준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은 총체적 무능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줬다"며 "이번 순방 외교를 통해 마지막에 거짓 해명하는 것을 보고 '이래선 안 되겠다' '불의하다'라는 것이 민주당의 판단이다"고 설명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2-09-25 12:52:46"학폭을 당하는 동안 도와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학교폭력 관련 취재를 하던 중 만난 20대 박모씨가 말했다. 지체장애 1급인 박씨는 초·중·고를 다니는 내내 학교폭력을 당했다. 최근 화제를 모은 드라마 '더 글로리' 수준은 아니더라도, 물건을 훔쳐가고 머리를 때리는 등 크고 작은 괴롭힘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박씨에게 친구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학교폭력을 당하는 동안만큼은 철저히 혼자였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박씨에게 같은 반 친구들은 1~2명의 가해자와 27명의 방관자로 남았다. "드라마를 보고 분개하는 사람이 많은데 현실에서도 그랬었는지 묻고 싶다. 불의 앞에서 모두가 용기 낼 수 없다는 건 알고 있다. 그래도 피해자로서 마음 한편이 씁쓸한 건 어쩔 수 없다." 박씨의 말이었다. 박씨가 학교를 졸업한 지는 수년이 지났지만 학폭은 여전히 만연하다. 코로나19 유행이 끝나고 대면수업이 재개되면서 학폭이 다시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전국 초·중·고교에서 발생한 학폭 심의건수는 2만건이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교육개발원이 공개한 지난해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학폭 피해 경험이 있는 학생 중 90.8%는 피해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피해자 3명 중 1명은 학폭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학폭을 멈추기 위해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피해가 지속된 셈이다. 교육당국은 이달 말까지 '학교폭력 근절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대통령까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상태다. 이번에 발표되는 근절대책은 학폭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사항을 대학입시에 반영하도록 하는 등 '엄벌주의'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높다. 학폭 가해자에 대한 엄격한 처벌이 필요한 시점이다. 원론적인 수준을 벗어난 피해학생 보호조치도 마련되어야 한다. 피해학생이 학폭을 당했을 때 주변 친구들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해야 한다. '더 글로리'의 문동은처럼, 정 변호사 아들 학폭의 피해자처럼, 혹은 학창 시절 내내 학폭을 당한 박씨처럼 외롭게 홀로 두어선 안 될 것이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전국부 기자
2023-03-23 18:16:17[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불의를 방관하는 건 불의'라는 표현을 고리로 역공에 나섰다. 이 대표가 지난 24일 밤 페이스북에 "불의를 방관하는 건 불의. 의(義)를 위한다면 마땅히 행동해야 한다"고 한 데 대해 "타인의 불의에만 관대하냐"며 이 대표의 각종 의혹을 직격한 것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 대표의 '불의를 방관하는 건 불의'라는 페이스북 글에 대해 "이 대표가 불의와 방관에 대해 논할 자격이 있는 분인지 모르겠다"라며 비꼬았다. 성 의장은 "입에 담기도 힘든 흉악 범죄를 저지른 조카를 '심신미약'이라고 변호하셨을 때는 왜 불의를 참으셨냐",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이 드러났을 때 왜 모른다고 하고 방관했냐"라며 이 대표 측 의혹을 고리로 역공했다. 이어 "대장동, 백현동 개발사업을 통해서 그토록 증오하는 '가진 자'들이 수천억원 이득을 벌어들일 때 불의를 방관한 게 이 대표 아니냐"라며 "이 대표는 다른 사람의 불의만 눈에 보이고 나와 내 주변의 불의는 보이지 않는가"라고 물아 세웠다. 또 "자신의 불의에는 관대하고, 타인의 불의에만 반응하는 이 대표는 묵언과 반성이 필요한 분"이라며 "수많은 불의를 행한 사람이 불의를 말하는 건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병민 비대위원 또한 "이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을 보면 국가 이익을 우선하는 '의로움'은 온 데 간 데 없고 오직 정쟁으로 나라를 얼룩지게 하는 '불의'만 난무한다"라며 이 대표의 '불의' 발언을 직격했다. 김 위원은 전날 북한이 동해상에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 "북한의 도발에도 민주당은 공세의 화살을 북한이 아닌 우리정부를 향해 쏘았다. 민주당은 북한 도발 이후에도 그저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를 비난하기에 바빴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말을 고스란히 돌려주면, 민주당과 이 대표는 북한 미사일 도발처럼 전세계인이 분노하는 불의를 보고도 '방관하는 불의'를 저지른 게 아니냐"라며 "이 대표와 민주당은 어색하기 짝이 없는 의인 코스프레에 나설 것이 아니라 불의로 얼룩진 각종 의혹을 밝히는 데 우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정경수 기자
2022-09-26 11:5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