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연휴 끝인데다 불황이라 가성비가 높은 아울렛으로 사람들이 몰린 것 같네요. 확실히 할인 품목을 많이 찾게 됩니다."(경기도 안양시 김모씨) 경기침체 속에서도 추석 대목을 맞아 전국의 주요 쇼핑지들은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다만, 불안한 경제상황을 대변하듯 소비자들의 지갑은 정상가보다 저가 판매하는 아울렛이나 할인 매장들로 집중됐다. 특히, 전국의 주요 아울렛들은 대형마트, 백화점과 달리 명절 당일에도 일제히 영업에 나서 고물가 시대 특수를 누리고 있다. 18일 경기도 의왕에 위치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의왕점. 이 곳은 오전부터 많은 쇼핑객들로 붐볐다. 특히 야외 잔디광장에서는 추석을 테마로 한 하리보 팝업스토어가 진행돼 무덥고 습한 날씨에도 대형 조형물과 사진을 찍으려는 인파들로 넘쳐났다. 이날 3대가 함께 방문한 김씨는 "명절이라 부모님 옷 한 벌 사드리려고 왔는데, 이렇게 사람들이 많을 줄 몰랐다"면서 "주차하는 데만 30분이 넘게 걸린 것을 보면 대목이긴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아울렛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린 곳은 음식점과 카페였다. 단순히 쇼핑을 할 목적보다는 나들이 장소로 아울렛을 택한 경우들이 많았다. 아울렛 인근에 거주한다는 한모씨는 "명절에 마땅히 할 것도 없어서 밥 먹을 겸 구경 나왔다"면서 "팝업이나 행사장들을 둘러보고 가고, '득템' 수준으로 싼 게 있다면 쇼핑도 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많은 방문객에도 프리미엄 브랜드와 골프웨어 등 고가 의류 매장들은 다소 한가했다. 가장 붐비는 곳은 매장 밖 매대에서 특가할인을 하는 곳들이었다. 같은 아울렛 속에서도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은만큼 키즈 매장도 사람들이 많았다. 아동매장 점원은 "아무리 경기가 어려워도 아이들 옷은 구매하지 않냐"면서 "조부모와 함께 방문한 가족들이 많고, 가을 상품들을 위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 아울렛 중에서도 이번 연휴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곳은 새롭게 오픈한 신세계사이먼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이었다. 추석 직전인 지난 12일에 오픈해 개점효과로 명절기간 내내 인산인해였다. 부산에 거주하는 주부 정모씨는 "아울렛이 새로 오픈해 가보려고 했지만 교통 체증이 엄청 심해 포기한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방문객이 몰렸지만 매장마다 사정은 달랐다. 고속버스터미널과 연결돼 짐 가방을 든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1층과 지하 식품관, 스위트 파크 등 식음료 매장에 주로 몰렸다. 명품매장은 셀린느 등 일부 인기 매장이 오전에만 웨이팅이 속출하는 등 붐볐지만 대부분 매장은 한가로웠다. 강남점을 방문한 박모씨는 "명절이라 사람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여유 있게 쇼핑할 수 있었다"면서 "확실히 대기 시간이 줄어 생각보다 명품쇼핑이 수월했다"고 밝혔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4-09-18 15:05:18[파이낸셜뉴스] 불황 속 양극화 소비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급 소재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 시즌만 입는 옷이 아닌 질 좋은 소재의 옷을 구매해 오래 입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컨템포러리 브랜드 델라라나(DELLA LANA)는 이달 가을·겨울 시즌을 맞이해 캐시미어 컬렉션을 출시하며 프리미엄 패션 시장을 공략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컬렉션은 '변치 않는 견고한 아름다움'을 주제로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한 멋에 집중했다. 간결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차분한 색상을 사용해 델라라나만의 우아함과 세련미를 드러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100% 캐시미어 제품 수를 전년 동기 대비 60% 늘리며 라인업을 대폭 강화했다. 코트, 재킷 등의 아우터부터 니트 풀오버, 카디건 등 캐시미어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인다. 대표 제품인 '캐시미어 더블 롱코트'는 이탈리아 콜롬보사의 100% 캐시미어 소재를 사용했다. 둥글게 떨어지는 어깨 라인과 밑단으로 내려갈수록 좁아지는 코쿤 실루엣을 적용해 우아한 여성미가 돋보인다. 세일러 칼라(깃)가 돋보이는 '캐시미어 니트 재킷'은 여유 있는 실루엣으로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럽게 착용하기 좋은 제품이다. 다양한 하의와 잘 어울리는 기본 스타일로 가을겨울 시즌 활용도가 높다. 100% 실크 소재를 사용한 제품들도 선보였다. 이번 시즌 다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레오파드(호피) 패턴을 활용해 스커트, 블라우스 등으로 출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ㄷ가을, 겨울 옷은 하나를 사더라도 오래 입을 수 있는 고급 소재의 제품을 찾는 경향이 높다"면서 "100% 캐시미어를 비롯해 실크, 울 등 프리미엄 라인들을 다양하게 선보였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09-11 09:41:03삼성전자가 외부기관에 맡긴 생활가전(DA)사업부 컨설팅 끝에 일부 '비프리미엄' 제품 단종을 검토한 것은 오랜 기간 정체된 실적에 대한 내부 위기감이 예상보다 컸다는 방증이다. 경기침체 여파로 가전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 위주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불황 타개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기능을 고도화한 신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가전구독 사업에 진출하는 등 활로를 찾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경기침체에 수익성 악화 장기화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TV·가전 사업을 각각 맡고 있는 영상디스플레이(VD)·DA사업부의 올해 2·4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490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7400억원)과 비교해 3500억원(33.7%)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매 분기 VD와 DA 사업부를 합산해 실적을 발표하는데, 2·4분기 영업익 상당수를 VD사업부가 책임진 것으로 알려졌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구매력 감소에 전통적 비수기가 겹친 영향이지만, 경쟁사인 LG전자가 호실적을 올린 것과 대조적이다. LG전자는 지난 2·4분기 가전사업에서만 694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전년동기(5973억원)보다도 1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DA사업부의 목표달성장려금(TAI) 지급률은 실적부진 탓에 전 사업부에서 가장 낮은 25%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해외 외주생산 확대 등 비용절감에 주력하는 동시에 DA사업부 내 조직을 세분화해 신사업 발굴에 나서는 등 실적개선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가전구독·AI가전으로 위기돌파 모색삼성전자가 새로운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사업은 '가전구독 서비스'다. 실제 삼성전자 가전·스마트폰·TV 등을 총괄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최근 구독 비즈니스 한국총괄 경력직 채용공고를 냈다. 업계는 이르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가 가전구독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지난 8월 열린 AI 스크린 브리핑에서 가전구독 서비스 도입과 관련,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구독사업에 눈을 돌린 것은 높은 성장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가전구독은 월 구독료를 내면 일정 기간 가전을 빌려 쓰는 서비스다. 초기 구매비용이 비싼 가전 특성을 고려, 소비자의 부담을 덜고 가전 접근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제조사로부터 정기적으로 제품 관리와 소모품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소비자가 구독을 한 가전을 쓰며 같은 제조사의 다른 제품 구매 또는 구독까지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LG전자의 성공 사례가 삼성전자의 구독사업 진출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지난 2009년 정수기 렌털 사업을 시작으로 일찌감치 가전구독 사업에 뛰어든 LG전자는 이를 핵심 매출원으로 키워냈다. 올해 LG전자는 구독사업 매출목표를 1조8000억원으로 잡았다. LG전자 국내 가전매출 가운데 구독 비중은 지난해 15%에서 올해 20% 이상으로 증가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털 시장은 2020년 40조원에서 내년 10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수익성 회복 전략은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다. 삼성전자는 'AI 가전은 삼성'이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올해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 등 AI 가전 신제품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지난 2월 출시 이후 약 2개월 만에 국내 판매량 1만대를 돌파했고,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도 출시 25일 만에 누적 판매량 1만대를 넘어섰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4-09-02 18:55:49[파이낸셜뉴스] 온투금융업체인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옛 피플펀드)가 연 최대 9.3%(세전), 1년 만기의 ‘증권 투자’ 상품을 신규 출시한다고 19일 밝혔다. 지난 6월에 처음 선보인 6개월 만기, 연 8%(세전) 상품의 수익률은 연 9%로 1%p 인상해 투자 상품 매력도를 강화한다. PFCT는 고객들의 투자 상품 선택의 폭을 넓히고자 먼저 선보인 6개월 만기 상품에 더해 이번 1년 만기 상품을 선보이게 됐다. 이로써 투자자들은 여윳돈 보유 기간 및 상황에 따라 투자 기간을 달리하여 상품 투자를 결정할 수 있다. ‘증권 투자’ 상품에는 담보물 선정부터 관리, 담보 가치 하락 시의 원금 보호 등에 대한 안전 장치가 3중으로 마련돼 있다. 먼저 담보로 편입될 수 있는 자산이나 신규 주식 매입 종목이 코스피, 코스닥 상장종목으로만 구성되도록 실시간 설정 및 관리되며, 담보로 설정된 상장주식 가격 하락 시 익일 자동 반대매매가 이뤄져 원금이 보호된다. 주가 급락, 상장폐지 등으로 담보 가치 보존이 어려워지더라도 파트너사인 RMS사가 쌓는 예치금과 적립금을 통해 투자 원금이 한번 더 보호된다. 실제로 최근에 일어난 주가 폭락장에서 ‘증권 투자’ 상품의 안정성이 한번 더 입증됐다. 주식담보 대출 심사 시 담보로 설정되는 주식들 중 시총이 과도하게 작거나 거래 기간이 짧고, 과거 주가의 변동성이 컸던 종목들은 제외돼 이번 ‘롤러코스피’ 여파로 주식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급격하게 떨어진 상황에서도 반대매매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증권 투자’의 신규 투자 상품은 이날부터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의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플랫폼 ‘크플’에서 판매된다. 크플에서는 이번 12개월 만기 상품 출시를 기념해 오는 31일까지 ‘증권 투자’ 상품의 플랫폼 이용료 면제 혜택을 제공 중이다. 최진해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 금융전략본부장은 "요즘처럼 주식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 상장주식담보채권 투자상품은 위험분산 측면에서 효과적인데, 주식 시장이 호황일 때는 보유하고 있는 주식과 ‘증권 투자’ 모두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고, 불황일 때는 보유한 주식이 마이너스라도 증권 투자 상품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주요 여신금융기관들이 20년이 넘게 운영하며 안전성을 검증해온 만큼 안전투자를 위해 본 투자 상품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8-19 09:50:07[파이낸셜뉴스] 7월 고용이 17만명 이상 증가하면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 고용은 '냉랭'하다. 건설업은 국내 고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내수 영향력도 크다. 짙어지는 내수 불황의 그림자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14일 통계청의 7월 고용동향 발표 후 열린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전담반 태스크포스(TF) 회의의 최대 화두는 건설업 일자리 문제였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회의를 주재하면서 "9월 중 공사비 안정화 대책 마련 등 건설 일자리 수요 보완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건설업만 한정한 일자리 대책을 내놓겠다고 공개 언급한 것은 건설업 일자리 감소가 내수 등에 미칠 파급력 때문으로 분석된다. 7월 건설업 고용은 한해 전 대비 8만1000명 줄었다. 올 4월 5000명 늘어난 후 5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다. 5월 4만7000명 줄었고 6월 6만6000명 감소했다. 7월 감소폭은 지난 2013년 7차 산업분류 변경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통계청은 건설 경기 침체에다 폭염, 폭우 등 날씨 영향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추가 대책을 준비할 정도로 다급하게 움직이는 것은 건설업 고용이 단기간 개선될 여지가 많지 않아서다. 고용동향 뿐만 아니라 고용보험 등은 다른 지표에서도 냉랭한 조짐이 확연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7월 건설업 분야에서 구직급여를 받는 실업자는 7만24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3000명 증가했다. 전체 업종에서 구직급여 지급자가 1만9000명 늘었는데, 이 중 70%가량이 건설업에서 발생한 셈이다. 건설경기 불황 여파에 실업자로 전환해 구직급여를 받기 시작한 사람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도 줄고 있다. 7월 전년 동기 대비 1만2000명(1.5%) 줄었다.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건설업 고용상황은 하반기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을 중심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잇따라 좌초한 데다 신규 수주 가뭄까지 겹쳐 상황이 악화일로여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7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72.2를 기록했다. 정부는 건설업 일자리 지원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김 차관은 "건설 일용근로자 맞춤 현장형 고용서비스를 제공하고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준하는 수준으로 훈련 지원을 강화하는 등 건설 근로자에 대한 전직 및 생계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4-08-14 11:41:10[파이낸셜뉴스] 끝 모를 불황에 국내 화학업계가 친환경 고부가가치(스페셜티) 제품으로 점차 중심축을 옮기며 살 길을 찾아 나서고 있다. 값싼 중국산 제품들이 과잉 공급되고 있는 범용 제품 대신 진입장벽이 높아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품들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학기업들은 실적 개선을 위해 포트폴리오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2·4분기 범용 합성고무 생산라인을 친환경·고부가가치 설비로 교체하며 스페셜티 매출 비중을 60% 넘게 늘렸다. 특히 현재 강도가 우수한 고기능성 합성고무인 EPDM의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이다. 올해 말 7만t의 증설이 완료될 예정이다. LG화학도 올해 2·4분기 고부가 합성수지(ABS) 수요가 증가했다. 이 외에도 특화 제품으로 CJ제일제당과 손잡고 바이오나일론 개발 및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바이오나일론은 내구성이 높고 마찰에 강해 섬유뿐 아니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에 활용될 수 있다. 태양광 패널용 필름인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네오펜틸글리콜(NPG) 등의 비중도 늘린다는 계획이다. DL케미칼도 상반기 매출의 60% 가량이 고부가 제품으로 구성됐다. 태양광 필름 등에 쓰이는 고부가제품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가 지난해부터 판매를 본격화하면서 올 들어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엔진오일 첨가제 등으로 쓰이는 고부가 제품인 고반응성 폴리부텐 제품은 전 세계에서 3개사만 생산이 가능한 특화 제품이다. 롯데케미칼 역시 올 상반기 범용제품인 SM(스티렌모노머) 여수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기초소재부문 임원 감축을 추진하는 등 포트폴리오 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는 최근 "포트폴리오에서 기초화학 비중을 오는 2030년까지 30% 이하로 축소, 첨단소재는 점진적으로 볼륨을 확대해 2030년 매출 8조원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중국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범용 제품으로는 맞서기 어렵다"며 "중장기적으로 고부가제품 비중을 확대하면서 사업의 지속 성장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08-09 17:40:21국내 조선업계와 철강사들이 올 하반기 후판 공급가격을 놓고, 벌써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실적 급감으로 위기에 몰린 철강사들은 조선사들이 올 상반기 큰 폭의 이익을 기록했음에도, 중국산·일본산 수입 물량을 지렛대 삼아 '가격 후려치기'를 시도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조선사들은 '10년 불황에서 겨우 벗어났다'며 협상 우위 구도를 최대한 유지하겠다는 분위기다. 6일 조선·철강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와 포스코,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들간 올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이 최근에서야 가까스로 마무리됐다. t당 90만원 후반대이던 후판 가격을 조선사들의 요구대로 90만원 초반대로 낮추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2년 t당 120만원대였던 것에 비하면, 25% 이상 하락한 것이다. 국내 철강사 한 관계자는 "상반기분에 대해 겨우 합의를 이뤘으나, 철강사 입장에선 결코 만족스러운 가격이 아니다"고 말했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으로 주로 선박 건조에 투입되는 두꺼운 철판을 말한다. 철강사 매출에서 약 10~20%를 차지한다. 조선업계에서도 선박 원가의 약 20%를 차지한다. 양측 모두 영업비밀로 간주할 정도로, 후판가격에 예민하다. 올해 3~4월에 시작된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이 최근에서야 마무리된 것은 그 만큼 양측간 협상이 치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자재 및 부대 비용 인상을 감안하면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게 철강업계의 입장이다. 그러나, 하반기에도 협상의 주도권은 조선사들이 쥐게 될 전망이다. 중국산과 일본산 후판 수입량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40만t에 달한다. 중국산 1급 후판은 t당 77만원 수준으로 국산과 비교해 15만~20만원 정도 낮다. 조선업계가 사용하는 후판 중 20% 정도는 중국산인 것으로 추정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국의 내수부진으로 철강제품에 대한 덤핑이 일어나고 있다"며 "후판 가격도 낮아지면서 중국산 비중을 기존 20%에서 25% 이상으로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철강사 관계자는 "조선사들이 중국산 후판 가격을 제시하면서, 가격을 맞춰달라는 요구를 해오고 있다"면서 "과거 조선경기가 어려울 때, 철강사들이 고통분담 차원에서 후판 가격을 내린 걸 감안해 이번엔 조선사들이 상생의 파트너십을 발휘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철강경기는 불황의 터널에 갇힌 상태다. 조선·자동차 업종을 제외한 전방산업들이 고전하면서 2·4분기 영업이익이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일부 철강사는 고로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도 업황 악화로 수익성 부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 조선사들은 원가 개선 노력으로 10년 만에 도래한 '슈퍼 사이클'(초호황) 국면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최근 철광석 가격이 내린 것도 조선업계가 후판 가격 인하를 요구한 이유 중 하나다. 지난 7월 영국 클락슨리서치가 발표한 선가지수는 187.98로 2020년 7월(126.72)에 비해 약 50% 상승했다. 국내 조선사들이 고부가가치선으로 수주를 확대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선가지수는 같은 기간 43.4% 증가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지난 2·4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429%, 569% 폭증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실적 개선은) 불황의 골이 그 만큼 깊었다는 의미"라며 "10년간의 적자 골을 메우려면 원자재 협상에서 여유를 부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4-08-06 18:30:08[파이낸셜뉴스] 극심한 건설경기 불황으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내실경영'으로 입주민들에게 호평받고 있는 건설업체가 있어 화제다. 부산에 본사를 둔 (주)동원개발(회장 장복만)이 그 주인공이다. 1975년 설립 이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동원개발은 '무적자' '무임금체불' '무지연 입주'라는 '3무' 경영철학으로 '신용경영'을 실천해오고 있다. 이는 과거 석유파동과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경영기반으로 삼아왔다. 이런 경영기조 속에 지난달 25일 천안 '성성 비스타 동원' 입주예정자협의회가 아파트 준공 기념 점등식 행사를 가지면서 장복만 동원개발에게 감사패를 전달해 훈훈함을 더했다. '입주민 일동' 명의로 전달된 감사패에는 '입주민이 살기 좋은 아파트가 되도록 현장에 대한 애정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으며, '3무 원칙'의 내실경영 철학의 결과물로 성성비스타동원이 명문아파트가 되는데 기여하였으므로 입주민을 대표해 감사하는 마음을 이패에 담아드립니다'라고 새겨져 있었다. 동원개발이 천안지역에 최초로 건축한 '성성 비스타동원'은 1195세대 대단지 아파트로 성성물빛호수공원을 끼고 있다. 단지 인근 천안 성성초와 성정중·오성중·두정고 등이 있어 교육환경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동원개발은 회사 설립 이후 단 한 차례도 적자를 내지 않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아파트를 지을 때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이용하지 않고 금융부채도 거의 없다. 자체 자금으로 땅을 사고 아파트를 짓는다. 동원개발 장 회장은 창립 당시부터 무적자, 임금 무연체, 입주 무지연 '3무 원칙'을 경영철학을 지키며 신용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장본인이다. '무리한 사업은 하지 않는다'는 보수적인 재무기조는 지금과 같이 건설경기가 어려울 때 더욱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동원개발은 지난 7월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도 시공능력평가' 결과, 건설사 시공능력평가(토목건축공사업)에서 2018년부터 7년 연속 부산지역 1위를 차지했다. 전국 순위도 31위를 고수했다.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게 건설공사 실적, 경영 상태, 기술 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제도다. 전국 100권 내에 이름을 올린 부산기업 가운데 지역 1위 동원개발의 평가액은 1조5383억원이었다. 지난해 1조4881억원보다 금액이 증가했다. 부산 향토기업인 동원개발은 코스닥 대표 장수기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1996년 코스닥 시장 개장과 함께 상장한 동원개발은 경기에 따른 부침이 심한 건설업을 영위하고 있음에도 꾸준히 성장해 부산·울산·경남지역 1위 건설기업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다. 부산을 대표하는 지역 최대 건설사인 동원개발은 현재 수도권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전국구 건설사로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장복만 동원개발 회장은 "무적자, 임금 무연체, 입주 무지연의 '3무 원칙'은 지금까지 주택을 공급해오며 쌓아온 경영의지이자 업계와 소비자들에게 가장 믿을 수 있는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기까지 달려온 힘의 원동력"이라면서 "앞으로도 부산·울산 ·경남지역을 넘어 전국에서 누구나 살고 싶은 아파트를 짓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4-08-05 13:31:38국내 사업체 종사자 수 증가 폭이 39개월 만에 최소를 기록했다. 숙박·음식점업 종사자는 6개월째 감소세다. 고용시장 전반이 얼어붙고 있다. 올해 1·4분기 고물가로 인해 하락세를 보인 근로자 실질임금도 4월에 이어 5월에도 반등했지만 소폭에 그쳤다. 3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6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종사자는 212만200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12만8000명(0.6%) 증가했다. 2021년 3월부터 4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증가 폭은 2021년 3월 7만4000명이 늘어난 다음으로 39개월 만에 가장 작았다. 지위별로는 상용근로자가 4만8000명(0.3%), 임시일용근로자가 6만3000명(3.2%) 각각 늘었다. 업종별로 보면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과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종사자가 각각 8만9000명과 2만4000명 늘었지만 숙박·음식점업과 교육서비스업은 각각 3만명과 1만4000명 감소했다. 숙박·음식점업은 6개월 연속 감소세로 감소 폭이 커지는 등 고용시장 불황이 심화하고 있다. 숙박, 음식점업 고용감소는 내수부진 지속 영향으로 분석된다. 종사자 수 비중이 큰 제조업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역시 증가 폭은 둔화하는 모습이다. 제조업 내에서도 조선업을 포함한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1만4000명, 화학물질·화학제품 제조업은 3000명 늘어난 반면 의복 등 제조업에선 6000명 줄었다. 6월 중 신규 채용은 86만5000명이다. 운수·창고업,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 중심으로 채용이 늘었다. 한편 지난 5월 기준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임금총액은 382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11만9000원(3.2%) 증가했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2.7%)을 반영한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335만원으로 전년동월 대비 0.5%(1만8000원) 증가에 그쳤다. 김재훈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그동안 실질임금이 마이너스였던 이유는 소비자물가지수 증가율이 3% 이상으로 상당히 높았기 때문"이라며 "4월, 5월엔 3% 밑으로 떨어진 영향으로 실질임금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5월 근로자 1인당 근로시간은 153.3시간으로 전년 동기보다 1.4시간 줄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7-30 18:16:28철강업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의 지난 2·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비 두자릿수 감소율로 후퇴했다. 건설경기 부진에 중국산·일본산 강재 유입 확대, 신사업 부진 등 삼중고에 처한 모습이다. 국내 철강사들은 신규 투자, 글로벌 비중 확대로 업황 부진을 타개해보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2·4분기 영업이익이 75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3.3% 감소했다고 25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8% 줄어든 18조5100억원이다. 현대제철도 같은 날 올해 2·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98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8.9%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5.4% 줄어든 6조414억원이다. 실적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업황 둔화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이어지며 철강 수요도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이다. 중국 철강업계의 저가 공세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중국 업체들의 저가 후판 수출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반덤핑 제소를 했다. 후판은 선박 제조용이나 건설용 철강재에 주로 쓰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4월까지 중국의 철강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수출 단가는 19.4% 하락했다. 중국산 후판의 경우, 1t당 70만원대까지 떨어져 한국산보다 10만원 이상 싸게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철강협회 통계로는 작년 중국산 철강재 수입은 873만t으로 전년보다 29.2% 증가했다. 최근엔 일본산 유입 확대까지 더해져, 설상가상이다. 일본산은 품질경쟁력까지 확보, 보다 위협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최근 취임 100일을 맞이한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철강 본원의 경쟁력 강화, 원가절감, 2차 전지 분야 신규 투자 확대 등으로 업황 불황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한 상태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12일 개최한 밸류데이에서 수요 감소 구간을 기회로 활용, 2차전지 소재사업을 그룹의 제2의 성장 동력으로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도 철강 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은 향후 수익성 개선을 위해 글로벌 시장 판매를 확대하고 고성장 시장인 인도시장 신규 투자를 통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내년 가동 예정인 현대차인도법인(HMI) 푸네 공장에 자동차 소재의 안정적인 공급과 인도 현지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OEM) 및 가전 부품사 대상 판매 확대를 위해 내년 3·4분기 상업생산을 목표로 신규 스틸서비스센터(SSC) 건설을 추진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건설 시황 둔화 및 저가 수입재 유입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돼 하반기 실적 개선도 전망할 수 없다"며 "다만 신규 수요 창출과 고부가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4-07-25 18:1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