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서학개미가 브로드컴과 TSMC를 쓸어 담고 있다. 서학개미의 애장품이던 엔비디아가 최근 조정을 받으면서 고평가 논란이 커지자 차익 실현 후 제2의 엔비디아를 찾으며 시야를 넓히는 모습이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1일~23일) 국내 투자자는 브로드컴을 1억1833만달러어치(한화 약 1639억4621만원) 사들였다. 이 기간 미국 주식 순매수 2위다. 이어 서학개미는 TSMC를 1억1568만달러어치(한화 약 1602억5150만원) 순매수하며 세 번째로 많이 담았다. 엔비디아에 피로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제2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브로드컴’과 슈퍼을 ‘TSMC’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평가다. 엔비디아에만 몰입되기보다는 차익실현 후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서학개미의 순매수 1위는 단연 엔비디아였다. 국내 투자자는 상반기 엔비디아를 무려 17억8281만달러어치(한화 약 2조4670억원) 사들였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4억5834억달러를 순매도하면서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들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칩 의존도를 낮추려는 과정에서 브로드컴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평가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브로드컴이 엔비디아를 잇는 AI 관련 인기 종목이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TSMC 역시 실적을 통해 AI 부문의 강력한 수요가 확인된 만큼 주가 조정은 분할 매수의 기회라는 판단이다. 앞서 TSMC는 2·4분기 매출액으로 6735억1000만대만달러, 순이익은 2478억5000만대만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NH투자증권 류영호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으로 인해 주가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단 공정 비중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신규 공정 및 투자에 따른 비용은 가격 인상으로 일부 상쇄된 점, 당장 TSMC를 대체할 만한 기술과 생산능력을 가진 업체가 없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투자증권 강재구 연구원은 “뛰어난 생산 역량 덕분에 AI 선두 기업들이 TSMC를 위탁 생산업체로서 선호하고 있다”며 “AI가 데이터센터를 넘어 다양한 전자기기에 적용돼 수요는 커지고 있지만,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TSMC가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엔비디아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실적을 고려했을 때 적정 가치 수준이며, 조정을 받은 만큼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 서영재 연구원은 “최근 엔비디아의 주가가 빠진 건 기업의 펀더멘탈 문제가 아닌 트럼프 등 외부 요인 때문이었다”며 “실적이 탄탄하고, 양호한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가는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4-07-24 16:22:27【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오픈AI가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인공지능(AI) 칩 개발을 논의중이다. 브로드컴이 오픈AI의 AI 칩 생산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오픈AI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손잡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오픈AI와 브로드컴의 협업 가능성 소식이 전해지면서 18일(현지시간) 브로드컴 주가는 전장대비 2.91% 상승한 160.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미국 정보통신(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 등에 따르면 오픈AI는 브로드컴과 손잡고 AI 칩을 개발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오픈AI가 자체 AI 반도체 생산망 구축을 계획하고 있는 것은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함이다. 오픈AI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연초부터 자체 AI칩 공장 설립을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 아랍에미리트(UAE) G42, 일본 소프트뱅크 등과 접촉한 바 있다. 점점 더 강력해지는 AI 모델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부품과 인프라 공급을 강화하기 위해 자체 AI칩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오픈AI는 브로드컴과의 관련 대화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브로드컴이 오픈AI의 AI칩을 생산하는 것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픈AI 관계자는 "우리는 업계와 정부 관계자들과 AI 혜택을 널리 알리는 데 필요한 인프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대화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오픈AI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AI 반도체를 함께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했던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은 립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트먼 CEO는 지난 3월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지난 6개월 동안 한국을 두 번 방문했는데 오픈AI의 자체 AI칩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제조하고 싶은 희망을 갖고 있다(hopefully)"라고 답했었다. 그는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환상적인 회사다"면서 "만남이 정말 좋았다"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한편, 오픈AI와 AI칩 생산을 논의한 브로드컴은 구글 등 다른 빅테크에 특정 용도에 맞는 칩, 즉 애플리케이션 특화형 반도체(ASIC)를 만들어주는 부서가 있다. 브로드컴이 오픈AI와 합의하고 AI칩을 생산한다면 오는 2026년 부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4-07-19 08:16:01[파이낸셜뉴스] 국내에서 브로드컴 단독으로, 또 엔비디아와 합산 기준 가장 높은 비중으로 해당 종목들을 편입하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한달 만에 20% 가까운 수익률을 제공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OL 미국 AI반도체 칩메이커’ 최근 1개월 수익률(19일 기준)은 19.59%로 집계됐다. 이 상품은 브도르컴을 17.90% 비중으로 담고 있어, 국내에서 그 수치가 가장 높다. 엔비디아 편입 비율은 26.21%인데 두 종목을 합치면 44%가 넘는다. 이들 종목 주가는 이 기간 각각 46.61%, 29.19% 상승했다. 지난 4월 상장한 이 상품은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인공지능(AI) 구동에 있어 필수적인 GPU, NPU, CPU 등을 설계하는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의 칩메이커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총 10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장은 “브로드컴 실적발표는 엔비디아와 마찬가지로 시장 기대를 충족하고도 남을 정도였고, 주식분할 이벤트까지 있어 그 동안의 저평가를 본격 해소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브로드컴은 빅테크 기업들 반도체 설계 파트너로서 엔비디아의 가장 강력한 경쟁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발표된 브로드컴 2·4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고, 연간 매출 가이던스도 500억달러에서 510억달러로 상향조정 됐다. 주식분할과 같이 주주환원에도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팀장은 “엔비디아의 강한 리더십이 발휘되는 가운데, AI 반도체 시장이 성장할수록 브로드컴, 퀄컴, AMD 등 칩메이커 기업들 실적이 더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06-20 09:26:07[파이낸셜뉴스] 선풍적인 다이어트약 인기도 인공지능(AI) 대세 앞에서는 무릎을 꿇었다. 미국 제약 메이저 일라이릴리가 17일(현지시간) AI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에 전 세계 시총 순위 10위 자리를 내줬다. 릴리는 다이어트약 젭바운드에 힘입어 올해 주가가 53% 가까이 폭등했고, 그 덕에 시가총액 기준 전 세계 최대 제약사로 등극한 곳이다. 컴퍼니즈마켓캡닷컴에 따르면 릴리는 시총이 이날 8452억달러(약 1168조원)를 기록했다. 시총 8492억달러(약 1173조원)를 기록한 브로드컴에 10위 자리를 빼앗겼다. 브로드컴은 12일 장 마감 뒤 기대 이상 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주식 1주를 10주로 쪼개는 10대1 액면분할을 결정한 바 있다. 브로드컴은 AI 가속기 반도체 업체로 엔비디아와 그동안 직접 경쟁하지 않았지만 점차 엔비디아와 겹치는 영역이 늘고 있다. 실적 발표 전부터 이미 높은 기대감 속에 주가가 올랐다. 그 덕에 브로드컴은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브로드컴은 17일 오후장에서 5% 넘게 급등한 1825.85달러를 기록해 7일 동안 상승률이 30%를 웃돌았다. 이 기간 불어난 시총 규모만 1850억달러에 이른다. 늘어난 시총 규모는 1820억달러 수준인 세계 최대 외식체인 맥도널드 시총보다 많다. 브로드컴의 시총 증가세는 가파르다. 브로드컴은 12일 장 마감 뒤 깜짝 실적과 액면 분할을 발표한 뒤 13일 정규 거래에서 사상 처음으로 시총이 7000억달러를 넘어섰다. 7000억달러를 뚫은지 하루 뒤인 14일에는 다시 8000억달러 선도 뚫었다. 다만 릴리가 비록 브로드컴에 시총 10위 자리를 내주기는 했지만 주가 상승세는 브로드컴 못지않다. 릴리는 올 들어 다이어트약 젭바운드에 힘입어 주가가 52% 폭등했다. 다만 브로드컴의 62% 폭등세에는 못 미쳤고, 결국 시총 10위 자리를 넘겨줬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6-18 02:51:37[파이낸셜뉴스] 국내 매그니피션트(M)7 상장지수펀드(ETF)가 올해 미국 빅테크 유형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CE 미국빅테크TOP7 Plus’ 연초 이후 수익률(8일 기준)은 26.16%로 집계됐다. 이 기간 레버리지 상품 제외 가장 높은 성과다. 최근 3개월, 6개월 수익률은 각각 10.41%, 34.38%다. 이에 힘입어 해당 상품 개인 순매수액 연초 이후 약 819억원, 지난해 9월 12일 상장 이후 1316억원을 가리켰다. 이 상품은 미국 나스닥 거래소에 상장된 빅테크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 투자하며, 정기 리밸런싱을 거쳐 성장 모멘텀이 있는 종목에 시의 적절하게 투자한다. 매년 2월, 5월, 8월, 11월 정기 변경을 통해 종목 편·출입 및 투자 비중을 결정한다. 최근 테슬라의 시가총액 순위가 7위에서 8위로 하락하면서 이번 5월 리밸런싱에서는 테슬라 투자 비중이 1.63%로 하향 조정됐다. 대신 브로드컴 비중은 10%로 올랐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네트워크 인프라와 통신 칩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유무선 통신용 반도체 1위 기업인 브로드컴이 테슬라 시가총액을 상회한 결과다. 특히 알파벳·애플·아마존·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브로드컴·메타 등 7개 종목에 약 95%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시가총액 2조 클럽을 달성한 알파벳 등 4개 종목을 60% 이상으로 담는다. 김승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컨설팅담당은 “글로벌 시가총액 TOP10 종목을 살펴보면, 2013년 12월말 기준 3개에 불과했던 테크 기업이 올해 4월말엔 9개까지 늘어났다”며 “지금은 테크 기업들이 산업을 주도하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김 담당은 이어 “빅테크 상위 종목들은 종목 자체가 하나의 섹터이자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테크 종목을 단순히 성장주만으로 볼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경제적 해자(MOAT)를 만들어내고 있는 기업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05-09 10:02:17[파이낸셜뉴스] 세계적인 소프라노인 조수미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화기술대학원 초빙석학교수와 혹 탄 브로드컴 CEO 겸 회장이 KAIST 명예박사가 됐다. 16일 KAIST에 따르면, 조수미 교수는 문화가 선도하는 미래 과학기술의 방향성을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과학기술학 박사 학위를 받는다. 또 혹 탄 회장은 KAIST 총장자문위원 역임하며 융합연구와 국제화 자문한 공로로 명예 공학박사 학위를 받게 됐다. 조수미 교수는 2021년 KAIST 문화기술대학원 초빙석학교수로 임용된 후 '조수미 공연예술연구센터'를 설립해 인공지능 기반 음악 합주 기술을 활용한 무대 공연, 가창 합성 기술을 활용한 가상의 목소리 연구 등을 자문해 왔으며, KAIST 교내에서 개최된 기술 공연 시연에도 참여했다. 뿐만아니라 KAIST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린 특강 및 토크 콘서트에 참여해 그동안 세계무대에서 활동해온 경험을 공유하며, 학생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KAIST 관계자는 "문화가 선도하는 미래 과학기술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한편,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일조한 것은 물론, 새로운 학문적 도전으로 KAIST가 세계 초일류대학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국제화 역량 증진에 크게 이바지한 공을 인정해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한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혹 탄 회장은 과학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큰 성공을 거둔 기업인으로 브로드컴을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세계적인 기술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탄 회장은 자신의 성공 비결을 '학위를 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지원해 준 대학의 배려'와 '그와 함께 일해온 훌륭한 팀원들'에서 찾으며,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자신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고 여기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KAIST는 "혹 탄 회장은 2006년부터 2013년까지 KAIST 총장자문위원회의 해외위원을 역임하는 동안 KAIST의 융합연구와 국제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세계에서 경험한 다양한 혁신을 기반으로 정책 자문을 이어가 KAIST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돋움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한다"고 밝혔다. 혹 탄 회장은 "KAIST는 한국이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고 지금도 여전히 기술 혁신의 원천"이라며, "과학, 공학, 연구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KAIST로부터 인정받게 되어 큰 영광"이라고 전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2-16 09:58:03[파이낸셜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미국 반도체 회사 브로드컴과 서버 가상화 시장에서 선도적인 소프트웨어 업체 VM웨어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공정위는 국내 서버 제조사, IT 업체 등에 대한 가격 인상 등의 피해를 차단하기 위해 앞으로 10년간 호환성 저해·차별 금지 등 시정조치를 내렸다. 82조원 규모의 대형 글로벌 M&A는 이제 중국의 승인만을 남겨뒀다. 공정위는 브로드컴이 VM웨어의 주식 전부(약 610억달러)를 취득하는 기업결합 건에 대해 시정조치를 부과했다고 23일 밝혔다. 브로드컴은 데이터센터, 셋톱박스, 모바일 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는 통신 반도체를 제조.판매하며, 전 세계 FC HBA 1위 사업자다. VM웨어는 서버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서버 가상화 소프트웨어 등을 제공하며, 전 세계 서버 가상화 소프트웨어 1위다. FC HBA는 서버의 한 부품으로서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SAN) 간의 연결을 지원하는 어댑터다. 이번 기업결합은 이종 업체 간 혼합결합에 해당한다. 가상화 환경을 이용하고자 하는 기업(최종고객사)들은 서버 OEM을 통하여 서버를 구입하고, VM웨어로부터 서버 가상화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구매한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후, VM웨어의 서버 가상화 소프트웨어가 브로드컴의 하드웨어와는 잘 호환되지만, 다른 경쟁사 부품과는 제대로 호환되지 않아 경쟁사업자가 배제될 우려가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검토했다. 특히, 공정위가 심도있게 살펴본 시장은 서버 가상화 소프트웨어와 직접 상호작용이 필요한 부품 중 브로드컴의 점유율(64.5%, 2022년 기준)이 높은 FC HBA 시장이다. 현재 FC HBA 시장의 주요 제조사는 전 세계적으로 브로드컴과 마벨(Marvell)뿐이므로 시장 독점화가 우려되는 분야다. 그 결과 공정위는 VM웨어가 이와 같은 지위를 이용하여 브로드컴의 경쟁사 부품에 대해 호환성 인증을 지연 및 방해하거나, 신규 사업자의 호환성 인증 요청을 거절하는 방식 등의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브로드컴의 유일한 경쟁사인 마벨이 시장에서 배제되고,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어려워짐에 따라 브로드컴은 FC HBA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봤다. 공정위는 브로드컴에게 향후 10년간 경쟁사 및 신규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호환성을 보장하도록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구체적으로 경쟁사 등에 대한 호환성 수준을 현재 수준보다 저하 금지, 경쟁사 등에 대한 호환성 수준을 브로드컴 수준보다 저하 금지, 경쟁사 등의 요청이 있는 경우, 브로드컴 FC HBA 드라이버 소스코드·라이센스 제공 등이다. 공정위는 "브로드컴으로부터 FC HBA를 구매해 서버를 제조하거나, 브로드컴 FC HBA가 장착된 서버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국내 사업자들의 직·간접적인 피해(가격 인상 등)를 예방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 승위으로 양사의 기업결합은 중국의 승인만을 남겨두게 됐다. 앞서 캐나다,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대만, 이스라엘, 일본, 미국, 영국 등이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EU는 호환성 보장을 위한 협력 등을 포함해 조건부 승인했다. 중국은 심사가 진행 중이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3-10-23 08:51:55미국 반도체업체 브로드컴이 스마트폰 부품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이용해 삼성전자에게 불공정한 수단으로 장기 계약을 강제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게 과징금 191억원을 부과받았다. 삼성이 부품 공급선을 다변화하려 하자 브로드컴은 구매주문승인 중단, 선적 중단, 기술지원 중단 등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 "부품 안준다" 갑질 천태만상 21일 공정위는 브로드컴이 부품 선적 중단 등 불공정한 수단을 통해 삼성전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부품 공급에 관한 장기계약(LTA) 체결을 강제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91억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2018년부터 일부 부품에서 경쟁이 시작되자 2019년 12월 삼성전자가 경쟁사업자로 이탈하지 못하게 하고, 장기간 매출을 보장받고자 치밀한 검토를 거쳐 장기계약 체결 전략을 수립했다. 삼성전자 등은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기기에 탑재되는 최첨단, 고성능 부품의 대부분을 브로드컴에 의존하고 있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브로드컴이 사실상 독점하던 시장에서 일부 경쟁이 도입되기 시작하자, 부품 공급선 다원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LTA 체결 의사가 전혀 없었고, 브로드컴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거부했다. 그러자 브로드컴은 2020년 2월부터 삼성전자에 대한 부품 구매주문승인 중단, 선적 중단, 기술지원 중단 등 일련의 불공정한 수단을 동원하여 LTA 체결을 압박했다. 심각한 부품 공급 차질에 삼성전자는 결국 장기계약에 서명할 수 밖에 없었다. 2021년부터 3년간 매년 브로드컴의 부품을 최소 7억6000억달러 구매하고, 실제 구매금액이 이에 못 미칠 경우 차액을 배상하는 내용이었다. ■ 절박했던 삼성 '가진 카드가 없다' 호소 브로드컴은 당시 삼성전자가 부품공급 다원화 전략에 따라 경쟁사업자의 부품을 일부 채택하자, 삼성전자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해당 경쟁사업자를 자신의 '증오스러운 경쟁자(hated competitor)'라 칭했다. 또한 삼성전자에 취한 '구매주문승인 중단, 선적 중단' 조치에 대해 스스로 '폭탄 투하', '핵폭탄'에 비유했다. 삼성전자가 심각한 상황에 처할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브로드컴의 선적 중단 등의 조치로 인해 협상에서 매우 불리했고, 브로드컴의 일방적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에 있었다. 삼성전자는 브로드컴에 '생산라인에 차질이 우려된다', '가진 카드가 없다', '브로드컴이 급한 게 아니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라는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장기계약에 의해 삼성전자는 당초 채택했던 경쟁사 제품을 브로드컴 부품으로 전환했다. 또 구매 대상이 아닌 보급형 모델에까지 브로드컴 부품을 탑재하고 다음연도 물량을 선구매하는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8억달러의 부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부품 공급 다원화 전략도 지속하지 못했다. 또 브로드컴의 부품은 경쟁사업자보다 비싸 단가 인상으로 인한 금전적 불이익도 발생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브로드컴의 행위가 "거래상대방에 대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기술혁신의 핵심 기반 산업인 반도체 시장에서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경쟁 여건을 조성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3-09-21 18:13:49[파이낸셜뉴스] 미국 반도체업체 브로드컴이 스마트폰 부품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이용해 삼성전자에게 불공정한 수단으로 장기 계약을 강제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게 과징금 191억원을 부과받았다. 삼성이 부품 공급선을 다변화하려 하자 브로드컴은 구매주문승인 중단, 선적 중단, 기술지원 중단 등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부품 안준다" 갑질 천태만상 21일 공정위는 브로드컴이 부품 선적 중단 등 불공정한 수단을 통해 삼성전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부품 공급에 관한 장기계약(LTA) 체결을 강제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91억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2018년부터 일부 부품에서 경쟁이 시작되자 2019년 12월 삼성전자가 경쟁사업자로 이탈하지 못하게 하고, 장기간 매출을 보장받고자 치밀한 검토를 거쳐 장기계약 체결 전략을 수립했다. 삼성전자 등은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기기에 탑재되는 최첨단, 고성능 부품의 대부분을 브로드컴에 의존하고 있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브로드컴이 사실상 독점하던 시장에서 일부 경쟁이 도입되기 시작하자, 부품 공급선 다원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LTA 체결 의사가 전혀 없었고, 브로드컴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거부했다. 그러자 브로드컴은 2020년 2월부터 삼성전자에 대한 부품 구매주문승인 중단, 선적 중단, 기술지원 중단 등 일련의 불공정한 수단을 동원하여 LTA 체결을 압박했다. 심각한 부품 공급 차질에 삼성전자는 결국 장기계약에 서명할 수 밖에 없었다. 2021년부터 3년간 매년 브로드컴의 부품을 최소 7억6000억달러 구매하고, 실제 구매금액이 이에 못 미칠 경우 차액을 배상하는 내용이었다. 절박했던 삼성 '가진 카드가 없다' 호소 브로드컴은 당시 삼성전자가 부품공급 다원화 전략에 따라 경쟁사업자의 부품을 일부 채택하자, 삼성전자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해당 경쟁사업자를 자신의 ‘증오스러운 경쟁자(hated competitor)’라 칭했다. 또한 삼성전자에 취한 ‘구매주문승인 중단, 선적 중단’ 조치에 대해 스스로 ‘폭탄 투하’, ‘핵폭탄’에 비유했다. 삼성전자가 심각한 상황에 처할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브로드컴의 선적 중단 등의 조치로 인해 협상에서 매우 불리했고, 브로드컴의 일방적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에 있었다. 삼성전자는 브로드컴에 ‘생산라인에 차질이 우려된다’, ‘가진 카드가 없다’, ‘브로드컴이 급한 게 아니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라는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장기계약에 의해 삼성전자는 당초 채택했던 경쟁사 제품을 브로드컴 부품으로 전환했다. 또 구매 대상이 아닌 보급형 모델에까지 브로드컴 부품을 탑재하고 다음연도 물량을 선구매하는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8억달러의 부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부품 공급 다원화 전략도 지속하지 못했다. 또 브로드컴의 부품은 경쟁사업자보다 비싸 단가 인상으로 인한 금전적 불이익도 발생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브로드컴의 행위가 "거래상대방에 대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기술혁신의 핵심 기반 산업인 반도체 시장에서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경쟁 여건을 조성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3-09-21 08:50:06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전자에 '갑질'을 한 혐의를 받는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의 최종 동의의결안을 기각했다. 동의의결은 기업이 내놓는 일종의 자진 시정 방안으로, 공정위가 최종 동의의결안을 기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브로드컴은 삼성의 제안사항을 전혀 수용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브로드컴의 동의의결안이 거래질서를 회복시키거나 다른 사업자를 보호하기에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전원회의에서 브로드컴 인코퍼레이티드 등 4개사의 거래상지위 남용 건과 관련한 최종 동의의결안을 기각했다고 13일 밝혔다. 동의의결은 공정위 조사·심의를 받는 사업자가 스스로 원상회복, 소비자 피해 구제 등 타당한 시정방안을 제시하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브로드컴은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핵심 부품을 판매하면서 우월한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3년간의 장기계약을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브로드컴의 부품을 매년 7억6000만달러 이상 구매하고, 미달하면 차액을 배상한다는 게 계약 내용이었다. 공정위는 지난해 1월 조사를 마치고 심사보고서를 상정했으며, 브로드컴의 신청을 받아들여 지난해 7월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했다. 이후 브로드컴은 스마트기기 제조사에 대한 부품 공급계약 강제 금지, 반도체 분야 중소 사업자 지원을 위한 2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 조성, 삼성전자가 구매한 부품에 대한 기술 지원·품질보증 약속 등을 골자로 하는 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6월 7일 전원회의에서 최종 동의의결안에 대해 동의의결 인용요건인 거래질서 회복이나 다른 사업자 보호에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최종 기각했다. 브로드컴은 심의과정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피해보상, 기술지원 확대 등 위원들의 제안사항에 대해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종 동의의결안에 담겨있는 삼성전자에 대한 품질보증·기술지원 확대 등은 그 내용·정도 등에 있어 피해보상으로 적절하지 않았다"며 "동의의결 대상행위의 유일한 거래상대방인 삼성전자도 시정방안에 대해 수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또한 최종동의의결안의 시정방안이 개시 결정 당시 평가했던 브로드컴의 개선·보완 의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거래상 지위 남용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갖는 자가 거래상대방이 누려야 할 권리·이익을 침해하는 불공정행위로, 거래질서 회복이나 다른 사업자 보호 요건이 충족되려면 기본적으로 거래상대방에 대한 피해보상을 고려해야 한다. 삼성전자 측 대리인은 7일 전원회의에서 브로드컴이 강요로 삼성전자가 2억8754만달러(약 3653억원)의 추가 비용과 3876만달러(492억원) 상당의 과잉 재고를 떠안았다며, 동의의결안에 금전 피해에 대한 구체적인 구제 방안이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 신고인인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 관계자도 참고인으로 참석해 브로드컴이 삼성전자를 위협해 퀄컴 부품 사용을 막고 경쟁을 제한했다며 동의의결안을 인용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동의의결 무산에 따라 브로드컴의 '갑질' 사건은 심의를 거쳐 제재 여부를 결정하는 통상적인 사건 처리 절차를 밟게 됐다. 공정위는 조속히 전원회의를 열어 브로드컴의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브로드컴은 향후 심의에서 법 위반 여부를 놓고 공정위와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브로드컴 측 대리인은 동의의결안 심의 과정에서 삼성과의 장기계약은 상호 이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맺은 계약이며, 브로드컴이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갖는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3-06-13 18:1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