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청역 차량 돌진 사고 운전자 차모(68)씨가 사고 원인에 대해 급발진 때문이었다는 주장을 유지하고 있다. 차씨는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한 이유에 대해서도 "초행길이었고, 일방통행로인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0일 2차 피의자 조사를 조율중이다. ■ "초행길이었다. 일방통행로 몰랐다" 진술서울 남대문경찰서는 9일 시청역 역주행 사고 관련 브리핑을 열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피의자 차모씨(68)에 대해 오는 10일 2차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류재혁 남대문경찰서장은 "피의자 건강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일단 오는 10일 2차 조사 하는 것으로 변호인 측과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 4일 병원에 방문해 차씨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 바 있다. 차씨는 경찰 조사에서 해당 도로가 초행길이었으며, 일방통행로인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류 서장은 "(피의자가) '부근에 종종 다닌 적은 있어서 지리감은 있다. 그런데 직진이나 좌회전이 금지된 사실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차씨가 사고 당시 내비게이션을 사용하고 있었고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는 일방통행로가 아닌 다른 길로 가야 한다고 안내했다는 점도 확인됐다. 류 서장은 "내비게이션은 블랙박스에 경로를 알려주는 음성이 나온다"며 "(내비게이션에서) 우회전하라고 나온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세종대로18길에 진입했을 때 경로를 이탈했다는 음성이 나왔나'라는 질문에는 "안 나온다"고 답했다. 차씨는 계속 차량결함을 주장했다고 한다. 류 서장은 "본인은 차량 이상을 느낀 순간(가속한 순간)부터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브레이크가 들지 않았다고 한다"며 "주차장을 나와서 일방통행로 진입 시점 정도에는 역주행을 인지했지 않을까 싶지만 이 역시 추가적으로 조사해야 할 대상"이라며 말을 아꼈다. ■ "블랙박스엔 경적 소리 없어"경찰은 피의자 조사와 블랙박스 영상 분석을 통해 피의자 진술과 현장과의 모순점이 있는지 등을 들여다 보고 있다. 경찰은 가해 차량 블랙박스에 담긴 음성에 대해선 "사고 원인을 유추할 수 있는 대화내용은 없다"며 "'어어어' 하는 당황해하는 소리, 의성어가 나와 있을 뿐이다. 일반 대화 내용이 나와 있지만 그건 사적 대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적(클랙슨)을 울렸는지 여부에 대해선 "일단 추가조사해봐야겠지만 확보한 블랙박스 영상에는 클랙슨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목격자 차량의 블랙박스 등 자료 6점을 추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의뢰해 자료 총 12점이 정밀 감정을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가해 차량인 제네시스 차량과 함께 피해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호텔 및 사고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등 자료 6점을 국과수에 전달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7-09 19:07:13[파이낸셜뉴스] 서울 시청역 차량 돌진 사고 운전자 차모(68)씨가 사고 원인에 대해 급발진 때문이었다는 주장을 유지하고 있다. 차씨는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한 이유에 대해서도 "초행길이었고, 일방통행로인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0일 2차 피의자 조사를 조율중이다. "초행길이었다. 일방통행로 몰랐다" 진술서울 남대문경찰서는 9일 시청역 역주행 사고 관련 브리핑을 열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피의자 차모씨(68)에 대해 오는 10일 2차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류재혁 남대문경찰서장은 "피의자 건강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일단 오는 10일 2차 조사 하는 것으로 변호인 측과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 4일 병원에 방문해 차씨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 바 있다. 차씨는 경찰 조사에서 해당 도로가 초행길이었으며, 일방통행로인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류 서장은 "(피의자가) '부근에 종종 다닌 적은 있어서 지리감은 있다. 그런데 직진이나 좌회전이 금지된 사실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차씨가 사고 당시 내비게이션을 사용하고 있었고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는 일방통행로가 아닌 다른 길로 가야 한다고 안내했다는 점도 확인됐다. 류 서장은 "내비게이션은 블랙박스에 경로를 알려주는 음성이 나온다"며 "(내비게이션에서) 우회전하라고 나온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세종대로18길에 진입했을 때 경로를 이탈했다는 음성이 나왔나'라는 질문에는 "안 나온다"고 답했다. 차씨는 계속 차량결함을 주장했다고 한다. 류 서장은 "본인은 차량 이상을 느낀 순간(가속한 순간)부터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브레이크가 들지 않았다고 한다"며 "주차장을 나와서 일방통행로 진입 시점 정도에는 역주행을 인지했지 않을까 싶지만 이 역시 추가적으로 조사해야 할 대상"이라며 말을 아꼈다. "블랙박스엔 경적 소리 없어"경찰은 피의자 조사와 블랙박스 영상 분석을 통해 피의자 진술과 현장과의 모순점이 있는지 등을 들여다 보고 있다. 경찰은 가해 차량 블랙박스에 담긴 음성에 대해선 "사고 원인을 유추할 수 있는 대화내용은 없다"며 "'어어어' 하는 당황해하는 소리, 의성어가 나와 있을 뿐이다. 일반 대화 내용이 나와 있지만 그건 사적 대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적(클랙슨)을 울렸는지 여부에 대해선 "일단 추가조사해봐야겠지만 확보한 블랙박스 영상에는 클랙슨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목격자 차량의 블랙박스 등 자료 6점을 추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의뢰해 자료 총 12점이 정밀 감정을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가해 차량인 제네시스 차량과 함께 피해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호텔 및 사고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등 자료 6점을 국과수에 전달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7-09 11:41:28[파이낸셜뉴스] 서울 시청역 앞 역주행 사고를 조사 중인 경찰이 가해 차량의 블랙박스를 확보한 가운데 음성 파일에는 추돌 당시 동승자의 비명과 추돌 전 당황한 듯 말한 ‘어’, ‘어’와 같은 음성 등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서울신문, 등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경찰은 사고 직후 차모씨(68)의 차량에서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했지만, 급발진을 뒷받침할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해당 블랙박스 영상은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지하주차장에서 나온 직후부터 사고가 난 뒤 차가 멈춰설 때까지 화면과 음성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보통 급발진 의심 사고 블랙박스에는 ‘차가 왜 이러느냐’, ‘멈춰야 한다' 등 운전자나 동승자의 당황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급발진 여부를 판단하려면 오디오가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중요하다”며 “‘이 차 미쳤어’ 이런 생생한 오디오가 없으면 꽝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차씨 차량의 블랙박스에는 이런 음성이 담겨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차씨와 동승자인 차씨의 아내는 사고가 나기 직전까지 별다른 대화도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차씨와 아내가 다투는 내용의 대화가 블랙박스에 담겼고, 이 대화 이후 차량이 돌진하는 사고로 이어졌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시청 교차로 교통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구체적 결론이 나오지 않았으며,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보도로 사실 왜곡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유의 부탁드린다”는 공식 입장을 내기도 했다. 앞서 남대문경찰서는 차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지난 2일 입건했다. 정용우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피의자가 갈비뼈가 골절돼 말하기 힘들어한다. 의사 소견을 듣고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되면 자세히 조사할 예정”이라며 “입원 기간이 길어지면 방문 조사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차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차량의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다른 폐쇄회로(CC)TV, 차씨에 대한 조사 등을 통해 사고 원인 파악에 주력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9시 27분께 차씨가 운전한 검은색 제네시스 G80 차량은 시청역 인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와 세종대로 방향 일방통행 4차로 도로를 250m가량 역주행했다. 시속 100㎞ 가까이 가속한 차량은 인도 등을 덮쳤고, 이로 인해 사상자 15명이 발생했다. 사망자 9명은 모두 30~50대 남성 직장인으로 파악됐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7-03 11:14:05[파이낸셜뉴스] 2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부서진 가드레일 인근에 국화가 놓였다. 출근 중이었던 직장인은 물론이고 시청역 인근에서 장사하는 자영업자, 인근을 지나던 사람, 짬을 내 찾아온 시민들까지 쉽사리 가드레일을 지나치지 못했다. 빗속에도 잠시 앞에 서서 애도를 표했다. 또 "무슨 날벼락이지 뭐야. 여기인지는 몰랐어"라며 놀라기도 했다. 부서진 가드레일은 지난 1일 15명의 사상자를 낸 '시청역 참사'의 현장이다. 이날 사고 차량에 의해 떨어져 나간 가드레일 대신 임시 칸막이가 설치됐다. 주변에는 추모의 글을 담은 메모와 함께 조화도 놓였다. 갑작스런 사고에 전면 유리가 완전히 박살난 음식점의 복구 작업도 이뤄지고 있었다. 피해 가게 "안 다친 것만으로 감사"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이날 오전 사고 현장엔 시민들이 지나가면서 사진을 찍거나 한동안 멈춰 추모의 글이 담긴 메모를 읽었다. 메모에는 "애도를 표하며 고인들의 꿈이 저승에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흰색 국화 꽃다발도 놓였다. 해당 지역을 자주 지난다는 김모씨(71)는 "어떻게 사람이 갑자기 10명이나 죽을 수 있나"며 "너무 놀랬다"고 언급했다. 인근 회사로 출퇴근한다는 최모씨(41)는 "불의의 사고라서 예방도 할 수 없었던 일이라 안타깝다"며 "여기서 저녁 먹고 가는 내 직장 동료도 당할 수 있던 일이라고 생각하면 처참하다"고 전했다. 사고 현장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사고로 여러 피해를 본 상황이었다. 특히 가드레일 조각이 날아와 가게 전면 유리창이 완전히 박살난 음식점도 있었다. 가게 주인 이모씨(64)는 "어제 직원이 3명이나 있었는데 사람이 다치지 않아 그것만 해도 감사하다"며 "거의 퇴근 시간이었는데 그 찰나에 가게를 나서지 않아 사고를 피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직원들 중에 사고 장면을 직접 목격한 사람도 있는데 힘들어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씨는 내리는 비를 보면서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사고로 인해 예약 손님이 취소를 했다. 가게에 진열된 인삼주도 3병이나 깨져 쓰레기통으로 향했다. 20년 이상 된 담금주로 1병에 100만원을 준다고 해도 팔지 않았던 것이라고 했다. 깨진 유리를 복구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았다. 유리는 갈아끼웠으나 비 때문에 창틀과 유리 사이를 합착시켜주는 실리콘 마감재를 바를 수 없어서다. 비가 오는데 실리콘을 바르면 마르지 않는다. "블랙박스 확보·구속영장 검토" 이날 경찰은 가해 차량 운전자 A씨(68)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지난 1일 오후 9시26분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제네시스 차량을 출차한 뒤 일방 통행로를 역주행하며 BMW·소나타 등 차량 2대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차로 치면서 9명이 사망했다. 이외에 보행자 2명과 피해 차량 운전자 2명, A씨와 A씨의 동승자 등 6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급발진 가능성까지 수사 선상으로 놓고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피의자가 차량 급발진을 주장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것과 관련해 취재진이 '피의자의 급발진 주장 근거'를 묻자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진술 뿐"이라고 했다. 다만 "(피의자가) 정식으로 경찰에 급발진이라든지 진술한 적 없다"며 "운전자가 다쳐서 진술을 들을 상황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피의자가 경찰이 아닌 소방이나 목격자 등에게 이같은 진술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나중에 참고인 조사하면 나오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수사를 위해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했다"면서 "폐쇄회로(CC)TV 영상과 함께 일차적으로 사고 원인 규명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추후 수사에 대해선 "가해자가 갈비뼈 골절이 있어 말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회복상태를 보고 출장 조사하든 경찰서로 부르든 신속히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고 당일 현장에서 A씨에게 음주 검사 및 마약 간이 검사를 진행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드러났다. 이어 구속영장 청구 계획에 대해선 "사건 조사 진행하면서 다각도로 검토해 보겠다. 엄정하고 정확하게 수사해서 진행하겠다"고 했다. 가해 차량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정을 의뢰할 방침이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7-02 14:16:03[파이낸셜뉴스] 심야에 서울 강남 도로에서 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에 대해 경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씨 차량 블랙박스에 메모리 카드가 빠져 있었던 점을 이유로 전날 김 씨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의 매니저인 30대 남성은 사고 3시간여 뒤 김씨가 사고 당시 입었던 옷을 입고 경찰에 찾아와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석 요구를 받은 김씨는 사고 17시간 뒤인 다음 날 오후 4시 30분에야 경찰에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은 차량 소유주가 김씨인 점 등을 토대로 추궁한 끝에 김씨 자신이 직접 운전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운전자 바꿔치기뿐만 아니라 김씨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정황까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매니저에게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며 경찰에 대신 출석해달라고 한 녹취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김씨 소속사가 사건을 은폐하려 한 가능성까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씨 매니저 등에 대해 범인도피죄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사라진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에 담긴 영상과 음성은 김씨와 매니저 등의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단서가 될 전망이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5-16 07:37:00[파이낸셜뉴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변호사 시절 택시기사를 폭행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37초 분량의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영상을 통해 이 차관이 기사에게 욕설을 하는 것뿐 아니라 기사 목을 조르는 장면도 드러났다. SBS가 지난 2일 내놓은 영상을 보면, 지난해 11월 6일 밤 택시에 승차한 이 차관이 택시기사 A씨에게 욕설을 하고 A씨 목을 잡는다. 게다가 이 차관이 이 같은 일을 벌일 시점에 택시 창문 밖 배경은 움직이고 있다. 택시가 움직이는 와중에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다. 택시가 이 차관의 집 근처에 다다르자 “잠시 후 목적지 부근입니다”라는 안내 음성이 나오고, 이후 A씨가 이 차관에게 “여기 내리시면 돼요?”라고 묻는다. 그런데 뒷좌석에 타고 있던 이 차관은 다짜고짜 “XX놈의 XX”라고 욕설을 내뱉는다. 이에 A씨는 뒤를 돌아보며 “왜 욕을 하세요”, “저한테 욕하신 거예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 차관은 “너 뭐야”라는 말과 함께 뒷좌석에서 팔을 뻗어 A씨의 목 부위를 잡는다. 이 순간 블랙박스 영상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 차관의 얼굴이 잡혔다. A씨는 “택시기사에요. 신고할 거에요. 목을 잡았어요”고 말하자 이 차관은 그제야 손을 푼다. A씨는 “이거 다 찍혔습니다. 경찰서로 갑시다”라고도 했다. A씨는 이 상황 발생 직전에도 이 차관이 욕을 했다고 방송에 밝혔다. 또 사건 발생 이틀 뒤 첫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가기 전 이 차관으로부터 ‘뒷문 열고 깨운 걸로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이 차관은 이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경찰은 피해자인 A씨도 최근 입건했다. 증거인멸 혐의다. 이 차관은 A씨에게 블랙박스 영상을 지우라며 합의금 1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는데, 만일 A씨가 그 대가로 실제 영상을 삭제했다면 증거인멸 공범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1-06-03 07:41:21[파이낸셜뉴스] 선임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은 후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등진 공군 부사관 사건과 관련 군사경찰이 사건 직후 성추행 정황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음성을 확보했지만, 가해자를 불구속 상태로 수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지난 2일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이 피의자 장모 중사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는데, 사건이 일어난 지 3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었다. 군사경찰의 초동 수사가 미흡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TV조선 보도 등에 따르면, 군사경찰은 초기 수사 과정에서 사건이 벌어졌던 지난 3월 충남 서산에서 술자리를 마친 뒤 성추행 가해자 장 중사와 피해자 A중사의 음성이 담긴 블랙박스 파일을 확보했다. 해당 파일에는 “하지 말아 달라. 앞으로 저를 어떻게 보려고 이러느냐”는 A중사의 목소리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파일은 A중사가 직접 군사경찰에 낸 것으로 알려졌다. A중사 변호인은 방송에 “피해 신고 이후 해당 부대 군사경찰은 곧바로 차량 블랙박스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사경찰은 블랙박스를 확보하고도 A중사가 청원휴가를 떠난 두 달가량 장 중사를 구속하지 않았다. 이후 불안장애와 불면증에 시달리며 고통을 호소하던 A중사는 지난달 22일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곧이어 군 당국의 부실 대응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특히 유족 측은 즉각적인 가해자·피해자 분리 조치 등이 이뤄지지 않았고, 되레 부대 상관들의 조직적인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 사실을 인지한 상관들은 “없던 일로 해달라”, “살면서 한번 겪을 수 있는 일” 등 황당한 발언을 하며 피해자를 꼬드기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중사 아버지는 “1차적으로 당연히 구속수사를 해야 하고 가해자 처벌, 2차 3차 가해자 처벌(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군 검찰단은 사건 발생 석 달이 지나서야 장 중사를 붙잡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는 지난 2일 구속됐다. 특히 공군은 A중사가 숨진 채 발견된 후 국방부 조사본부에 이 사실을 ‘단순 변사’로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A중사가 성추행 피해를 입은 사실, 가해자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점 등은 빠졌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1-06-03 07:21:34[파이낸셜뉴스] 성관계 중 몰래 녹음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성폭력특별법 개정안이 이달 발의돼 논란이 일고 있다. 현행법이 성관계를 불법 촬영해 유포하는 것만 금지하고 있어 녹취는 금지되지 않은 것에 착안한 법안이다. 상대의 의사에 반한 녹음 역시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켜 불법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소위 ‘꽃뱀’으로부터 남성이 자신을 보호할 유일한 수단이 사라지게 된다는 우려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몰카만 불법? 몰래녹음도 처벌해야 27일 국회에 따르면 강선우 더불어민주당이 이달 발의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 입법예고에 3만명을 훌쩍 넘는 시민들이 의견을 냈다. 이달 발의된 법안 중 독보적인 참여율이다. 해당 법안은 성관계 음성을 동의 없이 녹음하거나 유포하는 행위를 처벌한다. 처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영리를 목적으로 녹취본을 배포할 경우 더 중한 형을 부과한다. 녹취를 이용해 상대방을 협박하는 행위도 1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하도록 했다. 입법예고에 달린 의견은 찬성이 우세하다. 상대방 동의 없이 성관계를 녹취했다면 영상과 달리 볼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불법사이트를 통해 암암리에 여성의 성관계 중 목소리가 담긴 파일이 유통되는 상황에서 이를 처벌하지 않는 게 부당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현재도 우회경로를 통해 접속가능한 불법사이트에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여성들의 성관계 중 목소리가 적나라하게 담긴 음성파일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성관계 녹음을 가지고 상대방을 협박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5월 대법원이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남성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사건에서도 가해자가 성관계 녹음파일로 협박을 했다. 현행법상 불법이 아니기에 정확한 통계가 잡히지 않지만 다수 수사기관 관계자도 성관계 녹음파일로 협박을 당한 사례를 다룬 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 일선 경찰관은 “법이 없어서 녹음 자체로는 건이 안 되지만 불법촬영처럼 불법녹음을 하고 협박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협박죄가 있다곤 하지만 검찰에 송치해도 기소가 안 돼 현실적으로 법이 정비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변심 후 무고··· 녹음 없으면 어떻게 방어하나 문제는 녹음이 비정상적 욕구나 불법유통 목적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여성의 일관된 진술만으로 성범죄 유죄가 인정되는 사례가 늘어나며 일종의 안전장치 성격으로 녹음을 하는 남성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성범죄자로 몰렸다가 녹음 때문에 구사일생한 사례도 여럿이다. 최근 가수 포티(32·본명 김한준)가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포티는 지난 2018년 자신의 음악학원에 면접을 보러온 여성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 진술이 일관됐고 검찰은 포티를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포티는 합의하에 이뤄진 키스였다며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입맞춤 당시 웃음을 보이는 등 묵시적 동의를 했고 이후 포티가 자신을 멀리하자 변심했다고 봐 고소했다고 판단했다. 포티 측이 제출한 녹음이 결정적 근거가 됐다. 성폭행 사건에서도 녹음으로 유죄판결을 뒤집는 사례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반면 녹음이 없을 경우엔 일관된 진술을 증거로 남성들이 유죄판결을 받는 경우가 많다. 남녀가 자의로 호텔 객실로 함께 들어가 술을 마시다 성행위를 한 뒤 강간 또는 강간미수로 처벌받는 사례가 속출하자 블랙박스처럼 녹음을 통해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이 같은 사례에서 유포가 목적이 아님에도 법으로 처벌하는 건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의견이 적지 않다. 사후에 합의를 철회하고 고소를 하는 사건에서 남성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2020-11-27 10:53:10독일 저먼윙스 여객기를 고의로 추락시킨 것으로 지목된 안드레아스 루비츠 부기장의 시신이 수습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또 그가 착륙과 관련해 기장과 나눈 대화가 담긴 블랙박스 음성녹음기록 내용도 공개됐다. 법의학 조사를 이끄는 미하엘 초코스 교수는 독일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탑승자들의 시신 일부를 포함해 600점을 수습했다"면서 "루비츠 부기장의 시신도 확보했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디펜던트는 루비츠 부기장의 시신이 여객기 추락 경위 조사에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프랑스 조사당국은 루비츠 부기장의 시신이 수습됐다는 보도를 부인했다고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한편, 루비츠 부기장은 기장에게 화장실을 다녀오라고 종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빌트 일요판이 공개한 사고기 블랙박스 음성녹음기록에는 파트리크 존더하이머 기장이 조종실에서 이륙 전 화장실에 갈 시간이 없었다고 불평하자 루비츠 부기장이 화장실에 다녀오라고 권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또 기장이 착륙계획에 대해 설명하자 루비츠 부기장이 '그러기를요'(hopefully), '두고봐야죠'(We'll see)라며 불길하게 답하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설명이 끝나자 부기장은 기장에게 화장실에 다녀오라고 재차 권했고 기장이 자리를 뜨자마자 여객기는 급하강을 시작했다. 이후 기장이 조종실 문을 열라고 고함치는 소리와 승객들의 비명이 고스란히 녹음됐다. 하지만 블랙박스 음성녹음기록이 공개된 데 대해 유럽조종사협회(ECA) 등은 국제기준을 심각히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2015-03-30 11:21:50\r \r 'IT코리아' 온국민이 얼리어답터 \r \r \r \r \r \r \r \r \r \r \r \r \r \r #1. 호모 모빌리쿠스의 하루X세대로 불렸던 94학번 박재용 과장은 현재 사내에서 얼리어답터로 유명하다. 출근 전 피트니스 밴드 착용은 필수다. 요즘 들어 뱃살이 자꾸 나오는 것 같아 신경 쓰여 검색신공을 발휘해 골랐다. 오늘은 바로 창원에 있는 공장으로 출근했다. 회사가 구축한 데스크톱 가상화(VDI) 덕분에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보고서를 내려받고, 현장점검 결과는 곧바로 사내 클라우드에 올려 보고한 후 회사로 복귀했다. 알람음과 함께 진동이 울리며 휴대폰에서는 안내메시지가 흘러나온다. '오늘 총걸음 수는 3532보입니다. 목표 대비 35%만 움직이셨어요.' 어느새 사무실 시계는 오후 8시다. 퇴근길 헬스장에 들러 잠깐 운동을 하고 들어가야겠다고 다짐한다. 관련기사 ☞ 기획연재‘한국인의 삶’#2. 연예인 제친 카카오 프렌즈의 인기박 과장은 오랜만에 공학용 계산기를 서랍에서 발견하고 얼굴에 반가운 미소가 번졌다. 계산기 뒤판 안쪽을 꽉 채운 핑클의 성유리와 이효리 스티커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2000년 출시된 핑클 스티커가 들어있는 핑클빵은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편의점에는 핑클 대신 익살스러운 표정의 카카오 프렌즈의 캐릭터가 빵 봉지를 장식하고 있다. 그때도 그랬지만 허기를 달래는 데 적격인 데다 스티커 뽑는 재미는 여전하다. 지난 20년간 급속도로 발전한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의 열매는 IT코리아의 탄생이다. 1994년 9.8kbps의 속도로 시작된 인터넷 서비스는 20년이 지난 지금 10만배 빠른 기가인터넷으로 진화했다. 초고속 통신망으로 대표되는 ICT 인프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현재 전세계 ICT 표준을 선도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의 첨단 스마트폰을 만드는 회사는 삼성전자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새 서비스를 빨리 이용해보고 싶어하는 얼리어답터와 적극적인 성향의 한국 ICT 소비자들은 국내 ICT산업 발달의 밑거름이 됐다. ■후발주자 삼성 1등 만든 건 통신망2015년 현재 우리나라 스마트폰 가입자는 약 4000만명이다. 스마트폰으로 영화표를 사고, 피자를 주문해 먹는 일은 이제 한국인에게 일상이다. 불과 18년 전인 1997년 무선호출기(삐삐)가 1500만명으로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이 있었다. 공중전화 박스에 길게 늘어선 줄을 뒤로하고, 숫자 다이얼을 이용해 연인에게 '1004(천사)' '8282(빨리빨리)' 같은 메시지를 보내거나 설렘이 담긴 연인의 음성메시지를 확인하던 시절이다. 삐삐는 시티폰과 개인휴대단말기(PDA)에 자리를 내줬으며, 이후 휴대폰 가입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1995년 100만명, 1998년 1000만명, 1999년 2000만명, 2013년 말 5468만840명으로 인구 수를 추월하는 기록을 세웠다. 미국 시넷은 모토로라 연구소의 마틴 쿠퍼가 세상에 휴대폰을 처음 선보인 이래 지난 41년 동안 이 시장의 지각을 변동시킨 12종 제품을 선정했다. 모토로라 스타택, 노키아9000, 블랙베리6210, LG KE850 프라다, 애플 아이폰, 삼성 갤럭시S3 등 총 12종이다. 1996년 출시된 스타택은 휴대폰 대중화의 시작이었다. 99개의 연락처를 저장할 수 있고, 배터리 수명이 무려(?) 4시간이나 됐다. 스타택은 이전의 어떤 휴대폰보다도 가벼웠다. 이는 지금의 저사양 스마트폰과도 비교가 불가능할 만큼 초라하지만 당시 혁명이라고 불릴 만한 스펙이었다. 그랬던 모토로라는 휴대폰을 최초로 선보였던 영광을 뒤로 한 채 구글에 팔렸다. 반면 삼성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지배자로 자리를 굳혔다. 모토로라와 삼성의 엇갈린 운명 뒤에는 전 세계 유례 없이 빠른 속도로 진화한 한국의 통신인프라가 있었다. 현재 국내 초고속 인터넷 속도는 KT가 1994년 국내 최초로 인터넷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던 9.8kbps보다 10만배가량 빨라져 1기가(Gbps)속도를 제공한다. 이런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자양분 삼아 스마트폰이 한국을 휩쓸면서 기업들의 사업모델도 바뀌었다. 네이버, 카카오톡 등이 탄생했으며, 사물인터넷(IoT) 같은 차세대 사업을 꿈꾸는 기업들은 한국을 가장 효과적인 시장으로 눈독을 들이고 있다. \r \r \r \r \r \r \r \r \r \r \r \r \r \r ■ 21세기 디지털 노마드족의 탄생스마트폰의 등장은 디지털 노마드족(유목민)을 탄생시켰다. 굳이 사무실 PC 앞에 앉아 있어야 업무를 할 수 있던 시대를 끝내고, 스마트폰·태블릿PC 같은 모바일 기기로 언제 어디서나 회사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면서 디지털 노마드족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데스크톱PC, 노트북PC는 1990년대 사무실을 대표하는 정보화 기기다. 2000년대에는 슬림PC, 태블릿PC, 일체형PC, 컬러 레이저프린터 등 사무기기가 다양화됐다. 2009년 이후 스캐너, 복합기가 대중화됐으며 2011년에는 에너지 절전형인 저전력 PC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중앙처리장치(CPU) 처리속도는 200배 빨라졌다. 저장공간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의 용량 역시 1995년에는 400쪽 분량의 책(1.2MB) 기준으로 700여권을 수록하거나 노래 1곡(4MB) 기준으로 210여곡 수록할 정도의 850MB 용량에서 최근에는 400쪽 분량의 책 25만권 이상을 수록하거나 노래 8만곡 또는 120분짜리 3차원(3D) 영화 75편 이상 수록이 가능한 300GB 이상 용량으로 발전했다.디지털 노마드족과 함께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컴퓨터나 휴대폰에 저장해야 했던 사진이나 음악, 개인들의 자료는 모두 믿을만한 회사의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한다. 굳이 개인이 들고 다닐 필요 없이 어디서나 원할 때 내려받아 보면 된다. 집집마다 필수품이던 데스크톱PC는 이제 스마트폰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의 데스크톱 및 서버 가상화 덕분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BYOD(개인이 산 단말기를 업무용으로 쓰는 것)의 확산이 두드러지고 있다. 업무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으면서 사무실은 스마트워크 환경으로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하드웨어의 불랙홀이 됐다. 한때 일본 여행 시 구입 상품 0순위가 니콘의 디지털 카메라나 소니의 워크맨이었으며, 공학도들은 샤프의 공학용계산기를 들고 중간고사를 치렀다.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아이튠스에 접속해 좋아하는 음악을 골라담아 듣고, 공학용 계산기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디지털일안반사식(DSLR)을 능가하는 화소와 센서를 자랑하는 스마트폰 카메라는 보급형 콤팩트 카메라의 자리를 꿰찼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2011년 이후 대부분의 고급 모델에서 800만화소가 표준화된 이후로 삼성, 노키아, 소니 등 단말기 제조사들은 콤팩트 카메라를 넘어 일부 DSLR과 유사한 수준인 1300만화소 이상의 모델을 2012년 중반부터 선보이고 있다. \r \r \r \r ■IT코리아 만든 얼리어답터 유전자고종황제는 1887년 일본·중국보다 2년이나 빨리 에디슨이 발명한 전구를 들여와 한반도를 밝혔다. 전기, 전화, 전차 광산, 기차 등의 서구 선진기술을 도입해 새로운 문명의 조선을 만들고자 한 고종황제는 '얼리어답터'였던 셈이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우리나라 기업의 자질로 한 번에 몰아치는 '쏠림'의 문화와 신기술을 재빨리 수용하는 얼리어답터 문화를 꼽는다. 일례로 우리나라는 2009년 풀브라우징 단말기가 등장하고 스마트폰 정액제 요금으로 불과 2년 만에 스마트폰 이용자가 1500만명을 넘어서는 얼리어답터의 속성을 과시한 바 있다. 그 결과 치열한 스마트 전쟁에서 노키아는 침몰했고, 삼성·LG 등 국내 기업은 버텨냈다.이후 발전을 거듭해 올해 3월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세계 1위(67.5%)를 기록했고,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는 서비스 상용 2년4개월 만에 3000만명을 초과하면서 세계 1위를 달성했다.현재 우리나라는 글로벌 IT제품의 테스트베드로 불리는 '얼리어답터 국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중국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는 '중요한 일전을 위해 백일의 노력을 기울여왔고, 이제 서울을 거쳐 우리의 깃발을 퍼뜨려 승리를 거머쥐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지난해 세계 이동통신 네트워크 장비 시장 2위, 세계 스마트폰 시장 5위, 작년 매출 42조원의 거대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한 화웨이는 서울을 거쳐 세계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런 세계 최고 수준의 IT.스마트폰 인프라 덕분에 훌륭한 테스트베드가 조성됐고, 이로써 창조경제의 핵심동력인 '스타트업'을 육성할 수 있는 토양을 갖췄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 "세계 최고의 ICT 인프라를 갖추고 세계 시장의 테스트베드의 위상을 확보한 데서 더 나아가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을 더 강화하고 신기술, 신산업을 적극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정부뿐 아니라 산학계 전문가들은 의료와 교육 외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스마트 융합을 통해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을 일궈 국가적 현안 해결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bbrex@fnnews.com 김혜민 기자■호모 모빌리쿠스": 휴대 전화기의 대중화로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사람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된 현대의 새로운 인간형을 이르는 말. \r \r
2015-01-11 17:1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