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탄핵 대치 정국속에서도 모처럼 민생안정을 위해 합의한 여야정국정협의체가 표류하고 있다. 당초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주 양당 정책위의장과 비상대책위원장·당 대표 비서실장이 협의체 논의 테이블에 올릴 다양한 이슈들을 놓고 실무 협의에 나서기로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둘러싼 여야간 대립 등으로 한발 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여야간 극심한 정쟁 지속으로 협의체 논의가 탄핵정국 블랙홀에 빠지면서 8일 예정된 본회의에서도 민생법안 처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가 이번주 부터 본격 가동키로 한 여야정 국정협의체 실무기구가 시동조차 걸리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둘러싼 적법성 논란과 탄핵소추안에서 내란죄 제외로 여야 대치가 심화되면서다. 사정이 이런데도 여야는 협의체 표류의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야 대치 국면에서 여야정 협의체를 갖추게 됐고 (협의체) 가동을 요청했지만 민주당의 반응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이 말로만 여야가 머리를 맞대서 국정안정을 도모하자고 얘기하는데 민주당의 목적은 조기대선을 통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덜어내려고 한다"며 "민생, 경제, 국정안정에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본지에 "국회의장실에서 실무 협의를 추진하고 있는데 국민의힘과 소통이 잘 안된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단 한차례도 협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실무 협의가 진행될 가능성은 있겠지만 아직 일정 등에 대해 논의된 바 없다. (여당)김상훈 정책위의장에게 개인적으로 연락받은 바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권 원내대표의 비판에 대해서도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오히려 시간을 끌고 말로만 하자고 하고 아무것도 안 하는 데가 국민의힘"이라고 일축했다. 여야가 협의체 테이블에 올리고자 하는 핵심 메뉴를 놓고서도 신경전이 한창이다. 여당은 경기회복과 관련, 반도체특별법·국가기간 전력망 확충법·고준위 방폐장법·해상풍력법 등을 '민생 먹거리 법안'으로 분류하고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최대 3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1순위 의제로 내밀고 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잠재성장률을 복원할 수 있을 정도의 추경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그래서 한은이 추경 필요성을 얘기하고 있는 게 아니겠나"며 "반도체특별법이나 첨단산업 진흥법도 당연히 처리해야 할 문제고 민생회복조치도 가시적으로 돼야 집행은 나중에 돼도 소비 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현금 뿌리기식 낭비성 추경은 절대 안된다"며 "지금 해야 할 일은 추경 편성이 아니라 정부의 2025년 경제정책 방향이 조속히 추진되고 예산 조기 집행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추경보다 급한 것은 민생 경제를 활성화하고 국가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민생 법안을 처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2025-01-07 18:34:35[파이낸셜뉴스] 도심을 벗어나 밤하늘을 보고 있으면 수많은 별이 보이죠. 요즘 장마이기도 하고 도심에서는 별을 보기가 어렵지만, 이제 곧 여름 휴가 시즌이 돌아오니 한여름 밤 별 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힐링하는 건 어떨까요. 오늘은 별이 수명을 다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블랙홀에 대해 얘기하겠습니다. 11일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처음 블랙홀이 만들어진 뒤 초대질량 블랙홀로 가기 전 중간단계의 블랙홀을 찾아내 세계적인 과학기술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했습니다. 막시밀리안 헤버레 박사팀은 남반구 별자리인 센타우루스자리에 있는 구상성단 '오메가 센타우리' 중심에 중간질량의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최소 8200배에 달하며, 항성 질량 블랙홀과 초대질량 블랙홀 사이의 '잃어버린 고리'를 대표합니다. 이들이 찾아낸 블랙홀은 지구에서 18000광년 떨어진 오메가 센타우리 성단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천문학자들이 발견한 블랙홀 중 가까운 편에 속하다고 합니다.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천문학자들은 이 블랙홀의 발견을 두고 '잃어버린 고리'를 찾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잃어버린 고리'는 항성 질량 블랙홀과 초대질량 블랙홀 사이의 중간질량 블랙홀을 의미합니다. 중간질량 블랙홀은 은하의 진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그동안 이러한 블랙홀을 직접 관측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천문학적 의의 오메가 센타우리에 중간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발견은 천문학적 의미가 큽니다. 이는 중간질량 블랙홀의 존재를 입증하는 중요한 증거일 뿐만아니라, 은하의 형성과 진화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제공합니다. 특히 이번 발견은 작은 은하가 대형 은하와 합쳐지는 과정에서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이번 연구는 천문학자들에게 중간질량 블랙홀을 찾는 데 중요한 지침을 제공하며, 향후 연구 방향을 제시합니다. 중간질량 블랙홀은 은하의 진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그동안 직접 관측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이론적인 예측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메가 센타우리에 중간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이번 발견은 이러한 예측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흥미로운 구상성단 오메가 센타우리는 남반구에서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거대한 구상성단으로, 약 1000만개의 별을 갖고 있습니다. 이 성단은 작은 망원경으로 보면 중심부로 갈수록 별들이 매우 밀집된 구형 집합체로 보입니다. 그동안 오메가 센타우리는 천문학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아왔으며, 많은 연구가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는 이 성단이 단순한 구상성단이 아니라, 사실은 한때 작은 은하의 핵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블랙홀의 존재 확인 막시밀리안 헤버레 박사팀은 오메가 센타우리의 중심에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오랜 기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헤버레 박사는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촬영된 500장 이상의 이미지를 분석해 성단 내 별들의 움직임을 측정했습니다. 이 데이터는 주로 허블 망원경의 기기 보정을 위해 촬영된 것으로, 과학적 연구를 위한 것이 아니었지만, 반복적인 관측 덕분에 오메가 센타우리의 중심부를 자세히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됐다고 합니다. 헤버레 박사는 140만개의 별의 운동을 분석했습니다. 그결과 오메가 센타우리 중심부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7개의 별을 발견했습니다. 이 빠르게 움직이는 별들은 중심에 강한 중력원이 존재한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합니다. 연구진은 이 데이터를 통해 오메가 센타우리 중심부에 태양 질량의 최소 8200배에 달하는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한 겁니다. 연구진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오메가 센타우리 중심부의 고속 별들의 운동을 더 정밀하게 측정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유럽 남방 천문대의 VLT 망원경과 미래에 완공될 ELT 망원경을 통해 오메가 센타우리의 중심부를 더욱 자세히 관측할 예정입니다. 이런 천문학자들의 연구는 우리가 경험하지 못하고 알지 못했던 지구와 태양의 기원과 미래를 알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우리가 속해 있는 은하의 운명, 더 나아가서 우주의 탄생까지 알아내겠죠.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7-10 15:25:45[파이낸셜뉴스] 지난 5월 24일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방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크렘린궁은 북한의 요청에 응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한 것이 지난해 9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푸틴의 답방 준비가 매우 빠른 템포로 준비되고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런 빠른 템포는 푸틴이 방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기대치가 높다고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푸틴이 방북을 통해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이어가게 되는 상황에 대한 면밀한 함의 진단이 필요하다. 푸틴의 방북은 한반도 구도뿐 아니라 국제적 역학을 신냉전 블랙홀로 빠르게 몰아넣는 기제가 될 수 있다. 나아가 신냉전 블랙홀은 다양한 파급효과를 낳을 수 있다. 첫째, 유라시아 전장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볼 수 있다. 푸틴이 방북을 서두르는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주도권 장악을 위해 북한에게 기대하는 사항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미 러시아에게 포탄과 미사일을 제공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푸틴의 방북으로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무기 제공이 수량과 종류가 대폭 확대될 수 있다. 만약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제공받은 후 러시아가 전쟁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북한은 전쟁 승리 지분을 톡톡히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도 이를 해볼 만한 전략거래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한반도 상황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다. 푸틴 방북을 통해 북한은 북러 협력의 강도를 훨씬 높이는 계기로 삼을 것이 분명하다. 이를 통해 북한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를 등에 업고 공식 핵보유국이 되는 행보를 서두르게 될 것이다. 나아가 러시아에 무기를 수출하고 대신 식량, 원유 등을 챙기면서 결국 유엔 대북제재를 유명무실화할 공산이 크다. 이렇게 되면 북한은 핵무장도 하고 경제문제도 해결하면서 윈-윈의 실적을 얻었다고 자평할 수 있다. 특히 이를 지렛대로 한반도에서 한국을 대상으로 모든 이슈를 선점하려 들면서 한국은 의도치 않고 북한이 만들어놓은 신냉전 블랙홀로 점점 빨려들어가는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는 북한이 한반도에서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전략적 행보와도 무관치 않은 상황이다. 셋째, 국제적 차원에서도 도전요인이 심화할 것이다. 우선 현상변경 세력인 북한과 러시아가 국제 규칙과 규범을 무시하며 무기거래 등에 나서는 것은 규칙기반 질서 침해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는 현상유지 세력의 국제질서 유지에 대한 해법 찾기가 더 어려워지게 될 상황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결국 ‘제도’에 기반한 국제질서가 ‘힘’이 주도하는 국제질서로 전환되는 기제를 높이게 될 것이다. 이처럼 푸틴의 방북은 단순한 외교적 행보를 넘어 한반도, 유라시아, 나아가 국제적으로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 특히 한국은 자체 핵무기 없이 확장억제에 의지하여 북한의 핵무기와 맞서야 하는 ‘공포의 불균형’ 구도가 심화될 것이다. 따라서 핵협의그룹(NCG)이 단순 제도화를 넘어 작전화에 안착하는 여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나아가 현 체제로 규정되는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의 약화는 한국의 번영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사입장국과의 연대외교를 한층 가속화하면서 신냉전 블랙홀의 그림자를 거두는데 진력해야할 것이다. 나아가 북한이 신냉전을 역이용하는 전략을 진일보시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이를 상쇄하는 해법을 구상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는 점을 주지해야할 것이다. 정리=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5-28 11:31:09현실 정치의 모습은 시민의 눈에 잘 보인다. 관련 이야기가 언론 매체와 개인 SNS에 범람한다. 특히 선거철에 그렇다. 반면 지성의 정신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언론이나 일상 대화에 별로 안 나온다. 그래도 지성의 정신이 살아 현실 정치를 견제·순화해야 한다. 그래야 양자의 균형과 조화를 통해 국가체제가 원활히 작동할 수 있다. 오늘날처럼 지성의 정신이 위축·실종되면 현실 정치의 논리가 블랙홀처럼 모든 걸 빨아들이며 큰 병폐를 낳는다. 석학 로버트 K 머튼은 약 80년 전 사회과학을 논하며 지성의 정신을 네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보편성(universalism)으로서 지성은 지엽적 경계를 넘어 폭넓게 많은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는 생각, 전체를 지향하는 생각을 추구하게 한다. 둘째, 공동체성(communality)으로서 지성은 여러 사람이 서로를 인정하며 공동의 소통을 통해 생각을 모으게 한다. 셋째, 불편부당성(不偏不黨性·disinterestedness)으로서 지성은 편견과 편향에 휘둘리지 않고 사적 가치에 초연함을 유지하게 한다. 넷째,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로서 지성은 맹신·맹종을 거부하고 사안의 명암을 냉철하게 따져보게 한다. 공감 가는 분석이다. 이 지성의 정신이 어느 정도라도 영향을 끼쳤다면 현실 정치의 모습은 요즘과 같을 수 없다. 오늘날 정치를 보면 보편성보다 지엽성·편협성이 우선되며, 각종 특수이익을 노리는 '꾼'들이 염치 없이 나와 사회 일각의 세를 모으고 있다. 공동체성은 사라지고 정파적 집단들이 소통 없는 선악 대결을 벌여 사회를 쪼개고 있다. 불편부당성의 반대인 사적·감정적 편향성이 팽배하며 이성의 대화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비판적 사고는 실종되어 내 편을 맹종하고 상대편을 무조건 배척하는 흑백논리가 국민에게 집단 최면을 걸고 있다. 정치는 이런 병폐적 모습을 보이며 블랙홀처럼 주변을 빨아들이고 있다. 양극적 정치 대결이 모든 영역을 지배하며 경제·안보·사회·문화의 이슈들마저 양극적 정치 논리에 물들게 하고 있다. 국가체제가 여러 위기 증후군에 시달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정치 블랙홀의 무한 팽창을 지성의 정신이 막아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 오늘날 지성마저 블랙홀로 흡수돼 사라지고 있다. 지성의 정신을 지켜야 할 지식인 중 상당수는 정치권에 편입되어 어느 한쪽을 편드는 데 동원되고 있다. 정치권 편입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다만 학자든 언론인이든 법·경영·의료·과학기술 전문가든 특정 정치 진영으로 갔으면 거기서 지성의 정신을 퍼뜨려 정치의 극단적·정파적 논리를 순화시켜야 하는데, 그러기는커녕 현실 정치에 묻혀 버린다는 데 문제의 심각함이 있다. 정치권에 영입된 고명한 지식인도 그악스러운 정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히려 정치 논리에 매달리고 지성의 정신을 잊는다. 지성의 힘으로 정치를 순화하려면 정치권 바깥에서 엄한 비판의 목소리로 견제해야 한다. 안으로 발을 디미는 순간 격랑에 휩쓸려 헤쳐나올 수 없는 게 정치 블랙홀이다. 정치권에 들어가는 즉시 집단주의적 진영 논리에 휘말리게 된다. 설혹 정치권에서 탈진영의 소신과 양심을 펼치려 해도 곧 내부 도태된다. 정치 불신이 높은 유권자에게 호응을 얻지도 못한다. 20세기 초 미국 '개혁주의 운동'을 이끈 지식인 리더들은 대부분 특정 정당을 편들지 않고 외곽에서 정치권 전체와 국정운영 전반에 비판을 가했다. 광야에 흩어져 지성의 정신을 외친 이들 덕에 각종 병폐로 가득했던 미국 사회가 점차 깨어났고, 부정부패로 얼룩졌던 정치권이 쇄신될 수 있었다. 오늘날 지성계의 인사들은 정치 블랙홀의 팽창이 곧 지성의 위기라는 점을 유념해 정치권 외부에 머물며 비판적 견제를 주도할 필요가 있다.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024-04-01 18:21:05[파이낸셜뉴스] 2019년에 발표한 M87 블랙홀이 확실하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을 비롯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입증했다. 뿐만아니라 블랙홀 주변의 플라즈마 난류들의 움직임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한 것과 일치한다는 것을 관측을 통해 입증해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국제 공동 연구진이 사건지평선 망원경(EHT)으로 M87 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 블랙홀의 그림자와 빛의 고리 구조를 또다시 포착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진은 2017년과 2018년에 관측한 블랙홀 영상을 비교 분석해 '천문학과 천체물리학(Astronomy and Astrophysics)'에 발표했다. 블랙홀 영상화팀의 공동 리더인 천문연구원·연세대학교 박사후연구원 조일제 박사는 "2018년에 블랙홀을 다시 관측해 2017년 관측 영상과 비교해보니 크기가 동일했다"며 "이는 우리가 봤던 것이 진짜 블랙홀이라는 것을 증명한 셈"이라고 말했다. 블랙홀 그림자와 빛의 고리 구조 크기는 블랙홀의 질량에 의해서 결정된다. M87 블랙홀의 질량은 매우 천천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인류의 역사보다 긴 시간이 지나더라도 질량에는 거의 변화가 없어야 한다. 이번에 관측한 블랙홀의 그림자와 빛의 고리 구조 크기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맞게 변화가 없었다. 이번 국제 공동 연구의 총괄 책임자인 대만중앙연구원 천문천체물리연구소 소속 케이치 아사다 박사는 "블랙홀 그림자의 존재를 새로운 관측을 통해 확인했다는 것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확실하게 입증하는 중요한 결과"라고 말했다. 다만 블랙홀 주변 빛의 고리 구조는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이는 블랙홀 주변에 있는 많은 플라즈마가 난류처럼 움직이면서 빛 고리의 밝은 부분이 랜덤하게 변했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블랙홀 주변에 있는 플라즈마 때문에 밝기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예측해왔다. 이번 관측을 통해 예측이 맞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후속 연구를 통해 고리 구조의 밝기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블랙홀 주변 물질 유입 및 방출 과정에 대한 더 큰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HT는 2017년을 시작으로 2018년, 2021년, 2022년에 M87을 관측했으며, 2024년에도 관측을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한국천문연구원이 운영하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이 관측에 직접 참여한다. 연구진은 KVN의 참여로 더 정확한 블랙홀 영상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일제 박사는 "블랙홀 영상화는 페타바이트에 달하는 방대한 관측 자료를 과학연구에 필요한 영상으로 변환하는 중요한 과정"이라며 "이번 영상화 과정에서 한국 연구자들이 영상화팀의 공동 리더를 맡음으로써 거대 국제 협력 프로젝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1-18 17:04:54인도가 새해 첫날 세계에서 두번째로 블랙홀을 비롯한 천체 탐사용 로켓을 발사하는데 성공했다. 1일(현지시간) BBC방송은 인도 스리하리코타 우주 발사 기지에서 인공위성 엑스포새트(XPoSat)를 발사시켜 목표 궤도에 안착시켰다고 보도했다. 지난 2021년에는 미국 항공우주국(나사)가 천체 연구용 인공위성을 발사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번에 발사된 인공위성은 엑스선 폴라리미터로 광학활성을 측정하는 기기로 빛의 편광평면을 회전시키는 물질의 특성을 측정한다. 엑스포새트는 탑재한 장비로 앞으로 블랙홀과 중성자성(별), 은하계 핵 등 천체 물체가 발산하는 엑스선을 연구하게 된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앞으로 과학자들이 블랙홀에 대한 지식을 넓힐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인도는 위성 제작에만 2억5000만루피(약 3000만달러·약 39억원)를 투입됐으며 수명은 약 5년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 세계 최초로 무인 달 탐사선을 달 남극에 착륙시켜 주목을 받은 인도는 올해도 여러 우주 탐사 계획을 갖고 있다. ISRO 국장 S 소마나트는 "올해는 우주승무원 3명을 지구의 저궤도로 보내 3일뒤에 귀환시키는 것을 위해 준비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ISRO는 지난해 10월과 시험 비행을 가졌으며 2025년에 유인 비행을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1-02 18:23:05[파이낸셜뉴스] 인도가 새해 첫날 세계에서 두번째로 블랙홀을 비롯한 천체 탐사용 로켓을 발사하는데 성공했다. 1일(현지시간) BBC방송은 인도 스리하리코타 우주 발사 기지에서 인공위성 엑스포새트(XPoSat)를 발사시켜 목표 궤도에 안착시켰다고 보도했다. 지난 2021년에는 미국 항공우주국(나사)가 천체 연구용 인공위성을 발사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번에 발사된 인공위성은 엑스선 폴라리미터로 광학활성을 측정하는 기기로 빛의 편광평면을 회전시키는 물질의 특성을 측정한다. 엑스포새트는 탑재한 장비로 앞으로 블랙홀과 중성자성(별), 은하계 핵 등 천체 물체가 발산하는 엑스선을 연구하게 된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앞으로 과학자들이 블랙홀에 대한 지식을 넓힐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인도는 위성 제작에만 2억5000만루피(약 3000만달러·약 39억원)를 투입됐으며 수명은 약 5년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 세계 최초로 무인 달 탐사선을 달 남극에 착륙시켜 주목을 받은 인도는 올해도 여러 우주 탐사 계획을 갖고 있다. ISRO 국장 S 소마나트는 “올해는 우주승무원 3명을 지구의 저궤도로 보내 3일뒤에 귀환시키는 것을 위해 준비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ISRO는 지난해 10월과 시험 비행을 가졌으며 2025년에 유인 비행을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1-02 15:23:59한국천문연구원을 포함한 세계 45개 기관 79명의 국제 공동 연구진은 블랙홀이 팽이처럼 흔들리면서 회전하고 있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냈다. 국제 연구진은 23년간 우주를 관측해 블랙홀 제트의 세차운동이 11년 주기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28일(한국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구에서 5300만 광년 떨어진 M87 블랙홀을 2000~2022년 각국의 여러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관측했다. 관측 결과, M87 블랙홀의 제트는 11년 주기로 회전하고 있다. 즉 블랙홀의 회전축이 원을 그리면서 움직이는 현상, 세차운동을 발견한 것이다. 연구진은 "세차운동이 있다는 것은 블랙홀이 실제로 회전하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밝혔다. 많은 양의 물질들이 블랙홀에 회전하면서 끌려 들어갈때 만들어지는 부착원반(강착원반)의 축과 블랙홀의 축이 서로 어긋나 있었다. 이 때문에 위아래로 엄청난 양의 액체·기체·플라스마가 분출되는 제트의 움직임이 세차운동으로 연결된 것이다. 한국천문연구원 손봉원 박사는 "회전하는 블랙홀 고유의 중력 효과인 틀 끌림 현상(Frame dragging)를 독자적으로 입증한 이번 연구는 한국과 동아시아 연구진과 연구시설의 능력을 입증한 쾌거"라고 말했다. 이번 블랙홀 세차운동 발견은 한국·일본·중국의 동아시아 우주전파관측망 (EAVN)과 이탈리아, 러시아까지 포함해 총 17개의 전파망원경을 활용했다. 이 전파망원경 네트워크를 연결하면 직경이 1만㎞에 육박하는 전파망원경과 같아 높은 감도와 자세한 공간 해상도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는 천문연구원의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에 속한 21m 전파망원경 3기가 포함돼 있다. 특히 총 79명의 연구자들 중 23명의 한국 연구자가 참여해 관측 제안 및 스케줄, 관측 결과의 영상처리 및 분석과 같은 연구의 전반적인 과정에 기여했다. 천문연구원 노현욱 박사후연구원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전파관측망과 상관처리센터에 힘입어 천체에 대해 오랜시간 지속적으로 관측할 수 있었다"면서 "이것이 우리 연구의 가장 큰 장점으로 앞으로 EAVN 주도로 계속될 M87 모니터링에서 기존에 발견하지 못했던 블랙홀의 새로운 현상들을 발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9-27 16:29:11[파이낸셜뉴스] 한국천문연구원을 포함한 세계 45개 기관 79명의 국제 공동 연구진은 블랙홀이 팽이처럼 흔들리면서 회전하고 있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냈다. 국제 연구진은 23년간 우주를 관측해 블랙홀 제트의 세차운동이 11년 주기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28일(한국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구에서 5300만 광년 떨어진 M87 블랙홀을 2000~2022년 각국의 여러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관측했다. 관측 결과, M87 블랙홀의 제트는 11년 주기로 회전하고 있다. 즉 블랙홀의 회전축이 원을 그리면서 움직이는 현상, 세차운동을 발견한 것이다. 연구진은 "세차운동이 있다는 것은 블랙홀이 실제로 회전하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밝혔다. 많은 양의 물질들이 블랙홀에 회전하면서 끌려 들어갈때 만들어지는 부착원반(강착원반)의 축과 블랙홀의 축이 서로 어긋나 있었다. 이 때문에 위아래로 엄청난 양의 액체·기체·플라스마가 분출되는 제트의 움직임이 세차운동으로 연결된 것이다. 한국천문연구원 손봉원 박사는 "회전하는 블랙홀 고유의 중력 효과인 틀 끌림 현상(Frame dragging)를 독자적으로 입증한 이번 연구는 한국과 동아시아 연구진과 연구시설의 능력을 입증한 쾌거"라고 말했다. 이번 블랙홀 세차운동 발견은 한국·일본·중국의 동아시아 우주전파관측망 (EAVN)과 이탈리아, 러시아까지 포함해 총 17개의 전파망원경을 활용했다. 이 전파망원경 네트워크를 연결하면 직경이 1만㎞에 육박하는 전파망원경과 같아 높은 감도와 자세한 공간 해상도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는 천문연구원의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에 속한 21m 전파망원경 3기가 포함돼 있다. 특히 총 79명의 연구자들 중 23명의 한국 연구자가 참여해 관측 제안 및 스케줄, 관측 결과의 영상처리 및 분석과 같은 연구의 전반적인 과정에 기여했다. 천문연구원 노현욱 박사후연구원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전파관측망과 상관처리센터에 힘입어 천체에 대해 오랜시간 지속적으로 관측할 수 있었다"면서 "이것이 우리 연구의 가장 큰 장점으로 앞으로 EAVN 주도로 계속될 M87 모니터링에서 기존에 발견하지 못했던 블랙홀의 새로운 현상들을 발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9-27 12:48:02[파이낸셜뉴스] 블랙홀의 제트가 10광년까지 멀리 분출되고 있음에도 빛과 비슷한 속도로 뻗어나가면서 그 강도가 우주속 물질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천문연구원은 한일 공동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블랙홀에서 엄청난 양의 액체·기체가 분출되는 제트의 자기장 강도를 추정해 내는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블랙홀에서 약 10광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제트의 자기장 강도가 지구 자기장보다 최대 5배 컸다. 즉 먼 거리까지 플라즈마가 분출됐음에도 자기장의 강도가 크게 약해지지 않은 것이다. 천문연구원 노현욱 박사는 "제트가 블랙홀에서 분출되면서 팽창하는 정도에 비례해 자기장의 강도가 줄었다"며 "우주 속 여러 물질과 부딪히지만 그 영향은 거의 없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트는 블랙홀에서 액체·기체가 플라즈마 상태로 빛의 속도만큼 빠르고 강력하게 분출되는 것을 말한다. 이제까지 제트의 자기장 강도는 제트의 밀도가 높은 블랙홀 근처에서만 제한적으로 추정이 가능했지만, 연구진은 이보다 100배 먼 거리의 자기장을 관측해냈다. 한국과 일본에 있는 우주전파망원경 7개를 활용했다. 이 전파망원경 네트워크를 연결하면 전파망원경 직경이 2000㎞와 같은 높은 감도와 자세한 공간 해상도를 얻을 수 있다. 이 전파망원경으로 지구에서 5300만 광년 떨어진 M87 블랙홀의 제트와 그 자기장 강도를 관측했다. 연구진은 이번 관측에서 제트가 방출되는 과정에서 플라즈마가 냉각되는 '싱크로트론 복사냉각 현상'을 분석해 자기장 강도를 추정해냈다. 연구진에 따르면, 복사냉각은 자기장 강도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주파수대 22㎓, 43㎓에서 관측한 복사냉각 분포를 분석하면 자기장 강도를 추정할 수 있다. 그 결과, 블랙홀로부터 약 2~10광년 떨어진 제트의 자기장 강도가 0.3~1가우스로 추정됐다. 지구의 자기장은 약 0.2~0.65 가우스다. 연구진은 "이는 M87 제트의 자기장이 블랙홀 중심부에서부터 약 10광년의 거리까지 방출되는 동안 다른 외부 요인으로 인해 크게 소실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천문연구원 손봉원 박사는 "여러 주파수 VLBI 관측의 비교 분석은 제트의 물리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연구 기법"이라며 "블랙홀 연구는 여러 주파수대 동시 관측이 가능한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분야라 앞으로도 지속적인 공동 연구와 성과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노현욱 박사는 "이를 통해 제트 자기장의 전반적인 분포를 파악하고 기존 제트 이론 연구와 비교해 제트 형성 원리를 검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8-30 09:4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