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갱단의 폭력 사태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는 카리브해의 섬나라 아이티공화국에서 40명을 살해한 한 여성이 알고 보니 비극적인 복수극의 주인공이었던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스타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인근 마을에서 노점상을 하던 이 여성은 갱단 조직원 40여명을 집단 살해했다며 경찰에 자수하고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이 여성은 갱단 조직원들에게 “마을을 지켜줘서 고맙다”라며 아이티식 엠파나다(튀긴 만두)인 파테를 만들어 건넸다. 갱단 조직원들은 의심 없이 음식을 먹었으나, 여성이 빚은 파테에는 농약에 사용되는 화학물질과 살충제 등이 들어 있었다. 결국 음식을 먹은 40여명의 조직원들은 극심한 복통과 경련을 호소하다가 끝내 숨졌고, 음식에 독이 들어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갱단은 여성의 집을 찾아가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여성은 보복을 우려해 미리 피신해 화를 면할 수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여성은 갱단에 지속적으로 금품을 갈취당하고 가족까지 살해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갱단의 폭력 사태로 인해 무정부 상태에 빠진 아이티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아이티에서는 지난해에만 갱단에 의해 5000여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5-17 11:16:35푸치니의 오페라는 사랑과 희생의 절정에서 관객의 심금을 울린다. 그러나 그 감정의 무대 뒤편엔 언제나 '질투'라는 어두운 감정이 숨어 있다. 그의 여주인공들은 사랑에 몸을 던지지만, 그 사랑은 질투라는 불씨에 자주 휘말리며 비극적 운명으로 이끈다. 푸치니의 오페라에서 질투는 단지 사랑의 또 다른 얼굴이 아니라, 파국을 초래하는 운명의 장치로 작동한다. 푸치니의 작품 '토스카' 속 여주인공 토스카는 연인 카바라도시를 향한 깊은 사랑과 동시에 강한 질투심을 품은 인물이다. 그녀는 연인이 그린 성모 마리아의 얼굴이 너무 아름답다는 이유만으로 불안을 느끼고, 모델이 누구인지 추궁한다. 이 불신을 간파한 악당 스카르피아는 그녀의 질투를 교묘하게 이용해 함정을 파고, 토스카는 사랑을 지키기 위해 스카르피아를 살해하는 극단의 선택을 한다. 그러나 그녀의 노력은 헛된 희망으로 끝나고, 토스카는 절망 속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만약 그녀가 질투에 흔들리지 않았다면 운명이 달라졌을까. 푸치니의 '마농'도 이와 비슷하다. 마농은 화려한 삶과 부를 갈망해 다른 여성들을 질투하고 모든 시선을 한몸에 받길 원한다. 그녀는 연인 데 그리외를 떠나 더 나은 삶을 택하지만, 결국 모든 것을 잃고 황량한 광야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한다. 질투와 욕망을 절제했더라면 그녀는 가난하지만 행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푸치니의 여주인공들 가운데 유일하게 질투에 흔들리지 않는 인물이 있다. 바로 '나비부인'의 초초상이다. 그녀는 남편 핑커턴을 끝까지 의심하지 않으며, 그가 떠난 후에도 순정 어린 사랑을 변함없이 간직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질투하지 않았기에 더욱 큰 비극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핑커턴의 변심을 조금만 의심했더라면, 그녀는 현실을 더 일찍 받아들이고 새로운 삶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랑만을 믿은 초초상은 냉혹한 배신 앞에 무너지고, 결국 자신의 생을 마감한다. 질투는 때때로 경계심을 일깨우고 현실을 자각하게 만들기도 하다. 초초상은 그 감정조차 품지 않았기에, 더 깊은 절망에 빠진다. 푸치니의 오페라는 인간 감정의 본질을 직시하게 만든다. 그 감정은 무대 위에서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 속에서도 반복된다. 오페라를 제작하는데도 다양한 억측, 가십, 질투들이 난무하는 데 우리의 일상에서는 오죽할까. 푸치니의 여주인공들이 사랑과 질투의 틈바구니에서 길을 잃었듯, 우리도 언제든 같은 위험에 놓일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루느냐다. 질투에 흔들리기보다 그것을 뛰어넘어 진정한 가치를 지켜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
2025-05-12 18:02:13【파이낸셜뉴스 안동=김장욱 기자】 이철우 경북지사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와 관련 "또다시 이런 비극이 일어난 것에 너무나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언제까지 불행한 대통령과 더 불행한 국민을 만들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87헌법 체제를 고치지 못하고 지속한 결과 문재인 대통령은 수사 받고 있고 윤석열 대통령은 탄핵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는 안갯속, 외교는 방향을 잃었고 정치는 불신, 민심은 쪼개져 극에 치달았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마지막으로 이 지사는 "이제 정치 갈등을 해소할 시스템을 만들고 국민이 화합해 남북통일과 번영으로 나아가도록 국민 모두의 지혜를 모아 새로운 헌법, 제7공화국을 설계해야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25-04-04 13:00:23[파이낸셜뉴스] 주요 외신들이 배우 김새론의 비보를 전하면서 한국 연예산업의 문제점을 짚었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찬사를 받는 젊은 배우 중 한 명이던 김새론은 2022년 음주 운전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대중의 비판에 직면한 뒤 어떤 작품에도 출연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녀의 죽음은 최근 호황기를 맞고 있지만 압박이 심한 한국 연예산업에 닥친 비극을 보여줬다"고 전하며 한국의 연예산업이 "급성장하는 스타들의 정신 건강에 타격을 주는 것으로 비판 받아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유명인의 인기가 종종 흠잡을 데 없는 평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CNN도 "최근 젊은 K팝 아이돌과 K드라마 스타들의 사망은 한국 연예산업에서 정신 건강과 압박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를 부각시켰다"고 지적하며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배우 송재림을 비롯해 아스트로 문빈, 에프엑스 설리, 샤이니 종현 등을 이야기했다. 이 매체는 "전문가들이 K-엔터테인먼트의 경쟁이 치열하고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환경과 외모·행동에 있어서 완벽할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스타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2-18 06:44:38열흘 후면 발발 3년이 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논의가 오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우 양국 대통령과 연달아 통화해 전쟁 종식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시간30분 정도의 긴 통화 끝에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전쟁을 끝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고 백악관과 크렘린궁이 확인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제 어리석은 전쟁을 멈출 때가 됐다"는 트럼프의 의견에 "평화를 이루길 원한다"고 답했다. 종전은 전 세계가 바라는 바이며, 환영할 일이다. 한반도 안보·평화와도 무관하지 않았던 전쟁이기에 조속한 종식과 항구적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국민의 마음은 같을 것이다. 지난 3년의 러·우 전쟁은 인류의 비극이다. 양국 군인 30여만명이 전사했고, 100만명 이상이 다쳤다. 민간인 4만여명도 전쟁 중에 죽거나 다쳤다. 600만명 이상의 우크라 국민은 난민으로 떠돌고 있다. 러의 침략으로 발발한 우크라 전쟁은 영토와 자원을 노린 서방과 러시아의 대리전으로 볼 수 있다. 미국·독일·영국 등 서방국은 우크라에 공격무기를 대량으로 제공했다. 한국도 동맹국 미국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무기·탄약 등을 지원했다. 전쟁 막판에 이르러선 양국이 중장거리 초음속미사일을 쏘고 핵무기 위협까지, 최악으로 치달았다. 급기야 북한은 1만여명의 특수전 병력을 접전지인 쿠르스크에 파견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러시아 총알받이' 노릇에 국제사회 비난은 고조됐다. 생포된 앳된 젊은 북한군 병사가 "전쟁터로 가는 줄 몰랐다"고 증언하는 모습에 한국전쟁의 비극을 보는 듯 참담했다. 전쟁이 장기화됐다면 한반도 안보 위기는 더 커졌을 것이다. 전 세계에 고통을 안겨준 인류의 비극은 종식돼야 한다. 하지만 종전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우크라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러 영유권 주장과 빼앗긴 영토 조정 등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니다. 러·우 전쟁 종전은 우리 경제·안보적 국익과도 관련이 있다. 외교적으로 우크라 전쟁에서 혈맹처럼 밀착한 북러의 움직임에 눈을 떼선 안 된다. 파병·철수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위성, 핵잠수함 등 첨단기술을 제공한다면 한반도 비핵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요인이 될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러·우의 영향력이 막대한 식량·에너지 공급망 복원과 전후 재건 과정에 한국의 역할과 기여를 확보하는 것이다. 건설·전력 인프라 재건, 곡물·광물 등 자원사업, 우방국 무기 수출 등이 있을 것이다. 급박하게 전개될 종전과 후속 과정에서 대통령 부재의 한국이 패싱당할 우려가 크지만,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당국의 책임이다. 북러 군사 밀착과 북미 정상회담, 한러 교류 재개 등 복잡하게 전개될 한반도 안팎의 정세에 국익과 안보를 최우선으로 두 눈을 부릅뜨고 주시해야 할 것이다.
2025-02-13 19:24:20[파이낸셜뉴스] 그룹 클론 구준엽의 아내인 대만 톱배우 서희원(쉬시위안·48)이 폐렴을 동반한 독감으로 사망한 가운데, 중국 여배우 장잉잉이 서희원의 죽음은 전 남편인 사업가 왕소비(왕샤오페이) 탓이라고 주장했다. 장잉잉은 지난 4일 자신의 웨이보에 왕소비의 사진을 올리면서 그와 서희원의 결혼 생활에 대해 폭로했다. 장잉잉은 과거 왕소비와 불륜설에 휩싸였던 인물이다. 장잉잉은 “서희원은 왕소비와 결혼하고 아이를 갖기 위해 채식주의자에서 육식으로 바꿨다. 그녀는 그의 사업을 돕기 위해 돈을 빌려 전적으로 그를 지원했고, 목숨을 걸고 아이를 낳았다”고 운을 뗐다. "몸매 좋지 않다는 이유로 '물개'라고 욕 먹어" 이어 “그녀는 출산 후 몸매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그에게 ‘물개’라고 욕을 먹었다. 그녀가 밥을 몇 입 더 먹자, (그가) 차가운 눈빛을 보냈고 그로 인해 그녀는 더이상 먹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장잉잉은 또 서희원은 유산 후 산후조리를 하지 못한 채 왕소비의 촬영 스케줄을 따라야 했고, 그의 팬들로부터 입에 담지 못할 조롱을 듣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서희원은 비염으로 인해 베이징의 스모그를 견디기 힘들어했는데, 왕소비는 오히려 매일 창문을 열어 스모그를 들이마시며 서희원을 이해하지 못했다고도 말했다. ‘대만 독립 지지자’로 몰아세우며 괴롭히기도 결국 서희원은 몸이 버티지 못해 대만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는데, 그 과정에서 왕소비와 시댁에서 이를 두고 ‘대만 독립 지지자’로 몰아세우며 괴롭혔다고 했다. 장잉잉은 “서희원은 이혼 후 그의 가족과 모든 관계를 끊고 자신의 삶을 살기를 원했지만, 그들은 끊임없이 그녀를 방해하고 이용하면서 부를 축적하는 등 피와 살을 빨아먹었다”며 “서희원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왕소비와 가족들은 그녀에 대한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서희원이 겪은 모든 상처는 결국 왕소비가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누구 때문에 서희원의 건강이 이렇게 나빠졌을까? 왕소비는 그녀의 건강이 극도로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네 번의 임신을 강요했다. 임신 중인 서희원을 폭행하고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여동생과 친구들까지 때렸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왕소비는 서희원에게 돈을 빌린 후 갚지 않았고, 여론을 유도해 괴롭혔다. 왕소비는 끊임없이 그녀의 스타 이미지를 이용해 이익을 챙겼고, 연애는 끊이지 않았고, 연기는 멈추지 않았다”면서 “거듭된 시댁 식구들의 괴롭힘으로 서희원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발작을 일으켰고, 이를 친척이 신고했을 때도 무시했다”고도 했다. 이어 “서희원은 지난 3년 동안 왕소비와 그의 어머니에게 마치 아무런 존엄성도 없는 것처럼 모욕당했다. 그리고 지금, 왕소비는 서희원의 죽음을 이용해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이라고 맹비난했다. "가장 큰 상처 준 왕소비, 비극적 드라마 연출" 아울러 “서희원을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 그 누구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반면, 그녀에게 가장 큰 상처를 준 왕소비는 비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정말 웃기다”고 일침했다. 앞서 서희원은 2011년 중국 재벌 2세인 사업가 왕소비와 결혼했으나 2021년 이혼했다. 과거 면역계 요인으로 두 차례 유산 아픔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슬하에 두 아이를 두고 있다. 구준엽과는 1998년 처음 만나 2000년대 초반까지 연인 관계를 이어오다 헤어졌다. 이후 구준엽은 서희원의 이혼 소식을 접하고 20년 만에 연락해 서희원과 영화처럼 재회했다. 두 사람은 2022년 결혼해 부부가 됐지만 3년 만에 사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2-06 10:19:08[파이낸셜뉴스] 지난달 미국 워싱턴 DC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고에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가짜사진'이 인터넷에서 소비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오리건주 지역 방송인 KGW는 최근 '워싱턴DC 비행기 추락 사고 잔해를 보여준다고 주장하는 바이러스 이미지는 가짜'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사고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 근처에서 발생했다. 아메리칸 항공 5342편과 군용 헬리콥터인 블랙호크가 충돌과 함께 포토맥 강으로 추락하면서 두 항공기 탑승자 모두 사망했다. 사고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옛 트위터)엔 "DC 소방서장에 따르면 워싱턴 항공기 추락 사고에서 생존자가 없다고 한다. 구조 활동은 이제 복구 작업으로 전환됐다"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이 게시됐다. 사진은 구조팀이 포토맥 강에서 추락한 여객기를 수색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스페인 통신사는 이 사진을 자사 SNS에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KGW는 이 사진을 조목 조목 따져보며 AI로 만든 가짜사진이라고 전했다. 먼저 사진 속 비행기와 추락한 여객기 모델이 달랐다. 사고 여객기는 캐나다 봄바디아사에서 제작한 'CRJ-700'다. 후방에 엔진이 장착된 쌍발 지역 제트기로 동체가 길고 앞 코는 가늘고 길다. 그러나 가짜사진 속 항공기는 실제 모델과 달리 앞 유리 패널, 비행기의 너비와 길이, 엔진이 없다는 점에서 추락한 비행기와 동일하지 않다는 걸 증명한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또 비행기 잔해가 허리까지 차오르는 물속에서 세 부분으로 분리된 가운데 뒤집혀진 채로 발견됐다는 소방 당국의 발표와 달리 가짜사진 속 사고 여객기는 분리되지 않은 데다 똑바로 물 속에 떠 있었다. 수색에 나선 것도 가짜사진은 보트가 아닌 차량이었다. 여기에 AI가 생성한 이미지에서 나타나는 왜곡된 부분도 찾아냈다. 이미지 속 수색 차량은 물 위에 떠 있는 듯 보이고 구조 보트와 응급 차량의 형태는 이상했다. 구조대가 입은 유니폼의 글자도 뒤틀려 읽을 수 없었다. 비행기에 비해 사람들의 크기도 실제와 달랐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2-03 07:22:15이번 설(29일)이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한달째다. 179명의 무고한 생명이 저마다 안타까운 사연을 남긴 채 희생됐다. 가장의 팔순을 앞두고 3대 일가족 9명이 효도여행을 다녀오다 변을 당한 경우도 있었다. 연초 홀로 남은 그 집의 반려견이 동물단체에 구조되는 방송 뉴스를 본 국민 누구나 가슴이 먹먹해졌을 법하다. 상흔이 해가 바뀌었다고 어찌 쉽게 아물겠나. 그날의 비극은 유가족뿐 아니라 온 국민의 뇌리에도 큰 트라우마를 남겼다. 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이 감소하고 있다는 뉴스가 그 작은 징표다. 그렇잖아도 12·3 비상계엄 사태로 해외 관광객이 줄어들어 가뜩이나 곳곳에 적자공항들을 끼고 있던 지역경제의 주름만 더 깊어졌다. 참사의 원인으론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과 무안공항의 취약성이 함께 지목된다.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을 정도로 정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과도한 운항을 했다는 지적이 전자다. 후자의 사례론 새떼충돌 위험을 차단하는 공항 시스템의 부실 등이 거론된다. 착륙유도장치인 로컬라이저를 잘못 설치한 건 결정타였다. 비상착륙한 비행기가 치고 나갈 수 없도록 콘크리트 둔덕에 세워 화를 키웠다는 것이다. 이는 이번 사고가 LCC와 지방공항들의 과잉 경쟁이 쌓인 결과란 뜻이다. 난립하는 항공사들은 적정 정비주기를 지키지 못하고, 이용객이 태부족한 공항은 적자 누적으로 안전 인프라가 열악해지는 악순환에 빠지면서다. 포항·경주공항 등 지방공항 여러 곳이 무안과 유사한 사고요인을 안고 있다. 특히 여수공항은 잦은 조류 충돌이라는 공통분모도 모자라 콘크리트 둔덕이 무안보다 훨씬 높다니 말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에 비해 공항과 항공사가 너무 많은 편이다. 반면 면적이 98배인 미국에 비해 고속도로·고속전철 등 대체 교통수단은 잘 갖춰져 있다. 그러니 지방공항들이 수지타산을 맞출 수가 없다. 전국 15개 공항 중 인천, 김포, 제주, 김해를 뺀 나머지 11곳이 엄청난 적자 상태다. 명색이 국제공항인 무안공항도 이용객이 적어 '고추 말리는 공항'이란 오명을 뒤집어썼다. 그러다가 활주로 확장공사 중인 어수선한 상황에서 12·3 계엄 이후 졸속으로 국제선 재취항을 허가해 대참사를 빚었다. 결국 애초 사업성이 없는 지방공항을 무더기로 지은 게 화근이었다. 이는 여야 정치권이 각종 선거에서 유권자의 인기에 영합한 결과다. 포퓰리즘이야말로 이번 사고뿐 아니라 추후 또 다른 비극을 부를 수 있는 재앙의 씨앗이란 얘기다. 무안공항 말고도 이미 파리를 날리고 있는 양양국제공항, 그리고 착공 예정인 가덕도신공항, 대구경북신공항 등에도 포퓰리즘의 그늘이 드리워 있을지도 모르겠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말처럼 각종 선심 공약이 유권자에게 달콤할 수도 있겠다. 신공항 같은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공약은 지역 주민들에게 퍽 솔깃하게 들릴 게다. 그래서 여야는 예비타당성조사도 없이 밀어붙이기 일쑤다. 하지만 접근성이 나빠 지역민들이 시간 절약 등 실익 없이 리스크만 떠안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용에 편리한 광주와 목포 공항을 두고 외진 곳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은 무안공항에서 국내 항공기 사고 중 가장 큰 참사가 발생한 건 극단적 사례이지만…. 그런데도 비극이 재연될 소지를 막으려는 범국가적 움직임이 없다는 건 더 심각한 문제다. 참사 직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이 현장을 찾았다. 당시 유가족들에게 "TV에 광고(얼굴) 내러 왔어요?"라는 힐난을 들었던 여야 지도부다. 그러고도 여야 어디에서도 근본적 재발 방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 정부 예산(460억원)으로 추모공원을 조성하겠다고 생색을 내고 있는 게 전부다. 혈세인 예산을 눈먼 돈인 양 예타 없이 뿌리는 건 모럴 해저드다. 이번 제주항공 참사가 정치권이 포퓰리즘의 덫에서 헤어날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고문
2025-01-21 18:23:34[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 구속에 반발하는 지지자들의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와 관련,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 사태를) 초래한 근본 원인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참담한 비극이 계속되고 있다"며 "폭력적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 의원은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하는데, 거대 야당 대표는 정당 대표라는 정치적 배경을 이유로 불구속하면서 현직 대통령에게는 증거 인멸 우려라는 15자 이유만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며 "지금 헌법재판소에서는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대통령은 구속으로 인해 헌재에 출석해 자신을 변호할 기회조차 박탈당했다. 이것이 과연 법치주의인가"라고도 했다. 나 의원은 이어 "공수처는 내란죄 수사권도 없으면서 '내란 혐의' 수사에 나섰고, 관할 법원도 아닌 서울서부지법에 체포영장을 청구해 '판사 쇼핑' 논란까지 일으켰다"며 "심지어 영장전담판사는 형사소송법 110조와 111조 적용을 제외한다는 단서까지 멋대로 달아 스스로 '법을 창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나 의원은 "과거 이재명 대표에게는 증거인멸 우려가 없고, 조국 전 대표는 항소심 실형 2년에도 도망할 염려가 없다고 판단했던 법원이 아닌가"라고 물은 뒤 "구속 수사와 재판이 진행된다면 헌법재판소의 탄핵 재판은 당연히 멈춰야 한다. 헌재와 법원이 정치적 고려로 적법절차를 넘어 서로 속도 경쟁을 하거나 신속을 이유로 졸속 재판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현재 추진 중인 특검법의 문제점도 심각하다. 민주당은 외환죄와 내란 선전·선동죄를 삭제했다며 마치 특검법이 순화된 것처럼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이미 검찰과 경찰, 공수처가 계엄 관련 수사를 진행해왔고, 주요 연루자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음에도 특검을 고집하는 것은 오로지 조기 대선 국민선동을 노린 흑색 정략일 뿐"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나 의원은 "지금 우리는 법치주의의 근간이 흔들리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법을 수호해야 할 기관들이 오히려 법을 악용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 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고무줄 잣대, 정치적·정략적 졸속 수사가 계속된다면 우리 사회는 더 큰 갈등과 혼란 속으로 빠져들어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분열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썼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1-21 13:18:17[파이낸셜뉴스] 미국의 한 커피숍에서 바지를 벗은 채 음란행위를 하다 적발된 남성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현지시각) 미국 TMZ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8일 차를 끌고 애리조나주 템피의 한 프랜차이즈 커피 매장 드라이브 스루 창구를 방문한 A씨는 운전석에서 바지를 벗은 채 음란행위를 했다. 당시 주문을 받으려던 커피숍 여직원은 이 모습을 보고 즉시 매니저에게 알렸고, 매니저는 휴대전화를 들고 그에게 다가갔다. 매니저는 동영상을 찍으면서 “당장 여기를 떠나라. 이건 용납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후 직원에게 "911에 전화하라"고 말하는 사이 A씨는 매장을 빠져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영상은 SNS에 올라오면서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남성의 부적절한 행동을 비난했다. 그런데 영상이 퍼진 지 하루 만에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매체는 말론이 지난 11일 애리조나주 굿이어시로 차를 몰고 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전했다. 템피 경찰에 따르면 유족들은 A씨가 사망한 날 밤 영상이 찍힌 커피숍을 방문해 “A가 그 사건 때문에 자살했다”며 직원들을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커피숍 사장은 매체에 “유족에게 조의를 표한다. 이건 불행하고 비극적인 상황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회사로선 직원의 안전이 언제나 최우선이다”라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1-20 22: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