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남녀공학으로의 전환을 반대하는 동덕여대 학생들의 시위를 두고 "비문명의 끝", "망상적 테러 행위"라고 14일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비문명의 끝을 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의 문제는 이러한 망상적 테러 행위를 바로잡기는커녕 오히려 북돋워 주거나 편승했다는데에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법과 상식을 내세웠던 윤석열 정부도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하나 못 지키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정식 안건으로 상정하지도 않은 '공학 전환'이라는 가상의 사실을 만들어놓고, 학교 측이 공들여 준비한 취업 박람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공학 전환 논의를 환영하는 학내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겁박하며, 교직원을 감금하며 불법을 넘나드는 시위를 벌이는 일은 엄연히 비상식적이고 비문명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당국이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더 이상 '꼰대'가 되기 싫다고 우리 사회가 합의해온 근대적 가치들을 훼손하는 일을 정치권이 앞장서서는 안 된다. 집행 과정에서 '성 인지 감수성'이 걱정되면 여경을 대거 투입하라"고 했다. 또 이 최고위원은 "'남녀노소'가 아닌 '여남노소'라며 자신의 높은 감수성을 자랑했던 이재명 대표님은 이 사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혜화역 시위를 칭송하기 바빴던 김부겸 전 장관님은 여전히 혜화역 시위의 수호자냐"며 "영피프티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한동훈 대표께서는 어떤 입장인가. 다들 반응 좀 하라"고 요구했다. 최근 동덕여대에서는 남녀공학으로의 전환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생들의 학내 점검 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 곳곳에 '소멸할지언정 개방하지 않는다', '공학 전환 결사반대', '민주동덕은 죽었다' 등의 문구를 붉은 스프레이로 남기거나, 항의의 의미로 학과 점퍼(과잠)를 벗어놓기도 했다. 총학생회는 입장문을 내고 "12일 김명애 총장의 입장문을 통해 드러난 사실은 학교가 분명 공학 전환 논의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동덕인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공학 전환 논의 철회를 요구한다. 졸속 논의로 학생들을 무시한 처사에도 사과하라"고 했다. 이에 앞서 김명애 총장은 입장문을 통해 "대학비전혁신추진단 회의에서 디자인대학과 공연예술대학 발전방안이 발표됐고, 공학 전환 사안이 포함돼 있었다"며 "논의 결과 본 사안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는 동의가 있었고 이후 11월 12일 교무위원회 보고 및 논의를 거쳐 모든 구성원의 의견 수렴 절차를 계획 중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1-14 13:44:16하버드대 정치학자 레비츠키와 지블랫의 저서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2018)의 첫 장은 말과 사슴의 싸움을 다룬 이솝우화로 시작한다. 말은 사슴과 싸워 이기기 위해 사냥꾼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사냥꾼은 말의 입에 마구를 씌우고 등에 안장을 깔아 직접 고삐를 쥐고 나가 사슴을 이겼다. 싸움이 끝난 후 말이 마구와 안장을 벗겨 주기를 원했지만, 사냥꾼의 생각은 달랐다. "난 지금 이대로가 좋단 말이야." 내전 수준의 총선이 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그러나 최종 승자는 말도 사슴도 아니었고, 사냥꾼이었다. 보수와 진보의 미래 청사진에 대한 이성적 논의를 유튜브와 팬덤의 감성이 대치했다. 총선이 만들어낸 성과는 대화와 협의의 민주주의가 아니고 갈등과 분열로 얼룩진 '포퓰리스트 전체주의'의 완결판이었다. 옥스퍼드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의 최근 조사(2023년)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53%가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접하고 있는데, 이는 전 세계 평균 30%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언론의 정상적인 게이트키핑이 아닌 유튜브 알고리즘의 '필터링'을 거친 뉴스가 유권자의 확증편향을 더욱 강화해 증오와 반목의 근원이 됐다. 소셜미디어에서 똘똘 뭉쳐 원거리 유세장 출정도 마다하지 않는 팬덤정치는 대화와 화해를 거부하는 비문명적 고함소리만 남겼다. 정당 경선 과정에서 재미 본 팬덤정치는 선거 기간 내내 광폭화 일로를 걸었다. 후보자들은 자신의 지지기반 결집을 위해 이를 적극 활용했지만, 최종 승자는 따로 있었다. 유튜브라는 마구와 팬덤이라는 안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말은 영원히 자유롭지 못하다. 노회한 사냥꾼에게는 이를 포기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이제 말도 사슴도 아닌, 사냥꾼 정치의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시민적 자유의지가 유튜브와 팬덤에 의해 철저하게 제어되고, 민주주의가 이런 경로로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고 있음을 우리는 지켜보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원하는 민주주의인가. 사냥꾼의 정치에서 벗어나 정상적 자유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정당정치의 기본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정당(party)'의 어원은 서로 다른 입장과 관점이며, 정당정치의 존립 가치는 상대 정당과 다른 자신의 입장과 관점을 선명하게 개진하고, 상대 정당과 대화하고 숙의해 이성적 대안을 찾아내고, 선거를 통해 이를 국민에게 평가받는 데에 있다. 정당이 본연의 의무를 스스로 내려놓고 고용량 데시벨의 감성만을 맹목적으로 좇는다면, 그래서 눈앞의 집권만을 위해 영혼을 판다면 이 나라 정당 민주주의에는 미래가 없다. 유튜브와 팬덤정치에 밀려 주변부 소통채널로 전락한 주류 언론도 깊은 자성이 필요하다. 지금 언론의 문제는 팬덤정치와 유튜브 정치의 기동력과 선정주의를 앞세운 클릭 수 경쟁에 압도되어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한 것이다. 유튜브가 언론을 쳐다보는 것이 아니고, 언론이 유튜브를 닮아가고 있다. 위기의 언론이 자신의 생존을 위해 또 다른 사냥꾼에게 대리전쟁을 요청한 격이 됐다. 이제 기자들이 유튜브를 보지 말고 소셜미디어에 귀를 닫았으면 한다.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의해 중재되는 세상이 아닌 실제 세상을 직접 대면하고 취재하고 보도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언론이 자신의 역할과 능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최근 갤럽 조사(2024년)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58%가 민주주의에 결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존하는 가장 나은 정치제도라고 보고 있다. 민주주의의 약점을 극복해 지속가능한 미래 정치를 설계하기 위해 정당과 언론 스스로가 혁신의 고삐를 잡아야 하고, 나아가 당장 편하고 익숙한 관행을 과감히 넘어서야 한다. 눈앞의 싸움에 이기기 위해 사냥꾼의 포퓰리스트 전체주의의 계략에 넘어간 몽매한 한 마리 말의 우화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 이 시대의 정치인과 언론인에게는 비록 어렵고 험한 길이라도 그 길이 정도라면 기꺼이 선택하는 담대함과 우직함이 절실히 요구된다. 마동훈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2024-05-05 18:54:56[파이낸셜뉴스] 최근 중국으로 반환된 판다 푸바오의 보금자리가 될 수도 있는 판다 기지에서 한 70대 중국 여성이 판다에게 비스킷을 던졌다가 ‘평생 출입금지’ 조치를 당했다고 중국신문망 등 현지 언론이 지난 19일 보도했다. 중국 쓰촨(四川)성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에 따르면, 관광객 주모 씨(71·여) 는 지난 17일 오후 2시30분(현지시간)쯤 이 센터가 운영하는 두장옌(都江堰) 기지에서 판다들이 머무는 실외 공간을 향해 비스킷을 던졌다. 센터 규정 상 관광객이 판다에게 먹이를 주거나 물건을 던지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 센터 측은 주 씨의 규정 위반을 지적하고 교육하는 한편 평생 방문이 불허되는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주 씨 이름을 올렸다. 또 직원들이 판다 기지로 직접 들어가 주 씨가 던진 비스킷도 치웠다. 수거되기 전 비스킷을 먹거나 접촉한 판다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 측은 "관광객들에게 먹이를 주거나 물건을 던지지 말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여전히 비문명적인 현상이 근절되지 않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며 관리·감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두장옌 기지는 한국을 떠난 ‘푸바오’가 머무는 워룽중화자이언트판다원(臥龍中華大熊猫苑) 선수핑(神樹坪) 기지와 함께 이 센터가 쓰촨성에서 운영하는 판다 기지 가운데 한 곳이다. 한편 푸바오는 격리를 마친 뒤 이 두 곳과 허타오핑(核桃坪) 기지, 야안(雅安) 기지 중 한 곳에서 생활할 것으로 전망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4-22 09:03:45[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많은 이탈표로 인해 극적으로 부결된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이 28일 "현애살수"라며 이 대표에게 사퇴압박을 가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은 최소 31명, 최대 38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동의하거나 기권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이 대표가 자신의 수사에 대해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한 것은 우리가 잘못된 주장이라고 누차 얘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7일 국회는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본회의서 부결시켰다. 무난히 부결될 것이라는 정치권의 예측과 다르게, 138표의 찬성과 137표의 반대표가 나오며 민주당 내부에서 상당한 이탈표가 나왔다. 주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인허가와 관련된 토착비리이고 개인 문제"라며 "수많은 사람이 구속됐고 여러가지 증거 자료가 있다. 지난 정권에서 수사가 시작됐고, 민주당 자체에서 제기된 문제"라고 질타했다. 이어 "여기에 어디 정치탄압이 있는가. 제1야당 대표가 되고, 국회의원이 되면 수사하지 말아야 하는가"라며 "민주당에서도 38명의 의원이 정치탄압이라는 이 대표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았다. 현애살수라는 말이 있는데, 절벽에 매달렸을 때는 손을 놓고 과감히 떨어져야지 떨어지지 않으려 아둥바둥하면 더 크게 다친다"며 이 대표에게 일갈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올바른 민주당 의원들이 마음의 법정을 넘지 못했다"며 "차고 넘치는 증거에도 상황에 따라 변심과 궤변으로 국민을 속여온 이 대표의 정치적 언행에 국회의 무서운 심판이 내려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이 향후 총선에 미치는 영향을 묻자 "아직 가늠할 수 없다"며 "민주당이 앞으로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달려있고, 우리 당이 어떻게 총선을 준비하고 민심을 얻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당에서의 반란표(이탈표)를 묻는 질문에는 "언론에서 반란표라고 이름을 짓는 것 자체를 반대한다"며 "양심표 혹은 양식표라고 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민주당 내에서 찬성표를 던진 의원을 색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선 "이전에 비춰보면 민주당에서는 일어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헌정질서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자 도전이라고 생각한다"며 "양심의 자유를 드러내는 것을 강요하는 비문명적이고 반헌법적인 작태"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쌍특검 추진에 대해선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은 지난 정권에서 많은 수사를 통해 결론을 내고 기소까지 했다"며 "이제와서 숫자의 힘으로 김 여사에 대한 특검을 하자는 것은 이 대표에 대한 사건 물타기다. 집요한 스토킹으로 흠집내기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서 나온 문제의 2표를 두고선 "12년간의 선거관리위원장을 하면서 본 것으로는 두 표 모두 무효라고 생각한다"며 "'부'라고 썼지만 내키지 않아서 쓴 것으로 본다. 의도를 가졌다"고 전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3-02-28 10:48:26장애인단체들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답변이 미흡하다며 21일부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420투쟁단)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인근 장애인복지시설 이룸센터 앞에서 제21회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사전 신고한 집회인원은 1500명으로, 이들은 2개 차로를 점거하고 국회의사당역 인근을 가득 메웠다. 권달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윤석열 당선인과 국민의힘 인수위원회에 대해 날선 발언을 내놓았다. 권대표는 "장애인과 장애인을 갈라치기하고, 장애인을 혐오세력으로 몰아가는 세력이 대한민국에 집권한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날까지 약속했던 인수위의 답변이 없다"며 "내일부터 지하철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원교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회장은 시위의 합법성을 주장했다. 이 회장은 "누가 우리의 투쟁을 비문명이라고 하나", "그 누가 우리의 당당한 요구를 불법이라 하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한민국은 장애인이 지하철에서 떨어져 죽어도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곳"이라며 "이런 세상에서 우리들이 지하철을 몇 번 동안 연착시킨 것들이 정말 큰 잘못인가"라고 말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도 이날 연대발언에서 "시설은 장애인을 보호하지 못하고 안전한 공간도 아니다"라며 "장애인들의 자유와 인권을 빼앗는 공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당선인이 이야기했던 탈시설 정책들은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며 "장애인도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정의당이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420투쟁단은 이번 집회를 통해 △지하철 전 역사 엘리베이터 2개씩 설치 △내년 장애인 탈(脫)시설 자립 지원 시범예산 807억원 편성 △활동 지원 예산 1조2000억원 증액 △평생교육시설 예산 134억원 편성을 요구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2-04-20 18:08:02[파이낸셜뉴스] 장애인단체들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답변이 미흡하다며 21일부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420투쟁단)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인근 장애인복지시설 이룸센터 앞에서 제21회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사전 신고한 집회인원은 1500명으로, 이들은 2개 차로를 점거하고 국회의사당역 인근을 가득 메웠다. 권달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윤석열 당선인과 국민의힘 인수위원회에 대해 날선 발언을 내놓았다. 권대표는 "장애인과 장애인을 갈라치기하고, 장애인을 혐오세력으로 몰아가는 세력이 대한민국에 집권한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날까지 약속했던 인수위의 답변이 없다"며 "내일부터 지하철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원교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회장은 시위의 합법성을 주장했다. 이 회장은 "누가 우리의 투쟁을 비문명이라고 하나", "그 누가 우리의 당당한 요구를 불법이라 하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한민국은 장애인이 지하철에서 떨어져 죽어도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곳"이라며 "이런 세상에서 우리들이 지하철을 몇 번 동안 연착시킨 것들이 정말 큰 잘못인가"라고 말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도 이날 연대발언에서 "시설은 장애인을 보호하지 못하고 안전한 공간도 아니다"라며 "장애인들의 자유와 인권을 빼앗는 공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당선인이 이야기했던 탈시설 정책들은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며 "장애인도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정의당이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420투쟁단은 이번 집회를 통해 △지하철 전 역사 엘리베이터 2개씩 설치 △내년 장애인 탈(脫)시설 자립 지원 시범예산 807억원 편성 △활동 지원 예산 1조2000억원 증액 △평생교육시설 예산 134억원 편성을 요구했다. 한편 보수 성향의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와 한국교통장애인협회는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를 비판하며 이날 오전 5시께 현장에 맞불 컨테이너를 설치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2-04-20 15:42:39【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강기정 광주광역시장 예비후보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무장애 도시, 차별없는 사회, 더불어 당당한 복지 광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 예비후보는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관련해 "다수의 불편을 앞세워 소수의 권리를 짓밟는 것은 비문명적이고 독선적인 정치이다"면서 "국가와 지방정부는 장애인들이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할 권리를 지켜나갈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 예비후보는 또 △지역상생형 장애인 맞춤 건강관리 패키지 △장애인·다문화가정 등 공공산후조리원 조성 △장애인 이동권 보장 △장애인권기념관 및 광주장애인회관 건립 △장애인 노동권 보장 △장애인 평생교육시스템 구축 △장애인 자립생활 권리 강화 △장애인가족지원 강화 등을 장애인 복지공약으로 제시했다. '지역상생형 장애인 맞춤형 건강관리 패키지'는 지역 의료기관, 의료보건협회와 연계해 특수건강검진, 건강관리비용 지원 등 장애인의 특성과 생애주기에 맞는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장애인·다문화가정·한부모 가정 등을 위한 공공산후조리원을 조성한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서는 민관협치를 통한 4개년 로드맵을 수립하고 시내저상버스, 장애인콜택시 법정도입 대수 확보, 장애인보호구역 지정 확대 등 장애인 접근성을 보장할 계획이다. 강 예비후보는 "지난 2020년 전국 저상버스 보급률은 27.8%, 8개 특·광역시는 40%에 달하지만, 광주는 제3차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 계획에 2021년까지 45%를 목표로 세워놓고도 현재 25% 수준으로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장애인이 이용하는 개별 복지시설은 있지만 인권, 치유, 수련을 연계한 복합시설이 없는 현실을 반영해 장애인권기념관과 장애인수련시설을 장애인 인권의 상징성이 강한 옛 인화학교 부지에 건립한다. 또 광주형 장애인 공공일자리사업 1000개 창출,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율 확대로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장애인 노동권을 보장하고, 전국 최초 탈시설지원센터 설치와 주거약자지원 조례 제정을 통해 장애인지원주택, 자립생활주택 확대 등 주거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광주형 장애인 평생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장애인주치의제도, 재가장애인 간호간병 지원, 장애인복지서비스 자동알림, 장애인가족지원센터 구별 확대, 발달장애인 프로그램 확대 등 장애인가족 지원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강 예비후보는 "장애 당사자 권리에 기반한 수요자 중심 정책을 만들고 실행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장애를 불편으로 느끼지 않는 세상, 모든 시민이 차별 없이 더불어 당당하게 사는 복지 광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2-04-20 13:19:56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말도 일리가 있다. 이 대표는 장애인 이동권 시위에 대해 "정치권에서 약속을 해도 시민의 출퇴근을 볼모 삼아 시위를 지속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서울시 지하철 엘리베이터 설치율이 93.0%"라며 "올해 계획대로라면 94.9%가 된다"고도 했다(3월 25일 페이스북). 이 대표는 "전장연은 독선을 버려야 하고…서울시민을 볼모 삼아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아집을 버려야 한다"고 쏘아붙였다(3월 27일 페이스북). 전장연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줄인 말이다. 3월 2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선 "최대 다수의 불행과 불편을 야기해야 본인들의 주장이 관철된다는 비문명적 관점으로 불법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전장연을 정면으로 찔렀다.서울시 소식을 한눈에 보여주는 '내 손안에 서울'이란 포털이 있다. 여기에 "서울지하철 모든 역에 '엘리베이터' 생긴다…올해 10곳 신설"이란 제목의 글(1월 28일자)이 있다.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1~8호선 275개 전 역사에 2024년까지 엘리베이터 100% 설치를 마치고 '1역 1동선'을 확보한다"는 게 골자다. '1역 1동선'은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지상 출입구에서 대합실, 승강장까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혼자 지하철을 탈 수 있는 동선을 말한다. 서울시가 공식으로 밝힌 내용이니 틀림없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이 대표 말마따나 전장연이 '비문명적 관점'으로 서울시민을 볼모 삼아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 네이버 같은 뉴스포털을 보면 이 대표를 두둔하는 댓글이 많이 보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대표가 좀 더 따듯한 가슴으로 장애인 이슈를 다루길 권한다. 전장연의 요구는 이동권에 국한하지 않는다. 지난달 23일 장애인단체들은 국회에서 조해진 교육위원장(국힘)을 만났다. 이들은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 장애인특수교육법 개정, 장애인고용법 실효성 제고, 대학의 장애학생 의무선발제 신설 등을 요청했다. 지하철 시위만 놓고 장애인의 '욕심'을 꾸짖는 건 단견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엔 등록장애인만 263만명(2020년 기준)이 있다. 줄잡아 인구의 5%를 약간 웃돈다. 장애인 정책은 특정 소수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다. 국힘은 이제 곧 집권당이 된다. 2020년 9월에 제정한 강령을 펴보라. 10대 약속 중 세번째가 바로 약자와의 동행이다. 2020년 봄 총선에선 두 명의 장애인을 비례대표로 세웠다. 시각장애 피아니스트인 김예지 의원은 지난달 28일 지하철 시위 현장을 찾아 무릎을 꿇었다. 휠체어를 타는 이종성 의원은 장애인 권리 향상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주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을 찾아 배식 봉사를 했다. 앞치마를 두른 윤 당선인의 모습은 3·9 대선 뒤에 나온 어떤 사진보다 아름다웠다. 보수는 차가운 인상을 준다. 이 마당에 찬바람까지 쌩쌩 불면 유권자들은 금세 발길을 돌린다. 3월 대선은 깻잎 한장 차이로 갈렸다. 이 대표의 페이스북 글에 붙은 댓글이 내내 마음을 울린다. "이준석의 말이 논리적으론 맞다. 그러나 이 주장엔 공인이 갖춰야 할 가장 큰 덕목인 배려와 사랑이 없다. 세상사가 논리로만 굴러가고 모든 난제를 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임을 감안하면 이런 주장은 무책임하고 위험하다." paulk@fnnews.com
2022-04-04 18:22:43[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진행중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을 만났다. 출근길 시위에 대한 중단과 장애인 활동 지원 예산 및 관련 정책 시행 등 새 정부의 정책 과제 추진 여부를 논의했다. 임이자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전장연의 출근길 시위 현장을 방문해 "(요구사항을)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멈춰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전장연은 장애인 관련 예산 지원과 정책 시행을 요구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경복궁역 회의실로 찾아와 "내년도 예산에 장애인 탈시설 권리를 위해 807억원을 편성하고, 장애인이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아 24시간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장애인 활동지원예산 2조9000억원을 편성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특별교통수단의 지역별 격차 해소를 위한 기획재정부의 관련 시행령 개정과 장애인평생교육법 통과, 고용노동부 차원의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지침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어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한자협) 회장은 "많은 장애인들이 이른 아침에 지하철 타는 게 어렵다"며 "21년 동안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았고, 탈시설 등 이미 발의됐던 내용들은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인수위 측은 관련 사안에 대한 검토를 언급했다. 임 간사는 "12대 정책 과제와 40대 과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저도 파악하고 있다"며 "20년 동안 해결되지 못했던 부분들을 단기·중기·장기적인 것으로 검토하고 있고 여러 부처와 협의 중이라 이해해달라는 말씀 드린다"고 답했다. 또 "적게는 800억에서 많게는 2조까지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이기 때문에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하는 부분 있다"며 "권리를 쟁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민들 출근에 지장 주는 부분에 대해서 지양하시고, 오늘 중으로라도 이런 부분들을 배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전날 전장연의 시위를 비문명적이라고 비판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도 언급됐다. 박 대표는 "이준석 대표님은 당 대표이신데 사과하시라고 전달하시면 좋겠다"며 "왜곡된 방식으로 말씀하시는 거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 전달해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임 간사는 "오늘 중으로 출근길 투쟁을 중지해 주시고 서로 소통하고 대화하면서 함께 풀어나가자"며 "이준석 대표님께 제가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전날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직접 전장연 시위에 참석해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전장연은 지난해 말부터 장애인 이동권 보장·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 등을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캠페인을 진행중으로 이날로 25회째 이어오고 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2-03-29 10:30:18[파이낸셜뉴스] 다운증후군 딸을 키우고 있는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비판했다. 연일 장애인 단체를 비난하고 있는 이 대표를 저격한 것이다. 오늘 29일 나 전 의원의 페이스북을 보면 그는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 민주당에 가까운 정도가 아니라 민주당, 정의당 소속이라 할 정도의 성향을 가진 단체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고 글을 썼다. 이어 그는 "그들이 문대통령, 박원순 시장 시절과 달리 거친 방법의 주장을 하는 것도 사실이어서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위법한 시위활동도 당연히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나 전 의원은 지하철에 100퍼센트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위한다는 것을 조롱하거나 떼법이라고 무조건 비난하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대표가 이들의 시위를 '비문명적 시위'나 '시민을 볼모삼아'라고 한 발언을 비난한 것이다. 나 전 의원은 "마치 전장연 시위대가 '급하면 버스타라'고 던지는 언급과 다름이 없는 수준이다"며 이 대표 의식수준을 문제 삼았다. 그는 또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면서 수없이 좌절하고, 현실에 부딪히면서 느꼈던 것은 바로 법과 제도가 제대로 안되어 있으면 떼법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나 전 의원은 "전장연의 그때그때 달라요의 시위태도도 문제이지만 폄훼, 조롱도 정치의 성숙한 모습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조차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나라가 선진국이라 하겠는가"라며 "예산편성해서 이동권보장하겠다는 기계적 답변보다 더 적극적이고 진정성있는 답변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는 오늘도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장애인 단체의 지하철 탑승 시위를 말한 것이 아니라 출입문을 막아서 수십분간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킨 방식을 지적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2-03-29 09:1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