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주의 고민녀의 사연이 소개되어 시청자들의 공감을 부른다. 오늘(21일) 밤 9시 30분 방송되는 KBS Joy 예능프로그램 '연애의 참견 시즌3' 103회에서는 결혼할 생각이 없는 고민녀의 사연이 소개된다. 고민녀는 20대 동안 늘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고생했다. 그러던 어느 날, 힘들어하는 고민녀를 배려해주는 한 남자가 나타난다. 남자는 끊임없이 고민녀 앞에 찾아와 마음을 고백하는데, 고민녀는 자신에게 연애는 사치라고 생각하며 고백을 거절한다. 하지만 비혼주의라고 말하는 고민녀에게 남자는 자신도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말을 하고, 결국 고민녀는 남자와의 소소한 행복을 꿈꾸며 연애를 시작한다. 이에 이날 스튜디오에서는 고민녀가 흔들린 포인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주우재는 "보통 한 쪽에서 철벽을 치면 상대는 노크 정도만 하다가 돌아서는데 이번엔 '박치기 남'이 나타났다. 심지어 매력적이라 흔들렸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후 두 사람의 마음은 점점 깊어진다. 남자친구는 연애 1년 만에 약속을 어기고 프러포즈를 하고, 고민녀는 프러포즈를 거절하면서도 한편으론 남자친구가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주지 않을까 기대를 하게 된다. 그때 고민녀에게 또 한 번의 시련이 찾아온다. 고민녀는 이런 자신의 마음과 사정을 남자친구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하는데, 이런 고민녀의 모습을 보며 서장훈과 주우재는 "모순적이다", "이기적이다"라며 안타까워하고, 한혜진은 "자신의 인생 계획은 언제든 수정될 수 있다"라며 반박한다. 곽정은 역시 "자신이 '비혼주의'라고 강력하게 말하는 사람 중에서도 그 이유를 정확하게 모르는 사람이 있다"라며 고민녀의 마음을 이해했다는 후문. 과연 고민녀가 비혼주의를 고수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고, 앞으로 남자친구와의 연애는 어떻게 흘러갈까. 궁금증을 부르는 KBS Joy '연애의 참견 시즌3' 103회는 오늘(21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slee_star@fnnews.com fn스타 이설 사진=KBS Joy '연애의 참견3'
2021-12-21 15:39:21"일본과 한국 모두 급속한 고령화, 가파른 합계출산율 하락이라는 문제를 공유하고 있다. 일본의 인구구조, 보험산업이 처한 환경을 살펴보면 한국의 보험사가 나아가야 할 길을 파악할 수 있다."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공동 주최한 '제17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이시다 시게노리 일본 간사이대학교 정책학과 교수는 '고령화와 보험: 고령친화 생태계 구축'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시다 교수는 "두 나라는 성별을 불문하고 비혼자 수가 늘고 비정규직이 증가하는 등 인구 및 고용 구조가 매우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이시다 교수에 따르면 오는 2035년이 되면 미혼 남성 비율이 일본은 29.3%, 한국이 29%로 거의 비슷한 수준에 도달한다. 전체 임금근로자 수와 비교해 비정규직 직원 수도 한국과 일본이 2020년대에 똑같이 36%대를 기록했다. 이시다 교수는 이 같은 인구 및 고용구조 변화가 야기한 보험산업의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우선 비혼 인구 증가로 혼인건수가 감소하면서 보험 가입에 대한 의사결정을 연기한다는 설명이다. 또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정규직에 비해 직장 동료와의 유대감이 약해 보험과 관련한 충분한 정보를 직장에서 얻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실제 일본 생명보험문화센터가 지난 2021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연소득, 건강, 학력 등 여러 변수 가운데 생명보험 가입에는 결혼과 취업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시다 교수는 "기혼 남성의 42%, 비혼 남성의 35% 그리고 정규직 남성의 39%와 비정규직 남성의 40%가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꼈다"며 "그러나 실제 행동패턴을 보면 기혼 남성의 81%가 노후를 준비한 반면 비혼 남성은 68%만 준비했고, 정규직 남성과 비정규직 남성의 노후준비도 각각 79%, 52%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고 짚었다. 기혼 정규직의 보험 가입률이 높아지면서 잠재고객인 미혼 청년층의 생명보험 가입률은 크게 하락하고 있다. 연령별로 일본의 연간 생명보험 가입률 변화를 살펴보면 모든 연령대 중에서 특히 29세 미만의 청년층이 압도적 급락세를 연출하고 있다. 2021년 기준 30~34세, 35~39세 등의 연령대는 모두 90%에 가까운 가입률을 나타냈으나 29세 미만은 70.2%에 그쳤다. 이에 이시다 교수는 청년층의 보험 가입을 독려하기 위해서는 보험상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비용을 낮춘 가성비 보험 △소구력을 높일 수 있는 간편보험 △투명성 높은 보험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특별취재팀 예병정 팀장 서혜진 박소현 김동찬 박문수 김예지 이주미 김현지 이동혁 기자
2024-11-12 18:25:40오메가엑스(OMEGA X) 멤버 정훈이 드라마 '결혼해YOU' OST에 참여했다. 정훈은 지난 16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채널A 토일드라마 '결혼해YOU'(극본 리나/연출 황경성/제작 초록뱀미디어, 원엔터테인먼트)의 OST Part.1 'Love is Over(러브 이즈 오버)'를 발매했다. 'Love is Over'는 배우 이이경과 조수민이 주연으로 나선 채널A 새 드라마 '결혼해YOU'의 첫 번째 OST로, 지나간 사랑을 뒤로하고 새롭게 다가오는 사랑을 향한 다짐과 설렘을 모두 담은 곡이다. '결혼해YOU' OST의 첫 주자로 나선 정훈은 'Love is Over'로 탄탄한 보컬과 매력적인 음색을 자랑했다. 'Love is Over'를 통해 극 중 주인공의 감정을 더욱 깊이 있고 강렬하게 전달하며 극의 몰입을 더욱 끌어올릴 예정이다. 지난 16일 첫 방송된 '결혼해YOU'는 비혼주의 공무원 '정하나'가 결혼사기진작팀을 탈출하기 위해 섬 총각 '봉철희'를 결혼시키려 고군분투하는 비혼과 결혼 사이 커플 매칭 코믹 가족극으로, 이이경, 조수민, 구준회, 지이수 등이 출연한다. '결혼해YOU'는 매주 토일 저녁 7시 50분 방송된다. 한편 정훈이 멤버로 있는 오메가엑스는 지난 13일 일본 미니 2집 'To.(투)'로 컴백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nterjin@fnnews.com 한아진 기자 사진=채널A '결혼해YOU'
2024-11-17 08:51:46[파이낸셜뉴스] 구독자 20만 명을 보유한 30대 비혼 유튜버가 '결혼 못하면 명절에 이렇게 된다'며 불행하고 비참하다는 영상을 올렸지만, 정작 해외여행을 하면서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 기혼자의 삶을 조롱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유튜버 신아로미는 지난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결혼 못 하면 추석 명절에 이렇게 됨(노처녀 현실)’이라는 제목으로 27초 분량의 숏폼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은 ‘불행하고 비참함 주의’라는 자막으로 시작했다. 그는 “저서 ‘혼자서도 잘 사는 걸 어떡합니까’ 전체 분야 책 판매 1위 찍고, 뉴욕 출판 에이전시와 책 수출 계약 후 한 달 넘게 홀로 조지아 여행 중”이라며 “명절에 갈 시댁도 없고 슬퍼서 이부자리 정리하고 멍때리다가 남편, 애 밥도 못 챙겨줘서 슬프게 내 밥만 차려 먹었다”고 했다. 이어 “심심해서 트레킹 갔다. 할 수 있는 게 고작 이거다. 아, 정말 불행하다. 나처럼 불행하기 싫으면 결혼 꼭 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설명과 달리 영상 속 신아로미는 조지아에서 평온하게 여유를 즐기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해당 동영상에 누리꾼들은 “저도 결혼을 못 해 열흘간 해외여행 다녀왔다. 애통하다” “결혼 못 해 남의 집 제사를 못 지내니 종일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있다” “남의 집 귀신한테 전 안 부쳐도 돼서 엄마가 해준 명절 음식 먹고 누워만 있었더니 체했다” “저도 결혼 못 해서 10일간 해외여행 갔다 왔다. 애통하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최근 신아로미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결혼하지 않은 게 내 인생의 가장 큰 성과”라며 “좋은 아내, 어머니가 되는 것을 인생의 최종 목표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한국에서 어떤 사람들은 여성이 아이를 갖지 않는 게 재앙이라고 한다. 아이를 가지지 않아서 생기는 단점이 내게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유롭게 여행하면서 돈 버는 게 목표"라며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고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게 만족스럽다"고 현재의 일상에 만족감을 보였다. [정정 및 반론보도] <"결혼 못하면 명절에 이렇게 된다" 30대 女유튜버가 올린 영상 [어떻게 생각하세요]> 관련 본 신문은 지난 9월 18일자 사회면에 <"결혼 못하면 명절에 이렇게 된다" 30대 女유튜버, 조롱인가 자랑인가? [어떻게 생각하세요]> 라는 제목으로 30대 비혼유튜버가 기혼자들의 명절을 비꼬았다고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관련 영상은 해당 유튜버가 1년 이상 악플러들에게 괴롭힘을 가해온 이들에게 보내는 영상이었으며, 기혼을 조롱하기 위한 영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 잡습니다. 또 해당 유튜버는 비혼주의자가 아니라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18 22:20:24[파이낸셜뉴스] #. 결혼 3년차인 인천에 사는 이모씨(42)는 추석이나 설 명절만 되면 행복하지 않다. 시댁에 가기 싫어 하는 아내를 겨우 설득해 데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시댁에 가서도 문제다. 시댁 부모를 거들기는커녕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집에 가자고 조르기만 한다. 그럼에도 이씨 부모는 아들 내외가 집에 가서 싸울까봐 며느리한테 쓴소리도 못하는 형편이다. 반면, 이씨는 명절에 처가에 가면 산더미로 쌓인 설거지를 도맡고, 처가댁 식구들의 술 친구가 돼줘야 한다. 이씨는 "연봉도 아내 보다 높은데 평소 집안일까지 도맡고, 명절엔 처가 비위까지 맞춰야 한다"며 "요즘 남자들이 이혼 당하지 않으려면 돈도 잘 벌고 집안 일도 잘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여성 권익이 신장 되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커지면서 명절 증후군인 '시월드'가 점점 사라지는 모양새다. 대신, 남편이 처가에서 눈치를 보고, 명절 일을 전담하는 '처월드'가 고개를 들고 있다. 과거 명절이 돌아오면 여성들은 감당 못할 양의 전을 부치고, 산더미로 쌓인 설거지를 도맡아 명절 증후군을 호소해왔으나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가속화 되는 소가족화가 맞물려 이 같은 뒤바뀐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혼 생활 중인 박 모씨(33)도 이번 추석 명절 때 골머리를 앓았다. 처가에서 전을 수십장 부치는 등 명절 일거리를 최선을 다해 거들었지만 "전도 하나 못 부치냐"는 장모의 핀잔만 돌아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대기업에 다니고, 신혼집도 내가 샀는데도 아내가 '칼퇴근 해서 아이 동화책을 읽어주고, 집안 일 하라'고 잔소리 한다"며 "힘든 회사일에 집안일까지 도맡는 독박 결혼생활이면 애초 장가를 안 갔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배우자 집안까지 챙겨야 하는 시월드·처월드로 일컬어지는 '한국 특유의 결혼 문화'와 '독박 육아' 등이 부담으로 작용해 '비혼 주의'를 선언한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한 결혼정보업체가 1000명의 비혼 남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0% 이상이 집안의 이해 관계와 독박 육아, 높은 결혼 비용 등 이유로 결혼을 포기했다고 응답했다. 속된 말로 '이 꼴 저 꼴 보기 싫어 외로워도 혼자가 편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비혼주의자인 한모씨(35)는 "가끔 혼자 살다 보면 외로울 때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요즘 남편은 여러 일을 해내야 한다는 사회 인식과 간섭 하는 처가, 여성에 대한 과잉 보호 문화 등이 부담돼 혼자가 편하다"고 전했다. 10년 이상 가정법원에 재직 중인 한 부장판사는 "이혼의 가장 큰 이유는 자존심이 상해 일어나는 시댁과 처가 간의 집안 싸움"이라며 "비혼율이 높아진 이유도 이 같은 문제가 한몫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은 비혼을 비롯해 저출산, 이혼, 고령화 등으로 1인 가구가 750만명에 육박한 실정이다. 3가구 당 1가구 꼴인 셈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9-17 09:53:49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4.5%입니다.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1인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데요. [혼자인家]는 새로운 유형의 소비부터,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정책, 청년 주거, 고독사 등 1인 가구에 대해 다룹니다. <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최근 30대 초중반 청년층에서 ‘캥거루족’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캥거루족’은 경제적 여유가 되지 않아 부모에 의존하는 이들을 말한다. 최근 그 비율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남녀간 비중의 크기는 남성(68~73%)이 여성(56~63%)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연령대별로는 20대 중후반 보다 30대 초중반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왜,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부모 품을 떠나지 못하는 걸까? [취업난] "엄마, 나 취업할 때까지 여기 살게" #1. 30대 박지영(가명)씨는 3년째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이다. 그는 "초반 계획했던 것과 달리 시험에 매번 낙방하면서 학원비, 생활비는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고 있다. 시간적 여유가 없어 아르바이트는 짬이 날 때마다 하고 있다"면서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시험에 합격할 때까지는 부모님 밑에서 살아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미국의 경우,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18세가 되면 대부분 부모로부터 독립한다. 성인 자녀의 독립을 당연 시 여기며 학비나 생활비는 스스로 충당하게 한다. 반면 한국은 어떤가. 2000년대 대학 진학률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학비, 생활비를 부모가 부담하는 것이 보편적 문화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대학을 졸업한 청년층들에게 취업의 기회가 제대로 부여되지 않아 부모 의존이 장기화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신입직원 채용에서 대졸자를 우대하고 연령을 30세 초반까지로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캥거루족 생활이 길어지면 비정규직 등 일자리를 전전하고 정상적으로 사회에 편입되기 힘든 구조적 문제점이 있다. 이에 따른 청년층의 취업난은 빈곤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고, 부모세대의 노후 대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주거비, 생활비 부담] "집밖은 비싸도 너무 비싸" #2. 30대 김한별(가명)씨는 홀로 살기에 나섰다가 다시 부모님 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취업 후 2년 동안 자취를 했는데 계속해서 오르는 물가로 월세는 물론 생활비도 감당하기 힘들었다”며 “부모님에게는 죄송하지만 돈을 더 모으고 독립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취업한 청년층이라 하더라도 비싼 주거비를 감당하기란 쉽지 않다. 최근 물가상승은 물론 주택가격의 급등, 과도한 임대료 등으로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 충분한 임금을 주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취업난, 전세난 이중고를 겪는 실정이다. 한국처럼 가족주의 정서가 강한 환경에서는 부모와 동거하며 외부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을 최소화하고 자녀의 자산형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일 수도 있다. [비혼주의] "결혼은 사치...평생 엄빠랑 살지뭐" #3. 30대 성진우(가명)씨는 최근 2년 다닌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받았다. 그는 "나 뿐만 아니라 주변만 보더라도 대부분의 청년들이 당장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상황인데 어떻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을 생각을 하겠나"라고 토로했다. 고용불안·주거 문제가 이어지면서 자연스레 비혼을 택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미혼인구 증가와 노동공급 장기추세'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을 하지 않는 생애미혼율은 14%에 달했다. 2013년 약 5%였던 것을 감안하면 10년간 무려 3배나 늘어난 것이다. 비혼주의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달라져 이러한 성향은 향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최근 미혼남녀의 인식을 보면 결혼을 사치라고 느끼거나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었다. 이에 혼인을 하더라도 그 시기가 늦어졌고, 아예 비혼으로 마음을 돌리는 경우도 증가했다. 앞서 설명한 취업난, 주거비·생활비 부족, 비혼주의 뿐만 아니라 청년들의 독립심 부족, 부모세대의 과잉 자녀보호 심리, 높은 대학진학률·고학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가 캥거루족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독립 못하는 자식, '은퇴 준비' 못하는 부모 캥거루족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데는 청년의 독립시기가 지연될수록 부모 의존 성향이 심화되어 사회진출이 곤란해질 것이라는 염려 때문이다. 황광훈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28일 본지에 “캥거루족의 증가 현상은 사회구성원 개인을 중심으로 보면 정신 및 신체적 건강 상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들 캥거루족 청년층의 증가 현상은 만혼이나 비혼주의 현상과 맞물려 작용하게 되고, 결국 이들 중 상당수는 경제적 기반이 약화되어 빈곤상태로 전환되거나 청년니트로 이행하게 되는 등 취약한 사회계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반면, 부모 세대에게는 노후보장 문제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데, 부모 세대의 경우 노동시장 은퇴시기가 다가오는 중요한 시점에서 자신들의 노후설계와 준비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고, 자식의 경제적 기반을 위해 시간적 비용적 노력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을 겪게 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에 불안과 불만족을 발생시키는 등 중대한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에 따른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결국 일자리 문제를 떼놓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에서 자신의 소득을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8-27 09:44:55요즘 방송가가 이혼에 빠졌다. 이혼전문 변호사가 직접 대본을 쓴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 7회가 지난 17일 전국 17.7%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화제몰이 중인 가운데, 이혼 소재 예능 JTBC '이혼숙려캠프: 새로고침'과 MBN '한번쯤 이혼할 결심'이 지난주 정규 편성돼 나란히 첫 방송됐다. 한 유튜버는 아예 가정법원에 나가 이혼 사유를 묻는 동영상을 찍어 올리고 있다. ■이혼변호사 64%나 늘어…노령화된 TV시청자 이혼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다. 먼저 현실의 반영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2019년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이혼율 9위, 아시아 1위를 찍었다. 한 이혼 전문 변호사는 올해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이혼율이 "체감상 35%"라고 했다. 통계에 안 잡히는 혼인신고 안한 부부를 포함하면 대략 10쌍 중 3.5쌍이 이혼한다는 것이다. 이는 이혼 전문 변호사가 2021년 517명에서 2024년 851명으로 64%나 늘어났다는 대한변호사협회 통계에서도 엿볼 수 있다. 방송에서 이혼 콘텐츠가 늘어난 데는 리얼리티 예능 트렌드 지속과 TV 주요 시청자의 노령화와 유관하다. 이혼 예능의 물꼬를 튼 프로그램은 2020년 시즌1이 방송된 TV조선의 '우리 이혼했어요'다. 2012년 첫 방송된 '우리 결혼했어요'를 패러디한 제목이라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TV조선은 지난 7월 이혼 소송 중인 이윤진·최동석 등이 출연한 '이제 혼자다'를 편성하기도 했다.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 2년째 방영 중인 가운데 이제는 위기부부가 이혼을 가상 체험하고 있다. '이혼숙려캠프: 새로고침'은 위기 부부들이 캠프에 합숙하며 이혼 조정 과정을 가상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라면, '한번쯤 이혼할 결심'은 가상으로 이혼을 경험하는 관찰 예능이다. '이혼숙려캠프'를 연출한 김민종 카카오엔터테인먼트 CP는 "솔루션을 통해 위기 부부들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다"고 했다. MC로 합류한 '돌싱' 서장훈도 "여러 사람의 생각을 통해 (캠프 합류 세 부부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혼 콘텐츠, 사례와 솔루션 중심으로 파일럿에 이어 정규 방송에도 합류한 '한번쯤 이혼할 결심'의 요리연구가 이혜정은 지난 16일 제작보고회에서 가상 이혼 체험 후 부부의 삶에 변화가 일었다고 했다. 남편 고민환의 외도로 고통받은 그는 "(방송 덕에) 우리 부부의 삶의 형태를 알게 됐다"며 "나만 무조건 당하고 산다는 억울한 마음이 있었는데, (TV 속) 나도 만만찮더라. 또 너무 절약하는 남편의 모습을 이젠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며 변화를 짚었다. '한번쯤 이혼할 결심'에는 기존 정대세·명서현 부부에 이어 마약 파문 후 부부관계가 악화된 로버트 할리·명현숙 부부, 20억원대 사기 피해를 입은 전 야구선수 최준석·어효인 부부가 새로 합류했다. 윤세영 PD는 "정대세, 최준석 아내의 이야기에 저도 함께 울었다"며 "가상 이혼이라는 설정만 주지 행동 지시가 전혀 없다. 이 시대 다양한 세대, 부부들의 진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굿파트너'에서 신입 변호사 한유리(남지현)는 스타 이혼 전문 변호사 차은경(장나라)에게 묻는다. "부부는 뭘까요?" 그러자 차은경은 이렇게 답한다. "가족이 되어버린 남?" 개인의 삶이 중시되면서 가족이 된 남들끼리의 공동생활은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이재원 성균관대 컬처앤테크놀로지융합전공 초빙교수는 이혼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이유로 "이혼을 터부시하던 과거와 달리, 비혼, 졸혼까지 다양한 혼인 유형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시청자의 공감대를 얻고 있다"며 "결혼 생활을 원만히 유지하는 가정이라도 부부간 고충은 있다"고 짚었다. 또 "'굿파트너'는 이성적인 차은경과 감성적인 한유리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이혼의 원인과 해결책을 내놓는 모습에서 이혼을 이분법적 선악 구도로 바라보지 않게 해준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이혼이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인식과 함께 이혼 사례와 솔루션 중심으로 접근하는 이혼 콘텐츠가 시청자의 설득력과 공감을 산다"면서도 "다만, 이혼이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예능 포맷으로 풀어내는 것이 바람직한가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흥미 위주로 이혼 사유인 불륜 등이 남발된다든지 아직 이혼의 상처가 회복되지 않은 연예인이 출연한다든지 예능이라는 포맷이 이혼 소재와 적절한가, 그 딜레마가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8-19 18:12:35"대한민국이 소멸하고 있다." 한 달에 태어나는 아이는 2만명 아래로 추락했고, 노인인구는 10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그야말로 '인구 국가비상사태'인데요, 인구 절벽으로 향하는 대한민국에 희망은 없을까요. 파이낸셜뉴스는 전문가들과 함께 국가 소멸 위기에 대한 원인과 대안을 모색해 6회에 걸쳐 희망을 찾아갑니다. <편집자주> #1. "혼자 벌어서 먹고살기도 빠듯한데 가정을 꾸리기엔 부담스러워요. 집값도 비싼 데다 요즘엔 전세사기도 많아서 신혼집 장만도 부담이고, 만약 아이를 낳는다고 해도 한 명이 일을 그만두고 육아를 전담해야 할 텐데 생각만해도 아찔합니다." -비혼 주의자 신태규씨(35) #2. "독박 육아를 하는 친구들을 보면 내 미래도 별반 다를 거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엄마도 삼남매를 키우면서 자신의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었는데, 전 그러고 싶지 않아요. 누군가를 위해(설령 그게 내 자식이더라도) 내 삶, 커리어 등을 희생할 마음이 없어요. 난 나로 살고 싶지 누구의 엄마로 살고 싶지 않습니다." -비혼 주의자는 아니지만 출산할 생각이 없다는 최예진씨(30) 결혼도 출산도 싫다는 이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크게 경제적인 문제와 양육 문제 때문에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다고 말한다. 그럼 결혼을 했지만 아이를 갖지 않는 부부는 출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결혼 5년 차인 유연서씨(34)는 '딩크족'이다. 맞벌이 부부인 유씨는 경력단절과 경제적 문제로 출산을 고민하고 있다. 양육비와 주거비 그리고 양육 문제 등 현실적인 고민을 하다 보면 출산에 대한 확신이 생기지 않는다는 게 유씨의 설명이다. 정부는 정책, 기업은 돈 쏟아붓겠다지만... "출산하면 1억 드려요." 최근 정부는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출생아수는 23만명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반 토막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단기 육아 휴직 도입과 육아휴직 급여 상한을 250만원으로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아빠 출산 휴가일은 20일로 확대하고, 돌봄 체계 마련을 위해 상생형 직장어린이집 확산 등을 추진하고 있다. 가파른 인구 절벽으로 향하고 있는 현 상황 속에서 기업도 진화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선두주자인 부영그룹은 지난 2월 2011년 이후 태어난 자녀를 둔 직원들에게 자녀 1인당 출산장려금 1억원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혜택을 내놨다. 부영이 이러한 출산장려금 정책을 발표한 이후 젊은 구직자들 사이에 큰 반향이 일었다. 부영그룹의 올해 공개채용에 직전 공채였던 2017년보다 지원자 수가 무려 5배 증가했으며, 경력직의 경우 20·30대 지원자가 몰렸다는 게 부영 측의 설명이다. 부영그룹뿐만 아니라 GS건설, 호반그룹, 넥슨코리아 등 다른 기업들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육아휴직 기간 연장과 출산 축하금 지원, 난임 시술비 지원 등 사내 출산 장려 정책을 내놓았다. 이러한 정부와 기업의 출산 장려 정책은 과연 인구 절벽에서 탈출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은 "대기업과 같은 좋은 일자리는 우리나라에 14% 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대기업 중심으로 출산 장려 정책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과반수 이상의 사람들은 이러한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현실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도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경우 출산과 육아휴직을 쓰고도 복귀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이러한 제도를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근본적인 문제는 출산, 그 이후에 있다 직장에 다니던 여성 절반은 출산 이후 일을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민섭 부연구위원이 발표한 '일·가정 양립을 위한 근로 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은 결혼과 출산 전후 고용률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던 반면 여성의 경우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998년부터 2021년 한국노동패널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결혼 직후부터 4년까지(단기) 여성의 고용률은 39%, 결혼 5년 후부터 10년까지(장기)는 49.4%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혼하기 전에 일하던 여성 10명 중 4명은 결혼 이후 5년 이내에 일을 하지 않았고, 10년 후에는 절반이 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혼뿐만 아니라 출산도 여성의 고용률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 전까지 일하던 여성은 아이를 낳은 직후부터 4년까지 고용률이 47.1%, 출산 5년 이후부터 10년까지 43.4% 하락했다. 이에 대해 김 부연구위원은 "대학 진학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나라는 여성에 대한 인적 투자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에 비해 일·가정양립 환경이 조성돼 있지 않아 (여성 인력이) 노동시장에서 잘 활용이 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여성 고용률 하락 폭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 5~10년 기준 미국과 영국, 오스트리아, 독일, 스웨덴, 덴마크 등과의 고용률 하락 폭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48.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영국(43.7%), 미국(42.6%), 독일(29.7%), 덴마크(12.5%), 스웨덴(5.2%) 순으로 집계됐다. 덴마크와 우리나라를 비교해 보자. 2021년 덴마크 합계 출산율은 1.72명으로 같은 시기 한국(0.81명)의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덴마크의 경우 2019년 기준 15세 미만 자녀가 한 명 이상 있는 여성의 고용률은 81.7%로 이 중 전일제 근무자는 72.5%, 시간제 근로자는 9.1%로 집계됐다. 덴마크는 주 37시간 근무 정착과 오후 4시 퇴근, 연간 5주 유급휴가, 5.8%에 불과한 성별 임금 격차(한국은 31.2%) 등 한국과 상반된 근무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근무환경은 덴마크 여성들이 일을 하면서 아이를 기를 수 있는 배경이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백경흔 이화여대 여성학 강사는 '젠더 불평등과 저출생:정부의 저출생 대응 담론과 정책 진단' 토론회에서 이를 언급하며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저출생과 관련한 대책에 대해 꼬집었다. 그는 "양육, 즉 아이 돌봄은 기존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일하는 엄마와 자녀 모두 행복해진다면 출산과 양육을 기피할 이유가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노동시장이 경직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이 모성 패널티(출산 이후 여성의 고용률 감소)가 다른 국가들보다 큰 이유는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많이 하고, 결혼 전 소득이 높다"며 "출산하고 일자리를 그만둘 경우 출산 전이나 결혼 전 수준의 임금을 못 받는 게 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미국이나 영국 같은 유연한 국가들의 경우 (출산과 결혼 이후에도) 복귀할 수 있고, 덴마크나 스웨덴 등의 북유럽 국가들은 일·가정 양립을 위한 복지 제도가 잘 갖춰져 있다"며 "(이들 국가는) 평등의식, 즉 일과 가정에 대한 분담과 성별간의 가사 분담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동시장 유연성을 제고해야 하며, 노동시장 구조를 일가정 양립이 가능하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OECD도 '2024 한국 경제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저출산 문제에 대해 짚었다. OECD는 "노동 시장의 이중구조 문제를 개선해 양질의 일자리 고용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며 "출산율과 여성의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일·가정양립 지원하는 데 정책적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여전한 '독박 육아', 여성에 초점 맞춰 일·가정 양립 해야 그렇다면 결혼과 출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이인실 원장은 '결혼할 사람'과 '결혼할 마음은 있지만 출산하지 않을 사람'을 구분 지어 정책을 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출산은 '개인의 의사결정 문제'"라며 "여성의 경우 아직도 '독박 육아'가 기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출산하면 회사에서도 불리함을 주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의 핵심은 여성들에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남성과 여성이 결혼과 출산을 대하는 태도나 기대감은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남성의 경우 경제적 문제에 대해 훨씬 더 의지를 많이 하고, 거기에 따라서 결혼과 출산 유무를 고민하는 반면 여성은 정서적 이유가 훨씬 더 크다"면서 "여성에 비해 남성이 결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성이 사회적으로 불리한 구조에 위치한 것이 현실이라며, '일·가정양립'을 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남성도 일·가정양립이지만 당분간은 여성에 초점을 두고 가줘야 하며,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출산과 육아가 여성에게만 집중되는 것이 아닌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부모 맞돌봄'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유연근무제', '일·가정양립' 등의 제도를 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소기업이 이러한 제도를 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대체 인력이나 인건비 등을 지원해주고, 기업의 인식과 문화가 바뀌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8-07 06:01:21[파이낸셜뉴스] 성인남녀 10명 중 6명은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캥거루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30대, 남성, 수도권 거주일수록 캥거루족이 많았다. 한국고용정보원은 5일 서울대학교에서 이 같은 연구를 포함한 '2024 고용패널조사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황광훈 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이날 '청년패널조사로 본 2030 캥거루족의 현황 및 특징: 누가 캥거루족이 되고, 누가 캥거루족에서 벗어나는가'를 발표했다. 청년패널을 사용해 분석한 결과 2020년 기준 2030세대의 캥거루족 비중은 64%다. 남성이 여성보다, 고졸이하 저학력층이 대졸자보다, 미취업자가 취업자보다, 수도권 거주자가 비수도권 거주자보다 캥거루족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캥거루족은 최근 들어 20대 중후반보다 30대 초중반 연령대에서 증가세가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취업자 내에서도 고용지위가 불안정한 청년의 비중이 높았고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고임금 청년층일수록 비율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캥거루족 탈출 가능성은 여성, 고학력층, 기혼, 비수도권 거주, 취업자일수록 높았다. 황 부연구위원은 "이러한 현상은 만혼이나 비혼주의 현상과 맞물려 작용하게 되고 결국 이들 중 상당수는 경제적 기반이 약화되어 빈곤상태로 전환되거나 청년니트로 이행하게 되는 등 취약한 사회계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고 있는 청년들 중 대다수는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어렵고 주거비를 절감하는 차원에서 캥거루족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일자리 문제를 떼놓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에서 자신의 소득을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송스란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의 '중장년 1인 가구의 사회적 배제 현황 분석' 연구도 발표됐다. 송 연구원에 따르면 중장년 1인 가구의 경우 유사한 조건을 가진 다인 가구 구성원에 비해 경제적 배제와 사회관계망 배제를 경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건강 부문에서도 부분적인 배제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중장년 1인 가구는 가구 총 소득과 경제 상태 만족도가 낮고 월세에 거주할 확률이 높았으며, 흡연량과 음주 빈도가 높았다. 한명희 동양대학교 간호학과 조교수의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은퇴 후 우울 예측 모형' 연구에서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우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상태, 건강상태, 구강건강 상태, 규칙적인 운동, 도구적 일상생활 수행능력, 일상생활 수행능력 등 요인이 우울 여부에 영향을 미쳤다. 이들의 경우 규칙적인 운동을 하거나 구강건강 관련 삶의 질이 높고, 건강상태로 인한 일상생활 제한이 없는 경우는 우울 비율이 13.5%로 가장 낮았다. 반면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고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낮아 주변에 의존해야 하는 남성의 경우 우울 비율이 58.5%로 가장 높았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국내외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논문 경진대회 수상식도 열렸다. 최우수 논문(고용노동부 장관상)으로는 고려대학교 임예림, 이나연, 박성민 학생의 '잠재전이모형을 활용한 코로나19 시기 고령자의 주관적 삶의 질 유형의 종단적 변화 및 영향 요인 검증'이 선정됐다. 김영중 고용정보원장은 "고용정보원은 청년층과 중고령자에 대한 패널 및 횡단 표본을 구축해 추적 조사하고 각 연령층에 적합한 고용 및 복지정책 등의 수립과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6-05 11:27:32영화 '싱글 인 서울'을 보면서 '건축학개론'을 보고 대학시절 첫사랑을 찾겠다며 한껏 고조됐던 한 싱글녀가 떠올랐다. 그 역시 극중 임수정이 연기한 현진처럼 긴 파마 머리를 한 출판편집자였고 일은 똑 부러지게 잘했지만 연애 기술은 부족했다. '싱글 인 서울'은 500년 조선의 수도이자 변화의 도시 서울의 아름다운 도시 풍경을 배경으로 일타 강사면서 작가를 꿈꾸는 화려한 싱글남과 출판편집자로 일하는 워킹우먼을 중심으로 싱글들의 일과 사랑, 일상을 세련되게 담았다. 파주 출판단지에 둥지를 튼 명필름이 만들었는데, '접속' '건축학개론' 등 인구에 회자된 로맨스 영화를 선보인 제작사다. '건축학개론'이 한 남자의 풋풋한 첫사랑을 돌아보며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서툴고 비겁했던 지난 순간에 대한 반성문과 같은 영화라면, '싱글 인 서울'은 자발적 싱글을 선택한 한 남성이 자신의 오랜 꿈이던 작가에 다시 도전하는 과정에서 첫사랑의 상처를 딛고 다시 사랑할 용기를 갖게 되는 성장영화에 가깝다. 이 과정에서 로맨틱 드라마의 여주인공치곤 지극히 현실적 외모의 현진이 자신과 다른 가치관의 영호와 티격태격하면서 죽은 연애세포를 자극하는 묘하게 사랑스러운 30대 여성으로 호흡을 맞춘다. '싱글이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나랑 딱 맞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인간은 혼자가 돼야 비로소 자신이 보인다' 등 공감과 재치가 돋보이는 대사와 조·단역 캐릭터가 생생히 살아있는 이 영화는 비혼주의자였던 박범수 감독의 실제 가치관이 십분 투영됐다. 박 감독은 "결국 비혼주의자였던 여자 사람 친구와 결혼했지만 저 역시 비혼주의였다"며 "제 주변 다양한 싱글의 모습을 투영했다"고 말했다. 특히 '개그 담당' 출판사 막내 병수(이상이)는 주변 여러 친구의 특징을 조합했고, 현진은 각색을 앞두고 만난 여러 출판편집자들의 다소 특이하고 엉뚱한 특징을 뽑아 반영했다. 또 영호(이동욱)는 대한민국 싱글 남성의 로망이 투영됐다. 영화광 엄마의 영향으로 자다가도 일어나 주말의 명화를 즐겨봤다는 그는 '러브 액츄얼리'로 대표되는 영국의 워킹타이틀 작품과 픽사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며 "제 영화의 모든 캐릭터가 다 생생하게 살아있길 바랐다"고 말했다. 영화 제목을 기존 '싱글남'에서 '싱글 인 서울'로 바꾸면서 서울의 도시풍경도 신경 써 담았다. "홍콩에 처음 갔을 때 마치 그곳에 추억이라도 있는 것처럼 친숙했는데, 내가 홍콩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라 그랬던 것 같았다. 이 영화 역시 관객들에게 서울에 대해 그런 느낌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빌딩숲과 고궁이 공존하는 풍경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특징을 각각 지닌 영호와 현진의 캐릭터와도 맞닿아 있다. 29일 개봉.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11-20 18:4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