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다른 나라 국방 기밀정보에 대한 해킹 시도 정황이 포착된 북한 해커조직 '라자루스'가 랜섬웨어 공격을 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랜섬웨어 공격이 날로 고도화하는 가운데 북한 당국과 연계된 라자루스의 활동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5일 미국의소리(VOA)는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사이버 보안업체 '그룹IB'의 보고서를 인용, 북한 라자루스가 랜섬웨어 활동에 연루됐다고 전했다. 특히 라자루스는 메이즈, 도플메이어, 라그나로커 등과 같이 거액을 노린 공격인 빅 게임 헌팅(Big Game Hunting)을 하는 것으로 지목됐다. 빅 게임 헌팅은 랜섬웨어의 최신 공격 경향으로, 국가가 후원하는 해킹조직이 이같은 공격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어 그룹IB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 2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랜섬웨어 공격으로 인한 피해 금액이 10억달러를 넘는다"며 "지난해 랜섬웨어 피해액 2019년 8만달러에서 지난해 17만달러로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그 원인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증가가 꼽혔다. 랜섬웨어 공격이 공공 접근이 가능한 원격 데스크톱 연결을 통해 이뤄지는데,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공격에 대한 노출도도 높아졌다는 것. 랜섬웨어 공격은 사용자의 컴퓨터 시스템에 무단으로 침입해 중요 파일 등 정보를 암호화·차단한 후, 이를 풀어주는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사이버 범죄다. 라자루스는 최근에도 중국과 러시아 등 12개 나라의 국방 기밀정보를 해킹하려는 정황이 포착됐다. 사이버보안업체 카스퍼스키는 보고서에서 "라자루스가 유명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정보를 전해주는 것처럼 속여 이메일을 발송을 방식으로 해킹을 시도했다"며 "피해 기관들의 특성상 무기 개발 관련 정보가 타깃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라자루스는 2017년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의 배후로 지목된 바 있다. 워너크라이 공격으로 세계 150여 개국 30여만대 컴퓨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으며, 이는 역대 최악의 랜섬웨어 피해로 꼽힌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1-03-05 12:35:53"보존하기 위해 사냥한다." 전 세계 5만5000명의 회원을 자랑하는 미국 사냥협회 사파리클럽인터내셔널(SCI)은 매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규모의 '빅게임 헌팅(big game hunting.대형동물 사냥)' 박람회를 개최한다. 이 박람회에서는 사냥품 전시회와 사냥 관련 세미나, 사냥 장비, 사냥품 및 여행상품 경매 등이 이뤄진다. 올해 2000개가 넘는 부스가 설치됐고 1만8000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내년에는 전 세계 33개국에서 909개 기업과 2만4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참여해 그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박람회의 하이라이트는 경매행사다. 악어, 큰뿔사슴, 비둘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물을 사냥할 수 있는 여행상품이 경매에 부쳐진다. 사냥을 위한 여행지와 여행기간, 사냥 상품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사냥꾼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사냥감은 단연 '빅5'로 불리는 코끼리, 사자, 표범, 코뿔소, 아프리카물소다. 보통 아프리카물소를 사냥하려면 8000달러(약 8468만원), 코끼리는 4만3500달러(약 4722만원), 아프리카물소는 35만달러(약 3억7993만원)가 든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나미비아, 탄자니아,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사냥은 사파리 관광과 결합해 여행상품 형태로 판매된다. 그러나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부자들의 잔인한 유흥'이라는 싸늘한 시선이 쏠린다. 특히 사냥한 야생동물의 머리, 뿔, 가죽 등을 상업적으로 거래하지 않고 전리품처럼 챙기는 '트로피 사냥'에 대해서는 격한 비난이 쏟아지곤 한다. 2015년 7월 발생한 짐바브웨의 국민 사자 '세실' 도륙 사건이 대표적이었다. 지난 2015년 7월 짐바브웨의 국민 사자 '세실'이 머리가 잘리고 가죽이 벗겨진 채 발견되자 '트로피 헌팅'이 전 세계적 공분을 샀다. 세실을 도륙한 미국인 치과의사 월터 파머가 '트로피 헌터'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파머는 5만달러짜리 사냥여행에서 전문 가이드와 함께 세실을 보호구역 밖으로 유인해 총과 화살로 도륙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인 10만여명이 파머를 짐바브웨로 인도해 법정에 서도록 하라는 내용을 담은 청원서를 백악관에 제출하는 등 격하게 반응하면서 파머는 한때 자신이 운영하던 병원문을 닫아야 했다. '트로피 헌팅' 옹호론자들은 이 같은 사냥이 오히려 멸종위기에 있는 동물들을 보존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사냥을 합법화하면 밀렵이 줄어들게 되고, 사냥의 대가로 지불되는 비용을 현지 지역사회에 투자하면 지역사회에 그 종을 보존하고 싶은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주 미국 어류및야생동물보호국(USFWS)은 이와 같은 논리를 들며 잠비아와 짐바브웨에서 자국민이 사냥한 코끼리 트로피 일부를 수입하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혔다가 야생동물 보호론자들의 격한 반대에 부딪혔다.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트로피 헌팅'을 "끔찍한 쇼"라고 부르며 한 발 물러섰다. 곧 나올 관련 정책 결정에 '트로피 헌팅'의 동물보존 효과 여부가 중심이 되겠지만 동물보존이란 결과를 위해 동물의 생명윤리가 무시되면 안된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동물보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위험에 처한 동물들의 생명을 팔자는 논리는 아동학대방지 자금을 막기 위해 아이들을 암시장에 팔자는 논리와 같다"는 델시아나 윈더스 '동물에 대한 윤리적 처우를 지지하는 사람들(PETA) 기금' 부회장의 말을 곱씹게 된다. 서혜진 로스앤젤레스 특파원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17-11-24 18: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