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내 대표 유통·물류 기업들이 머리를 맞대고 '빅블러' 시대 성공 전략 모색에 나섰다. 최근 산업 간 경계가 사라지는 '빅블러' 현상이 가속화하고 고물가·고금리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통·물류 업계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빅블러 시대, 유통 물류 기업의 성공전략'을 주제로 유통·물류 위원회 합동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정준호 대한상의 유통위원장(롯데쇼핑 백화점부문 대표), 신영수 물류위원장(CJ대한통운 대표),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을 비롯해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 진재승 유한킴벌리 대표 등 유통·물류기업 최고경영자(CEO) 50여명이 참석했다. 회의를 공동 주재한 정 유통위원장은 "최근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로 유통업계가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현 상황이 오히려 리스크인 동시에 기회"라고 말했다. 신 물류위원장도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스마트 물류시스템 도입이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빅블러 시대 성공전략과 관련한 유통·물류 전문가들의 발표도 진행됐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전 유통학회 회장)는 "유통·물류산업은 기술, 사회, 소비자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유통과 물류 부문의 융합적 사고와 혁신이 필수적"이라고 발표했다. 서 교수는 빅블러 시대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과 통계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중심의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권오경 인하대 교수(전 로지스틱스학회 회장)는 "이커머스에서 물류기업의 역할이 축소되고, 유통기업이 물류를 오히려 주도하는 상황"이라며 "정보기술(IT)·플랫폼이 모든 비즈니스를 빨아들이는 디지털 골드러시 시대에 물류기업들은 '픽 앤 셔블'(Pick and Shovel) 효과를 노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픽 앤 셔블 효과는 골드러시가 나타난 19세기 금을 채굴하는 것보다 곡괭이와 삽을 파는 것이 더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준 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물류기업이 유통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권 교수는 "직구와 역직구, 이커머스의 물류 부문 관리, 실행 및 풀필먼트(통합물류) 영역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존재한다"며 "물류기업의 수익 원천이 다변화되는 중요한 시점인 만큼 물류 업계는 디지털 전환을 통해 각자의 강점에 맞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상의 유통위원회와 물류위원회는 대한상의 산하 12개 위원회로 유통위원회는 2003년, 물류위원회는 2008년 발족 이래 유통 물류 현안을 논의하는 협의체로서 업계 권익 향상과 경영애로 해소 및 정책건의 등의 경영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4-10-02 09:02:01[파이낸셜뉴스] 최근 시장 조사 기관들이 서비스 경쟁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를 자체 조사해 분석하는 리포트를 발간하고 있는 가운데, 플랫폼 업계에서는 다변화되고 복잡해진 인터넷 산업 환경을 반영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SNS에서 검색하고, 유튜브로 쇼핑하는 시대 왔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플랫폼 업체의 주요 지표를 집계 중인 시장 조사 기관들이 각기 다른 결과치를 내놓고 있다. 웹 데이터 분석 업체인 인터넷트렌드는 지난 7월 기준 국내 웹 검색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55.58%)가 1위, 이어 구글(36.24%), 빙(3.55%), 다음(3.4%) 순으로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검색 트렌드를 분석한 또 다른 분석 업체 오픈서베이는 국내 인터넷 사용자들이 궁금한 것을 검색할 때 가장 먼저 이용하는 플랫폼으로 네이버(87.0%)를 1위로 꼽았고, 2위는 유튜브, 4위는 소셜미디어(SNS)인 인스타그램이 차지했다고 밝혔다. SNS를 통한 검색 활동이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활발해지면서 검색 시장의 복잡성이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포브스 어드바이저는 미국의 Z세대 중 46%가 구글보다 소셜미디어에서 검색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이커머스 시장 조사도 마찬가지다. 국내 모바일 데이터 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밝힌 최근 쇼핑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순위 1위는 쿠팡이며,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G마켓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쇼핑 사업에 본격화하면서 이커머스 업의 경계도 더욱 불분명해질 전망이다. 유튜브의 경우 라이브커머스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으며, 국내에서는 ‘쇼핑 전용 스토어’ 기능도 신설했다. 배달앱 또한 퀵커머스 영역으로 진출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장보기 서비스인 B마트를 출시했을 뿐 아니라 앱 내에 '장보기·쇼핑'에서는 가전, 뷰티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을 입점시켰다. 쿠팡이츠 역시 '쿠팡마트'를 시범 운영 중이다. 또 다른 동영상 플랫폼 틱톡은 지난해 12월 쇼핑 기능인 틱톡샵 상표 출원을 한 상태라 틱톡샵을 국내에서 선보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단일 데이터로 플랫폼 특성, 서비스 경쟁력 측정 어려워" 이처럼 산업이 다원화된 시점에서 서비스의 경쟁력이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 및 지표도 다양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가 게임 부문과 스포츠 중계 시장에 진출하고, 이커머스 쿠팡은 OTT와 배달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는 페이와 은행까지 확장하는 등 업역의 경계가 사라지는 플랫폼 ‘빅블러’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한정된 지표만으로 인터넷 서비스의 영향력이나 경쟁력을 분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만큼 종합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현상을 최대한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는 다양한 지표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데이터 수집에서도 복잡한 시장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장 획정이 단순한 이전과 달리 특히 인터넷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영역 구분이 불분명해지는 상황에서 조사 기관도 이를 반영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것”이라며 “시장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반영할 수 있는 데이터 집계가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4-09-06 12:00:20빅블러 시대를 맞아 이동통신 업계도 통신과 금융을 결합한 '텔레핀'(Telecommunication+finanace)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4800만명의 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개인맞춤형 금융 서비스 출시, 그룹사 간 시너지 창출을 하기 위한 목적이다. 통신 업계는 금융거래 이력 부족자(신 파일러)를 겨냥한 대안신용평가 서비스도 조만간 출시한다. 이를 통해 금융권은 중저신용자 금융거래가 촉진되는 등 통신·금융 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통신 3사, 마이데이터 사업 속도 2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2021~2022년 마이데이터 사업에 진출한 이후 인공지능(AI)·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활용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SKT와 KT는 통신 3사가 공동으로 구축한 본인확인 플랫폼 PASS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T는 PASS에서 19개 재무지표를 기반으로 한 금융비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슈어테크'(보험+기술) 기업 보맵과 함께 AI 기반의 보험 분석·추천 서비스를 시작했다. SKT는 PASS 금융비서 서비스를 AI 기술, 통신 서비스와 연계해 '생활밀착형' 서비스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KT도 PASS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다각화하고 있다. 금융자산 통합조회 서비스를 비롯해 통신 서비스와 연계한 통신비 혜택 제공 방안도 마련했다. KT 마이데이터와 제휴한 국내외 쇼핑 앱에서 결제하거나 제휴 서비스를 구독하면 결제한 금액의 일정액이 적립되고, 적립된 캐시로 통신비를 최대 2만원까지 절감할 수 있는 방식이다. 아울러 KT는 케이뱅크, BC카드 등 금융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모색할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금융 계열사인 BC카드, 케이뱅크 서비스와 연계해 마이데이터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나스미디어와 같은 미디어·광고 계열사와도 데이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통신 데이터 역량을 활용한 마케팅 플랫폼 'KT 애드트윈', AI 기반 쇼핑 추천 서비스 '케이딜'도 운영 중이다. LG유플러스는 멤버십 플랫폼을 통해 금융 마이데이터 서비스 '머니Me'를 운영 중이다. 여기에서 LG유플러스는 자산·신용관리, U+멤버십 할인, 구독 서비스 관리, 중고폰 판매 등 서비스와 연계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MZ(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세대 가입자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대안신용평가 진출 시너지 기대 통신 3사는 480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 기반을 바탕으로 금융사업의 보폭을 대안신용평가까지 넓히고 있다. 이에 대해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은 각사의 신용평가체계(CSS) 고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신 3사(각 지분 26%)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SGI서울보증은 지난해 3월 통신대안평가준비법인을 설립한 이후 이달 금융위원회로부터 전문개인신용평가업 본인가를 취득했다. 이르면 올 상반기 중 전 국민 대상의 대안신용평가모델 '텔코CB'를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케이뱅크, 신한카드 등 시중 금융사와 계약을 앞두고 있다. 법인 관계자는 "이 외에도 다양한 금융사가 텔코CB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권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통신 데이터를 활용해 신 파일러의 신용점수를 산정하는 데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나 업력이 짧은 금융회사들에는 통신데이터가 필요할 수 있다"며 "중저신용자들은 신용분류 자체가 고신용자에 비해 촘촘하지 않은데, 통신데이터를 활용하면 우량한 중저신용자를 발굴해 대출을 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한 은행들에서도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가 활성화되면 우량한 중저신용자 차주에게 더 적극적인 대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통신 데이터는 매일 쌓이고, 해외로밍 기록·휴대폰 변경주기도 알 수 있다"며 "중저신용자 CSS를 고도화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김나경 기자
2024-04-23 19:11:42오는 24일 개최되는 '2024 FIND·제25회 서울국제금융포럼'의 세션 2 메인강연자인 알리스테어 마일 영국 러프버러대학교 경영대 교수는 핀테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저명한 석학이다. 특히 그는 최근 급부상하는 금융기술과 금융인프라 분야의 전문가로 영국 재무부와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의 공식 아카데믹 어드바이즈로 임명될 정도로 학문적 깊이뿐만 아니라 정·관계 네트워크도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알리스테어 마일 교수는 '협업을 넘어 동맹으로:금융동맹(financial alliance)과 새로운 금융 질서(new regime)'를 어젠다로 개최되는 올해 포럼에서 세션2 메인 강연자로 나서 '핀테크 금융동맹과 도전과제, G20과 한국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핀테크 분야에서 목격되는 금융동맹 움직임과 도전과제를 진단한다. 그는 금융과 비금융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 시대에 유럽의 핀테크와 기존 금융시장의 협력을 금융동맹 관점에서 짚으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인사이트를 제시할 예정이다. 박소현 기자
2024-04-15 18:25:08"놀라운 발상의 전환과 엄청난 성공신화." 파이낸셜뉴스가 '유통, 혁신자들이 몰려온다'를 주제로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개최한 제16회 유통혁신포럼은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뒤섞이는 '빅블러' 시대에 유통업계에서 신화를 만들어가는 업체의 성공사례 공유의 장이었다. 유통업계 혁신을 이끌어가는 7개 기업을 대표해 나온 강연자들은 "격변하는 빅블러 환경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상식 깬 젊은 발상자들 성공사례에 청중들 매혹 이번 포럼 강연의 시작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자를 찾고, 시장을 만들어낸 젊은 혁신자들이 열었다. 서울을 대표하는 축산시장이 자리잡고 있는 마장동에서 레스토랑 '마장동 호랑이'를 운영하는 김지형 한양여자대학교 외식산업과 교수는 세션1 첫 강연에서 한국식 파인다이닝에 대한 외국인의 선호를 캐치해 한식에 프렌치 스타일을 접목한 비스트로를 론칭하게 된 사례를 소개하며 전통적 카테고리의 경계를 넘어선 빅블러 마케팅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뉴미디어 콘텐츠와 커머스를 결합한 스타트업 '스튜디오 에피소드'의 박건희 최고브랜드관리자(CBO)는 기존 마케팅 전략의 순서를 뒤집어 맥락이 있는 브랜드와 신제품을 개발하고, 영상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하기까지 일련의 '맥락 있는 소비' 과정에 대해 소개했다. ■혁신의 아이콘 쿠팡, 무신사, hy 사례도 큰 관심 세션2는 새로운 플랫폼을 기반으로 상생을 추구한 세 기업의 사례가 공유됐다. 국내 온라인 패션플랫폼의 혁신자 무신사의 곽홍철 전략실장은 ‘생태계 조성’과 ‘브랜드 성장’을 강조하며 '상생'을 내세웠다. 더 많은 국내 패션 브랜드가 무신사라는 플랫폼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상에서 마케팅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밝혔다. 익일배송과 멤버십 제도를 도입하며 이커머스 시장의 혁신자로 우뚝 선 쿠팡의 박지원 풀필먼트 서비스 디자인 시니어디렉터는 전산 데이터와 결제의 간편화, 수많은 도시의 외곽지역에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편의를 개선한 쿠팡의 사례를 소개했다. 빠른 배송과 '쿠팡로켓와우'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 쿠팡의 목표 중 하나라고 강조한 박지원 디렉터는 협력사와의 상생을 기반으로 제품의 다양성을 또한 갖출 수 있었음을 강조했다. 식품기업을 넘어 유통기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 중인 hy의 신승호 멀티 M&S 부문장은 음료뿐 아니라 냉장식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갖춘 온라인몰 '프레딧'을 기반으로 전국에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프레시매니저' 시스템과 이동형 냉장차 '코코'를 기반으로 한 콜드체인 시스템, 프리미엄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 등을 통한 다양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유통체인으로서 hy의 강점을 소개했다. ■가장 민감한 '브랜드 K'로 세계시장 공략 세션3는 기술력과 현지화 전략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를 제패한 한국 유통기업의 사례들이 소개됐다. 국내 최초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한국콜마의 홍인기 스킨케어연구소장은 30년간 연구개발(R&D)에 끊임없이 투자하며 쌓아온 화장품 원료에 대한 독보적 기술력으로 북미 지역까지 시장 영역을 넓힌 사례를 소개했다. 홍인기 소장은 "브랜드와 유통채널을 따로 갖추고 있지 않지만 오히려 연구 인프라를 통해 고객사에 자동으로 우수한 제품이 전달될 수 있었다"며 "줄기세포와 발효를 통한 바이오컨버전 기술, 차세대 마이크로 바이옴 기술로 승부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포럼의 대미는 뚜레쥬르를 통해 전 세계에 K-베이커리의 저력을 과시한 CJ푸드빌의 이치형 글로벌사업본부장이 장식했다. 이 본부장은 "한국에서 25년간 제빵업 경험을 쌓고 노하우를 익힌 뒤 '건강한 베이커리'라는 키워드로 K-베이커리의 콘셉트를 잡았다"며 미국과 베트남, 몽골 등지에서 어울리는 재료와 선호하는 식감을 고려해 신제품을 개발한 사례를 소개했다. ■VIP 환담, 유통산업발전법·추석물가 이야기 화제 한편 이날 포럼 본강연에 앞서 진행된 VIP 티타임에서도 식품·유통업계의 현안과 관련해 심도 있는 대화가 오갔다. 특히 최근 국회에서 재논의 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변동식 파이낸셜뉴스 사장이 "대형마트의 족쇄였던 유통산업발전법에 대한 법안 개정 요구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재논의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고 말하자 조홍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지 않지만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코앞으로 다가온 추석명절 물가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SPC 이준무 상무는 "최근 마트를 가보니 머루포도 한 송이가 1만2000원이더라"며 "신선식품도 직구를 해야겠단 얘기가 나올 정도다. 높아진 물가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박지영 박지현 정상희 이환주 이정화 기자
2023-09-25 18:28:29[파이낸셜뉴스] "놀라운 발상의 전환과 엄청난 성공 신화." 파이낸셜뉴스가 '유통, 혁신자들이 몰려온다'를 주제로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개최한 제16회 유통혁신포럼은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뒤섞이는 '빅블러' 시대에 유통 업계에서 신화를 만들어가는 업체의 성공 사례 공유의 장이었다. 유통업계 혁신을 이끌어가는 7개 기업을 대표해 나온 강연자들은 "격변하는 빅블러 환경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상식을 깬 젊은 발상자들 성공사례에 청중들 매혹 이번 포럼 강연의 시작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자를 찾고, 시장을 만들어낸 젊은 혁신자들이 열었다. 서울을 대표하는 축산시장이 자리잡고 있는 마장동에서 레스토랑 '마장동 호랑이'를 운영하고 있는 김지형 한양여자대학교 외식산업과 교수는 세션1 첫 강연에서 한국식 파인다이닝에 대한 외국인의 선호를 캐치해 한식에 프렌치 스타일을 접목한 비스트로를 론칭하게 된 사례를 소개하며 전통적인 카테고리의 경계를 넘어선 빅블러 마케팅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뉴미디어 콘텐츠와 커머스를 결합한 스타트업 '스튜디오 에피소드'의 박건희 CBO는 기존의 마케팅 전략의 순서를 뒤집어 맥락이 있는 브랜드와 신제품을 개발하고 영상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하기까지 일련의 '맥락있는 소비' 과정에 대해 소개했다. ■혁신의 아이콘 쿠팡, 무신사, hy 사례도 큰 관심 세션2는 새로운 플랫폼을 기반으로 상생을 추구한 세 기업의 사례가 공유됐다. 국내 온라인 패션플랫폼의 혁신자 무신사의 곽홍철 전략실장은 "생태계 조성"과 "브랜드 성장"을 강조하며 '상생'을 내세웠다. 더 많은 국내 패션 브랜드가 무신사라는 플랫폼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상에서 마케팅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밝혔다. 익일배송과 멤버십 제도를 도입하며 이커머스 시장의 혁신자로 우뚝 선 쿠팡의 박지원 풀필먼트 서비스 디자인 시니어디렉터는 전산 데이터와 결제의 간편화, 수많은 도시의 외곽에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편의를 개선한 쿠팡의 사례를 소개했다. 빠른 배송과 '쿠팡로켓와우'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 쿠팡의 목표 중 하나라고 강조한 박지원 디렉터는 협력사와의 상생을 기반으로 제품의 다양성을 또한 갖출 수 있었음을 강조했다. 식품기업을 넘어 유통기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중인 hy의 신승호 멀티 M&S 부문장은 음료 뿐 아니라 냉장 식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갖춘 온라인몰 '프레딧'을 기반으로 전국에 거미줄처럼 뻗어있는 '프레시매니저' 시스템과 이동형 냉장차 '코코'를 기반으로한 콜드체인 시스템, 프리미엄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 등을 통한 다양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유통체인으로서 hy의 강점을 소개했다. ■가장 민감한 '브랜드 K'로 세계시장 공략한 사례도 눈길 세션3는 기술력과 현지화 전략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를 제패한 한국 유통기업의 사례들이 소개됐다. 국내 최초 화장품 ODM 기업 한국콜마의 홍인기 스킨케어연구소장은 30년 간 연구개발(R&D)에 끊임없이 투자하며 쌓아온 화장품 원료에 대한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북미 지역까지 시장의 영역을 넓힌 사례를 소개했다. 홍인기 소장은 "브랜드와 유통 채널을 따로 갖추고 있지 않지만 오히려 연구 인프라를 통해 고객사에게 자동으로 우수한 제품이 전달될 수 있었다"라며 "줄기세포와 발효를 통한 바이오컨버전 기술, 차세대 마이크로 바이옴 기술로 승부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포럼의 대미는 '뚜레쥬르'를 통해 전세계에 K-베이커리의 저력을 과시한 CJ푸드빌의 이치형 글로벌사업본부장이 장식했다. 이치형 본부장은 "한국에서 25년간 제빵업에 대한 경험을 쌓고 노하우를 익힌 뒤 '건강한 베이커리'라는 키워드로 K-베이커리의 컨셉을 잡았다"라며 미국과 베트남, 몽골 등지에서 어울리는 재료와 선호하는 식감을 고려해 신제품을 개발한 사례를 소개했다. ■VIP 환담에선 유통산업발전법·추석물가 이야기 화제 한편 이날 포럼 본 강연에 앞서 진행된 VIP 티타임에서도 식품·유통업계의 현안과 관련해 심도깊은 대화가 오갔다. 특히 최근 국회에서 재논의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변동식 파이낸셜뉴스 사장이 "대형마트의 족쇄였던 유통산업발전법에 대한 법안 개정 요구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재논의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고 말하자 조홍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지 않지만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라고 답했다. 코앞으로 다가온 추석명절 물가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SPC 이준무 상무는 "최근 마트를 가보니 머루포도 한 송이가 1만2000원이더라"며 "신선식품도 직구를 해야겠단 얘기가 나올 정도다. 높아진 물가가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3-09-25 15:40:04주요 금융지주들은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빅블러' 시대를 맞아 디지털플랫폼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대변화의 시대가 오히려 적기임을 인식하고 그룹이 보유한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가장 사랑받는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생활플랫폼으로 거듭나는 금융지주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고객의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친 맞춤형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No.1 금융플랫폼기업'이 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를 위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디지털플랫폼의 3T(Traffic, Time-Sharing, Transaction)를 획기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콜봇·챗봇, 대면채널 등과 연계된 심리스(Seamless)한 금융서비스 제공은 물론 금융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4대 생활금융영역인 부동산(KB부동산), 자동차(KB차차차), 헬스케어(오케어), 통신(리브 모바일) 관련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출시함으로써 단순한 금융회사가 아닌 누구나 이용하는 생활 속 'No 1. 금융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그룹은 2021년 9월 그룹의 새로운 비전인 '더 쉽고 편안한, 더 새로운 금융'을 선포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데이터 기반 고객경험 혁신(더 쉬운 금융), 고객의 권리 강화 및 보호(더 편안한 금융), 신사업 발굴을 통한 고객 서비스 확대 및 동반 성장(더 새로운 금융)을 3대 디지털 지향점으로 설정하고 그룹의 DT를 추진 중이다. 신한금융은 금융과 비금융을 넘나드는 전사적인 디지털 전환 및 강화 전략을 갖고 신한은행·신한카드·신한투자증권·신한라이프 등 주요 그룹사 앱의 금융 소비자 편의성을 향상시키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전면 개편을 완료한 카드 pLay와 은행 SOL은 그룹의 대표 플랫폼으로서 일상의 모든 영역을 케어하고 생애주기 전체의 금융을 지원하는 라이프플랫폼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로 비대면 고객기반 확대 하나금융지주는 '디지털 투 더 코어(Digital to the Core)'라는 모토를 내세우며 디지털 금융 강자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금융 본연의 경쟁력에 기반해 정예화된 디지털 사업을 추진한다는 뜻이다. 그룹 대표 앱인 은행의 '하나원큐' 는 금융의 본질인 '자산관리'에 집중해 증권, 보험 등 다양한 종합자산관리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 초개인화를 통해 손님 상황별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구현함으로써 '전통의 PB명가'라는 하나금융의 강점을 디지털로 확대 중이다. 카드 앱인 '원큐페이'는 해외여행 특화 서비스인 '트래블로그'의 성공 경험을 기반으로 그룹의 '지출관리'를 통한 지급결제 전반을 고도화해 생활금융플랫폼으로 도약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2022년을 완전 민영화 원년으로 '디지털이 강한 글로벌 리딩금융그룹 도약'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디지털플랫폼 기업 재창업' 전략에 이어 올해에는 '고객 중심 디지털플랫폼 확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고객 접점이 풍부한 은행과 카드사의 디지털플랫폼의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 연계성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비스 확대를 통해 기존 금융플랫폼을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고, 다양한 니즈를 갖는 고객의 플랫폼 유입을 통해 비대면 고객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NH농협금융은 기존에 핵심상품 판매 등 은행업무에 집중돼 있던 올원뱅크를 보험청구, 주식매매, 대출 신청 등 계열사의 서비스 핵심 서비스를 단절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슈퍼 앱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원뱅크와 스마트뱅킹 상품몰을 일원화하고 펀드, 퇴직연금, 신탁 등 은행 전 금융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또한 계열사 서비스 확장을 통해 저축은행 상품 가입, 보험료 납부 및 청구와 각종 금융 편의서비스(제신고, 제증명, 계좌관리 등)도 확대하고자 한다. 이러한 디지털금융플랫폼 전환사업을 위해 프로젝트관리조직(PMO)을 구성하고 이달 내 사업자 선정 및 프로젝트 관리를 공식화해 빠르면 이달 말 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3-06-22 18:22:37금융당국이 업권 간 규제완화 및 경쟁촉진 등을 통해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금산분리 완화에 힘이 실리면서 금융당국은 업권 간 칸막이를 손질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실제 지난해 7월 금융규제 혁신의 제도적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출범했고 이 회의에서 금산분리 제도 개선에 대한 안건을 다루고 있다. 우선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테스트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기존 금융서비스의 제공 내용·방식·형태 등 차별성이 인정되는 금융업이나 이와 관련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규제 적용 특례를 인정하는 혁신금융서비스 제도가 대표적이다. 이를 활용해 비금융업으로 진출하는 금융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이 그 예다. '리브엠'은 지난 2019년 4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가 3년 만에 정식 서비스로 인가됐다. 비바리퍼블리카의 통신 자회사 토스모바일과 카카오 자회사 스테이지파이브, 코나아이 등 핀테크 업체들도 전장에 뛰어들면서 알뜰폰 시장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신한은행의 배달앱 서비스 '땡겨요', 하나은행과 네이버파이낸셜의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 등도 현재 시장에서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그동안 238건의 혁신금융서비스가 선정돼 159건이 실제 시장에 출시됐다. 금융당국은 '하나·네이버통장' 같은 혁신금융상품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은행 업무위탁 규제도 풀 방침이다. 은행 등 금융회사가 핀테크 등과 협업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위탁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도 확대한다. 핀테크 금융업 진출에 대한 규제완화도 추진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핀테크 업체나 우체국 등 비은행 사업자가 예금·대출과 같은 단순 은행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은행대리업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은행의 본질업무를 외부 위탁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 정보기술(IT) 기업과의 협업 활성화도 유도하기로 했다. 아울러 핀테크지원센터와 함께 '찾아가는 금융규제 샌드박스' 릴레이 간담회를 연말까지 매달 개최해 규제 개선사항을 추가 발굴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이 디지털 금융혁신을 통해 은행권과 비은행권의 경쟁을 촉진하려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금융위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비금융 부문에도 활용하고 핀테크 육성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핀테크 기업에 법률·회계·기술 등 전문가의 '종합 컨설팅'을 제공하고 핀테크 혁신펀드 규모도 기존 5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확대한다. 금융당국은 빅블러 시대를 앞당겨 시장 경쟁 촉진과 소비자 편의 확대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4월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모호한 빅블러 현상 속에서 비금융 IT회사와 금융회사가 협쟁하고 있다"며 "우리가 원하는 디지털 금융 혁신과 전환은 특정 사업자나 업권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편의를 얻고 경제발전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3-06-21 19:05:44금융규제 개혁을 위해 정부가 칼을 빼 들었다. 금융위원회가 19일 제1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밝힌 규제혁신 내용은 상당히 광범위하고 구체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금융회사의 IT·플랫폼 관련 영업과 신기술 투자가 활성화되도록 업무범위와 자회사 투자제한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금융과 디지털의 융합발전을 위해 전통적 금산분리, 즉 은행이 산업자본을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을 깨겠다는 말이다. 은행법에 따르면 현재 은행들은 비금융 회사에는 15% 이내의 지분투자만 할 수 있다. 각 부문에 규제를 위한 규제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금융 분야가 유독 심하다. 오래전부터 금융업계에서 새로운 일을 벌이려면 수백개의 도장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다. '빅블러(Big-blur)' 시대(급속한 디지털화로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상)가 도래했지만 금융개혁은 소걸음이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빅테크들은 금융업에 진출했지만 역으로 은행들은 금산분리 규제에 가로막혀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도 낡아빠진 규제가 금융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우리보다 앞서 규제를 풀어 금융업 선진화를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후진국 일본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정부의 의지는 어느 때보다 확고한 것 같다. "어떠한 고정관념에도 권위를 부여하지 않고 금융규제의 새로운 판을 짜겠다" "BTS와 같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플레이어가 출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장을 조성하겠다"는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말에서도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정부의 규제완화책은 더 있다. 대출상품만 가능한 금융상품 중개를 예금 및 보험 상품에 대해서도 규제 샌드박스(유예제도)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한다. 은행을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보험사를 헬스케어 금융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있다. 김 위원장은 마이데이터, 오픈뱅킹 등의 제도들도 업그레이드하고 가상자산, 조각투자 등 디지털 신산업의 규율체계도 정립하겠다고 했다. 디지털 금융혁신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쏟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은행들도 음식배달이나 통신, 유통, 가상자산업을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은행은 15개 금융관련 업종만 자회사로 둘 수 있다. 보험사들도 상조 서비스업 등에 진출할 수 있고 디지털 플랫폼 기반 서비스를 위해 다른 비금융사를 거느릴 수 있다. 이런 규제완화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정부의 의지와 추진력이 부족해 개혁작업은 지지부진했다. 정부는 앞으로 매월 회의를 열어 속도감 있게 일을 처리하겠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다만 '우버 택시'나 '타다 택시' 사례에서 보듯 개혁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의 반대와 저항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충분한 설득으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선결과제다. 국회나 금융감독원 등 관련 국가기관들도 개혁을 위한 입법과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기 바란다.
2022-07-19 18:19:01[파이낸셜뉴스] 인터넷전문은행의 급격한 성장세가 금융 시장에서 빅블러 현상을 대변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들이 금융업에 진출해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상황에서 금산분리, 은산분리 등 규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해석이다. 이성훈 법무법인 KL파트너스 변호사는 21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3회 서울국제금융포럼 패널토론에 참석해 "카카오뱅크의 회원 수가 1800만명을 넘어가는 등 기존 은행보다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 변호사는 '빅블러 물결리 바꾸는 자본시장'이란 주제로 진행된 패널토론에서 "2000년대 초반 하이마트는 대우전자 계열사로 있었지만, 대우전자가 공중분해되면서 플랫폼 회사로 탈바꿈했다"며 "2001년 기업가치가 '0원'이었지만 2005년 4월 4600억원에 매각됐고 2008년 1월에는 유진기업이 1조9500억원에 인수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현재 금융플랫폼도 마찬가지다. 이런 가치 상승이 이뤄지는 곳에서 첨예한 경쟁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면서 "대표적인 사례가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기업의 규제 타파인데 기존 은행 및 은행지주사와 달리 인터넷전문은행은 비금융주력자 규제를 34%까지 풀어주면서 급격히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2015년 1월 금융위원회에서 핀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를 해소하며 사업을 독려했다. 그 결과 2016년 케이뱅크가 설립됐고 카카오뱅크도 2017년 영업을 시작했다. 이 변호사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인적, 물적 인프라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다"며 "그 부분을 보존해주기 위해 이른바 '인터넷전문은행법'을 만들어 규제를 풀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공정성 차원에서 금산분리 원칙을 기존 은행이나 금융지주에 대해 풀어줄 필요가 있다"라며 "현재 금산분리, 은산분리의 경우 일관성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패널토론의 좌장을 맡은 신보성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은 "플랫폼 사업자가 금융업으로 사세를 확장하면서 최근 경쟁이 불거지고 있다"며 "인터넷전문은행과 다른 은행의 차이는 딜리버리를 인터넷으로 하느냐 그 것 하나다. 미국을 포함해 다른 나라에서는 딜리버리가 다르다는 이유로 별도의 라이선스를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2-04-21 15: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