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내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파리 올림픽' 선수촌에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기로 결정된 가운데 각국이 개별적으로 대안 마련에 나섰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친환경 올림픽을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올여름 기록적 폭염이 예상되는 만큼 대부분 선진국들은 자체적으로 에어컨을 설치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나라 형편에 따라 ‘냉방 빈부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조직위는 직사광선을 피하고, 지하 냉각수를 활용해 선수촌 건물 전체를 외부보다 6도 낮게 유지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프랑스의 한여름 온도는 최고 43도까지 치솟았다. 여기서 6도 낮아진다 해도 37도에 달한다. 실제, 지난 도쿄 올림픽 때에도 선수 100명 중 1명이 온열 관련 질환을 겪었다. 이에 예산이 많은 나라들은 선수들에게 이동형 에어컨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올림픽 참가국에 문의한 결과 미국·영국·캐나다·이탈리아·그리스 등 8국 모두 '이동식 에어컨'을 선수들에게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스 올림픽 스포츠환경위원회의 알렉산드라 팔리 위원장은 “우리는 선수들의 요청에 따라 에어컨을 가져갔다가 다시 그리스로 가져올 것”이라며 “안 그래도 매우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는 그들에겐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나 미어스 호주 올림픽선수단 단장도 "더울 때 사용을 원하는 선수들에게 이동형 에어컨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가장 많은 선수단을 보내는 중국이 와일드 카드”라며 “질의에 응하진 않았지만 중국 국내 에어컨 사용량은 예외적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고 했다. 중국도 에어컨을 자체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여력이 부족한 국가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우간다 올림픽 위원회 위원장 도널드 루카레는 "냉방 기기를 지원할 자금이 없다”며 “몇 해 전 튀르키예에서 열린 스포츠 경기 때도 자금을 지원하지 못해 우리 선수들은 에어컨 없는 방에서 지내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파리올림픽 조직위 환경 관리 담당인 조지나 그레농은 "선수촌이 올림픽 이후 6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주거 시설로 쓰일 예정이다"라며 “탄소 발자국을 줄여야 하는 세상에서 실내 온도를 18도로 유지하며 여름을 날 필요는 없다”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6-21 09:14:11[파이낸셜뉴스] 고물가가 지속되며 '계층이동의 사다리'로 기능하던 교육 분야에서도 매출 감소 현상이 포착됐다. 특히 평균소득이 낮은 분위에서의 지출 감소가 두드러지며 '교육 양극화 현상'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가운데, 교육비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던 알짜카드가 연이어 단종되며 일각에서는 서민들의 교육비 지출 감소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카드사들의 업황 개선을 위한 규제개선 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BC카드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지난달 발생 매출이 모든 분야에서 감소한 가운데 특히 교육 분야에서 모든 분야 업종 중 가장 높은 26.7%에 달하는 매출 감소가 나타났다. 올해 1·4분기에 발생된 교육 분야 매출 역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2.8%(1월), 24.0%(2월), 26.7%(3월) 등 매월 20% 이상씩 감소하면서 하락폭을 키우는 추세다. BC카드 데이터를 활용해 교육 분야에서의 매출 하락 원인을 시점별로 분석한 결과, 본격적으로 물가가 오르기 시작한 지난해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1.1% 감소했으며 올해 1·4분기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4.5% 급감한 것이 확인됐다. 지속되는 고물가로 인한 교육비 지출이 감소가 '교육 양극화 현상'을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연간 가계동향조사 결과 소득 5분위별 소비지출 구성 항목 중 교육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위를 제외한 모든 분위에서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평균소득 중∙상위권인 3~5분위 내 가구당 교육비 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25.9%까지 늘어난 반면, 상대적으로 평균소득이 낮은 1~2분위에서의 교육비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4%, 19.7% 감소하는 등 소득수준에 따른 교육비 지출 격차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현상도 발생했다. 올해 1·4분기 교육 분야에서의 매출 급감의 주요 원인으로는 △예체능학원(57.8%↓) △보습학원(44.9%↓) △외국어학원(42.1%↓) △독서실(39.3%↓) 등에서의 매출 감소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 업종 측면의 매출 감소와 교육 양극화 현상이 사회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우상현 BC카드 부사장은 “어려운 경제 상황과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마지막까지 유지한다고 알려진 교육비가 3개월 연속으로 감소하고 있다”면서 “사교육비 지출 감소로 교육 양극화가 심화될 경우 저출산 증가 요인으로도 파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 또한 "교육이 빈부 격차를 상쇄하거나 사다리 효과를 내는 중요한 도구였는데, 교육비 지출에 있어 양극화가 심화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빈부 격차가 고착화된다는 의미"라고 바라봤다. 일각에서는 교육비 할인혜택 카드 등 일상 속에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서민들이 애용하는 '알짜 카드'가 대거 단종돼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제로 여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전업카드사에서 단종된 카드는 458종으로 전년(116종)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중에는 학원비 특화 카드로 전월 실적 30만 원만 충족하면 학원비 100만 원당 5%(최대 5만 원 상당)를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로 적립되는 '신한카드 더 레이디 클래식' 등이 포함됐다. '알짜카드' 단종은 카드사들의 업황 악화 영향이 가장 크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본업에서의 수익 저하로 인한 카드사들의 비용 절감의 일환"이라며 "카드사가 본업인 결제업에서 적극적인 영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4-17 15:27:42[파이낸셜뉴스] 세계 갑부들의 자산이 급증하면서 빈부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상위 갑부들의 자산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앞으로 10년내 조만장자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는 빈곤 퇴치 자선 단체 옥스팜의 보고서를 인용해 세계 상위 갑부들의 자산이 불과 3년 사이에 2배 증가한 반면 아직도 세계 여러 곳에서는 극심한 빈곤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옥스팜의 보고서인 '인이퀄리티잉크’에 따르면 세계 5대 갑부들의 자산은 불과 3년 사이에 총 3210억파운드(약 4238억달러·약 541조원)에서 6880억파운드(약 8777억달러·약 1159조원)로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에 세계 인구의 60%인 빈곤층 47억명의 부는 감소했다. 옥스팜에 따르면 세계 5대 갑부에 포함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베르나르 아르노 LVMH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CEO의 합계 자산이 2020년 이후 114% 늘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이중 머스크의 자산만 1800억파운드(약 2296억달러·약 303조원)로 추정됐다. 옥스팜 관계자는 앞으로 229년동안 빈곤 퇴치가 불가능한 반면 10년내 세계에서 첫 조만장자가 나올 것이라며 이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옥스팜은 각국 정부들이 독점 체제를 깨고 기업 총수들의 연방 상한제 도입, 추가 순익과 부에 대한 높은 과세, 공정한 거래를 빈부 격차 해소를 위한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1-15 14:41:49[파이낸셜뉴스] 지난 2일(현지시간) 인도 동부 오디샤주(州)에서 발생한 대규모 열차 탈선·충돌 사고의 사망자 대부분이 승차권 가격이 가장 싼 입석 객차에서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미국 일간지 뉴옥타임스(NYT)는 11일 “인도의 빈부격차 현실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평했다. NYT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사망자 288명 중 대부분은 동북부 샬리마르에서 남부 첸나이로 가던 여객열차 코로만델 익스프레스에서 나왔다. 사망자는 그중에서도 기관실 바로 뒤에 붙어있는 입석 객차 3량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철도 당국자들은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중 2명만 지정된 좌석의 승객이었다고 밝혔다. 나머지 사망자들은 모두 소위 '일반석'으로 불리는 입석 승객이었다. 사고 당시 입석 객차 3량에는 정원 제한과 일치하는 300명이 타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NYT는 실제 탑승객 수는 이보다 훨씬 많았을 수 있다고 전했다. 입석 객차의 승차권은 약 5달러(약 6천원)로, 멀리 타지로 돈을 벌러 가는 노동자 등 빈곤층이 주로 이용한다. 객차에는 에어컨도, 지정된 좌석도 없으며 빼곡하게 들어찬 승객들이 장시간 선 채로 이동하곤 한다. 코로만델 익스프레스의 입석칸에 타고 있다가 목숨을 건진 라훌 쿠마르(28)는 “승객들은 모두 나처럼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일용직 노동자, (좌석이 지정된) 옆 칸 표를 사지 못하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NYT는 하루 열차 승객이 2000만명에 이르는 인도에서 7명 중 6명이 이처럼 좌석을 예약하지 않는 입석 승차권을 이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참사는 인도의 철도 인프라 부족이 빈곤층에게 더 큰 짐을 지우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번 사고는 샬리마르에서 첸나이를 향해 달리던 코로만델 익스프레스가 신호 오류로 정해진 선로에서 벗어나 주차돼 있던 화물열차와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코로만델 익스프레스가 탈선하면서 여러 철로에 걸쳐 쓰러졌다. 이후 같은 시간 서부 벵갈루루에서 동북부 하우라로 가던 슈퍼패스트 익스프레스의 뒷부분과 2차로 충돌하면서 사고는 대형참사로 번졌다. 인도 당국은 이번 사고의 사망자를 288명에서 275명으로 수정했다가 다시 288명으로 바로잡았다. 사망자 중 약 80명의 신원이 아직 파악되지 않았으며 부상자는 110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6-13 06:19:41돈이 돈을 벌기 때문에 소득 불평등은 날이 갈수록 심해진다.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가 '21세기 자본'에서 주장한 이후 세계를 달군 화두다. 현재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도 통용될 수 있다. 최근 정부가 부동산 시장 연착륙 방안을 발표했다. 거품 빠진 주택을 다주택자가 '줍줍'하기 쉽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돈이 돈을 벌 기회다. 다만 피케티 교수에 대한 반론이 거셌던 것과 달리 다수 국민이 부동산에 매여있는 지금은 다주택자 규제완화를 두고 반론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정부가 지난 21일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다주택자 규제완화를 제시했다. 부동산 시장 연착륙 방안이라는 표제 아래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및 대출 규제가 대폭 줄었다.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를 8·12%에서 4·6%로 절반 줄인다. 1주택자 취득세(1~3%)와 유사해진 셈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오는 2024년 5월까지 1년 더 유예한다. 다주택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규제지역 내 금지에서 30%까지 허용한다. 세계적인 고금리 기조에 부동산 침체가 가속되자 다주택자를 해결책으로 세우는 모양새다. 실제로 현재 시장에는 금리인상과 무관한 자산가들의 이른바 '줍줍'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 교통 호재지를 중심으로 활발하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미래 가치가 기대되는 곳에서 고점 대비 40% 하락이면 현장의 말을 빌려 '바닥은 아니라도 무릎까지는 내려왔다'는 분위기가 흐른다.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완화는 이러한 기조에 불을 지필 전망이다. 현장 예상대로라면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완화는 유동성이 회복될 미래에 자산 빈부격차를 키운다. 피케티 교수가 '21세기의 자본'에서 말한 자산수익률(r)은 경제성장률(g)보다 높아서 불평등이 필연적으로 심화된다는 주장과 결론이 유사하다. 지난 2015년 피케티 교수는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의 반론으로 토론을 벌이고, 비판을 수용해 논문 일부를 수정하기도 했다. 다만 다주택자 규제완화는 반론이 어려워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부양책은 반증 불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야당에서 정부의 이번 부동산정책방향 발표를 놓고 조금씩 비판이 일고 있다. 인기영합에 매몰되지 말고 미래를 위한 합리적인 토론으로 이어지길 희망한다. heath@fnnews.com 김희수 건설부동산부 기자 heath@fnnews.com 김희수 기자
2022-12-22 18:19:50[파이낸셜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일 마지막 법정 TV토론 이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 복지제도 문제에 대한 타 후보의 인식이 걱정된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토론 이후 기자들과 만나 "못 다한 이야기가 굉장히 많다. 우리나라 복지제도의 문제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사회분야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지만, 복지제도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전한 셈이다. 안 후보는 "사회적 약자를 도와주려는 복지제도가 오히려 사회적 약자를 더 어렵게 하거나 빈부격차를 악화시킬 때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안 후보는 "그런 것을 찾아서 세심하게 바꾸는 게 필요한데, 다른 당의 공약은 그런 부분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대표적으로 안 후보는 국민연금의 맹점을 지적했다. 국민연금은 기본적으로 국민 생활 보장을 위한 복지의 성격인데, 돈을 낸 것에 비례해 받게 돼 있어 형편이 안 좋은 국민들은 그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토론에서 안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국민연금 문제를 묻고는 이 같은 '아이러니'를 짚기도 했다. 안 후보는 토론 후 기자들에게 "여러 당 공약이 그런 부분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하다. 그게 굉장히 큰 염려가 된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안 후보는 탄소중립 주제도 제대로 다루지 못해 아쉬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다른 대부분의 분들이 탄소중립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도 없다"며 "지금이라도 탄소중립에 대해 다루는 토론회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실시·공표가 금지되는 3일 '깜깜이 기간' 도래, 4일 사전투표 시작에 대해 "제가 만들고 싶은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직접 대면을 통해 말씀드릴 좋은 기회를 가지게 됐다. 하루를 1년 같이 쓰면서 가능한 많은 분들께 제 진심을 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김학재 전민경 기자
2022-03-03 00:46:16【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공산당 사정·감찰기관이 세금은 사회의 빈부격차를 조절하는 하나의 중요한 수단이라고 경고했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천명한 공동부유(共同富裕)를 언급하며 사회주의 본질적인 요구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일부 유명 연예인으로부터 불거진 탈세 문제가 공동부유 분위기를 타고 중국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30일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전날 ‘탈세는 법이 용납하지 않는다’는 제목으로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에 글을 올려 “유명 연예인이든 기업가든, 당원이든 간부이든, 서민이든 법에 따라 세금을 내는 것은 기본 의무이며 법을 준수하는 것은 최소한의 요구”라며 이 같이 밝혔다. 기율위는 탈세 혐의로 2억9900만위안(약 539억원)의 벌금을 부과 받은 유명 배우 정솽 문제를 거론했다. 그러면서 일부 연예인들의 예술적인 성취와 사회 공헌은 그들이 받는 보상 보다 훨씬 부족하다고 질타했다. 하지만 이들 연예인이 불법적인 수단을 사용하고 허위 신고를 통해 세금을 탈루했다는 것이 더욱 참을 수 없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기율위는 2억9900만위안이 어떻게 계산됐는지 조목조목 법률 조항을 들어가며 설명했다. 또 정솽에게 부과된 벌금은 엄격하며 일부는 최고 처벌 조항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기율위는 정솽에 대한 세무당국의 처리는 모든 사람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세금은 사회의 빈부격차를 조정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피력했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이며 공동부유는 사회주의의 필수 요건이라고 강조했다. 기율위는 “부자는 거만을 누리고 가난한 자는 지게미와 쌀겨를 먹는 다는 것을 우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빈부격차가 커지고 부자와 가난한 자 사이에 극복할 수 없는 격차가 생겨서는 안 된다”고 질타했다. 기율위는 홈페이지에 정솽과 성폭행 혐의로 체포된 중국계 캐나다인 크리스 우에 대한 조사를 하겠다는 내용의 글도 올렸다고 주요 외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은 이런 중국 규제당국 조치에 대해 시 주석의 공동 부유 추진에 배경이 있다고 분석했다. 광범위한 부의 분배를 강조하는데 이어 민간 분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일련의 조치라고 외신은 풀이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1-08-30 15:38:52[파이낸셜뉴스] 아파트 가격 하위 20%(1분위)와 상위 20%(5분위)의 가격 격차가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 5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3월 아파트 가격 상위 20%의 평균 매매가는 10억1588만원으로 하위 20% 1억1599만원의 8.8배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8년 12월 이후 사상 최대 격차다. 아파트 가격 5분위 배율은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하위 20%로 나눈 값으로,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격차를 나타낸 것이다.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아파트 가격 격차는 2009년 10월 8.1배를 기록한 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며 2015년 6월 4.4배까지 줄어들었으나 문재인 정부 들어 다시 벌어졌다. 2017년 11월 5배를 돌파한 아파트 가격 격차는 2018년 10월 6배, 2020년 2월 7.1배, 9월 8.2배로 벌어진 데 이어 지난 3월 8.8배를 기록했다. 이는 저가 아파트 가격의 오름폭이 크지 않은 가운데 고가 아파트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하위 20%의 평균 매매가는 2019년 1월 1억1294만원에서 올 3월 1억1599만원으로 2년2개월새 305만원(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같은 기간 상위 20% 매매가는 6억9114만원에서 10억1588만원으로 3억2474만원(47%) 올랐다. 저가와 고가 아파트간 가격 상승폭이 10배 이상 차이가 난 셈이다. 문제는 이같은 아파트 가격격차가 이른바 고가 아파트가 많은 수도권과 저가 아파트 중심의 지방간 양극화를 부추긴다는 점이다. 실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의 5분위 평균 매매가격은 13억5899만원에 달한 반면 지방은 상위 20%(5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3억8470만원에 그쳤다. 이는 수도권 하위 40%(2분위) 평균 매매가격 3억828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1분위 가격도 수도권은 2억1024만원이지만 지방은 6660만원으로 3.2배 차이를 보였다. 아파트 빈부격차가 심화되자 양극화를 해소해 달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지방 저가 주택 소유자라는 A씨는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로 서울의 똘똘한 한채를 보유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방 아파트를 처분하면서 지방 부동산시장은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며 "국토 균형 발전을 통해 산업 및 인구를 분산해 지방에 사는 국민과 서울 경기에 사는 국민의 생활 수준이 초양극화에 치닫지 않도록 정책 수립을 재고해 주시기를 청원 드린다"고 호소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04-05 07:50:19【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빈부격차를 줄이려면 사회보장체계를 강화해 공공서비스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중국 정부의 농촌토지정책은 토지의 양도와 매매가 가능한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중국에서 경제발전 계획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경제연구소 쑨쉐궁 소장은 3월30일 베이징에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북경사무소 주최로 열린 ‘2021년도 제1회 한중경제포럼’에서 이 같이 밝혔다. 행사는 쑨 소장이 중국의 14차5개년(2021~2025년) 경제·사회개발계획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쑨 소장은 중국이 13차5개년(2016~2020년) 계획 기간 동안 전면적인 ‘샤오캉(모두가 풍족한 삶)’을 달성했다고 하지만 빈부격차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 공공서비스 수준을 높여 사회보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의 소비성향은 자금이 생길 경우 돈을 쓰기 보다는 저축하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사회보장체계를 강화하면 자연스럽게 소비활동이 증가하고 이는 소득분배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는 논리다. 또 중소기업의 고용창출을 지원하고 청년들이 창업할 수 있도록 장려해 빈부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국이 판단하고 있는 탈빈곤의 기준에 대해 묻자, 2010년 기준으로 월소득 2300위안이라고 밝혔다. 해마다 수치가 달라지지만, 작년에는 4000위안까지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쑨 소장은 “탈빈곤은 중국 자체적으로 설정한 것이며 국제표준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중국 고령화와 소비활성화, 도시·농촌 소득 문제를 놓고는 14·5계획 기간 동안은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사견임을 전제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세대간 소비성향의 격차가 크다고 진단했다. 젊은 층은 대출을 받아서라도 적극적으로 소비에 나서는 반면 기성세대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쑨 소장은 “1980~1990년대 태어난 청년들이 사회에서 주축이 되면 소비시장은 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호구(후커우)제도의 부작용과 관련해선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1선 도시를 제외하고 기타 도시는 개혁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대부분 지역에서 호구제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오히려 농촌 호구를 가진 농민공이 도시에서 일을 하면서도 농촌호구를 버리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농촌호구를 버리면 경작지 배분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농촌 토지는 양도가 불가능하고 현금으로 바꿀 수도 없다. 쑨 소장은 “호구 문제는 도시보다는 농촌에 있다고 본다”면서 “중국 정책의 방향은 토지 양도와 매매 쪽이지만 농촌토지개혁에서 여전히 신중한 편”이라고 전했다. 기본소득에 대해선 중국은 유럽과 미국 등과는 다른 최저생활보장제도라는 것이 있다고 했다. 다만 중국도 앞으로는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반도체와 관련해선 전문가가 아니라면서도 반도체 전체 산업 체인에서 중국이 잘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반도체 제조에 강한 것처럼 반도체 디자인 분야에선 중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취지다. 그는 “중국은 그간 반도체 국제 분업에서 제조를 해야 하는 절박함을 느끼지 못하다가 미국의 제재 이후 수요의 필요성을 깨닫게 됐다”면서 “반도체 산업을 처음부터 전반적으로 개발하려면 광학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1-03-31 22:06:33[파이낸셜뉴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사진)이 세계적인 자발적 기부 운동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참여해 개인재산 절반 이상 기부를 공식 서약했다. 카카오는 김 의장이 더기빙플레지의 220번째 기부자로 이름을 올렸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달 25일 열린 전사 간담회에서 “디지털 교육 격차 등으로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과 인공지능(AI) 분야 인재에 관심이 많다”며 “기부금을 묵혀두지 않고 필요한 곳에 바로 써 나가고 싶으며,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사회 문제들을 풀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더기빙플레지는 2010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그의 아내 멀린다 게이츠,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등이 재산 사회 환원을 서약하며 시작한 자발적 기부 운동이다. 현재 25개국 220명이 서약했다.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버진그룹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 등이 서약에 참여했다. 다음은 김범수 의장 부부의 더기빙플레지 기부 서약서 전문 안녕하세요, 형미선·김범수입니다. 1995년 마이크로소프트 창립 20주년 특집 기사를 보고 창업의 꿈을 키웠던 청년이 이제 ‘기빙플레지’ 서약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 기사를 처음 접했던 때 만큼이나 설렘을 느낍니다. 기부 서약이라는 의미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 빌・멀린다 게이츠 부부와 워런 버핏, 그리고 앞선 기부자에게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저와 제 아내(형미선)는 오늘 이 서약을 통해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려고 합니다. 우리 부부는 아들 상빈, 딸 예빈과 오랜 시간 동안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 나눴던 여러 주제들 가운데 사회문제 해결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부터 기부금을 쓸 생각입니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겪었던 저는 30대 시절에 이를 때까지 ‘부자가 되는 것’을 오직 인생의 성공이라 여기며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목표했던 부를 얻고 난 뒤 인생의 방향을 잃고 한동안 방황해야 했습니다. 모든 일을 멈추고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가족들과 보냈던 2년은 저 스스로를 깊이 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인생 2막’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고, ‘의미 있게 산다는 것’에 관해 스스로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랄프 왈도 에머슨(이 썼다고 널리 알려진) 시 <무엇이 성공인가>를 접한 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방향타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 / 한때 이 땅에 존재했던 것으로 인해 단 한 사람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 이것이 바로 성공이다” 성공의 의미를 다시 새겼던 10여년 전, 저는 100명의 창업가(CEO)를 육성·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이 도전은 카카오 공동체라는 훌륭한 결실을 맺으며 대한민국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됐습니다. 카카오와 카카오를 통해 창업한 회사들이 함께 하는 ‘카카오 공동체’는 앞으로 더 나은 세상의 꿈을 펼치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해낼 것이라 믿습니다. 이 서약을 시작으로 우리 부부는 기업이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의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려 합니다. 사회적 기업이나 재단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100명의 혁신가를 발굴해 지원할 계획입니다. 혁신가들과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꿈을 꾸고 싶습니다. 미래 교육시스템에 대한 적절한 대안도 찾아보려 합니다. 빈부격차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고자 노력하고, 아프고 힘든 이들을 돕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입니다. 우리가 걸어가는 길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또 다른 혁신가들의 여정에 보탬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이 서약에 흔쾌히 동의하고 지지해준 가족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사랑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2021. 3. 16. 형미선 김범수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1-03-16 10: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