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탄의 친구 수운씨네가 아이슬란드여행에 대한 '뽐뿌질'을 하고 스페인 여행을 가버린 후 우리는 아이슬란드에 대한 정보를 열심히 알아보았다. 아이슬란드 여행 첫날 하필 감기가 걸려서 아픈 상태에서 다녔는데도 너무 좋았다고 하니 대체 얼마나 좋은 곳인가 궁금했다. 다른 분들의 여행기며 풍경 사진들을 보니 과연 다른 곳에서는 결코 보지 못할 장엄한 자연에 우리도 매료되었다. 그리고 독일에서 가면 3시간 반 거리인데 한국에서 간다면 최소 19시간. 왕복으로 2~3일을 까먹고 시차적응까지 해야한다. 비행기 값도 말도 안되게 차이가 난다. 이번이 아니면 더 많은 돈을 들여 더 짧게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특히 노르웨이 트롬쇠에 가서 오로라를 찍겠다고 오로라 촬영용 카메라를 여행내내 가지고 다녔는데 현재 여행 루트상 북유럽은 못갈듯 하다고 포기하고 있었는데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아이슬란드를 갈 생각이 없다면 몰라도 죽기 전 꼭 한번 가봐야겠다면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되었다. 며칠 후 친구부부가 돌아왔다. 우리는 아이슬란드에 갔다오겠다며 몇가지 짐과 까브리를 부탁했다. 며사이에 과감한 결정을 한 우리를 친구는 재미있어하며 기꺼이 여러가지를 도와주었다. 아이슬란드 여행에 관한 여러가지 팁이며 공항까지 가는 법 등 자세한 설명이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유숙씨는 아이슬란드 물가가 어마어마하다며 돈 아끼는 법을 자세히 알려주고 저렴한 독일 마트에서 도시락 싸기 좋은 햄이며 치즈 등을 잔뜩 사가지고 가라는 꿀팁을 주어 그대로 따랐다. 슈투트가르트 중앙역에 갔다. 5번 플랫폼에서 이체(ICE)를 타고 1시간 15분을 가서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에서 내려야 한다. 대학시절 배낭여행때 이후 처음인 독일 열차는 매우 깨끗하고 시설이 좋았다. 캐리어를 둘 짐칸도 입구쪽에 따로 마련되어있다. 열차는 정시에 출발했다. 아이슬란드의 물가가 높기로 유명하다. 독일에서 미리미리 장을 보자. 우리가 탑승한 칸에는 사람도 별로 없고 쾌적하니 좋다며 앉아있었는데 검표원이 오더니 표를 보여달라고 한다. 당당하게 표를 내밀었는데 티켓의 QR코드를 찍어보더니 너네 자리는 여기가 아니라 식당칸을 지나 2등칸으로 가라고 하는 것이다. 독일어도 모르고 초행길이라 벌어진 해프닝. 나는 얼굴이 빨개져서 얼른 서둘러 탄이를 재촉해 짐을 챙겨서 2등칸으로 왔다. 과연 2등칸에는 사람들이 꽤 많았고 시설도 그렇게까지 좋지는 않았다. 우리가 이동해서 겨우 빈자리를 찾아 앉은 후 바로 다음 역에서 엄청 많은 사람들이 타서 통로에 서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좌석지정을 하려면 추가요금이 있어서 그냥 표를 끊어서 생긴 해프닝이었다. 다행히 큰 어려움없이 앉아서 잘 가다가 다음역이 공항이라는 안내방송을 듣고 짐을 잘 챙겨 내렸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왔다. 까브리로 다닐 때는 국경 넘을 때만 좀 힘들었는데 대중교통으로 다니다보니 매 순간이 챌린지이다. 비행기도 좌석지정을 하면 돈이 꽤 추가가 되어서 일단 티켓팅할때 부탁하자 했는데 내 자리는 9D. 탄이는 30번으로 좌석이 뒤쪽에 멀리 떨어져있다. 일단 타고 옆자리 사람에게 부탁해보자 했는데 옆자리에 사람이 안탄다. 탄이한테 가서 내 옆으로 오라고 하니 몇시간 정도니 그냥 가자고 해서 그러기로했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창밖을 보니 동글동글 조각구름들이 예쁘게 떠있고 그 사이로 아래에 독일이 보인다. 짙은 코발트블루의 북대서양 바다를 건너 아이슬란드 상공에 들어서자 남극에 온 게 아닌가 싶은 새하얀 지형이 넓게 펼쳐졌다. 케플라비크 공항에 가까워오자 하얀 눈 쌓인 땅이 사라지고 흙색과 녹색지대가 되었다. 저기 낮은 건물들이 다닥다닥 모여있는 곳이 수도 레이캬비크인가보다. 그곳 말고는 거의 다 사람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땅인 것 같았다. 솜씨 좋은 기장님의 부드러운 랜딩으로 무사히 아이슬란드에 도착했다. 공항은 섬의 남서쪽, 8시방향에 있다. 아이슬란드에 들어가면 뭐든지 다 비싸다고 해서 면세점에서 꼭 맥주를 사라는 충고를 들었었는데 500ml캔이 개당 3000원 정도로 한국과 비슷하다. 6캔으로 일주일 버틸 수 있겠지. 내리는 곳에 면세점이 있어 다행이다. 공항을 나오며 평소처럼 여권이며 이것저것을 챙겨 준비하고 있었는데 아무도 잡지 않고 수화물 검사 같은 것도 없이 그냥 빠져나와버렸다. 비행기를 타고 다른 나라에 왔는데 여권검사를 안하는 상황이 영 이상하고 너무 익숙치가 않았는데 알고보니 아이슬란드는 EU가입국은 아니지만 쉥겐조약 협약국으로 유럽연합 회원국과의 이동이 간편하다고 한다. 입국 후 나와서 다음 미션은 예약한 렌터카 찾기. 이집트에서 호되게 렌터카 수령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어서 걱정이 되었는데 함께 나온 다른 사람들이 다 다른 렌터카직원을 따라 간 후 우리만 남을때까지 우리가 예약한 회사 직원이 안와서 걱정이 점점 커져갔다. 불안해서 이리저리 물어보고 알아보니 30분마다 푯말을 든 사람이 온다고 해서 조금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한참을 기다리니 드디어 우리가 예약한 회사의 푯말을 든 사람이 등장했다. 늦게라도 나타난 직원이 너무 반가웠다. 그를 따라 셔틀카를 타고 얼마간 이동해서 사무실에 가서 몇가지 서류에 사인을 하고 렌터카를 빌릴 수 있었다. 사륜구동 지프 중에 가장 저렴한 모델을 예약했음에도 불구하고 12일간의 렌트비가 백만원이 넘는다. 그런데 차는 이곳저곳 긁힌곳이 많고 상태가 썩 좋지 않다. 직원과 함께 이미 있는 차량의 흠집들을 꼼꼼히 체크하고 기록해두었다. 약 5만5000km 정도 뛴 차량이다. 차량을 잘 수령하고 공항에서 7분거리에 예약한 게스트하우스에 바로 왔다. 레이캬비크 시내의 숙소는 가격이 후덜덜해서 공항근처로 잡은 것인데 그러길 잘했다. 사실 아이슬란드에 도착을 해서 다시 탄을 만났을 때부터 탄의 얼굴이 심상치가 않았다. 공항에서 감기에 옮았는지 낯빛이 매우 안좋았다.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맥을 못추는 탄이는 침대에가서 바로 누웠고 나는 혼자 짐을 챙기고 뒤져서 일단 가져온 재료로 저녁을 마련했다. 친구네도 아이슬란드에 오자마자 감기몸살에 힘들었다고 했었는데 이게 웬 같은 운명이란 말인가. 탄이 상태가 안좋으니 모든 것을 내가 챙겨야 하는 것이 무척 버거웠다. 다음날 아침에도 탄이는 나을 기색이 없었지만 겨우 운전을 해서 반시계방향으로 아이슬란드를 도는 원래 계획대로 남쪽으로 이동을 했다. 주변 풍경은 너무도 색다르고 멋있는데 옆에 아픈 사람이 있으니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탄이 걱정에 즐길 수가 없었다. 그렇게 이틀, 삼일이 지나자 물론 아픈 사람이 더 힘들었겠지만 몇일을 간호하고 숙소찾고 예약하는 것이며 식사준비며 내가 다 알아서 하다보니 너무 힘들고 즐겁지가 않아서 괜히 왔나싶고 큰 돈을 쓰며 왔는데 여행하는 것 같지도 않아 마음이 무척 속상했다. 다행히 삼사일이 지나자 탄이 조금씩 건강을 되찾았고 겨우 아이슬란드를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아이슬란드는 정말 모든 곳이 명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길 옆이 모두 기막힌 풍경... 명소를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 처음에는 여행안내 사이트에 나온 유명한 곳을 찾아다녔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길을 가다가 옆을 보기만 하면 기가막힌 폭포가 보이고 빙하가 보이고 눈 쌓인 해안절벽과 그 어디서도 본적 없는 기기묘묘한 풍경들이 가득했다. 우리가 간 4월은 성수기는 아니라서 사람들이 많지 않아 좋았는데 정말 아이슬란드는 겨울에는 쉽게 오로라를 볼 수 있어 좋고 봄에는 눈 쌓인 풍경과 초록초록 언덕을 함께 볼 수 있어 좋고 여름에는 섬의 모든 곳을 다 돌아볼 수 있어서 좋고(겨울에는 얼어서 통행금지인 구역이 많다) 가을에는 또 가을이라 좋아, 모든 계절에 다 와봐야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로 도로를 달리다가 다른 차들이 서있는 곳이 보이면 무조건 서면 좋다. 틀림없이 멋진 풍경이 있는 곳인 것이다. 남들 따라서 차를 세워 좋은 곳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웅장한 폭포며, 거뭇한 색의 언덕과 냇물들이 마치 다른 별에 와있는 듯한 느낌까지 주었다. 아름다운 암석이 우뚝선 절벽 위에서 쏟아지는 폭포수가 바람에 날리는 모습이 이세상 풍경이 아닌 듯 하다. 아이슬란드의 면적은 남한과 비슷하지만 인구는 40만명이 안된다. 우리나라 사람들 10분의 1만 여기로 이주해서 살면 서로 좋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봤다. 넓고 아름다운 땅에 인구밀도도 낮으니 이 나라 사람들은 정말 축복받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파서 허비한 시간이 아까워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열심히 돌아다녔다. 숙소는 항상 제일 저렴한, 공동주방과 공동화장실을 사용하는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1박에 10만원가량 했다. 숙소의 공동주방에서 최대한 아침과 저녁을 해먹고 아침에 출발 전 점심 도시락을 싸서 다니다가 먹었다. 수도인 레이캬비크 외에는 레스토랑 찾기도 힘들고, 있다해도 어마무시하게 비싸서 사먹는건 꿈도 꿀 수 없었다. 아이슬란드의 날씨는 정말 변화무쌍해서 오전에 안개가 자욱하게 끼고 비바람이 불다가 오후에는 해가 쨍쨍 내리쬐고 저녁에는 눈이 내리는 등 종잡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하루 한번은 햇빛이 나는 경우가 많아 날이 흐리다고 실망할 것은 없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왜 이리 낯설고 이국적인가 했더니 나무가 보이질 않는다. 섬 전체에 나무가 있는 곳이 매우 드물다고 한다. 검은 화산흙과 이끼같은 초록식물들이 깔린 모습이 너무나도 이채롭다. 계곡에 거대한 빙하가 있는 숄헤이마요쿨을 찾아왔다. 아이슬란드 지명은 꽤나 어려워 기억은 커녕 발음하기도 쉽지 않다. 빙하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는 길옆에 빙하에서 흘러나온 유빙들이 강위에 떠있는것이 마치 대리석 조각들이 물에 떠있는 것같은 무척 신기한 풍경이었다. 강 끝에 거대한 빙하가 눈앞에 나타났다. 우리 둘다 빙하를 이렇게 가까이서는 처음 보는 것 같다. 도보 길끝에는 사진과 안내문이 있었다. 25년전에는 저 멀리까지 빙하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제는 한참을 더 걸어들어와야 빙하를 만날 수 있다. 엄청 많이 줄어든 것이 확연히 보였다. 안내판의 사진을 통해 빙하가 많이 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이렇게 빙하를 보지만 다음 세대는 여기서 아예 빙하를 보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지구의 기후가 점점 급격하게 변화하는 것에 다시한번 경각심이 들었다. 다시 한참을 달려 해안절벽의 전망대에 방문했다. 높은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니 끝없이 길게 뻗은 시꺼먼 해변에 새하얀 파도가 계속해서 밀려오는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저세상 풍경이네." 감탄이 절로 나온다. 한지에 수묵화를 그리듯이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의 색이 신비할 정도로 아름다왔다. 주상절리가 유명한 검은 해변도 찾아갔다. 주차장에서 몇걸음 걷지도 않아 바로 까만 모래가 깔린 해변이 나오고 그 바로 옆에 높은 기둥이 쭉쭉 서 있는 듯한 주상절리로 이루어진 동굴이 보였다. 홀린 듯 동굴로 발길을 옮겼다. 동굴은 깊지는 않았지만 동굴주변에 어마어마한 규모의 주상절리 지형이 너무나도 장엄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서있었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파도가 사람들을 삼킬듯이 거세게 밀려와서 안전 요원들이 바다에 너무 가까이 가지 말라고 연신 주의를 주고 있었다. 해변의 검은 모래는 생각보다 매우 고왔다. 이동중에도 길옆의 풍경은 눈을 뗄 수가 없다. 화산활동과 세월이 만들어낸 녹색 이불을 뒤집어쓴 양떼같은 바위벌판이 다른 행성에 온것같은 기분을 준다. 높은 산에 걸린 거대한 구름이 마치 하얀 두꺼운 눈이 쌓인 것 같기도 한 신기한 장면도 보고 해지기 전 도착한 다이아몬드 비치에서는 해변에 떠밀려온 보석같이 투명하고 아름다운 얼음조각들이 마치 예술작품처럼 놓여져있었다. 까만 모래위에 하얗게 반짝이는 얼음 조각들이 정말 보석같이 아름다웠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ygtPxaExqiw?si=HYhQtt53V3oC8APU>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2-06 17:41:29[파이낸셜뉴스] "과거 기후가 기록돼 있는 빙하가 기후변화로 사라지고 있다. 빙하학자에게는 조선왕조실록과 같은 역사책이 불타 없어지는 것과 같은 일이다. 더 이상 지구상에 연구하기에 적합한 빙하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내 직업도 빙하와 함께 사라질지 모른다." 빙하학자 신진화 작가의 빙하 투쟁기를 다룬 책 '빙하 곁에 머물기'는 빙하가 형성되던 시점부터 기후 온난화가 심각한 현재까지,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이어 붙여 나가고 여기에 자기 경험담을 더해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나간다. 아울러 빙하에 켜켜이 쌓인 시간이 얼어붙은 '냉동 타임캡슐'을 분석해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2-06 11:14:39[파이낸셜뉴스] 스위스 빙하가 2년 사이 10%가량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이탈리아와 국경에도 변화가 생겼다. BBC, AP 등 외신을 종합하면 스위스과학원(SCNAT) 빙권(氷圈)관측팀은 1일(현지시각) 지난 7~8월 자국 빙하 2.5%가 사라졌다고 보고했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평균치보다 높은 것이다. 스위스과학원은 "지난 8월은 관측 시작 이래로 가장 큰 빙하 손실이 기록된 달"이라며 "기후변화의 결과로 빙하설(氷河舌)의 후퇴와 붕괴는 계속 줄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빙하 연구단체 글래모스(GLAMOS) 소속 전문가는 주시해 온 빙하의 절반 이상이 여름 내내 눈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전했다. 빙하 최상부 측정 지점 일부에서는 얼음이 1m 이상 녹아내렸다고 덧붙였다. 원인으로는 두 달 동안 이어진 고온, 적은 강설량, 남풍을 따라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온 열기가 지목됐다. 스위스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빙하가 있는 국가다. 지난해 전체 빙하 부피의 4%가 사라졌다. 이는 한 해 만에 6%가 감소한 2022년 이래로 단일 연도에 두 번째로 많은 감소량을 기록한 것이다. 이 같은 해빙으로 알프스산맥을 두고 국경을 맞댄 스위스와 이탈리아는 국경선을 새로 그리게 됐다. 자연적 경계선 역할을 해온 빙하가 녹은 탓이다. 알프스산맥의 한 봉우리인 마터호른산 일대와 여러 스키 리조트 근처에서는 이탈리아 측 국경이 밀리면서 스위스 영토가 늘어났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스위스와 이탈리아 협정은 지난달 27일 스위스 측에서 승인했다. 이탈리아가 아직 이를 동의하지 않아 새 국경 개정안이 발효되지는 않았다. 정확한 국경 변경 사항은 양국이 모두 서명하면 공표될 전망이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10-04 07:02:22[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 알프스산맥의 빙하가 계속된 폭염으로 녹아내린 곳에서 제1차 세계대전 참전 군인 유해 2구가 발견돼 화제다. 21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지난 19일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산맥의 최고봉인 마르몰라다의 해발 2700m 지점에서 유해 2구가 발굴됐다. 마르몰라다 케이블카 관리 직원이 태양열과 빛으로부터 빙하를 지키기 위해 덮은 방수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해당 유해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1915년부터 1918년까지 이탈리아군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군의 산악전에 참전했던 코모 여단 소속의 보병으로 확인됐다. 북부 트렌토 경찰은 "군인들의 군번줄 덕분에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코모 여단을 상징하는 흰색-파란색 휘장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한 세기가 넘도록 빙하 속에 갇혀 있던 이들의 유해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마르몰라다의 빙하도 빠른 속도로 녹아내려 이곳에서 발견된 폭발물은 2021년 340개, 2022년 785개, 지난해에는 1039개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된 포탄 53개가 발견돼 폭탄 처리 전문가들이 출동한 바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22 07:53:57#OBJECT0# [파이낸셜뉴스] 올해 1·4분기 벤처투자액이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났다. 2년간 지속됐던 혹한기를 거쳐 벤처투자 시장이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올해 시장이 전년 대비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스타트업 민간 지원 기관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스타트업 대상 투자액은 1조40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8910억원 대비 57.6%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투자 건수도 272건에서 293건으로 총 21건 늘어났다. 스타트업 정보업체 스타트업레시피도 올해 스타트업 투자액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스타트업레시피에 따르면 1·4분기 스타트업 대상 투자액은 전년 7757억6000만원 대비 38% 증가한 1조737억원이다. 정부는 벤처투자액을 집계할 때 벤처투자회사와 신기술사업금융업자 등 모든 VC의 투자 실적을 전수조사해 통계를 낸다. 하지만 민간기관의 경우 기업 발표 자료와 투자 관련 언론 보도를 취합해 집계한다. 이 때문에 기관별로 집계 금액이 다를 수 있지만, 정부의 공식 통계가 나오기 전까진 벤처투자 시장 추세를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민간기관 두 곳에서 1·4분기 벤처투자액이 전년 대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며, 그간 지속됐던 '투자 빙하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5조9371억원이었던 국내 벤처투자액은 2022년 12억4706억원에서 지난해 10억9133억원까지 감소했다. 벤처투자 규모가 2년 새 5억원가량 쪼그라든 셈이다. 하지만 연초부터 투자 활성화 분위기가 만들어진 데다가 올해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하는 모태펀드를 조기 조성하면서 투자 가뭄이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중기부는 모태펀드 출자 예산인 9100억원의 전액을 1·4분기 내 출자해 정책금융 마중물을 신속히 투입하겠다는 목표 아래 지난달 4463억원을 출자해 46개 펀드 8935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선정했다. 이에 따라 투자사들도 올해 벤처투자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한국벤처투자가 VC 업계 종사자 6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VC 트렌드리포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52.3%가 올해 벤처투자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응답자의 49.7%는 올해 투자 규모가 '증대될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이와 관련 초기 투자 전문 VC인 패스트벤처스 박지웅 대표는 "기본적으로 좋은 사업 아이템이 있어야 투자도 활성화되는데, 올해는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스타트업, 고령화 트렌드를 바탕으로 한 사업, 인공지능(AI)이라는 큰 파도 등 다양한 기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며 "투자가 지난해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패스트벤처스 역시 운용자산(AUM) 및 투자팀 인력 증가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웅 퓨처플레이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지난해는 VC와 출자 사업 모두 몸을 사리고, 투자 집행을 최소화하는 분위기였다면 올해는 출자 사업의 규모도 늘어나고, 적극적으로 투자를 집행하려는 분위기가 연초부터 형성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생성형 AI, 로보틱스, 스페이스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다만 초기 단계 투자와 달리 시리즈B 이상의 중·후기 단계의 투자는 여전히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시장 전체의 관점에서 봤을 때 그로스단계에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 분위기는 얼어붙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그럼에도 시장 규모가 큰 AI, 기업간거래 서비스형소프트웨어(B2B SaaS) 기업에 대한 투자는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고, 지난해 에이티넘이 펀드 조성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만큼 혁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4-04-11 15:17:16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거래 빙하기로 다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1월 아파트 거래량은 이날 기준 1792건으로 전월(2311건) 보다 22.5% 줄었다. 지난 1월(1412건) 이후 10개월만에 최저치이다. 신고 기한이 이달 말로 얼마 남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2000건을 밑돌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을 보면 지난해에는 고금리 여파로 연평균 1000건 이하에 머물렀다. 특히 하반기부터는 7월 644건, 9월 607건, 12월 727건 등 빙하기를 겪었다. 올해에는 '1·3 대책'과 특례보금자리론출시 등으로 2월(2454건)에 2000건대를 넘어선 이후 4월부터 9월까지 3000건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10월부터 감소하더니 11월 들어서는 더 쪼그라든 것이다. 지역별로는 강북구가 10월 85건에서 11월 37건으로 56.5%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같은기간 용산구도 62건에서 37건으로 40.3%, 동작구도 91건에서 55건으로 39.6% 줄었다. 강남 3구 역시 거래 감소폭이 20%대를 기록했다. 단지별로는 3830가구의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의 경우 10월 10건에서 11월 5건으로 반토막이 났다. 노원구 상계동 주공7단지도 3건에서 1건,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3단지도 1건에서 0건을 기록했다. 강남권 단지도 마찬가지이다. 9510가구 규모의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경우 9월 28건에서 10월에는 10건, 11월에는 7건으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잠실동 잠실엘스도 8건(10월)에서 4건(11월)으로 감소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도 10월에 1건 거래되더니 11월에도 1건 팔리는 데 그치고 있다. 압구정동 현대 아파트 단지에서도 11월 거래량이 제로 이거나 1건 수준이다.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숀도 11월 거래량이 '0건'을 유지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셋째주(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3.4로 지난주(83.8)에 비해 떨어졌다. 11월 첫째 주(11월 6일 조사)부터 7주 연속 내리막길이다. 전문가들은 거래 감소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거래량은 매수심리를 잘 보여주는 지표"라며 "내년 1·4분까지는 더 냉각되다가, 2·4분기부터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실장도 "거래 절벽은 내년 6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라고 전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현재 2차 조정기에 들어간 상태"라며 "가격이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의견이 분분하나 거래절벽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내집마련 시기에 대해서 박 연구위원은 "시기 보다는 가격 메리트가 있다면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함 실장은 "하반기 금리 인하가 이뤄지고 그때 시장 상황을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매수자 우위 시장에서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며 "내년 1·4분기가 저점 국면으로 적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2023-12-26 18:17:57[파이낸셜뉴스]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거래 빙하기로 다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1월 아파트 거래량은 이날 기준 1792건으로 전월(2311건) 보다 22.5% 줄었다. 지난 1월(1412건) 이후 10개월만에 최저치이다. 신고 기한이 이달 말로 얼마 남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2000건을 밑돌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을 보면 지난해에는 고금리 여파로 연평균 1000건 이하에 머물렀다. 특히 하반기부터는 7월 644건, 9월 607건, 12월 727건 등 빙하기를 겪었다. 올해에는 ‘1·3 대책’과 특례보금자리론출시 등으로 2월(2454건)에 2000건대를 넘어선 이후 4월부터 9월까지 3000건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10월부터 감소하더니 11월 들어서는 더 쪼그라든 것이다. 지역별로는 강북구가 10월 85건에서 11월 37건으로 56.5%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같은기간 용산구도 62건에서 37건으로 40.3%, 동작구도 91건에서 55건으로 39.6% 줄었다. 강남 3구 역시 거래 감소폭이 20%대를 기록했다. 단지별로는 3830가구의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의 경우 10월 10건에서 11월 5건으로 반토막이 났다. 노원구 상계동 주공7단지도 3건에서 1건,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3단지도 1건에서 0건을 기록했다. 강남권 단지도 마찬가지이다. 9510가구 규모의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경우 9월 28건에서 10월에는 10건, 11월에는 7건으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잠실동 잠실엘스도 8건(10월)에서 4건(11월)으로 감소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도 10월에 1건 거래되더니 11월에도 1건 팔리는 데 그치고 있다. 압구정동 현대 아파트 단지에서도 11월 거래량이 제로 이거나 1건 수준이다.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숀도 11월 거래량이 ‘0건’을 유지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셋째주(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3.4로 지난주(83.8)에 비해 떨어졌다. 11월 첫째 주(11월 6일 조사)부터 7주 연속 내리막길이다. 전문가들은 거래 감소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거래량은 매수심리를 잘 보여주는 지표”라며 “내년 1·4분까지는 더 냉각되다가, 2·4분기부터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실장도 "거래 절벽은 내년 6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라고 전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현재 2차 조정기에 들어간 상태”라며 “가격이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의견이 분분하나 거래절벽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내집마련 시기에 대해서 박 연구위원은 “시기 보다는 가격 메리트가 있다면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함 실장은 “하반기 금리 인하가 이뤄지고 그때 시장 상황을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매수자 우위 시장에서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며 "내년 1·4분기가 저점 국면으로 적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2023-12-26 09:55:41'지방 재정의 빙하기가 도래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시도교육청이 내년에 초긴축 재정에 내몰리게 됐다. 정부가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각종 지방예산을 역대급으로 대폭 삭감하면서 이같은 우려가 커졌다. 29일 행정안전부는 내년도 지방교부세를 올해 대비 11.3% 대폭 삭감했고, 교육부는 내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9.1% 줄였다. 행안부의 내년 지방교부세는 올해 75조2883억원보다 8조5172억원 삭감됐다. 행안부는 내년도 전체 예산 긴축액을 모두 지방교부세 삭감으로 돌렸다. 행안부의 내년 전체 예산은 72조1000억여원으로 올해 80조 4978억원대비 8조4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행안부의 전년 대비 예산 감액폭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교육부의 내년 예산 총삭감액 6조3725억원의 대부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내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올해 75조7607억원보다 6조8748억원 삭감해 68조8859억원만 책정했다.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상 중앙정부는 내국세의 20.79%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각 교육청에 떼어줘야 하는데, 세수 여건이 녹록지 않아 내국세가 잘 걷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방교부금을 줄였다. 교육부의 내년 전체 예산은 95조6254억원으로 올해 101조9979억원에서 6조3725억원이 줄었다. 교육부는 지난 2014년 예산이 전년 대비 6.2% 축소된 이후 9년만에 가장 많은 감액폭을 기록했다. 특히 행안부와 교육부는 각각 80조원대, 100조원대 연간 예산 운영 규모가 내년부터 깨지게 됐다. 현 정부에서 '실세 부처'로 평가 받아온 행안부의 대폭 예산 삭감에 초긴축 정부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하병필 행안부 기획조정실장은 "2024년도 행정안전부 예산안은 부문별 예산 사용 내용을 적극 효율화해 꼭 필요한 부분에 예산이 집중 투입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현 정부는 지방시대위원회까지 설치하고 지방 살리기에 노력해왔다. 하지만 지방 예산 대폭 삭감으로 각자 도생을 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내년도 재난안전 부분 예산은 대거 확대했다. 재난안전 예산은 1조8939억원으로 전년(1조1629억원)보다 7310억원 늘었다. 디지털플랫폼정부 조기 구현을 위한 '디지털 정부혁신' 총 예산은 7925억원이다. 모바일 주민등록증 도입과 본인이 원하는 인증방식으로 공공웹·앱에 손쉽게 로그인할 수 있는 애니아이디(Any-ID) 서비스 확대 부문에 전년보다 153억원 증액된 282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출산과 실직 등 관련 혜택 알리미 서비스 구축에 34억원을 편성해 전년(7억원)보다 대폭 늘렸고, 행정서비스통합플랫폼에는 77억원 증액된 163억원을 편성했다. 급격한 트래픽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중앙행정기관 등 노후장비 통합구축과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에는 416억원 늘어난 758억원이 투입된다.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으로 총 1조5195억원(지방소멸대응기금 1조원 포함)이 편성된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윤홍집 기자
2023-08-29 18:18:21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시도교육청이 내년에 초긴축 재정에 내몰리게 됐다. '지방 재정의 빙하기'가 도래한다는 평가다. 정부가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각종 지방예산을 역대급으로 대폭 삭감하면서 이같은 우려가 커졌다. 29일 행정안전부는 내년도 지방교부세를 올해 대비 11.3% 대폭 삭감했고, 교육부는 내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9.1% 줄였다. 행안부의 내년 지방교부세는 올해 75조2883억원보다 8조5172억원 삭감됐다. 행안부는 내년도 전체 예산 긴축액을 모두 지방교부세 삭감으로 돌렸다. 행안부의 내년 전체 예산은 72조1000억여원으로 올해 80조 4978억원대비 8조4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행안부의 전년 대비 예산 감액폭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교육부의 내년 예산 총삭감액 6조3725억원의 대부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내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올해 75조7607억원보다 6조8748억원 삭감해 68조8859억원만 책정했다.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상 중앙정부는 내국세의 20.79%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각 교육청에 떼어줘야 하는데, 세수 여건이 녹록지 않아 내국세가 잘 걷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방교부금을 줄였다. 교육부의 내년 전체 예산은 95조6254억원으로 올해 101조9979억원에서 6조3725억원이 줄었다. 교육부는 지난 2014년 예산이 전년 대비 6.2% 축소된 이후 9년만에 가장 많은 감액폭을 기록했다. 특히 행안부와 교육부는 각각 80조원대, 100조원대 연간 예산 운영 규모가 내년부터 깨지게 됐다. 현 정부에서 '실세 부처'로 평가 받아온 행안부의 대폭 예산 삭감에 초긴축 정부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하병필 행안부 기획조정실장은 "2024년도 행정안전부 예산안은 부문별 예산 사용 내용을 적극 효율화해 꼭 필요한 부분에 예산이 집중 투입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현 정부는 지방시대위원회까지 설치하고 지방 살리기에 노력해왔다. 하지만 지방 예산 대폭 삭감으로 각자 도생을 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내년도 재난안전 부분 예산은 대거 확대했다. 재난안전 예산은 1조8939억원으로 전년(1조1629억원)보다 7310억원 늘었다. 디지털플랫폼정부 조기 구현을 위한 '디지털 정부혁신' 총 예산은 7925억원이다. 모바일 주민등록증 도입과 본인이 원하는 인증방식으로 공공웹·앱에 손쉽게 로그인할 수 있는 애니아이디(Any-ID) 서비스 확대 부문에 전년보다 153억원 증액된 282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출산과 실직 등 관련 혜택 알리미 서비스 구축에 34억원을 편성해 전년(7억원)보다 대폭 늘렸고, 행정서비스통합플랫폼에는 77억원 증액된 163억원을 편성했다. 급격한 트래픽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중앙행정기관 등 노후장비 통합구축과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에는 416억원 늘어난 758억원이 투입된다.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으로 총 1조5195억원(지방소멸대응기금 1조원 포함)이 편성된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윤홍집 기자
2023-08-29 13:22:28[파이낸셜뉴스] 미국 알래스카주 주도인 주노에서 빙하가 녹아 발생한 홍수로 주택이 강물이 휩쓸려 붕괴돼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밤 주노 인근 빙하호 붕괴로 멘덴홀 호수 수위가 높아지면서 일부 도로와 주택 수십 채가 침수되고 건물 2채가 붕괴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시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인근 저지대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불어난 강물에 주택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강물이 도로를 덮쳐 나무가 휩쓸려 떠내려가는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을 촬영한 샘 놀란은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집이 홍수로 무너질 때까지 1시간 이상 지켜봤다"며 "정말 슬펐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서서 지켜보는 것뿐이었다"고 푸념했다. 미국 기상청(NWS)에 따르면 이날 새벽 멘던홀 호수 수위는 지난 2016년 기록했던 최고 수위보다 3피트(91.44㎝) 높아진 15피트(4.6m)에 근접했다. 이는 적정 수위보다 5피트(152.4㎝) 높은 것이다. NWS 소속 기상학자 앤드류 박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예상을 뛰어넘은 수치"라며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이 상당히 파괴적"이라고 전했다. 멘던홀 호수 수위는 6일 오전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으나 현지 기상 당국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한편 빙하호 붕괴 홍수는 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으면서 빙하에 갇혀있던 물이 틈새로 빠져나가 강이나 호수 수위를 높이면서 발생한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빙하 해빙과 계절성 폭우로 인해 파키스탄 농경지 등이 물에 잠겨 최소 1700명이 사망하고 집 수백만 채가 무너졌다. 과학자들은 현재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폭우, 홍수, 가뭄, 폭염 등 극단적 날씨의 근본 원인으로도 기후변화를 의심하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8-08 06:3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