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16일 갑작스러운 폐업 발표로 피해자들이 속출한 이커머스 '알렛츠'에 대해 경찰이 수사 속도를 내고 있다. 알렛츠가 경영 악화로 대금 정산이 불가능한 상태에서도 무리하게 영업을 계속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는 수사에서 알렛츠의 고의성 입증이 관건이라고 봤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 19일 박성혜 인터스텔라(알렛츠 운영사)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입건하고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경찰은 알렛츠에서 일했던 직원 등 관계자를 조사했으며 조만간 박 대표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까지 상품 미배송 및 환급 지연 피해자들의 한국소비자원에 접수한 소비자 상담은 470건을 넘어섰고, 입점 판매자들은 사실상 7월부터 정산금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아 피해액이 최대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재무제표상 부채 금액만 317억원이 넘고 지난 2023년 당기 순손실 104억원을 기록한 알렛츠는 영업 종료 고지 전 파격적인 할인쿠폰 발행을 통한 최저가 판매로 고객을 끌어모았다. 피해자들은 알렛츠가 자본잠식 상태로 경영이 어려운데도 몸집만을 키우기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영업을 이어온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알렛츠 측은 아직까지 환불 등 피해 회복을 위한 어떤 공지도 내놓지 않았다. 입점 판매자들에 따르면 이미 6월 분 판매 대금부터 정산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알렛츠는 당월 판매금액을 그 다음달 15~16일에 중간 정산을 한 뒤 나머지를 31일에 정산해주는 구조였다고 한다. 판매 후 30~60일 후에 정산이 이뤄지는 것이다. 한 판매자는 "6월 판매 대금이 정산일에 들어오지 않아 8월 초에 알렛츠 측에 문의하자 선정산 대출을 해준다며 은행이 아닌 대부업체를 소개시켜줬다"며 "판매자 의사와 상관 없이 알렛츠가 자체적으로 쿠폰가를 적용해 최저가에 등록시킨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영업 종료 고지 전인 7~8월부터 영업이 어려웠지만 늦은 정산 구조를 이용해 최대한 매출을 확보한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법조계에서는 사기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티메프'와 마찬가지로 알렛츠에 대한 수사도 고의성 입증을 주요 쟁점이라고 봤다. 곽준호 형사전문변호사(법무법인 청)은 "회사가 경영이 어려워져 대금을 지급하기 어려움에도 그 사실을 숨기고 고의적으로 판매를 계속했다면 사기죄가 적용될 수 있다"며 "수사기관에서는 대금을 정산하지 않고 다른 곳에 사용했다면 일종의 '돌려막기'로 보고 형사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편 박 대표는 한 매체에 "알리 등 투자처를 알아봤지만 최종 투자가 불발됐다"며 "개인자산은 모두 피해 변제에 사용할 예정이며, 회사 매각도 알아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08-25 10:22:18[파이낸셜뉴스] 임차보증금을 돌려주겠다고 속여 오피스텔 점유권을 세입자로부터 넘겨받은 집주인에게 사기죄를 적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세입자에게 오피스텔 임차보증금 1억2000만원을 돌려줄 수 없는데도 “일단 5000만원을 송금해주고 7000만원은 다음에 주겠다”고 거짓말해 점유권을 받은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1심과 2심은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임차목적물인 오피스텔의 반환을 거절해 계속 점유할 권리가 있는데도 피고인의 기망행위에 속아 피고인에게 점유를 이전했기 때문에 사기죄의 재산상 처분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법원은 달리 판단했다. 대법원은 “피해자가 피고인 말에 속아 나머지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지 않고 오피스텔의 점유권을 이전했더라도 사기죄에서 재산상의 이익을 처분했다고 볼 수 없어 사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사기죄는 기본적으로 ‘타인의 재물과 재산상의 이익’을 속여 갈취하는 범죄다. 하지만 오피스텔의 소유권이 A씨에게 있기 때문에 단지 오피스텔의 점유권을 A씨가 받은 것만으로는 사기죄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04-10 12:55:38[파이낸셜뉴스] 암호화폐 테라·루나 사태를 초래한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 권도형 전 대표가 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연방법원에서 사기죄 유죄 평결을 받았다. 이날 권대표가 억류돼 있는 몬테네그로 대법원은 1심과 2심의 한국행 송환 결정을 파기했다. 미국 법원에서 유죄평결을 받은 권 전대표가 한국이 아닌 미국으로 송환될 가능성이 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연방법원 배심원단은 9일에 걸친 재판 끝에 권 전대표가 투자자들에게 암호화폐 사기를 저질렀다고 평결했다. 피해금액은 400억달러에 이른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해 테라폼랩스와 권 전대표를 사기혐의로 제소한 바 있다. 고의적으로 투자자들을 속여 규제기관에 등록되지 않은 온라인 유가증권을 팔았다고 주장했다. 2022년 돌연 붕괴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들었던 스테이블코인 테라USD, 또 루나 등이 사기라는 것이다. 승소한 SEC의 법집행부문 책임자 거버 그리월은 테라폼랩스와 권 전대표가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손실을 입히고 하룻밤 사이 시가로 수백억달러를 날려버리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리월은 이어 그들은 "암호화폐 유가증권과 이른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테라USD로 알려진 암호화폐의 안정성에 관해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말했다. 그는 "테라폼랩스의 블록체인이 암호화폐 거래와 지급결제에 활용하는 지급 애플리케이션의 인기에 관해서도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덧붙였다. 앞서 테라폼랩스는 올해 초 미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한편 한국 송환을 결정한 1, 2심 판결에 불복해 상소한 몬테네그로 법무부는 권 전대표 미국 인도에 무게를 싣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4-06 07:01:27영화 ‘시민덕희’(감독 박영주)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피해자가 보이스피싱 총책 및 조직원 등을 붙잡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다소 산만한 면은 있지만 보이스피싱을 당한 사람의 절실함과 안타까움을 코믹하게 잘 그리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이란 휴대폰 등 전기통신수단을 이용하여 사람을 속이거나 협박함으로서 돈을 송금, 이체하도록 하거나 개인정보를 알아내어 돈을 송금, 이체하는 범죄입니다. 피싱(Phishing)은 개인정보(Private data)와 낚시(Fishing)의 합성어입니다. 보이스피싱범은 영화처럼 은행 등의 금융회사를 사칭하면서 피해자의 절박함을 이용하거나, 검찰 등 수사기관을 사칭하고 대포통장, 사기사건 등의 수사 전문용어 등을 사용하면서 협조하지 않을 경우 공무집행방해죄 등의 처벌을 언급하면서 공포심을 유발하여 돈을 갈취합니다. 보이스피싱범은 피해자를 속여서 돈을 직접 받거나 이체 받으므로 사기죄가 성립합니다. 피해자를 협박하여 돈을 받으면 공갈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보이스피싱은 매우 악질적인 범죄로서 보이스피싱 총책, 조직원, 수거책 등 모두가 실형을 선고받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보다 조직적으로 점점 더 다양화되고 지능화되고 있습니다. 금융회사, 금융감독원, 검찰 등을 사칭하여 직접 현금을 전달받는 경우, 특정 장소에 돈을 보관하라고 한 후 피해자 몰래 돈을 가져가는 경우, 검찰 등 수사기관을 사칭하고 금융 범죄에 연루되었다면서 주민번호,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경우, 대출 진행 명목으로 보증료, 수수료 등을 편취하거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변경해준다면서 상환명목으로 대출금을 편취하는 경우, 자녀를 납치했다면서 돈을 갈취하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이 돈을 찾아서 직접 전달하라고 요구하는 경우나 돈을 특정 장소에 보관하라는 경우, 주민번호, 계좌번호, 카드번호 등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경우 등은 없습니다. 대출과 관련해서는 해당 금융기관에 직접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고, 가족 납치를 이유로 돈을 요구하는 경우는 가족의 안전을 우선 확인해야 합니다. 연령, 성별, 학력과 상관없이 누구든지 보이스피싱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보이스피싱범들은 피해자가 신고하거나 다른 생각을 못하도록 장기간 통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상적이지 않는 상황이면 전화를 끊고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범죄의 피해를 입은 후에 피해금을 회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므로 예방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즉, 이체 받는 입금계좌에 일정시간 경과 후 입금되도록 하거나 출금 및 이체금액의 한도를 제한, 해외에서 접속한 IP를 통한 이체를 차단하는 것 등이 예방책이 될 수 있습니다.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이 고액의 쉬운 아르바이트로만 알고 보이스피싱 범죄의 수거책이 되거나 통장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고액의 아르바이트인 줄로만 알았지 보이스피싱 범죄인지 몰랐다는 주장만으로는 재판에서 무죄를 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는 일에 비해서 고액의 대가를 지불하는 아르바이트 등의 일자리는 범죄와 관련될 가능성이 크므로 의심하고 주변에 의견을 구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처럼 하는 일에 비해서 고액의 대가를 지불받는 것은 범죄와 관련된 것이 대부분입니다. 보이스피싱의 피해자는 최대한 빨리 입금 또는 송금 금융회사, 경찰서(신고전화 112), 금융감독원(민원상담 1332) 등에 피해신고 및 계좌 지급정지신청을 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신고하더라도 이미 돈을 빼간 후가 대부분이어서 피해를 막기는 어렵습니다.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사진=‘시민덕희’ 포스터, 스틸컷
2024-02-19 15:13:33[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일부 청소년들이 나이를 속이고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산 뒤 자진신고로 자영업자들이 영업정지 등 피해를 보는 것에 대해 "그런 경우에는 처벌하면 안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법령 개정은 나중에 하더라도 전국에 공문을 보내 이런 불이익 처분은 내지 말아야지, 이런 법을 왜 집행하나"라면서 즉각 조치를 지시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술 먹은 사람이 돈 안 내고 신고한 건 돈 낼 생각 없이 먹었으니까 사기죄로 입건해야 한다"며 나이를 속이고 술을 마신 뒤 자진신고로 술값을 안 내는 청소년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성수동 소재 복합문화공간 '레이어57'에서 열린 '함께 뛰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살맛나는 민생경제'를 주제로 한 열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누구 좋으라고 이걸 하나"라면서 자영업자에 대한 무리한 규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평소에 나이가 어려보이는 사람들을 폰으로 주민등록증을 확인해 온게 입증 되면 이 사안은 (처벌)하면 안 된다"면서 "국가에서 이렇게 하는 건 심각한 문제다. 법대로 하는 것은 책임 떠넘기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나이를 속인 청소년들의 자진신고에 대해 윤 대통령은 "그건 문제 많은 것"이라면서 "업주가 성실하게 청소년 여부 따져봤다는 것만 입증하면 영업정지 불이익 처분을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경쟁 업체가 청소년들을 상대 경쟁식당의 영업을 막는 용도로 악용할 수 있음을 지적, "이건 깡패와 사기꾼이 설치는 나라랑 똑같다"면서 기계적인 법 집행에서 벗어나야 함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공무원들을 향해 "내 가족이 이런 사업을 한다고 생각하고 늘 법 집행에 임해달라"면서 "면피성으로 처신하면 억울한 사람이 생기고 많은 사람이 죽는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자영업자가 신분자를 검사한 사실이 CCTV라든지 휴대폰 카메라를 통해 확인되는 경우 행정처분 면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미성년자들이 나이를 속여 술, 담배를 사는 것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완화시키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최근 일부 청소년들이 이를 악용해서 술을 마신 뒤 돈을 내지 않거나 스스로 신고하는 사례가 많이 보도 되고 있다"며 "또 한번 적발되면 영업정지 두달인데 이 경우에 1년 수익이 다 날아가는 셈이다. 2개월에서 일주일로 대폭감소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윤호 기자
2024-02-08 11:30:47[파이낸셜뉴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유엔헤비타트로부터 공식인가를 받지 않고 SH공사와 업무를 해온 유엔헤비타트 한국위원회를 사기죄로 고소했다. 이와 관련한 사업비만 3억9800만원이 투입돼 해당 사업비 등에 대한 환수와 손해배상도 추진한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11일 서울시청 청사에서 약식브리핑을 열고 "피고소인인 유엔헤비타트 한국위원회는 유엔헤비타트 로고를 무단으로 사용해 공식인가를 받은 단체로 오인하게끔 했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이어 "유엔 헤베타트 한국위가 유엔페비타트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은 단체로 판단했기에 (SH공사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며 "한국위는 SH와의 업무협약에 따라 SH로부터 받은 총 사업비를 주거권 교육, 국내외 탐방 등에 사용함으로써 SH에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고 말했다. SH공사는 주거·도시 분야 청년인재 양성과 관련한 사회공헌황동인 'SH어반스쿨' 사업과 관련 유엔헤비타트 한국위와 협약을 맺고 공동추진해왔다. 해당 사업에 대해 이전부터 편성된 예산이 한국위와 업무가 진행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억9800만원이 지급됐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총사업비와 행사에 별도 비용도 소요돼 금액을 산정해 보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SH공사가 한국위가 비 승인 단체임을 확인하지 못한 부분과 관련해서는 "한국위가 협약당시 충분히 검증된 기구라고 볼 수밖에 없어 비승인 단체라고는 의심 못하고 협약을 했다. 이에 대해서 SH도 책임을 질 것"이라고 했다. SH는 'SH어반스쿨' 외 내부 다른 사업에 대해서도 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실무진 차원에서 감사를 마무리했으며 감사실을 통해서도 감사를 진행, 필요시 외부 감사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SH공사는 지난 2020년 8월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와 ‘SH어반스쿨’ 공동추진 협약을 맺고 사업을 진행했으나 지난해 7월 한국위가 유엔해비타트로부터 공식 인가를 받지 않은 단체임이 확인되면서 지난 9일 서울경찰청에 한국위에 대해 수사 의뢰 및 추가 법적조치를 추진키로 했다. 국회사무처도 서울영등포경찰서에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4-01-11 10:12:21[파이낸셜뉴스] 기망행위를 했어도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최종 행동에 영향을 미쳐야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0단독(문경훈 판사)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요코하마 한인단체 회장 A씨(55)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6년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재단에 실제 사업 금액보다 부풀려진 사업 견적서를 제출해 국가 보조금을 부당하게 수령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난 2016년 '요코하마 코리아타운 활성화 지원 사업'에서 가로등 정비와 터치패널 설치 등을 위해 재외동포재단으로부터 15만달러를 지원받은 바 있다. 이에 검찰은 A씨를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그렇지만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허위 사업 견적서 제출'이란 A씨의 기망행위와 '15만달러 지급'이란 재외동포재단의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증명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재외동포재단이 A씨에게 15만달러가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은 A씨가 허위 사업 견적서를 제출하기 전에 이미 결정됐다고 봤다. 재판부는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해 착오에 빠뜨리고 그 처분행위를 유발해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서, 기망과 착오,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며 양형이유를 밝혔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3-03-21 14:37:33[파이낸셜뉴스] 사기죄로 수감된 40대가 구치소에서 폭행당했다며 거짓 고소장을 제출해 형량이 늘어났다. 25일 울산지법 형사9단독 황인아 판사는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사기죄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울산구치소에 복역 중이던 A씨는 지난해 6월, 구치소 직원들이 자신을 살해하려 했다는 것처럼 이야기를 꾸며 경찰과 고소장을 제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구치소 의료과 직원 등이 자신을 구타하고 가슴에 몰래 바늘을 찔러 넣어 죽이려 했다는 허위 내용의 고소장과 진정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수사기관이 자신의 말을 믿게 하려고 가슴 부위를 몰래 자해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A씨는 막상 조사가 시작되자 자신이 착각했다며 고소를 취하했다. 재판부는 "무고죄는 허위 사실로 국가 형사사법 기능을 교란하고 타인을 형사 처분 위험에 빠뜨리는 점에서 죄질 불량하다"라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는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1-25 08:31:21[파이낸셜뉴스] 매장 주인이 착각해 건넨 지갑을 자신의 것이 맞다며 가져갔다면 절도죄가 아니라 사기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이흥구)는 절도 및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 상고심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손님이 잃어버린 지갑을 찾은 매장 주인이 착각해 "이 지갑 주인이 맞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한 뒤 지갑을 건네받아 가져간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은 본인의 물건이 아닌데도 자신의 것이라며 받은 것이 절도죄로 볼 수 있는가가 쟁점으로 하급심 판단이 엇갈렸다. 1심은 절도죄가 맞다고 보고 A씨에게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절도죄가 아니라 사기죄를 적용해 1심과 같은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착각한 매장 주인의 행위를 이용해 A씨가 그 지갑을 취득한 것은 탈취의 방법(절도)으로 재물을 취득했다고 어렵다"며 "매장 주인을 기망해 지갑을 취득한 것은 사기죄"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절도죄를 무죄로, 사기죄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 잘못이 없다"며 상고기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관리자가 있는 매장 등 장소에서 고객이 분실한 물건을 보관 중인 관리자를 속여 가져간 행위는 절도죄가 아니라 사기죄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이라고 전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3-01-11 08:02:27[파이낸셜뉴스] 사기죄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경찰 간부들이 뇌물을 받았다며 허위 제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는 최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무고)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4)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12월 사기죄로 수사를 받게 된 A씨는 구속 수사를 피하기 위해 경찰 간부들이 뇌물을 받았다는 허위 제보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미 한 차례 사기죄로 실형을 받고 석방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수사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면 구속수사를 피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깔려 있었다. A씨가 경찰서장, 수사과장 등에 대해 한 허위 제보는 상당히 구체적이었다. A씨는 "한 사업체 대표가 평소 관리해 오던 B 경찰서장에게 돈을 전달하라고 해 B 경찰서장 친척 은행 계좌로 2700만원을 이체했다", "내가 사기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업체 대표에게 연락한 후 석방됐고, 일직집에서 변호사가 경찰서장에게 3000만원을 건네는 모습을 촬영했다"는 식이었다. 돈을 건넨 식당 이름이나 변호사가 타고 있던 차량 종류까지 언급했다. A씨가 한 제보에는 1000만원이 넘는 명품 팔찌를 퀵서비스로 전달했다거나, 수천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비트코인 지갑 주소로 송금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돈을 보낸 계좌라며 도박사이트 충전 계좌를 대거나, 아무런 관련이 없는 노트북을 증거자료라고 제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가 뒤늦게나마 범행을 자백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무고 사실이 비교적 수사 초기 단계에 발각돼 피무고자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무고죄는 피무고자에게 부당한 처벌을 받게 할 위험이 있으므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A씨의 일부 범행의 경우 무고 대상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규정하는 범죄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씨에게 또 다른 실형 전과가 있는 점도 양형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2-12-19 01:4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