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좌승훈 기자] 제주지방기상청은 강한 비구름대가 남해안으로 북상하면서 2일 오전 10시를 기해 제주도 동부의 호우경보와 제주 산간, 제주북부·남부·서부, 추자도의 호우주의보 등 제주도 전역에 내려졌던 호우특보를 해제했다. 하지만 또 다른 비구름대가 제주도 남쪽과 남서쪽 해상에서 북상하고 있어 8일까지 제주도 전역에 비가 내리다 그치길 반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최근 잦은 비 날씨로 지난 31일 오후 한라산 백록담과 사라오름 화구호는 물이 꽉 찬 가운데 장관을 이루고 있다. 산정호수의 넉넉함에 아무리 가슴이 메마른 사람이라도 감탄사를 절로 연발한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19-09-02 10:54:3528일 낮 한라산 사라오름 화구호. 27일 300㎜이상 강한 비가 내리더니 만수(滿水)가 된 사라오름 분화구가 탐방객들에게 신비로움을 선사하고 있다. 넉넉하고 꽉 찬 느낌이다. 드높은 하늘에 숲도 울창하다. 솔잎색, 연두색, 초록색, 갈매색…, 푸릇푸릇 갖가지 녹색의 변주. 자연의 붓질이 화구호와 어우러져 거대한 화폭을 연출한다. 표고 1325m. 사라오름 화구호는 도내 기생화산 가운데 백록담에 이어 가장 높은 곳에 있다. 화구호 둘레는 약 250m가량 된다. 사진=좌승훈 기자
2019-05-28 17:15:42[제주=좌승훈기자] 26일 오후 만수(滿水)가 된 한라산 사라오름 화구호. 넉넉하다. 가슴이 꽉 찬 느낌이다. 지난 22일~23일 한라산에 4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사라오름 분화구인 ‘산정호수’가 이례적인 ‘만수’를 보이며 탐방객들에게 신비로움을 선사하고 있다. 표고 1325m. 사라오름 화구호는 도내 기생화산 가운데 백록담에 이어 가장 높은 곳에 있다. 화구호 둘레는 약 250m가량 된다. 산정호수의 만수는 대개 여름철 집중호우 이후 관찰되며, 4월에는 보기 힘든 현상이라고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설명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18-04-26 21:20:45문화재청은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내에 있는 사라오름(명승 제83호), 영실기암과 오백나한(명승 제84호)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으로 지정했다고 13일 밝혔다. 한라산 동북사면 성판악 등산로 근처에 있는 사라오름은 정상부 둘레 약 250m의 분화구에 물이 고여 습원을 이루는 산정호수로서 오름 중 가장 높은 곳에 있다. 분화구안에는 노루떼가 모여 풀을 뜯어 먹거나 호수의 물을 마시며 뛰어노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영실기암과 오백나한(명승 제84호)은 사계절 내내 기암괴석과 울창한 수림이 어울려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jins@fnnews.com 최진숙기자
2011-10-13 10:21:27[파이낸셜뉴스] “이번 태풍, 정말 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부디 안전한 곳에 머무르시길 부탁드립니다.”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이 지난 4일 오전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의 예상 경로를 발표하는 브리핑 이후 했던 발언이다. 기상청도 분석관도 “정말 강할 것”이라고 예측했던 ‘역대급 태풍’ 힌남노는 6일 오전 4시 50분께 경남 거제를 시작으로 한반도에 상륙해 2시간 20분가량 한반도를 강타한 뒤 오전 7시 10분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갔다. 이날 태풍의 상륙과 함께 영남 지역에는 강한 바람과 함께 물폭탄이 쏟아졌지만, 태풍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는 수도권은 비가 그치고 하늘이 개는 등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지역에 따라 체감하는 태풍 힌남노의 파괴력은 천차만별이었다. 힌남노는 상륙 당시 태풍의 ‘최저해면기압’을 기준으로 사라, 매미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강력한 태풍이었다. 최저해면기압은 해수면 높이에서 측정한 태풍의 중심기압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태풍의 강도가 강하다는 의미이다. 태풍의 중심기압이 낮으면 그만큼 주변 공기를 빨아들이는 힘이 강하기 때문이다. 힌남노의 최저해면기압은 부산 오륙도에서 6일 오전 5시 53분 관측한 955.9hPa이다. 역대 1위인 1959년 제14호 태풍 ‘사라’(951.5hPa), 2위 2003년 제14호 태풍 ‘매미’(954.0hPa)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다. 힌남노는 상륙 당시 강풍 반경이 400㎞에 이를 정도로 세력이 큰 데다가 풍부한 수증기를 포함하고 있어서 과거의 태풍보다 많은 비를 전국 곳곳에 뿌렸다. 4일부터 6일 정오까지 제주 윗세오름은 954㎜, 포항 393㎜, 울산(매곡) 334㎜, 지리산 333.5㎜ 등 남부 지방은 300~400㎜에 이르는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특히, 포항에는 시간당 110㎜가 넘는 기록적인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침수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태풍에서 멀리 떨어진 서울 등 수도권에도 힌남노가 공급한 수증기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렸고, 서울 강남은 251㎜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다만, 바람은 태풍의 강도에 비해 역대 태풍보다 순위가 낮았다. 일 최대풍속은 제주 고산에서 기록한 초속 37.3m로 1위 매미(초속 51.1m), 2위 차바(초속 49m), 3위 쁘라삐룬(초속 47.4m) 등에 미치지 못하는 역대 8위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역대급 태풍’에도 최악을 면할 수 있었을까? 전문가들은 부산과 울산 등 대도시들이 태풍의 위험반원인 오른쪽이 아닌 왼쪽에 놓여서 그나마 바람 피해를 줄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힌남노는 상륙 이후 내륙을 관통한 매미와 달리 남해안 지역을 스치듯이 지나갔다. 문일주 제주대 태풍연구센터장은 중앙일보에 “태풍의 오른쪽은 바람과 진행 방향이 같지만, 왼쪽은 태풍의 진행 방향과 바람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이동 속도만큼 풍속이 떨어진다”며 “태풍이 편서풍을 타고 우측으로 빨리 이동하면서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2022-09-07 07:12:24[제주=좌승훈 기자] 5·16 도로를 타고 성판악을 지나 남원읍 한남리 동수악(東水岳·표고 700m)으로 간다. 동수악은 산정 화구호가 있는 오름이다. 동수악은 5·16도로 숲 터널 중간쯤에서 15분가량 걸어 들어가야 한다. 제멋대로 자란 나무. 하지만 상관없다. 높고 낮음, 입체와 평면, 다정다감. 동수악으로 가는 길은 곱고 한적하다. 숲을 어슬렁거리는 노루도 곧잘 만날 수 있다. 동수악은 특히 제주의 식생 변천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 왜 그럴까? 동수악에서는 지금 산지성 육상식물과 습지식물의 영역싸움이 한창이다. 하지만 내륙화가 진행되면서 결국 습지식물의 분포역은 계속 줄어들 것이다. ■ 살아있는 자연 교과서…식생 변천 연구 길잡이 제주의 오름은 분화구·화산탄·쇄설물 등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볼 수 있는 살아있는 자연학습장이며, 곤충과 야생식물의 집이다. 세상의 어떤 돈으로도 계산할 수 없는 값어치를 지니고 있다. 오름은 오랜 세월을 두고 화산이 폭발할 때마다 화산재가 쌓여 이루어진 중산간지대의 '작은 한라산'이다. 크건 작건 꼭대기에 분화구(굼부리)가 패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동수악은 한라산 식물상 변화를 밝혀줄 열쇠를 쥐고 있는 이탄층(泥炭層)이 가장 잘 발달해 있다. 습지 밑을 파면, 금방이라도 수백 년·수천 년 전의 식물 화석이 나온다. 동수악 못 둘레는 약 220m. 작은 운동장만한 못이다. 못 바닥은 육지식물과 습지식물이 ‘네 땅 내 땅’을 사이좋게 나눈 듯, 군락 경계선을 뚜렷이 나타냈다. 최근 비가 많이 내린 탓일까? 마른 수초로 덮여 누르스름한 못 바닥은 한발 내디딜 때마다 푹푹 빠질 정도로 물이 흥건하다. 장마 때면, 특히 물이 많아 한라산 그림자가 물에 비치기도 한다. 신비한 매력을 뽐낸다. ■ 수악(水岳)·수봉(水峰)·수정악(水頂岳)…기우제 효험 조선시대 중기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수악(水岳)으로 표기했다. 아울러 “오름 정상에 용추(龍湫)가 있는데, 깊이를 헤아릴 수 없으며, 가뭄이 들 때 기우제를 지내면 효험이 있다"라고 돼 있다. 또 수악(水岳, 탐라지), 수봉(水峰, 제주군읍지), 수정악(水頂岳, 정의읍지), '수악(水岳, 조선지지자료)'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원래 화구에 물이 있어서 '수악'이라 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내륙화가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습지의 가장자리 기저층에 토사가 계속 유입되면서 머지않아 수년 내 내륙화가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연환경 변화에 따른 습지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기에 동수악 화구호는 앞으로도 희소가치가 클 수밖에 없다. ■ “맑은 날, 호수 끝에 서면 백록담의 긴 그림자가” 한라산 성판악 탐방로를 따라 사라오름으로 간다. 평일이어서 길은 한적했다. 길은 평탄하다. 하지만 얼치기 산꾼에게는 좀 독특하고 고생길이기도 하다. 행정구역은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다. 묵상에 잠긴 등산 길. 떠들썩하게 웃고 떠들던 지난여름의 피서객들이 거짓말처럼 사라진 그 조용함. 지그시 눈을 감는다. 나무들이 옹송그리고 있는 가을 숲. 나무들은 한 장의 그리운 편지가 된다. 지난 계절의 밀린 생각들을 가을바람에 다 풀어낸다. 2시간정도 걸었을까. 사라오름 대피소(5.6km)가 나온다. 조금 더 가면 왼쪽에 사라악 약수라는 샘물과 함께 야트막한 오름이 나온다. 사라오름이다. 세숫대야처럼 생긴 화구호는 2011년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 83호로 지정됐다. 고통 끝에 맛보는 황홀함. 비명을 지르고픈 경이로운 풍광이 펼쳐진다. 올해 유례없이 긴 장마와 최근 잇단 태풍(바비·마이삭·하이선)에 만수(滿水)가 된 화구호는 넉넉하다. 가슴이 꽉 찬 느낌이다. 맑은 날 한라산 사라오름 호수의 끝에 서면, 백록담 그림자가 길게 펼쳐진다. 표고 1324m로, 한라산 백록담에서 내려다 보면, 물가메왓(소백록담, 1700m)·사라오름(1324m)·물장올(937m)·동수악(700m)·어승생악(1169m)·1100습지(1100m) 순으로 고산습지가 눈에 들어온다. 이 가운데 한라산 왕관릉에서 동쪽으로 1km 정도 떨어진 숲속에 숨어있는 물메기왓은 능선이 함몰된 형태를 띠고 있다. 오름 분화구 중에서는 사라오름 화구호가 가장 높은 곳에 있다. 화구호 둘레는 약 250m가량 된다. 오름의 정상부는 5m 내외의 붉은 화산탄 층이 노출돼 있다. 장석 반점이 많은 현무암질 용암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오름 동북쪽 계곡에서는 생수가 솟는다. 성판악 등산로에 있는 '사라악 약수'의 근원이다. 지난 1999년 제주연구원이 조사한 한라산 고지대 용천수 현황을 보면 ‘강수량에 따라 변화가 심하지만, 이곳에서 하루 평균 50만ℓ의 물이 용출된다’고 돼 있다. ■ 사람들은 죽어서 이곳에 묻히기를 갈망했다 사라오름은 또 제주도 6대 명혈 중 첫 손가락에 꼽히는 명당자리로 알려져 있다. 제1혈은 신(神)이 내린 명혈지(明穴地)로 손꼽히는 ‘사라혈’이다. 제주의 6대 음택혈(陰宅穴) 중 으뜸으로 쳤다. 여러 기의 무덤도 확인된다. 산의 형국이 마치 힘찬 뱀이 개구리를 잡아먹으려는 생사축와형(生蛇逐蛙形) 형상으로 천지의 기운을 품은 기운이 빼어난 곳이라고 한다. 멀리 ‘흙붉은오름’ ‘성널오름’ ‘논고오름’ ‘동수악’도 눈에 들어온다. 제주도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는 2010년 4억700만원을 들여 성판악 등산로에서 사라오름에 이르는 387m의 탐방로를 목재로 정비하고 전망대도 세웠다. 특히 1982년 사라오름 잡목림에서는 멸종위기종 1급인 비바리뱀이 발견된 보고가 있다. 제주도에서 처음 잡힌 게 암컷 어린 개체였기 때문에 제주어로 처녀를 상징하는 ‘비바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사라오름 화구호는 겨울이면 또 다른 변신을 한다. 겨울의 화구호는 거대한 아이스링크장을 방불케 한다. 고지 1300m의 꽁꽁 언 호수와 은빛세상 또한 장관이어서 많은 등산 매니아들이 “겨울이 진짜”라며 이곳을 찾는다. 영주 10경의 하나인 녹담만설(鹿潭晩雪)의 유혹도 벗어날 수 없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20-10-13 23:54:19[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는 오름 왕국이다. 섬 어디를 가나 오름이 없는 곳이 없다. 제주사람들은 오름 자락에 삶의 터전을 마련했고, 뼈를 묻어왔다. 신앙의식의 터였으며, 숱한 신화도 피워냈다. 오름은 제주사람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생활의 터전이다. 제주사람들은 오름 자락에 삶의 터전을 마련했고, 뼈를 묻어왔다. 신앙의식의 터였으며, 숱한 신화도 피워왔다. 오름은 봉우리다. 한라산의 기생화산을 의미한다. 자그마치 368개나 된다고 한다. '제주'라는 하나의 섬에 있는 기생화산 수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다. 오름 정상에는 화구호(火口湖·칼데라)도 있다. 거문오름·동수악·사라오름·물찻오름·물장오리·물영아리·어승생악이 대표적이다. 화구호는 화산의 분화구에 물이 고여서 만들어진 호수다. 산지 늪이다.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에 있는 물영아리는 습지보전법이 제정된 후 전국에서 처음으로 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비와 바람, 폭풍, 눈보라, 안개, 일출, 저녁놀 등의 자연현상과 어우러진 오름 정상의 화구호는 보는 이의 감정에 따라 삶의 의욕을 북돋우는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제주의 색다른 모습을 보고 싶다면, 지금 오름 산정 화구호에 올라 보라. 이곳에는 '생태계의 고문서'가 차곡차곡 쌓여있다. 오랜 세월을 두고 화산이 폭발할 때마다 화산재가 쌓여 이루어진 '작은 백록담'이다. 특히 산지 늪지대인 화구호는 내륙과는 다른 학술적·경관적 가치가 매우 높다. 평지대의 습지와 달리 상대적으로 낮은 기온과 함께 각종 원시식물들이 수천 년 동안 썩지 않은 채 퇴적층(이탄층)을 이루며 쌓여있다. 한마디로 ‘원시의 나이테’다. 화구호는 또 수많은 생명체를 잉태하고 있다. 작은 우주다. 뭍사람은 별로 찾는 곳이 아니지만, 외려 제주의 속상을 볼 수 있어 좋다. 오름 정상에 산지 늪이라니. 이 얼마나 가슴 설레는 진귀하고 낯선 미학인가? ■ 왕매, 한 때 백록담 버금가던 못…내륙화 진행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던가? 밤새 소낙비가 내리더니,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벵디못의 물안개가 금오름의 허리를 감쌌다. 선경(仙境)을 담아낸 듯 싶다. 표고 428m·비고 180m,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남동쪽에 자리 잡은 거문오름은 흔히 '금악오름' 또는 '금오름'이라고 부른다. ‘검·감·곰·금’은 어원상 신(神)이란 뜻이어서 옛날부터 신성시 했던 오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둘레길도 잘 조성돼 있다. 남동사면으로 난 길을 따라 정상까지 20분 가량 느릿느릿 올라가면, 타원형의 화구와 산지 늪이 펼쳐진다. ‘왕매’라고 불리는 화구호다. 금오름은 제주시 서부권 대표 오름이다. 제주관광공사가 ‘9월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관광 10선’으로 꼽을 정도로 경관이 빼어나다. 정상에 오르면, 푸른 초원과 풀을 뜯고 있는 말들의 목가적인 풍경, 저 멀리 협재해변과 에메랄드 빛 바다 위에 떠있는 비양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화구호의 둘레는 약 1.2㎞이며, 남북으로 긴 타원을 이루고 있다. 꽤 큰 편이다. 정상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천아오름·새미소오름·정물오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또 완만한 언덕을 타고 목장지대가 펼쳐지며 다양한 수림의 경관이 뛰어나다. 1963년 한림읍에서 펴낸 읍지에는 ‘금악 상봉에는 넓이 약 3만평에 이르는 대분화구에 약 5000평의 내지가 있으니 이를 금악담(今岳潭)이라 한다. 천고에 청징하여 가뭄이 계속돼도 수심이 내리지 않으니…, 백록담 버금가는 분화구의 못’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화구호가 지닌 희소성에도 불구하고 내륙화가 진행되면서 습지 특유의 생태적·문화적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장마 때나 집중호우 때가 아니면, 물 고인 ‘왕매’를 볼 수 없다. 평소에는 바닥을 드러내기 때문에 때를 잘 맞추어야 한다. 이곳 축산 농가들은 “금오름 일대에 소가 방목됐을 당시에는 물을 먹으러간 소들이 계속 바닥을 다져줘 좀처럼 물이 빠지는 일이 없었다”며 내륙화가 가뭄 탓만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20-10-10 13:19:18[제주=좌승훈 기자] 창단 이래 처음으로 K리그2(2부리그)로 강등된 제주유나이티드가 1일 한라산 등산으로 승격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제주 남기일 감독을 비롯해 코치진과 선수단은 이날 한라산 백록담 정상 동북쪽 해발 1338m의 사라오름을 찾았다. 2020시즌을 향한 첫걸음이었다. 제주는 지난해 K리그1에서 5승 12무 21패의 저조한 성적으로 최하위(12위)에 머물렀다. 기업구단 최초 다이렉트 강등이란 불명예를 안게 된 제주는 대대적인 변화와 함께 새 출발을 알렸다. 남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고 선수단 개편과 내부 인사 변화를 단행하며 승격이란 단 하나의 목표를 세웠다. 남 감독은 누구보다 1부리그 승격 방법을 잘 아는 지도자다. 두 번의 1부리그 승격(2014년 광주FC, 2018년 성남FC)을 이끌었으며 최다 승격 감독이라는 타이틀까지 갖고 있다. 제주는 이날 국내 최고봉인 한라산을 바라보며 K리그2 정상에 서겠다는 다짐을 아로새겼다. 산행은 오전 9시 30분부터 시작됐다.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 탐방로가 미끄러웠지만, 새해 일출을 보고 내려오는 등산객들과 덕담을 주고받으며 사라오름을 향했다. 일부 등산객들은 예상치 못했던 제주 선수단의 모습에 놀라면서도 함께 사진 촬영을 하기도 했다. 2시간여 만인 오전 11시 30분경 사라오름에 도착했다. 오름 정상에는 둘레 약 250m 크기의 화구호가 있다. 선수단과 코치진은 사라오름의 풍경을 만끽하면서 사진으로 추억을 남겼다. 단체 사진을 촬영하는 도중에는 한 팬이 함께 “제주유나이티드 파이팅!”을 외치며 선수단에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휴식 시간을 통해 지그시 한라산 정상을 바라보던 남 감독은 “올해 우리가 가야 할 목표가 저기 있다. 지금은 정상을 바라보고 있지만, 겨우내 담금질을 통해 한 걸음씩 다가가겠다. 이어 시즌이 끝날 땐 정상에서 멋진 풍경을 내려다보겠다”라며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입단 2년 차를 맞는 이규혁(DF)은 “지난 시즌 좋은 성적으로 보답을 못 드려서 팬들에게 죄송했다. 그런데도 오늘 새해 덕담을 해주시고 함께 파이팅을 외쳐주셔서 감사했다”라며 등산 도중 만난 팬들의 응원에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내년에는 실망시키지 않고 꼭 원하는 결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셨으면 좋겠다”라며 올 시즌 선전을 다짐했다. 한편 2019시즌 제주의 등번호 10번을 달고 활약한 브라질 공격수 마그노(32·FW)는 카타르 클럽 움살랄SC로 이적한다. 제주는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중 코스타리카 국가대표 아길라르(28·MF)만 잔류하고 새로운 공격수와 중앙 수비수 영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20-01-01 22:42:07[제주=좌승훈 기자] 한라산 사라오름 정상 화구호에서 수영한 등산객 3명이 행정당국에 적발돼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소장 이창호)는 공원 내 설치된 폐쇄회로(CC)TV와 도민 제보내용을 토대로 사라오름 산정호수에 무단으로 출입한 제주도민 오모씨 등 3명에게 각각 과태료 10만원씩 총 30만원을 부과했다고 29일 밝혔다. 사라오름은 국가지정문화재로서, 자연공원법에 따라 지정된 탐방로를 벗어날 경우 5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들은 지난 21일 오전 10시20분께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기록적인 폭우로 만수가 된 사라오름 산정호수에 무단으로 출입해 자연공원법을 위반했다. 공원관리소는 당시 이곳을 지나던 등산객의 제보와 폐쇄회로(CC)TV를 토대로 조사해 인상착의가 비슷한 무단출입 3명을 확인했으며, 당사자들에게 위반 사실을 시인 받았다. 공원관리소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백록담과 사라오름 등 한라산 국립공원 내 입산이 금지된 계곡 등에 많은 탐방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돼 고지대와 비지정 탐방로 순찰을 수시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19-07-29 15:18:23모 산악회 회원들이 한라산 사라오름 산정호수에서 수영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글에 네티즌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21일 인터넷 모 커뮤니티에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글이 게시됐다. 글쓴이는 “수영하던 사람들에게 ‘나오라’고 했지만 소용없었다”며 “오히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산악회라고 신고해라’라며 적반하장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당시 호수는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장마전선과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물이 가득 들어찬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글쓴이는 “신고를 하긴 했으나 하산 후에는 잡을 방법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CCTV도 없어서 이동 경로를 추적하기도 힘들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22일 한라산 국립공원관리소에 따르면 글이 올라온 당일 오전 10시 25분께 사라오름 호수에서 수영하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관리소 측은 신고를 받은 뒤 진달래밭대피소 근무자를 현장에 보냈으나 이동 거리가 30여분 가까이 돼 수영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수영을 한 것으로 알려진 산악회 회원들 역시 아직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소 관계자는 "사라오름에서 수영한 사람에 대해서는 자연공원법 위반(출입금지 행위)으로 과태료 처분을 할 수 있다"며 "반드시 지정된 탐방로를 이용해 탐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연공원법에 따르면 공원구역에서 제한되거나 금지된 지역에 출입한 사람에게는 5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헉스 #사라오름 #수영 onnews@fnnews.com 디지털편집부
2019-07-22 19:4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