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김원준 기자】봄기운이 완연한 지난 17일 오후 대전역 광장. 역을 등지고 대전 원도심 중심을 가르는 중앙로 왼편을 바라보면 건물사이 아케이드 지붕아래 '중앙시장'이라고 쓴 노란색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중부권 최대 전통시장인 대전 중앙시장이다. 시장 입구에선 냉동 생선을 파는 노점상이 "떨이~ 떨이~"를 외치며 손님을 불러모은다. 도로가에는 대야 한가득 달래, 냉이 등 푸릇한 봄나물을 담아 파는 좌판도 열렸다. 호객하는 상인과 흥정하는 손님들이 뒤엉켜 시끌벅적하다. 바삐오가는 행인들 사이로 느긋하게 매대를 둘러보는 사람도 눈에 띈다. 중앙시장에는 웬만한 건 다있다. 배가 고프면 먹으면 되고, 필요한 게 있으면 사면 된다. 시장 초입에 들어서자 과자 굽는 달달한 냄새와 고소한 기름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과자점, 분식점, 한과점 등 각종 주전부리 가게에서 풍기는 맛깔스런 냄새다. 입구 왼쪽을 따라 늘어선 이들 가게 앞 손님들 손에는 저마다 과자 한 봉지씩 들려있다.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서면 장터 본연의 모습이 펼쳐진다. 한데 늘어선 어물전과 정육점, 젓갈가게에서 비릿한 냄새가 풍겨온다. 걸음을 멈추자 젓갈집 주인이 '맛을 보라'며 젓갈 한 점을 권한다. ■문화관광형시장...'중앙철도시장'별칭 입구에서 100여m쯤 들어왔을까. 사거리 아케이드 천장에 이정표가 걸려있다. 이정표는 사방으로 양키거리, 홈커텐거리, 한복거리, 귀금속거리를 가리킨다. 왼쪽으로 발길을 돌려 수입물건을 파는 양키거리를 따라 걸으니 도로건너 맞은 편에 '중앙철도시장'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웬 철도시장?'이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중앙시장은 지난 2015년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에 선정되면서 철도를 테마로 한 또 다른 이름을 얻었다. 대전역을 중심으로 오랜시간 철도와 고락을 함께한 장터의 별칭인 셈이다. 이 때문에 시장내 특화구역도 모두 간이역을 연상케하는 이름이 붙었다. 먹자골목역, 생선골목역, 양키역, 원단·홈커텐역 등등. 중앙철도시장 간판이 붙은 입구로 들어서면 커텐홈패션 상점과 주단 상점이 줄지어있다. 이 곳에서는 커텐과 이불, 침구, 한복, 양복 등을 판매한다. 원단·홈커텐 상점들을 지나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시장의 남쪽 끝에 중앙메가프라자 구역이 나온다.이 곳엔 미싱가게와 주단상점, 골동품점, 중고 LP음반 판매점 등 다양한 품목의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시장 맨 가장자리에 있어 지금은 행인이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1970~1980년대에는 이 곳 옥상에 롤러스케이트장이 있어 중앙시장 구역 중 가장 핫한 곳이었다는 게 상인들의 전언이다. 한 때 이 곳은 헌책방 거리로도 유명세를 탔지만 현재는 서너 곳만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먹자통엔 호떡·빈대떡…노포 맛집 즐비 시장구경에 허기질 때 쯤엔 먹자통으로 가면 된다. 맛집이 즐비한 이 곳은 대전역 정반대편 은행동 쪽으로도 입구가 나있다. 대전 원도심 상징인 목척교 옆 입구에 '먹자골목'간판이 보인다. 아직 골목에 들어서지도 않았는데 음식 냄새가 발길을 잡아끈다. 골목 초입 호떡집에는 손님 열댓명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린다. 골목 안쪽으로 완도상회, 영동상회, 부산상회 등등 전국 각지의 지명을 딴 상호가 정겹다. 쟁반 가득 쌓인 튀김과 순대, 김밥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와 노릇노릇 기름에 익어가는 빈대떡 등 먹거리 종류도 가지가지다. 생닭을 잡아 기름 솥에서 바삭하게 튀겨내는 '서울치킨'과 70년 전통을 자랑하는 국밥맛집인 '함경도집', TV예능 프로에 소개되며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북식 만두집 '개천식당' 등은 중앙시장을 대표하는 노포 맛집이다. 먹자골목외에도 시장 곳곳에는 순대와 잔치국수,팥죽,식혜 등을 파는 노점이 자리잡고 있다. 노점에서는 '착한 가격'에 반주 한 잔하며 요기도 할 수 있다. 30년째 중앙시장 먹자골목을 지키며 커피와 식혜를 팔고 있는 김은주씨는 "아이가 다섯살 되던 해 부터 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모두 30대 중반이 됐다"면서 "예전에는 어르신 손님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신혼부부 등 젊은이들도 많아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든다"고 말했다. ■단위시장 17곳에 도·소매점 2000여곳 중앙시장은 대전 동구 원동에 있다. 의류, 잡화, 요식업 등 20여개 품목 도·소매점과 점포 2000여 곳이 영업 중이다. 단위 상인회만 17개로 이 단위시장을 하나로 묶어 활성화구역 상인회를 이루고 있다. 1970~1980년대 한참 번성하던 때는 점포수가 4000개를 넘었다. 귀금속, 한복, 침구 등 혼수품을 주력으로 의류와 그릇, 식품, 생활잡화 등의 상점이 웨딩과 패션, 푸드 등으로 특화돼 있다. 30~50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킨 가게들도 즐비하다. 면적은 11만13627㎡(3만5000평)로, 대전역 왼쪽 맞은편 일대 전체가 중앙시장이라고 봐도 될 정도다. '중부권 최대'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대전 원도심 핵심 상권인 중앙로를 끼고 중구 은행동과 대전역이 맞닿아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길건너 대전역 옆에는 또 다른 대형 전통시장인 역전시장이 성업중이다. 중앙시장의 뿌리는 19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전이 행정단위로 기틀을 갖춘 때가 1914년 3월이니 그 보다 3년이 앞선다. 중앙시장의 전신은 당시 대전에 거류하던 일본인이 세운 '대전어채시장'이다. 본래 위치는 동구 원동 일대, 옛 대전백화점자리였다. 초창기에는 부산·마산·군산·목포·인천·원산 등지의 생선과 대전근교의 과일·채소가 판매됐다. 중앙시장이 생겨나면서 대전 최대장터인 인동시장이 점차 쇠퇴했다. 한국전쟁 때 폭격으로 시장이 폐허가 됐지만 피난민들이 대전역 인근 원동에 몰리면서 일대 상권은 다시 살아났다. 피난민들은 의류제조업과 도·소매업 등에 종사하며 시장의 새로운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았다. ■1960년대엔 전국 상권...고속道개통에 축소 중앙시장은 1960년대 말까지만 해도 상권이 전국에 미쳤다. 충청권은 물론 전라도, 경북, 경기 일대 주단·포목·한복업계를 장악하다시피했다. '빈털터리도 중앙시장에 들어오면 금세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람과 돈이 모여들었다. 성장기로 접어들었던 1969년에는 시장을 휩쓴 대형화재로 시련을 겪기도 했다. 목조구조의 점포 360여동이 눈 깜짝할 새 화마에 휩쓸렸다. 이후 1980~2000년대에도 크고 작은 화재가 이어졌다. 1970년대 들어서 경부·호남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지방소매상들이 서울, 부산 등지와 직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중앙시장의 규모는 점차 축소됐다. 소비행태 변화와 상인들의 고령화, 마케팅부족에다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시장기능이 조금은 약화됐다. 전성기 때는 하루 평균 방문객수가 5만명을 넘었지만 지금은 4만명 안팎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평일과 휴일 구분없이 중앙시장은 활기를 잃지 않고 있다. ■근대문화유산 옛 산업은행도 볼거리 대전지역 근대문화유산인 옛 산업은행 대전지점 건물도 중앙시장 구역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2002년 5월 등록문화재 제19호로 지정된 이 건물에는 일제강점기 경제침탈의 아픈 역사가 배어있다. 이 곳은 순수 민족자본으로 설립된 한성은행이 1912년 대전지점을 개설한 자리다. 그러나 조선총독부의 산업정책 지원 금융기관인 조선식산은행이 한성은행을 철거하고 1918년 10월 대전지점을 신축한다. 1945년 광복과 함께 조선식산은행이 한국식산은행으로 개칭되고 다시 1954년 4월부터 산업은행 대전지점으로 이용됐다. 1997년 산업은행 대전지점이 신도심인 대전 서구 둔산동으로 이전한 뒤 잠시 대전우체국으로 사용되다가 현재는 한 안경전문 기업이 사들여 활용하고 있다. 도면회 대전시사편찬위원(대전대 교수)은 "1905년 경부선 개통과 함께 태동한 중앙시장은 충북과 충남, 경북 등 전국 각지의 도·소매상들이 모이던 대전을 상징하는 시장으로, 초창기부터 대단히 발전된 시장이었다"고 말했다. ■대전 동구청, 특화·현대화 사업 지원 중앙시장엔 옛 영화를 되찾기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대전 동구청 등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으로 전통시장별 특화사업과 현대화사업 등이 진행되면서 중앙시장은 점차 쾌적하고 편리한 신개념 전통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시장과 이웃한 대전천에서 진행중인 생태복원사업도 호재다. 최근 중앙시장은 행정안정부의 '전통시장 주변 편의시설 조성지원사업'에 선정됐다. 그간 전통시장 시설개선사업은 주로 아케이드와 주차장, 간판정비 등에 집중됐지만, 이번에는 시장 유인형 시설이 설치된다. 소비 트랜드를 반영한 고객 맞춤형 편의시설이다. 어린이 동반 부부와 젊은층을 불러들이기 위한 키즈 카페와 책 카페 등도 들어선다. 방문객이 시장 음식을 깨끗한 곳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세련된 고객편의 시설도 마련된다. 박황순 대전중앙시장 활성화구역 상인회장은 "전통시장 상인중에는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많다보니 온라인 쇼핑몰과 배달서비스 도입 등 새로운 시도 과정에 많은 장벽이 있다"면서 "상인들의 의식변화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보다 깨끗하고 세련된 시장 만들기 위해 동구청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3-03-24 09:47:01기술보증기금이 중소기업 성장으로 롤모델 삼을 기업 알리기에 나섰다. 기보는 올해 창립 33주년을 맞아 기보 거래기업 중 혁신적인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견실하게 성장한 기업의 성공스토리를 담은 '길을 찾는 사람들(사진)'을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우수성공기업 사례집은 기보와 거래중인 8만5000여개의 중소기업 중에서 국민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한 공로가 큰 기업 20개사를 선정해 성공기업의 정석, 유니콘으로 키우는 희망, 세계속 KOREA POWER, '함께, 질주의 시작' 등 4개 분야로 나눠 성공스토리를 담았다. 김종호 기보 이사장은 "혁신과 도전으로 본인만의 길을 찾아 나선 기업가들의 소중한 경험과 성공이야기가 불확실성의 시대에 중소기업이 나아갈 길을 밝혀주는 등불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기보는 작지만 강한 기술경쟁력을 가지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가는 중소벤처기업을 응원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강재웅 기자
2022-07-06 18:12:33【원주=서정욱 기자】총연장 244.5㎞의 원주굽이길 완보인증서를 수여하면서 완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12일 원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8일 개통한 도보여행길인 원주굽이길의 전 코스를 완보한 사람들에게 완보인증서를 수여하면서 4월현재 17명이 됐다. 원주굽이길의 1차 개통구간은 16개 코스, 총연장 244.5㎞으로 봉화산둘레길과 배부른산을 연결하는 1코스를 시작으로 황둔찐빵마을까지 원주시를 굽이돌며 문화와 생태자원을 연결하는 코스다. 원주시 단구동에 사는 박태수(71)씨는 71세로올해 3번째 완보해 총연장 733.5㎞를 걸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코스마다 걷기 인증을 할 수 있는 스탬프 인증대가 설치돼 있어, 전 구간 스탬프를 받아 제출하면 완보인증서가 수여되고 걸은 기록은 대한걷기연맹에서 인증해준다. 원주시 관계자는“이 도보여행길은 이미 도보여행자들 사이에서 멋진 풍광과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코스로 정평이 나있어, 봄철이 되면서 원주굽이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들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시는 오는 5월 5개 코스 55㎞를 추가로 개통하고, 2020년까지 30개 코스 총연장 400㎞의 천리길를 연결할 계획을 세웠다. syi23@fnnews.com 서정욱 기자
2018-04-12 08:05:5313년간 이어져 오던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9개월, 123개 입주기업과 협력업체는 기약 없는 재가동 시기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한 차례 가동 중단과 재개, 다시 폐쇄를 거치면서 본 피해 때문만은 아니다. 남북 간 협력창구 역할을 해오던 개성공단이 완전히 멈춰 서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그들만큼이나 공단 가동이 재개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또 있다. 수출입은행에서 남북협력기금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영태 경협금융팀장(사진)이다. 그는 22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통일의 지름길은 남북 간의 접점을 늘리는 것"이라며 "이를 받치는 남북경협 체계는 다시 이뤄져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이 팀장이 남북협력기금을 통한 경협금융을 담당한 것은 지난 2014년 1월부터다. 그는 개성공단 사업 재개 이후 올해 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경협 체계가 단절된 지금까지의 복잡한 사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다.수은은 남북협력기금을 통해 금강산 개발과 개성공단 등 내륙투자, 남북교역 등 남한 주민이 북한과의 경제협력사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 왔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 이어진 5·24 조치로 남북 협력이 뒷걸음친 데다 올해 초 공단 폐쇄로 수은의 지원범위도 좁혀졌다.이 팀장은 최근 남북협력기금 지원 동향이 "5·24 조치 이후 북한과의 신규 경협사업 승인이 전무한 채 경원선 남쪽구간 복구사업이나 이산가족 상봉 지원 등 무상지원 사업으로 기금 운용이 한정됐다"면서 "최근에는 개성공단 중단 및 폐쇄 등에 따른 대북 투자기업 지원사업 위주"라고 전했다.지난 2월 개성공단 폐쇄로 피해를 본 것은 비단 123개 입주기업뿐만이 아니다. 이들과 연계된 2~3차 협력업체들은 정부로부터 개성공단 투자를 승인받은 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지원을 받는 데도 한계가 있다.수은은 올해 개성공단 폐쇄 이후 특별대출과 유동자산 지원 등 2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지원했다. 지난 2013년 북한의 일방적 가동 중단에 따른 피해 지원 규모를 훨씬 웃돈다.하지만 금전적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들이 대체공단을 조성한다 해도 노동이나 물류 측면에서 개성만 한 곳을 찾기가 힘들다.이 팀장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피해를 봤던 기업들은 개성공단 가동이 조속히 재개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교역뿐 아니라 현지에서 생산하는 업체 입장에서도 개성공단은 매력적인 사업"이라고 전했다.많은 이들이 그렇듯 그도 통일한국의 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물꼬를 트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인 경제협력 재개가 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믿고 있다. 개성공단만큼은 정경분리 원칙에 따라 가동을 재개하고 가능하다면 다른 북한 내 공업단지 특구로 협력범위를 넓혀가야 한다는 게 그의 견해다이 팀장은 "개성만 해도 추가 개발 여지가 있었지만 신규 투자가 막히면서 사업을 제대로 못했다"면서 "공단 가동이 재개되면 개성공단 2단계 사업투자 및 확대 등 더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통일은 국민들의 염원이고 대한민국이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요. 통신과 통행, 통관 등 '3통'이 유지돼야 유연하게 통일시대를 대비할 수 있고, 그 기본이 바로 경협입니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2016-11-22 17:38:57"숨어있는 국가 재산, 끝까지 추적해 찾아낸다"무단 점유됐거나 방치된 국가소유 부동산을 찾아내 권리화하는 국유 자산 '파수꾼'이 있다. 조달청 국유재산기획조사과 직원들이 주인공. 이들은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는 국가 토지나 주인 없는 부동산 및 일본인 명의의 은닉재산을 발굴, 국유화하는 등 국유자산을 늘리는 일을 전담한다. 한마디로 나라의 재산을 살찌우고 보전하는 국가 재산관리인인 셈이다. 이들은 관련부서 인력을 풀가동, 전국에 흩어져 있는 무단 점유지를 판독해내는 것은 물론, 실태 확인을 위해 일선 지방청 직원들과 함께 전국의 국유지 현장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다. 【 공주(충남)=김원준 기자】지난 3일 오후 마곡사 인근 충남 공주 사곡면 호계리 유구천 제방. 경칩이 이틀 앞이지만 막바지 겨울 바람이 제법 매섭게 몰아친다. 둑 길 위에는 '국유재산실태조사'라는 글씨가 선명한 빨간색 조끼를 갖춰 입은 몇몇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들이 들고 있는 장비는 현재의 위치를 알려주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태블릿PC. 이 장비와 지도를 대조하며 한참동안 대화를 나눈 이들은 제방 아래 쪽 농가 주택으로 발길을 옮긴다.이 집 터의 일부가 국유지를 침범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이런 사실을 집주인에게 통보하고 정확한 침범 사유를 확인하기 위해 집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나 확인 결과, 집 주인은 출타중인 상황. 주변 밭에서 일을 하고 있던 주민을 만나 연락처를 알아낸 이들은 곧바로 집주인과 휴대폰 통화를 했다. 자신들이 지금까지 조사한 결과를 집주인에게 알리고 추후 정확한 조사를 벌이겠다는 의사를 전했다.이날 현장 실사에 나선 이들은 조달청 국유재산기획조사과 현장 조사팀. 이들은 사전에 항공사진 대조작업을 통해 무단 점유된 국가 토지가 있는지를 분석한 뒤 현장조사를 거쳐 실제 상황을 최종적으로 파악한다. 만일 현장 조사결과 국유지 무단점유가 확인되면 그 내용을 시.군.구의 재산관리관에게 통보하게 된다. 재산관리관은 무단점유 등을 재확인한 뒤 사용료나 변상금을 부과하거나 용도폐지를 통해 민간에 매각한다.현장상황 파악을 마친 조사팀은 다시 차량으로 20여분을 이동, 대규모 공사현장에 도착했다. 공주시 사곡면 계실리 국민안전 교육연구단지 공사현장. 조사팀은 현장 실사 전 항공사진 확인 과정에서 국유지인 이 일대에 창고로 추정되는 건물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무단 점유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그러나 현장을 찾은 이들은 이 일대가 이미 국민안전처 주관의 공사가 진행중인 만큼 별다른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국유재산 효용성 제고.국가자산 증대"조달청 국유재산 관련업무 가운데 핵심은 행정재산의 관리실태 점검. 전 국토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국유재산이 행정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지 여부를 정밀하게 조사하는 일이다. 무단 점유됐거나 의미없이 방치돼있는 유휴재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지난 2011년 기획재정부로부터 국유재산업무를 위임받은 조달청은 지난 한해동안만 총 7만9000필지, 1억3393만8000㎡(금액기준 36조원)에 대한 활용실태를 점검해 총 6632필지, 676만6000㎡(6069억원)규모의 유휴재산을 찾아냈다. 전년인 2014년 조사량(5만 필지)보다 58%늘어난 것이다.국가자산을 늘리고 가치를 보전하는 일도 국유재산관리 부서의 주요 업무다. 이를 위해 주인이 없는 무주(無主) 부동산과 일본인 명의의 재산을 찾아내고 국유재산대장과 등기부 간 관리기관이 일치하지 않는 건을 추려내 정비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무주 부동산 1851필지 149만㎡(금액기준 755억원)를 찾아내 국유화했다. 과거 일본인 명의의 은닉재산도 지난 한해동안 1247필지를 조사해 이 가운데 4.6%에 해당하는 은닉의심 57필지를 확인하고 계속 조사중이다. 올해도 의심이 가는 5062필지에 대해 은닉여부를 정밀조사할 예정이다. ■1조원 규모 무주.은닉부동산 찾아내조달청은 지난 2012년 6월 주인없는 부동산 등의 국가 귀속업무를 시작한 이후 지난해 초까지 모두 7654필지 5520만㎡의 땅을 국유화했다. 서울 강남구 면적의 1.4배로 재산 가치만도 1조원에 이른다. 국가귀속 재산에는 지방자치단체 및 개인으로부터 소유자 없는 부동산으로 신고 접수된 토지 6029필지(9194억원) 외에도 조달청이 자체 조사해 국유화한 1625필지(955억원)가 포함돼 있다. 조달청이 자체 조사해 국유화하고 있는 재산은 일본인(법인) 명의 재산, 가지번 토지 및 장기간 소유자 변동이 없는 재산 등이다.이중 일본 정부 및 법인 명의 재산의 국가귀속을 추진해 조선총독부(310필지), 동양척식주식회사(26필지), 일본법인(88필지) 및 일본인 개인(1201필지) 소유지 등 총 1625필지에 대한 국가귀속을 마쳤고 일본인 개인재산 국가귀속 대상 2600여필지는 무주부동산 공고 뒤 국가귀속을 마무리할 계획이다.■"어려움 큰 만큼 보람은 두 배"거의 매일 낯선 장소에서 일면식이 없는 사람들과 맞닥뜨리는 조사팀에게 황당하고 힘든 일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농.어촌이나 산간에서는 차량진입이 안되는 경우가 많아 농로나 산길을 몇 시간씩 걸어서 목표지점을 찾는 것은 예삿일. 산이나 들길을 걸을 때는 뱀이나 들개 등 야생동물과 조우해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조달청 국유재산기획조사과 현장 조사팀 강중호 사무관은 "지난해 인적이 없는 산길에서 국유재산 실태 조사중 야생들개들이 쫓아와 도망갔던 일이 있다"며 "그 이후로 산길 주변을 조사할 때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긴장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일본인 명의 부동산과 무주부동산 국유화 과정은 개인의 재산이 걸려있는 만큼 매우 민감할 수 밖에 없어 조사과정에서 다툼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조달청에 법적인 조사권한이 없는 것도 조사에 한계가 따를 수 밖에 없는 요인. 조사팀 이병권 사무관은 "은닉재산 국가환수는 개인 소유의 재산을 국유화하는 과정으로, 재산을 빼앗기는 상대를 조사해야만 한다"면서 "재산소유자가 면담에 불응하거나 자신의 불만을 강하게 표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힘이 들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그러나 무엇보다 이들에게는 불과 24명의 행정재산 실태조사인력과 보잘 것 없는 장비로 전국 방방곡곡에 흩어져 있는 토지를 전수 조사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이런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조사팀은 올해 안에 공중에서 촬영이 가능한 드론을 구입할 계획이다. 드론은 방사형 등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 토지와 임야나 진입로가 없어 조사요원이 접근하기 힘든 지역, 광범위한 지역을 일시에 조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쉽지 않은 임무를 수행하는 만큼 돌아오는 보람은 크다.김홍창 국유재산기획조사과장은 "국유재산 실태조사를 통해 찾아낸 유휴지나 무주부동산이 재산가치가 높은 경우나 후손에게 조상의 땅을 찾아주었을 경우 현장에서 뛰는 조사요원들은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이런 보람과 자부심이 현장을 누비는 원동력이 된다"고 전했다. kwj5797@fnnews.com
2016-03-09 16:45:37차량을 실어나르던 서울역 고가가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보행자도로 변신하기 위한 공사가 다음달부터 본격 착공에 들어간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일 서울 세종대로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열어 지난해 5월 국제설계공모로 선정된 네덜란드 건축가 위니 마스의 계획안을 검토해 '서울역 7017 프로젝트(조감도)'의 기본설계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우선 서울시는 안전을 위해 교량보강 공사부터 착수한다. 서울역 고가 바닥판 29경간 중 20경간, 516m의 경우 철거하고 상부구조물과 교각은 통행 하중을 13t에서 21t으로 보강한다. 바닥판은 안전하고 신속한 시공을 위해 '프리캐스트(공장에서 콘크리트 바닥판을 미리 제작)'를 현장에서 조립한다. 안전등급 E등급인 받침 264개는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장치로 전면 교체한다. 보강 공사가 마무리되면 보행길을 조성한다. 보행길의 핵심은 끊긴 도시의 맥락을 회복하는 데 방점을 두고 서울역 고가에서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로 7개 방향으로 총 17개 길이 연결되게 설계했다. 4호선 회현역 5번 출구까지는 폭 10m, 연장 214m를 연결하고 역으로 바로 드나들 수 있는 엘리베이터 1개를 설치한다. 소월길로 직결되는 엘리베이터도 조성된다. 서울역과는 엘리베이터로, 지상 교통섬과는 에스컬레이터로 이어지며 서울역파출소 옆에도 엘리베이터가 설치된다. 새로 조성될 만리동공원과 서울 서부역을 연결하는 건널목이 생기고, 만리재로 고가분기점에서 중림동 방향 보도로 연결되는 보행교도 신설된다. 고가 위 보행길에는 크고 작은 광장 16개와 편의시설 20곳, 벤치 겸용 화분 135개, 전망 발코니 4곳, 투명 바닥판 3곳, 화장실 2곳이 생긴다. 투신자살과 물건 투척 등 사고에 대비한 고가 난간과 폐쇄회로(CC)TV도 설치된다. 또 서울에 살고 있는 식생 중 인공지반에 생육 가능한 49과 186종의 수목을 선정, 73개 종류 총 656개 원형 화분에 식재하고 식물 '과'의 한글이름에 따라 '가나다라' 순으로 배치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번 기본설계(안)에 대해 주민 등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관련 규정(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에 따라 오는 4~17일 서울시보와 시 홈페이지(www.seoul.go.kr)에 게재하여 시민들의 의견을 담아 설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역 7017 프로젝트는 차량길로 수명을 다한 고가를 없애는 대신 재활용해서 사람을 걷게 하고 그 활력을 바탕으로 낙후된 서울역과 그 일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며 "단순히 고가를 재생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람이 모이고 거기에서 생긴 에너지가 주변지역 재생과 부흥의 촉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6-02-01 14:14:38이성과 영성의 자각으로 시작된 기축 시대, 2000년 넘게 지속되어 온 문명이 그 생명력을 다하고 있는 현상을 통해 오늘날을 진단한 책이다. 생명을 타고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야 할 길을 제안했다. 민주와 평화의 시대, 나와 하늘 사이에 가로막힌 중개자가 없는 시대에 들어섰다고 진단하는 저자는 씨알사상을 통해 생명과 인간을 새롭게 바라봤다. 씨알사상은 동·서양 철학과 기독교, 우리 민족 고유 사상을 통합한 우리의 철학이자 사상으로 여기에는 우리가 누구인가를 논하는 인간론, 다른 생명과의 관계를 논하는 생명론, 우리시대 너머를 상상하는 문명론이 담겨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2015-12-10 18:07:58길별은 (사진=방송캡처) 배우 길별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7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는 태어날 때부터 뇌병변 2급 판정을 받은 뇌성마비 장애인이지만 강렬한 연기로 호평받고 있는 배우 길별은이 출연했다. 이날 길별은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장애인인데 장애인 연기를 잘 하는 일반 배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는 길별은은 tvN 금토드라마 ‘갑동이’에서 극중 중요 인물인 갑동이로 오해 받은 주인공 하무염(윤상현 분)의 아버지이자 장애를 가지고 있는 하일식으로 등장해 강렬한 존재감을 선사한 바 있기 때문. 또한 그는 “나를 보면서 저런 사람도 배우를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셨으면 한다”며 “나를 보면서 사람들이 되게 행복해하고 희망과 꿈을 갖게 만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길별은과 ‘갑동이’에 함께 출연한 배우 성동일은 그의 연기 열정을 극찬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p656@starnnews.com정주리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4-05-18 02:00:34미쓰에이 페이가 수지에 대해 언급했다. 당당한 싱글들을 위한 즐거운 패션매거진 ‘싱글즈’는 최근 MBC ‘댄싱 위드 더 스타2’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미쓰에이 페이와 함께한 화보와 인터뷰를 공개했다. 진행된 인터뷰에서 페이는 데뷔 이후 상대적으로 높은 수지의 인지도 때문에 멤버들 간에 미묘한 심리전이 없냐는 질문에 “어떤 걸 그룹이든, 사랑을 더 받는 멤버, 덜 받는 멤버가 있어요”라고 담담하게 말문을 열었다. 이어 페이는 “그걸로 너무 많은 생각을 하면 힘들어져요. 사람은 항상 자기만의 길이 있고 때가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소신있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또한 연애 스타일에 대해서는 “저는… 남자가 저를 많이 챙겨야 하는 스타일이에요. B형이라 그런지 몰라도 되게 감정에 업, 다운이 심하거든요. 사귀면 좀 힘들게 하는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이외에도 함께 진행된 화보 촬영에서 페이는 강렬한 시선처리와 포즈로 당당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줘 좌중의 눈길을 끌었다. 한편 솔직하고 당당했던 미스에이 페이의 화보와 인터뷰는 22일 발매되는 ‘싱글즈’ 6월호와 당당한 싱글들을 위한 즐거운 온라인 놀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ladydodo@starnnews.com도혜림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3-05-22 14:49:46"아워홈에서 만든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도 내놓을 수 있는 자랑스러운 대표 한식으로 만들겠다." 아워홈 고재길 조리부장(사진)은 3일 요리에 대한 식지 않는 애정과 열정으로 앞으로의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아워홈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의 주방을 관리.지도하고, 가정간편식(HMR)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고 부장은 "맛있는 음식은 자연 속에 있는 재료를 최대한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라며 "건강한 음식이 아니면 더 이상 고객들이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식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그는 한국의 대표적인 조리명인으로 40년 가까이 요리를 해왔다. 소속된 조리사만 1000여명이 넘는 아워홈의 조리 수장으로 보유한 레시피만 1만개가 넘는다. 각종 대통령상, 조리협회상, 국외 표창 등 수많은 상을 휩쓸었다. 고 부장은 "요리책과 레시피가 가지고 있는 것의 전부나 마찬가지"라며 "먹는 것은 모두 사진을 찍기 때문에 휴대폰에도 수천장 저장해놨다"고 했다. 아워홈은 '키사라' '싱카이' 등 50여개의 프리미엄급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제조식품 브랜드 '손수' 등의 즉석식품을 만들고 전국 800여곳에서 급식사업도 펼치고 있다. 고 부장이 연구원들과 함께 개발한 제품은 200종이 넘는다. 그는 "성격이 꼼꼼하고 후배들에게도 엄격하지만 다른 의견을 많이 받아들인다"며 "한 가지만 가지고 고집을 피우는 사람은 좋은 요리를 만들 수 없다"고 요리철학을 설명했다. 고 부장은 지난 1975년 웨스틴조선호텔 주방에서 처음 요리를 배우기 시작해 40년 가까이 미국, 싱가포르, 대만 등 전 세계 주방에서 일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2013-03-03 17:4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