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무인점포에 얼굴이 박제당한 한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무인숍에 박제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새벽마다 아들이 키우는 사마귀 먹이 잡으러 집 밑에 있는 무인숍에 간다. 매장 앞에 벌레가 많이 매달려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날도 어김없이 나방, 귀뚜라미 등 사마귀 먹이를 잡은 그는 아이스크림을 사 먹기 위해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한쪽에 자신의 사진이 붙어있었기 때문. 보통 무인 가게에 붙는 건 절도범들의 사진이다. 놀랍게도 A씨는 '선행 시민'으로 박제당한 것이었다. 게시물에는 "다른 분이 그냥 두고 가신 건데 바쁘신 와중에 밖에 있는 제품을 냉장고 안에 넣어주셔서 감사하다. 연락해 주시면 조그마한 성의 표시를 하려고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에 대해 A 씨는 "나이 먹더니 쓸데없는 오지랖만 늘어서 어디 갈 때마다 열려 있는 냉장고나 널브러진 물건들, 땅에 굴러다니는 쓰레기를 정리하는 버릇이 있다"며 "저 날 캔커피 한 개가 밖에 있길래 냉장고에 넣어드렸더니 연락 달라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저 무인숍에선 양질의 사마귀 먹이를 얻고 있기 때문에 서로 상부상조하는 셈이라 연락은 따로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뜻밖의 얼굴 박제" "반전이 있었네" "상부상조 웃기다" "가게 입장에서는 벌레도 잡아주고 관리도 해주는 좋은 사람이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7-31 14:42:11[파이낸셜뉴스] 괴수영화의 시대는 갔다. 전세계적 성공을 거둔 괴수영화의 원조 <킹콩>시리즈와 <퀸 콩>, <킹콩 대 고지라>, <성성왕> 등 온갖 아류작들이 영화판을 호령하던 시대로부터 이미 반 세기가 흘렀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시리즈가 괴수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룩하기까지 아주 오랫동안 괴수영화는 '한 때 잘 나갔던' 잊혀진 장르였다. 르네상스라고 해도 살인고릴라를 소재로 한 <콩고>나 거대고릴라를 내세운 <마이티 조 영>처럼 드문드문 제작되었을 뿐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만큼의 성공을 거둔 작품은 찾기 힘들었다. 영화기술의 발달에 따라 크기를 키우지 않고도 스릴있는 영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해지자 괴수물의 설 자리는 빠르게 사라졌다. 괴수의 몸집을 키우는 대신 이야기의 경계를 허문 판타지 블록버스터가 제작됐고 화려한 액션과 빠른 전개의 영웅물이 빈 자리를 채워나갔다. 오직 과거의 향수에 젖은 사람들만이 <킹콩>과 <고지라>의 시대를 추억했다. 그러나 롤랜드 에머리히가 할리우드 스타일로 <고질라>를 찍어내고 피터 잭슨이 성공적으로 <킹콩>을 부활시키자 상황은 조금쯤 바뀐 듯 보였다. 괴수의 몸집만큼 존재감 있는 영화는 아니었으나 잊혀진 장르를 복원하고 새 시대의 괴수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존중받아 마땅한 업적이었다. 30번째 <고질라>, 달라진 건 크기뿐 가렛 에드워즈의 <고질라>는 이 연장선상에서 제작된 작품이다. 롤랜드 에머리히의 <고질라>로부터 리부트를 선언하며 새 시대의 괴수영화가 되겠다는 야심을 보였으나 실상은 바로 그 <고질라>가 만들어 놓은 토양에 뿌리를 내린 두 얼굴의 영화. 할리우드 작가시스템 아래에서 드라마를 강화한 롤랜드 에머리히의 선택을 거부했고, 영상의 혁신으로 승부하고자 했던 피터 잭슨의 선택도 따르지 않았던 이 고집스런 영화의 승부수란 오직 괴수의 '크기'였다. 하지만 기존의 괴수영화들과 오로지 괴수의 크기에서만 차별화하려 했던 이 영화의 선택은 우직함이 아니라 멍청했다. 방사능을 먹이로 삼는 거대 괴물 무토가 깨어나 먹이를 찾으러 아메리카 대륙으로 향하자 무토를 먹이로 삼는 고질라가 그 뒤를 쫒아 괴수끼리의 일대 접전을 벌인다는 것이 영화의 기본적인 얼개다. 호놀룰루, 라스베이거스,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의 대도시들이 괴수의 출몰로 초토화되고 그 속에서 인간은 그저 무력할 뿐이다. 영화 속 고질라는 괴수라기보다는 오히려 지구를 지키는 절대적 존재처럼 묘사된다. 그리고 그가 처단하는 또 다른 괴수 무토는 인간이 생산한 방사능 물질을 먹고 살아가는 처단되어야 마땅한 괴수로 그려진다. 현대 문명이 낳은 가장 큰 위험 가운데 하나인 방사능 문제를 무토라는 괴수에게 투영하고 인류에 의해 병들고 자정작용을 잃어가는 지구의 모습을 무토에게 공격받는 고질라를 통해 보여주려 한 듯도 싶지만, 작가의 의도는 너무나 깊고 영화의 만듦새는 지나치게 조악해 무엇하나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 조악한 구성과 민망한 만듦새 할리우드 재난영화에서 수도 없이 보아왔던 무력하게 파괴되는 문명의 모습, 그 속에서 발견되는 가족주의와 인간애 따위의 설정은 너무나도 식상한 나머지 불편하게까지 느껴진다. 캐릭터들은 그 속에서 쉬이 낭비될 뿐이다. 와타나베 켄이 연기한 세리자와 박사는 15년 간의 연구에도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한 그저 무능한 공무원이고 초반부에 죽음을 맞이하는 줄리엣 비노쉬는 어처구니없게도 아무 역할이 없는 한 명의 희생자일 뿐이다. 그나마 비중이 있었던 주인공과 그의 아내는 가족의 소중함이란 당위적인 교훈 말고는 어떠한 새로움도 보여주지 못했다. 상황이 이쯤 되면 조잡한 만듦새가 눈에 밟히기 시작한다. 곰과 사마귀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 너무도 잘 드러나는 고질라와 무토의 생김부터, 그들의 조잡한 전투씬까지 모든 것이 엉성하게만 느껴진다. 수많은 원자력 발전소를 놔두고 굳이 핵미사일을 물고 와서 벌이는 무토의 짝짓기는 우스꽝스러울 정도다. 이 장면은 짝짓기 직전에 암컷에게 먹이을 바치는 사마귀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흔적이 역력한데 너무나 촌스러운 나머지 영상을 마주하기가 부끄러울 지경이다. 괴수영화임에도 괴수의 모습이 충분히 비춰지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이다. <에이리언>시리즈나 <클로버필드>와 같이 괴수의 노출을 최소화시켜 긴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라기보다는 그저 CG비용을 적게 하려는 꼼수처럼 느껴질 만큼 연출의 의도가 명확히 드러나지 못했다. 주인공이 EOD 대위임에도 그가 폭발물을 의미심장하게 다루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 것도 실망스럽다. 폭탄제거 설정이 나올 것 같다가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이 영화가 흔한 할리우드 액션영화와 재난영화, 그리고 일본 괴수물의 어중간한 접점에 서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차라리 장르적 특성에 충실했던 롤랜드 에머리히의 <고질라>가 훨씬 더 나은 작품이 아니었을까? 무토는 언제부터 전자기펄스(EMP)를 쐈고 고질라는 어째서 필살기를 아꼈을까? 어마어마한 덩치에 어마어마한 강도의 피부를 가진 고질라가 무너지는 건물 더미에 눌려 힘없이 쓰러지는 순간은 당혹을 넘어 실소를 자아낸다. 대체 누가 있어 이로부터 만족할 수 있을 것인가? 일일이 언급하기조차 민망할 만큼 부족한 부분이 많았던 <고질라>는 개봉 당시 70만 관객을 모았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2020-08-22 14:19:29안녕하세요 (사진=KBS) ‘안녕하세요’에서 김현철이 유부남이 될 수 있었던 비법을 공개한다. 최근 진행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 녹화에는 베짱이 남편 때문에 고민인 30대 여성이 고민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이날 녹화에서 고민 주인공은 “한마디 상의도 없이 회사를 그만 둔 남편이 집에서 먹고 논지 벌써 8개월째다. 소파와 한 몸이 돼 낮잠을 늘어지게 자고 웬 종일 노래만 불러댄다. 아이 둘을 키우려면 맞벌이를 해도 부족한데 남편만 보고 있으면 속이 터진다”라며 고민을 털어놨다고. 이에 13살 연하의 아내를 만나 늦깎이 결혼을 한 김현철은 “이거 심각한 고민이다”라며 고민주인공을 두둔했다. 이어 “내 좌우명이기도 한데 결혼하면서 남편들은 사마귀처럼 살아야 한다”며 “사마귀는 평생 부인을 위해 먹이를 구해주는 습성이 있는데 베짱이 남편도 사마귀처럼 살아야 한다”고 조언을 해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는 후문이다. 한편 박소현, 김현철, 구지성, 최희 등이 출연하는 ‘안녕하세요’는 금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hyein4027@starnnews.com김혜인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4-11-03 23:03:17장자(莊子)가 숲속에서 이상한 까치 한 마리를 보았다. 장자는 활을 들고 잽싼 걸음으로 다가가 까치를 노려보았다. 까치는 사마귀를 노려보고 있었다. 사마귀는 매미를 노려보고 있었다. 장자→까치→사마귀→매미 순으로 일종의 먹이사슬이 형성된 꼴이다. 크게 깨달은 장자는 활을 버리고 성급히 숲에서 물러나왔다. 장자는 사흘동안 유쾌하지 않았다. 제자가 연유를 묻자 장자가 말하였다. “나는 외형을 지키느라 내 몸을 잊고 있었다. 흐린 물을 보느라 맑은 연못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장자’ 외편 산목(山木)에 나오는 말이다.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와 싸우느라 제 몸을 돌보지 못한 듯하다. 그는 눈앞의 이익에 몰두한 나머지 검찰의 칼날이 자신을 겨누고 있다는 걸 망각했다. ‘회남자(淮南子)’에 새옹지마(塞翁之馬) 이야기가 나온다. 북쪽 국경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다. 하루는 그가 기르는 말이 오랑캐 땅으로 도망쳤다. 마을 사람들이 위로하자 노인은 “이게 복이 될지 누가 알겠소”라며 낙심하지 않았다. 몇 달 뒤 도망친 말이 오랑캐의 말과 함께 돌아오자 마을 사람들이 축하했다. 노인은 “이게 화가 될지 누가 알겠소”라며 기뻐하지 않았다. 어느날 노인의 아들이 말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다. 마을 사람들이 위로하자 노인은 “이게 복이 될지 누가 알겠소”라며 태연했다. 얼마 후 오랑캐들이 쳐들어오자 멀쩡한 마을 장정들은 싸움터에 나가 모두 죽었으나 노인의 아들만은 절름발이여서 무사했다. 제16대(2000~2004년) 국회의원 시절 오세훈은 차기 총선 불출마를 배수진 삼아 정치자금법 개정을 주도했다. 그는 이때의 청렴ㆍ강직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서울시장에 연거푸 당선했다. 전화위복인 셈이다. 오 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건 것은 오세훈다웠다. 그리고 그는 깨끗이 물러났다. 오ㆍ곽 두 사람만을 놓고 볼 때 누가 과연 진정한 승자인지 헷갈린다. 주민투표의 승자는 분명 곽노현이지만 그는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었다. 반면 오세훈은 졌지만 보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작은 싸움은 졌지만 큰 싸움은 오세훈이 이긴 모양새다. 인간만사 새옹지마라더니 정말 그렇다. /paulk@fnnews.com 곽인찬 논설실장
2011-08-31 10:30:24최근 급속히 확산돼 각종 과수에 피해를 주는 꽃매미를 초기에 박멸할 수 있는 방제길이 열릴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급속히 번지는 해충 ‘꽃매미’의 천적 4종을 발견해 대량 사육을 준비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농진청이 발견한 꽃매미 천적은 침노린재, 맵시벌, 사마귀, 박새 등으로, 천적으로서의 효용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침노린재, 사마귀, 박새 등은 꽃매미의 애벌레와 성충을 잡아먹는 포식성이 확인됐고 기생벌의 일종인 맵시벌은 꽃매미의 알 속에 자신의 알을 낳아 꽃매미의 유충을 먹이로 성장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농진청은 이들 천적의 효용성을 정밀 평가한 후 대량 사육해 현장에 적용하는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꽃매미 원산지로 추정되는 중국에서 꽃매미를 절반 가까이 사멸시키는 것으로 보고된 유충 기생벌을 도입해 생태계 위해성을 따져본 다음 대량 증식해 방사한다는 방침이다. 천적을 이용한 방제 외에 ‘클로르피리포스 유제’ 등 10종의 방제 약제도 선정돼 농가보급이 추진되고 있다. 꽃매미는 포도나무와 버드나무, 가죽나무 등의 수액을 빨아 먹어 나무를 말라죽게 하거나 많은 양의 분비물 배설로 그을음병을 유발해 과실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해충이다. 한편, 지난 2007년 전국적으로 7㏊에 불과하던 꽃매미 피해 면적이 올해는 8094㏊로 급증했다. /shs@fnnews.com신현상기자
2010-05-23 13:1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