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파리올림픽에서 남한 선수들과 '셀카'를 찍은 북한 선수들이 평양에서 사상검열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들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보고서까지 제출된 상태라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올림픽 참가 北선수단 '사상검열' 평가 중 지난 21일 데일리NK가 평양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15일 북한으로 돌아간 北올림픽위원회 대표단과 선수단은 평양에서 사상 총화(평가)를 받고 있다. 국제 대회에 출전한 북한 선수들은 중앙당, 체육성, 자체 총화 등 세 단계에 걸쳐 약 한 달 간 사상 총화를 받는데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했던 북한 선수들과 북한 올림픽위원회 간부들도 같은 절차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사상 총화를 하는 이유는 북한에서는 해외 체류 자체를 비사회주의 문화를 접하는 '오염 노출 행위'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현재 평양에서 진행되고 있는 총화는 중앙당 총화로 당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산하 체육 담당 부서가 주관하고 있다. 중앙당 총화는 출국부터 귀국까지 전 과정을 조사하고 분석, 평가한다. 만일 선수들이 올림픽 기간 당의 방침이나 교양 사업과 어긋나는 행동을 한 사실이 확인되면 처벌도 이뤄진다. 북한 선수들은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기 전 "한국 선수를 비롯한 외국 선수들과 접촉하지 말라"는 특별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이를 위반한 사실이 어떤 경로로든 확인되면 처벌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당 총화 후에 진행되는 내각 체육성 총화에서는 이번 올림픽 성적에 대한 평가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북한의 국제 대회 성적과 비교해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들에 대한 평가와 함께 표창 여부가 결정된다. 성적이 좋지 않은 선수들은 이 과정에서 비판은 물론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국제 대회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 1~2개월 무보수 노동 처벌을 받는 일도 있다. 감동줬던 남북한 선수 셀카..부정평가 보고서 제출돼 총화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 올림픽에서 남한·중국 선수들과 '셀카' 촬영이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셀카를 찍은 탁구 혼성 복식의 리정식, 김금용 선수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당에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는 '당국이 제1적대국으로 규정한 한국 선수들이 바로 옆에 있는데, 히죽히죽 웃음 띤 모습을 보였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금용 선수의 경우 셀카를 찍을 때 웃어 보였고, 리정식 선수도 시상대에서 내려온 뒤 다른 나라 선수들을 오랫동안 응시하며 웃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한다. 다만 데일리NK는 "실제 북한 당국이 이들에게 처벌을 내릴지 아니면 경고나 자기반성 등 비교적 가벼운 비판으로 사안을 마무리 지을지는 더 두고 봐야한다"라며 "셀카를 찍는 등 다른 나라 선수와 접촉이 있었던 선수들은 본인 스스로 자기비판에서 강하게 잘못을 반성해야 추후 정치·행정적 처벌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후원사인 삼성은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이 직접 삼성 갤럭시 휴대폰으로 다 함께 셀피를 찍도록 하는 '빅토리 셀피' 프로그램을 운영한 바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22 05:32:54【베이징=정지우 특파원】홍콩 당국이 공공도서관에 이어 일선 학교에도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소지가 있는 자료들에 대한 폐기를 지시했다고 CNN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홍콩 교육부는 지시문건에서 해당 자료의 기준에 대해 △보안법이 규정한 4개 범죄에 관한 내용 △국가의 안보를 학생들에게 긍정적으로 가르치지 않는 내용 △다른 심각한 범죄 또는 사회적 도덕적으로 용인할 수없는 행동과 연계돼 있을 경우 등이라고 제시했다. 홍콩 교육부는 “학교 관리자와 교사들은 교재, 참고서, 책 등을 포함해 모든 교과 자료들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며 “이러한 내용이 담겨 있으면 폐기하라”고 강조했다. 앞서 홍콩 공공도서관들도 자국 내 민주화 인사들의 서적들을 소장 도서목록에서 빼고 대출대상에서 제외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0-07-07 21:37:56[파이낸셜뉴스] 애플이 18일(현지시간) 중국 호재에 힘입어 약 3개월 만에 사상 최고 주가를 경신했다. 이번에 내놓은 신제품 아이폰16이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15에 비해 강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덕이다. 미국과 유럽에 이어 애플에 세 번째로 큰 시장인 중국에서 토종 업체들의 스마트폰에 밀려 고전하던 아이폰이 다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아이폰16을 계기로 중국 시장 경쟁력 약화, 매출 둔화라는 악재에서 벗어나 재도약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게 됐다. 판매 20% 증가 시장 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18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최신형 아이폰인 아이폰16이 중국에서 지난해 아이폰15 출시 당시에 비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결론을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폰16은 출시 첫 3주 동안 중국 내 판매가 아이폰15 출시 첫 3주 기간 판매 규모를 20% 웃돌았다. 아이폰16 공개 행사 뒤 소비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의 혹평이 잇따르고, 기대했던 애플 인공지능(AI)인 애플 인텔리전스(AI)도 곧바로 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하고 예정보다 늦춰 발표하기로 하면서 고전하던 애플에 대형 호재가 터졌다. 대표 낙관론자인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분석노트에서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분석은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과 부합한다고 호평했다. 아이브스는 “이번 업계 분석은 우리의 최근 아시아 출장, 또 공급망 점검(에서 나타난 사실)과 부합한다”면서 “우리는 아이폰16 중국 판매가 앞으로 1년에 걸쳐 AI가 이끄는 슈퍼사이클의 시작과 더불어 강한 회복을 보일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브스는 애플에 실적상회(매수) 추천의견을 내고, 목표주가로 300달러를 제시하고 있다. AI 안 중요해 중국 내 아이폰16 인기는 예상과 달리 아이폰16 슈퍼사이클에 AI는 크게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애플 낙관론 애널리스트들은 그 동안 아이폰 사용자들이 기기교체를 늦춰왔다면서 기기교체 잠재 수요가 거대하다고 지적해왔다. AI로 무장한 아이폰16이 이 고객들의 기기교체 수요 불을 붙이고 이에따라 아이폰16이 대대적인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낙관해왔다. 그러나 아이폰16의 중국 내 붐은 AI가 핵심 요소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가리키고 있다. 애플 AI는 아직 나오지 않았고, 무엇보다 AI가 나온다고 해도 중국 대륙에서는 애플 AI 사용이 불가능하다. 중국 당국이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터넷까지 검열하는 중국이 애플이 만든 AI를 자국민들이 사용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결국 중국 내 아이폰16 인기는 AI와는 별개라는 뜻이다. 그동안 아이폰을 외면했던 중국 소비자들이 다시 아이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해석 외에는 마땅한 설명을 찾기 어렵다. 카운터포인트는 앞서 올 1분기 아이폰 중국 판매가 2020년 팬데믹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 토종업체들의 스마트폰과 경쟁에서 뒤처졌던 애플이 아이폰16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서 판매가 대거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날 애플 주가는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애플은 전일비 2.85달러(1.23%) 뛴 235.00달러로 마감했다. 이전 마감가 기준 사상 최고치는 7월 16일 기록한 234.82달러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10-19 04:51:47【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군이 육해공군 및 로켓부대 등이 참가하는 대만 포위 훈련을 13시간 만에 끝냈다. 15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인민해방군(PLA) 동부전구 사령부 리시 대변인은 대만 포위 훈련인 ‘연합 리젠(날카로운 칼)-2024B’ 훈련이 14일 오후 6시에 원만히 끝났다고 선언했다. 14일 오전 5시부터 시작된 훈련은 13시간만에 종료돼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 직후인 올해 5월 23일과 24일 이틀 동안 벌였던 ‘연합 리젠-2024A’ 훈련에 비해 짧았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중미 관계 등을 고려해 절제력을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리시 대변인은 동부전구 위챗(중국판 카톡) 계정에서 “전구 부대의 일체화 연합 작전 능력을 전면 검증했다”면서 “대만 독립과 분리주의 활동을 단호히 저지하기 위해 군사 훈련과 준비를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2년 8월 이후 4번째 중국이 대만을 포위하는 대대적인 훈련을 벌이기는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지난해 4월 차이잉원 총통과 케빈 메카시 당시 미 하원의장 회동 그리고 라이 총통 취임 직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라이 총통 취임 이후 두 번째 대만 포위 훈련에 돌입한 것은 지난 10일 대만이 건국절로 기념하는 쌍십절 경축사에서 독립을 강조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라이 총통은 경축사에서 “중국은 대만을 대표할 권리가 없다"면서 ”대만은 타이·펑·진·마(대만 본섬과 펑후, 진먼, 마쭈 등의 지역)에 뿌리를 내렸고 중국과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대만 포위 훈련을 거듭하면서 훈련 장소나 해역이 대만과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이번에는 항공모함 랴오닝함도 대만 동부의 서태평양에 진입시켜 미국 등 외부의 대만 지원을 차단하는 훈련도 함께 했다. 5월 훈련에서 해경선이 대만해협의 중간선을 처음 넘은데 이어 이번에는 육해공군과 함께 해경 6개 편대도 대만의 봉쇄 작전에 참가했다. 사상 최대 규모인 125대의 항공기 투입, 주요 항구 봉쇄 훈련 실시 대만 관리들은 이번 PLA 훈련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125대의 항공기를 투입해 대만해협의 긴장된 상황을 강조하고 주요 항구를 봉쇄하는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측은 이번 해경 참가를 두고 대만 본섬과 마쭈섬 등에 대한 ‘법집행 검열’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4개 편대는 대만섬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며 ‘대만 주변 순항 통제’ 훈련을 실시했다. 해군 등과 마찬가지로 대만섬 봉쇄 군사작전을 벌인 것이다. 대만 국방안전연구원 국방전략및자원연구소 쑤즈윈 소장은 “이번 해경선 참가로 군사 훈련에 해경선도 가담하는 ‘뉴노멀’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참가한 해경선 중 1만t 이상으로 최대 규모인 2901호도 포함됐다.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해경선이 5월 우추 둥인 해역에 이어 마쭈도의 제한 수역에 진입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해경이 이번에 처음으로 마쭈도의 제한 수역에 진입한 것은 대만 당국의 이른바 ‘선을 완전히 찢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미 국방부, "무책임하고 부적절하며 불안정을 초래한다"라고 중국을 규탄 한편, 미국 국방부가 중국의 이른바 '대만 포위 훈련'을 공개 규탄했다. 14일(현지시각)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이런 군사 압박 작전은 무책임하고 부적절하며 불안정을 초래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훈련의 명분이 된 라이칭더 총통의 쌍십절 연설을 두고는 "오랜 관례"라고 옹호했다. 그는 "세계 전체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이해 관계를 보유했다"라며 "점점 더 많은 국가 공동체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헌신한다"라고 밝혔다. 라이더 대변인은 아울러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억지력은 여전히 강력하다"라며 "현재 역내 병력 태세와 작전에 자신감이 있다"라고 했다. 이와 함께 대만관계법 등에 기반한 자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을 강조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10-15 13:46:58[파이낸셜뉴스] 중국 정부가 공산주의자 인공지능(AI) 양성에 나섰다. 당의 지침과 정책을 기준으로 한 인공지능(AI)을 만들기 위해 대대적인 AI 검열에 나선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중국 정부 관리들이 현재 AI 업체들의 거대언어모델(LLM)이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구현하고 있는지를 검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CAC)이 대형 기술업체들과 AI 스타트업에 정부의 의무적인 AI 모델 검열에 참여할 것을 강제하고 있다.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문샷, 01.AI 등 AI 업체들이 의무적으로 검열을 받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들은 불만을 담고 있는 질문에 이들 AI 기업들의 LLM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당국이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책에 대한 불만, 시진핑 주석과 관련한 민감한 내용 등이 주된 검열 대상이다. 현재 중국 전역의 CAC 지역 본부에서 이 예비검사가 진행 중이다. AI를 훈련하기 위해 사용되는 훈련 데이터, 기타 안전 절차 등을 당국이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CAC의 AI 검열은 업체들의 자발적인 자가 검열을 부르고 있다. CAC가 구체적으로 명문화된 규정을 제시하는 대신 알아서 행동하라고 압박해 외려 AI 업체들이 스스로를 더 옥죄도록 하는 방식이다. 검열 첫 단계는 데이터 걸러내기다. AI 구축을 위해서는 방대한 인터넷 데이터가 필요하다. AI가 중국 공산당의 가치와 부합하는 세계관을 가지려면 이 데이터들이 공산당에 기운 것들이어야 한다. 중국이 2월 발간한 AI 기업들에 적용되는 실무 지침에 따르면 AI 업체들은 수많은 민감 핵심단어들을 수집해 이런 단어가 '사회주의 핵심 가치'에 반하는지 스스로 의문을 가져야 한다. 이런 단어들로는 '국가 권력 전복을 촉발하는' 또는 '국가 통합을 저해하는' 단어들이 있다. 실무 지침에 따르면 민감 핵심 단어들은 매주 업데이트해야 한다. 중국의 AI 챗봇들은 이 같은 검열 속에 민감한 주제에 대한 답변을 걸러낸다. 예컨대 1989년 6월 4일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시 주석이 곰돌이 푸를 닮았는지와 같은 인터넷 밈은 대부분 중국 AI 챗봇에서는 금지어다. 1989년은 톈안먼 사태가 있던 날이다. 바이두의 어니 챗봇은 사용자들이 이런 질문을 하면 "다른 질문을 해보라"고 유도한다. 알리바바의 통이 치안원 챗봇은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 아직 배우지 못했다. 계속 공부하겠다"는 답을 내놓는다. 검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AI를 통해 권력체제 유지를 위한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중국 정부는 새 시대를 위한 중국인들의 특성이 가미된 시진핑의 사회주의 사상으로 알려진 시주석의 정치 철학에 기반한 새 AI 모델도 배포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7-18 03:06:11[파이낸셜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6일 프랑스가 세계 최초로 헌법에 낙태권을 명시한 것을 언급하면서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거쳐 나가야 할 논쟁”이라며 “개혁신당은 국회 다수 의석을 확보하면 이런 문제를 자유롭게 다루는 정당이 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이런(정쟁적인) 문제를 넘어 새로운 개혁에 대해 다루는 정치가 프랑스에서 태동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프랑스는 헌법 개정을 통해 헌법 34조에 ‘여성이 자발적으로 임신 중단을 할 수 있다는 자유가 보장되는 조건으로 법을 정한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이 대표가 해당 건을 언급한 것은 제 정당이 자유라는 말을 언급하려면 이런 논쟁을 치열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굉장히 논쟁적이지만 결국 대한민국에서 언젠가는 이뤄져야 할 논쟁”이라며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라 부르며 찬성하는 분도 있고 태아 생명권을 침해한다는 생각에 반대하는 분도 있다. 양측 주장 모두 일리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낙태 문제부터 존엄사까지, 통일 교육·성인지 교육 등 국가가 국민의 사상적 자유를 침해하는 제도, 문화 콘텐츠에 대한 국가적·사회적 검열 등 국민이 체감하는 진짜 논쟁에 직면하겠다”며 “그게 양당 극한 대립을 넘어 개혁신당이라는 정치 집단이 존재하는 이유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2024-03-06 10:29:48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가 10월 27일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올해 3월 퇴임한 지 7개월 만에 들려온 부고다. 중국 당국이 수시간이 지나서야 부고를 발표할 정도로 갑작스러운 죽음이었다. 관영 매체도 부고 대신 짧은 사망소식을 먼저 알렸다. 그는 한때 시진핑 국가주석의 경쟁자로 인식됐다. 재임 시절 '시진핑 1인 체제'가 공고화된 이후에도 민생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독자적 목소리를 내며 중국 국민의 호응을 얻었다. "양쯔강과 황허는 거꾸로 흐를 수 없다" "6억명의 월수입은 1000위안(약 17만원)"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 등은 서슬 퍼런 절대권력을 사실상 비판하는 발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직전 총리였음에도 중국 당국의 검열과 통제는 사망이 급작스러웠던 것과 반대로 즉각 이뤄졌다. 관영 매체는 자세한 내용은 보도하지 않았다. 포털사이트나 SNS에도 검열을 거친 듯 당국의 부고문이나 정부기관·관영 매체의 추모글만 노출됐다. 사망 다음 날인 10월 28일부터 11월 3일까지 중국에서 공개활동을 금지하고 대학 모임을 모두 취소시켰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이른바 '광장무'(주로 여성 중노년층이 공터나 공원에 모여 춤을 추는 문화)를 불허했다고 대만 매체는 전하기도 했다. 중국 지도부의 두려움은 짐작 가능하다. 중국을 뒤흔든 두 차례의 톈안먼 사건은 모두 지도자급 사망 후 추모식을 계기로 촉발됐다.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 비판이 쏟아진 1976년 4·5운동은 그해 저우언라이 총리 사망 후 본격화됐다. 민주화를 요구했던 1989년 6·4시위는 이보다 2개월 전 후야오방 총서기 별세가 불을 지폈다. 공교롭게 두 번의 톈안먼 사건과 공통점은 여러 개다. 지도자급 사망 외에 주자파(중국 공산당 내 자본주의 노선 실권파) 비판운동, 공산당 관리들의 부패, 대량실업, 인플레이션, 소련(러시아)의 방중 등이 유사하다. 현재 중국은 기존 시장경제 체제보다는 '중국특색 사회주의'를 강조하고, 부정부패 척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고치를 매월 경신했으며, 디플레이션 우려는 남아 있다. 10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중했다. 추모를 막겠다며 통제를 강화하는 것조차 동일하다. 물론 리 전 총리의 사후 영향력이 저우언라이나 후야오방만큼 크다고 보는 이들은 거의 없다. 중국에 미칠 파급도 극히 작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런데도 중국 당국은 리 전 총리 사망 후폭풍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중국은 그때와 분명하게 다르다. 그 세월 동안 대국으로 성장한 만큼 중국인들도 변했다. 직접적인 행동에 제약을 줘도 백지시위, 노래, 기호, 사진, 그림 등으로 현실과 마주하는 것이 중국인들이다. 차단한다고 의견 표출을 막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의미다. 다양한 애도와 추모 방법으로 해야 할 말은 기어코 전달하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베이징특파원
2023-10-31 18:22:37[파이낸셜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태풍 침수 피해 현장에서 김덕훈 내각총리를 겨냥해 "국가경제사업을 다 말아먹고 있다"며 거친 언어로 비판하면서 간부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을 예고됐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평안남도 간석지건설종합기업소 안석 간석지 피해 복구 현장을 김정은이 지난 21일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총리와 간부에 책임돌려 수령 김정은 자신은 책임 회피 의도 이곳은 간석지 제방 배수 구조물 설치 공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바닷물에 제방이 파괴되면서 간석지 구역이 침수된 현장이다.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업무를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한 간부들을 비판하면서 책임을 김덕훈 총리에게 따졌다. 통신은 이날 김정은이 조용원·김재룡 당 비서, 강순남 국방상, 정경택 북한군 총정치국장, 김정관 국방성 제1부상, 최근 복귀한 박정천 전 비서 등과 동행했다고 전했다. 다만 김덕훈은 수행하지 못했다. 이날 공개된 사진에서 김정은은 허벅지까지 이르는 물에 잠긴 논에 직접 들어가면서 "어떻게 되어 내각과 성, 중앙기관의 책임 일군들은 현장에 얼굴도 내밀지 않는지 모르겠다"는 자신의 발언을 정당화, 강조하고 자신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통신은 제방이 터져 물이 넘쳐 흘러드는 사진도 여과없이 보도했다. 간부들의 잘못이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 드러내 비난의 근거를 대려는 의도로 읽힌다. 김정은은 "최근 몇 년 어간에 김덕훈 내각의 행정경제 규율이 점점 더 극심하게 문란해졌고 그 결과 건달뱅이들의 무책임한 일본새로 국가경제사업을 다 말아먹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그는 "간석지 건설국장은 공급받은 연유를 떼 몰래 은닉해놓는 행위까지 했다는데 정말 틀려먹은 것들"이라며 "정부 지도간부들과 지방 행정경제일군들은 여전히 둔감해 있다. 뻔뻔스럽고 불손하기 그지없는 태도"라고 거칠게 비난을 퍼부었다. ■"당사자들 색출, 당적, 법적 단단히 문책 엄격히 처벌" 명령 김정은은 "당 중앙의 호소에 호흡을 맞출 줄 모르는 정치적 미숙아들, 지적 저능아들, 책무에 불성실한 자들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며 "책임 있는 기관과 당사자들을 색출해 당적, 법적으로 단단히 문책하고 엄격히 처벌"하라고 명령했다. 이어 "전 국가적으로 농작물 피해방지 대책을 철저히 세울 데 대해 특별히 강조하는 시점에조차 일군(간부)들의 무책임성과 무규율성이 난무하게 된 데는 내각총리의 무맥한 사업 태도와 비뚤어진 관점에도 단단히 문제가 있다"며 이어 "(김 총리가) 대책답지 못한 대책을 보고해놓고는 그나마 너절하게 조직한 사업마저도 료해(파악)해보면 피해 상황을 대하는 그의 해이성과 비적극성을 잘 알 수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번에도 군대가 전적으로 달라붙어 해달라는 자세"라며 '국가 알곡 생산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안석 간석지 복구사업을 군부대에 맡기다시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라의 경제사령부를 이끄는 총리답지 않고 인민 생활을 책임진 안주인답지 못한 사고와 행동에 유감을 금할 수 없다. 내각총리의 무책임한 사업 태도와 사상 관점을 당적으로 똑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비난했다. 김덕훈은 2020년 59세 나이로 경제를 총괄하는 총리에 올랐다. 권력의 정점인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중 한 명으로, '김정은 최측근'을 상징하는 가죽 롱코트를 걸치고 경제 현장 시찰에 나서는가 하면 주요 행사에서 김정은 다음으로 이름이 불리는 경우도 잦아 실세로 평가됐다. ■수령의 위상 추락 우려한 국내정치적 성격, 10년 이상의 총체적 경제 실패 원인 전문가들은 이번 현지 지도는 북한정권 지키기와 관련해 김정은이 회의장이 아닌 현장을 직접 찾아 수령이 인민의 안위를 무척이나 신경 쓴다는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한 것으로 북한주민의 불만을 달래는 국내정치적 성격이 있으며 경제난에 대한 총체적 책임을 간부들에게 전가하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길주 고려대학교 일민국제관계연구원 연구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경제난에 허덕이는 북한의 식량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며 "심각한 식량난에 직면한 상황에서 침수까지 발생해 인민의 불만이 고조될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은은 집권 초기부터 경제살리기를 핵심정책으로 내세운 바 있다. 2013~17년까지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을 추진했고 2018년에는 경제건설 총력집중으로 변화시킨 후 하노이 노딜 후 북핵 고도화에 올인하며 경제를 후순위로 미루다가 2022년에는 병진노선 2.0을 추진하는 듯했지만 성과는 사실상 전무했다는 것이다. 반 교수는 "김정은의 김덕훈 비판은 단지 침수피해라는 지금의 상황 뿐 아니라 10년 이상의 총체적 경제실패에 대한 책임을 포괄적으로 전가하려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이 인민에게 내세울 것이 핵무기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한 상태로 인민은 핵무기로는 배고픔을 달랠 수 없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어 이제는 책임전가를 하지 않으면 수령의 위상이 추락할 수 있다는 속내를 드러내면서 김 총리를 위시한 당간부와 지방행정일군을 그 희생양으로 삼는 것이란 해석이다. 그는 이어 "한국과 국제사회는 핵무기에 올인하며 식량위기를 몰고 오고, 인권유린까지 저지르는 북한의 국가 불기능 상황을 지적함으로써 대북 강압의 수위를 높여야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다만 비핵화를 통해서 국제사회에 나오면 식량위기나 경제난을 한 번에 풀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라는 메시지도 함께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8-22 14:24:11[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현실을 외면하고 위기를 키우는 정부에 엄중히 경고한다"며 "정부는 경기 회복을 위한 대책 마련, 취약 계층 보호, 민생 경제 활성화를 위한 추경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벼랑 끝의 민생을 구할 것은 재정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열심히 일했지만 은퇴 후 벼락 거지가 되는 것이 오늘의 대한민국"이라며 "매일 위기 경보가 울리고 있지만 정부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영업자 부채가 1034조원으로 사상 최대이고 연체율도 8년 만에 가장 높다"며 "우리 경제 전체의 뇌관이 될 수 있는 부채 문제 관련해서 취약차주 상환 유예 조치, 채무 조정 조건의 완화 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는 이동관 대통령실 특보의 방송통신위원장 사실상 내정과 관련해 "이명박(MB) 정권 시절 이 특보가 국정원을 동원해 언론인들의 사상을 검열하고 인사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며 "이 특보의 방통위원장 임명 강행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비판했다. 그는 "서울대 60대 남성, 소위 ‘서육남’으로 시작해 34일 만에 물러난 교육부 총리, 시대착오적이고 반노동적 인식 가진 경제사회노동위원장, 전직 대통령을 간첩이라고 하는 경찰제도발전위원장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오기 인사는 이제 멈춰야 한다"며 "언론 장악에 들이는 노력의 반의 반이라도 민생과 경제에 쏟기를 다시 한번 당부 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최근 교육부가 ‘킬러 문항’ 배제와 관련해 3년 치 자료를 공개한 것을 두고 "정부가 교육 현장의 혼란을 더 큰 혼란으로 덮을 모양인 듯 싶다"며 "대통령실이 나서서 이권 카르텔을 운운하고 심지어 사법조치를 운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교육은 범죄수사와 달라 단칼에 무 자르듯 할 수 없다"며 "사회적 협의를 거쳐 긴 호흡으로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땜질식, 즉흥적 조치로 교육 현장에 혼란을 야기하지 마라"고 경고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3-06-28 10:37:32【베이징=정지우 특파원】시진핑 국가 주석 집권 3기 출범 이후 연일 인터넷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이 이번에는 공무원의 휴대폰과 소셜미디어를 검열하는 등 새로운 정치 심사 기준을 만들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이 30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광둥성 정부는 최근 신규 채용 공무원들에게 각종 시험 외에 개인 틱톡(중국명 더우인),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계정의 비밀번호를 넘겨받아 그간 게시한 글의 내용을 검토하는 기준을 도입했다. 매체는 공직류 교육기관인 중공교육그룹 소식통을 인용, “당국이 공무원 채용 심사 단계를 확대했다”면서 “여기엔 지원자의 휴대전화를 검사하고, 무슨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설치는지, 틱톡·위챗·웨이보·샤오홍슈 등에 어떤 글을 올렸는지, 어떤 콘텐츠를 봤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당국의 검열을 두 가지 방식으로 전행된다. 우선 공무원 입사 희망자의 휴대전화를 직접 열어 그 자리에서 확인하거나, 나머지는 모든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계정과 비밀번호를 요구해 인터넷을 건전하게 사용하며 정치·사상적으로 순수한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매체는 광둥성 선전시 교육계에 있는 관계자의 말을 빌려 “검열은 채용 희망자의 범죄 기록이 있는지. 저역 사회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사건에서 위챗 등에 어떤 댓글을 달았는지, 댓글과 정부의 견해가 일치하는지를 분석한다”면서 “위챗에서 사진을 전달했다는 이유로 공무원이 되지 못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광둥성 사정당국인 기율검사위원회와 감찰위원회는 지난달 ‘개인 위챗 기록보고 양식’을 공무원들에게 배포했다. 자신의 위챗 그룹에서 △당과 국가 역사를 왜곡·부정했는지 △당 지도자와 영웅적 모범을 희화화했는지 △서구의 보편적 가치와 (중국) 인권 문제 제기를 옹호했는지 △당의 업적과 샤오캉(모든 국민이 풍족함을 누리는 사회)에 의문을 제기했는지 △취업·주택·교육에서 비관적 주장을 퍼뜨렸는지 △방역과 관련해 집단·여론 대립을 유발했는지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을 공격했는지 등을 스스로 점검한 뒤 즉시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코로나19 최초 발원지로 알려진 우한의 한 네티즌은 매체에 “당국은 사회 현상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공무원 시스템에 들어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그러나) 중국 사회가 불공정하고 불공평하며 무엇이 문제인지 모두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05-30 10:2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