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작년 미국 대선에 나섰던 팀 월즈(61) 미네소타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항과 저항할 것을 촉구하면서 민주당을 규합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월즈 지사는 전날 미국 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와 서부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각각 열린 연례 당원 행사에 잇달아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저항의 날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 긴 동선으로 하루 동안 미국을 횡단하며 동·서부 2개 주에서 연설하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 이들 행사에서 월즈 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잔인함과 부패"로 동기부여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아마도 우리가 좀 더 독해져야 할 때"라며 "트럼프처럼 남을 괴롭히는 사람 앞에서 당신은 그 이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단적인 국정 운영에 미 야당인 민주당이 지리멸렬한 대응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모처럼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민주당을 결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또 월즈 지사는 민주당이 노동자 계층을 대변하는 '지향점'에서 벗어났다면서, 작년 11월 선거에서 대통령과 연방 상·하원 다수당 자리를 모두 공화당에 내준 실패에 대해 민주당원들이 정직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과거에는 크고 과감한 일을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당이었다"면서 당의 리더들이 일단 선출이 되고 나면 "점진적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큰 일을 하지 않는다"고 쓴소리를 했다. 월즈는 이어 민주당을 도로에서 달려오는 차에 치일 위험에 처해 있음에도 겁을 먹은 채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사슴에 빗대면서 "누구도 로드킬 당한 동물에 투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판과 견제 여론의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민주당이 작년 대선 및 연방 의회 선거에서 완패한 뒤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여전히 지리멸렬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루 동안 미국을 횡단하며 동·서부 2개 주에서 연설한 월즈 지사의 행보에 대해 WP는 "2028년 민주당 대선 후보 도전을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신호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작년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나서 고배를 마셨던 월즈 지사는 고등학교 교사 생활을 하다 정계에 입문해 12년간의 연방 하원의원을 거쳐 2019년부터 미네소타 주지사로 재직중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5-06-02 08:17:21[파이낸셜뉴스] 그동안 무분별한 섭식으로 농작물 피해를 줬던 꽃사슴이 유해야생동물로 지정·관리된다. 더불어 일정 규모 이상의 야생동물 영업에 대한 허가제가 시행된다. 28일 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40일간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 먼저 서식밀도가 너무 높아 농림수산업 등에 피해를 주거나 주민 생활에 피해를 주는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했다. 꽃사슴은 1950년대 이후 대만과 일본에서 가축으로 수입된 외래종이나 번식력이 강하고 천적이 없어 유기된 후 빠르게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으다. 특히 초본류·열매·나무껍질 등을 무분별하게 섭식해 농작물 피해와 더불어 자생식물 고사 및 식생 파괴를 유발하고 있다. 전남 영광군 안마도의 경우 식물 생태계 파괴는 물론 최근 5년간 약 1억 6000여만 원 규모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다. 또 꽃사슴을 숙주로 기생하는 진드기에 사람이 물릴 경우 고열, 두통, 근육통 등이 나타나고 치료가 늦어지면 폐렴 등으로 사망할 수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환경부는 올해 12월 개정된 야생생물법 시행을 앞두고 야생동물 영업허가 대상이 되는 야생동물 취급 규모, 영업장 시설기준 및 영업자 준수사항 등 세부사항을 규정했다. 또 지정관리 야생동물 중 국내 수입·거래가 허용되는 종 목록인 '백색목록' 지정과 관련해 검토 기준과 주기등을 규정했다. 백색목록은 향후 환경부 고시로 제정하고 정기(매년)·수시 재검토 할 예정이다. 더불어 사육곰 보호시설과 국제적 멸종위기종 보호시설을 야생동물 전시가 가능한 시설에 추가해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공감대를 형성하는 전시 교육 등 공익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김태오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이번 개정안은 영업허가제 시행으로 야생동물 관리체계를 개선하고, 꽃사슴으로 인해 피해를 줄여서 국내 생태계 보호와 국민들의 경제·안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야생생물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꾸준히 정책을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5-04-28 14:01:07[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진나라의 진시황은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동남 지역을 순행 중이었다. 그런데 진시황은 순행 중 병이 악화되어 붕어(崩御)하고야 말았다. 진시황은 죽기 직전, 장남 부소(扶蘇)에게 황위를 물려주겠다는 유서를 남겼다. 진시황의 수행단에는 환관 조고(趙高)가 함께 했는데, 조고는 진시황의 막강한 신뢰를 받고 있었다. 조고는 비록 환관 신분이었지만 법률과 형벌에 능통한 율가(律家) 출신이었으며, 권모술수에 능한 인물이었다. 그런데 조고는 부소가 즉위할 경우 자신의 권력이 위태로워질 것을 두려워했다. 그래서 재상 이사(李斯)와 공모하여 진시황의 유서를 조작했다. 유서는 다음과 같이 "부소는 죄를 지었으니 자결하라. 대신 호해(胡亥)가 황위를 잇는다."는 식으로 조작이 되었다. 부소는 아버지의 뜻이라 믿었던 거짓 유서를 끝내 의심하지 못한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그렇게 진시황의 막내아들 호해가 황위에 올라 진나라의 두 번째 황제, 이세 황제로 등극하게 되었다. 호해는 즉위 당시 겨우 19세였다. 경험도, 정치적 기반도 부족한 그에게 조고는 거의 절대적인 존재였다. 조고는 호해의 즉위 직후 승상의 자리에 오르며 실질적인 권력을 손에 넣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권세를 신하들이 인정하고 따를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래서 조고는 한 가지 시험을 계획했다. 어느 날, 그는 사슴 한 마리를 황제에게 바치며 이렇게 말했다. "폐하, 이 말은 천리마 중의 천리마이옵니다." 그러자 황제가 웃으며 말하길 "승상, 농을 즐기시는군요. 이것은 분명 사슴이 아니오?"라고 했다. 그러자 조고는 미소 지으며 신하들을 둘러보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이것이 말이오, 사슴이오?"라고 물었다. 신하들은 난감해하며 눈치를 봤다. 조고의 눈치를 살핀 일부는 "말입니다."라 답하는 이들도 있었고, 용기 있는 몇몇은 "사슴이 아니옵니까?"라고 직언했다. 조고는 사슴이라 말한 자들을 마음속에 새겨두고, 이후 갖은 죄목을 뒤집어씌워 그들을 추방하거나 숙청해 버렸다. 그 후 조고는 더욱 대담해졌다. 결국 그는 호해마저 자결하게 만들었고,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오르려 했다. 하지만 지진이 일어나자 하늘이 자신을 꾸짖는 줄 알고 겁을 먹고 황위에 오르는 것을 포기했다. 이후에도 그는 대신 황족 자영에게 양위를 시도했으나, 자영의 부하인 한담에게 암살당하고 말았다. 이 일로 진나라의 관료 체계는 완전히 붕괴되었고, 추방당했던 충신들이 항우 진영에 합류하면서 진나라는 빠르게 무너졌다. 이 이야기에서 유래한 고사성어가 바로 '지록위마(指鹿 馬)', 즉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이다. 겉으로는 사소한 말장난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권력을 이용해 진실을 억누르고 반대자들을 제거하며 권위를 장악하는 잔혹한 정치적 수사와 관련된 한자성어다. 사슴을 사슴이라고 말하면 죽임을 당했던 것이다. 지록위마 이야기는 후세에도 진실을 감추고 거짓을 말할 때 인용되기도 했다. 옛날 어느 날, 한 현령(縣令)이 새롭게 부임했다. 새로 부임한 현령은 토지 문답문서를 들고서 아전(衙前)에게 "이 논은 지금 어느 마을 땅이냐? 그리고 이 논은 지금 누구 땅이냐?"라며 토지의 구획과 소속을 정확히 따지며 물었다. 당시 아전은 탐욕스러웠다. 그래서 그 땅들을 남몰래 자신의 소유로 하고자 계략을 세우고 있었다. 간사하고 교활한 아전은 이번에도 새로 부임한 현령에게도 거짓보고를 했다. 그러나 현령은 믿지 않았다. 현령은 사실 그 지역 출신이었기 때문에 이미 전답의 상황을 빠삭하게 알고 있었다. 그러자 아전은 중간 관리자인 향리(鄕吏) 또는 좌수(座首), 별감(別監) 등에게 "내 말이 맞는가? 틀린가?"하고 물었다. 그러자 일부는 아전의 눈치를 보더니 '맞다'라고 하기도 하고, 일부는 용기를 내서 '틀리다'고 했다. 현령은 "자네들의 모습은 마치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 하는 것과 같고[지록위마(指鹿爲馬)], 쥐를 가리켜 박옥(璞玉, 거칠지만 귀한 옥)이라 하는 것과 같고[환서위박(喚鼠 璞)], 6리를 600리라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나무랐다. 아전과 함께 아전의 말이 맞다고 했던 중간 관리들은 깜짝 놀랐다. 현령은 아전에게 "아무리 뛰어난 관리라도 아래에서 이렇게 거짓 보고를 한다면 한나라 때 청백리로 알려진 공거( 遂)와 황패(黃 )일지라도 어찌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하면서 파면을 시켰다. 물론 아전의 말이 맞다고 했던 자들도 벌을 받았다. 지록위마(指鹿爲馬)는 단순한 고사가 아니다. 진실을 왜곡되고 거짓이 일상화될 때 한 나라의 통치 체계가 얼마나 빠르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주는 냉혹한 경고다. 지도자가 거짓을 말하고 국민이 그것에 침묵할 때 사회는 병들기 시작한다. 권력을 쥔 지도자는 진실을 왜곡하지 말아야 하며, 국민은 두려움에 침묵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참을 말해야 한다. 이제는 사슴을 보고 말이라고 우기는 지도자는 없어야 하며, 모두가 사슴을 사슴이라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내야 할 때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거짓이 없는 정직한 통합된 사회가 될 수 있다. * 제목의 ○은 '말'입니다. 오늘의 본초강목 이야기 출처 <사기> 秦始皇本紀. 八月己亥, 趙高欲爲亂, 恐群臣不聽, 乃先設驗, 持鹿獻於二世, 曰:馬也.」二世笑曰:丞相誤邪? 謂鹿爲馬.」問左右, 左右或黙, 或言馬以阿順趙高. 或言鹿(者), 高因陰中諸言鹿者以法. 後群臣皆畏高. (진시황본기. 8월 기해일, 조고는 난을 일으키고자 했으나 신하들이 듣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먼저 시험을 해보려고 사슴 한 마리를 황제에게 바치면서 “말입니다”라고 했다. 황제가 웃으며 “승상이 잘못 본 것 아니오? 사슴을 말이라니”라고 했다. 좌우에 물으니 입을 다문 자도 있고, 말이라며 조고에게 아부하는 자도 있었으며, 사슴이라고 말하는 자도 있었다. 조고는 사슴이라고 말한 사람들에게 몰래 죄를 씌워 모함했다. 이후로 신하들이 모두 조고를 두려워했다.) < 경세유표> 縣令執此文. 以問之曰. 玄字畓何㽝也. 黃字畓何㽝也. 於是奸吏奸民. 指鹿爲馬. 喚鼠爲璞. 告六里爲六百里. 雖有龔. 黃之能. 何以辨矣. 魚鱗圖者. 田形之正者斜者尖者鈍者小者大者長者短者. 瞭然在目. 毫髮不可欺罔. 雖有甚愚之縣令. 不受欺也. 不必井田九一. 不可無此圖. 抑亦結負以解田者. 尤宜亟作此圖. 庶乎奸弊少戢也. 魚鱗圖. 宜有模範. 以示諸縣. 顧紙面窄小. 但取一區. 作圖如左. (현령은 문서를 잡고서 묻기를 “현자 답은 어느 배미이고 황자 답은 어느 배미인가?”라고 하면 이에 간활한 아전은, “사슴을 가리키면서 말이라.” 하고 “쥐를 일러서 박옥이라” 하여 6리를 600리라고 보고하니 비록 공황 같은 재능이 있다 한들 무엇으로써 분변하겠는가?)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4-05 09:20:41최근 호랑이에게 쫓기는 꿈을 꿨다. 사람이 아닌 사슴의 형상에서다. 이리저리 피하다 큰 호수를 맞닥뜨렸다. 도저히 건너갈 수 없는 깊이였다. 눈을 질끈 감았다. 물리기 직전 잠에서 깼다. 목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진퇴양난(進退兩難). 요즘 국내 자동차 업계가 처한 상황이다. 경기침체 지속으로 내수시장은 위축되고, 나라 밖에서는 보호무역주의가 펼쳐진다. 미국은 '자동차 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한국을 압박하고 있고, 중국은 빠른 기술발전으로 점유율을 높인다. 그나마 현대자동차그룹이 3년 연속 전 세계 판매량 3위를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불확실성이 많은 올해 좋은 실적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중견·중소 자동차 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심각하다. '줄도산 위기'가 그냥 나오는 말이 아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 세계 자동차 환경규제는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올해 신차 판매 평균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상한선을 2021년 대비 15% 낮췄고, 미국은 환경보호청(EPA)을 중심으로 2032년까지 배출가스를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단순 경고가 아니다. EU는 규제를 발표하면서 '목표 미달성 시 최대 150억유로(약 22조원) 벌금 납부' 조항을 달았다. 물론 자동차 업계의 반발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 등으로 어느 정도 완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지만, 방향성은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 문제는 모호한 정부 정책에 있다. 글로벌 자동차 환경규제는 오래전부터 나왔지만 국가 차원의 탄소배출량 측정·취합 기준 및 방법, 데이터 수집 및 활용 계획은 부족하다. 지난해 말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으로 개최한 '제3차 산업부문 탄소중립 정책협의회'에서도 '국가 차원의 행동이 필요하다'는 호소가 터져 나왔다. 이들은 특히 자동차 부품 수가 많다는 점을 들어 탄소배출량 측정과 취합이 복잡하다고 했다. 실제로 차 한 대당 부품 수는 내연기관차 기준 3만여개, 전기차 기준 1만8000여개로 알려졌다. 이미 늦었지만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민관이 협력해 하루빨리 국가 차원의 탄소배출 데이터 플랫폼을 만들고 환경규제에 대비해야 한다. 지난해 세운 '2027년 탄소 데이터 플랫폼 마련' 계획 단축이 시급하다. 위기상황에 놓인 사슴이 호랑이를 이기기 위해서는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 하다 못해 사냥꾼을 유인해서라도 목숨은 살려야 한다. 자동차 업계도 마찬가지다. 시기를 놓치면 호랑이에게 잡아 먹힐 수도 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산업부
2025-02-18 18:37:08[파이낸셜뉴스] 일본의 유명 관광지 나라현 사슴 공원을 찾았다가 '사슴 고추 테러범' 누명을 썻다는 한국인 대학생의 사연이 전해졌다. 7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대학생 A씨는 "가족들과 일본여행을 갔다가 수만 명한테 '사슴 고추 테러범'으로 욕을 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지난 3일 '사슴 공원'으로 유명한 일본 나라현 나라 공원에서 가족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사슴 한마리가 다가와 기념품이 담긴 봉투를 물었고, 이로 인해 봉투 안에 있던 영수증과 관광 팸플릿이 바닥에 흩어졌다. 이에 A씨가 사슴이 물고 있던 봉투를 간신히 빼앗은 순간, 한 일본인 남성이 다가와 소리를 지르더니 다짜고짜 카메라를 들이댔다고 한다. A씨가 "사슴이 봉투를 훔쳐 갔다. 일부러 준 게 아니다"라고 해명하자 일본인 남성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인 후 돌아갔다. 하지만 이후 A씨는 온라인에서 '사슴 고추 테러범'이 됐다. 그에게 카메라를 들이밀며 윽박지르던 일본인 남성이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동물 학대범'이라며 A씨의 사진을 올린 것이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과거 민폐 콘텐츠로 유명했던 유튜버 '헤즈마류'였다. 그는 점원에게 일부러 시비를 걸어 싸움을 유발하거나 사람을 괴롭히는 등 민폐 행위를 하는 영상을 제작해 일부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2020년 코로나19 당시 39도 고열에 노마스크로 일본 도시 곳곳을 돌아다녀 공분을 사기도 했다. 그는 최근 중국인과 한국인 관광객이 나라 공원에서 사슴을 학대했다는 루머를 퍼트리고 있다. 헤즈마류는 게시글에서 "한국인이 사슴에게 청양고추를 억지로 먹였다"며 "사슴이 구토하고, 입에 거품을 물며 경련을 일으킨 뒤 쓰러졌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를 향해 "다시는 공원에 오지 않길 바란다. 체포하겠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사슴 발 옆에 고추로 추정되는 물체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이 글은 X에서 2만1000회 이상 공유되며 빠르게 확산됐고, 일본 내에서는 "일본인이 싫어서 사슴을 괴롭히는 거냐", "공원에 중국인과 한국인은 입장시켜선 안 된다", "이 한국인한테 고추를 먹이자" 등 A씨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A씨는 이러한 주장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A씨는 "도대체 청양고추가 어디서 나온 얘기인지 모르겠다. 당시 있던 곳은 흙바닥이었다"라며 "아스팔트 위에 놓인 고추 사진은 날조된 사진이다. 일본에 고추는 반입 자체가 안된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실제 A씨가 봉투를 뺏으며 사슴과 찍힌 사진과 헤즈마류가 고추사진과 함께 올린 사진의 바닥은 전혀 다르다. 헤즈마류는 논란이 커지자 해당 글을 삭제했지만, A씨는 이미 얼굴이 공개되어 여행 내내 두려움 속에 지내며 숙소에만 머물렀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헤즈마류의 주장을 인용한 글들이 사실처럼 퍼지면서 A씨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A씨는 "사람을 마주치기가 힘들다. 시선이 느껴지면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며 "가족여행이 이런 날조로 고통스러워질 줄 몰랐다"고 토로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2-07 15:50:32[파이낸셜뉴스] 3만분의 1 확률로 태어난다고 알려진 희귀한 알비노 사슴이 포착돼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뉴스위크는 최근 지난달 29일(현지시간) ‘carolynnrs’라는 아이디를 쓰는 여성은 자신의 틱톡 계정에 알비노 사슴을 찍은 영상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개된 25초 분량의 영상에는 도로 위에 알비노 사슴이 담겨 있다. 해당 알비노 사슴은 조각상처럼 멈춰 있다 해당 여성이 다가가자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이후 알비노 사슴은 천천히 걸음을 옮겨 숲속으로 돌아갔다. 여성은 영상에 “퇴근길 이 예쁜 여자와 만난 마법의 순간을 공유한다”라고 썼다. 다만 이 영상이 언제, 어디서 찍었는지 구체적인 정보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 국립사슴협회에 따르면 야생에서 알비노 사슴이 태어나는 경우는 3만분의 1로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2-07 10:24:41[파이낸셜뉴스] 전남 순천의 한 아파트 단지에 사슴떼가 출몰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전남 순천의 한 아파트 단지 근황”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확산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아파트를 배경으로 ‘금연공원’이라는 푯말이 표시된 단지 내에 사슴 서너 마리가 배회하는 사진과 영상이 담겨 있다. 작성자는 "자연 생태수도라는 슬로건을 가진 순천 아파트 단지에서 사슴들이 함께 사는 중"이라며 "사슴으로 인한 사고는 없었으나 불안해하는 주민과 찬성하는 주민 사이에서 의견이 나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에 사슴이 출몰한 모습에 누리꾼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어디서 온 사슴인지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누리꾼들은 사슴 농장이 폐업해서 방생됐거나 농장에서 탈출한 사슴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화 같다”, “그야말로 자연 친화적”이라는 반응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사슴과 사람 양쪽에게 모두 위험한 상황인 것 같다”, “먹을 게 없어서 내려온 것 같은데 불쌍하다”, “안전사고 날 것 같다” 등 우려하는 반응이 많았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2-03 10:56:45[파이낸셜뉴스] 수원시 광교호수공원 일대에서 시민들을 공격해 물의를 빚은 '도심 배회 사슴'이 새 주인을 만났다. 5일 수원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광교호수공원과 광교저수지 산책로에서 시민 2명을 뿔로 공격해 다치게 한 뒤 포획된 수컷 꽃사슴(8살 추정)이 지난달 9일 입양됐다. 이 사슴은 지난해 11월 6일 새벽 1시께 광교호수공원에서 귀가 중이던 시민 최모씨(33)를 뿔로 찔렀고, 4시간 뒤엔 6㎞ 떨어진 광교저수지 산책로에서 여성 시민을 또다시 공격했다. 두 차례 공격 이후 도심을 배회하던 사슴은 출몰 나흘 만에 장안구 하광교동의 한 식당 주변에서 포획됐다. 이후 임시 보호 차원에서 충남 아산의 한 사슴농장으로 옮겨졌다. 수원시는 사슴의 주인을 찾기 위해 실종동물찾기 공고를 냈지만 소유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시는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을 통해 입양 절차를 진행했고, 절차 시작 10여일 만에 A씨가 새 주인이 됐다. 수원시 관계자는 "입양자가 신원 공개를 원치 않아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2025-01-05 16:57:10【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 수원시 도심 공원과 산책로에 나타나 시민 2명을 뿔로 다치게 한 거대 사슴에 대한 공개 입장 절차가 시작된다. 25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9일 포획한 사슴에 대한 실종동물찾기 공고가 이날로 만료될 예정으로, 소유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곧바로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을 통해 공개 입양절차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이 사슴은 지난 6일 영통구 광교호수공원과 장안구 광교저수지 산책로에서 시민 2명을 뿔로 잇따라 공격해 다치게 했다. 우리나라에서 야생 사슴은 멸종 상태로, 포획된 사슴은 생후 8년가량 된 수컷 외래 꽃사슴으로 확인됐다. 시는 실종동물찾기 공고 만료와 함께 사슴의 주인이 이날까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소유권은 수원시가 갖게 된다. 이후 시는 곧바로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을 통해 공개 입양절차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며, 실종·구조동물은 수원시 동물보호센터로 옮겨져 보호를 받다가 안락사 여부를 검토한다. 수원시 동물보호센터 측은 실종동물찾기 공고 이후 보호 기간을 보통 1년으로 잡고 운영 중이다. 시는 우선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1년가량 사슴을 보호하며 입양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며, 사슴 농장이나 동물원 등에서의 입양을 기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시는 이 사슴에 공격받아 복부와 다리 등을 다친 시민 2명에 대해서는 시민 안전보험을 통해 치료비를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민 안전보험은 화재, 안전사고 등을 당한 시민에게 시와 계약한 보험사에서 보험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치료비, 수술비, 입원비 등 의료비를 최대 100만원 지원받을 수 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11-25 15:07:51[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광교산 일대 출몰해 산책하는 시민들을 뿔로 습격했던 야생 사슴이 사고 나흘만에 붙잡혔다. 9일 수원시에 따르면 전문 구조단은 이날 오전 9시쯤 장안구 하광교동의 한 식당 주변에서 마취총을 쏴 사슴을 포획했다. 구조단은 전날 밤 10시부터 이곳에서 잠복해오다 사슴을 발견해 생포했다. 수원시는 사슴을 인근 사슴농장에 임시 보관한 뒤 소유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유기동물 입양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6일 새벽 1시쯤 영통구 광교호수공원에서 최모(33) 씨가 사슴뿔에 찔려 좌측 복부와 우측 사타구니 등을 다쳤다. 이어 같은 날 오전 5시 22분쯤에는 장안구 광교저수지 산책로에서 60대 여성 A씨가 사슴뿔에 다리를 다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시는 경찰과 소방 등이 참여한 종합상황반을 꾸려 사슴 포획 및 시민 안전조치, 예찰, 사슴농장 관리·감독 등을 해왔다. 야생 사슴이 멸종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출몰한 사슴은 유기되거나 유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광교 주변에 파악된 사슴농장은 수원시 오목천동과 남수동에 각각 1곳, 용인시 1곳, 의왕시 1곳 등이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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