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LG그룹이 안정 속 혁신을 택했다. 사업 경험이 풍부한 경영진 대부분이 유임된 가운데 LG CNS 현신균 대표와 LG전자 김영락 한국영업본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계열사 중엔 LG유플러스만 유일하게 대표가 교체됐다. 황현식 사장이 물러나고, LG 경영전략부문장인 홍범식 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그룹 미래 먹거리인 'ABC(AI·바이오·클린테크)'에 맞춰 신규 임원 중 23%를 ABC 분야에서 발탁했다. 또한 여성 임원은 7명이 새로 포함돼 65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고, 80년대생 임원은 17명으로 5년간 3배로 증가했다. 신규 임원의 평균 연령은 49세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인사와 함께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섰다. 제품 단위로 나뉘어 있던 기존 사업본부 체제를 넘어 조직 간 시너지를 높이는 방식으로 사업본부를 재편했다. LG그룹은 21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주요 계열사 사장단 및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권봉석 ㈜LG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대부분 유임됐다. LG CNS 현신균 대표와 LG전자의 김영락 한국영업본부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LG전자의 기업간거래(B2B), LG에너지솔루션의 로봇·우주 시장 공략 등 신사업이 한창인 데다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주 수장인 권 부회장은 그룹의 미래 사업인 인공지능(AI),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 tech) 등 ‘ABC’ 사업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LG그룹 내 손꼽히는 ‘미국통’인 신 부회장 역시 유임됐다. 조주완 사장은 2022년부터 LG전자 CEO를 맡아 가전 중심이던 사업구조를 AI, 플랫폼, 기업 간 거래(B2B) 등으로 다각화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승진도 점쳐졌지만 유임에 머물렀다. 그는 가전 구독, TV 콘텐츠 서비스 등 신사업에서 연 1조원 넘는 매출을 냈다. LG디스플레이 부활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정철동 사장도 유임됐다. 현신균 사장은 AI 전문가로 클라우드, 고객사 디지털전환(DX) 지원 등 LG CNS의 신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그룹은 지난해 상대적으로 큰 폭의 CEO 인사를 한 만큼 올해엔 ‘안정 속 혁신’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4-11-21 16:55:40[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에너지 전환기를 맞아 새로운 경영 전략이 필요한 발전 5사에 ‘제2의 창사’ 수준의 과감한 사업 재편을 주문했다. 또 석탄 발전 폐지에 따른 지역 경제·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내용을 담은 ‘석탄 발전 전환 로드맵’을 내년 1·4분기까지 발표키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최남호 2차관이 서울 영등포구 전력기반센터에서 발전 5사 신임 사장단과 간담회를 주재하고 이같이 강조했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고강도 사업 재편 주문과 함께 ‘질서 있는 석탄 발전 전환’을 발전사의 핵심 경영 목표로 삼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발전 5사 신임 사장단이 사업 구조 재편 방향과 석탄 발전 인프라 재활용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산업부와 발전 5사는 이날 질서 있는 석탄 발전 전환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 발전 5사의 이 같은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석탄 발전 폐지에 따른 지역 경제·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내용을 담은 ‘석탄 발전 전환 로드맵’을 내년 1분기까지 수립하기로 했다.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에 따르면 내년 말 태안화력 1호기 폐지를 시작으로 오는 2039년까지 발전 5사가 보유한 석탄발전기의 75% 이상이 폐지될 예정이다. 산업부는 이 같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전 5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사업 구조 전환 전략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한다. 그뿐만 아니라 액화천연가스(LNG)·양수 등 대체 건설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 수소·암모니아 등 무탄소 에너지(CFE) 투자 확대와 함께 석탄 발전 인프라 재활용 계획을 수립해 지역 경제·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 차관은 “폐지 이후 남겨지는 발전설비, 송전선로, 발전소 부지 등도 국가와 지역사회의 소중한 자산으로 인식하고, 지역경제 발전과 국가 전력 계통에 기여할 수 있는 적절한 활용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석탄 발전의 전환은 단일 부처와 발전사만의 과제가 아닌 지역사회·근로자 등과 연결된 모든 부처와 지자체의 공동 과제”라며 “신속한 로드맵 수립으로 발전 5사의 과감한 사업구조 재편을 촉진하고, 석탄 발전 폐지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4-11-19 11:23:44석유화학 업계가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범용 제품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낸 기업들이 선방한 실적을 거두면서, 업계 전반에 사업구조 재편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DL케미칼·금호석화 '선견지명'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석화업계가 불황으로 시름하는 가운데, 선제적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한 기업들의 성과가 부각되고 있다. 특히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석화업계 중에서도 올해 3·4분기 유일하게 흑자를 거둔 DL케미칼과 금호석유화학이 눈에 띈다. DL케미칼은 올해 3·4분기 DL케미칼의 영업이익은 4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DL케미칼은 핵심 자회사 카리플렉스를 통해 생산하는 고부가 메디컬 소재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20년 DL케미칼이 6200억 원에 인수한 카리플렉스는 '폴리이소프렌 수술 장갑용 함성 고무' 시장 글로벌 1위 제조사다. 아울러 지난해 말에는 엔진오일 첨가제 등에 쓰이는 고부가 제품인 폴리부텐(PB)을 확대 생산하기 위해 여수 산단 내 2공장을 기존 연산 20만t에서 22만t으로 증설했다. 또 태양광 패널용 필름에 쓰이는 고부가 소재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개발을 완료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금호석유화학도 3·4분기 6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력 제품은 전기차 타이어용 소재인 '솔루션스티렌부타디엔고무(SSBR)'를 비롯한 고부가 합성고무 제품이다. 이차전지 시장과 더불어 성장하는 탄소나노튜브(CNT) 관련 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고부가 제품군으로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석화업계의 생존 전략이 될 것"이라며 "업황 침체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중동 공장들이 돌아가게 된다면 범용 제품의 경쟁력은 더욱 악화된다"고 말했다. ■"자산 효율화, 스페셜티 증설" 전반적인 석화업황 침체의 배경에는 범용 제품에 대한 중국의 증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이 있다. 중국은 과거 석화제품의 최대 고객이었지만 2년 전부터 정부 주도로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면서 자급율이 100% 가까이 상승했다. 특히 중국이 자급자족을 넘어 범용 제품 수출 플레이어로 뛰어들면서 공급 과잉 현상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에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석유화학 기업들의 최근 실적은 일제히 악화됐다. 결국 업계는 스페셜티 제품군을 강화하는 동시에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 낮은 사업은 정리해 대응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스페셜티 찾기의 일환으로 전남 여수공장 '초고중합도 PVC' 생산라인 중 두 개의 라인을 중단하고 '초고중합도 PVC'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초고중합도 PVC는 높은 온도에서 성질이 변하는 기존 PVC의 단점을 극복한 내열성을 가진 소재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케미칼은 범용 플라스틱에서 고기능성 플라스틱 소재, 건축용 고부가 인조대리석 소재 등 다양한 스페셜티 소재 개발에 역량을 쏟고 있다. 또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LUSR 청산을 발표한 바 있다. 해외 법인 지분 매각을 통해 총 1조4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고부가 소재인 초고압·고압 반도전 컴파운드 시장 공략을 위한 증설을 마쳤다. 반도전은 케이블 파손을 방지하고 방전을 막는 소재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11-17 18:42:24[파이낸셜뉴스] 부산지역 제조업의 기술수준은 고위기술군에 속한 업종의 비중이 크게 낮은 반면 중·저위기술군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지역 제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기술혁신 역량 강화를 위한 사업재편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산상공회의소는 13일 ‘부산지역 제조업 기술수준 동향과 과제’라는 조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의 고위기술군 제조업 출하액 비중은 6.1%로 전국 평균 24.0%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전(27.2%), 광주(26.8%), 인천(19.2%), 대구(17.4%), 서울(16.3%) 등 주요 도시들과 비교해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반도체, 이차전지, 의약품 등 최근 성장성이 높은 고위기술군 기업이 지역에 거의 없는데다 의료 및 정밀기기, 항공기 부품 등 부산의 고위기술군 업종의 매출 외형이 지역 내 타 업종에 비해서도 매우 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식료품, 섬유 등 저위기술군 제조업 출하액 비중은 19.1%로 전국 평균 12.7%를 상회했다. 또 철강, 기계 등 중위기술군으로 분류되는 기계부품소재 업종의 출하액은 74.8%로 전국에서 5번째로 높았는데 이는 부산을 포함한 동남권 전체가 국내 최대의 기계부품소재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부산과는 달리 최근 신성장 제조업이 집적되고 있는 경기와 충북은 중위와 고위기술군 업종의 매출 외형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고 있어 부산도 지역 비중이 높은 중위기술군 제조기업의 사업재편 필요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기업의 기술 수준에 따라 연구·개발(R&D) 투자에도 격차가 두드러졌다. 전체 매출의 5% 이상을 R&D에 투자하는 기업은 고위기술군의 경우 35%였으나 중위기술군은 4%에 머물렀고, 저위기술군에서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인력 운영에 있어서도 총원 대비 연구개발인력 비중 5% 이상 고용하고 있는 기업은 고위기술군 75%인 반면, 중위 및 저위기술군은 각각 6%, 3%에 불과했다. 부산상의 조사연구팀 관계자는 “기술수준이 높은 기업이 고용, 매출,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큰 만큼 고부가 첨단업종 육성을 통한 산업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선 지역 제조업의 사업재편을 총괄 지원하는 컨트롤 타워를 통해 신산업 진출, 디지털 전환, 탄소 중립 등 개별 기업의 사업재편에 필요한 부분들을 적극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4-11-13 11:16:56[파이낸셜뉴스] 다올투자증권은 6일 롯데렌탈에 대해 3·4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며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한 구간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4만2000원은 유지했다. 다올투자증권 유지웅 연구원은 "3·4분기 롯데렌탈은 매출액 7185억원, 영업이익 805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다소 하회했으나, 전년도 중고차 렌탈로 사업구조 재편 이후 기준으로는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썼다"며 "단기 부분에서의 사업 호조로 오토렌탈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 연구원은 "동사의 핵심 사업인 장기렌탈에서는 보유 대수 순증 트렌드가 선명하게 확인됐다"며 "3·4분기 기준 보유 차량 대수는 25만7000대이며, 사업 구조 재편 이후 꾸준히 상승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렌탈은 4·4분기 연내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써 내려갈 전망이다. 유 연구원은 "4·4분기 롯데렌탈은 장기렌탈 보유대수 순증 효과, 외국인 고객 기반 단기 렌터카 수요 급증, 그린카 손익 개선 등에 기반한 연내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며 "조달금리 하락 등 부채비율 하락 구간이 시작한 상태로 내년부터 공격적인 외형확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4-11-06 08:51:40[파이낸셜뉴스] 두산그룹이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하는 내용의 사업구조 재편을 재추진한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인 밥캣을 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해 로보틱스와 합병하는 방식이다. 주주들의 반발을 샀던 합병 비율도 1대 0.043으로 상향하며 '주주환원'에 방점을 찍었다. 두산에너빌리티·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3사 최고경영자(CEO)는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날 오전 이사회에서 의결된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신설법인 분할 안건과 합병 비율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들은 밥캣 지분을 보유한 신설법인 분할과 로보틱스와의 합병 비율, 사업 재편 취지, 시너지 효과 등을 소개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소통 부족으로 혼란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을 드린다"라면서도 "사업구조 재편 목적은 자산의 효율적 재배치를 통해 투자여력을 높이고,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있는 만큼 이를 통해 가치를 빠르게 성장시켜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사업 재편을 추진하며 에너빌리티에서 밥캣을 떼어낸 뒤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으로 로보틱스와 합병을 추진했으나, 밥캣이 저평가됐다는 주주들의 반발로 지난 8월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이를 반영해 이번 사업 재편은 '주주환원'에 방점을 찍었다. 로보틱스와 밥캣을 보유한 에너빌리티 신설 법인의 합병 비율을 기존 1대 0.031에서 1대 0.043으로 상향 조정했다. 쉽게 말해, 에너빌리티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에너빌리티 주식 88.5주와 로보틱스 4.33주를 받는다. 보유하는 주식 가치를 7월 11일(이사회) 종가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기존안보다 약 39만원 증가하는 셈이다. 박상현 사장은 "주주들에게 최대한 많은 주식이 지급되는 방향으로 분할합병비율을 변경했다"고 강조했다. 두산그룹은 미래 먹거리 대응을 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재편이 필수라는 입장이다. 사업 재편을 통해 에너빌리티는 1조원 이상의 투자여력을 확보해 대형 원전·소형모듈원자로(SMR), 가스·수소터빈 등에 즉각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로보틱스는 밥캣과 시너지를 통해 전문 서비스 시장 선점을, 밥캣은 무인·자동화 시장 선점을 노린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밥캣과의 사업 재편은 단기적으로 2026년 1000억원, 2030년 5000억원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망했다. 금융당국의 사업 재편안 승인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박 사장은 "금융감독원원에 최종 의사결정권이 있지만, 실무자들이 금융당국과 지속 소통하며 요구 사항을 충실히 반영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두산그룹은 금융당국과 주주 반발에 부딪쳐 철회했던 포괄적 주식 교환에 대해 "주주 및 시장의 의견과 시너지를 알아본 뒤 최소 1년 뒤 재추진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10-21 18:28:25삼성전자의 맏형 사업인 반도체 사업이 안팎으로 흔들리는 가운데 희망퇴직을 포함한 인적쇄신을 통한 '젊은 피' 수혈과 내부혁신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지난달 중순 모건스탠리발 '반도체 겨울론'은 마이크론의 깜짝실적으로 불식됐으나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경쟁사 대비 부진할 뿐 아니라 주종목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요동치며 '삼성 반도체 겨울론'을 불식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연구개발(R&D)과 양산·테스트 등이 일체화된 사업부 재편을 통해 수율(양품 비율)과 품질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또 메모리 수장이 직접 나서서 SK하이닉스의 HBM 질주와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저가 D램 공세에 맞선 경쟁력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내부결속 다지기에 나섰다. ■삼성 반도체, 뼈를 깎는 쇄신 나선다 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인적쇄신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불거진 '반도체연구소 인력 재배치'는 현재 인사이동 대상자에게 통보가 끝난 상황으로, 선단 공정의 연구를 책임지던 반도체연구소 인력 다수가 곧 일선 사업부로 배치될 예정이다. 기존 반도체연구소는 차세대 제품 연구에만 집중된 소수정예 조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초 선보일 '갤럭시S25' 시리즈 전량에 솔로몬(엑시노스 2500의 코드명)이 아닌 퀄컴의 '스냅드래곤8 4세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채택되는 등 선단 공정에서 체면을 구기는 사례들이 이어져 책임론이 불거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인력 재배치로 일선 사업부에서 선단 공정의 개발부터 양산까지 함께 진행된다면 부서 이기주의가 해결돼 현재 문제가 되는 수율이나 품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드밴스드패키징(AVP)사업팀 해체로 인해 AVP사업팀에 입사한 신입사원들을 입사 전 이례적으로 공정과 수율에 관련된 부서로 재배치하며 '초격차' 품질 향상에 승부수를 던졌다. 이번 희망퇴직을 통한 '젊은 피' 수혈과 DS부문 내 세대교체로 조직문화의 새바람도 예상된다. 경영진은 내부결속 다지기에 앞장서고 있다. 이정배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최근 진행된 메모리사업부 타운홀 미팅에서 "경쟁력 회복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은 잘 도출됐다"며 "주위에 나가려는 인력들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HBM을 비롯한 차세대 제품에서 경쟁사에 비해 늦었지만 D램을 비롯한 생산능력(캐파)에 있어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는 데 따른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위기론 불식에 '올인' 내부혁신과 더불어 삼성전자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위기론 불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부진한 파운드리사업 대신 메모리를 우선적으로 살린다는 전략이다. 앞서 독일 뮌헨과 일본 도쿄에서 예정된 파운드리사업부 최대 행사인 '파운드리 포럼'의 오프라인 행사를 취소하고 온라인 행사로 전환했다. 경쟁사들과의 HBM 대전에서 더 이상 뒤처질 수 없다는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답보 상태에 빠진 파운드리 대신 HBM과 차세대 D램을 중심으로 투자하면서 '메모리 1등'을 이어간다는 전략에서다. SK하이닉스에 비해 뒤처지는 HBM 구도에서 6세대 HBM4부터는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김준석 기자
2024-10-06 18:49:58[파이낸셜뉴스] SK그룹 중간 지주사인 SKC가 SK넥실리스의 연성동박적층필름(FCCL) 사업부 매각에 나서며 사업 재편에 박차를 가한다. 다수의 사모펀드와 전략적 투자자(SI)들이 SK넥실리스의 FCCL 사업 매각에 관심을 보이면서, 사모펀드 품에 안길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SKC 측이 SK넥실리스의 기업가치로 3조원 이상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SK넥실리스의 FCCL 사업부 매각가는 1조원 안팎으로 점쳐진다. 9월 30일 파이낸셜뉴스의 취재에 따르면 SKC의 자회사 SK넥실리스는 내부적으로 FCCL 사업 매각을 결정하고 현재 다수의 사모펀드와 SI들과의 접촉을 진행 중이다. 일부 사모펀드는 실사에 나서는 등 매각이 가까워졌다는 예측도 나온다. SK넥실리스는 리튬이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이 주력 사업이지만, FCCL 사업도 함께 영위해 왔다. FCCL은 얇고 유연하게 구부러질 수 있는 동박적층판으로 인공지능(AI), 5세대 통신(5G), 스마트폰 등 첨단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의 핵심 소재다. 전기차 배터리팩, 기타 전장용 부품 등에 사용되는 와이어링하네스를 대체할 수 있는 PFC의 핵심 소재로도 사용된다. 2022년 SKC가 필름사업을 매각하면서 FCCL 사업 지속 유인을 크게 약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FCCL은 SKC의 모태인 필름 사업 기술을 적용할 수 있어 시너지가 났다. SKC가 기존 화학·필름 사업을 정리하고 모빌리티 소재회사로 탈바꿈하려는 만큼, 기존의 필름 기술을 활용한 FCCL 사업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는 SK넥실리스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박업계 공급과잉, 그룹 계열 회사로 배터리셀사가 있다는 점이 고객사 다변화에 걸림돌로 제기되면서 SK넥실리스가 FCCL 사업을 별도로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SK넥실리스는 지난 2021년 SKC 편입 첫 해인 2020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9%, 50% 증가하며 사상 최고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둔화)의 직격탄을 맞으며 올해 2·4분기엔 매출 858억원, 영업손실 374억원을 냈다. 한편 SK그룹은 이날 SK넥실리스의 FCCL 사업부 외에도 특수가스 제조업체 SK스페셜티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앤컴퍼니를 선정했다고 밝히는 등 전사 리밸런싱(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SK스페셜티 매각가로 3~4조원을 거론하고 있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SK그룹이 사업적으로 대내외적 어려움 마주한 상황"이라며 "신사업 투자가 약화되지 않도록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박소연 김준석 기자
2024-09-30 15:34:09[파이낸셜뉴스] 이마트가 약 388억원을 투입해 신세계건설이 자발적 상장폐지를 추진한다. 잔여 지분 전량 공개매수를 통해 신속하게 사업구조 재편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이마트는 30일부터 내달 29일까지 신세계건설 보통주 212만661주(27.33%)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이마트는 신세계건설 지분 70.46%(546만8461주)와 신세계건설 자사주 17만1432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식을 모두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코스피 상장사가 자발적 상장 폐지를 하기 위해서는 자사주를 제외한 대주주가 95% 이상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공개매수 가격은 27일 종가(1만6050원)보다 14% 오른 주당 1만8300원으로 총매수대금은 388억809만6300원이다. 공개매수 응모 장소는 신한투자증권 본점 및 지점이다. 이번 공개 매수 목적은 지배구조 단순화로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제를 구축하고 신속하게 사업구조를 재편해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건설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를 보호하고 최대주주로서 책임경영을 실천한다는 목적도 있다. 신세계건설은 이마트 실적 악화 최대 요인으로 언급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2022년과 지난해 2년 연속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다. 신세계그룹 차원의 유동성 공급 지원 외에도 신용등급평가가 강등되는 등 유동성 위기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4-09-29 20:36:15[파이낸셜뉴스] 세아제강지주가 그룹 내 구조관 부문 통합을 통해 구조관 사업의 시장 경쟁력 확대에 나선다. 세아제강지주는 구조관 사업 전문 유통법인 에스에스아이케이(SSIK), 구조관 제조법인 동아스틸을 세아제강으로 통합하는 구조관 사업을 재편한고 11일 밝혔다. 이번 결정에 따라 세아제강지주의 SSIK 지분 100%를 세아제강이 약 834억원에 인수한다. 이를 토대로 그룹 내 개별적으로 해오던 구조관 사업의 제조·유통·영업 부문의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최근 중국산 구조관 제품의 대량 유입으로 시장 출혈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세아제강지주는 구조관 사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전략 수립을 위해 작년부터 '구조관 사업 태스크포스(TF)' 조직을 신설하고 사업 시너지 확보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왔다. 이번 세아제강으로의 구조관 사업 통합을 통해 자체 구조관 사업 시너지 확대뿐만 아니라, 국내 구조관 업계 경쟁력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조관 시장은 배관 및 에너지향 강관 대비 시장 진입장벽이 낮은 특성을 지니고 있어 제품의 구색 확보 및 신속한 물류,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다. 세아제강지주 관계자는 "사업구조 재편은 그룹 내 분산되어 있던 구조관 사업의 통합 시너지 창출 및 운영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국내 1위 강관사인 세아제강의 높은 고객 신뢰도를 바탕으로 구조관 시장을 선도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2024-09-11 10:4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