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갈비뼈와 가죽이 달라붙어 앙상한 모습으로 부경동물원에서 지내던 '갈비 사자'가 새 보금자리를 얻었다. 부경동물원은 제대로 돌볼 수 없는 상황을 감안해 갈비 사자가 청주동물원에서 여생을 보내는데 동의했다. 16일 충북 청주시 청주동물원 관계자가 부경동물원의 늙은 사자(2004년생)를 찾아 건강 상태를 살피고 이송 방법을 의논했다. 이 자리에서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 운영자는 "갈비 사자가 좋은 환경에서 생의 마지막을 살 수 있도록, 청주동물원에 넘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사자는 2004년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났다. 사자 나이로 20살에 불과하지만 인간 나이로 계산하면 100살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자의 건강상태를 살펴본 수의사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은 "나이에 비해 건강 상태는 괜찮아 보인다"며 "고령으로 인한 퇴행성 관절 질환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크게 아픈 곳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정호 팀장은 "사자를 청주동물원으로 이송해 정밀 검진하면 내과 질환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자는 원래 무리생활을 한는만큼 청주동물원에 있는 12살, 20살 사자와 함께하는 환경에 적응하면 사회적 무리를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청주동물원 측은 온도 유지가 가능한 무진동 차량을 이용해 사자를 이송할 예정이다. 김 팀장은 "지금같이 더운 날씨에 사자를 그냥 차에 태워 옮기면 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와 건강상황을 고려해 다음 주께 사자가 스스로 케이지에 들어가게 하는 방법으로 이송 차량에 태울 방침이다. 마취총 사용을 자제하는 방안이다. 청주시가 운영하는 청주동물원은 뒷다리를 심하게 저는 말 한 마리도 함께 데려간다. 청주동물원 야생동물 구조센터는 영구장애가 있는 동물을 데려와 치료해 남은 생을 보내게 한다. 인도적 안락사시키는 경우도 있다. 시립동물원이기에 구조센터 운영이 가능하다. 부경동물원의 경우 민간이 운영한다. 2013년 문을 연 부경동물원은 최근 동물을 제대로 사육하지 못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부경동물원 측은 "시설이 오래됐고, 코로나19로 최근까지 방문객이 급감해 동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면서도 "굶긴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3-06-16 19:56:40조직폭력배 소탕을 위해 ‘조폭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찰청은 8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 대청마루에서 일선 지방청 수사.형사과장, 광역수사대장, 조폭 전문 수사관을 비롯해 외부 전문가 2명 등 모두 84명이 참가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그 동안의 단속성과를 분석하고 전국 조폭 수사 베테랑들의 활동동향을 공유, 향후 강력한 단속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에는 다수가 세를 과시하면서 폭력을 행사하던 추세였으나 최근에는 소수로 활동, 경조사 등을 통해 친분을 쌓다가 필요시 연합하는 등 오히려 지능화.전국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간담회에는 조폭들에게 ‘저승사자’로 불리는 수사 베테랑 42명과 조직범죄를 연구하고 있는 안흥진 국제조직범죄문제연구소 대표, 형사정책연구원에서 조폭 서식환경.하위문화 등 조폭의 실태 및 대책을 연구해 온 조병인 박사 등의 의견을 교환했다. 이들은 기업형 조폭과 위화감 조성 조폭, 서울 강남 등 주요 지역 활동 조폭에 대한 강력한 단속 방안, 각종 이권 개입 및 게임장.도박장 운영 등에 대한 첩보수집 및 선제적 범죄분위기, 범죄수익금 수사.몰수 등 자금원 차단 및 조직 와해 방안 등에 대한 논의로 함께 나눴다. 경찰은 이번 간담회에서 논의된 내용를 향후 추진정책에 반영하고 조폭 동향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유토록 할 방침이다. /pio@fnnews.com 박인옥기자
2011-12-08 08:54:42‘야수의 왕’ 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새 아이맥스 영화 ‘칼라하리 라이언’(원제 Roar-Lions of Kalahali)이 오는 25일부터 서울 여의도 63빌딩 아이맥스영화관에서 상영된다. 자연 다큐멘터리의 명가(名家)로 알려진 내셔널지오그래픽사가 제작한 ‘칼라하리 라이언’은 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에 서식하는 사자 가족의 생활과 생태를 일반 스크린의 10배가 넘는 대형 화면에 담은 아이맥스 작품. 야생동물 영화부문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골든팬더상’을 수차례 수상한 팀 리버시지 감독은 박진감 넘치는 사자의 먹이사냥과 목숨을 건 영영다툼, 사자왕의 세대교체 등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사자의 또다른 세계에 카메라를 들이댔다. 영화의 기본구도는 사자 가족을 이끄는 사자왕과 그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젊은 사자의 대결. ‘칼라하리 사막의 일인자’ 자리를 놓고 펼치는 맹수들의 혈투는 한 순간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극적 긴장감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이밖에도 생존을 위해 이동을 멈추지 않는 얼룩말들의 부단한 움직임, 사자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물을 마시기 위해 모여드는 영양떼, 기다란 다리를 쭉 뻗은채 힘겹게 목을 축이는 기린 등 대형 화면을 통해 전달되는 초식동물들의 모습은 죽음과 평화가 공존하는 야생의 세계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또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미비아 등에 걸쳐있는 거대한 사막 칼라하리를 아이맥스영화 특유의 속도감 있는 항공촬영으로 보여줌으로써 체험영상의 묘미를 함께 선사한다. 6000∼7000원. (02)789-5663 /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2004-12-15 12:14:35[파이낸셜뉴스]올해 4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2000억원 증가하며 8개월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주택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가 크게 늘었고 주식시장의 '빚투'도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1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올해 4월 국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2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이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전년동월 대비로는 1.5% 줄어들어 전월(-1.4%)에 비해 감소폭이 소폭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이 1조9000억원 늘어난 영향이 컸다. 올해 3월(1조원)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 개시, 대출금리 하락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 매수세가 붙으면서 주담대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1월 1만9000호에서 2월 3만1000호로 증가했다. 최저 연 3%대 금리의 특례보금자리론도 덩달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액은 30조9408억원으로 출시 석 달만에 한도의 78%가 찼다. 금융권에서는 올 상반기 안에 신청 한도가 소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담대 증가세는 은행권이 이끌었다. 지난달 주담대는 제2금융권에서 1조원 줄었으나 은행권에서 2조8000억원 증가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을 통해 제2금융권에서 은행권으로 갈아탄 대환대출 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주식시장의 ‘빚투’ 열풍도 가계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의 감소폭은 올해 3월 6조원에서 4월 1조7000억원으로 크게 위축됐다. 가계대출은 5월에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일반적으로 2개월 뒤 대출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데 현재 분위기로는 아파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김나경 기자
2023-05-11 15:19:03▲ 사진= 이승훈 기자 배우 이시아가 드라마 ‘사자’ 여주인공에 낙점됐다. 이시아가 ‘사자’에서 맡은 역할은 강력계 형사 여린으로 머리보다 몸이 앞서고 말보다 행동이 먼저 나가는 아름답고 매력적인 인물이다. 특히 여린은 마약 사건 수사 도중 일훈(박해진 분)과, 얼굴이 똑같은 세 명의 남자들을 만나면서 ‘사자’의 미스터리한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수사력을 발휘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것은 물론 가슴 절절한 멜로 스토리 펼칠 예정이다. 데뷔 이후 다양한 작품에서 첫사랑 이미지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던 이시아는 이번 ‘사자’ 속 여린 역할을 통해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매력을 선보이며 강하면서도 특유의 섬세한 매력으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시아는 최근 SBS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에서 성형 수술 전 지은한 역을 맡아 액션부터 감정 열연까지 남다른 존재감을 선사하는가 하면,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속 유진 초이(이병헌 분)의 강단 있는 모친 역할로 분해 극의 몰입도를 더하는 캐릭터로 활약한 바 있다. 또한, ‘시그널’ 속 이재한(조지웅 분)의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 속 그녀, OCN ‘터널’의 청초한 매력이 돋보이는 광호(최진혁 분)의 아내 역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분량에 상관없이 강한 잔상을 남겼다. 이에 이시아는 “흡입력 강한 스토리 속에서 돋보이게 활약하는 형사 여린 역할을 맡아 기쁘고 영광스럽다”며 “열심히 작품에 임해 강단 있고 정의감 넘치는 ‘여린’ 캐릭터를 잘 그려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는 각오를 밝혔다. 한편, ‘사자’는 어머니의 의문사를 파헤치던 한 남자가 자신과 똑같은 얼굴의 인간을 하나 둘 만나면서 더 큰 음모에 휘말리는 과정을 담은 미스터리 휴먼 드라마다. JTBC ‘사랑하는 은동아’, ‘유나의 거리’,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 ‘인수대비’ 등을 연출한 김재홍PD가 메가폰을 잡고, tvN ‘크리미널 마인드’, OCN ‘처용’ 시리즈를 집필한 홍승현 작가가 감수를 맡았으며 박해진, 이시아, 곽시양, 이기우, 박근형, 구자성 등이 출연한다. /ekqls_star@fnnews.com fn스타 우다빈 기자
2018-09-20 09:51:24[파이낸셜뉴스] 11월 4일 인천 국제공항. 김민석은 “시즌때 안 바빴기 때문에 지금 바빠야 한다”라며 내년 시즌 도약을 다짐했다. “사실 부진의 원인은 잘 모르겠다. 내 스스로 급하게 멘탈적인 부분이 무너졌던 것 같다. 부상때문이라는 핑계는 대고 싶지 않다. 잘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지며 미야자키행 비행기에 올랐다. 교육리그에서의 MVP는 언급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인천공항에 있던 그 누구도 그것이 롯데에서의 마지막 인터뷰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김민석이 자신의 고향인 서울로 향했다. 그리고 두산 베어스가 김민석을 품에 안았다.두산베어스는 22일 롯데 자이언츠와 정철원, 전민재를 주고 김민석, 추재현, 최우인을 받는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여기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정철원이다. 정철원은 2022시즌 신인왕이고 2023 WBC에 선발되었던 유망주다. 이름값이나 성적에서는 단연 우위에 있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김민석은 그냥 유망주가 아니다. 2022시즌 입단한 김민석은 그 해 전체 3번 유망주였다. 통상적으로 전체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인원이 1100명 정도에서 전체 3등을 하는 유망주라는 의미다. 그것 뿐만이 아니다. 김민석은 그 해 이영민 타격상 수상자이기도 했다. 맞히는 능력에서는 탈고교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거기에 발도 빠르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잠실과 잘 맞는 부분이 있다. 거기에 김민석은 연고권인 서울 출신이다. 휘문중, 휘문고를 나왔기에 서울이 익숙할뿐더러 팀 선배 김대한도 있다. 은사인 휘문고의 오태근 감독도 있다. 여러 가지로 팀 적응은 신경쓸 것이 없다. 두산 베어스 관계자는 “롯데 자이언츠 측에서 이야기가 먼저 온 것은 사실이다. 시즌이 끝난 직후 이야기가 있었다가, 최근 2대3으로 카드가 맞춰지면서 급물살을 탔다. 김민석은 드래프트 당시 전체 3번이었고 우리가 지켜보던 선수였다. 거기에 팀 내에 외야가 풍족한 편이 아니다보니까 이 선수를 트레이드하게 되었다. 최우인은 카드를 맞추면서 들어가게된 선수”라고 말했다. 김민석은 사실 김태형 감독 밑에서는 서브 자원에 가까웠다. 일단, 윤동희·전준우·레이예스가 있는데다가 조세진까지 돌아온다. 김민석이 설 자리가 충분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김민석의 아쉬운 수비 능력이 발목을 잡았다. 취재결과 롯데 내부에서는 김민석의 상무 입대 이야기가 솔솔 흘러나오기도 했다.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이번 트레이드는 김민석에게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번 트레이드로 두산 베어스는 무려 4개의 드래곤볼을 모았다. 서울권 그해 전체 야수 1번 선수를 무려 4명이나 끌어모은 것이다. 김대한은 그해 서울권에서도 전체 1번이었다. 그리고 청소년대표팀 4번 타자였다. 안재석은 그 해 고교야구 전체 유격수 랭킹 1등이었다. 강효종을 제치고 두산 베어스 1차지명을 받았고, 김재호 이후 두산 베어스 최초의 야수 1차지명이었다. 여기에 김민석과 박준순이다. 박준순은 올해 신인드래프트 야수 전체 1번이고 신세계이마트배와 황금사자기 MVP다. 안재석과 김민석은 유격수 출신이고, 박준순은 2루수다. 김대한은 고교 시절에는 투수와 외야수를 수혈했다. 여전히 김대한은 다른 팀에 쉽게 보낼 수 없는 핵심 유망주다. 이승엽 감독 또한 "우리 팀의 미래다"라며 여전히 김대한을 믿고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포지션 문제. 휘문고 오태근 감독은 "작년 팬분들께 질책을 받았을때 부터 '너는 아직 선수가 아니다. 겉멋들지 말고 잘해라'라고 누누히 이야기했다. 민석이가 요즘 정말 열심히 하려고 하는 찰나에 트레이드가 되었다. 민석이는 고교 시절 막판에 외야수비를 시작했다. 어깨가 약한 것은 아닌데 스텝 문제나 기본기가 외야수는 많이 취약한 상태다. 워낙 자질이 좋아서 잘 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제자의 앞 날을 응원했다. 김민석은 그해 전체 3번이기도 했지만, 많은 팀에서 김민석을 갖고 싶어 했던 선수였다.당시 9순위였던 두산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하는 선수였다. 키움, SSG, 삼성 등에서도 내려오기만 하면 김민석을 지명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일단 맞히는 자질이 있는데다, 신장이 좋다. 신장이 187~8cm에 달하는데다 몸도 예쁘게 잘 만들어져 있다. 고교 시절 155km 좌완 투수를 상대로 펜스앞까지 공을 보낼 정도로 장타력도 있다. 발도 상당히 빠르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프로에서 대성할 자질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였다. 2021년 당시 두산 베어스 스카우트 관계자도 “타격 하나는 확실하다. 망할 가능성이 적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만큼 두산은 슈퍼 서울권에서 뽑을 수 있는 최고급의 야수 유망주를 무려 4명이나 영입한 것이다. 김민석은 현재 롯데의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서 맹훈련을 하고 있다. 그런데 미야자키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항공편은 금요일, 일요일, 수요일에만 있다. 두산측은 언제 귀국을 할 수 있을지를 조율 중이다. 최대한 빠르게 귀국을 시켜려고 준비 중이다. 그런데 주말이라서 급작스럽게 항공편을 구하기가 쉽지가 않은데다 토요일은 예정된 항공이 없어 롯데의 귀국 예정일인 일요일(24일)에 들어오게 될 가능성도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11-22 17:13:27#. "TSMC는 박사도 3교대 근무를 하는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후발주자인 삼성이 지금의 일하는 방식으로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요?"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임직원 A씨는 TSMC의 성공사례를 분석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며 근무체계 혁신 없이 파운드리 사업의 획기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3·4분기 어닝쇼크를 경험한 삼성 임직원들은 '1등 DNA' 회복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현재 위기의 진원지는 특정 부서, 특정 사업부가 아니라 전사적으로 '일하는 방식'에 혁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나홀로겨울'을 겪는 가운데 '오답노트'를 쓰며 경쟁사인 TSMC 타도를 외치는 지금이 컨트롤타워 부활의 '골든타임'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속하고 일사불란한 의사결정의 부재는 최근 삼성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이 삼성 위기 극복 방안으로 거듭 거론되는 이유다. 삼성은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위기 때마다 특유의 일사불란함으로 그룹의 '등대'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 내·외부에서는 미전실 해체 후 조직 간 소통 부재, 사업부별 각자도생 분위기가 짙어지면서 실적에도 영향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미전실의 후신 조직이 있지만 미래보다는 현 상황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어 '뉴 삼성' 밑그림을 그리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거대삼성 이끌 컨트롤타워 필요" 15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을 위기 타개책으로 제시한 건 신속한 소통 필요성 때문이다. '항공모함'에 비견되는 거대조직을 한 몸처럼 움직일 수 있는 '함장' 역할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에 뒤처지는 고대역폭메모리(HBM)도 결국 '가성비' 논리 때문에 중도에 중단됐다"면서 "과거 기술·재무·인사 등이 조화롭게 있었던 미전실 시절이었다면 HBM 사업을 놓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컨트롤타워 부재로 삼성의 10년, 20년 후를 책임질 미래 신수종 사업을 찾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건희 선대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2010년 삼성은 한계 돌파를 위해 △태양전지 △배터리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 사업을 그렸다. 현재 배터리와 바이오·제약은 14년 새 어엿한 삼성의 주요 사업으로 성장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의 장기 전략을 만드는 역할을 미전실이 해왔는데, 조직이 없어지며 제대로 장기적인 전략을 세우지 못해 위기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말 사장단 인사에서 '미래사업기획단'을 발족시켰으나 중장기 전략 수립과 대형 인수합병(M&A), 사업 조정 등의 권한은 갖지 못했다. ■"제대로 된 보상부터"준감위는 느슨해진 사내 분위기도 컨트롤타워 부재에 답이 있다고 본다. 현재 삼성은 긴장감이 낮아지면서 '삼무원(삼성+공무원)'이란 신조어까지 나온 상황이다. 과거 미전실 소속 경영진단팀은 삼성의 '저승사자'로 불리며 임직원 비리를 적발하고 계열사에 대해 사업 컨설팅을 수행했다. 뒤늦게 반도체(DS)부문은 최근 메모리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을 진행 중이다. DS부문 직원 A씨는 "내부에서 '이런 실적을 냈는데도 책임을 안 지나' 하는 의문이 드는 임원이 여럿"이라면서 "조직문화를 들여다볼 외부조직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마이크론 등 글로벌 빅테크에 비해 부족한 보상도 삼성의 숙제로 꼽힌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AI인재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석학들이 와서 2년을 버틴 사람이 없다"며 "글로벌 인재들이 왜 살아남지 못하는가에 대한 답도 이번에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이남우 회장은 삼성 보상체계가 경쟁력이 없다고 일갈했다. 이 회장은 "미국 대부분의 빅테크는 대학교 졸업생들에게 처음부터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주는데 삼성은 글로벌 기업인데 아직도 100% 현금으로 준다"며 "낙후된 보상시스템은 인재 이탈, 사기 추락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장급 이상 25명 중 비기술 파트가 36%를 차지하는 비대한 관리조직을 쇄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oup@fnnews.com 임수빈 김준석 박소연 기자
2024-10-15 18:33:09[파이낸셜뉴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한 국장급 공무원이 얼굴 공개를 거부하는 '마스크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10일 국회 행안위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대상 국정감사에서 황인수 진화위 조사1국장이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거듭 퇴장당했다.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마스크를 벗으라’는 요구를 거부한 탓이다. 국정원 대공수사처장 출신으로 지난해 9월 진화위에 임용된 황 국장은 그동안 야당과 시민사회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은 인물이다. 국가폭력의 피해자를 구제하는 조직은 진화위에서 일부 피해자에게 국가폭력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으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되기도 했다. 황 국장은 이날 마스크와 안경을 착용한 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에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본인이 당사자인지 확인해야 국정감사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며 마스크를 벗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황 국장은 “이미 여러 차례 개인정보 보호 요청을 드렸다”며 이를 거부했다. 그는 자기 얼굴을 공개할 경우 국가정보원 근무 당시 도움을 준 이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주장하며 주민등록증을 꺼내 들었다. 신 위원장은 황 국장 얼굴이 언론을 통해 이미 공개됐다며 과거 보도 사진을 공개했다. 신 위원장은 “유독 국회 증언대에 서서 마스크를 쓰고 (증언)하겠다는 고집스러운 주장은 어떤 이유로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국회에 대한 모독이고 조롱”이라며 황 국장을 회의장 밖으로 퇴장시키고 질의가 있을 때만 들어와 답변하도록 조치했다. 야당은 “국회 모독”이라며 황 국장을 강하게 비난했다. 황 국장이 평소에 얼굴을 공개하고 활동하는 것은 물론 황 국장의 얼굴이 이미 소셜미디어는 물론 황 국장의 임용 관련 보도자료, 진화위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상황에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태도라는 것이다. 특히 그는 국감장에서 퇴장당한 직후 안경과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장에서는 마스크를 한사코 벗지 않더니 국감장 밖 복도에서는 기자들이 그렇게 많은데도 마스크를 벗고 있더라”면서 “증거로 사진을 찍어왔다”고 했다. 여당 의원도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원법 어디를 보더라도 퇴직한 이후에 근무기간 중 취득한 정보를 누설하면 안 된다고 돼 있지만, (얼굴 공개 거부는) 대단히 납득이 안된다”며 “이 자리는 국가 안보와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황 국장은 국정원 대공 수사 3급 간부 출신으로, 지난 6월 19일과 7월 11일에 열린 행안위 전체 회의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참석했다. 당시 행안위원들은 마스크를 벗고 회의에 배석할 것을 요구했으나 황 국장은 이를 거절해 퇴장 당한 바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0-11 05:32:45[파이낸셜뉴스] 유럽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침공으로 평가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은 아직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개전일로부터 359일째를 맞고 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인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하자 이란이 피의 보복을 예고하면서 중동지역의 전운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중국이 44년 만에 태평양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같은 날 최근 중국 해군과 공군의 잇단 일본의 접속수역과 영공 진입에 맞서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대응 조치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은 10월 1일 국군의 날을 맞아 파괴력이 전술핵에 맞먹는 것으로 알려진 괴물미사일로 불리는 '현무-5'를 최초 공개해 전운 확산의 그림자가 드리운 국제정세 속에서도 우리 군의 고도화된 타격 능력과 첨단 군사 기술들을 대내외에 공표할 예정이다. ■중동, 확전 긴장 최고조 vs 확전 제한 전망 지난 28일(현지시각) 이스라엘 군이 전투기 편대를 동원해 헤즈볼라 지휘부 회의가 열린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남부 외곽 아파트에 위치한 벙커를 정밀·집중, 기습폭격을 가해 '저항의 축’ 핵심 세력인 헤즈볼라를 32년간 이끌던 수장 나스랄라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이스라엘군은 앞서 사흘간 전투기와 미사일 폭격, 포격을 통해 레바논 전역의 헤즈볼라 시설 약 1600곳을 타격했다. 2006년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 이후 최대 공습이다. 이스라엘은 최근 레바논 전역에 '무선 호출기 삐삐를 이용한 무전기(워키토키) 폭발' 테러를 감행하기도 했다. 이에 이란 최고 지도자들은 "복수 없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헤즈볼라를 총력 지원해 보복을 다짐하고 나서면서 전문가들은 중동 지역에서 확전의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이란 내부의 '친러파 vs 자주파' 권력투쟁이 격화되던 2020년 초 이란의 이슬람혁명 수출의 주역이었던 카심 술레이마니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국 드론 공격으로 참살당한 이후 러시아의 중동에 대한 영향력이 급락한 데다가 사우디 등 온건 아랍국가들이 정파·종파적 이질성과 정치적 이해 득실로 인해 이란 등 강경 무장정파들과 거리를 두고 있어 확전은 제한될 것이란 분석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지난 5월 이란 친러 대통령-외무장관 헬기 추락사와 이란 혁명수비대 안가에서 하마스 지도자 '하니예' 참살 사건은 이란 안에서 친러파와 자주파 사이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은 3년째에 접어들었으며 종착역이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군의 전력 손실이 계속되고 있어, 내년 말 무기와 병력 동원에 제한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침공 시도를 격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장이 러시아 본토로 확장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영토 점령지 반환을 주장하지만, 러시아는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4개주 전체를 자신들의 영토로 인정하라고 맞서고 있다. 서방의 추가 지원은 러시아의 공세를 저지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과 미국이 지원에 소극적이면 유럽 국가들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들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中 44년만 태평양으로 ICBM 발사, 일본 해상자위대 첫 대만해협 통과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지난 25일 태평양으로 시험 발사한 ICBM 사진을 하루 뒤 공개했다. 중국은 구체적인 제원이나 비행 궤적, 탄착지점 등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미국과 호주에는 사전에 통보가 이뤄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는 중국의 ICBM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지 않아 피해가 없었지만,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이 발사한 ICBM이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둥펑(DF)-31 AG로 보이며 1만2000km를 날아 호주 인근 해역에 낙하했다고 보도했다. 둥펑-31 AG는 2017년 7월 내몽골에서 열린 중국 인민해방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 때 공개된 바 있다. 중국이 태평양으로 ICBM을 시험 발사한 것은 1980년 DF-5 이후 44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은 특정 국가를 겨냥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최근 결성 3주년을 맞은 오커스(AUKUS :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또는 지난 4월 필리핀에 중거리 미사일 발사 시스템을 배치한 미군 등 견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험발사가 중국이 핵 능력을 과시하고 중국 인민해방군 내 비리와 부패로 시 주석의 집중적 사정 대상이었던 로켓군 문제가 해결됐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는 의미와 미국과 동맹국들에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날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사자나미(漣)'함이 호주·뉴질랜드 해군 함정과 함께 처음으로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하루 뒤인 26일 요미우리신문과 NHK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들 연합 해군 함정들은 전날인 25일 오전 동중국해에서 대만해협으로 항해를 시작해 10여 시간 뒤인 같은 날 밤 해협을 빠져나갔다. 이는 지난달 26일 중국군 Y-9 정보수집기 한 대가 일본 서남부 나가사키현 단조군도 앞바다 영공을 2분간 침범, 중국 군용기가 최초로 일본 본토 영공을 침범한 지 한 달 만이다. 앞서 지난 18일 중국 해군 항공모함 랴오닝함과 구축함 두 척으로 구성된 항모전단이 대만과 가까운 일본 섬들인 요나구니지마와 이리오모테 사이에서 일시적으로 일본의 접속 수역에 진입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달 이후 일어난 두 사건과 관련해 "기시다 총리는 이대로 아무 대응을 하지 않으면 중국군의 행동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해상자위대를 파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중국군과 일본자위대 전력이 상대방 접속수역에서 군사적 대응 조치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연합사령관 지명자 "北핵·미사일 급속 진전, 최대 도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신임 한미연합사령관 지명자인 제이비어 T. 브런슨은 상원 군사위 인준 청문회에서 한국을 "좋은 파트너(good partner)"라며 미국의 '걸출'(preeminent)하면서 '가장 수준 높은(finest)' 동맹국의 하나라고 평가했다. 브런슨 지명자는 트럼프의 측근으로 미국 우선주의의 강력한 신봉자로 알려진 미 공화당 릭 스콧 의원의 '한국이 자기 몫을 하는 좋은 파트너냐'는 질의에 "캠프 험프리스(평택 미군기지)를 보면, 지금 근무하는 워싱턴주 미 육군 1군단 루이스-매코드 합동기지에도 없는 시설들을 볼 수 있다"며 "2년간 한국에서 연합훈련을 점검하러 갔을 때 한국인들이 주한미군 가족 거주 시설 등을 건축하는 과정을 보면서 근면성(diligence)을 지켜봤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역량의 급속한 발전과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확장하려는 야망은 3개 사령부(한미연합사령부, 주한미군사령부, 유엔군사령부)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으로 북한의 계속되는 핵 위협 등 불안정 활동을 우려하는 한국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이 '핵 핵우산에 대한 확신'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런슨 지명자는 "우리가 할 일은 한미 핵협의그룹(NCG)과 같은 기존 협의 기구를 신뢰하게 하고, (한국의 독자 핵무장 등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도록 파트너들을 안심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에 대해선 "정보 영역의 공작 시도"라며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육군 태평양사령부 등과 긴밀히 협력하며 위협 완화를 위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브런슨 지명자는 또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이루는 데 한국과 일본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한·미·일 3국 관계가 뜻이 맞는 나라들을 뭉치게 하는 자석 같은 구실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된 4만여 명의 미 육군을 지휘하는 육군 1군단 사령관으로 근무 중이다. 지난 34년간의 군 복무기간 재래식 부대와 특수작전 부대에서 다양한 참모 및 지휘 보직을 역임했으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지의 작전에 참여했다. 브런슨 지명자의 부친도 27년간 육군에서 복무하며 베트남전쟁과 걸프전에 참전했고, 부인은 예비역 육군 대령이자 육군 여성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8·15 통일 독트린 의미, 국군의 날 현무-5 등 K-방산 대거 선보여 윤석열 대통령은 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자유 통일을 위한 도전과 응전'이라는 제목의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유 통일 국가가 만들어져야 완전한 광복이라며 한반도 통일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윤 정부는 헌법에 따라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수정하거나 폐기하지 않고 시대 변화를 반영해 좀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통일의 지향점인 '자유 통일'을 천명했다. 다만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남북한이 서로의 체제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화해 협력, 남북연합, 통일 국가 완성이라는 단계론적 접근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 8·15 통일 독트린은 북한 주민의 자유 열망을 자극하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통해 북한 변화를 끌어내려는 전략을 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역대 정부도 북한 정권과 대화를 하겠다는 통일론을 전개했지만, 이번 통일 독트린은 북한 정권과 주민을 분리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북한은 현재까지 이에 대해 일언반구 없는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은 올해 초부터 남한은 통일의 대상이 아닌 별개의 국가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북한 사람들은 어린아이부터 나이가 든 노령자까지 통일은 필연적이라고 오랫동안 교육받아 왔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김정은의 통일 포기에 대해 상당히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따라서 남한의 대통령이 북한 주민을 통일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 자체가 북한 내부에 알려지는 파급효과에 대해 두려워하며 긍정이든 비난이든 언급 자체를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마디로 북한 당국이 8·15 통일 독트린의 외통수에 빠져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군의날 행사에서 지난 정부 때 축소된 국군의 날 퍼레이드가 10년 만에 부활한 데 이어 내달 1일 건군 제76주년 국군의 날에 탄두 중량이 8t에 달해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현무-5가 최초로 공개된다. 미 공군의 초음속 전략폭격기인 B-1B 랜서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 처음 등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국군의날 행사에서 한국형 3축체계를 포함한 압도적인 대북 억제력을 보여줘 국민들에게 안심을, 북한엔 도발의지를 꺾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군의 위용을 국내외에 과시하며 장병들의 사기를 높인다는 것이 군의 방침이다. 글로벌 마케팅을 지향하는 방산기업 입장에선 이번 국군의 날 행사는 세계 각국의 수요국을 상대로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전력(戰力)을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군의 날 시가행진은 북한이 핵 고도화와 역대급 도발을 벌이는 상황에서 우리를 건들지 말라는 적에 대한 비장한 메시지라는 측면에서 전쟁 억제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9-29 15:22:21[파이낸셜뉴스] 삼성 라이온즈의 푸른 피를 이어받은 적통 태자가 삼성을 플레이오프로 끌어올림과 동시에 토종 투수의 자존심을 세웠다. 삼성은 지난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고 9-8로 승리했다. 77승(61패 2무)째를 거둔 삼성은 남은 4경기에서 모두 패해도 2위 자리를 지킨다. 2021년 2위로 PO에 나섰던 삼성은 3년 만에 다시 포스트시즌 무대에 서게 됐다. 이날은 삼성의 정규 시즌 2위도 중요하지만 원태인의 투구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원태인의 다승왕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원태인은 6이닝을 5피안타 1실점 5탈삼진으로 막고, 시즌 15승(6패)째를 챙겼다.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을 경신한 원태인은 14승의 곽빈(두산 베어스)을 밀어내고 다승 단독 선두로 나섰다. 곽빈은 남은 경기 등판 경기가 딱 1경기밖에는 남지 않았다. 따라서 곽빈이 승리를 챙긴다고 해도 최소 공동 다승왕이 확정된다. 2019 KBO 신인드래프트 삼성의 1차지명으로 입단한 원태인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100이닝 이하의 투구를 해 본적이 없다. 말 그대로 철완이다. 또한 최근 4년 연속으로 150이닝 이상을 투구하며 대한민국 최고급의 선발 투수로 우뚝서고 있다. 여기에 올 시즌에는 생애 처음으로 15승 고지를 등정함과 동시에 타이틀까지 따낼 가능성이 높아서 그의 가치는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 원태인은 이미 항저우AG 금메달에 톡톡히 기여하며 병역 혜택도 챙기며 사자군단의 에이스로 롱런할 수 있는 확실한 기반을 닦았다. 2021년 2위를 차지했지만, 무기력하게 PO에서 패했던 삼성은 이번 시즌에는 에이스 원태인을 기반으로 한국시리즈 진출까지도 바라보고 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이날 9-2로 앞서다가 무려 6점을 헌납하며 9-8까지 쫓기는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팀의 정신적 지주인 오승환이 크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서 플레이오프 엔트리 선정에 큰 고민을 안게 됐다. 이날 삼성은 이번 시즌 28번째 홈 경기 매진을 달성했고, 2만4천명의 만원 관중 앞에서 '2위 확정' 세리머니를 펼쳤다. 삼성의 박병호는 이적후 무려 19번째 홈런을 터트렸고, 8~9월에만 무려 13개의 홈런포를 터트리며 2위 수성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구자욱 또한 무려 2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사실상 예약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드래프트 리그에서 두 달 동안 '단기 유학'을 했던 삼성 이창용은 7회 무사 1루에서 대타로 등장해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9-23 06:5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