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이혼 인구가 급증하면서 웨딩사진을 전문적으로 없애주는 서비스가 떠오르고 있다. 19일 워싱턴포스트(WP)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중국 연간 이혼 건수가 400만건에 달했다면서 웨딩사진을 처리해주는 업체를 찾는 수요가 늘었다고 보도했다. 인구 감소로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2021년 이혼에 앞서 ‘30일의 숙려 기간’을 도입했다. 이후 이혼 건수는 연간 300만 건 아래로 내려갔으나 올해 상반기에만 이미 130만 쌍의 부부가 이혼하는 등 여전히 높은 이혼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혼할 때 처치 곤란한 것 중 하나는 '웨딩사진'이다. 중국에서는 수천달러를 들여 고가의 웨딩사진을 찍는 문화가 보편화됐다. 예비 부부는 장소와 의상을 바꿔가며 사진을 찍고, 이를 결혼식 피로연과 SNS 등에 게시한다. 커다란 액자에 담긴 웨딩사진은 신혼집에 놓여진다. 문제는 이혼 후 이 사진들이 ‘처치 곤란한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얼굴이 드러나 있는 사진을 함부로 버릴수도 없고, ‘살아있는 사람의 사진’을 태우는 것을 금기시 하는 미신이 있어 불태워 없애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웨딩사진을 전문적으로 없애주는 '파쇄업'이 중국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베이징의 국영 제약회사 출신인 리우씨는 2022년 문서 및 기타 개인 정보를 전문적인 파쇄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스스로 ‘러브스토리 영안실 운영자’라고 칭하면서 “웨딩사진들의 수명이 다할 때 우리는 화장터가 된다”고 자신의 사업을 표현했다. 리우씨는 "현재 사진 파쇄가 사업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그 가운데 80%는 웨딩 사진"이라고 전했다. 고객이 보낸 택배가 공장에 도착하면 리우씨는 직원들과 함께 품목을 세고 무게를 측정해 가격을 결정한다. 장당 비용은 적게는 10위안(약 1800원)에서 많게는 100위안(약 1만8000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작업자들은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사진 속 문신이나 피어싱 등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부분에 스프레이를 뿌린다. 고객에 따라 원하는 스프레이 색상을 지정하거나 ‘부정을 막겠다’는 의미의 특정 무늬를 입힐 것을 요청하기도 한다. 유리와 나무처럼 파쇄기를 통과할 수 없는 액자는 망치로 부순다. 리우씨는 "모든 파쇄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해 고객에게 보낸 후 잔해를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로 보낸다"라며 "일부 고객은 이 과정에서 위안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사진의 파쇄는 필연적으로 관계의 끝과 관련이 있다”며 “없으면 못 살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것이 인생의 다른 단계에서는 애물단지로 변할 수 있다”고 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20 13:45:35롯데중앙연구소가 지난 5일 파리 파스퇴르 연구소에서 열린 '센서메트릭스 2024(Sensometrics 2024)'에서 소리를 통해 스낵의 바삭함을 분석하는 최신 기술을 발표했다고 13일 밝혔다. 롯데중앙연구소는 1983년 설립된 롯데그룹의 종합 식품 연구소다.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롯데GRS 등 롯데 식품사 신제품 개발 및 품질 개선, 기초·바이오 연구, 패키징 개발, 식품 안전 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소리로 스낵의 바삭함을 평가하는 신규 분석법 구축과 이를 롯데중앙연구소에서 개발한 각종 스낵 제품에 적용한 결과로 구성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보통 바삭한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스낵이 부서질 때의 피크 수를 비교하는 물성 평가 방식을 활용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분석 장비를 응용해 소리를 활용한 신규 평가 방식을 고안했다. 연구는 방음 챔버가 설치된 물성분석기에 음향측정기를 삽입하고 이를 이용해 스낵이 부서지는 소리를 실시간 측정(사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롯데중앙연구소는 시판 스낵을 이용해 110개의 소리 샘플을 추출하고 △주파수 영역 △소리 피크 수 △소리 강도 등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롯데중앙연구소는 파쇄음의 크기가 크고 발생 간격이 짧을수록 바삭하고 맛있는 소리로 느껴지는 경향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연구진은 전문 패널이 높은 선호도를 보인 데이터에 대해 통계적 분석을 수행했으며 그 결과 소리 크기와 간격 간의 상관성이 확인됐다. 롯데중앙연구소 김서현 연구원은 "추후 식품 섭취 시 발생하는 목 넘김 소리 등 다양한 분야로 연구를 확장해 감각 마케팅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
2024-06-13 18:39:42조각가 세자르 발다치니(1921~1998·사진)의 초기 작업은 고철이나 폐자동차 등의 폐기물을 결합하고 압축해 추상적인 입체로 재구축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그는 전후 아방가르드의 관심이 반영된 '누보 레알리즘'의 대표 작가로 손꼽힌다. 기법적으로는 전통적인 '조소' 형식의 깎거나 붙이는 관습에서 벗어나, 건축과 산업 기술에 적합한 용접 방식으로 '조립'해 '구축'하는 현대조각의 변화와 실험성을 초기 작업에서 강하게 엿볼 수 있다. '생드니의 남자'(1958)는 세자르가 생드니 철제 주조 공장에서 작업하던 시기의 용접 조각으로, 프랑스의 전설적인 '새 인간(Birdman)' 레오 발렌틴에게서 영감을 받아 거대한 금속 날개와 결합한 인간 형상을 표현했다. 이 시기의 조각은 전후의 실존주의적 사고와 현대사회의 물신주의 등을 반영해, 세자르 외에도 많은 조각가들이 당대 추상표현주의 회화의 물성과 표현적인 제스처에 대응할만한 철 용접 조각에 몰두하는 경향을 보였다. 점차 조각은 내적인 양감을 이상적으로 충족시키던 전통 조각의 가치에서 벗어나 외부의 힘에 의한 물질적 변형과 더불어 외적 환경을 구축하는 구조적 효과를 발휘했다. 세자르는 1950년대 용접 조각에 매진했던 시기를 지나, 파쇄기로 고철과 폐자동차 등을 압축하는 '프레스 조각'을 시도했다. '노란색 뷰익'(1961)은 세자르의 초기 프레스 조각 작품이다. 대중적인 인기를 끌던 자동차를 육중한 파쇄기로 압축해, 특정한 색과 형태를 가졌던 사물을 물질적 차원의 고철로 전환시켜 추상적인 조각의 차원으로 기념비성을 재가동시켜 놓은 셈이다. 세자르는 자동차 뿐만 아니라 가전제품이나 통조림 깡통, 식기 등 대량 생산된 일상의 평범하고 익숙한 사물을 모아서 육면체의 큐브 형태로 압축해 추상적인 조각의 양감과 물성, 스케일로 조각적 변형을 시도했다. 한편, 1960년대 중반에는 폴리우레탄을 조각 재료로 사용하면서 그것의 부풀어 오르는 성질을 극대화한 '팽창 조각'을 선보였다. 재료의 우연성과 즉흥성을 십분 활용해 가변적인 액체 상태의 폴리우레탄을 바닥에 흐르게 한 후, 시간이 경과하면서 차츰 굳게 되는 일련의 시간적 변화의 과정을 작품의 개념으로 끌어들였다. 세자르는 깡통이나 양동이 같은 사물이 바닥에 엎어지면서 그 안에 들어 있던 액체 상태의 내용물이 바닥으로 쏟아져 흐르는 연극적 상황을 제시했다. 그는 조각 재료의 화학적 성질에 의해 팽창하는 원리가 임의의 조각적 형태를 결정하게 되는 우연성에 주목하도록 했다. 조각 재료를 매개로 한 형태와 물성 간의 관계를 '압축'과 '팽창'의 원리로 탐구했던 세자르는, 그 이후 신체의 부분을 크게 확대하거나 재조합하는 작업으로 또 다시 주목을 받았다. 특히 대형 엄지손가락 조각은 세자르의 시그니처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도 서울 송파구 올림픽 조각공원에 높이 6m 크기의 '엄지손가락'(1988)이 소장돼 있다. 이는 인간 형상으로서 각 개인의 특성보다는 신체 조직의 일부로서 대량 생산된 사물과 비슷하게 크게 확대된 스케일의 추상성과 조형적 완결성을 획득하는 조각적 변형을 말해준다. '한 쌍의 반인반수'(1995)는 세자르가 꾸준히 제작해 온 '켄타우로스' 시리즈 중 하나로 국내 아라리오 뮤지엄이 소장해 현재 제주 탑동에 있는 전시장에 상설 전시 중이다. 반인반수의 정체성을 인체와 기계의 결합으로 재해석한 이 조각은, 인체의 파편을 기계적으로 재배열함으로써 고전적인 인간 형상에 대한 조각적 접근에 대해 동시대적인 물음을 던진다. 이처럼 세자르는 당대의 경험과 인식을 토대로 조각적 개념을 갱신해 조각의 역사를 지속시킨 20세기의 대표적인 조각가라 할 수 있다. 안소연 미술비평가
2024-02-29 18:17:44【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전남도는 영농 부산물과 쓰레기 불법 소각 등에 따른 산불 발생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소각 산불 근절을 위해 최고 300만원의 신고포상금을 지급한다고 7일 밝혔다. 전남도에 따르면 올해 산불 발생 건수는 총 51건이다. 이 중 영농 부산물과 쓰레기 소각에 의한 산불이 17건(33%)으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는 입산자 실화 15건(29%), 불씨 취급 부주의 6건(12%), 담뱃불 실화 4건(8%) 순이며, 피해 면적은 952㏊에 달했다. 이에 전남도는 소각 행위에 따른 산불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위반사항을 최초로 신고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신고 대상은 △산림 내에서 불을 피우는 행위 △화기물을 가지고 입산하는 행위 △산림 인접지(100m 이내)에서 영농 부산물과 쓰레기 소각 등 산불방지 위반행위다. 신고는 119, 산림청, 시·군 산림부서와 '스마트 산림재해' 앱으로 손쉽게 할 수 있다. 신고 후에는 신청서와 관련 사진, 동영상이나 이와 유사한 증거물 등 객관적 자료를 시·군 산림부서에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신고포상금은 불법행위자의 처벌 수준에 따라 최고 300만원이 지급된다. 산불 가해자가 징역형 처벌을 받으면 최고 300만원, 벌금형은 최고 50만원이다. 영농 부산물과 쓰레기 소각행위 신고는 최고 10만원(과태료의 10분의 1)을 지급받는다. 영농 부산물과 주택 쓰레기 소각행위 적발 시 '산림보호법'에 따라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전남도는 올 들어 11월 말 현재까지 110건, 2460만원을 징수했다. 한편 전남도는 빈번하게 발생하는 영농 부산물 소각 감축을 위해 영농 부산물 수거 파쇄단 59개 조를 운영하고 있다. 산불전문예방진화대와 산불감시원 379명으로 구성된 파쇄단은 연말까지 운영되며, 11월 말 기준 167t을 수거해 파쇄 조치했다. 또 내년 봄부터는 농촌진흥청에서 영농부산물 파쇄 사업이 신규로 추진되며, 산림·농업 부서 간 협업으로 봄철 소각 산불 차단에 총력 대응할 계획이다. 강신희 전남도 산림자원과장은 "올해 영농 부산물·쓰레기 소각에 의한 산불 피해 면적이 750.9㏊에 달하고 있다"면서 "산림 인접지에서 소각행위 금지와 위반행위 신고에 적극 동참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3-12-07 09:31:43요로결석은 한번 생기면 재발률이 높아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요로결석은 소변이 만들어지고 흐르는 길에 돌이 생긴 것을 말한다. 신장에서 생성돼 요관을 거쳐 방광으로 가는 소변의 흐름이 요로결석으로 막히면 이루 말할 수 없는 통증이 발생한다. 이로인해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감염, 신기능 저하까지 생길 수 있다. 요로결석을 막기 위한 예방 방법과 증상에 따른 치료법을 6일 김명수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사진)와 함께 알아본다. ■체내 수분 부족이 원인 요로결석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 식이 습관, 생활 습관, 수술 병력, 요로 감염 등 다양하다. 요로결석이 생기는 과정은 소변 내 특정 물질이 여러 이유로 농축돼 작은 결정체를 이루게 되고, 이 결정체가 응집되면서 커지면서 생긴다. 따라서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는 여름이나 수분 섭취 자체가 적은 사람은 요로결석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요로결석은 신장에서 일차적으로 형성되고 요관을 통해 내려오다 요관이나 방광에 정체한다. 형성된 결석이 신장 안에만 있으면 증상이 없을 수 있고, 이 경우 응급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요로결석은 대부분 커지거나 이동해 소변의 흐름을 막으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요로결석의 증상은 결석의 위치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흔한 증상으로는 옆구리 통증과 미세 혈뇨가 있다. 통증의 양상은 예리하고 격심한 통증이 옆구리나 측복부에서 발생해 하복부나 대퇴부로 전달되기도 한다. 자세의 변화 여부와 상관없이 지속되며 몇 분에서 몇 시간까지 계속되다 사라지나 다시 나타나기도 한다. ■ 요로결석, 증상 따라 치료 달라져 요로결석은 결석의 크기와 위치, 결석의 성분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결석의 특성에 맞는 적절한 치료 방법이 필요하다. 결석의 위치와 크기, 증상의 정도, 신기능, 요로감염의 유무 등에 따라서 크게는 자연배출, 체외충격파쇄석술, 수술적 제거를 시행할 수 있다. 자연배출은 5mm 이하의 표면이 매끄러운 요로결석에 대해서 고려하며, 통증의 조절과 함께 하루 2500cc 이상의 수분 섭취를 권한다. 다만 결석이 요관을 완전히 막고 있다면 신장 기능의 손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4주 이내에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증이 없어지더라도 드물게 결석이 잔존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결석의 배출을 확실하게 확인하는 것이 장기적인 신기능 저하를 막는데 필요하다. 체외충격파쇄석술은 전신마취 없이 외래에 내원해 1~2주 간격으로 30분 가량 시술을 받으면 된다. 상대적으로 편리한 시술이지만 결석의 성분에 따라 시술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수술적 제거 방법으로는 요관내시경 결석제거술이 대표적이다. 요도를 통해 얇은 내시경을 삽입해 요관이나 신장 안의 결석을 레이저를 사용해 분쇄해 제거하는 수술이다. 최근에는 요관내시경과 결석제거 관련 장비들의 발달로 신장 내의 어떤 위치의 결석도 접근이 가능해졌으며 결석 파쇄 시간이 단축됐다. 다만 결석의 크기가 2cm 이상 되는 경우에는 수술을 계획적으로 나눠 진행한다. 다른 수술 방법으로는 피부에서 신장까지 통로를 만들어 신내시경을 사용해 결석을 제거하는 경피적 신장결석 쇄석술이 있다. ■재발 막고 예방하는 방법은 요로결석은 재발률이 높다. 초기 치료 후 5년 이내에 최대 50%의 비율을 보고하는 연구가 있다. 재발 위험은 결석의 종류, 결석의 크기와 위치, 환자의 요로결석 관련 대사 상태를 포함한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결석 환자의 70% 이상에서 발견되는 수산칼슘결석의 경우 초기 치료 5년 이내에 20~50%의 재발률이 보고되고 있다. 요로결석이 반복적인 재발 환자의 경우, 24시간 소변성분검사를 포함해 요로결석 대사검사를 통한 장기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이는 결석 형성에 기여하는 성분의 파악과 조절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석 형성 가능성을 높이는 경우에는 고칼슘뇨증, 고옥산뇨증, 저시트라뇨증 등이 있다. 이런 대사 상태 이상이 확인되면 결석 재발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적절한 식이요법과 주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요로결석의 재발을 줄이기 위한 식생활로는 하루 2ℓ 이상의 충분한 수분 섭취와 동물성 단백질, 수산 함량이 높은 음식(시금치, 견과류, 초콜릿 등), 설탕, 소금의 과다 섭취 제한 등이 있다. 맥주를 섭취하면 일시적인 소변량 증가는 결석의 배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탈수가 오기 쉽고 수산 성분이 높은 편이므로 장기적으로 결석 형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또 결석 형성에 영향을 주는 질환으로는 비만, 대사증후군, 당뇨병, 통풍 등이 있다. 따라서 기저 질환의 관리가 중요하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3-04-06 18:57:02[파이낸셜뉴스] 요로결석은 한번 생기면 재발률이 높아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요로결석은 소변이 만들어지고 흐르는 길에 돌이 생긴 것을 말한다. 신장에서 생성돼 요관을 거쳐 방광으로 가는 소변의 흐름이 요로결석으로 막히면 이루 말할 수 없는 통증이 발생한다. 이로인해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감염, 신기능 저하까지 생길 수 있다. 요로결석을 막기 위한 예방 방법과 증상에 따른 치료법을 6일 김명수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사진)와 함께 알아본다. ■체내 수분 부족해지면 요로결석 유발돼 요로결석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 식이 습관, 생활 습관, 수술 병력, 요로 감염 등 다양하다. 요로결석이 생기는 과정은 소변 내 특정 물질이 여러 이유로 농축돼 작은 결정체를 이루게 되고, 이 결정체가 응집되면서 커지면서 생긴다. 따라서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는 여름이나 수분 섭취 자체가 적은 사람은 요로결석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요로결석은 신장에서 일차적으로 형성되고 요관을 통해 내려오다 요관이나 방광에 정체한다. 형성된 결석이 신장 안에만 있으면 증상이 없을 수 있고, 이 경우 응급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요로결석은 대부분 커지거나 이동해 소변의 흐름을 막으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요로결석의 증상은 결석의 위치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흔한 증상으로는 옆구리 통증과 미세 혈뇨가 있다. 통증의 양상은 예리하고 격심한 통증이 옆구리나 측복부에서 발생해 하복부나 대퇴부로 전달되기도 한다. 자세의 변화 여부와 상관없이 지속되며 몇 분에서 몇 시간까지 계속되다 사라지나 다시 나타나기도 한다. 또 옆구리 통증과 함께 오심, 구토 등의 위장관 증상과 빈뇨, 요절박과 같은 방광자극 증상도 나타난다. ■ 요로결석, 증상 따라 치료 달라져 요로결석은 결석의 크기와 위치, 결석의 성분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결석의 특성에 맞는 적절한 치료 방법이 필요하다. 결석의 위치와 크기, 증상의 정도, 신기능, 요로감염의 유무 등에 따라서 크게는 자연배출, 체외충격파쇄석술, 수술적 제거를 시행할 수 있다. 자연배출은 5mm 이하의 표면이 매끄러운 요로결석에 대해서 고려하며, 통증의 조절과 함께 하루 2500cc 이상의 수분 섭취를 권한다. 다만 결석이 요관을 완전히 막고 있다면 신장 기능의 손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4주 이내에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증이 없어지더라도 드물게 결석이 잔존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결석의 배출을 확실하게 확인하는 것이 장기적인 신기능 저하를 막는데 필요하다. 체외충격파쇄석술은 전신마취 없이 외래에 내원해 1~2주 간격으로 30분 가량 시술을 받으면 된다. 상대적으로 편리한 시술이지만 결석의 성분에 따라 시술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또 결석의 크기가 클수록 여러 차례에 걸쳐 시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수술적 제거 방법으로는 요관내시경 결석제거술이 대표적이다. 요도를 통해 얇은 내시경을 삽입해 요관이나 신장 안의 결석을 레이저를 사용해 분쇄해 제거하는 수술이다. 최근에는 요관내시경과 결석제거 관련 장비들의 발달로 신장 내의 어떤 위치의 결석도 접근이 가능해졌으며 결석 파쇄 시간이 단축됐다. 다만 결석의 크기가 2cm 이상 되는 경우에는 수술을 계획적으로 나눠 진행한다. 다른 수술 방법으로는 피부에서 신장까지 통로를 만들어 신내시경을 사용해 결석을 제거하는 경피적 신장결석 쇄석술이 있다. 또 복강경이나 로봇을 사용해 요관이나 신우에 절개창을 내어 결석을 제거하는 수술도 있다. ■요로결석, 재발 막고 예방하기 위한 방법 요로결석은 재발률이 높다. 초기 치료 후 5년 이내에 최대 50%의 비율을 보고하는 연구가 있다. 재발 위험은 결석의 종류, 결석의 크기와 위치, 환자의 요로결석 관련 대사 상태를 포함한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결석 환자의 70% 이상에서 발견되는 수산칼슘결석의 경우 초기 치료 5년 이내에 20~50%의 재발률이 보고되고 있다. 요로결석이 반복적인 재발 환자의 경우, 24시간 소변성분검사를 포함해 요로결석 대사검사를 통한 장기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이는 결석 형성에 기여하는 성분의 파악과 조절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석 형성 가능성을 높이는 경우에는 고칼슘뇨증, 고옥산뇨증, 저시트라뇨증 등이 있다. 이런 대사 상태 이상이 확인되면 결석 재발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적절한 식이요법과 주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요로결석의 재발을 줄이기 위한 식생활로는 하루 2ℓ 이상의 충분한 수분 섭취와 동물성 단백질, 수산 함량이 높은 음식(시금치, 견과류, 초콜릿 등), 설탕, 소금의 과다 섭취 제한 등이 있다. 맥주를 섭취하면 일시적인 소변량 증가는 결석의 배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탈수가 오기 쉽고 수산 성분이 높은 편이므로 장기적으로 결석 형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또 결석 형성에 영향을 주는 질환으로는 비만, 대사증후군, 당뇨병, 통풍 등이 있다. 따라서 기저 질환의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체질량지수가 높을수록 소변에서 결석 형성에 촉진하는 옥살산, 요산, 나트륨, 인산의 배설이 증가하므로 체중 조절도 필요하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3-04-06 11:30:42[파이낸셜뉴스] "멀쩡한 장난감이 버려지는 것을 보고 '이거다' 싶었죠." 지난 17일 울산 중구에서 만난 이채진 코끼리공장 대표 (사진)는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아직 망가지지 않았지만 버려진 장난감들이 많다. 산업계에서는 원자재 확보가 '하늘의 별따기'지만 우리에게는 장난감이 원자재인 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울산에만 700평 규모 공장에서 폐장난감을 쌓아두고 있는데 향후 이를 수도권, 경북, 충북 등으로 늘리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 코끼리공장, 폐장난감 수거→원료화 업체로 코끼리공장은 지난 2014년 8월 만들어진 비영리단체다. 주 업무는 폐장난감 수거·수리 및 지원이다. 회사 이름 '코끼리공장'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이 코끼리인 점을 착안했다. 2021년 말부터는 롯데케미칼의 '프로젝트 루프(LOOP) 소셜벤처 1기'에 뽑혀 1년 동안 활동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사업 범위를 기존 수거 및 수리에서 폐장난감 파쇄·원료화까지 넓혔다. 원료는 대부분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프로필렌(PP) 등이다. 이 대표는 "1년 동안 롯데케미칼의 도움으로 폐장난감 전용 선발기 개발, 폐기물 종합 처리업 인허가 획등 등을 이뤄냈다"며 "사업이 한 층 고도화돼 원래 예상했던 것보다 일이 커졌다"고 했다. 그가 처음 폐장난감 순환 사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아이들'이었다. 어린 시절 수녀에게 '아이들 공부'를 추천 받은 이 대표는 대학 시절 아동가정복지학을 복수 전공했다. 그는 "(아동에 대해 공부하다 보니) 어린 시절 좋은 경험이 자랄 때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결국 이는 인류 전체에 도움을 주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폐장난감에 투영됐고 반응도 좋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대표가 운영하는 코끼리공장에는 하루에도 수십 명의 어린이들이 장난감을 기부·교환하러 온다. 이 대표는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기부에 익숙해지고 기부가 '좋은 것'이라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서 "개인 외에도 아동복지기관에서 상당량의 장난감을 기부한다"고 언급했다. ■ 전국에 장난감 수거 공장 확대 목표 그의 향후 목표는 전국에 장난감 수거 공장을 세우는 것이다. 지금도 장난감을 수거해달라고 요청하는 곳은 많은데 공간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우선 2년 내로 수도권에 폐장난감 수거 공장을 세우는 게 목표"라며 "이후에는 경북, 세종 등으로 확장하고 싶다"고 했다. 해외 국가들과의 교류도 검토 중이다. 한국 내 출산율이 줄어드는 만큼 범위를 전세계로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근 한 일본 거대 복합 주식회사 관계자들이 직접 울산 코끼리공장을 방문해 공장 견학을 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해외에는 폐장난감 순환 사업에 관심 있는 사람이 많다"며 "우선 보고 있는 지역은 (아동 인구가 많은) 미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이라고 귀띔했다. 그의 최종 목표는 '어린이집 원장'이다. 이 대표는 "사업 시작 전 했던 일은 어린이집 선생님이었고, 어차피 사업도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하는 일"이라며 "현재 공장이 처리(파쇄 및 원료화) 할 수 있는 최대 폐장난감 양은 총 2t 가량인데, 안정적 수입이 나올 수 있는 양인 '하루 20t' 정도가 되면 (사업을) 정리하고 어린이집을 크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3-02-19 03:29:41"한강 밑 최초의 도로 터널로 조성되는 한강터널의 상부는 흙 두께가 얕고 수압이 높은 복합지반으로 고난이도 공정이지만, 도로 터널 최초로 TBM 공법을 적용해 신속하고, 안전하게 시공하겠습니다." 안병철 고속국도 제400호선 김포~파주 건설공사(제2공구) 현대건설 현장소장(사진)은 "한강터널은 한강 아래 건설되는 최초의 도로 터널이면서 도로 터널 최초로 TBM 공법으로 건설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27일 경기 파주시 한강터널 공사 현장에서 만난 안 소장은 '이수식 쉴드 TBM 공법'의 안전·신속성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쉴드 TBM공법'은 전면부의 커터 헤드가 천천히 회전하며 암반을 깎아내면 굴착된 구간을 두꺼운 콘크리트 구조체로 둘러쌓아 터널 형태를 완성하는 공법이다. 기존 발파 공법에 비해 소음, 진동, 분진 등의 발생이 적고 시공성 및 안전성이 높아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안 소장은 이 공법이 고난이도 공정인 한강터널 공사에 가장 적합하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강 아래는 높은 수압과 토사, 암반이 혼재된 복합지반구간이 존재한다"며 "터널 상부 지반의 깊이가 얕은 저토피 구간으로 단층 파쇄대(작은 단층이 많이 생기면서 암석이 잘게 부서진 곳)가 존재하는 지질취약구간을 통과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공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TBM 공법'이 적용된 만큼 안전하고 신속하게 공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그는 "TBM 장비를 감싸고 있는 강철 원통형 쉴드가 막장(갱도 끝에 있는 채굴이나 굴진 작업장)의 붕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등 지반불량구간의 사전 위험을 감지한다"며 "건설정보리모델링(BIM), 사물인터넷(IoT) 등 최신 스마트기술을 활용해 안전성을 최대화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대단면 TBM터널 시공 경험이 풍부한 독일 터널전문가도 영입했다. 그는 "고난이도 공정인 만큼 경험이 풍부한 독일의 터널 전문가를 영입하고 지반조사를 추가로 실시하는 등 면밀한 준비 과정을 거쳤다"며 "TBM을 개발한 독일의 헤렌크네히트사와 협업해 장비에 전방탐사 시스템, 막장 관측 카메라 등 최첨단 기술도 적용했다"고 전했다. 고속국도 제400호선 김포~파주 건설공사 제2공구에 속한 한강터널은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건설 구간 중 경기 김포시 하성면 마곡리~파주시 연다산동을 잇는 총 연장 6.734㎞ 중 2.98㎞ 구간이다. 이중 2.86㎞가 TBM공법으로 건설된다. 터널 굴착단면의 크기는 직경 14.01m로 국내 최대 규모다. 시공은 현대건설이 맡고 있다. 그는 논란이 일고 있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서울 은마아파트의 TBM 적용과 관련해서는 "현존하는 터널 굴착공법 중 가장 안전한 공법으로 도심 지 터널에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소음, 진동이 적어 발파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건물 균열 등도 기계가 앞으로 굴진하면서 조금씩 암반을 깨뜨리는 만큼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터널 내 근로자 안전관리를 위한 IoT센서 부착, 스마트 태그를 통한 근로자 위치 관리 등 스마트 안전관리시스템으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며 "근로자 안전까지 고려해 무사히 공사를 마무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2-12-27 18:12:50[파이낸셜뉴스] 오는 2024년 개통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을 운행할 철도 차량( 사진)이 제작한 지 1년2개월 만에 첫 선을 보였다. 국토교통부는 19일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GTX-A 노선 철도 차량 출고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현대로템이 2021년 10월 제작에 착수한 지 1년2개월 만이다. GTX-A 구간에는 총 20편성이 운행될 예정이며, 2024년 6월까지 순차적으로 출고된다. 파주~동탄을 잇는 길이 82.1㎞의 GTX-A노선은 2024년 파주~서울역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개통해 오는 2028년 완전 개통된다. 총사업비는 5조5960억원이다. 이번에 출고된 GTX 차량은 8칸, 1편성으로 구성돼 1회 운행으로 1000명 이상의 승객을 운송할 수 있다. 최고속도는 180㎞/h로 기존 지하철(최고속도 80㎞/h)에 비해 두 배 이상 빠르다. 차량에는 다양한 첨단기술과 편의장치가 적용됐다. GTX 차량 상부에 탑재된 카메라로 선로 등 철도시설의 이상 상황을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는 '시설물 모니터링 시스템'을 설치해 열차 운행의 안정성을 강화했다. 고속운행 소음을 줄일 수 있는 단문형 출입문(KTX 적용방식)을 설치(한칸 6개, 한쪽 3개)하고, 출입문에 2중 장애물 감지 센서를 적용해 승객이 안전하게 승하차할 수 있도록 했다. 실내는 이용자 편의성과 쾌적성을 위해 좌석 폭을 일반 전동차보다 30cm 넓히고, 공기정화장치·항균 카펫을 설치했다. 디자인은 시민 선호도 조사, 실물모형 품평회를 거쳐 최종 결정했다. GTX는 지하 40m 아래의 대심도 구간을 고속으로 운행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빠르게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다. 국토부는 GTX-A의 2024년 상반기 수서~동탄 구간 개통을 목표로 TBM 등 최첨단 공법을 이용해 공사 중이다. TBM 공법은 다수의 디스크커터를 장착한 커터헤드를 회전시켜 암반을 압력에 의해 파쇄한다. 기존 NATM(화약발파식) 공법 대비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2600만 수도권 주민들께서 더 이상 잠을 쪼개 새벽에 일어나거나, 가족과의 저녁을 포기하지 않도록 2024년 상반기 수서~동탄 구간을 차질없이 개통할 것"이라며 "나머지 구간도 순차적으로 건설해 GTX망을 빈틈없이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2-12-19 08:44:34‘트레이서’가 눈을 뗄 수 없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방송한 MBC 금토드라마 ‘트레이서’(극본 김현정 / 연출 이승영 / 제작 웨스트월드스토리) 2회는 분당 최고 시청률이 8.4%까지 치솟은 가운데 수도권 가구 시청률은 6.5%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본격 활약을 시작한 조세 5국 팀장 황동주(임시완 분)와 마음을 돌려 국세청에 남기로 한 서혜영(고아성 분)의 공조, 욕망의 발톱을 드러내기 시작한 중앙지방국세청장 인태준(손현주 분)과 얽힌 충격적 전개가 이어졌다. 앞서 황동주는 과감하게 기둥을 부수며 양 회장의 자택에 숨겨진 비자금을 찾아내 ‘쓰레기 하치장’으로 불리던 조세 5국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다. 하지만 팀원들의 안위를 걱정한 서혜영은 독단적으로 행동한 황동주를 오히려 질책했고, 황동주는 “당장 짐 싼대도 안 말리니까 갈 길 가시죠”라며 그녀와 팽팽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태준은 본청에 들어오자마자 떠들썩하게 신고식을 치른 황동주를 더욱 눈여겨보기 시작했고, 오래전 회계사로 일하던 그와 첫 인연을 회상했다. ‘무엇이 상대를 변하게 했는가, 그 계기를 찾아’라고 되뇌며 생각에 잠긴 인태준과, 마찬가지로 인태준을 떠올리며 적의에 찬 눈빛을 보이는 황동주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서혜영은 황동주와의 짧은 말다툼 이후 심경의 변화를 겪었다. 국세청을 퇴사하려던 그녀는 깊은 고민에 빠졌고, 포장마차에서 술에 몹시 취해 “나 안 관둘 거야. 아니, 못 관둬”라며 본심을 드러냈다. 다음 날 태연한 표정으로 출근한 황동주는 “잃어버린 자부심을 되찾아 오라”며 서혜영을 자극했고, 결국 서혜영이 팀에 남아 있기로 하면서 두 사람의 본격적인 공조가 시작됐다. 5년 전, 다니던 회사의 탈세 제보를 한 후 심장마비로 사망한 동료의 몫을 하겠다며 찾아온 인물로 인해 새로운 사건이 시작됐다. 하지만 제보 대상인 ‘OZ식품’은 얼마 전 조세 3국에서 조사를 끝낸 기업이었고, 중복조사 금지의 원칙으로 손을 댈 수 없는 상황. 황동주는 탈세 제보를 했다는 이유로 아들이 보는 앞에서 이사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한 이 부장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보게 됐고, 이 사건을 맡겠다며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나태함과 정의로움이 공존하는 오영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물음표를 새겼다. 그는 명의대여 피해로 국세청의 압류 조치를 당하고 절망에 빠진 젊은 부부에게 몰래 돈 봉투를 건네는가 하면, “괜히 들쑤셨다가 감당 못 할 일이 생길 수 있으니까 조용히 있자”라며 황동주를 만류하는 등 권력 앞에서 순순히 엎드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이 때문에 황동주와 오영의 대립이 격화돼 또 다른 긴장감을 유발했다. 2회 말미에는 깜짝 놀랄 전개가 이어졌다. 황동주는 ‘OZ식품’ 사건을 조세 3국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자료를 이면지로 바꿔치기했고, 서혜영은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OZ식품 재무팀 사무실을 습격했다. 하지만 도착한 그녀 앞에는 텅 빈 서랍과 금고, 모조리 파쇄된 서류 등 장부를 인멸하려는 흔적들이 펼쳐져 있어 큰 충격을 안겼다. 한편 인태준이 PQ그룹 재무이사 류용신(이창훈 분)과 밀회를 가지며 건네받은 서울청 ‘모범납세자’ 명단에 OZ식품 기업이 올라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망연자실한 표정의 서혜영과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은 인태준, 그리고 “이의 있습니다”라고 소리치며 대회의실 문을 박차고 들어간 황동주의 모습이 교차하며 긴장감이 폭발하는 엔딩이 완성됐다. 이렇듯 ‘트레이서’는 입체적이고 통통 튀는 인물들의 등장과 빈틈없는 스토리로 안방극장의 취향을 완벽 저격했다. ‘나쁜 돈’을 쫓아 거대한 권력에 맞서는 전문가들의 활약은 물론, 이들이 품은 비밀스러운 사연이 하나둘 밝혀질 전망이어서 앞으로의 전개에 귀추가 주목된다. ‘트레이서’는 매주 금, 토요일 밤 9시 50분에 방송한다. /slee_star@fnnews.com 이설 기자 사진=MBC ‘트레이서’ 방송 캡처
2022-01-09 09:2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