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시지트로닉스가 차세대 전력용 반도체 개발 소식에 장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오전 9시 40분 기준 시지트로닉스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4.17% 상승한 1만202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시작 직후 시지트로닉스는 가격제한폭(30.00%)까지 오르며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내 상승폭을 내어줬다. 이날 한 매체는 시지트로닉스가 차세대 전력용 반도체로 각광받고 있는 산화갈륨을 활용한 초고속 스위칭용 쇼틔키 배리어 다이오드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산화갈륨 전력 반도체는 미국, 일본 등 세계적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차세대 전력변환용 반도체의 핵심 소자다. 이 보도에 따르면 시지트로닉스는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 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한 ‘저결함 특성의 고품위 산화갈륨 에피소재 및 1㎸ 이상의 항복전압을 가지는 전력소자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최초로 1200V급 산화갈륨 반도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4-07-22 09:43:31[파이낸셜뉴스]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경영권을 쥐게 될 경우 핵심 자원의 생산과 관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20일 비철금속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국내에서 전략 광물자원인 비스무트와 안티모니를 생산하는 사실상 유일한 기업이다. 비스무트는 4세대 소형 원자로와 원자력 잠수함에 쓰이는 전략물자로, 수출 때 건별로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품목이다. 무연 황동의 주 원재료로 국제 환경규제로 황동 제품에 연 사용이 제한되면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재로도 각광받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에 대비해 전자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네오디뮴 자석의 대체재로도 주목된다. 안티모니는 주로 난연제와 촉매제의 주 성분인 삼산화안티몬의 원료가 된다. 섬유와 플라스틱, 전자기기 등에 첨가해 불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물질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안티모니와 갈륨, 저마늄 등 일부 금속을 전략물자로 지정하고 수출 통제를 하고 있다. 일부 중국 업체들은 자원을 무기화하고 국제가격 상승을 목적으로 판매를 제한하고 있어 시장 상황은 불안정한 상태다. 고려아연은 연간 약 900t의 비스무트를 생산해 국내 방위산업 등 전략산업에 공급하고 있다. 안티모니는 국내 시장 규모인 4000톤 중 60%를 고려아연이 담당하고 있으며, 이를 제외한 물량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기자본인 MBK와 아연과 은 등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영풍이 전략광물자원을 관리하고 생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방위산업 관계자도 "'전략광물자원'의 공급 차질 등이 발생할 경우 방위산업을 넘어 국방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이로 인한 파장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핵심 전략광물의 안정적인 공급망으로서 국내에서 이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은 고려아연이 유일하다"며 "최근 중국이 안티모니 수출 통제에 나선 상황에서 국내 영향이 적었던 건 고려아연이 기존 60% 물량을 공급하고 있어, 필요에 따라 이를 추가 공급할 수 있는 기술력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10-20 17:13:17[파이낸셜뉴스]지난해 우리나라 대(對)중 무역수지가 31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향후 흑자 전환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내 자체 조달이 늘어나고 기술력도 첨단분야를 중심으로 우리나라를 추월하면서 대중 수출 반등 요인이 사라지고 있어서다. 이에 국내 수출 핵심 품목인 반도체의 기술력 격차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실익을 늘려야 한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대중 무역수지 31년 만에 적자 전환2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 무역수지는 181억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31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최근 5년간 대중 수출 증가율이 평균 -4%로 대중 수입증가율(7%)에 못 미치면서 무역흑자가 지속적으로 줄어든 결과다. 대중 무역수지는 올해에도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2억달러 흑자를 낸 2월을 제외하고 3월과 4월에 각각 -9억달러, -20억달러 적자를 보였다. 대중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으로는 우선 중국의 경기 둔화가 꼽힌다. 중국경제는 2016년 이후부터 성장률 7% 미만의 중속성장 기조로 전환한 이후 2022년부터 코로나 봉쇄정책과 부동산 침체 등으로 수입이 2년 연속 둔화했다. 특히 상하이 등 대도시를 전면 봉쇄한 영향으로 2022년 2·4분기 성장률이 역대 2번째로 낮은 0.4%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비구이위안 등 부동산기업 디폴트에 수입수요가 크게 위축됐다. 아울러 제3국 우회생산과 중국 내 자체조달이 늘어난 것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중국의 해외직접투자(ODI) 중 아세안 비중은 2010년 6%에서 2022년 11%로 약 2배 급증했다. 생산기지가 해외로 이탈하면서 중국의 전체 수입에서 가공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27%에서 작년 15%로 9년 연속 감소했다. 중국의 기술력도 첨단분야를 중심으로 우리나라를 추월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정보통신기술 등 주요 11개 산업분야에 대한 중국의 기술력은 2022년 82.6(미국=100)을 기록하며 한국(81.5)을 추월했다. 중국의 중간재 기술 수준은 우리나라의 80%에 달하는 반면 가격은 70%에 불과해 높은 가성비를 무기로 대체 움직임이 활발한 상태다. ■美 견제 확장에 무역수지 회복 어려워대중 수출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대중 수입 의존도는 확대되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중국 공급망 의존도는 핵심원자재 등을 중심으로 19%로 주요국(9%)의 두 배를 상회했다. 중국 의존도가 절반 이상인 수입품목도 30%를 넘어섰고 불화수소, 네온 등 주요 반도체 소재의 경우 70%를 상회했다. 김기봉 국금센터 책임연구원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산화리튬, 수산화리튬의 대중 수입액은 지난해 49억달러로 2019년 대비 18배 급증했다”며 “과다한 중국 의존도로 인해 2021년 요소수 부족 사태, 2023년 갈륨·게르마늄·흑연 수출 금지에 따른 우려 등 중국 관련 원자재 수급차질 현상이 늘어나는 추이”라고 설명했다. 대중 무역수지도 과거와 같은 흑자를 보이기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의 경우 중국의 경기회복으로 코로나19 기간 누적됐던 대규모 재고가 줄어들고, 올해 IT제품 수요가 9% 늘어나면서 대중 수출이 증가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견제가 확대돼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이 크게 줄어들 수 있어서다. 김 책임연구원은 “반도체는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의 약 30%, 무역흑자의 460%를 차지한다”며 “미국이 동맹국들에 중국 통제의 핵심인 반도체 수출제한 압력을 높일 경우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이 급감할 가능성이 있고 미국은 이미 동맹국에 반도체 수출뿐아니라 서비스 제공 금지까지 요청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기술 경쟁력 확보해 수출 늘려야국금센터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에서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와 중국의 10대 수출 상품 중 5개가 중복돼 경쟁 관계가 심화되는 가운데 최근 중국 기업은 낮은 생산원가를 바탕으로 대량생산에 나서면서 국내 기술력이 차별화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중국 반도체 수출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무역수지가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어도 반도체 부문은 대규모 흑자를 유지했고 특히 대중 무역은 반도체 흑자가 최근 5년간 평균 218억달러로 무역수지(120억달러)의 약 2배를 기록한 만큼 중요성이 막대하다는 지적이다. 국금센터는 중국이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조성하는 등 자립을 시도하고 있어 국내 반도체 수출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우리나라 대중 ODI는 미중 기술갈등 심화 우려에 전년 대비 80% 급감하며 최근 20년 동안 가장 저조했고 신규 법인 수도 2022년을 제외하고 역대 최저인 205개를 기록하는 등 중국 내 영향력이 낮아지고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미국의 칩4 동맹 등 대중 기술 견제를 반도체 기술력 격차 유지 등에 활용하면서도 미국의 규제가 엄격하지 않은 범용 반도체 부문 등에선 중국과 일정 수준의 협력을 모색하는 등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삼성은 낸드 반도체의 40%, SK하이닉스도 낸드 20%, 디램 40%를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의 대중 제재에 취약한 상태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5-19 12:39:06[파이낸셜뉴스] 뷰웍스가 엑스레이 디텍터에 인공지능(AI)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SW)를 결합한 융복합 솔루션을 앞세워 미래 기술 선도에 나섰다. 뷰웍스는 최근 12년 전 출시한 평판형 엑스레이 디텍터 'VIVIX' 시리즈를 고해상도, 경량화 등 성능 개선과 함께 AI 진단보조 기능을 결합했다고 8일 밝혔다. 이를 통해 치과용에서 유방검사용, 수의용까지 활용처를 넓히고 있다. 뷰웍스 관계자는 "올해 세계적인 트렌드인 방사선량 최소화, AI 진단보조 등 융복합 기술로 진화된 통합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저선량 엑스레이 촬영 시 발생하는 노이즈를 제거해 진단 영상의 선명도를 높이는 딥러닝 기반 솔루션 '딥 디노이징'을 개발,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평판형 엑스레이 디텍터(FPD)는 10여년 전 글로벌 의료영상 분야에서 기존 아날로그 방식 디텍터(CR)를 대체하는 핵심 컴포넌트로 떠올랐다. 뷰웍스는 2012년 평판형 엑스레이 디텍터 'VIVIX' 시리즈와 더불어 세계 최초로 개발한 AED를 선보이며 아날로그 엑스레이 장비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했다. 'VIVIX' 시리즈는 발매된 해에 유럽CE 인증과 더불어 무선 평판형 엑스레이 디텍터로서는 국내 최초로 미 FDA 인허가를 취득했다. 영상 획득 성능과 제품 안정성을 바탕으로 북미,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인 결과 평판형 엑스레이 디텍터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011년 1%에서 2023년 66%까지 늘었으며, 최근 6년간 정지영상 엑스레이 디텍터 매출액은 연평균 성장률 7.8%를 기록했다. 이후 평판형 엑스레이 디텍터는 시장 수요에 따라 경량화 설계 및 신소재를 적용, 분야별 맞춤형 솔루션으로 고도화됐다. 뷰웍스의 신형 정지영상 디텍터 'VIVIX-S FW'는 표면에 유리 대신 유연성이 강한 폴리이미드 필름 소재 기판을 적용해 기존 대비 25% 이상 경량화 되었으며, 내충격성도 함께 강화됐다. 치과용 동영상 디텍터 'VIVIX-D'의 경우 인듐 갈륨 아연 산화물(IGZO) 박막트랜지스터(TFT)를 탑재해 의료영상의 화질과 프레임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였으며, 최근 이동형 C-arm·유방검사용으로 적용처를 넓혀가고 있다. 한편, 뷰웍스는 최근 전용 영상 진단 소프트웨어 'VXvue'에 수의용 AI 진단보조 기능을 연계해 핵심 시장인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특히 AI 등 혁신 기술 투자에 힘써 기술 고도화 및 제품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4-08 14:58:59[파이낸셜뉴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문재경 박사팀이 한국세라믹기술원과 함께 3000V의 고압을 견뎌내는 전력반도체 핵심 소재와 부품 공정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부품을 만들면 기존의 부품보다 절반 크기로 줄일 수 있고, 성능은 10배, 가격 경쟁력은 20배까지 높일 수 있다. 1일 ETRI에 따르면, 연구진이 개발한 소재는 국내 최초로 3000V급 산화갈륨 전력반도체 '모스펫(MOSFET)'의 부품이다. 전력반도체는 흔히 트렌지스터라 부르는데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제품에 들어가 있다. 집으로 들어오는 220V의 전압을 변환해 낮추거나 높여 전자제품을 작동시키는 부품이다. 전력반도체의 가장 오래된 소재는 실리콘. 이보다 성능이 좋은 대표적 소재가 실리콘 카바이드와 질화갈륨이다. 연구진은 "이번 산화갈륨 에피 소재와 전력반도체 '모스펫(MOSFET)'소자 기술은 기존 전력반도체보다 3분의 1~5분의 1 수준으로 제조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국산화를 통해 우리나라가 차세대 전력반도체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산화갈륨 반도체는 성능이 더 우수해 더 높은 전압까지 견딜 수 있어 전력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50% 이하로 줄여 소형화가 가능할 뿐만아니라 전력변환 효율도 높다. 따라서 전력반도체 소자의 성능을 10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어 기존 전력반도체 대비 소자의 가격 경쟁력까지 20배 이상 높일 수 있다. 연구진은 "산화갈륨 전력반도체 소자는 전력변환 효율을 높이면서 동시에 인버터 및 컨버터 시스템의 크기도 10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95% 이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전력반도체 부품은 이동통신이나 전기차, 태양광 및 풍력발전, 전력전송, 국방, 우주항공, 양자컴퓨터 등 국가 산업 전반에 사용되고 있는 핵심 부품이다. ETRI는 4미크론 두께의 도금공정을 이용한 세계 최초의 4인치 모스펫 소자 공정 및 상용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국내 기술로 개발된 4인치급 대면적 에피소재 및 소자 공정 기술을 활용한 산화갈륨 전력반도체 양산기술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2-01 14:24:30【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국내 연구진이 단파 적외선 영역에서 광학 성능을 나타내는 새로운 친환경 양자점을 제조하고, 광검출 소자에 이를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7일 아주대학교는 김상욱 교수(응용화학생명공학과·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 연구팀이 InSb 양자점을 염소 이온 표면 처리해 광학 성능을 극대화하고, 이를 소자에 적용하기 위해 무기 리간드 치환 기술과 접목, 높은 성능의 포토다이오드 타입 광검출기 제작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의 소재를 대체해 자율주행이나 무인 이동체 등 산업·군사·천문 관측용 탐지 장치에 활용 가능한 원천소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관련 논문은 '표면 산화를 억제한 1500nm SWIR 광검출기용 콜로이드 InSb 양자점(Colloidal InSb quantum dots for 1500 nm SWIR photodetector with antioxidation of surface)'라는 제목으로 재료공학 분야의 저명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12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는 김종현 아주대 교수(응용화학생명공학과·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와 이행근 한국화학연구원 박사가 함께 참여했다. 단파 적외선은 근적외선 영역보다 긴 파장대의 범위로 파장이 길어 투과성이 좋으며, 특히 가시광·근적외선 영역보다 태양광이나 수분에 의한 간섭이 매우 적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단파 적외선은 자율주행이나 무인 이동체 등에서 주변 환경을 인식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며, 흐리고 안개 낀 날이나 어두운 밤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단파 적외선의 효율적 감응을 위한 소자의 성능과 가격 등의 측면에서는 한계를 보여 왔다. 기존 단파 적외선 감응 소자의 경우 규소(Si)나 인듐 갈륨 비소(InGaAs)를 기반으로 하나, 이 경우 1100nm 이상의 긴 파장 영역 대에서는 감도가 크게 떨어진다. 두 종류 이상 물질의 주기적 층을 쌓은 초격자 반도체의 경우, 제작 단가가 매우 비싸고 상온에서의 감지 성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비용이며 비냉각형 소재인 양자점(Quantum Dot)이 하나의 해결 방안으로서 학계 및 산업계의 관심을 받아왔다. 양자점은 2023 노벨화학상의 영광을 차지한 반도체 나노입자 소재로, 수 나노미터(nm) 크기의 물질이 형태나 조성에 따라 가시광에서 적외선 영역까지 파장 조절이 매우 용이해 다양한 광소자로 연구되고 있다. 특히 황화납(PbS)이나 황화셀레늄(PbSe), 텔루르화 수은(HgTe) 같은 양자점 기반 소재를 이용한 단파 적외선 감응 소자들이 학계에서 최근 연구되어 왔지만, 납과 수은 같은 유독성 중금속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산업계에서 널리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존재했다. 이에 따라 아주대 공동 연구팀은 납(Pb)이나 수은(Hg)을 사용하지 않는 InSb 양자점을 주목했다. InSb 양자점은 유해 중금속을 사용하지 않는 양자점으로 알려져 있으나, 표면 산화에 매우 취약해 그 성능을 나타내기가 매우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다. 아주대 연구팀은 합성 단계에서 염소 이온을 첨가해 양자점 표면 산화를 최대한 억제, InSb 양자점의 광학 성능을 극대화하고, 무기리간드 치환 기술을 접목해 안정적으로 소자에 적용 가능한 형태로 가공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든 고밀도의 양자점 필름을 ITO 기판에 코팅해 포토다이오드 타입의 광 검출 소자에 적용했으며, 그 결과 상온의 1370nm와 1520nm 영역에서 각각 11.2%, 6.3%의 외부 양자효율을 달성, 별도의 냉각 장치 없이도 높은 성능이 나타남을 확인했다. 또 연구팀은 합성된 InSb 양자점의 단파 적외선 흡광 성능뿐 아니라 발광 또한 확인, 이를 통해 새로운 광원으로서의 가능성 또한 발견했다. 단파 적외선 발광의 경우 가시광이나 근적외선보다 인체 조직에서의 투과성이 매우 높기에 바이오 이미징에서 더욱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으며, 수분이나 햇빛 등 외부 환경에 의한 간섭이 적어 사물인터넷(IoT) 분야 등에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상욱 아주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InSb 양자점 제조기술은 납과 수은 같은 유독성 중금속을 활용하지 않은 친환경 기술로, 가격 경쟁력과 효율도 높아 단파 적외선 감응에 사용할 수 있는 산업계의 가장 현실적 대안"이라며 "앞으로 지속적인 추가 연구를 통해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에 응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KIURI 및 기초연구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고, 국내 특허 출원이 완료됐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3-12-07 17:25:54중국 통관당국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요소 수출을 갑자기 막으면서 국내 시장에 수급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주말에 이어 4일에도 부랴부랴 긴급회의를 갖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3개월분 재고는 충분하다며 지나친 우려를 경계한다고 밝혔지만, 제2 요소수대란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중국 당국의 요소수 수출통제로 국내 산업계가 대소동을 겪었던 때가 2년 전이다. 자원개발의 필요성과 원자재 공급처 다변화의 교훈을 뼈저리게 느꼈으면서도 그동안 대체 무슨 대비를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이 한국행 요소 물량을 붙잡고 있다는 보고가 나온 것은 지난달 말부터였다고 한다. 심지어 수출심사를 다 끝내고 마지막 선적 단계에서 통관이 보류된 경우도 있었다. 보고를 받은 정부가 여러 채널을 통해 중국 정부에 확인했지만 중국 측은 딱 부러진 대답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요소 수출제한과 관련해 공식 조치를 취한 적 없다는 애매한 답변만 했다고 하는데 이런 풍경이 아주 낯선 것도 아니라고 본다. 일각에선 요소 시장 큰손인 인도가 전 세계 주요국의 요소를 대거 사들이자 중국이 수출물량을 줄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돌연 수출을 막은 이유가 어찌 됐건 파장을 중국이 몰랐을 리 없다. 요소수는 주로 디젤차가 내뿜는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데 사용되는 촉매제다. 2년 전 파동 당시 국내 요소수 가격은 10배 이상 급등했다. 곳곳에서 화물차 운행이 중단되는 대혼란이 벌어졌다. 중국은 미국의 자국 배제 움직임에 이미 노골적으로 자원무기화를 선언한 바 있다. 중국은 핵심광물 수출통제를 국가안보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지난 8월 갈륨, 게르마늄의 수출통제를 시작했고 지난달엔 희토류, 이달 들어선 흑연까지 수출신고제 품목에 올렸다. 이들 원자재는 반도체, 2차전지 핵심재료들이다. 이 품목들의 수출통제 조건은 당장 국내 기업이 피해를 볼 정도는 아니지만 향후 중국의 태도가 돌변할 수도 있는 것이 문제다. 지금 눈앞에 벌어진 요소수 사태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산 원자재 비중을 낮추는 일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절박한 과제가 됐음에도 우리의 대응은 안일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요소수 중국산 비중은 2년 전 71%에서 지난해 67%로 낮아졌으나 올 들어선 91%까지 치솟았다. 리튬, 코발트, 흑연 등 핵심광물도 80% 이상이 중국산이다. 베트남이나 호주 등 다른 공급처가 있었는데도 중국산을 포기하지 못했던 것은 비용 때문이다. 영세기업들이 사력을 다해 신규 공급처를 모색했다가 결국 가격 때문에 중국으로 돌아선 경우가 허다했다고 한다. 정부가 이런 현실을 반영해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내놨어야 했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새 무역활로를 열어주고 비용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중단된 해외자원개발을 복원하는 일도 시급하다. 미국은 중국산 핵심광물을 쓰면 각종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하는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뿐 아니라 중국 밖에서 설립된 합작사에 중국 지분이 25% 이상인 기업에도 혜택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공세를 높인다. 유럽연합(EU)의 기류도 이와 다르지 않다. 우리 정부와 기업이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 공급망 다변화와 장기적으로는 핵심광물 대체재 개발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2023-12-04 18:58:24[파이낸셜뉴스]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23일 서울 엘타워 그레이스홀에서 전력반도체 업계 임직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6회 파워반도체-파워코리아 포럼'을 개최했다. 전력(power)반도체는 전기를 활용하기 위해 직류·교류 변환, 전압·주파수 조정 등 전력의 변환·변압·안정·분배·제어를 수행하는 반도체다. 산업부는 내년부터 5년간 총 1384억6000만원(국비 938억8000만원) 규모로 '화합물 전력반도체 고도화 기술개발 사업'을 시작한다. 이번 포럼에서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을 통해 신규 사업 추진방향을 업계에 설명했다.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과 기술 및 정책 동향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화합물 전력반도체 분야 국내 팹리스 기업들은 수요 기업과 파운드리 기업들을 상대로 탄화규소(SiC), 질화갈륨(GaN), 산화갈륨(Ga2O3) 등에 대한 신기술 개발 동향을 발표했다. 또한 포럼과 더불어 전력반도체 분야 팹리스 기업들의 채용 설명회를 연계 진행함으로써 산업 생태계가 확보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차세대 반도체로서 '화합물 전력반도체'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앞으로도 산업부는 우리 업계가 국내외 전기차·에너지 수요와 연계한 핵심기술(소재-소자-IC-모듈)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3-11-23 12:48:01[파이낸셜뉴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저장연구단 장보윤 박사팀이 리튬이온 전지보다 높은 용량의 전고체 전지를 개발했다. 또한 이 전고체 전지는 구부리거나 잘라도 화재나 폭발위험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연구진은 이 전고체 전지가 불이 나지 않는 상온 구동형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나 신재생에너지 연계를 위한 대용량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안정성이 필수적인 인체 적용 배터리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1일 에너지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진은 이 전고체 전지를 에이에스이티㈜에 1차 기술이전을 완료했다. 에이에스이티㈜ 측은 전기자동차용 전고체 전지의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이차전지 시장에서 전고체 전지 기술 개발은 황화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 황화물 기반의 전고체 전지는 악취를 가진 무색 유독 기체인 황화수소 발생 가능성이 있다. 반면 산화물 기반의 고체 전해질은 얇게 만들기 어렵고 깨지기 쉬운 단점이 있다. 또한 고분자 함량이 높아 60도 이상의 높은 작동 온도가 필요하다. 연구진이 산화물 기반의 고체전해질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샌드위치 3층 구조로 만들었다. 고이온전도성 고분자층을 위아래에 놓고 갈륨이 섞인 복합산화물을 가운데 배치했다. 이를 통해 60도 이상의 고온이 아니어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전고체 전지를 만들 수 있었다. 또 기존 리튬전지의 에너지 밀도가 300Wh/㎏인데 반해 새로 개발한 전고체전지는 310Wh/㎏까지 높은 성능을 보인다. 복합 고체 전해질은 국내 최초로 기존 산화물계 고체전해질의 함량 한계인 30%를 80%까지 높여 이온전도성과 안정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연구진은 "샌드위치 구조를 통해 양극과 음극이 맞닿은 부분의 저항은 획기적으로 줄이고, 고함량의 고체 전해질은 이온전도성을 10배 이상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또 고분자를 바인더로 활용해 소재간 결착력과 안정성을 강화함에 따라 얇게 만들기 어렵다는 단점을 극복해 롤투롤 공정으로도 제작할 수 있다. 실제 파일럿 스케일 규모의 공정을 확보해, 롤투롤 고정으로 수십m 단위의 연속 공정으로 복합 전해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한편, 이번 전고체 전지 개발은 캐나다 국책연구소인 NRC와의 2년간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한 결과다. 캐나다의 핵심 광물을 활용한 전고체 전지 기술의 국제협력을 강화해 연구원의 역량 강화는 물론 이를 통해 북미 시장 진출의 중요한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11-21 11:15:56【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보호무역주의 혹은 자국 우선주의는 특정 국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표면적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시작점으로 알려져 있지만 중국이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통제하고, 자국 내 비료업체 일부에 요소 수출중단을 지시한 것도 모두 같은 맥락으로 인식할 수 있다. 세계를 양분한 G2의 이런 추세는 곧바로 다른 국가들에 전이됐다. 프랑스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 멕시코 철강관세, 말레이시아 희토류 수출금지, 인도네시아 니켈 수출통제 등도 모두 비슷한 목적으로 세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이 쏘아올린 자국 우선주의 18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자국 우선주의 화살을 쏘아올린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미국 내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 감축을 목표로 일정 요건을 갖춘 전기차에 최대 4000달러(중고차)~7500달러(신차)의 세액을 공제해준다는 것이 이 법의 표면적인 골자다. 그러나 혜택을 받기 위해선 전기차 제조에서 중국 등 우려국가의 배터리 부품과 광물을 일정률 이하로 사용토록 해 전기차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경쟁하면서 각종 광물에서 세계 최대 매장량 혹은 생산량이라는 무기를 갖고 있다. 기술적 우위에서 미국에 뒤처진 중국은 이를 곧바로 전략수단으로 사용했다. 지난해 말 핵심 전략물자인 희토류의 정제·가공·이용기술을 '수출금지 및 제한 기술 목록'에 포함시켰고, 올 상반기에는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통제에 착수했다. 갈륨과 게르마늄 또한 희토류처럼 반도체에 필수광물이다. 향후 희토류에 대한 직접적 규제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자국 내 비료업체 일부에 요소수의 원료가 되는 요소 수출중단을 지시했다. 중국판 블룸버그 터미널로 인식되는 '윈드'(WIND)에 외국인 사용자의 정보접근을 제한한 것이나 데이터3법(사이버보안법·데이터보안법·개인정보보호법), 외국기업 블랙리스트 제도 등도 자국 우선주의로 이해 가능하다. 미국 상무부가 통조림 캔 재료로 쓰이는 중국과 독일, 캐나다산 양철에 임시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기 직전 중국은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싱가포르에서 생산된 할로겐화 부틸 고무 수입품에 대해 반덤핑관세를 계속 부과할 것인지 조사하겠다는 내용의 공고를 홈페이지에 냈다. 조사는 1년 동안 이어지며 이 기간 반덤핑관세는 유지된다. 프랑스는 전기차 생산 과정의 탄소배출량까지 따져서 보조금을 차등지급하는 내용의 전기차보조금 개편안(녹색산업법)을 공지했다. 업계에서는 유럽에서 생산한 전기차에 혜택을 주기 위한 보호무역주의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향후 EU로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반격, 각국도 동참 멕시코는 철강 등 392개 품목에 대한 수입관세 인상조치를 발표했다. EU는 올해 철강·시멘트·비료·알루미늄 등 6개 품목 수출기업의 경우 수입업자를 통해 탄소배출량 등을 EU 측에 보고해야 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도 본격 시행(올해 10월)을 앞두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11일 무제한 채굴과 수출로 인한 주요 광물의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희토류 수출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얀마의 최대 희토류 채굴지역인 카친주 광산은 지난 4일부터 당국의 조사를 위해 생산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미얀마에서 주로 생산하는 중희토류 주문이 증가하면서 가격도 치솟았다. 중희토류는 상대적으로 많이 매장되고 용도가 제한적인 경희토류와 달리 산업·의료·군수용 장치, 전기차 배터리, 영구자석 등 첨단 기술장비에 주로 활용된다. 매장지역도 한정돼 있다. 미얀마는 중국을 제외하고 디스프로슘 산화물과 같은 중희토류를 채굴하는 거의 유일한 국가로 꼽힌다. 동남아시아의 다른 국가들도 핵심광물에 대한 규제를 발표하며 자원무기화에 참전하고 있다. 세계 니켈 매장량 1위인 인도네시아는 핵심광물인 니켈원광 수출금지를 시행한 데 이어 올해 6월에는 보크사이트(알루미늄을 풍부하게 가진 광물) 수출통제에 나섰다. 아울러 구리와 주석 수출도 제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니켈 생산국인 필리핀은 지난 1월 하위업종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니켈광산 수출에 대한 과세를 고려한다고 발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기획재정부·외교부 등 관계부처와 자동차·철강·섬유·타이어 업계와 연구·수출지원기관이 참여하는 '통상현안 대응반 회의'를 열고 자국 우선주의에 대한 대응을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탄소중립 규제와 보조금 지급 등 다양한 형태의 무역장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09-18 18:1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