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미국)=조은효기자】"혹시라도 저나 새 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배치를 반복할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은 버려도 좋다." 문재인 대통령은 방미 이틀째인 29일(현지시간) 미 의회 상·하원 지도부와 잇따라 간담회를 갖고, 사드배치 문제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의구심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사드 번복 안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의사당에서 하원 지도부와 비공개 간담회에서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을 묻자 "한국은 미국과 같은 민주국가이므로 민주적·절차적 정당성이 꼭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사드는 한미동맹에 기초한 합의이고 한국민과 주한미군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전 정부의 합의라고 해서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해왔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환경영향평가 때문에 절차가 너무 늦어지지 않느냐 하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도 언급했다. 사드 배치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사실상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미 의회 간담회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에 앞서 진행되기 때문에 그 결과에 따라 자칫 정상회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미 조야에 퍼져있는 의구심과 불안을 해소하지 않으면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 한미동맹 입장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확산될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청와대에서 미국 CBS, 워싱턴포스트 등과 인터뷰에서 환경영향평가 실시가 사드 배치 철회나 지연이 아니라는 점을 언급한 것도 같은 취지로 해석된다. 배석자들에 따르면 미 의회 지도부는 문 대통령이 발언하는 동안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대를 표시했다. 문 대통령의 설명을 듣고 맥 손베리 하원 군사위원장은 "사드 관련 확인에 감사드린다"며 "북한에는 한·미 간 이견이 없다는 것과 군사적으로 견고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도 "한미 관계는 양국 모두에게 중요하고 문 대통령의 사드에 대한 답변은 매우 만족스럽다"고 반응했다. ■美의회, 文대통령에 질문세례 상·하원 지도부는 사드 배치 문제뿐 아니라 북핵 해결 방안과 이와 관련한 중국의 역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다양한 질문과 의견을 쏟아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북한 위협과 관련해 한·미 양국이 동일한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중국이 더 관여해야 한다는 데 대한 대통령님의 의견은 무엇인가. 또 사드는 양국 국민의 방어를 위해 필요하고, 안보를 위한 중요한 수단인데 이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북한을 방문했을 때 '미사일을 판매하기 위해 만들고 있는데 미국이 살 용의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은 바 있다"고 소개하며, 이에 대한 중국의 역할에 대해 물었다.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한국과 미국의 전임자들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는데 문 대통령께서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삼성의 6억000만 달러 투자 결정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한국의 T-50 고등훈련기를 미 공군이 도입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얼마 전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을 초청하셨는데 이것이 북한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닌가"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오전 10시 하원 지도부 간담회에 이어 한 시간 뒤인 11시 상원 지도부 간담회 순으로 이뤄졌다. ehcho@fnnews.com
2017-06-30 14:09:27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이 재임 중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손석희 앵커 교체 등 직접 외압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유튜브에 게시된 영상에서 홍 전 회장은 박근혜 정권 하에서 받은 외압에 대해 털어놨다. 홍 전 회장은 "제가 받았던 구체적인 외압이 5, 6차례 되고 그 중 대통령으로부터 2번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태블릿 PC 보도 이후엔 정권이 좀 약해졌기 때문에 직접적인 외압은 없었다"면서 "다만 보수층으로부터, 특히 태극기광장에서 저나 저의 아들, 손석희 사장 이름까지 거명되며 아주 규탄의 대상이 된 것으로 기억한다"고 이야기했다. 홍 전 회장은 "사실은 뭐 나는 언론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또 개인적으로 정치적 사건에 연루돼 고초를 치른 입장에서, 사실 좀 위협을 느낀 것은 사실"이라고 당시 느꼈던 감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홍 전 회장은 "그러나 그런 외압을 받아 앵커를 교체한다는 건 내 자존심이 용서하지 않았고 21세기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일이라고 생각해 외압을 견뎠다"고 설명했다. 한편, 18일 미디어 전문지 미디어오늘은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소속 고위관계자의 말을 빌려 "2016년 2월경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독대했고 이날 대화의 절반은 손석희를 갈아치우라는 압력이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미디어오늘은 이 관계자가 "이 부회장이 '홍 전 회장에게 통하지 않을 얘기'라며 난색을 표하자 박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삼성)광고를 (JTBC에)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고도 부연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2017-04-18 20:00:16"이제 됐다." 삼성전자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기남 사장이 최근 시스템 사업부 임직원들한테 남긴 희망의 메시지다.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는 확신에서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제품과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 역량 강화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도약을 꾀하고 있다.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시스템에서 큰 성공을 거둔다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은 완전체로 거듭날 전망이다. ■김기남 '매직' 통했다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시스템LSI사업부는 지난해 4·4분기 20나노 모바일 AP 공급 증가와 LSI 제품 판매 확대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되면서 흑자 전환을 눈앞에 두고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영업이익은 2013년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지난해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3·4분기에도 5000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했던 것으로 관측됐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을 깎아 먹고 있다는 오명을 쓰고 있는 시스템LSI 사업부가 미운오리 새끼(?)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김기남 사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김 사장의 공식 직함은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장'이다.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사업 모두 맡고 있다는 얘기다. 김 사장이 다소 긴 직함을 가진 것은 작년 6월부터다. 삼성 수뇌부는 위기에 빠진 시스템LSI사업부의 구원투수로 김 사장을 지목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김 사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반도체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어려운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김 사장은 퇴근 시간을 자정으로 미루면 매일 오후 9시 삼성 기흥사업장 내 시스템LSI 사업부 내 연구개발 부서를 직접 돌며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김 사장의 뚝심과 추진력은은 2012년 출시한 모바일 AP의 불완전한 성능과 통신 서비스 지원 문제 등으로 경쟁력에 큰 상처를 입은 시스템LSI 사업부를 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백지호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마케팅팀 전무는 "올해 1·4분기 14나노 제품 양산을 본격화해 거래선에 신제품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중장기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파운드리 거래선 다변화와 모바일 AP 제품 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히든카드 '엑시노스' 출격 시스템 사업부는 독자 개발한 AP 제품 '엑시노스 7420'가 탑재된 갤럭시S6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오는 3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S6가 전 세계 AP시장에서 다시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엑시노스 7420은 세계 최초로 첨단 미세공정기술인 '14나노 핀펫' 공정이 적용됐다. 구글의 64비트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5.0 롤리팝'과 기존 LTE보다 최대 4배 빠른 '3밴드 LTE-A'등 최신기술을 모두 지원한다. 경쟁사인 미국 퀄컴의 차세대 AP '스냅드래곤 810'이 성능 논란을 빚고 있는 것도 호재다. 스냅드래곤 810의 경우 성능을 높이는 과정에서 전압이 높아지면 과도한 열이 발생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미국 금융전문지 배런스는 최근 자체조사를 통해 "스냅드래곤 810에서 심각한 수준의 과열현상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투자은행 JP모건도 퀄컴이 문제 해결을 위해 신제품 출시를 늦출 것으로 점치면서 퀄컴의 올해 상반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7420의 외부 공급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허석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상무는 "14나노 핀펫 공정이 적용된 엑시노스는 외부에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며 "여러 회사와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엑시노스가 다른 모바일 기기에 채택되면 관련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미국 퀄컴과 차세대 AP 시장을 놓고 양보없는 경쟁이 예상된다. ■애플 돌려세운 삼성 기술력 삼성전자가 차기 아이폰의 모바일 AP 공급업체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특허소송을 벌이면서 대만 파운드리업체 TSMC에 애플 물량의 대부분을 내줬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TSMC와 기술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며 애플의 발길을 돌려세우는 데 성공했다. 프랑스계 투자은행 BNP파리바는 최근 보고서에서 "TSMC가 애플의 차세대 프로세서인 A9에서 현재와 같은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며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하이투자증권은 "전략 소모량을 줄일 수 있는 14나노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를 양산하는 곳은 삼성전자가 전 세계 반도체 제조사 중 유일하다"며 삼성저나 시스템LSI 사업부의 올해 1?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500억원에서 1조1000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 ironman17@fnnews.com 김병용 기자
2015-01-29 13:33:25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대국민 인사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 당선인은 "다시 한 번 '잘 살아보세'의 신화를 만들어 국민 모두가 먹고 사는 것 걱정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진=박범준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국정운영의 윤곽을 드러냈다. 박 당선인의 '국정 키워드'는 화해와 대탕평, 국민대통합, 100% 대한민국, 경제민주화, 상생과 공생, 국민행복시대, 튼튼한 안보와 신뢰외교, 올바른 역사인식 등으로 요약된다. 대선 과정에서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고 새 시대를 열기 위해 화해와 대탕평을 강조하는 한편 경기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1등 경제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경제민주화와 나눔의 경제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대통합 '미래창조국가' 건설 박 당선인이 최우선순위로 추진할 목표는 국민대통합이다.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된 게 화해와 대탕평 인사다. 이가운데 구체적 실행으로 당장 실시될 것은 대탕평 인사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박 당선인은 회견에서 "과거 반세기 동안 극한 분열과 갈등을 빚어왔던 역사의 고리를 화해와 대탕평책으로 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대선이 보수대연합과 범야권연대 간 구도로 대립각을 세우면서 내년 집권 초 자칫 보·혁 갈등이 새 국정운영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 사회의 최대 고질병인 지역갈등 문제를 끊기 위해 영남과 호남을 비롯해 각 지역의 인재들을 능력에 맞게 고루 등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이라는 점과 사회 및 세대 간 양극화가 심화된 점을 해소해야 한다고 평소 강조해왔던 점도 대탕평인사에 적극 반영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박 당선인은 회견에서 "모든 지역과 성별, 세대의 사람을 골고루 등용해 대한민국의 숨은 능력을 최대한 올리고 국민 한 분 한 분의 행복과 100%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저의 꿈이자 소망"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연장선에서 박 당선인은 대선에서 경쟁했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문 후보 지지자들에게 위로를 보내면서 "저나 문 후보나 대한민국을 위하고 국민 여러분을 위한 마음만은 같았다고 생각하며, 국정운영에서 국민을 위한 이 마음을 늘 되새기겠다"고 말했다. 미래 창조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박 당선인의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극단적 분열상을 확실히 치유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 구태정치에 대한 정치쇄신을 단행하고 '100% 국민대통합'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혁신적인 의견수렴 창구를 만드는 방안도 적극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후보 시절이던 지난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유세에서 "선거 과정에 온 나라가 갈라지는 모습을 보며 큰 걱정을 하고 있다"면서 "당선 직후 새 정부가 출범하기까지 여야 지도자가 만나 대한민국의 새 틀을 짜기 위한 '국가지도자 연석회의'를 제안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박 당선인이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야당과 시민사회 등에 연석회의 구성을 위한 러브콜을 보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상생·분배' 경제조합 드라이브 내년 국정운영에서 박 당선인은 경제 위기 돌파와 성장동력 확보라는 이중 과제를 떠안게 됐다. 박 당선인은 회견에서 현재의 경제위기에 대한 냉정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자신이 구상하는 위기극복 해법의 일단도 드러냈다. 박 당선인은 "1960년대 초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한 나라에서 2012년 지금은 그 200배가 넘는 2만달러의 시대에 살고 있다"면서 경제가 초고속 성장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주부님들의 장바구니 물가와 젊은이들의 일자리에 대한 고민과 고통은 여전히 크다"면서 내수 불안 문제를 지적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일단 박 당선인은 집권 초반에 물가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청년 일자리 창출에 매진할 뜻을 비쳤다. 또 경제민주화를 추진해 경제양극화를 해소하는 데도 주력할 방침을 밝혔다. 구체적인 방법론으로는 경제민주화와 상생·공생을 제시했다. 공정경쟁을 핵심으로 하는 경제민주화를 통해 경제성장의 과실을 대기업과 강자가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과 사회적 약자도 골고루 누릴 수 있는 그런 여건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대선기간에 강조해왔던 것처럼 경제민주화 가운데 재벌지배구조 개선 작업보다는 공정거래시장 질서 확립에 무게를 두면서 경제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면서 중소기업·자영업자·일반 서민도 골고루 나눠먹을 수 있는 상생·공생 경제를 펼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인 가계부채 해소와 하우스푸어 해결에 주력해 글로벌 경제침체에 대비한 처방책을 강구하는 한편 글로벌 1등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웨어 산업을 육성해 제조, 농업 등 전반적인 산업과 융합을 통해 일자리도 창출하고 개인의 소득 수준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2012-12-20 17:2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