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의 소비자물가가 2년 2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생산자물가는 3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도 침체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디플레이션은 없다"고 주장하지만, 지표는 반대 방향을 가리키는 형국이다. ■상하이봉쇄 때보다 내려간 CPI 11일 중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동월대비 0.1% 상승하는데 그쳤다. 전월 0.7%와 시장 전망치 0.4%를 모두 하회했다. 중국의 월간 CPI는 2021년 2월 -0.2%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인구 2500만의 도시 상하이가 봉쇄됐던 지난해 4~6월에도 2%대를 유지했었다. 소비재 가격이 0.4% 감소하며 전체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는 것을 막았다. 서비스는 1.0%, 식품은 0.4%, 비식품은 0.1%로 집계됐다. 품목별로는 신선야채가 -13.5%로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교통수단용 연료(-10.4%), 교통수단(-4.0%), 양고기(-2.9%), 가정용품(-1.2%), 임대주택 임대료(-0.3%) 등도 내려갔다. 반면 여행(9.1%), 신선과일(5.3%), 식용유(4.8%), 교육·문화·오락(1.9%), 계란(1.2%) 등은 1년 전보다 올랐다. 여행 분야가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은 위드 코로나 전환, 마스크 착용 해제, 노동절 연휴 분위기(4월 29~5월 3일) 등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항공편 주요 노선과 관광지 호텔은 노동절을 앞두고 여행활성화 조짐이 보이자, 가격을 최소 2~3배 이상 상향 조정했었다. CPI는 소비재와 서비스 가격 수준의 시간적 변동을 측정하는 상대적 지표다. 중국 500개 시·현에서 10만개 대형 쇼핑몰, 슈퍼마켓, 농산물 직판장, 인터넷 전자상거래 등의 데이터를 표본으로 삼는다. ■2년 11개월만 최처 PPI 생산자물가(PPI)는 전년과 비교해 3.6% 감소했다. 역시 전월 -2.5%, 전망치 -3.2%를 밑돌았다. 월간 PPI 측면에선 코로나19 초창기인 2020년 5월의 -3.7% 이후 가장 낮다.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26년 만에 최고치인 13.5%를 찍은 후 18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담배, 섬유·의류. 가스, 전기, 물, 농산물, 음료, 비철금속, 목재 등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품목이 전년대비 마이너스로 기록됐다. 중국의 PPI는 생산자가 얻는 소비재와 노동력 판매 가격의 평균 변화를 나타내는 지표다. 생산자가 소비재와 노동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면 늘어난 원가만큼 소비자에게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PPI가 내려갈 경우 CPI도 시차를 두고 감소할 수 있다. 따라서 PPI는 CPI의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PPI 조사는 전국 4만개 이상의 기업이 대상이다. 주요 외신들은 세계 상당수 국가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상황에서 중국만이 주요국 중 홀로 디플레이션에 직면했다고 경고해왔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현재 중국은 디플레이션이 없고, 다음 단계에서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1·4분기 경제성장률 등 각종 경기 지표가 '회복'을 나타내는 상황에서 자칫 시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조치로 이해된다. 앞서 푸링후이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지난달 19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통화 공급량이 증가하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상승해 전반적으로 디플레이션은 없다"면서 "하반기에 영향 요인이 해소되면서 가격은 적정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jjw@fnnews.com
2023-05-11 18:23:59【베이징=정지우 특파원】경제수도 상하이가 봉쇄된 지난해 4~5월 두 달여 동안 바이러스성 간염, 광견병, 유행성출혈열, 후천면역결핍증(에이즈) 등 국가법정전염병 감염 사망자도 4000여명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와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4~5월 기준 국가법정전염병 감염자는 갑, 을, 병류 모두 합쳐 100만 559명에 달했다. 또 이 가운데 4202명이 목숨을 잃었다. 법정전염병은 국가마다 다소 의미는 차이가 있지만 국가가 법령으로 관리를 강화해야 할 전염병을 말한다. 전염력이 강하고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신고, 격리, 치료 등이 의무화되어 있다. 심각도, 전파력, 봉쇄·격리수준 등에 따라 등급을 나눈다. 이 중에서 가장 감염자 수가 많은 것은 바이러스성 간염(24만 3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72명이다. 에이즈는 8300여명이 감염돼 2800여명이 숨졌다. 폐를 비롯한 장기가 결핵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환인 결핵은 12만 5000여명이 657명이 사망했다. 결핵은 폐결핵 환자로부터 나온 미세한 침방울 혹은 비말(기침이나 재채기로 옮겨 다니는 결핵균 입자의 날아다니기 쉬운 형태)에 의해 직접 감염된다. 광견병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개, 고양이, 박쥐 등 동물에 사람이 물렸을 때 발생하는 급성 뇌척수염인 광견병으론 13명이 죽었다. 이 질병은 광견병 바이러스가 섞여 있는 침이 눈, 코, 입의 점막에 닿아도 전파가 가능하다. 축산업 종사자가 주로 걸리는 인수공통감염병 브루셀라증은 1만 5900여명, 성병인 매독은 8만 3300여명, 주로 3세 이상 소아에서 발생하는 급성 감염성 잘환 성홍열은 4200여명, 중증도와 사망률이 높은 탄저병은 41명이 각각 감염됐다. 들쥐 배설물이 건조되면서 호흡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이동하는 유행성출혈열에는 890여명이 노출돼 6명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뎅기열, 세균성 및 아메바성 이질, 장티푸스, 유행성 뇌척수막염, 백일해, 디프테리아, 임질, 인플루엔자, 급성 출혈성 결막염 환자도 다수 확인됐다. 질병통제예방센터 홈페이지에는 7월(6월 1일~31일) 이후 국가법정전염병 현황 통계는 올라오지 않고 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오는 8일부터 코로나19에 대한 감염병 관리 등급을 ‘갑’에서 ‘을’로 낮춘다. 이는 봉쇄·격리 등 관리 수준을 공식적으로 하향 조정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01-06 16:26:09【베이징=정지우 특파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있는 수도 베이징에서 제로코로나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경제수도 상하이에서도 “시진핑 물러나라, 핵산검사(PCR) 검사를 그만하라”는 구호와 함께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27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와 위챗 등에 따르면 한인 밀집 거주지역인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의 한 아파트가 봉쇄되려고 하자, 주민들이 쏟아져 나와 항의했다. 주민들은 “왜 단지 전체를 봉쇄하는 거냐. 봉쇄를 결정한 사람이 누구냐”고 따져 물었다. 최근 중국 국무원은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단지 전체를 봉쇄하는 대신 동이나 건물 단위로 봉쇄하겠다는 내용의 통제 완화 정책 발표했는데, 무슨 권한으로 봉쇄를 하는지 추궁한 것이다. 주민들은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물러서지 않았고,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약 1시간 동안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집단행동을 벌였다. 결국 아파트 주민위원회는 단지 봉쇄를 취소했고, 주민들은 이러한 결정을 반기며 서로를 향해 환호와 박수를 보낸 뒤 스스로 해산했다. 상하이에선 “시진핑 물러나라! 공산당 물러나라!”라는 구호까지 등장했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해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날 밤 상하이 우루무치중루에서는 수천 명이 거리로 몰려 나와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의 봉쇄 지역에서 24일 발생한 화재 사고로 10명이 숨진 것에 대해 항의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사고 직후 방역 강화 차원에서 아파트를 봉쇄하기 위한 설치물들이 신속한 진화를 방해했다는 등의 주장이 소셜미디어(SNS)에서 급속히 퍼졌다. 상하이 우루무치중루는 신장 우루무치를 따서 지은 이름으로 위구르인들이 모여 사는 동네이다. 로이터는 전날 밤 우루무치중루에서 시작된 항의 시위가 이날 새벽까지 이어졌으며, SNS에 올라온 영상과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주민들은 “우루무치의 봉쇄를 해제하라, 신장의 봉쇄를 해제하라, 중국의 모든 봉쇄를 해제하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또 어느 순간 대규모 인원이 “중국공산당은 물러나라, 시진핑은 물러나라, 우루무치를 해방하라”라는 구호도 외쳤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상하이에서 군중이 ‘인민에 봉사하라’, ‘우리는 건강코드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고 외치며 경찰과 대치하는 모습이 올라왔다”고 주장했다. 중국에서 신장위구르의 독립, 자유 등의 단어는 금기 사항이다. 시 주석이나 공산당에 대한 비판도 할 수 없다. SNS에 올라온 시위 관련 영상들은 즉시 삭제됐다. 한편 주중 한국대사관은 이날 교민들에게 “봉쇄 항의와 관련해 불필요한 상황에 연루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조언했다. 중국 방역 당국에 따르면 전날 중국 본토에서 발생한 신규 감염자 수는 3만 9506명(무증상 3만 5858명 포함)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다치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2-11-27 15:32:21【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의 2·4분기 경제성장률이 코로나19 봉쇄 여파로 두 자릿수로 떨어졌다.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상하이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3.5%로 중국 31개 성급 행정구역 중 가장 낮았다. 상반기 경제성장률도 -5.7%를 기록했다. 중국의 금융·상업·무역 거점인 인구 2500만의 초거대 도시인 상하이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3월 말부터 5월까지 두 달 넘게 봉쇄되면서 생산·투자·소비 전반에 걸쳐 일대 경제가 심각하게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수도 베이징과 지린성, 장쑤성, 하이난성 등 4곳의 성급 행정 구역의 2·4분기 경제성장률도 각각 -2.9%, -4.5%, -1.1%, -2.5%로 마이너스권에 머물렀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코로나19 확산으로 전면·부분 봉쇄됐던 곳이다. 하이난성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이 심하지는 않았지만 상하이, 베이징 등 소득 수준이 높은 대도시들 봉쇄의 여파로 관광·쇼핑 등 주력 산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경제가 역성장했다. 전날 발표한 중국 본토 전체 2·4분기 GDP 성장률 또한 코로나19 후베이성 우한 사태이후 최저인 0.4%로 집계됐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2-07-16 21:54:21【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의 올해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동기대비 0.4% 증가했다고 중국 정부가 15일 발표했다. 이는 코로나19 초창기 후베이성 우한 도시가 봉쇄됐던 2020년 1·4분기(-6.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올해 역시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 봉쇄 후폭풍으로 분석된다. 상하이 지방 정부는 감염자 추가 확산을 막겠다며 생산 설비를 중단시키고 근로자 출근과 물류 이동을 차단시켰다. 이로써 중국의 연간 GDP 성장률 목표치 5.5% 안팎도 비상이 걸리게 됐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경기하방 압력에도 플러스 성장을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또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이 뒷받침되면 연간 경제 목표 달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국가통계국 통계에 따르면 2·4분기 GDP는 29조2464억 위안(약 5726조45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1년 전과 견줘 0.4% 증가한 수준에 그쳤다. 전분기 4.8%보다는 4.4%p 추락했으며 시장전망치 1.0%도 밑돌았다. 중국의 분기별 GDP 증가율은 코로나19 첫 해 기저효과 덕분에 2021년 1·4분기 18.3%로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이러한 효과가 소멸하면서 같은 해 2·4분기에 7.9%로 줄었고 3·4분기엔 부동산·빅테크 등 정부발 규제로 4.9%로 떨어졌다. 4·4분기 들어선 전력대란·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코로나19 산발적 확산이 겹치면서 4.0%까지 추락했다. 올해 1·4분기엔 4.8%로 4분기 만에 반등했다. 하지만 4월 초부터 본격 시작된 상하이와 창장삼각주 등 주요 도시 봉쇄가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됐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를 잡겠다며 65일 동안 도시 전체를 락다운 시켰다. 문을 닫는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속출했으며 외국기업들은 투자 연기나 철수로 고려하고 있다고 외신 설문조사에서 답했다. 2·4분기엔 농업 중심의 1차 산업은 4.4% 증가하며 그나마 성장률을 이어갔지만 제조업 등 2차 산업은 0.9% 늘어나는데 머물렀다. 가장 피해가 컸던 서비스업종 주축의 3차 산업은 -0.4%로 기록됐다. 국가통계국은 "경제에 대한 하방 압력이 2.4분기에 크게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올해 초부터 국제 환경이 더북 복잡하고 심각해졌으며 국내 전염병이 자주 확산되는 등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전염병 통제와 경제사회 발전, 거시 정책 노력 강화로 국민 생활이 효과적으로 보장되고 전반적인 사회 상황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주장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6월 중순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신흥경제 5개국) 비즈니스 포럼 개막식 화상 연설에서 "연간 경제·사회발전 목표를 실현할 것"이라며 연간 경제성장률 5.5%안팎이라는 목표를 맞춰야 한다는 시그널을 사실상 경제 주체들에게 줬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2-07-15 11:43:57【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국가통계국은 2022년 2·4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동기대비 0.4% 증가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전분기 4.8%과 견줘 4.4%p 추락했다. 시장전망치 1.0%였다. 이는 코로나19 초창기 후베이성 우한 도시가 봉쇄됐던 2020년 2·4분기(-6.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올해도 역시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 봉쇄 후폭풍으로 분석된다. 상하이 정부는 추가 확산을 막겠다며 생산 설비를 중단시키고 근로자 출근과 물류 이동을 차단시켰다. 이로써 중국의 연간 GDP 성장률 목표치 5.5% 안팎도 비상이 걸리게 됐다. 다만 중국 정부는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이 뒷받침되면 연간 경제 목표 달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2-07-15 11:01:18【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이 중국 장쑤성 일대의 코로나19 봉쇄를 대비해 사내 체육관에 대규모 텐트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장쑤성 우시시에서 최근 지역 사회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나타나 당국의 방역 대응 수위가 크게 올라가면서 국지적으로 봉쇄되는 주거단지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3일 장쑤성에서는 145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새로 발견됐는데 이 중 우시가 104명으로 가장 많았다. SK하이닉스, LG화학 등 여러 한국 기업들도 많게는 전체 직원 중 10∼20%가 출근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한 업계 소식통은 "우시의 한국 기업들 직원 중 상당수는 주거 단지가 갑자기 격리돼 출근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집에서 나와 공장 내 숙소나 회사가 지정한 인근 호텔 등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우리 기업들은 상하이 때처럼 우시도 전면적인 봉쇄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 선제적인 대응에 착수했다. 우시시에서 대규모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가동 중인 SK하이닉스는 방역 상황이 나빠져 도시 차원 봉쇄가 진행될 경우 잠을 잘 수 있는 1인용 텐트를 회사 내 대형 실내 체육관에 대거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재 공장이 원활하게 가동되고 일대 물류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고 있는 만큼 당장 사용해야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우 기자
2022-07-05 18:16:11【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 10곳 중 9곳은 상하이 등 주요 도시 봉쇄 때문에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로 코로나' 불확실성이 여전해 하반기에도 투자와 고용 손실이 있을 것으로 기업들은 예상했으며, 절반 이상은 탈중국을 고민하고 있었다. 27일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가 중국 내 177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중국의 고강도 방역 정책에 따른 피해 상황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88.1%가 "기업 경영에 피해 또는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97.4%에 달했다. 이 중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 감소율이 50%가 넘는 기업은 10곳 가운데 3곳 이상인 31.4%로 집계됐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기업 경영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설문에서 응답 기업의 95.5%는 매출 감소가 올해 하반기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에 투자와 고용이 감소한 기업은 각각 69.9%와 66.7%였고, 하반기에 투자와 고용 피해가 커질 것으로 관측하는 기업도 각각 70.5%와 67.3%로 기록됐다. 보고서는 "투자와 고용 부분은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들의 부정적인 전망은 글로벌 기업들의 분위기나 중국 국가통계국 최근 발표와도 일치한다. 상하이 봉쇄가 절정에 달하던 지난 4월 설문 조사에서 유럽 기업의 23%가 현재 또는 계획 중인 투자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답했다.우리 기업들은 중국의 제로코로나 방역 정책 때문에 '이동 제한'(16.8%)과 '영업·마케팅 활동 제한'(16.8%)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또 '물류·공급망 차질'(15.9%) 등도 힘든 요소라고 하소연했다. 봉쇄령 해제 이후 업무 정상화 정도를 묻는 질문에는 '50% 이하'라고 응답한 기업이 41.5%였고, '30% 이하' 답변도 22.4%에 달했다. 합치면 70%를 넘어선다. 상하이 일부 지역 중점기업 생산능력이 90% 이상 회복했다고 자평하는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의 보도와는 차이가 있다. jjw@fnnews.com
2022-06-27 18:09:59[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베이징 대학생들의 봉쇄 반대 집회, 허베이성 옌자오 주민들의 출근 금지 항의 시위에 이어 상하이에선 상인들이 들고 일어났다. 중국에서 정부 정책에 대한 공개 비판이 통제된 점을 감안했을 때 연이은 시위는 이례적이다. 14일 중국 SNS 웨이보 등에 따르면 상하이 최대 의류 도매시장인 치푸루에서 상인들이 임대료 반환 시위를 벌였다. 중국의 동대문 시장 격인 치푸루 의류 시장은 상하이·저장성·장쑤성 등 화둥 지역에서 가장 큰 중저가 의류 시장이다. 이 일대에 밀집한 12개의 도소매 시장에는 크고 작은 점포 6500개가 있다. 상인들은 거리로 나와 "봄 성수기 3개월 동안 장사를 못해 재고가 쌓여 경영 압박이 심하다"고 호소했다. 상하이가 봉쇄되기 전에는 하루 최대 10만명이 찾아 활기를 띠던 곳이다. 상하이시는 지난 1일 두 달 넘게 지속된 봉쇄를 해제하고 식당과 점포 등의 영업을 허용했다. 상하이 봉쇄는 지난 3월 28일 시작돼 5월 31일 공식적으로 끝났지만 치푸루 의류 시장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 3월 8일께 폐쇄됐고 6월 10일에서야 영업이 재개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영업을 재개하지 못한 점포가 적지 않다. 문을 닫은 점포에는 '임대료를 돌려주지 않으면 영업을 안 하겠다' '누가 우리 가게 좀 살려주세요'라고 적힌 종이가 붙었다. 상하이시 당국은 봉쇄로 충격을 받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위해 조건 없이 6개월치 임대료를 면제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임대인이 국유기업일 경우에만 해당하고 임대인이 개인이나 민간 기업일 때에는 '권고 사항'에 불과해 실질적으로 임대료 면제 혜택을 보는 이들은 제한적이다. 중국 누리꾼들은 "봉쇄 때문에 생긴 모든 손실을 상인들이 부담하게 할 수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에서 사람들이 모여 정부 정책을 비판하거나 항의 시위를 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과도한 방역 조치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이에 따른 불만이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베이징 소재 베이징사범대 학생 300~500여 명이 학교 측에 귀향 허가를 요청하며 집단 시위를 벌였다고 홍콩 명보가 26일 보도했다. 지난 4월 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퍼진 이래 베이징 대학가는 대면 수업을 중단하고 학생 출입을 막고 있으며, 기숙사도 사실상 무기한 봉쇄한 상태를 유지했다. 학생들의 시위에 학교 측은 48시간 내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앞서 23일엔 베이징정법대에서 귀향 뒤 온라인 수업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자 학교 측은 다음날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16일엔 베이징대 완류(萬柳) 캠퍼스에서 과도한 방역 조치에 반대하는 학생 시위가 벌어졌으며, 베이징대 측은 지난 주말부터 학생 귀향을 권장하고 있다. 베이징에서 35㎞ 정도 떨어진 위성도시 허베이성 옌자오에선 지난 1일 수천명의 주민들이 베이징으로 통하는 바이먀오 검문소 앞에 모여 '통근 허용'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옌자오에 사는 약 10만명이 베이징에 있는 직장으로 출근하는데 지난 4월부터 베이징 입경 자체가 막혔다.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됐다. 옌자오에선 코로나19 감염자가 거의 나오지 않는데도 베이징과 톈진 등 인근 대도시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 때마다 봉쇄가 반복돼 주민 불만이 극에 달해 있다. 주민들의 시위에 결국 산허시 당국자가 나서 48시간 이내 발급받은 코로나19 음성 증명서와 '통근 패스'가 있으면 베이징으로 격리 없이 출퇴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2-06-15 08:09:51【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의 '하루 봉쇄'로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로는 차단되고 물류는 막힌 것이 원인이다. 중국 정부의 제로코로나 정책 고수로 추가 봉쇄 가능성도 남아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상하이 봉쇄 해제 이후 트럭 운송 능력이 약 80%로 회복됐지만 지난 11일 하루 봉쇄로 물류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물류회사 오리엔트스타그룹은 당일 상하이에서 고속도로 폐쇄와 항구 내의 철저한 검역 조치로 수출품을 실은 트럭의 적체가 심각했다고 밝혔다. CNBC는 세계적 해양·물류 데이터 제공업체 13곳의 데이터를 토대로 "화물과 컨테이너를 실은 트럭이 상하이항 터미널로 들어갈 수 없는 수준"이라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여기다 중국에서 트럭 운전사는 48시간 유효 코로나 음성테스트 결과와 함께 운행 허가증 등을 받아야 해서 인력난을 겪고 있다. 물류업체인 DHL 글로벌 포워딩은 상하이 안팎에서 트럭 운전사를 찾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세코 로지스틱스의 부사장인 아킬 네어는 "일부 운전자들은 상하이로 배송을 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상하이의 글로벌 기업들은 '재봉쇄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하이에 있는 테슬라와 폭스바겐, 지멘스, 보쉬, 로레알, 서모피셔·SC존슨, 머크 등은 2개월여 봉쇄 기간에 원자재 수급과 제품 배송에 어려움을 겪었다. 상하이항이 사실상 기능 마비 상태가 되자 부근의 닝보항 등으로 화물이 몰려 혼잡이 가중됐다. 상하이 재봉쇄로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도 물류 대란 우려가 되살아났다. 오리엔트스타그룹은 그간 감소세였던 미국 서부 해안의 화물 선적량이 2개월 상하이 봉쇄 여파로 인해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하이 봉쇄 기간에 중국에서 넘어오지 못한 채 쌓였던 화물 물량이 한꺼번에 밀려와 작년 하반기와 같은 극심한 물류 대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럽에서의 철도·항만 파업도 세계 공급망 혼란의 또 다른 요인이다. 지난주 독일의 항만 노조는 여러 곳에서 경고 파업을 벌였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도 항공·철도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2022-06-14 18: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