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수수료 갑질’ 을 막기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섰지만 ‘상한’을 두지 않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도한 수수료를 매기는 관행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PF 수수료 상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수수료 이력관리를 통해 관리·감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19일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이번 부동산 PF 제도 개선은 수수료 수준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투명성과 합리성을 제고하기 위한 취지”라면서 "가격에 상한을 두거나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8일 PF 수수료 제도 개선 방안 간담회에서 앞으로 용역 대가에만 수수료를 부과토록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페널티·만기연장 수수료 등 일부는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또 32개 수수료를 대출 관련과 대출외 용역 등 11개로 통합·단순화해서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11개로 통합·단순화 된 PF 수수료에 대해 상한선을 두지 않기로 했다. 대출 관련으로 분류된 수수료도 예외는 아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출 관련은 이자로 분류하는 것으로 생각 했는데 이 역시 수수료”라며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고, 일부 과도한 수수료를 걷지 말하는 것 외에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통상 금융권은 PF 대출시 금리 외에 각종 수수료를 받는다. 금리와 수수료를 더한 실제 지불하는 금리를 ‘올인 코스트’라고 부른다. 대출금리는 5~6%대지만 수수료까지 더한 올인 코스트는 10~15%선이다. 후순위 대출의 경우 올인 코스트가 15%를 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돈을 빌린 시행사 및 건설사 입장에서는 이자는 이자대로, 수수료는 수수료 대로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지난 5월 금융당국이 증권·보험·캐피탈 등을 대상으로 수수료 실태를 조사한 결과 올인 코스트가 법정 최고 이자율인 20%를 초과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일부 후순위 PF 대출의 경우 올인 코스트가 30%를 넘는 사례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이처럼 과도한 수수료를 막기 위해서는 올인 코스트에 상한선을 둘 필요가 있다고 요구해 왔다. 하지만 수수료 개편 핵심은 과도한 수수료 금지와 통폐합·축소에 맞춰진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번 개편이 금융기관들로 하여금 수수료를 합법적으로 받을 수 있는 ‘명분’을 준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나오고 있다. 18일 열린 제도 개선 간담회에서도 이같은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수수료에 대한 철저한 이력관리를 통해서 감독 및 통제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전정보제공, 자체 이력관리, 사후정보제공 등 3단계로 관리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서혜진 기자
2024-11-19 10:23:01배달 플랫폼이 입점업체에 받는 중개수수료를 놓고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 배달 플랫폼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배민)과 요기요, 쿠팡이츠 등이 일률적으로 받는 9.7~9.8% 중개수수료율이 쟁점이다. 배민은 지난 7월 수수료를 6.8%에서 현행 9.8%로 기습적으로 인상했다. 그러자 그간 참아왔던 입점업체들은 "장사해서 배달 플랫폼 배만 채워주고 있다"며 전국에서 원성이 터져 나왔다. 소상공인의 반발이 커지자 정부와 정치권은 '수수료 상한선을 법으로 정하자'며 뒤늦게 본격적인 시장개입을 시사했다. 수수료율이 외국에 비해 높은 게 아니라고 버티던 배달 플랫폼 업체도 '수수료율 차등'과 같은 절충안을 내면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정부가 지난 7월 배달 플랫폼과 입점업체가 참여하는 상생협의체를 꾸려 여러 차례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나 난항이다. 이런 상생협의체의 여섯번째 회의가 8일 열렸는데, 배민 등이 '차등 수수료율' 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입점업체는 "최고 수수료율(9.8%)부터 5%대로 낮추라"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별 성과 없이 회의가 끝난 것으로 보인다. 수수료율 차등은 매출액이 적은 영세상인에 대해 최저 2%대로 낮추고 매출에 따라 최대 9.8%까지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이다. 입점업체는 배달비 등을 합하면 실질적 부담이 주는 게 아니라고 한다. 배민은 국내 배달앱 시장의 59%를 점유하고 있는 시장지배적 독과점 사업자다. 쿠팡이츠가 점유율 23%, 요기요가 15%다. 땡겨요는 2%도 안 된다. 배민은 사업 초기 월 정액제(8만8000원)로 시장을 키웠다. 이후 배달 1건당 1000원의 수수료(2021년)를 받다가 음식 값의 6.8%를 수수료로 받는 정률제로 정책을 바꿔버렸다. 급기야 지난 7월 수수료율을 9.8%로 크게 올렸다. 배민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7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다. 모기업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400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아갔다.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율은 시장 원리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게 맞다. 그러나 시장은 배달앱과 입점업체 간 갑을 관계의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봐야 한다. 입점 상공인들은 불리한 계약조건, 불공정 약관이 있어도 주문이 배달앱을 통해 들어오니 '울며 겨자먹기'로 수수료를 내며 장사를 할 수밖에 없다. 독과점사업자의 가격결정권 횡포에 대한 공정한 감독은 국가의 책임이다. 배달 플랫폼의 높은 중개수수료와 배달비 등은 결국 소비자가격에 전가된다. 정부 예산에서 배달비 일부를 지원해도 그 또한 국민세금이다. 땜질 처방, 탁상머리 대책에 불과하다. 근본적으로 불공정 거래를 없애고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이 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늑장대응에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더 적극 나서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지난 6일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상생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입법을 통한 제도개선 등 추가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수수료 체계의 합리적 개선은 물론 수수료율 상한 제한과 같은 룰을 법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2024-10-08 18:07:57상반기 나라살림 적자가 또다시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나랏빚에 상한선을 두는 재정준칙 법제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8월 임시국회에서도 재정준칙 논의는 뒷전으로 밀린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여아 정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출을 제한하는 재정준칙이 힘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재정악화는 국가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이 최근 나랏빚 문제로 30년 만에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됐다. 경고음은 계속 울리고 있다. 이미 해외 유력기관들은 한국의 재정악화를 우리 경제 '뇌관'으로 지목했다. ■재정준칙, 장기 표류?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오는 16일부터 임시국회 일정에 돌입한다. 상반기 나라살림 적자가 급증하면서 교착상태인 재정준칙 도입이 다시 논의될지 관심이 쏠린다. 재정준칙은 나랏빚을 함부로 늘릴 수 없도록 설계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이 3% 이내에서 관리되도록 하고, 국가채무비율이 60%를 넘으면 적자 폭을 2% 이내로 축소해 중장기적으로 60% 안팎에서 이 비율을 유지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8월 임시국회에서도 재정준칙 논의 전망은 밝지 않다. 재정준칙과 관련해서는 일정조차 합의가 요원한 상황이다. 지난 3월 15일 축조심의를 진행했지만, 이후 사회적경제기본법 등에 밀려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정부·여당은 재정준칙의 필요성을 지속해서 주장해 오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나랏돈이 과도하게 투입됐고, 결과적으로 재정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됐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되는 시점에 정부 지출을 법으로 막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정 상황은 악화일로다. 관리재정수지는 올해 상반기에만 정부의 연간 예상치보다 25조원이나 많은 83조 적자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 5년간에만 400조원 급증한 국가채무는 6월까지 1083조원을 넘겼다. 올 연말에는 연간 나랏빚이 11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된다. ■나랏빚 1100조…韓신용등급 우려재정악화 등의 영향으로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1단계 추락한 상황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은 2023년 국가경쟁력평가에서 한국을 64개국 중 28위로 평가했다. 지난해보다 1단계 내려갔다. 세부 항목 중 재정 순위가 32위에서 40위로 8단계나 떨어졌다. 국내총생산 대비 재정수지와 일반정부 부채 실질 증가율 등 주요 지표의 순위가 모두 뒷걸음질 쳤다. 이대로 재정악화가 계속되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질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최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낮췄다. 피치는 "미국의 재정 악화와 국가채무 부담 증가, 거버넌스 악화 등을 반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 효율성의 순위가 하락하는 추세인 만큼, 재정준칙 입법화를 비롯한 건전 재정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3-08-13 18:40:40서울시내 공공주택의 청년 공급 물량을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청년 특별 공급이나 청년층 수요에 부합하는 신규 분야로 늘리는 방식이다. 18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SH공사는 최근 국토교통부에 공공주택 공급량 중 청년 특별공급 물량을 현재보다 10%p 확대하는 내용의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 개정을 제안했다. 이 경우 공공주택 공급량에서 청년 특공 공급 상한선은 현재 15%에서 25%로 높아지게 된다. 공공주택 공급량의 경우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에 따르도록 정해져 있다. 시행규칙에 따르면 공공주택 공급량 중 일반공급이 전체 공급량의 20%, 특별공급이 80%이다. 특별공급에는 청년 유형이 15%, 신혼부부가 40%, 생애최초 유형이 25%이다. SH관계자는 "최근 수요가 높아진 청년 특공을 기존 대비 10%p 확대하는 안을 국토부에 제안한 상태로 특별공급 공급량인 80%내에서 조정하는 방안으로 의견을 제출했다"라고 밝혔다. 특별법 시행규칙은 국토부가 승인할 경우 국회 논의 없이 곧바로 시행될 수 있다. 다만 SH가 제안한 방식으로 청년 공급을 늘릴 경우 다른 특병공급 비중을 줄여야한다. 이에 기존 시행규칙 중 별도의 규정을 적용해 수요가 많은 분야의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에는 필요한 경우 10%p를 신규로 추가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며 "이는 특별공급이 아닌 일반공급에서 최대 10%p까지 할 수 있으며, 각 지역 판단에 따라 공고 시 추가하는 것이다. 해당 지역에서 수요가 많은 분야의 공급을 자율적으로 최대 10%p 늘릴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청년 특공은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2월 진행된 뉴홈 첫 사전청약에서 청년 특별공급은 36.5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3월 진행된 SH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인 고덕강일 3단지 사전예약 역시 청년 특공의 평균 경쟁률이 가장 높아 118.3대 1에 달했다. 고덕강일 3단지 청년 특공 공급량은 상한선인 15%였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가격이 오르기 전에 공공주택의 공급을 빠르게 늘려야한다"며 "수요가 높은 청년 특별공급을 확대하는 것 역시 신속하게 진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3-07-18 18:09:03[파이낸셜뉴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기온 상승 상한선인 1.5도 기준점이 5년 안에 돌파될 가능성이 높다고 유엔이 17일(이하 현지시간) 비관했다. 1.5도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정한 상한선 가운데 하나다. 지구 기온이 2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하되 되도록 1.5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190여개국이 합의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엔 세계기상기구(WMO) 연구진은 세계가 새로운 기후변화 단계에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WMO는 2027년까지 지구 연평균 기온 상승폭이 이 기준점 1.5도를 넘어설 확률이 66%에 이른다고 밝혔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이날 "이번 보고서는 우리가 파리협정에서 특정한, 장기적인 지구온난화 기준점인 1.5도를 영구적으로 넘을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그러나 WMO는 지금의 일시적 상황으로 보면 1.5도 기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탈라스는 "따뜻한 엘니뇨가 앞으로 수개월 안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엘니뇨가 인간이 만들어낸 기후변화와 결합해 지구 기온을 미답의 영역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비관했다. 그는 지구 온난화가 그 수준이 되면 건강, 식량안보, 물관리 등에 심각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학자들은 지구 기온이 1.5도 더 오르는 것을 중요한 고비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심각한 기후변화 재앙을 피하기 어렵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기상학자 레온 허맨슨은 이번 보고서에서 예상된 지구 기온 상승은 "우리를 익숙한 기후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에서 전세계 정·재계 인사들은 지구 기온 상승 상한선인 1.5도를 충족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이 취해지지 않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파키스칸 기후변화장관 셰리 레흐만은 당시 "글로벌 리셋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기도했다. 최근 지구 곳곳에서는 기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뛰고 있다. 올들어 동남아 일대의 온도가 44도를 넘어선 가운데 지난해 7월 영국에서도 이들 적도 근방 나라들처럼 온도가 40도를 넘어 사상최고를 기록한 바 있다. 한편 지난해 11월 WMO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년간 세계 기온은 매년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5-18 03:38:26[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주 52시간 근무제를 유연화 시키되 주 60시간은 넘지 않도록 상한선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일한 만큼 보상과 휴가가 따를 수 있는 담보책을 마련할 것임을 밝히면서, 근로시간을 주 단위에서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자유롭게 설정하도록 한다면 근로시간 유연화가 순조롭게 적용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대통령실의 잇따른 발표에도 정책 혼선 양상이 사그라들지 않자, 결국 윤 대통령이 나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노동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윤 대통령으로선 개혁의 한 축인 근로시간 유연화에 대해선 무리해서 추진하기 보다 소통 확대를 통해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저는 주당 60시간 이상의 근무는 건강 보호 차원에서 무리라고 하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전날까지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들 사이에서 주당 근로시간 상한선 여부를 놓고 혼선이 있었지만 윤 대통령이 상한선을 설정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의 후퇴라는 의견도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주당 근로시간의 상한을 정해 놓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노동 약자들의 건강권을 지키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선 근로시간에 관한 노사 합의 구간을 주 단위에서 월, 분기, 반기, 연 단위로 자유롭게 설정하는 것만으로도 노사 양측의 선택권이 넓어질 것"이라며 "노동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노동개혁의 또 하나의 과제인 노동시장 유연화는 그 제도의 설계에 있어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고 수집할 것"이라며 "고용노동부 등 관련 부처에 세밀한 여론조사 FGI(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시행하고, 제게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지시해 놓았다"고 말했다. 근로시간을 늘리면서도 임금은 제자리거나 휴가를 제때 갈 수 없다는 우려에 대해 윤 대통령은 "임금, 휴가 등 근로 보상체계에 대해 근로자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특히 노동 약자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확실한 담보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근로자들의 건강권, 휴식권 보장과 포괄임금제 악용 방지를 통한 정당한 보상에 조금의 의혹과 불안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부작용 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을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3-03-21 13:28:59[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정부에서 강화했던 대출 및 실거주 규제가 대거 풀린다. 최근 금리 인상으로 주택 거래가 급격히 위축되고 집값이 급락하면서 부동산 경기 경착륙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이를 막기 위한 종합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중도금 대출 보증이 가능한 분양가 상한선 ‘12억원’ 규제가 사라지고, 모든 분양주택의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진다. HUG 중도금대출 보증이 가능한 주택의 분양가 상한선이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됐지만, 여전히 분양가가 12억원을 넘는 주택은 실수요자들의 청약 기회가 크게 제한됐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 청약에서도 분양가 12억원이 넘는 평형의 경우 중도금대출이 막히면서 청약 경쟁률이 저조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HUG 중도금대출 보증이 가능한 분양가 상한 기준을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모든 분양주택에서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중도금대출 보증 인당 제도도 사라진다. 국토부는 HUG 중도금대출 보증 확대를 ‘HUG 내규’ 개정 후 은행시스템 준비를 거쳐 올해 1분기 내 시행할 예정이다. 이번 규제 완화로 올림픽파크포레온도 중도금대출 규제를 받지 않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둔촌주공은 아직 첫 중도금을 받지 않은 사업장인만큼 12억원 규제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1-04 06:46:48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이 조만간 러시아 유가 상한선 책정에 합의할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현지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상한선은 배럴당 60달러 수준이 될 전망이다. G7과 EU는 다음달 5일 러시아 유가상한제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유가상한선 배럴당 60달러 저울질보도에 따르면 G7과 EU는 이르면 23일 러시아 유가 상한선 수준을 정한다. 현재로선 배럴당 60달러 수준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배럴당 70달러에서 정해질 수도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유가상한제는 당초 지난 가을 도입될 예정이었지만 합의가 미뤄지면서 내달 5일을 적용 시점으로 잡았다. EU가 상한선에 합의하면 곧바로 G7도 같은 합의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유가상한제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강력히 추진하는 계획으로, 러시아가 고유가 덕을 봐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을 마련하는 것을 억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 등 서방은 해상 선박 보험과 수출입금융, 해운서비스 등을 자신들이 모두 장악하고 있어 러시아 유가상한제를 통한 러시아의 석유 판매 수입을 제한하는 효과를 충분히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늦어도 다음달 5일 이전에는 합의가 이뤄져 한다.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서방은 경제제재에 나서 내달 5일부터 러시아 석유 해상운반 서비스를 금지한 바 있다. G7, EU, 호주 등은 러시아가 유가 급등 혜택 등을 받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러시아 석유 수송에 동원되는 선박, 보험서비스, 수출입 금융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늦어도 다음달 5일까지 합의해야 러시아 유가 상한선이 합의되면 상한선 밑으로 가격이 매겨진 러시아 석유 수출의 선박·금융 서비스는 가능해진다. 따라서 내달 5일까지 러시아 유가상한제가 합의가 되고 적용이 시작돼야 러시아 석유 수출이 가능해질 수 있다. 만약 이때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석유시장에 러시아 석유 공급이 일시에 끊겨 시장이 상당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EU는 러시아 유가상한제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기는 했지만 일부 문제를 놓고 회원국들 간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상한제 가격이다. 폴란드, 리투아니아를 비롯해 상당수 회원국이 생산비보다 훨씬 낮은 유가를 매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폴란드는 배럴당 20달러 수준이 적정하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도 한계 생산비 수준으로 상한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경제보좌관인 올레그 유스텐코는 "배럴당 60달러, 65달러가 동맹국들의 관점에서 타당한 것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가능한 낮은 가격, 한계생산비 수준이 낫다"고 밝혔다.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그리스, 몰타, 키프로스 등 대규모 선단을 보유한 나라들이 아직 러시아 유가 상한제에 합의하지 않았다. 이들이 빠져나가면 유가상한제로 거둘 수 있는 효과는 그만큼 반감될 수밖에 없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2-11-23 17:58:37[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가스 가격상한제 시행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내년 1월부터 1년 간 유럽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가격 상한제 발동 기준을 275유로(약 38만원)로 설정하자고 22일(현지시간) 회원국에게 공식 제안했다고 밝혔다. 회원국은 오는 24일 에너지이사회 특별 회의에서 시행 여부를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집행위가 이날 내놓은 구상은 상한선을 항상 적용하는 고정 방식은 아니다. 집행위는 △1메가와트시(㎿h)당 가스 가격이 275유로를 넘는 상황이 2주 간 지속되고 △동시에 가스 가격이 액화천연가스(LNG)보다 58유로 비싼 상황이 10일 간 지속되는 두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는 경우 275유로의 상한선이 자동 발동되도록 하자고 제의했다. 275유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8월 가스 가격(최고 352유로)보다는 낮고, 현재의 110∼120유로 선보다는 한참 높은 수준이다. 다만 가스 가격상한제가 시행되려면 모든 회원국 동의가 필요하다. EU 집행위는 그동안 가스 가격상한제를 추진했지만 회원국 간 이견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대 입장을 고수하던 독일이 직전 열린 회의에서 '시장분석 선행' 등을 전제로 한발 뒤로 물러난 뒤 나온 후속 제안으로, 회원국 간 이견을 좁힐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유럽 에너지 위기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가스 가격상한제 도입 가능성도 점쳐진다. 러시아 가스프롬은 이날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몰도바로 수송되는 가스 공급을 오는 28일부터 추가 감축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 등 전황이 불리해진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두고 서방을 상대로 에너지 전쟁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관이 유럽이 러시아에서 천연가스를 받는 유일한 경로다. 이날 12월 인도분 네덜란드 TTF 가스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전날보다 7.5% 뛴 124.950유로를 기록하는 등 출렁였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2022-11-23 08:02:24러시아가 자국산 원유 수입 가격에 상한선을 부과할 땐 글로벌 시장에 대한 공급을 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데르 노바크 러시아 부총리는 러시아 방송 채널원과 가진 인터뷰에서 “주요7개국(G7)이 도입하려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가격 상한선이 생산비 보다도 낮다면 러시아는 시장에 공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손실을 감수하지 않을 것임을 드러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선을 부과하는 것은 글로벌 원유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유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오는 12월 22일까지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선을 도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월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차관은 러시아산 원유를 수송하는 유조선에 대한 유럽연합(EU)의 보험 금지에 맞춰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 러시아산 원유값 상한선..유가 더 폭등 지난 18일 러시아산 원유의 구매가격에 상한선을 도입하는 것은 자칫 유가를 더 폭등시킬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에너지 안보 연구기관인 국제안보분석연구소(IAGS) 소장 갈 루프트가 경고했다. 그는 상한선 도입은 “터무니없는 발상”으로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미국을 포함한 주요7개국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의 전쟁 자금 유입을 줄이고 소비자 기름값을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은 제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 루프트는 “원유가 대체가 가능한 상품임을 잊고 있다”며 "마치 상점에 가서 점원에게 정가보다 더 적은 액수를 받을 것을 요구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석유시장은 강제로 가격을 떨어뜨릴 수 없는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루프트는 러시아가 생산량을 제한해 고의로 시장에 공급량을 떨어뜨리는 식으로 맞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러 "천연가스 공급량 감소는 유럽 탓" 가스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하루 전 유럽에 공급되는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서방국가에 책임있다며 계속해서 공급량이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푸틴은 러시아가 그동안 모든 천연가스 공급 계약을 준수해왔다고 강조하면서도 현재 수리 중인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의 터빈이 러시아로 다시 전달되지 않는다면 수송 규모가 기존의 20%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스관 정비에 필요한 부품에 대한 제재가 없다면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현재 러시아는 이 가스관을 점검 중에 있으며 유럽 국가들은 가동이 정상으로 돌아와도 공급을 재개하지 않을 것에 대비해 가스 배급 등 대책을 마련하느라 고민해왔다. 한편 이날 EU 집행위원회는 가스 공급량 감소에 대비하고 겨울 대비 비축을 이유로 각 회원국에 사용량을 15% 줄일 것을 요구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며 "유럽은 만일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2-07-21 13:5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