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피부노화와 암의 원인이 되는 손상된 DNA 염기쌍만을 빠르게 찾아내 복구하는 경로가 새롭게 밝혀졌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이자일 교수팀은 ‘NER’라는 DNA 복구 경로에서 손상된 부위를 찾아내는 두 단백질이 기존에 알려진 ‘순차적 전달’ 관계가 아닌 ‘협력적 복합체’ 형태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규명해냈다고 3일 밝혔다. NER은 자외선 때문에 생긴 CPD라는 손상 구조를 잘라내는 복구 경로다. DNA는 약 30억 개의 염기쌍으로 이뤄져 있어, 손상 부위를 얼마나 빠르게 찾아내느냐가 복구 효율을 좌우한다. 구조 변화를 감지하는 XPC 단백질을 가동해 손상 부위를 찾아내는데, CPD 손상은 비틀림이 크지 않아 XPC 단독으로는 인식이 어렵다. 이때 손상 인식을 돕는 것이 UV-DDB라는 단백질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두 단백질이 복합체(UX-complex)를 형성해 공동으로 DNA를 탐색하고, XPC가 UV-DDB의 결합력과 탐색 효율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두 단백질이 복합체를 이룬 경우 UV-DDB는 DNA 가닥에 더 잘 달라붙고, 가닥을 미끄러지듯 따라 이동하며 손상 부위를 더 효과적으로 찾아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자일 교수는 “자외선 손상을 인식하는 두 단백질이 서로 협력해 더 빠르게 손상을 찾아내고 NER 과정을 촉진한다는 점을 밝혀냈다”며, “이는 분자생물학 교과서에 실린 NER 작동 원리를 새로 써야 할 만큼 의미 있는 결과로,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노화뿐 아니라 색소건피증과 피부암의 예방과 치료 전략 마련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색소건피증(Xeroderma Pigmentosum)은 XPC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의 결함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이를 앓을 경우 피부암 유병률이 일반인보다 수백~수천 배 높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뉴클레익 에시드 리서치(Nucleic Acid Research, IF: 16.6)’에 6월 18일 온라인 게재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5-07-02 17:37:11서구식 인테리어가 주류인 뮤지컬 무대에서 일본 특유의 정취를 맛볼 수 있는 세트는 신선했다. 주인공 카오루의 집은 은은한 분위기다. 대나무가 한쪽 벽면을 장식하는 2층 일본식 집. 이웃집 풍경도 정겹다. 격자무늬 창, 흘려 쓴 히라가나 문패…. 소품 하나하나가 흥미롭다. 하지만 새로운 무대에 대한 설렘이 그다지 오래가지 못했다는 게 흠이다. 서울시뮤지컬단이 만든 뮤지컬 '태양의 노래'는 일본의 동명 소설과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색소성 건피증'을 앓고 있는 10대 소녀 카오루와 그녀의 남자 친구 코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다. 소녀는 햇빛을 쬐면 시름시름 앓는다. 노래가 유일한 위로였던 소녀는 어느 날 사랑에 눈뜨기 시작하지만 그녀에겐 시간이 별로 없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소녀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2006년 출간된 덴카와 아야의 소설을 읽고 스물다섯 젊은 감독 고이즈미 노리히로는 그해 곧바로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카오루를 연기한 일본 신인 여가수 유이는 이 영화 한편으로 단번에 스타덤에 올랐다. 뽀얀 피부의 유이가 보여준 연기도 훌륭했지만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건 그녀가 작곡·작사해 직접 부른 주제가였다. 중독성 강한 'Goodbye days' 'Skyline' 'It's happyline'이 유이의 단아한 음색으로 퍼지면서 무수한 마니아를 낳았다. 뮤지컬 '태양의 노래'는 이 영화 '태양의 노래'의 흥행 공식을 좇아가려는 흔적이 강하다. 소녀시대 출신 가수 태연을 주인공 카오루로 기용한 것부터 그렇다. 제작진은 태연이 유이 이상으로 흥행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을 것이다. 사실 태연은 이런 제작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아니 기대 이상으로 해냈다. 전문배우들 틈에서 성량은 부족하고 위축된 연기를 보이진 않을까, 그런 생각을 공연 전에 했지만 무대 위 태연은 당당했다. 자연스럽고 안정감 있는 연기와 노래가 오히려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뮤지컬 '태양의 노래'는 이 작품이 생애 첫 뮤지컬이라는 '아이돌 스타' 태연에게만 지나치게 많은 짐을 부여하고 있는 느낌이다. 영화 '태양의 노래'를 받쳐줬던 탄탄한 스토리는 이 뮤지컬 버전에선 당최 힘을 쓰지 못했다. 코지와의 러브라인은 애틋하다기보다 뭔가에 쫓기는 듯 성급했고 카오루 아버지에게 흑심을 품고 접근하는 이웃집 아주머니는 난데없어 보였다. 진부한 대사, 밋밋한 연기, 건조한 음악이 무대를 더 지루하게 만든 건 아닌지. 전문배우들의 연기는 상투적인 대사에 연극적 느낌이 너무 많이 났다. 유이의 노래 세 곡은 태연이 무난히 소화해냈지만 나머지 다른 뮤지컬 넘버는 귀에 쏙쏙 박히지가 않았다. 태연만으로 이런 난국의 무대를 헤쳐나가는 건 아무래도 무리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게 한 뮤지컬이다. /jins@fnnews.com 최진숙기자
2010-05-13 18:22:38소녀시대 태연이 뮤지컬 무대 첫 도전에 나선다. 서울시뮤지컬단이 제작하는 뮤지컬 ‘태양의 노래’ 여주인공으로 태연이 캐스팅됐다. ‘태양의 노래’는 색소성 건피증(Xeroderma Pigmentosum)이라는 특이한 질병으로 인해 낮에는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소녀와 서핑을 좋아해 늘 태양 아래서 사는 소년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동명의 일본소설이 원작. 소설이 출간된 후 TBS 드라마로도 소개됐으며 아시아 전역으로 영화가 동시 개봉되기도 했다. 특히 원작의주제곡인 ‘Goodbye days'를 남성그룹 BAY가 리메이크하면서 두터운 매니아 층도 형성됐다. 뮤지컬 ‘태양의 노래’는 소설을 바탕으로 재구성된다. 극본과 연출은 젊은 감각의 신세대 연출인 황재헌이 맡는다. 음악은 ‘제3회 더뮤지컬어워즈’와 ‘제13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작곡상을 수상한 장소영이 합류한다. 영화 원작의 대표곡인 ‘Goodbye Days’와 ‘Skyline’은 뮤지컬 무대서 다시 만날 수 있게 된다. /jins@fnnews.com최진숙기자
2010-03-15 16:5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