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양이가 우유나 생선, 털실 등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만화나 영화, 그림 등을 살펴보면 고양이의 옆에는 늘 이 같은 사물들이 놓여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면 고양이는 정말로 이런 사물들을 좋아하는 것일까? 우유 초식동물인 소의 젖으로 만든 우유는 육식동물인 고양이에게 적합하지 않은 음식이다. 고양이의 몸에는 젖당 분해효소가 부족해 설사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우유에는 고양이에게 필요한 영양분 역시 골고루 들어있지 않으므로 다양한 측면에서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고양이에게 간식으로 우유를 주고 싶다면 젖당을 제거한 고양이 전용 우유를 먹여야 한다. 생선 생선은 단백질이 풍부하며 고양이도 좋아하고 즐겨먹는 음식이니 간식으로 주는 것은 좋다. 하지만 식중독을 발생시키는 살모네라균이나 기타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신선한 흰 살 생선을 골라 완전히 익혀서 먹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고등어, 꽁치 같은 등 푸른 생선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요리법은 구이나 튀김보다는 찜이나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고양이의 약한 소화기관을 자극하지 않도록 염분이나 양념 없이 조리한다. 생선뼈는 목에 걸리거나 입 안에 상처를 낼 수 있으므로 뼈를 발라내고 살 부분만 주는 것이 좋다. 이밖에 날생선을 오랫동안 먹을 경우 비타민E 결핍으로 체내 지방조직에 염증이 생기거나, 비타민B1 결핍으로 근신경성 질병이 올 수 있으니 소량을 먹여야 한다. 날생선 중에서는 참치가 이 같은 증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가장 높으므로 주의하도록 하자. 털실 털실뭉치를 장난감으로 주면 보기에는 사랑스러울지 몰라도 고양이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 고양이의 입과 혀의 구조는 무언가가 입에 들어오면 뱉기보다는 삼키기가 쉽게 돼 있다. 특히 털실은 가늘고 길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일이 빈번하다. 고양이가 털실을 삼키게 되면 심한 복통을 느끼게 되고, 주인이 다가가서 만지지도 못할 만큼 화를 내기도 하며, 변을 보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대변으로 나오게 되는 경우도 있으나 배출이 안 되고 소화기관 속에 엉키게 되면 수술로 털실을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사진출처: 영화 '그 강아지 그 고양이' 스틸컷 /lifestyle@fnnews.com 박동제 기자
2014-01-23 16:12:51요즘 아미노산 음료가 정말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세계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아미노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사단법인 한국식품과학회가 ‘아미노산의 건강기능성과 산업적 응용’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건양대 김완수 교수는 “필수아미노산인 로이신, 이소로이신 등은 근육단백질의 약 35%를 구성하고 있다”며 “최근 연구결과 마라톤과 같이 다량의 글리코겐을 필요로하는 운동시 발생하는 피로 원인이 부분적으로 활동근육내 아미노산 대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김교수는 “필수아미노산을 운동 전·후 보충할 경우 운동중 발생하는 근육의 손상과 피로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연세대 박태선 교수에 따르면 아미노산은 콜레스테롤의 대사 등에 관여해 다이어트 및 각종 비만으로 인한 질환예방에 효과가 있다. 그러나 아미노산 즉, 단백질은 이처럼 우리 건강에 도움을 주는 한편 과량으로 섭취할 경우에는 오히려 케톤산혈증이라는 급성 합병증이 나타나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케톤산혈증이란 포도당이 아닌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서 생기는 산으로 두통이 생기거나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며 심하면 목숨을 잃는다. 이같은 이유에서 전문의들은 식사로 자연스럽게 필요한 아미노산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한다. 에스터클리닉의 여에스더 원장은 “음식으로 필수아미노산을 섭취하는 방법은 쇠고기, 돼지고기와 같은 육류, 닭이나 오리와 같은 가금류, 생선, 저지방우유, 달걀흰자 등과 같이 필수아미노산이 충분하게 함유돼 있는 완전단백질을 전체 섭취하는 단백질중 약 3분의 1을 먹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표준체중 60㎏의 남성이 현재 저열량식사(소식)중이라면 전체단백질 필요량은 약 60g로 이중 완전단백질은 20g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완전단백질 20g을 섭취하려면 ‘작은 안심스테이크’(8×6×2㎝) 절반 크기나 큰 로스구이 2.5장, 일반생선 작은 2.5토막, 말린 생선(굴비나 북어) 1.25토막 등을 먹으면 된다. 여원장은 “그러나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아미노산 음료에 들어있는 아미노산 양은 많지 않기 때문에 1∼2병을 마신다고 해도 아미노산 과다섭취로 인한 부작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z조남욱기자
2004-05-27 11:15:25[파이낸셜뉴스] 자신이 좋아하는 빵을 끊고 꾸준한 운동으로 38kg 감량에 성공한 20대 여성 사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컴브리아주에 사는 엘리 크랩트리(22)는 암 투병 중인 아버지를 간병하는 1년 동안 체중 30kg이 불어났다. 제대로 끼니를 챙기지 못했던 그는 아침 식사를 항상 걸렀다. 식사를 할 때도 엘리는 빵을 자주 찾았다. 그는 "빵이 유일한 삶의 낙이었다"며 "당시 빵을 먹는 게 위로가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다 엘리는 아버지와 함께 찍은 마지막 사진을 보고 놀랐다. 살이 급격히 찐 자신의 모습에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사진 속 내 모습을 보니 외모에 자신감이 없어졌다"며 "식습관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전했다. 이후 엘리 부친이 세상을 떠나면서 엘리는 새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당장 그는 체중 감량을 위해 평소 즐겨 먹던 빵을 끊었다. 대신 귀리, 과일, 견과류 등을 먹었다. 어느 정도 체중이 줄자 그는 가까운 헬스장에 등록했다. 그는 "칼로리 부족으로 인한 체중 감량이 아닌 건강하게 살을 뺄 수 있는 과학적인 방법을 배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일주일 내내 공복 유산소 운동 등을 실천한 엘리는 보디빌딩 대회도 준비했다. 결국 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다. 현재 엘리는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면서 피트니스 코치로 활동 중이다. 규칙적인 식사 몸에 필요한 영양소 보충 끼니를 거르면 살이 잘 찌는 체질이 된다. 특히 근육량이 빠질 수 있다. 몸에 근육이 부족하면 기초대사량이 줄어 살이 쉽게 붙는다. 혈당 건강도 나빠진다. 다이어트 중이라면 가급적 빵은 멀리하는 게 좋다. 빵은 밀가루와 버터가 주재료다. 버터는 포화지방이 많아 과하게 먹으면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혈관 건강도 나빠진다. 밀가루는 정제 탄수화물로 혈당을 급격히 높인다. 그 결과 인슐린이 분비되고 혈당이 다시 급속도로 떨어지면 우리 몸은 허기를 느낀다. 식욕이 생긴 상태이므로 과식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습관이 반복되면 혈당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진다. 건강 챙기면서 다이어트 유산소 운동 효과 건강을 챙기면서 다이어트 하려면 과일과 채소, 치즈, 우유 등을 섭취하면 좋다. 특히 과일과 채소는 열량이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포만감이 크고 비타민과 미네랄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생선이나 콩류는 단백질이 많아 근육량 유지는 물론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된다. 칼슘이 많은 유제품은 뼈를 튼튼하게 해 부상을 막는다. 여기에 공복 유산소 운동을 하면 다이어트 효과는 더 커진다. 공복 유산소 운동은 최소 8시간 동안 공복을 유지한 상태에서 걷거나 뛰는 운동법으로 공복 상태에는 운동에 쓰일 체내 탄수화물이 적어 지방이 많이 쓰인다. 다만 공복 상태로 장시간 운동하면 지방을 비롯 근육까지 손실될 수 있다. 근손실을 막으려면 20~30분 안에 운동을 끝낸 뒤 달걀, 두부 등 영양소를 먹으면 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6-05 05:39:09[파이낸셜뉴스] 국립부산과학관은 개관 10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사이언스 키친’을 오는 24일부터 8월 31일까지 약 4개월간 과학관 1층 김진재홀에서 개최한다.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람객이 식재료, 음식, 요리를 주제로 식품과학자가 되어 다양한 식재료를 탐구하고 첨단 식품 기술이 적용된 미래 주방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시는 푸드사이언티스트의 연구실, 컬러풀 사이언스 마켓, 테이스트 스토리지, 사이언스 키친, 더 테이블, 플레이버 라운지 등 총 6개 구역으로 나뉜다. ‘컬러풀 사이언스 마켓’에서는 가상의 슈퍼마켓을 연출해 식재료 속 과학 원리를 알 수 있다. 과일과 채소의 천연 화학물질인 라이코펜, 베타카로틴과 같은 식물성 화학 물질을 알아보기도 하고 단백질이 풍부한 고기, 등 푸른 생선과 해조류의 영양학적 특징을 탐구할 수 있다. ‘향신료 테이블’ 전시물에서는 다양한 향신료를 관찰하고 직접 향을 맡아보는 체험도 마련된다. ‘테이스트 스토리지’에서는 발효와 보관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우유가 치즈가 되는 과정, 김치의 발효 원리, 메주 만들기, 알코올 발효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라면인건가 과학인건가’ 전시물에서는 라면의 스프, 면발, 용기까지 과학적으로 분석한다. ‘사이언스 키친’에서는 주방에서 일어나는 조리 과정과 주방용품 속 과학 원리를, ‘쿠킹로봇’ 전시물을 통해서는 국 탕 로봇, 면 로봇, 튀김 로봇들의 협업 퍼포먼스를 감상할 수 있다. ‘더 테이블’에서는 미디어아트를 통해 식재료의 조리, 식사에 이르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체험하며 ‘플레이버 라운지’에서는 음식과 관련된 직업과 기념품 가게를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세계김치연구소, 임실치즈식품연구소, 농심, 동의과학대학교 스마트푸드조리과 등 다양한 기업·기관과 협력해 전시 콘텐츠를 구성했으며 다채로운 연계 행사도 기획하고 있다. 5월 중순부터는 매 주말 요리를 만들어 보는 전시 연계 워크숍을 운영할 예정이며 여름방학에는 라면을 주제로 한 가족 체험 행사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주류 관련 체험행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특별기획전 관람시간은 과학관 개관 시간과 동일하며 관람료는 성인 및 청소년 6000원, 유아 3000원이다. 관람을 희망하는 사람은 23일부터 온라인 매표소를 통해 예매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부산과학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송삼종 국립부산과학관장은 “우리가 매일 접하는 음식 속에 숨어 있는 과학을 흥미롭게 탐구할 수 있는 기회”라며 “음식과 과학의 색다른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새로운 시각을 얻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5-04-21 10:08:56"평소보다 확실히 사람이 없긴 하네요." 지난 11일 오후 7시께 서울 동대문구 홈플러스 동대문점. 호객하는 소리로 시끌벅적해야 할 시간대지만 육류와 생선코너엔 직원도 없이 썰렁한 분위기였다.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 매장 구석 맥주코너에서 "한 번 시음해 보세요" 외치는 소리만 공허하게 울려 퍼졌다. 무알코올 맥주 진열대엔 이가 빠진 것처럼 물건이 군데군데 비어 있었다. 2주 넘게 납품을 중단한 서울우유의 빈자리 탓인지 우유 진열대는 우유를 앞으로 당겨 진열하는 직원의 손길이 분주해 보였다. 매장 곳곳에선 프라이팬 '50% 할인', 두부 '1+1' 등 다른 마트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파격적인 할인행사에도 매장 분위기는 한산했다. 할인판매 중인 딸기를 살피던 김모씨(70)는 "집 앞이라 거의 매일 같이 산책하듯 마트에 오는데, 확실히 법정관리에 들어간 후부터 세일을 많이 하는 느낌"이라며 "과일보다 휴지나 프라이팬 같은 공산품을 싸게 팔아서 많이 샀다"고 말했다. ■하루살이식 영업에 불안감 여전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40일째를 맞은 홈플러스가 현금 창출을 위해 사실상 상시 할인 체제로 전환했지만, '하루살이식 영업'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납품업체들의 불안감은 여전했다. 홈플러스를 살리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됐던 대주주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은 규모나 방식 면에서 미온적이라 사태를 수수방관한다는 비난도 커지고 있다. 같은 날 서울 성북구 홈플러스 월곡점. 지하철 6호선 월곡역과 연결된 점포라 접근성이 좋은 편인 이 매장은 평일 오후에도 꽤 많은 고객이 장을 보고 있었다. 지난 10~16일까지 진행하는 '힘내자! 홈플러스' 할인전 행사를 알리는 홍보물이 매장 곳곳에 붙어 있었다. 마트 분위기는 평소와 다를 바 없었지만, 우유 매대에 서울우유 상품 납품 지연을 알리는 안내문이 유독 눈에 띄었다. 서울우유는 대금 지급 문제를 이유로 지난달 20일부터 3주가량 홈플러스에 납품하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4일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후 매일 들어오는 현금으로 상거래 채권을 지급하고 있다.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창립 28주년 기념 할인행사인 '홈플런 이즈백(2월 28일~ 3월 12일)', '앵콜! 홈플런 이즈 백(3월 13~16일)', '창립 홈플런 성원 보답 고객 감사제(3월 27일~4월 2일)', '힘내자! 홈플러스(4월 10~16일)' 등 연일 행사를 열며 사실상 상시 할인 체제로 전환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들어간 이후 영업을 이어가기 위해 상거래채권을 우선지급하고 있다. 지난달 31일까지 홈플러스가 지급한 상거래채권의 누적 지급액은 6893억원이다. ■할인행사 반복에 주목도 떨어져홈플러스가 50% 할인, '1+1' 등 파격적인 행사에 고객의 '반짝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지만, 하루살이 영업으로는 조만간 현금이 말라 영업 중단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반복되는 행사로 소비자 관심이 떨어진 데다 서울우유의 납품 중단 이후 대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이 커지며 '도미노 납품중단'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작지 않아서다.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변제해야 할 채권 규모는 2조7000억원이다. 금융기관 대여금(신용) 채권, 상거래 채권 등인 회생 채권이 2조6691억 원(2894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앞서 MBK는 홈플러스 기업회생 결정 이후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지자 지난달 16일 김 회장의 사재 출연과 카드 물품 대금 기초자산 유동화 단기채권(ABSTB)의 잔액 4618억원 전액 변제 등을 약속한 바 있지만 실제로는 미온적인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할인행사를 통해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진행한 창립기념 '홈플런' 행사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11% 증가했는데,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1~3월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방식의 영업이 언제까지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하루하루 영업에도 돈이 들어가는데, 직원 월급에 대금 지급까지 홈플러스가 계속 감당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정상희 기자
2025-04-13 18:16:04[파이낸셜뉴스] "평소보다 확실히 사람이 없긴 하네요." 지난 11일 오후 7시께 서울 동대문구 홈플러스 동대문점. 호객하는 소리로 시끌벅적해야 할 시간대지만 육류와 생선코너엔 직원도 없이 썰렁한 분위기였다.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 매장 구석 맥주코너에서 "한 번 시음해 보세요" 외치는 소리만 공허하게 울려 퍼졌다. 무알코올 맥주 진열대엔 이가 빠진 것처럼 물건이 군데군데 비어 있었다. 2주 넘게 납품을 중단한 서울우유의 빈자리 탓인지 우유 진열대는 우유를 앞으로 당겨 진열하는 직원의 손길이 분주해 보였다. 매장 곳곳에선 프라이팬 '50% 할인', 두부 '1+1' 등 다른 마트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파격적인 할인행사에도 매장 분위기는 한산했다. 할인판매 중인 딸기를 살피던 김모씨(70)는 "집 앞이라 거의 매일 같이 산책하듯 마트에 오는데, 확실히 법정관리에 들어간 후부터 세일을 많이 하는 느낌"이라며 "과일보다 휴지나 프라이팬 같은 공산품을 싸게 팔아서 많이 샀다"고 말했다. 하루 벌어 사는 홈플러스..불안감 여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40일째를 맞은 홈플러스가 현금 창출을 위해 사실상 상시 할인 체제로 전환했지만, '하루살이식 영업'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납품업체들의 불안감은 여전했다. 홈플러스를 살리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됐던 대주주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은 규모나 방식 면에서 미온적이라 사태를 수수방관한다는 비난도 커지고 있다. 같은 날 서울 성북구 홈플러스 월곡점. 지하철 6호선 월곡역과 연결된 점포라 접근성이 좋은 편인 이 매장은 평일 오후에도 꽤 많은 고객이 장을 보고 있었다. 지난 10~16일까지 진행하는 '힘내자! 홈플러스' 할인전 행사를 알리는 홍보물이 매장 곳곳에 붙어 있었다. 마트 분위기는 평소와 다를 바 없었지만, 우유 매대에 서울우유 상품 납품 지연을 알리는 안내문이 유독 눈에 띄었다. 서울우유는 대금 지급 문제를 이유로 지난달 20일부터 3주가량 홈플러스에 납품하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4일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후 매일 들어오는 현금으로 상거래 채권을 지급하고 있다.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창립 28주년 기념 할인행사인 '홈플런 이즈백(2월 28일~ 3월 12일)', '앵콜! 홈플런 이즈 백(3월 13~16일)', '창립 홈플런 성원 보답 고객 감사제(3월 27일~4월 2일)', '힘내자! 홈플러스(4월 10~16일)' 등 연일 행사를 열며 사실상 상시 할인 체제로 전환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들어간 이후 영업을 이어가기 위해 상거래채권을 우선지급하고 있다. 지난달 31일까지 홈플러스가 지급한 상거래채권의 누적 지급액은 6893억원이다. "유동성 문제없다"지만 행사 반복에 주목도 떨어져 홈플러스가 50% 할인, '1+1' 등 파격적인 행사에 고객의 '반짝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지만, 하루살이 영업으로는 조만간 현금이 말라 영업 중단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반복되는 행사로 소비자 관심이 떨어진 데다 서울우유의 납품 중단 이후 대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이 커지며 '도미노 납품중단'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작지 않아서다.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변제해야 할 채권 규모는 2조7000억원이다. 금융기관 대여금(신용) 채권, 상거래 채권 등인 회생 채권이 2조6691억 원(2894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앞서 MBK는 홈플러스 기업회생 결정 이후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지자 지난달 16일 김 회장의 사재 출연과 카드 물품 대금 기초자산 유동화 단기채권(ABSTB)의 잔액 4618억원 전액 변제 등을 약속한 바 있지만 실제로는 미온적인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할인행사를 통해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진행한 창립기념 '홈플런' 행사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11% 증가했는데,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1~3월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방식의 영업이 언제까지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하루하루 영업에도 돈이 들어가는데, 직원 월급에 대금 지급까지 홈플러스가 계속 감당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정상희 기자
2025-04-13 15:55:21[파이낸셜뉴스] 연인 폭행 혐의로 구치소에 수감 중인 방송인 겸 보디빌더 황철순이 자필 편지로 근황을 알렸다. 그는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징을 치는 이른바 '징맨'으로 유명해졌다. 황철순은 지난 2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죄송하고,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그가 구치소에서 직접 쓴 손편지가 담겼다. 황철순은 지난해 10월 16일 전남 여수시의 한 건물 야외 주차장에서 당시 연인이던 A씨와 말다툼하다가 주먹으로 A씨의 얼굴과 머리를 20차례 이상 때리고 발로 얼굴을 걷어찬 혐의로 기소돼 징역 9개월을 선고 받았다. 황철순은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에도 3평 남짓한 공간에서 성인 남성 7명과 피부를 맞대며 혹독한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졌고, 현재는 기록적인 폭설과 영하의 날씨에서 멘탈을 바로잡고자 하루 두 번 이상 냉수샤워와 함께 속죄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6개월 동안 술과 담배를 금하면서 많은 건강을 되찾았다. 혈압과 간 수치, 신장 수치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고 불면증마저 사라졌다"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절제의 삶을 사는 수도승이 되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곳 서울구치소에는 뉴스를 떠들썩하게 했던 흉악범부터 연예인, 정치인, 기업회장, 경제사범 등 다양한 계층의 수용자들이 성찰의 시간을 갖고 있다"면서 "모든 게 제 행동에서 나온 업보라 생각했고 수개월째 구치소에서 잠을 설치며 평생의 눈물을 이 안에서 다 흘리는 거 같다"며 반성했다. 황철순은 "처음 입소 후 저는 23kg 넘게 체중이 빠졌고 극심한 스트레스로 괴로움의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이곳은 맨몸운동조차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보디빌더가 맨몸운동조차 못한다는 건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라고 괴로운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매일 초코파이 한 상자와 미숫가루 15포 율무차 10포를 섭취하며 겨우 8kg 체중을 늘렸다. 단백질은 하루 한 끼만 먹을 수 있는 참치 한 팩이 전부라 터무니없이 부족하고 제 몸은 팔다리는 앙상하고 배만 볼록 나온 거미형이 됐다"고 전했다. 끝으로 "실력으로 복귀하길 원하고 기다려준다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출소 후 다시 한번 의지를 불태워 성실함으로 보답하고 싶다"라며 "사회초년생으로 돌아가 운동과 함께 평범한 일을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 쓴소리, 잔소리, 희망글 모두 수렴하고 충분히 자숙하고 내년에 다시 인사드리겠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단백질 섭취 저하·운동량 부족 등으로 근손실 발생 근손실의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제일 흔한 원인은 단백질의 섭취 저하, 운동량 부족, 잘못된 운동 방법이다. 근육 조직이 줄어드는 현상은 운동을 오랫동안 하지 않으면 발생한다. 운동을 많이 하면 그 부위에 근육통이 생길 때가 있다. 과한 운동으로 근섬유, 조직에 미세한 파열이 일어난 후 근육이 회복되면서 염증 반응이 생기는 것이다. 이때 염증 유발 매개 물질은 몸 속의 단백질 합성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근육에 전달되는 양이 적어지며 충분히 근육 성장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그러면 근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과도한 운동으로 신체에 과부하가 오면 스트레스 호르면 코르티솔이 늘어난다. 이는 근육 합성에 필요한 단백질을 분해해버리고 체지방을 쌓이게 만들기 때문에 운동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단백질은 근육을 합성하는 주재료다. 운동을 많이 하더라도 단백질을 충분히 섭치하지 않으면 근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운동량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 근력운동은 평소 심박수와 비교했을 떄 일주일에 20~30%상승하는 정도면 적절하다. 1주일에 5일, 1일 2시간 이내로 기간을 두고 시행한다. 즉 1주일에 10시간 내외의 근력 운동이 요구되며, 최대 15시간이 넘어가지 않게 한다. 운동으로 수축하고 손상된 근육이 두껍게 변하기 까지 48시간 정도 기간이 걸린다. 매일 같은곳을 운동하면 근육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는데 자극이 가해져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하루는 상반신, 다음날은 복근, 그 다음은 하반신 등 부위를 나눠 트레이닝 계획을 짜는 것도 근손실 원인을 막는 방법이다. 단백질의 충분한 섭취도 기본이다. 성인 기준 ㎏당 0.8~1g정도의 일일 섭취 권고량을 충족한다. 고령자의 경우 체중 1㎏당 1~1.2g이 기준이다. 달걀, 견과류, 소고기, 닭가슴살, 푸른 생선, 우유 등의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고 그럼에도 부족하다면 유청 단백질로 보충해준다. 여기에 근육 수축과 이완을 도와주는 칼슘, 마그네슘, 근육 합성에 이로운 비타민 D 등을 더해주면 기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 수분이 부족하면 근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땀으로 인해 신체의 수분이 빠져나가는 경우 혈액이 끈적해지고 혈액 순환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아 운동 효과가 떨어진다. 따라서 운동시작 전후로 충분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2-26 01:27:54[파이낸셜뉴스] 근감소증과 퇴행성관절염은 나이가 들수록 경계해야 할 대표적인 질환이다. 근육량 감소는 낙상과 골절 위험을 높이고, 관절염은 일상적인 걷기와 같은 기본적인 움직임조차 어렵게 만든다. 소윤수 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서대근 정형외과 교수는 정기적인 검진과 함께 적절한 운동과 영양 섭취를 통해 질환의 진행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규칙적인 근육운동과 단백질 섭취로 근감소증 예방 근감소증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근육량 감소뿐 아니라 근력저하, 신체운동 능력 저하를 불러오는 것이 특징인 질병이다. 근육량 감소는 낙상, 골절위험 증가와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 발생도 증가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근감소증 의심 증상으로는 악력이 약해져 물건을 잘 들지 못하고, 하지 근력 저하로 인한 계단 오르기와 걷기가 어려워진다. 자주 넘어져 낙상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도 근감소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 중 하나이다. 또한,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가 1년에 5kg 이상 발생한 경우 확인이 필요하다. 종아리 둘레가 줄어 많이 가늘어지는 것도 주요 증상 중 하나이다. 소윤수 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종아리 둘레를 측정했을 때 남자는 34cm, 여자는 33cm 미만, 근감소증 자가 진단 설문지(SARC-F) 4점 이상이면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며, “근감소증은 골격근의 양, 악력과 신체의 운동 기능 측정 등 근육의 양과 질을 모두 평가한 후 진단된다”고 설명했다. 근감소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단백질 섭취 저하, 운동 부족, 노화와 관련된 호르몬 부족 등이다. 나이 듦에 따라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이라 여기기 쉽지만, 근감소증은 근육 자체에 생기는 문제 외에도 당뇨병, 감염증, 급만성질환, 척추협착증과 같은 퇴행성 질환 때문에 2차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근감소증 치료와 예방의 핵심은 근력강화다. 일주일에 최소 2회 이상, 낮은 강도부터 2-3주 간격으로 강도를 증가시키는 근육운동을 추천한다. 그 외에도 △유산소운동 △유연성운동 △균형운동 등 다양한 형태의 운동을 조합해서 최소 3개월 이상 꾸준히 해야 근력 증가나 근비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근육량이 감소하기 시작하는 60대이상 고령자는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밴드운동을 추천한다. 탄력밴드를 한 발로 밟고 잡은 뒤 양팔을 드는 동작을 하면 어깨 근육이 강화된다. 각 운동을 12회씩 3세트, 1주일에 3회 이상 해야 효과가 있다. 소윤수 경희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운동만큼이나 평소 근육 손실 방지와 근육성장을 위해 고기, 생선, 우유 같은 단백질을 하루 세 번 골고루 섭취하는 식습관이 중요하다”며 “고령자를 위한 단백질 파우더,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두유, 요거트 등의 음료를 통해 보충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정기적인 검사와 보존적 치료가 퇴행성관절염에 필수 퇴행성관절염은 평지를 걸어도 무릎이 아프고, 아침보다 저녁이 되면 통증이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특별한 원인이 없더라도 평생 동안 관절을 사용하면서 자연적으로 닳아 없어져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초반에는 관절을 사용할 때만 통증을 호소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관절을 사용하지 않아도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점차 관절 운동범위가 크게 감소하고, 연골 손상에 의한 마찰음도 들리며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서대근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퇴행성관절염은 우리 몸의 모든 관절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무릎, 허리, 고관절(엉덩이 관절), 발목, 손가락 관절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며 “특히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걷기, 서기 등 일상생활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조기 진료와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일상 생활에서 무릎 통증이 발생하거나 무릎 운동 범위가 통증으로 인해 줄어든 경우에 나타나게 되며 주로 자극이 적은 저녁에 통증을 더 나타나는데 이런 상태라면 병원을 바로 찾는 것이 좋다. 신체 검진 및 엑스레이 검사를 이용해 켈그렌-로렌스 분류법(Kellgren-Lawrence grade, KL grade)으로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필요시 혈액검사와 MRI 검사 등을 통해서 치료방법까지 결정하게 된다. 초기에는 통증을 줄여주고 주위 근육을 강화시키는 약물치료와 운동치료부터 시작하는데, 관절 내 구조물의 손상이 심하고 통증을 참기 어려워 일상 생활에 제한이 있거나 추후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 될 우려가 되면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부정 정렬이나 연골, 반월상연골판, 인대의 손상으로 인해 증상이 생긴 경우 이에 맞는 맞춤형 치료를 진행 할 수 있다. 연골 결손의 경우 자기 늑골에서 연골 세포를 채취해 무릎에 다시 넣어주는 최신 기법으로 수술을 하게 된다. 서대근 교수는 “관절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근육 운동을 하고, 의사와 상의하여 운동치료, 약물 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빨리 시작하는 것이 증상을 완화시키고 수술적 치료를 늦추는 방법”이라며 “통증이 있고 퇴행성관절염이 의심되는 고령층의 경우 정기적으로 의사와 상담하여 무릎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퇴행성 관절염은 평소 수영, 자전거 등 관절 부담 없이 근력을 키울 수 있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체중이 많이 나간다면 체중 감소로 관절에 무리가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정기적으로 무릎 상태를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퇴행 속도를 늦추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4-12-23 09:19:14[파이낸셜뉴스] #. 중학교 1학년 남학생 A군(13)은 초등학교 시절 또래들 사이에서 큰 키로 주목받던 아이였다. 초등학교 6학년 당시 그의 키는 이미 162cm였고, 부모님은 "180cm는 문제없겠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중학교에 입학한 뒤 그의 키 성장 속도는 급격히 둔화됐다. 겨울방학을 앞둔 현재, 그의 키는 165cm. 지난 1년 동안 고작 3cm밖에 자라지 않았다. 부모님은 걱정 끝에 성장클리닉을 찾았고,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A군의 성장판이 이미 닫혔다는 것이다. 의사는 초등학교 5~6학년 동안 급성장을 경험한 A군이 또래보다 일찍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성장판 폐쇄가 빨리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성장판이 닫히면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기 때문에, A군이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태였다. "더 일찍 검진을 받았다면…" A군의 부모님은 후회했지만, 이미 늦은 시점이었다. 청소년들의 사춘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2023년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우리나라 청소년의 사춘기와 성장 패턴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의 사춘기 시작 연령이 과거보다 빠르다. 여아는 평균 8.57세에 사춘기가 시작되며 10.99세에 최대 성장 속도를 경험한다. 남아는 평균 10.17세에 사춘기가 시작되고, 12.46세에 성장의 절정기에 도달한다. 빨라진 사춘기 만큼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도 빨라졌다. 여아는 초등학교 6학년, 남아는 중학교 1~2학년 사이에 성장판디 닫히며, 키 성장이 종료된다. 특히 이 연구는 빨라진 사춘기가 최종 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춘기가 빨라질수록 성장 기간이 짧아지고, 성장판 폐쇄 시점도 앞당겨지기 때문이다. 하이키한의원 박승찬 대표원장은 "최근 청소년들의 운동 부족, 늦은 수면, 스마트폰 사용 증가와 같은 생활 방식이 사춘기를 앞당기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빨라진 사춘기, 원인은? 사춘기가 빨라지는 원인으로는 첫째, 운동 부족과 소아비만이다. 신체 활동이 줄어들면서 비만이 되는 청소년이 많다.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 호르몬은 사춘기 시작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비만 아동은 비만하지 않은 아동보다 사춘기 시작 시점이 빠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성장판 폐쇄를 앞당기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둘째 환경호르몬 노출이다. 플라스틱 용기, 가공식품, 화학 물질에 포함된 환경 호르몬은 성장호르몬과 생식호르몬의 균형을 깨뜨려 조기 사춘기를 유발할 수 있다. 셋째,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이다.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와 늦은 취침은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한다. 성장호르몬이 가장 활발히 분비되는 시간인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키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이키한의원 박승찬 대표원장은 "조기 사춘기를 예방하고 성장판 폐쇄를 늦추려면 정기 검진과 체계적인 관리가 필수"라며 "아이들의 성장판 상태와 사춘기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문제가 발견되면 즉시 개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아는 초등학교 3학년, 남아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정기적으로 검진을 시작하는 것이 권장된다. 정기 검진을 통해 성장판 상태를 점검하고, 사춘기 진행 단계를 확인할 수 있다. 정기 검진과 함께 사춘기가 빨라지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 생활습관만 잘 관리해줘도 사춘기 발달을 늦출 수 있다고 한다.생활습관 관리에 중요한 것은 △운동 △수면 △영양이다. 박원장은 "작은 실천이 아이들의 최종 키를 바꿀 수 있다"며 "지금이라도 정기 검진을 시작하고 체계적인 성장 관리를 실천하라"고 강조했다. 겨울방학 동안 성장판을 유지하며 키 성장을 돕는 생활습관 5가지 *규칙적인 운동으로 성장판 자극하기 줄넘기, 농구, 자전거 타기 등 성장판에 적절한 압력을 가하는 운동은 키 성장을 돕는다. 실천법 : 하루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Tip :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야외에서 신체 활동 시간을 늘려보세요 *충분한 수면으로 성장 호르몬 극대화 성장 호르몬은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많이 분비된다. 이 시간 동안 깊이 자는 것이 중요하다. 실천법 : 밤 10시 전에 잠들어 숙면 취하기 Tip : 스마트폰 사용을 취침 1시간 전부터 제한하고, 방 안은 어둡고 조용하게 유지하세요 *균형 잡힌 영양 섭취로 뼈 건강 챙기기 칼슘, 단백질, 비타민 D는 뼈와 성장판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수다. 실천법 : 하루 한 잔의 우유, 생선, 소고기 등 고영양 식단 챙기기 Tip : 하루 10분 이상 햇볕을 쬐어 비타민 D를 자연스럽게 보충하세요 *올바른 자세로 척추 건강 지키기 척추는 키 성장을 좌우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구부정한 자세는 키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실천법 : 공부나 독서 시 의자에 등을 기대고 바른 자세 유지하기 Tip : 30분에 한 번씩 스트레칭으로 자세 교정하기 *정서적 안정으로 스트레스 줄이기 스트레스는 성장 호르몬 분비를 방해하고 사춘기를 앞당길 수 있다. 실천법 : 가족과 대화하거나 취미 활동으로 마음의 여유 찾기 Tip : 지나친 학업 부담은 줄이고, 적절한 휴식 시간을 계획하세요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12-16 15:18:11[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옛날 어떤 노부인이 거의 일주일째 대변을 보지 못했다. 전에도 간간이 변비가 있었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대변을 보지 못한 적은 처음이었다. 노 부인은 갑자기 배와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서 속이 느글거린다고 하면서 먹지를 못했다. 노부인의 아들은 어머니의 변비를 치료하기 위해서 민간에서 변비에 좋다는 약초를 구해왔다. 바로 대황(大黃)이었다. 대황은 원래 막힌 것을 잘 뚫어 주고 덩어리를 풀어지기 때문에 열성 변비에 먹으면 바로 효과가 나타난다. 난리를 평정하는 효과가 있다가 해서 일명 ‘장군풀’이라고 부른다. 아들은 대황을 끓여서 어머니에게 드렸다. 노모가 한입 먹어 보니 맛이 매우 썼는데 그래도 아들이 변비에 좋다니 눈을 찔끔 감고 마셨다. 노모는 대황탕을 한 사발 마시자 배가 좀 아파졌고 장에 경련이 일어나는 듯했다. 그러더니 잠시 후 시원하게 설사를 했다. 설사는 나오다 못해 맑은 물까지 나왔다. 아들이 “이제 어머니의 변비가 나은 것 같습니다.”라고 좋아했다. 그러나 노모는 설사를 한 후 변비가 전보다 더 심해졌다. 아들은 다시 대황을 더 많이 끓여서 드렸다. 그랬더니 더 심하게 설사를 하고서는 변비는 더욱 심해졌다. 노모는 배가 아파서 더 이상 못 먹겠다고 손사래를 쳤다. 아들은 어쩔 수 없이 노모를 모시고 약방을 찾았다. 아들은 의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러자 의원은 “노인의 변비에는 원래 대황을 처방하면 안되네. 노인의 변비는 주로 진액이 부족한 것이 원인인데, 대황을 쓰면 심한 설사로 진액을 소모시키니 오히려 변비가 심해진다네. 대황처럼 강한 약 대신에 대장을 부드럽고 촉촉하게 해 줘야 하네.”라고 했다. 의원이 진찰을 해 보더니 “어머니는 장이 건조함으로 생긴 변비네. 이런 노인성 변비가 생기면 기가 가슴 속에 몰리면 배가 불러 오르면서 메스꺼워 먹으려고 하지 않는 것이네. 기가 상기되어 정수리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머리가 아프고 정신이 깨끗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 이때 열성 변비에 사용하는 대황을 잔뜩 달여 먹였으니 진액이 소모되면서 증상이 오히려 악화된 것이네.”라고 했다. 아들은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하고 물었다. 그러자 의원은 “이 때 몇 가지 약재를 넣어 죽을 만들어 두어번 먹으면 하기가 되면서 굳은 대변 덩어리가 10여 개가 나온 다음 대변이 시원하게 나오게 될 것이네. 그럼 불편한 증상도 모두 사라질 것이네.”라고 했다. 의원이 건네 준 처방은 바로 차조기씨와 삼씨였다. 아들이 “이것을 어떻게 먹는 것입니까?”하고 물었다. 그러자 의원은 “이것들을 각각 같은 양으로 해서 가로 찧어 물에 넣고 걸러서 즙을 짜내네. 여기에 멥쌀가루를 좀 넣고 죽을 쑤어 먹으면 되네. 변통이 되더라도 오랫동안 먹으면 더 좋다네.”라고 했다. 의원의 처방은 바로 일명 소마죽(蘇麻粥)이었다. 소마죽은 기를 잘 돌게 하고 대변을 잘 나가게 하는데 늙은이와 허한 사람이 풍비(風秘, 건조함에 의한 변비)와 혈비(血秘, 혈허로 인한 변비)로 대변 보기 힘든 것과 산후에 생긴 변비를 치료하는 처방이었다. 소마죽은 왕의 변비에도 처방될 정도로 효과가 좋았다. 아들은 재차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서는 노모를 모시고 집으로 향했다. 노모와 아들이 간 후에 의원의 제자가 묻기를 “스승님, 차조기씨를 처방하셨는데, 어떤 약재입니까?”하고 물었다. 의원은 “차조기씨는 자소자(紫蘇子)라고 하는데, 바로 자소엽의 씨앗을 말한다. 차조기씨는 기운이 치밀어 오르며 기침이 나는 것을 치료하는데도 좋고, 하기작용이 강해서 대소변을 잘 나가게 한다. 또한 폐기로 숨이 찬 데도 쓰고 목이 칼칼하여서 막히는 매핵기에도 좋다.”라고 했다. 그러자 제자가 “반드시 자소엽의 씨앗을 사용해야 합니까?”하고 물었다. 그러자 의원은 “차조기는 뒷면이 녹색인 것과 자색인 것이 있는데, 녹색인 것을 약으로 사용하지 않고 뒷면이 자색을 띠는 것을 약용해야 한다. 뒷면이 자색을 띠는 것을 자소엽(紫蘇葉)이라고 한다. 자소엽은 식중독에 의한 복통, 설사에도 다용되고 특히 여러 가지 생선이나 고기와 같이 국을 끓여 먹으면 좋다.”라고 했다. 제자가 다시 물었다. “마자인은 어떤 약입니까?” 의원은 “마자인은 대마의 씨를 말한다. 보통 의서에 화마자(火麻子)나 마자인(麻子仁)이라고 쓰여 있다. 마자인은 특히 대장에 풍열이 몰려 대변이 잘 나가지 않는 것을 치료하는 특효가 있다. 그러나 대소변을 잘 나가게 하는데 많이 먹지는 말아야 한다. 정기를 잘 나가게 하고 양기를 약해지게 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제자는 “마자인은 껍질이 있는데, 껍질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하고 묻자, 의원은 “마자인은 원래 껍질을 벗겨내고 약용해야 하는데, 껍질을 벗기기가 무척 어렵다. 껍질을 벗기는 방법으로 물에 2~3일 동안 담가 두었다가 껍질이 터진 다음 햇볕에 말려 기왓장 위에 놓고 비벼서 씨알을 받으면 된다.”라고 설명해 주었다. 제자는 “노인들의 변비에 좋은 다른 것은 어떻습니까?”하고 물었다. 그러자 의원은 “노인의 변비에는 장을 촉촉하게 해주면 좋다. 그래서 우유를 졸여서 먹거나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먹으면 좋다. 또한 기(氣)가 돌지 않는 노인에게는 귤껍질과 살구씨를 함께 꿀로 반죽해서 환으로 만들어 먹어도 좋고, 폐는 대장의 짝으로 폐기가 약한 경우는 황기와 귤껍질, 마자인을 함께 가루내서 꿀에 버무려서 먹어도 좋다.”라고 했다. 제자는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 한의사들은 현재 껍질을 제거한 상태로 마자인을 약용하고 있다. 마자인은 대마의 씨앗이다. 껍질에도 소량이기는 하지만 환각 물질인 THC(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껍질을 제거하고 사용해야 한다. 이 경우 한의사들은 합법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시중에는 햄프씨드라고 판매되는 것도 햄프종이란 대마의 씨앗인데, 껍질을 제거한 후 분쇄된 상태로 유통되고 있다. 일반인들은 마자인 대신에 햄프씨드를 이용해도 좋다. 노인의 변비에 함부로 설사를 시키면 안된다. 예를 들면 자극성 하제(下劑)를 자주 쓰면 설사로 인해서 대장은 더욱 건조해지고 변비가 심해진다. 평소 물을 많이 마시고 식이섬유를 곁들여서 식사도 충분하게 해야 한다. 식이섬유는 말린 나물보다는 싱싱한 채소로 먹는 것이 좋다. 노인의 변비에 바나나도 좋다. 바나나에는 식이섬유의 일종인 펙틴이 풍부해서 젤 상태로 변하기 때문에 대장을 촉촉하게 해준다. 그래도 대장이 건조하면서 경련성 복통이 있으면서 변비가 심한 노인들에게 좋다. 다만 덜 익은 바나나에는 탄닌성분이 많아 오히려 변비가 심하게 하기 때문에 노랗게 잘 익은 것을 먹어야 한다. 평소 참마를 갈아서 마즙을 즐겨 마셔도 좋다. 노인의 변비는 무엇보다 장을 윤택하게 해야 한다. * 제목의 ○○○은 ‘소마죽(蘇麻粥)’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동의보감> ○ 老人藏府秘澁, 不可用大黃, 緣老人津液少, 所以秘澁, 若服大黃, 以瀉之津液, 皆去, 定須再秘甚於前, 只可服滋潤大腸之藥更用. (늙은이가 대변이 굳어져서 잘 나오지 않는 데는 대황을 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늙은이가 진액이 적어져 변비가 생긴 데 대황을 써서 설사시키면 진액이 더 없어지기 때문에 변비가 더 심해진다. 그러므로 대장을 눅여 주고 좋게 하는 약만 써야 한다.) ○ 蘇麻粥. 順氣, 滑大便, 治老人, 虛人, 風秘, 血秘, 大便艱澁, 婦人産後便秘, 皆宜服之, 蘇子麻子, 不拘多少等分, 同擣爛, 和水, 濾取汁, 粳米末, 少許, 同煮, 作粥食之, 久服, 尤佳. 一老婦, 忽爾腹痛, 頭痛, 惡心, 不食, 正是, 老人風秘, 藏府壅滯, 氣聚胸中則腹脹, 惡心, 不欲食, 上至於顚則頭痛, 神不淸, 服此粥, 兩啜而氣泄下, 結糞, 十餘枚, 藏府流暢, 諸疾自去矣. (소마죽. 기를 잘 돌게 하고 대변을 잘 나가게 하는데 늙은이와 허한 사람이 풍비와 혈비로 대변 보기 힘든 것과 몸푼 뒤에 생긴 변비를 치료한다. 자소자, 마자인 각각 같은 양. 위의 약들을 짓찧어 물에 넣고 걸러서 즙을 짠다. 여기에 멥쌀가루를 좀 넣고 죽을 쑤어 먹는다. 오랫동안 먹으면 더 좋다. 어떤 늙은 부인이 갑자기 배와 머리가 아프고 메스꺼워서 먹지 못하였는데 이것은 풍으로 대변이 막힌 것 때문이었다. 기가 가슴 속에 몰리면 배가 불러오르면서 메스꺼워 먹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 기가 위로 정수리까지 올라가면 머리가 아프고 정신이 깨끗하지 못하다. 이 때에 이 죽을 두 번 먹으면 기가 빠지면서 굳은 대변 덩어리 10여 개가 나온 다음 대변이 시원하게 나오면서 여러 가지 병이 저절로 낫는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12-05 11:1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