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김경민 특파원】 '트럼프 라운드'를 꺼내들면서 미국은 새로운 통상 패러다임을 꺼내 들었다. 관세를 전략 무기로 활용하고, 동맹국을 축으로 한 공급망·기술 블록화를 가속화하겠다는 것이다. 1995년 출범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는 2019년 이후 제 구실을 하지 못하면서 다자 규범의 구속력이 크게 약화됐다.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세계 무역 질서도 흔들리고 있다. 자유무역의 종언과도 같은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일본은 경제안보와 기술주권 강화를 국가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미일 동맹을 중심에 둔 생존 전략을 공식화한 것이다. 해방 80년, 전후 80년을 맞은 올해는 한국에도 중대한 분기점이다. 두 나라는 모두 대중 의존도를 줄이고 전략산업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동일한 과제를 안고 있다. ■트럼프 2기, 미일 '경제·기술 동맹' 가속 2022년 제정된 경제안보추진법은 일본 정부가 안보와 직결되는 산업·기술을 직접 관리·지원할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법은 △공급망 강화 △핵심 인프라 보호 △첨단기술 개발 지원 △기술비밀 유출 방지 등 4대 축으로 구성됐다. 반도체·배터리·의약품·위성통신 등 14개 중요 품목을 지정했다. 대표 사례가 일본 정부 주도로 도요타·키옥시아·소니·NTT 등 8대 기업이 참여한 '라피더스'의 2나노 반도체 양산 프로젝트다. 일본 정부는 최대 1조7200억엔(약 16조원)을 투입하고, 내년 양산을 목표로 인력·장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대만 TSMC와의 합작공장(JASM) 건설에 4760억엔의 보조금을 지원하며, 첨단 레지스트·포토마스크·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국산화 연구비를 병행 지원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우주 분야에서도 미일 협력은 제도권에 들어왔다. 일본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해 달 착륙선 부품, 로봇팔, 우주선 내부 설비를 공급한다.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소형위성 발사체 공동개발을 진행 중이다. AI에서는 NTT·NEC가 미국 빅테크와 데이터·연산 자원을 공유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양국이 AI 윤리·표준 규범 공동안을 제안하는 작업을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틀 안에서 진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은 미일 경제·기술 동맹을 한층 가속화했다. 지난 7월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반도체 소재·장비 공급망 공동관리, 니켈·리튬 등 핵심광물 공동조달, 양자·AI 공동연구 플랫폼 설립을 합의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미일 경제안보 파트너십이 공식 발효됐고, 5년간 총 500억달러 규모의 공동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배경에는 미국 통상정책의 급격한 변화가 있다. 트럼프 2기 들어 미국은 세이프가드·반덤핑을 넘어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한 전략관세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 태양광 모듈에 50% 관세를 부과하며 공급망 재편 압박을 강화했다. 일본은 이런 흐름에 맞춰 전략산업의 대미 수출 전략을 재설계하고, 미국 내 생산거점 확보와 미일 공동 인증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단순한 통상 대응을 넘어 미일 기술동맹의 실행력을 높이는 기반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공급망 안정에서 '경제공동체'로 한국과 일본의 산업구조는 상호보완성이 뚜렷하다. 한국은 메모리·파운드리, 2차전지 셀 제조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고, 일본은 첨단 소재·부품·장비, 배터리 전해액·분리막 기술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 조합을 활용하면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한미일 전체의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반도체에서는 EUV 마스크 블랭크 공동개발, 첨단 공정용 포토레지스트 공동생산, 한국 파운드리(위탁생산)·일본 소재기업 간 전략적 생산라인 연계가 가능하다. 배터리 분야에서는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 북미 전기차(EV) 시장 공동 진출, 재활용·재자원화 기술 협력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AI·우주 분야에서도 데이터센터 인프라 공유, 위성부품 공동생산, AI 표준 공동 제정 등 구체적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한일 협력이 단순한 공급망 안정 너머 '경제공동체' 수준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고지 아키요시 일한경제협회장(아사히홀딩스 회장)은 "한일 양국의 경제협력은 더 이상 경쟁이 아닌 상호보완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해야 한다"며 "한국과 일본이 출입국 수속 간소화부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협력까지 함께 나아갈 때 진정한 경제공동체 형성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협력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한일 정부는 산업협력 채널을 복원하며 반도체·배터리 핵심 소재·부품 분야의 공동 연구개발(R&D)과 인력 교류 확대를 의제로 올렸다. 구체적인 프로젝트 착수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민간 기업 간 기술 협력과 공동 표준 제정 논의가 병행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 6월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56.4%가 "한일 경제협력이 한국 경제 발전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또 62.4%는 "향후에도 지속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보호무역주의 등 글로벌 통상 이슈 공동 대응을 가장 필요한 협력 방식으로 꼽았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5-08-12 13:31:10[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새로운 정부는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성장·발전을 위해서 균형발전이 지역에 대한 지방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 국가의 생존을 위한 생존 전략이다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전국 시도지사 간담회를 주재하고 "대한민국은 불균형 성장을 국가 성장전략으로 채택해 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다보니까 모든 자원들을 특정 지역, 특정 영역, 특정 분류에 집중해 왔기 때문에 부작용으로 수도권 일극체제라고 하는 것이 생겨나기도 했고, 한 때는 매우 효율적인 국가 성장·발전 전략이었는데 지금은 성장·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이번에 소비쿠폰 지급에서도 저희가 명백하게 보여드린 것처럼 수도권보다는 지방에 더 인센티브를 지급하자, 똑같이가 아니라 더 많은 지원의 효율성, 균형을 조금이라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이번 정책으로 나름 실현해 봤다"며 "앞으로 국가 정책 결정이나 예산 배정·배분에서도 이런 원칙을 최대한 강화해 나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역 발전을 위해서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는 사실 중앙 정부 입장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는 합니다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시도지사 여러분들께서 우리 지역에 필요한 가장 효율적인 발전 전략이 무엇인지 제시를 해주시면 저희가 가급적 그 의견을 존중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5-08-01 11:32:46[파이낸셜뉴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그랜드볼룸에서 전사 임원 및 부점장을 대상으로 ‘2025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었다고 18일 밝혔다. 240여명의 임원과 부점장이 참석한 이번 회의는 ‘AI’와 ‘내부통제’를 핵심 주제로 구성됐다. 각 세션에서는 성균관대 최재붕 교수의 AI 강연, 조별 AI 현장 실습 및 우수 사례 발표, 상반기 실행 성과 점검과 하반기 추진 계획 발표, 책무구조도 도입경과와 내부통제 실천 방향 설정, 그리고 리더십 실천 점검 등이 진행됐다. 이번 회의는 단순 강의를 넘어서 현장 체험과 실행 중심의 활동이 포함돼 실효성을 높였다. 특히, 현장실습을 위해 사전 AI 활용교육을 받은 참석자들이 AI의 업무활용 미션을 수행하고 실전 경험을 가진 부분이 주목받았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회의를 통해 AI에 대한 회사차원의 근본적 고민과 AI Agent의 내재화를 통한 AI 거버넌스 기반 수립, 고객과 비즈니스, 운영체계 영역에서 AX-able Finance 달성을 비전으로 공유했다. 또 내부통제는 회사의 생존을 위한 구성원들의 필수적인 소양임을 다짐하며, 상황을 점검했다.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는 “직원에게 사랑받고, 고객이 신뢰하고, 주주와 시장의 기대에 보답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임부점장 모두가 주도적으로 AI와 내부통제에 대해 고민하고 변화를 실천해 나가야 한다”며 “특히 AI가 가져온 변화를 주도하고 스스로가 관찰자가 아닌 관여자로서 자신을 성찰하고 성장시키는 계기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5-07-18 09:50:43[파이낸셜뉴스] 한국공학한림원(NAEK·회장 윤의준· 사진)은 오는 2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에너지 대전환: 국가적 생존과 경쟁력을 위한 우리의 선택은?’이라는 주제로 제280회 NAEK포럼을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포럼에서는 지정학적 갈등 심화와 인공징능(AI) 산업 급부상으로 인한 에너지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대에 우리나라가 직면한 에너지 안보 위기와 대응 전략을 심도 있게 논의한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 93.8%인 우리나라가 글로벌 에너지 전환 시대에 생존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적 대응 전략을 모색한다. 이날 포럼의 기조 발표는 박진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연구부총장과 박종배 건국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맡는다. NAEK포럼은 1998년부터 시작된 한국공학한림원의 대표적인 정책 토론회로, 연 6회(홀수달 마지막 월요일) 열리며 국내·외 산업·기술 분야의 주요 이슈를 다루고 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5-07-17 09:07:25"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자녀승계 등 기존 기업 생존전략을 수정, 인수합병(M&A)을 통한 제3자승계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주최로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15회 대한민국 강소기업포럼 기조강연에 나선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중소기업정책연구실장은 "중소기업이 당면한 문제를 혁신으로 돌파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전략 중 M&A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는 '중소기업 생존 키워드 M&A'를 주제로 열렸다. 노 실장은 '중소기업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혁신'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우리나라 중소기업 위기가 고착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제조업 소기업 평균 가동률이 2019년 11월 이후 60%대에 머물러 있다"며 "중소기업 근로자 고령화로 인해 생산성도 떨어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중소기업 전체 취업자 대비 고령 취업자 비중은 48.6%로 대기업 26.4% 대비 22.2%p 높다. 근로자 고령화는 중소기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신기술 도입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게 노 실장의 분석이다. 노 실장은 이렇듯 중소기업이 당면한 위기는 결국 혁신을 통해 돌파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혁신을 위한 방법으로 M&A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실장은 "시가총액 상위 10개사의 최근 30년 동안 변화를 분석하면 디지털전환(DX), 인공지능전환(AX) 등 시대적 흐름에 따라 혁신을 지속했음을 알 수 있다"며 "중소기업 역시 이러한 흐름에 올라타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소기업은 자녀승계 등 기존 기업 생존전략을 수정하고 M&A를 통한 제3자승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반 M&A 중 70% 정도가 실패한다는 점을 감안, 기업 본질적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M&A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노 실장은 정부가 천명한 코스피 지수 5000 시대 역시 중소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주가 상승은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뿐 아니라 지속적인 기업 혁신이 가능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이날 전선익 파이낸셜뉴스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경기침체가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이름"이라면서 "어느 정도 자금여력이 있는 기업 입장에서는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자본력이 취약한 기업을 인수한 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전 부회장은 SK그룹이 2012년 당시 3조4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하이닉스반도체가 현재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SK그룹이 재계 2위로 도약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임정욱 중기부 실장은 축사를 통해 "디즈니는 픽사를 인수한 뒤 많은 작품을 만들었고, 페이스북 역시 인스타그램을 인수해 세계 최대 SNS 플랫폼으로 키워냈다"며 "중소기업 M&A 역시 사업영역 확대와 함께 규모의 경제 실현, 기술 노하우 등 자원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중기부는 중소기업 M&A 촉진과 함께 기업승계형 M&A 활성화를 위해 정책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강경래 팀장 강중모 서지윤 신지민 최혜림 기자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2025-07-16 18:05:17[파이낸셜뉴스] 한국 반도체 산업이 정부 차원의 대규모 투자로 반도체 산업을 부활시키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14일 '일본 반도체 산업 정책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0년대까지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선도했던 일본 기업들은 버블 경제 붕괴와 기술 전환 대응 부진 속에서 점유율 10% 미만으로 추락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2021년부터 대규모 보조금을 쏟아 대만 TSMC, 미국 마이크론 등 주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유치하면서 동시에 키옥시아, 르네사스 등 자국 기업을 지원해 자국 내 생산 기반을 빠르게 회복시키고 있다. 실제로 일본 정부와 8개 민간기업이 공동 출자한 기업 '라피더스'는 오는 2027년까지 2나노미터 첨단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고서는 일본이 생산 능력 회복 뿐 아니라, 자국이 강점을 보유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 역량을 바탕으로 이를 경제안보에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정책 추진 사례를 통해 한국도 반도체 산업을 경제안보 핵심 전략 산업이자 '생존 전략'으로 인식하고, 정책적 지원과 기업·산업 생태계를 전략적으로 연계할 필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정책적으로는 투자 세액공제 중심인 단기 세제 혜택 뿐 아니라 보조금·대출·인프라 등 실효성 있는 중장기 재정 지원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업은 정부와의 공동 전략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 구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강경성 코트라 사장은 "일본의 사례는 반도체 산업을 국가의 명운이 직결된 전략 산업으로 인식하고 종합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우리 반도체 산업이 처한 구조적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기업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5-07-14 15:49:21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수익성 악화와 공급 과잉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하면서 생존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정유사와의 원료 통합을 통한 설비 효율화, 롯데케미칼은 공정 셧다운 및 단지 간 가동률 최적화 등을 시나리오 중 하나로 검토하며 수익성 방어 방안을 모색 중이다. 2일 국회에서 열린 '제1회 미래산업포럼'에서 김상민 LG화학 석유화학본부장은 "업스트림 및 폴리올레핀 구조조정에 있어 단순한 수평 통합보다는 정유사와의 수직 통합이 더 효과적"이라며 "나프타를 공유하면 설비 운영 효율이 높아지고 원가도 5%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석화 업스트림 제품은 원가의 약 90%가 나프타(80%)와 유틸리티(전력·열 10%)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나프타를 자체 생산하는 정유사와의 통합은 고정비 부담이 적고 비용 구조 개선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김 본부장은 "통합 시너지를 내려면 손자회사 지분 규제 같은 구조적 장벽도 함께 해소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롯데케미칼도 일부 공정 셧다운과 단지 간 생산 최적화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김민우 롯데케미칼 전략기획본부장은 "전체 가동률을 낮추기보다는 수익성이 낮은 공정을 셧다운하고 나머지는 집중 가동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며 "내부 분석 결과 시황이 악화된 현재에도 일부 공장을 집중 가동하면 지속 가능성이 확보된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실행 단계는 아직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올해 1·4분기 롯데케미칼의 기초화학 부문 가동률은 △나프타분해(NC) 74.3% △폴리에틸렌(PE) 79.8% △폴리프로필렌(PP) 81.4% △페트(PET) 40.7%로 2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반면 첨단소재 부문은 고부가 합성수지(ABS)를 중심으로 87.2%의 가동률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기업들의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산업 전반의 위기는 심화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다운사이클이 지속될 경우, 3년 내 석유화학 기업의 절반만 지속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산단 내 1~2개 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연관된 2·3차 협력업체까지 연쇄 도산할 가능성도 있다. 김지훈 BCG 대표파트너는 "이제는 버티기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며 "정유사와 협력해 액화석유가스(LPG)·에탄·헤비오일·아스팔텐 제거유(DAO) 등 다양한 원료를 유연하게 운용하는 전략이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NCC 설비의 약 8% 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 로드맵을 내놨지만 정작 업계가 요구하는 전력·열 등 원가 절감 대책은 빠져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 대책에 온실가스 감축 목표나 전력요금 절감 방안 등 핵심 내용이 빠졌다"며 "현장의 애로를 반영한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이와 관련해 후속대책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성화 산업부 국장은 "사업재편 이행 과정에서 제기되는 금융·경쟁법·통상 이슈 등 애로사항을 반영해 후속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2025-07-02 18:39:11[파이낸셜뉴스]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수익성 악화와 공급 과잉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하면서 생존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정유사와의 원료 통합을 통한 설비 효율화, 롯데케미칼은 공정 셧다운 및 단지 간 가동률 최적화 등을 시나리오 중 하나로 검토하며 수익성 방어 방안을 모색 중이다. 2일 국회에서 열린 '제1회 미래산업포럼'에서 김상민 LG화학 석유화학본부장은 "업스트림 및 폴리올레핀 구조조정에 있어 단순한 수평 통합보다는 정유사와의 수직 통합이 더 효과적"이라며 "납사를 공유하면 설비 운영 효율이 높아지고 원가도 5%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석화 업스트림 제품은 원가의 약 90%가 납사(80%)와 유틸리티(전력·열 10%)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납사를 자체 생산하는 정유사와의 통합은 고정비 부담이 적고 비용 구조 개선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김 본부장은 "통합 시너지를 내려면 손자회사 지분 규제 같은 구조적 장벽도 함께 해소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롯데케미칼도 일부 공정 셧다운과 단지 간 생산 최적화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김민우 롯데케미칼 전략기획본부장은 "전체 가동률을 낮추기보다는 수익성이 낮은 공정을 셧다운하고 나머지는 집중 가동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며 "내부 분석 결과 시황이 악화된 현재에도 일부 공장을 집중 가동하면 지속 가능성이 확보된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실행 단계는 아직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올해 1·4분기 롯데케미칼의 기초화학 부문 가동률은 △납사분해(NC) 74.3% △폴리에틸렌(PE) 79.8% △폴리프로필렌(PP) 81.4% △페트(PET) 40.7%로 2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반면 첨단소재 부문은 고부가 합성수지(ABS)를 중심으로 87.2%의 가동률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기업들의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산업 전반의 위기는 심화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다운사이클이 지속될 경우, 3년 내 석유화학 기업의 절반만 지속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산단 내 1~2개 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연관된 2·3차 협력업체까지 연쇄 도산할 가능성도 있다. 김지훈 BCG 대표파트너는 "이제는 버티기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며 "정유사와 협력해 액화석유가스(LPG)·에탄·헤비오일·아스팔텐 제거유(DAO) 다양한 원료를 유연하게 운용하는 전략이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NCC 설비의 약 8% 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 로드맵을 내놨지만 정작 업계가 요구하는 전력·열 등 원가 절감 대책은 빠져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 대책에 온실가스 감축 목표나 전력요금 절감 방안 등 핵심 내용이 빠졌다"며 "현장의 애로를 반영한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이와 관련해 후속대책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성화 산업부 국장은 "사업재편 이행 과정에서 제기되는 금융·경쟁법·통상 이슈 등 애로사항을 반영해 후속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2025-07-02 16:05:00부산상공회의소는 18일 오전 7시 부산롯데호텔에서 김흥규 아주대 교수를 초청, '미중 전략경쟁시기 중국의 부상과 한국기업의 생존 전략'이라는 주제로 제273차 부산경제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는 부산상공회의소 강동석, 이수태, 문창섭, 장호익, 박사익, 이오선 부회장과 정현민 상근부회장, 김영득 감사 그리고 BNK금융지주 빈대인 회장 등 지역 주요 기업인과 기관장 등 170여명이 참석했다. 김 교수는 강연을 통해 미·중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제 질서 변화 속에서 세계는 19세기와 같은 강대국 우선주의와 정글의 법칙이 다시 부활한 위기의 시대라고 정의하며, 국내정치의 안정성과 민주주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와 기업 이익을 지키기 위한 경제안보 전략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햇다. 강연을 들은 동아플레이팅 이오선 회장은 "우리가 미국과의 동맹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앞으로는 중국과도 같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지역 경제가 어려운 만큼 기업인들이 소통과 정보 공유를 통해 여러 어려움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날 본 강연에 앞서 지역 스타트업 육성 차원에서 부산상공회의소가 마련한 IR 스테이지에는 효율적 기업 에너지 관리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한국그린데이터의 이호준 대표가 참가했다. 최근 ESG 경영에 대한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참석자들도 관련 비즈니스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 대표는 "부산경제포럼을 통해 스타트업을 소개하고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아서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지역 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는 선배 기업인들과 활발한 네트워킹을 통해 신생 스타트업들이 승승장구 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5-06-18 18:48:39인공지능(AI) 열풍 초반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만 집중됐던 이슈가 이제는 일상 속의 AI 전환, 즉 AX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오픈소스 방식의 AI 모델 '딥시크'가 전 세계에 충격을 준 데 이어 챗GPT '지브리' 프사 열풍은 AI가 우리 일상 속으로 다가왔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입니다. AX 속도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대한 시기에 놓이면서 전 세계 각국이 AX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한동안 AI 규제에 신경 쓰던 유럽연합(EU)조차 최근에는 방향성이 바뀐 분위기입니다. 우리 정부도 'AI 3대 강국'을 목표로 대통령실 산하에 AI미래기획수석을 신설했으며 AI규제는 최소화 하고, 각 부처에 국·과장급 AI 부서를 만들기로 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에 파이낸셜뉴스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변화의 시대, AX 생존전략'을 주제로 제16회 퓨처ICT포럼을 개최합니다. 이번 포럼에서 폴 그레이시 HP 부사장과 김성하 한국오라클 사장이 '산업을 뒤흔드는 AI 혁신', '모두를 위한 AI와 클라우드'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섭니다. 이어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위원인 김민기 카이스트 경영전문대학원 원장을 비롯해 델 테크놀로지스, KT, LG CNS 등 국내외 기업 전문가들이 AX 시대를 맞은 ICT 산업 생태계의 함의, AX 실현 방법 등을 주제로 무대에 오릅니다. 이번 포럼은 국내외 대표 AI 기업들의 기술 동향과 미래를 조망하고 ICT 산업에 가져올 변화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 행사명 : 제16회 퓨처ICT포럼 ■ 주제 : 변화의 시대, AX 생존전략 ■ 일시 : 2025년 6월 26일(목요일) 오전 9시~오후 2시 30분 ■ 장소 :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파크볼룸(5층) ■ 주최 : 파이낸셜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문의 : 퓨처ICT포럼 사무국 전화 (02)6965-0016, 이메일 8amwon@fnnews.com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5-06-18 15:2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