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급부상한 mRNA와 RNA를 이용한 치료제가 무한한 개발 가능성을 입증하며 신약 개발 모달리티로 주목받고 있다. mRNA와 RNA, 즉 리보핵산을 응용한 연구개발(R&D)은 전통적 신약 개발 방식에 비해 적은 시간이 소요되고 비용 역시 적게 들어 효율적이다. 코로나19 당시 빠르게 예방백신이 개발돼 보급될 수 있었던 것 역시 이런 장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5일 파이낸셜뉴스와 한국화학연구원이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서울에서 'mRNA와 핵산신약의 미래'란 주제로 공동 개최한 제16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는 리보핵산을 활용한 치료제의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RNA 치료제는 세포의 단백질 형성 과정에서 유전정보 전달작용을 하는 RNA를 이용하는 기전을 가진다. 대부분의 질병은 특정 단백질이 너무 많거나 부족하면 발생하는데, 리보핵산 치료제는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혁신적 방식으로 치료한다. RNA 간섭기능을 이용한 'siRNA'와 뉴클리오타이드 단일가닥으로 RNA를 간섭하는 '안티센스올리고뉴클레오티드(ASO)', mRNA 치료제 등이 대표적 개발방식이다.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치료제 개발이 비교적 빠르게 이뤄지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160개 넘는 파이프라인이 개발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mRNA 의약품과 RNA 치료제 시장 규모가 오는 2030년에는 각각 50조원, 33조원대 시장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이영국 한국화학연구원장은 "코로나19 당시 mRNA 백신 개발을 통해 전 세계가 핵산신약의 잠재력을 체감했고, 현재 희귀질환 및 시장성 높은 다양한 질환을 대상으로 신약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며 "화학연구원은 RNA 변경기술이나 전달기술 등 신약 개발 패러다임을 선도할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축사에서 "신약 개발 역량은 단순히 경제적인 가치에 국한되지 않고 환자의 치료기회 확대라는 사회적 가치 창출, 국가 보건안보 경쟁력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며 알게 됐다"며 "식약처는 규제 경쟁력 제고를 통해 국내 산업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조강연을 맡은 김경진 전 에스티팜 대표는 "RNA 치료제는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어 R&D 투자 관점에서 효율성이 높고 경구용 약물에 비해 효과 지속기간이 길어 환자 입장에서 편의성도 높다"며 "또 빨리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맞춤형 신약으로 개발이 가능한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RNA는 글로벌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한국 입장에서 주목할 만한 모달리티"라며 "학계와 산업계가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성과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포럼 패널토론에서는 핵산 치료제 개발과 상업화를 앞당기기 위한 방법과 정부의 지원 필요성이 논의됐다. 남혁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첨단바이오기술과장은 패널토론에서 "기술개발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한 기반을 정부가 마련하고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각종 규제를 혁신, 핵산 치료제 개발기업들이 체감할 만한 변화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강재웅 강경래 강규민 장유하 권준호 정원일 기자
2024-06-25 18:25:01김병현 바이오니아 연구위원은 RNA 플랫폼 활용안을 제시했다. 바이오니아는 독자적인 소간섭RNA(siRNA) 딜리버리 플랫폼 기술 'SAMiRNA'를 보유 중이다. 김 연구위원은 25일 제16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 "바이오니아에서는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개발 등에 SAMiRNA를 사용해 신약 개발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siRNA는 이중 가닥의 '짧은 간섭 RNA'로 질병 유발 mRNA를 분해시켜 근원적으로 치료하는 차세대 약물이다. 하지만 기존 siRNA 치료제는 체내 투여 시 쉽게 분해돼 병소까지 전달이 어렵고, 선천면역 염증반응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초분자 siRNA 나노구조체 'SAMiRNA'를 개발한 것이다. SAMiRNA는 간 외의 표적장기까지 도달하는 자가형성 약물전달 방식을 활용한다. SAMiRNA는 타깃하는 siRNA 앞뒤로 각각 친수성(물과 친한 성질)·소수성(물과 친하지 않은 성질) 물질을 붙인 가닥 형태의 모델이다. 체내에 투여하면 혈액(물) 안에서 소수성 물질끼리 뭉치고, 바깥은 친수성 물질이 둘러싸면서 중간층에는 siRNA가 위치하게 된다. 공처럼 뭉쳐져 쉽게 분해되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기존 방식인 컨주게이트(Conjugate)와 지질나노입자(LNP) 캡슐화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전달이 어렵거나 선천면역 자극 부작용으로 꼽힌다. 또 김 연구위원은 마이크로 RNA에 연구 성과도 공유했다. 마이크로 RNA는 20~24개 염기로 이뤄진 작은 RNA 분자(small RNA)로, 단백질을 암호화하지 않고 유전자의 발현 조절 기능을 하는 RNA이다. 그는 "모든 질병은 치료하기 전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RNA를 쉽게 볼 수 있는 형광물질을 개발해 유전자 발현을 미리 찾을 수 있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강중모 팀장 강재웅 강경래 강규민 장유하 권준호 정원일 기자
2024-06-25 18:04:50핵산치료제가 희귀질환 환자 맞춤형 치료의 대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진국 카이스트 교수는 25일 제16회 서울국제신약포럼 강연에서 "코로나19 백신으로 mRNA 플랫폼 기술이 각광을 받으면서 핵산치료제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핵산치료제는 RNA, DNA를 이용해 질병 관련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거나 단백질의 활성을 조절하는 유전자치료제로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새로운 약물 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핵산치료제는 신약 개발 측면에서 전통적인 약물개발에 비해 여러 장점을 갖고 있다. 우선 생체 내에 존재하는 물질을 기반으로 하고 DNA에 삽입되지 않아 안전성이 높다는 점이다. 또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특이도가 매우 높고 표적 적용이 용이하며, 생산공정의 표준화와 대량생산에 유리하다. 이 외에도 유전자 기반인 만큼 환자 맞춤형 치료제 개발에도 적합하다. 김 교수는 "ASO의 첫 번째 장점은 백본만 정하면 RNA 약물의 시퀀스만 바꿔서 빠르게 다른 가능을 가지고 있는 약물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두번째 장점은 생산가격이 굉장히 낮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두 가지 장점을 활용한다면 그동안 시장이 없어서 약물개발이 이뤄지지 못했던 전 세계에 환자 10명밖에 없는 희귀질환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유전성 희귀질환 환자에게서 문제 증상을 일으키는 pre-mRNA나 mRNA를 찾고, 여기에 결합할 수 있는 ASO를 만들어 증상 발현을 억제할 수 있다"며 "환자 맞춤형 치료전략은 현재로서는 기술적인 이유로 뇌, 눈, 및 간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들에만 적용할 수 있지만 추후 기술개발을 통해서 다른 질병들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강중모 팀장 강재웅 강경래 강규민 장유하 권준호 정원일 기자
2024-06-25 18:04:44"특허 사용권을 주는 신약연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해야 한다. 여기에 신속하고 효율적 신약 개발에 대한 전략이 수립되면 우리나라에서도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뉴스와 한국화학연구원이 25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서울에서 'mRNA와 핵산신약의 미래'란 주제로 공동 개최한 제16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 김경진 에스티팜 전 대표는 기조강연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의 신약 개발은 펩타이드 등 범위를 규정한 뒤 개발하는 방식이 아닌 모달리티를 개발하고 이를 확산하는 방법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는 짧은 시간에 효율적 비용 투입으로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등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2000년대 들어 RNA 테라퓨틱스 방식이 신약 개발에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달리티는 새로운 치료접근법을 말하며 항암제의 경우 ADC, CAR-T, 항체가 각각의 모달리티라 할 수 있다. ■RNA, 개인 맞춤형 의약품 개발 가능 특히 RNA 방식은 개인 맞춤형 의약품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 전 대표는 "현재 인간 유전자를 통해 개발한 많은 약물이 있지만 질병의 0.05%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질병의 대부분을 얼마든지 타기팅으로 발견할 수 있고 신약 개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희귀질환자에 적용도 가능하다. 저비용으로 빠른 신약 개발이 가능해서다. 이 과정에서 신속하면서 전통적인 방식보다 효율성 측면에서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mRNA 방식의 백신 치료제가 발병 1년 이내에 출시되면서 엔데믹 시대를 빠르게 이끌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이란 특수상황이란 점을 감안하더라도 1년 이내 실질적 약물을 개발한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라며 "RNA 방식의 신약 개발은 얼마든지 질병에 맞는 타기팅 개발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에스티팜은 RNA 치료제 의약품위탁생산업체(CMO)로서 글로벌 3위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연구개발 과정에서 실패를 하더라도 언제가는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과학에선 실패란 것이 없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며 "RNA 테라퓨틱스는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신약 개발이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어 학계와 산업계에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당시 백신 개발에 성공한 모더나에서도 sRNA를 갖고 연구했지만 독성이 많이 나오자 실패로 인식했다. 하지만 이후 mRNA 임상 프로토콜에서 투입량을 줄여 독성을 낮춰 출시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 김 전 대표의 설명이다.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날 참석한 국내 주요 내빈들도 mRNA와 핵산 신약 개발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영국 한국화학연구원 원장은 환영사에서 "희귀질환 및 시장성이 높은 다양한 질환을 대상으로 핵산신약 개발이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 신약 개발을 선도하는 국가 연구기관으로서 mRNA를 비롯한 핵산의 변형기술이나 전달기술 등 신약 개발 패러다임을 선도할 수 있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화학연구원은 산학연 간 역량이 결집돼 국가적 임무를 수행할 '차세대 2차전지 혁신 전략연구단'을 비롯해 '유전자 세포치료 전문연구단'과 같은 글로벌톱 전략연구단을 유치했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축사에서 "한 국가의 신약 개발 역량은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환자 치료기회 확대라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넘어 국민을 보호하는 국가의 보건안보 경쟁력이 됐다"며 "제약·바이오 신약을 개발하고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식약처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식약처는 글로벌 규제를 이끌며 위상을 높이고 규제외교에서 우위를 점해 국내 산업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 중이다. 전선익 파이낸셜뉴스 부회장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mRNA 의약품과 핵산치료제 시장이 오는 2030년 각각 50조원, 33조원 규모로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mRNA와 핵산치료제 분야는 연구개발 성과에 따라 작은 기업도 글로벌 제약업체로 성장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강중모 팀장 강재웅 강경래 강규민 장유하 권준호 정원일 기자
2024-06-25 18:04:36"핵산신약이 앞으로 희귀질병 등 다양한 치료제로 영역을 확장해 갈 것입니다." 25일 파이낸셜뉴스와 한국화학연구원이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서울에서 'mRNA와 핵산신약의 미래'란 주제로 공동 개최한 제16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 토론에 참가한 전문가들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전문가들은 향후 치료제 개발에 있어 핵산신약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김병현 바이오니아 연구위원은 "20년 전만 해도 화학적 변형을 통해 다양한 의약품을 만들었는데 지금 핵산신약을 보면 합성하거나 시퀀싱하는 데 있어 엄청난 비용절감이 이뤄진다"며 "우리가 더욱 도전적으로 신약 연구개발(R&D)을 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김진국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교수 역시 "핵산신약은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기반기술 하나가 나오면 모든 적응증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핵산신약이 희귀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광록 한국화학연구원 의학바이오연구본부 본부장은 "20세 이후 발병하는 유전형 근육질환의 경우 국내에서는 개발할 기업도 없고 시장성도 부족해서 환자들은 약이 나오길 바라면서 상태가 악화하는 실정"이라며 "핵산신약은 관련 치료제를 적은 비용으로 발 빠르게 만들 수 있어 기업들이 희귀질환 치료제에 더욱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핵산신약 분야에 있어 해외 제약사들과 비교해 우리나라 기업들이 여전히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남혁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첨단바이오기술과장은 "전 세계 바이오 시장이 연간 2500조원 정도 형성됐는데 이 중 우리나라는 48조원 수준"이라며 "이마저도 독자적인 기술이라기보다 해외에서 기술을 들여와 판매하는 비중이 높으며,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견줄 만한 기업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경진 전 에스티팜 대표는 "에스티팜이 미국에 레바티오를 설립한 이유는 현지 젊은 과학자들을 활용하기 위함"이라며 "레바티오가 2년 반 동안 13개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는데 국내에서는 도저히 이 시간 동안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정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핵산신약 발전을 위해 지원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정지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사전상담과장은 "우선 식의약규제과학혁신법에 제품화 지원을 처음 포함했는데, 향후 기업들이 개발 중인 핵산신약 등을 근거를 가지고 구체적인 절차로 도울 것"이라며 "아울러 핵산신약을 신속하게 허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남 과장은 "정부가 과거와 달라진 점은 '코로나 팬데믹'을 겪은 뒤 핵산신약이 치료제로도 가능하다고 본다는 것"이라며 "현재 국내에서 핵산신약 후보물질 중 3가지 이상 임상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년도 사업 중 핵산신약 치료제 지원을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에서는 과기부가 앞단, 복지부가 후단, 식약처가 인허가하는 등 핵산신약이 제품화하기까지 단절된다는 지적을 많이 한다"며 "관계부처가 협의체를 구성한 뒤 전주기로 지원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대표는 "핵산신약은 신속성과 경제성, 효율성 등 3가지 측면에서 한국형에 가장 가까울 것"이라며 "핵산신약 전체로 다양하게 봐서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강중모 팀장 강재웅 강경래 강규민 장유하 권준호 정원일 기자
2024-06-25 18:03:13"유전자 암호화 라이브러리(DEL)는 효율적인 신약 개발을 위해 많이 활용하고 있는 기술입니다." 황길태 경북대 화학과 교수는 25일 제16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 '신약 개발을 위한 DNA-암호화 라이브러리 기술' 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DEL은 저분자 화합물에 유전자(DNA) 정보를 결합한 거대 화합물 라이브러리다. 신약 후보물질을 효율적으로 도출할 수 있는 기반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92년 리처드 러너, 시드니 브레너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교수가 아이디어를 내며 세상에 나왔다. 이후 2009년 관련 연구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리며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DEL 기술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황 교수는 이 같은 DEL 기술의 장점으로 '효율성'을 꼽았다. 일반적으로 유효물질을 찾기 위해 많이 사용되는 고속대량스크리닝(HTS) 기술과는 달리 DEL 기술은 시간과 공간, 비용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만일 화합물 1조파운드를 보관한다고 하면 DEL 기술은 하나의 튜브만 있으면 되지만, 기존 HTS 방법은 1536개로 이뤄진 마이크로플레이트를 60피트 높이로 쌓아야 할 정도의 공간과 부피를 필요로 한다"며 "이 덕분에 분석물질 소비를 줄이고, 비용도 절감하고 스크리닝 효율성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중국 등의 기업에선 DEL 기술을 확보해 초기 스크리닝 단계에서 활발히 사용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아직 활용도가 떨어진다. 다만 황 교수는 국내에서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고,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DEL 기술이 점차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항공대, 한국화학연구원 등에서도 DEL과 관련한 연구를 보고하고 있고, 경북대 실험실에서도 GBB 반응을 이용해 DEL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특별취재팀 강중모 팀장 강재웅 강경래 강규민 장유하 권준호 정원일 기자
2024-06-25 18:03:07새로운 유형의 RNA인 '원형 RNA(circular RNA)'가 향후 항암제와 자가면역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원형 RNA는 mRNA 백신 등에 활용되는 선형 RNA와 달리 닫힌 구조를 갖고 있어 핵산분해효소에 대해 뛰어난 안정성을 가지고 있다. 또 특허로 보호된 값비싼 변형 핵산을 이용하지 않아도 원치 않는 면역반응 유도 및 단백질 발현에 영향이 없다. 지현배 미국 레바티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5일 제16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 영상강연을 통해 "원형 RNA 기술은 mRNA 특징을 모두 갖고 있고, 여기에 mRNA보다 체내와 세포 안에서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를 통해 충분한 양의 단백질이 요구되는 질병들에 대한 치료제 개발에 유리하며 유전자 및 세포치료제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라고 밝혔다. 지 CTO는 "레바티오가 원형 RNA를 이용해서 항종양 면역을 자극하는지와 트랜스크립션 팩터(TF)를 발현하는 원형 RNA를 통해 면역세포의 일종인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가 유도가 되는지, 조절 T세포가 유도됐을 때 자가면역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지를 조사했다"며 "원형 RNA가 면역 항암제로서 잠재성이 있는지, 자가면역 질환 중에서도 제1형 당뇨병 치료제로 가능성이 있는지 테스트한 것인데 당뇨병 발생률이 아주 현저히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지 CTO는 "mRNA와 원형 RNA에 의한 캐스나인(Cas9) 단백질 발현의 수준과 유전자 편집효능을 서로 비교했는데, 원형 RNA에 의한 캐스나인 단백질 발현이 20~30배 정도 더 높게 발현했음을 관측했다"며 "궁극적으로는 환자의 세포에 직접 테스트된 원형 RNA를 전달함으로써 다양한 유전적 질환을 치료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별취재팀 강중모 팀장 강재웅 강경래 강규민 장유하 권준호 정원일 기자
2024-06-25 18:03:02"리보핵산(RNA)이 간염과 코로나19, 희귀질환 등 치료와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25일 파이낸셜뉴스와 한국화학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제16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 문재수 한국화학연구원 희귀질환치료기술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RNA이용 감염병 치료'를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우선 문 연구원은 '짧은 간섭 리보핵산(siRNA)' 방식이 C형 간염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siRNA 방식을 활용한 C형 간염 치료방법이 'C형 간염 바이러스(HCV)' 전염력을 저하시키고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주장이다. 그는 HCV 바이러스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는 단백질인 'PRK2(Protein Kinase 2)'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siRNA 방식은 C형 간염 치료에 있어 PRK2 중요성을 입증하고 이를 타깃으로 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연구원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에서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이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mRNA 방식 백신이 베타와 델타,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가 발생했을 때도 강한 보호효과를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문 연구원은 "mRNA 방식 백신이 다양한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강한 면역응답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변이를 포함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강한 보호효과를 제공했다"며 "여기에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펩타이드를 도입할 경우 T세포, B세포 등 활성화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 연구원은 "희귀질환은 80% 이상 유전자 변이가 원인인데, 현재 한국화학연구원 희귀질환치료기술연구센터에서 RNA 방식을 활용한 유전자 변이와 단백질 제어 기술을 연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강중모 팀장 강재웅 강경래 강규민 장유하 권준호 정원일 기자
2024-06-25 18:02:57[파이낸셜뉴스] "핵산신약이 앞으로 희귀질병 등 다양한 치료제로 영역을 확장해 갈 것입니다." 25일 파이낸셜뉴스와 한국화학연구원이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서울에서 'mRNA와 핵산신약의 미래'란 주제로 공동 개최한 제16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 토론에 참가한 전문가들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전문가들은 향후 치료제 개발에 있어 핵산신약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김병현 바이오니아 연구위원은 “20년 전만 해도 화학적 변형을 통해 다양한 의약품을 만들었는데 지금 핵산신약을 보면 합성하거나 시퀀싱하는데 있어 엄청난 비용절감이 이뤄진다”며 “우리가 더욱 도전적으로 신약 연구·개발(R&D)을 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김진국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역시 “핵산신약은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기반 기술 하나가 나오면 모든 적응증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핵산신약이 희귀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광록 한국화학연구원 의학바이오연구본부 본부장은 “20세 이후 발병하는 유전형 근육질환의 경우 국내에서는 개발할 기업도 없고 시장성도 부족해서 환자들은 약이 나오길 바라면서 상태가 악화하는 실정”이라며 “핵산신약은 관련 치료제를 적은 비용으로 발 빠르게 만들 수 있어 기업들이 희귀질환 치료제에 더욱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핵산신약 분야에 있어 해외 제약사들과 비교해 우리나라 기업들이 여전히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남혁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첨단바이오기술과 과장은 “전 세계 바이오 시장이 연간 2500조원 정도 형성됐는데 이중 우리나라는 48조원 수준”이라며 “이마저도 독자적인 기술이라기보다 해외에서 기술을 들여다 판매하는 비중이 높으며,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견줄만한 기업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경진 에스티팜 전 대표는 “에스티팜이 미국에 레바티오 설립한 이유는 현지 젊은 과학자들을 활용하기 위함”이라며 “레바티오가 2년 반 동안 13개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는데, 국내에서는 도저히 이 시간 동안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정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핵산신약 발전을 위해 지원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정 과장은 “우선 식의약규제과학혁신법에 제품화 지원을 처음 포함했는데, 향후 기업들이 개발 중인 핵산신약 등을 근거를 가지고 구체적인 절차로 도울 것”이라며 “아울러 핵산신약을 신속하게 허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남 과장은 “정부가 과거와 달라진 점은 ‘코로나 팬데믹’을 겪은 뒤 핵산신약이 치료제로도 가능하다고 본다는 것”이라며 “현재 국내에서 핵산신약 후보물질 중 3가지 이상 임상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년도 사업 중 핵산신약 치료제 지원을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에서는 과기부가 앞단, 복지부가 후단, 식약처가 인허가 하는 등 핵산신약이 제품화하기까지 단절된다는 지적을 많이 한다”며 “관계 부처가 협의체를 구성한 뒤 전주기로 지원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경진 전 대표는 “핵산신약은 신속성과 경제성, 효율성 등 3가지 측면에서 한국형에 가장 가까울 것”이라며 “핵산신약 전체로 다양하게 봐서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2024-06-25 15:04:05[파이낸셜뉴스] 김병현 바이오니아 연구위원은 RNA 플랫폼 활용안을 제시했다. 바이오니아는 독자적인 소간섭RNA(siRNA) 딜리버리 플랫폼 기술 'SAMiRNA'를 보유중이다. 김병현 바이오니아 연구위원은 25일 제16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 "바이오니아에서는 특발성 폐섬유증 개발 등에 SAMiRNA를 사용해 신약 개발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siRNA는 이중 가닥의 '짧은 간섭 RNA'로 질병 유발 mRNA를 분해시켜 근원적으로 치료하는 차세대 약물이다. 하지만 기존 siRNA 치료제는 체내 투여시 쉽게 분해돼 병소까지 전달이 어렵고 선천면역 염증 반응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단 한계가 지적돼 왔다.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초분자 siRNA 나노 구조체 'SAMiRNA'를 개발한 것이다. SAMiRNA는 간 외의 표적 장기까지 도달하는 자가형성 약물전달 방식을 활용한다. SAMiRNA는 타깃하는 siRNA 앞뒤로 각각 친수성(물과 친한 성질)·소수성(물과 친하지 않은 성질) 물질을 붙인 가닥 형태의 모델이다. 체내에 투여하면 혈액(물) 안에서 소수성 물질끼리 뭉치고 바깥은 친수성 물질이 둘러싸면서 중간층에는 siRNA가 위치하게 된다. 공처럼 뭉쳐져 쉽게 분해되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기존 방식인 컨쥬게이트(Conjugate)와 지질나노입자(LNP)캡슐화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전달이 어렵거나 선천면역 자극 부작용으로 꼽힌다. 또 김 연구위원은 마이크로 RNA에 연구 성과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마이크로RNA는 20-24개 염기로 이뤄진 작은 RNA 분자(small RNA)로 단백질을 암호화하지 않고 유전자의 발현 조절 기능을 하는 RNA이다. 그는 "모든 질병은 치료하기 전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RNA를 쉽게 볼 수 있는 형광물질을 개발해 유전자 발현을 미리 찾을 수 있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2024-06-25 14:4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