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서울시 민선8기의 반환점이 다가오는 가운데 외국인·이민 정책, 고독·고립 문제 해소 등 사회구조 변화에 맞춰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서울시는 민선8기 후반기 조직개편(안)을 발표하고, 다음달 5일에 서울시의회에 제출한다고 28일 밝혔다. 조직개편(안)에는 △이민정책과 국제교류 컨트롤타워 신설 및 인구변화 대응 위한 분야별 조직 완비 △전 계층의 고독·고립문제 해소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서울대개조 실현을 위한 전담조직 신설 △시민 삶의 질 향상 위한 안전·건강·주거·교통분야 조직 강화 △정책수요 반영한 조직보강 등을 담았다. 조직개편(안)은 시의회의 심의·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후속조치인 행정기구 및 정원 규칙 개정까지 거친 뒤 오는 7월 1일에 시행할 계획이다. 우선 이민정책과 국제 교류업무를 총괄할 ‘글로벌도시정책관’을 신설한다. 저출생,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에 대비해 외국인·이민정책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에 서울시 외국인 정책과 국제교류·협력에 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계획이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서울시는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분야별(저출생·고령화·외국인) 전담 부서를 완비해 인구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초저출생 극복을 위해 여성가족정책실 내 저출생담당관을 신설하고, 고령 친화도시를 구현하기 위해 복지정책실 내 ‘돌봄·고독정책관’을신설하는 것이다. 고독·고립으로 인한 사회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복지정책실에 국장급 기구인 ‘돌봄·고독정책관’을 신설한다. 1인가구 고독사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미래공간기획관 내에 ‘용산입체도시담당관’을 신설한다. 서울시 도심 대개조의 신호탄이 될 용산국제업무지구 프로젝트는 내년 하반기 기반시설 공사를 착공하고 2028년 건축공사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재난안전실에는 도로분야 전반을 총괄하는 ‘도로기획관’도 신설해 안전한 기반시설과 매력있는 보행공간 조성에 힘을 싣는다. 세운지구 활성화 사업과 철도지하화 특별법 시행에 따른 지상철도 지하화 및 상부공간 개발 구상을 위한 전담조직도 신설한다. 안전·건강·주거·교통분야 조직은 보강한다. ‘부실공사 ZERO 서울’ 본격 추진을 위해 국장급 기구인 ‘건설기술정책관’을 신설한다. 공공과 민간의 건설 안전관리 기능을 통합하고, 건설안전과 품질개선을 위해 혁신기술 도입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시민 건강관리 사업을 통합해 시민건강국에 ‘건강관리과’를 신설하고, ‘서울시 마약관리센터’ 개관을 위한 인력도 보강한다. 주택실에는 국장급 기구인 ‘주택정책관’을 신설해 주거약자와의 동행 사업의 실행력을 제고하고,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주택실에 ‘임대주택과’를 신설한다. 교통실에는 보행·자전거·주차정책 등을 총괄하는 국장급 기구인 ‘교통운영관’을 신설해 시민 교통편의 증진을 위한 촘촘한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국내 최초 대중교통 통합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 사업 추진력 제고를 위해 교통정책과에 ‘기후동행카드팀’도 신설한다. 마지막으로 서울시 청렴도 향상을 위해 감사위원회에 ‘청렴담당관’을 신설한다. 청렴시책을 적극 발굴하고 부패 취약분야를 개선해 국민권익위 종합 청렴도 1등급 달성을 목표로 한다. 디지털정책관은 ‘디지털도시국’으로 재편, ‘정보보안과’를 신설해 디지털 재난에 대비한다. 고출력전자기파(EMP) 같은 전자적 침해와 사이버 테러, 행정망 마비 등 디지털 재난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종수 서울시 정책기획관은 “이번 개편은 민선8기 남은 2년 동안 ‘동행·매력특별시 서울’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서울의 미래 행정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도시공간을 혁신해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24-03-28 16:59:38오세훈 서울시장이 갑진년 새해를 수도 서울의 교통혁신 원년으로 만들 것이라고 선포했다. 대중교통 무제한 정액권인 '기후동행카드'와 한강에서 운행되는 '리버버스'가 올해 본격 닻을 올리면서 시민들의 교통 불편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게 오 시장의 판단이다. '교통 복지' 확충과 함께 강남과 강북을 오가는 출퇴근 교통난까지 해결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1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2024년은 서울시의 교통부문에 많은 변화가 있는 해"라며 "기후동행카드와 리버버스, 따릉이까지 연계한 대중교통의 획기적인 변신이 올해 서울시정에서 주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오는 27일 시행을 앞둔 대중교통 무제한 정액권 기후동행카드에 대해선 "대중교통을 가장 왕성하게 이용하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경제적 취약층과 서민을 위한 교통복지"라며 "대중교통으로 서울을 정기적으로 오가는 분들에게 최대한 편의를 도모해 드리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시와 김포시가 참여를 공식화했음에도 경기도 대다수 지역의 사업 참여가 불투명한 부분과 관련해선 "민선8기 지자체장 임기 중 버스 준공영제를 이룰 수 있는 경기도 지자체는 절반 수준에 불과해 근본적으로 경기도의 전면 동참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와 수도권 지자체와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가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 서울시민은 물론, 경기도·인천 주민들도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오 시장은 또 9월 운영 예정으로 '접근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리버버스를 두고 "마을버스와 버스노선 조정 등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있고, 따릉이 이용에 매우 편리한 시스템이 동시에 도입되기 때문에 접근성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리버버스가 가끔 이용하는 관광용이 아닌, 대중교통으로서 출퇴근 시간에 주로 활용되는 대중교통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적정 가격을 책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아울러 최근 하락하고 있는 서울 부동산 시세에 대해 "이전 정부 때 워낙 짧은 기간에 급격한 상승을 했었기 때문에 아직 하향안정화 단계에 돌입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가격 안정화에 힘을 더 쏟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 시장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정책에 공감하며 "서울시가 더 구체적인 규정이나 방침을 바꿔 지금보다 더 속도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물량을 늘릴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녹지공간 확보를 핵심으로 한 '서울대개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돈의문 복원을 검토하고 있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만 재원이 많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돈의문 박물관 마을'과 경희궁 등 주변 정리 작업을 우선 진행한 뒤 돈의문 복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가 추진하는 대형 건설·개발사업의 동력이 건설경기 위축과 맞물려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서울시의 대형사업과 국책사업 등이 지연되면 아무래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조만간 대안을 마련해 지연되는 일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최재성 연지안 기자
2024-01-17 18:10:02[파이낸셜뉴스] '나무젓가락', '열상이냐 자상이냐', '무리한 서울대병원 전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피습 사건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가짜뉴스'가 성행하면서 사회 불안을 키우고 있다. 이에 경찰은 특정인 관련 허위사실 유포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 적극적인 수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나무젓가락으로 찔렀다?이 대표를 찌른 흉기는 길이 18㎝, 날 길이 13㎝의 '등산용 칼'이라는 것이 경찰 수사로 확인됐다. 피의자인 김모씨(66)는 범행을 위해 사전에 칼자루를 제거하고 손잡이를 테이프로 감는 식으로 흉기를 개조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범행 전 칼날을 A4 용지로 감싼 정황도 포착됐다. 압수한 흉기를 감정한 결과 날붙이 형태와 상처가 일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흉기가 개조됐다는 점 때문에 SNS에서 해당 흉기가 나무젓가락이 아니냐는 의혹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일각에서는 범행에 쓰인 흉기가 이 대표 팬클럽이 사용하는 깃발 모양 응원 도구인 ‘잼잼 응원봉’의 깃대 부분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경찰에서는 흉기가 나무젓가락이라는 일부 보도는 '오보'라고 선을 그었다. 부산경찰청 특별수사팀은 지난 기자들과 만나 "나무젓가락이라는 기사도 있었는데 그것은 오보다. 압수한 흉기를 감정을 했고 감정 결과에 따라 피해자 혈흔이랑 (칼의 혈흔이)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수사에서는 흉기에 의한 범행이다"고 설명했다. 열상이냐 자상이냐이른바 '나무젓가락설'은 이 대표의 상처가 열상으로 초기에 알려지면서 힘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열상은 피부가 찢어져서 생긴 상처를 의미한다. 현재 이 대표는 흉기에 찔린 '자상'으로 공식 확인된 상태다. 이 대표의 수술을 집도한 민승기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표가 왼쪽 목에 1.4㎝ 자상을 입었다고 확인했다. 민 교수는 "근육을 뚫고 그 아래 있는 속목정맥 60% 정도가 예리하게 잘려져 있었고 핏덩이가 고여 있었다"며 "다행히 동맥이나 주위 뇌신경·식도·기도 손상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대표의 상처가 초기에 열상으로 알려진 것은 피습 당일 소방에서 육안으로 본 것이 전파되면서 오해를 부른 것으로 파악된다. 육안으로 본 것과 의료진의 진료 결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서울대병원 전원, 무리해이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과 관련해 헬기 이용 등 특혜 논란이 SNS를 달구기도 했다. 관련해 김지호 당 대표실 정무조정부실장도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산대병원 측에 환자가 가족의 정신적 지지와 간호를 받을 수 있는 주거지 인근인 서울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지 검토를 요청했다"며 "부산대 의료진이 전원 의뢰서를 작성해 관련 자료를 발급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가족들이 요청을 했고 부산대병원 측에서 수용했다는 점이다. 아울러 전원 과정에서 헬기 기용에 대해 김 부실장은 "(현장의 보좌진은) 의료진이 아니라 전원을 결정할 수도 없고 이송 수단으로 앰뷸런스, 기차, 닥터 헬기, 항공기를 결정할 권한이 없고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연락처도 모른다"며 "(헬기 이송 특혜 등) 의혹이 풀리지 않으면 보건복지부와 부산대 외상센터 관할 보건소에 환자 전원과 닥터 헬기 이송의 불법성에 대해 조사 의뢰하면 명쾌하게 밝혀질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대표의 전원 사실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 양측에 상처를 남겼다는 점은 분명하다. 부산대병원 외상센터 의료진이 경험도 많고 전국 최고 수준임에도 '지역의료'라서 무시 받았다는 의심을 받게 됐다. 서울대병원도 지난 2021년부터 서울시 중증외상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수술 난도가 높은 중증외상 환자를 다수 치료해오고 있음에도 '외상센터가 없는 병원'으로 오해를 받게 됐다. 경찰, 허위사실 유포 수사 예고갈수록 확산되는 '가짜뉴스'에 대해 적극 수사하겠다는 경찰 입장이 5일 나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사회적 파급력이 높은 정보통신망에 주요 인물을 비롯한 불특정 다수인에 대한 흉악범죄 예고를 하거나, 특정인과 관련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적극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수사본부는 이러한 행위의 심각성을 감안해 형법상 협박·살인예비·위계공무집행방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적용 가능한 처벌 규정을 적극 적용키로 했다. 전국 시도청 사이버수사대 중심으로 신속히 수사에 착수해 피의자 특정·검거에 필요한 수사기법과 해외 수사기관과의 국제공조수사 역량을 총동원하는 등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흉악범죄 예고글 및 온라인상 허위사실을 게시하는 행위는 사회 공동체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행위인 만큼,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엄정하게 대응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가짜뉴스에 대응할 강력한 법안 마련을 촉구했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확증 편향(원래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신념을 확인하려는 경향성)을 넘어선 '인지 편향'의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며 "유튜브 등 가짜뉴스가 주로 유통되는 플랫폼을 규제하기 위한 국내법 마련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주원규 기자
2024-01-05 11:43:37[파이낸셜뉴스] 육아 전문가 오은영 박사의 교육관인 이른바 '금쪽이 육아법'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전 국민이 '육아는 힘들다'는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 당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서울대학교 의대를 졸업한 소아청소년과 의사인 하정훈 하정훈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은 25일 공개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달 초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에서 이 프로그램(금쪽같은 내 새끼)이 저출산 극복에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하 원장은 "사실 기본만 갖추면 육아를 훨씬 더 쉽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본'에 대해서는 "가정의 틀을 만드는 일이다. 양육자의 권위를 바로 세우고, 아이에게 규칙과 한계를 정해주는 것"이라며 "이것만 제대로 하면 아이를 키우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론 육아가 쉽다는 건 아니지만 힘든 것보다 즐겁고 행복한 일이 훨씬 더 많은데,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고 거듭 비판했다. '양육자 권위'를 강조한 이유에 대해선 "아이를 키우는 건 더불어 살 수 있는 사회 일원으로 만드는 거다. 가정에서 양육자가 권위가 없으면 아이가 말을 안 듣는다. 이런 아이는 유치원·학교에 가서도 선생님 말씀을 잘 안 듣는다. 성인이 된 뒤 사회에 나가서도 부적응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아이가 원하는 걸 다 들어주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생활의 중심을 아이에서 양육자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박사의 '솔루션 육아'에 대해서는 "솔루션 육아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정신발달 과정에 문제가 있는 아이에겐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일부 아이에게 효과가 있는 방법을 전체가 따라 하는 게 문제다. 솔루션 육아를 다루는 방송에 '일반적인 아이에겐 이런 육아법을 적용하지 말라'는 경고 문구를 넣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천석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인 서천석 서울대 의학 박사도 지난 7월 하 원장과 비슷한 맥락으로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무슨 상담 몇 차례나 교육 몇 차례? 바보나 얼뜨기 아마추어 아니면 그런 것으로는 씨알도 안 먹히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쯤은 다 안다"며 "'금쪽이 류'의 프로그램들이 지닌 문제점은 방송에서 제시하는 그런 솔루션으로는 결코 해결되지 않을 사안에 대해서 해결 가능하다는 환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매우 심각해 보이는 아이의 문제도 몇 차례의 상담, 또는 한두 달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듯 꾸민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렇게 해결 못하는 부모와 교사에게 책임이 갈 수밖에 없다"며 "실력이 부족하든, 노력이 부족하든 둘 중 하나다. 그런데 그리 간단한 게 아니라는 것쯤은 정신과 의사라면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런 비판에 대해 오 박사는 지난 7월 공개된 텐아시아와 인터뷰에서 "금쪽이는 인간 개조 프로그램이 아니다. 육아의 길을 잃은 부모가 문제를 공개하고, 문제의 원인과 이유에 대해 같이 의논하고, 앞으로의 육아 방향에 관해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라며 "노력이라는 과정을 통해 아이가 이전에 비해 조금씩 변하는 게 있다면 그건 환상이 아니라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10-25 16:51:28서울대가 공업교육과에 자동차공학 전공을 처음 개설한 때가 1963년이다. 그해 신입생 이충구는 사상 첫 자동차 전공 세대라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학과 동기들 대부분이 그때까지 타 본 자동차라곤 미군이 쓰던 승합차를 개조해 만든 19인승 시내버스가 유일했다. 겨울이면 배터리에서 황산과 유황 타는 냄새가 바닥을 뚫고 올라왔다. 이제 시작인 학과의 환경은 열악했다. 연구에 쓸 자동차라고는 어디선가 기증받은 지게차 1대가 전부였다. 참고할 만한 변변한 서적도 없었다. 이충구는 청계천 중고책방을 돌며 미군의 차량정비 매뉴얼들을 구해다 사전을 뒤적이며 읽었다. 군대에서도 자동차 학습은 이어진다. 군이 보유한 자동차 기술은 민간보다 한 수 위였다. 그가 굉장한 이야기를 듣게 된 것도 그 무렵이다. 바로 현대의 자동차 진출 소식이었다. 당시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한창이던 때다. 자동차의 완전 국산화 구상도 거기에 들어있었다. 국산화 계획을 제출하지 못하는 회사엔 불이익을 주겠다는 발표에도 부품 조립 말고 해본 게 없던 업계는 꿈쩍 않고 있었다. 그때 "그거 내가 해보겠다"고 손 든 이가 다름 아닌 정주영 현대그룹 선대 회장이다. 정 회장은 미국 워싱턴에 출장 중이던 정세영 현대건설 상무를 급히 호출한다. 1967년 4월이었다. "포드가 한국 진출을 모색 중이니 접촉해 보라." 정 회장 지시에 정 상무는 디트로이트의 포드 본사를 급히 찾아갔다.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국내 자동차 수요뿐만 아니라 장차 우리나라 경제를 선도하는 수출 전략산업으로 키우겠다." 정 회장이 정부에 제출한 자동차사업 계획서에 들어있는 내용이다. 그해 12월 정부는 현대의 자동차 사업을 전격 승인했다. 이충구는 1969년 현대차 신입사원이 된다. 해안가 습지를 메워 급하게 조성한 울산 부지는 허름한 창고 한 동이 전부였으나 일터엔 약동하는 기운이 넘쳤다. 그가 맡은 첫 업무는 포드 코티나를 조립하는 작업자가 프로세스 시트대로 작업을 하는지 확인하는 일이었다. 포드사 기술진에겐 검사보고서를 제출했다. 한국 자동차 압축성장의 비밀이 담긴 '이충구 노트'도 여기서 시작된다. 고유모델 없이는 회사 미래도 없다고 생각한 정 회장은 호랑이 굴로 들어가고 있었다.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찾아낸 굴지의 디자이너 36세 조르제도 주지아로를 신차 스타일링 파트너로 삼았다. 고유모델 개발진에 이충구가 합류했다. 진용은 꾸려졌지만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대한민국 첫 국산차 포니 프로젝트를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는 것만 분명했다. 그를 포함한 5인의 드림팀은 주지아로의 '이탈디자인'이 있는 이탈리아 토리노로 그렇게 떠난다. 1974년 2월이었다. 포니는 그로부터 8개월 후 세상에 나왔다. 본격 생산은 이듬해이다. 기적이었다. 드림팀은 피 말리는 시간을 보냈다. 이충구와 그들은 밤마다 머리를 맞댄 채 낮에 들은 이탈디자인 직원들의 암호 같은 설명들을 퍼즐 맞추듯 정리해 갔다. 제도판의 이쪽저쪽에서 산발적으로 출발한 차체 도면은 3개월이 지나면서 자동차 꼴을 갖추게 된다. 이충구는 이 과정 전체를 사진 찍듯 세밀하게 기록했다. 이것이 신차 개발의 지침서로 불리는 전설의 '이대리 노트'다. 지난 2002년 최고기술경영자(CTO)에서 물러나 후학을 양성해온 이충구 전 사장이 최근 출간한 '포니 오디세이'가 이 노트를 집대성한 책이다. 포니의 성공 후 정 회장은 독자 엔진, 국산 부품, 기술 독립을 밀어붙였다. 수백 번의 좌절, 수만 번의 환희가 반복됐다. 그 결과가 세계 3위 현대차의 오늘이다. 여기에 수많은 이 대리의 도전과 열정이 없었다면 단언컨대 현대차의 지금도 없었을 것이다. 포니 신화는 의대 블랙홀 시대에 기술인재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미래 한국을 짊어질 인재들이 미용, 성형 도구를 잡기보다 실험실 불을 밝히게 하는 것이 국가가 할 일이다. 더 많은 이 대리가 나와야 희망이 있다. jins@fnnews.com 논설위원
2023-10-23 18:27:27포니가 최근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현대 리유니온’ 행사에서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모델이 공개된 데 이어, 오는 6월에는 포니의 역사와 실제 차량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포니의 시간' 전시가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여기에 과거 포니와의 추억이 담긴 사진 또는 ‘포니의 시간' 전시장을 방문해 찍은 사진과 같이 포니와 함께한 사진을 응모할 수 있는 사진 공모전도 진행되는 등 1970~80년대 시대의 아이콘을 넘어 고객과 오랜 시간을 함께한 포니의 의미를 되새기는 이벤트도 마련됐다. 포니는 현대자동차 최초의 독자 생산 모델이자 우리나라 첫 국산차다. 차명부터 판매량, 국내 개발 및 생산, 부품 국산화 등 모든 면에서 국민차로 등극했던 만큼, 우리나라 자동차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1970년대 우리나라는 해외 모델 부품을 수입하거나 합작하는 형태로 자동차를 생산해왔으나, 포니가 출시됨으로 인해서 전세계 대량 생산 고유 모델을 개발한 9번째 국가가 되었으며,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2번째 국가가 되는 등 경제 발전을 꿈꾸던 당시 시대적 자부심이 되기도 했다. 판매 첫 해에만 1만여 대를 판매하고 시장 점유율 43.6%을 기록했으며, 포니2가 출시된 1982년에는 국내 승용차 판매 점유율의 67%를 차지하는 등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런 탓인지 포니는 1970~80년대 시대를 주제로 한 영화,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며 극중 사실감을 더하는 감초 역할을 도맡았다. 1981년작 영화 ‘빙점’에서 상류층 자녀들의 마이카로 등장한 것을 시작으로 영화 ‘극비수사’, ‘화려한 휴가’, ‘택시운전사’,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등에서도 주요 소품으로 등장했다. 지난 해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서울대작전’에서는 포니를 개조한 최초의 픽업트럭 포니 픽업이 영화 속 튜닝을 거치며 이색적인 스타일을 선보이기도 했다. 레트로 감성이 각광을 받으면서 탑기어 코리아, 카톡쇼 등 자동차 교양 프로그램에서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포니 차량과 차주가 등장해 도로 위를 주행하는 모습이 소개되기도 했으며, 글로벌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1980~9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한 맵에 포니 쿠페 콘셉트 모델이 등장하는 등 지속적인 관심을 끌었다.
2023-06-05 16:10:15[파이낸셜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5년을 목표로, 테슬라가 벌이는 전기차 생산 효율화, 이른바 '규모의 경제 구축 전쟁'에 돌입했다. 지난해 말 미국 조지아주 공장 기공에 이어 최근 한 달 새 기아 화성공장과 주력인 울산공장에서 전기차 신공장 구축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상반기 중으로 기아 광명공장도 전기차 생산설비를 구축한다. 전기차 1위 기업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현재 미국·중국·유럽을 거점으로, 전기차 생산 전환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이 첫 승부처가 바로 2024~2025년께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S&P글로벌모빌리티는 미국에 출시된 전기차 모델이 현재 약 50종에서 올해 연말까지 78종으로 늘고, 2025년 말까지 160여 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 회장이 국내 전기차 생산 대전환에 착수한 것은 글로벌 완성차들과의 체급 싸움을 위해 조기에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는 동시에 국내에서 투자와 고용을 지켜나가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GM,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등의 전기차 생산기지 전환 검토에도 적지않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 韓전기차 생산 허브 구축 본격화 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이날 2조원의 투자 계획이 발표된 현대차 울산공장과, 지난달 기공식을 개최한 기아 화성공장(1조원 투자)의 가동 시점은 2025년이다. 완공시, 두 곳 모두 국내에 처음 구축되는 전기차 전용공장이다. 100% 전동화 전환 계획에 따라 아산, 광주 등의 내연기관차 생산 공장들도 순차적으로 전기차 전용공장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는 지금까지 내연기관차를 만들던 공장의 생산라인을 개조하거나 내연기관차와 함께 생산하는 혼류 방식 등으로 전기차를 만들어왔다. 이번 울산 전기차 전용 신공장 발표는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겠다는 전략과 더불어, 전기차 대전환기 국내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국내 고용과도 직결된 문제다. 그간 '30%대 3%의 싸움'이라는 지적이 일었던 한·미간 전기차 공장 세액공제 격차도 크게 좁혀진 상태다. 미국은 전기차 전용공장 구축시 30%까지 세액공제를 해주고 있다. 반면, 국내에선 3%정도의 세액공제 밖에 없어, 국내 투자가 해외로 유출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앞둔 이날,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에 따른 세액공제와 임시투자세액공제(10%)를 더해 총 25%의 세액공제를 약속했다. 2030년까지 국내 전동화 전환에 24조원을 쏟아붓기로 한 현대차그룹의 투자도 날개를 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기차 생산 시설 구축 전환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을 첨단투자지구로 지정하기 위한 울산시, 산업통상자원부의 심사 절차도 착수됐다. 첨단투자지구로 지정되면 입주기업이 필요로 하는 세제지원, 부담금 감면,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추가 지원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문휘창 서울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국제경쟁력연구원 이사장)는 "가능하면 기업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면 (IRA와 같은) 보호무역주의 등의 부작용으로부터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M·르노 국내 전기차 투자 저울질 국내 완성차 5개사 가운데 한국에서 전기차를 만드는 곳은 현대차, 기아, KG모빌리티(옛 쌍용차)뿐이다. 르노코리아는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의 위탁생산을 제외하면 국내에서 전기차를 만들지 않는다. 정부의 과감한 지원안 가동에 국내 완성차들의 전기차 전환 검토도 탄력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이나 글로벌 GM본사는 전기차 생산 배정, 전기차 설비 구축에 신중한 입장이나, 한국 정부의 지원안 등을 놓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4일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방한한 실판 아민 GM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만나 한국에 전기차 공장 투자를 요청한 상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GM이 전기차 일감을 레버리지(지렛대) 삼아 협상력을 높이는 전략에 나설 것으로 보고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전기차 생산시설에도 조특법에 따라 최대 25%의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키로 했지만 수도권과밀억제권역에 있는 기아 광명공장, 한국GM 부평공장은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추가적인 협상과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아 광명공장의 경우에도 EV9에 이어 내년 신형 전기차 EV3와 EV4 생산을 위한 투자가 이뤄졌는데,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에 고루 분포된 기존 자동차 공장의 전기차 생산 대전환을 위해 정부에 수도권 지원 현실화를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최수상 기자
2023-05-09 15:21:29[파이낸셜뉴스] 성경 말씀을 조각하는 도자공예가 서동희 건국대 명예교수가 오는 25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에서 열리는 ‘SNU 빌라다르 2023’전에 참여한다. 서울대 응용미술학과·동 대학원 미술학 석사 출신인 서 교수는 대학원 재학 중 건국대 조교로 채용됐고 미국 플브라이트 재단 장학생으로 선발돼 미국 캔자스대 대학원 석사·미주리대학교 대학원 미술교육학 박사를 받았다. 지난 16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창회와 사단법인 에스아트플랫폼이 공동 주최한 전시로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원로부터 신작 작가 200여명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서 교수는 이번 전시에 도자 작품 '골짜기의 백합화 ; 은혜의 보좌’를 출품했다. 서 교수는 앞서 "구약 성경 아가서 2장 1절의 '나는 사론의 수선화요 골짜기의 백합화로다'라는 말씀에서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만들었으며 "백합화는 정결하신 그리스도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묵상 가운데 골짜기의 백합화가 어두운 세상 속에서 정결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한다는 깨달음이 왔고 이를 작품 속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지난 1977년부터 독창적인 도예 제작기법을 바탕으로 백자와 색자 수백여점을 빚어왔다. 미국 캔사스대에서 연 첫 개인전 '생명의 책'을 시작으로 '흙이 가진 내면의 본질을 통해 하나님 안에서 탄생하고 생성하는 생명의 의미'를 작품에 담아왔다. 2000년 미국 뉴욕 성서공회 화랑이 주관한 '말씀의 현대 미술적 표현' 그룹전에 초대됐고, 2004년 뉴욕 221화랑에서 '에덴동산'을 주제로 개인전 등을 열었다. 2011년부터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광진구의 집을 '바이블 도자 예술관'으로 개조해 운영 중이다. 한편 이번 전시에는 서울대 미대 졸업전시 동창회장상 수상 작가전인 ‘제2회 베리타스미술상전’이 함께 진행된다. 전시회 측은 “젊은 작가들의 신선하고 독창적인 작품 세계 또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작품 소장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소품전도 함께 연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4-18 16:37:44[파이낸셜뉴스] 삼성디스플레이가 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등 전국 주요 대학을 방문해 상반기 우수 인재 확보에 나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일부터 14일까지 경희대, 서울대, 포항공대, 한양대 등 전국 8개 대학을 찾아 '디스플레이 데이'를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행사는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폴더블 OLED 등 삼성디스플레이의 최신 제품 전시와 더불어 회사 설명회, 채용 상담 등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t 트럭을 쇼케이스 무대로 개조해 최신 기술인 77형 QD-OLED TV와 다양한 미래형 폴더블 제품 등을 선보이며 MZ세대들 우수 인재들에게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 비전을 직접 소개한다. 지난 2일 대전 카이스트에서 진행된 첫 번째 디스플레이 데이 행사에는 신학기 개강을 맞이한 신입생과 재학생들이 로드쇼 차량을 찾아 채용 담당자들과 회사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주고받았다. 조연우 카이스트 새내기과정학부 학생은 Flex G와 Flex S를 살펴본 뒤 "다양한 방향으로 여러 번 접히는 OLED는 직접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며 "삼성디스플레이가 앞으로 어떤 신기술을 선보일지 궁금하고 설렌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수도권과 주요 거점 대학 18곳에서도 기업 설명회와 채용 상담을 진행하며 인재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3-03-09 10:53:04전기로 운행하는 자율주행버스가 22일부터 청와대 인근을 정기 운행한다. 시내버스와 동일한 규격의 자율주행버스가 특정 기간 시범운행된 경우는 있었지만, 정기적인 운행을 시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시내버스와 동일한 규격의 대형 전기 자율주행버스 2대가 22일 오후 2시부터 청와대 주변을 중심으로 정기 운행을 시작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에 선보이는 대형 전기 자율주행버스는 시내버스에 이용되는 현대자동차의 일렉시티 차종을 자율주행 대중교통을 위해 개조한 차량이다. 시는 공개경쟁을 통해 지난 11월 청와대 자율주행버스 운영 업체로 서울대·SUM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시험운행을 진행했다. 청와대 자율주행버스는 별도의 앱 설치 없이 교통카드를 이용해 탑승하는 첫 번째 자율주행 자동차가 될 전망이다. 이용료는 무료다. 자율주행버스는 청와대 주변(경복궁 순환) 약 2.6km를 운행하게 된다. 경복궁역(효자로입구)과 국립고궁박물관(영추문), 청와대, 춘추문, 경복궁·국립민속박물관 등 5개의 정류소에서 자유롭게 타고 내릴 수 있다. 운행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뤄진다. 점심시간인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 그리고 토요일과 공휴일은 운행하지 않는다. 운행간격은 15분이며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는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시는 그간 자율주행버스의 안전 운행을 위해 청와대 주변 14개소의 교통신호를 개방해 자율주행버스에 신호등 색상, 다음 신호까지 남아 있는 시간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했다. 서울지방경찰청과 협의해 교차로 주행 유도선, 자전거 도로 점선 설치 등 교통안전시설을 개선해 왔다. 시는 청계천에 이어 청와대 인근에서까지 자율주행버스 운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만큼 기술 고도화는 물론, 대중적인 교통수단으로 자율주행버스가 자리매김하는 기틀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시내버스와 동일한 대형 전기 자율주행버스가 정기 운행하는 첫 번째 사례인 만큼, 자율차를 정규 대중교통수단으로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2022-12-21 18:1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