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좌충우돌, 한국 최초 뮤지컬 제작기가 펼쳐진다. 26일 세종문화회관은 오는 5월29일부터 6월15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뮤지컬단 창작뮤지컬 ‘더 퍼스트 그레잇 쇼’를 초연한다고 밝혔다. 1960년대 한국 최초 뮤지컬 제작기 그려 이 작품은 1960년대 한국 최초 뮤지컬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상상력과 유머로 풀어낸 코미디 뮤지컬이다. 뮤지컬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시대, 오합지졸 프로덕션의 좌충우돌 뮤지컬 제작기를 유쾌하게 담을 예정이다. 한국 최초 뮤지컬 단체인 ‘예그린악단’의 맥을 이어온 서울시뮤지컬단의 정체성과 맞닿은 작품으로, '2025 세종시즌' 유일한 뮤지컬 작품이기도 하다. ‘더 퍼스트 그레잇 쇼’는 국가의 명령으로 북한의 공연에 맞설 웅장한 공연을 만들어내야 하는 중앙정보부 문화예술혁명분과의 유덕한 실장과 그의 실수로 연출가로 등극한 배우 지망생 김영웅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유명한 연출가와 동명이인이었던 김영웅은 뜻밖의 착오로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한 번도 알려진 적 없는’ 대단한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놓인다. 그는 무대 경험은 있지만 연출 경험은 전무한 상태에서 극단의 경리를 작가로 삼는다. 고위 관료이지만 존재감이 없는 유덕한 실장은 오페라 가수부터 무속인, 트로트 가수까지 전국의 예술가들을 불러 모아 대한민국 최초의 뮤지컬을 만들기 위한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 빠른 템포의 대사와 개성 강한 캐릭터 간의 충돌이 웃음 포인트다. 이처럼 우연한 착오로 시작된 여정은 결국 모두를 성장시키고, 한 편의 뮤지컬이 탄생하는 과정을 통해 코미디와 감동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무대가 될 예정이다. '모리스' 박해림 작가, '마리퀴리' 최종윤 작곡, '일테노레' 김동연 연출 ‘더 퍼스트 그레잇 쇼’는 극작가 박해림, 작곡가 최종윤, 연출가 김동연이 의기투합해 탄생한 작품이다. 2023년 창작개발을 시작으로 2024년 낭독공연을 통해 관객과 만난 뒤 수정 작업을 거쳐 2025년 본 공연까지 3년간의 체계적인 과정 속에서 완성도를 높였다. 박해림 작가는 ‘모리스’ ‘미생’ ‘부치하난’ ‘사랑의 불시착’ 등 다양한 창작뮤지컬을 선보였다.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곡 부문 음악상을 수상한 최종윤 작곡가는 ‘마리퀴리’ ‘미생’ ‘곤 투모로우’ ‘셜록홈즈’ 등 장르를 넘나드는 감각을 뽐내왔다. 김동연 연출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시라노’ ‘데스노트’ ‘일테노레’ ‘그레이트 코멧’ 등 다양한 작품을 작업했다. 뮤지컬계 배우 이창용, 조형균과 서울시뮤지컬단의 박성훈, 이승재가 고위 관료와 초보 연출가로 분한다.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은 “지금의 한국 뮤지컬이 이렇게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것은 선배들의 많은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며 “단순한 웃음을 넘어, 한국 최초의 뮤지컬을 만들기 위한 선배들의 고민과 열정에 공감하고 함께 웃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더 퍼스트 그레잇 쇼’의 창작 배경을 밝혔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서울시뮤지컬단은 ‘다시, 봄’과 ‘맥베스’를 성공적으로 레퍼토리화했다”며 “이번 작품 또한 서울시뮤지컬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을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한편 오는 26일 캐스팅 발표에 맞춰 4월1일에 추가좌석을 오픈한다. 또 공연 개막일인 5월29일부터 6월1일까지 진행되는 공연에 한해 프리뷰 할인 25%를 제공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3-26 09:19:19[파이낸셜뉴스]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이 창단 60주년 기념작으로 뮤지컬 '지붕위의 바이올린'과 '작은아씨들'을 무대에 올린다. '지붕위의 바이올린'은 지난 60년간 서울시뮤지컬단이 총 여섯 차례 공연했고 특히 1991년 한국뮤지컬 30주년 기념 축하공연으로 무대에 오르는 등 서울시뮤지컬단의 역사와 함께 해 온 의미있는 작품이다. '작은아씨들'은 지난 해 서울시뮤지컬단이 창작초연한 작품으로 코로나19로 조기 종연했음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극본과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의 대상과 극본, 음악 등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서울시뮤지컬단은 올해 창단 60주년 정기공연 라인업으로 뮤지컬 '지붕위의 바이올린'과 '작은아씨들'을 선정하며 '가족'의 이야기에 주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술감독을 맡은 한진섭 서울시뮤지컬단장은 "서울시뮤지컬단이 60주년을 맞이하면서 단체의 역사를 거쳐 간 다양한 작품들 중 전통 앞에서 구세대와 신세대가 갈등하지만 결국 서로를 포용하고 새 시대로 나아가는 가족의 모습을 그린 '지붕위의 바이올린'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서로 사랑하고 저 마다의 꿈을 키워가는 사랑스러운 네 자매의 이야기 '작은아씨들'을 연말에 선보일 예정"이라며 "서울시뮤지컬단은 공공예술단체로서 시민친화적 작품을 선보이고자 노력해온 만큼 올해 정기공연 또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으면서도 서울시뮤지컬단의 개성과 역량을 한껏 펼쳐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선량하고 지혜로운 마음으로 시련을 헤쳐 나가는 두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위로와 감동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시뮤지컬단은 1961년 창단 된 국내 최초의 뮤지컬단 단체인 '예그린악단'을 모태로 1972년 국립가무단, 1977년 서울시립가무단을 거쳐 1999년 세종문화회관의 재단법인화를 계기로 현재의 명칭인 서울시뮤지컬단이 됐다. '돈키호테'와 '판타스틱스', '포기와 베스', '지붕위의 바이올린' 등 외국뮤지컬을 비롯해 '살짜기옵서예', '성춘향', '양반전' 등 한국전통 소재를 다룬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여 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1-03-16 11:11:59서울종합예술학교 김효경 교수가 지난 7일 췌장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70세. 고 김 교수는 1975년 '햄릿' 연출로 무대 인생을 시작했으며는 1985년 뮤지컬 '애니', 1988년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1992년 무용극 '강강술래', 1994년 창극 '심청전' 등 40여년간 다양한 장르에서 100편 이상을 연출한 최고의 무대 연출가이다. 서울시뮤지컬단 단장으로 재직하며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의 뮤지컬 버전인 '투란도(投蘭圖)'를 연출해 제17회 한국뮤지컬대상 연출상을 받기도 했다. 1994년 국립극장이 주관한 '올해의 좋은 연출가상'을 받았고 2010년 근정포장, 2011년 한국문화산업대상 국가브랜드위원장상 등을 수상했다. 또 지난 2013년 1월부터 서울종합예술학교 연기예술학부 학부장으로 재직하며 제자들과 함께 성교육 뮤지컬 '그날 이후'를 기획, 연출해 청소년 2만여명이 관람한 바 있다. '그날 이후'는 2013년 제8회 거장전국대학연극에서 금상, 희곡상, 우수연기상 등을 수상했다. 특히 중병 중에도 서울종합예술학교 연기예술학부 동문극단인 '싹씨어터'와 함께 연극 '메디아'를 준비해 오는 3월 무대를 올릴 예정이었다. 빈소:서울 삼성병원 장례식장 12호(☎ 02-3410-3151), 발인 1월 10일, 장지는 서울 추모공원/강원 홍천선산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2015-01-08 14:23:49김덕남 서울시뮤지컬단 신임단장 세종문화회관은 17일 연출가 김덕남씨(64)를 서울시뮤지컬단 신임단장에 임명했다. 임기는 2016년 11월까지 2년이다. 김 신임단장은 한국 뮤지컬 1세대 연출가로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이후 극단 현대극장 단원으로 시작, 23년간 현대극장에서 기획·제작·연기·연출·예술감독 활동을 펼치는 등 공연예술 제작의 전 과정을 경험했다. 김 신임단장은 1992년 '장보고 열리는 바다'를 시작으로 '로미오 앤 줄리엣' '마인' '드라큘라' '사운드 오브 뮤직' '요셉' '애니' '봄날은 간다' 등 수많은 뮤지컬 작품들을 연출했다. 또 서울종합예술전문학교와 한국콘서바토리 연극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한국뮤지컬대상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
2014-11-17 15:56:38서울시뮤지컬단(단장 최주봉)이 선보이는 야외 뮤지컬 ‘한여름 밤의 꿈’이 오는 15∼31일 오후 8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야외분수대 특설무대에 오른다. 서울시뮤지컬단측은 “이번 공연은 최주봉 단장 취임 후 첫 공연으로 뮤지컬 인구의 저변 확대와 공연문화 활성화를 위해 모든 좌석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지난 6월29일 서울시뮤지컬단과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한 1차 티켓 배포는 1시간20분만에 매진됐으며, 2차분 배포는 국내 최대의 예매 사이트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와 드림위즈(www.dreamwiz.com)를 통해 실시할 예정이다. 배포 날짜와 방법은 해당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세종문화회관 안내데스크에서도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02)399-1772
2004-07-01 11:26:33[파이낸셜뉴스] 아침부터 미국에서 토니어워즈 수상 소식이 실시간 속보로 올라왔다. 작년 11월 뉴욕 맨해튼 벨라스코 극장에서 공개된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공연예술의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리는 토니어워즈에서 한국뮤지컬 최초로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고, 작품상·극본상·작곡작사상·연출상·남우주연상·무대디자인상까지 6개 부문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박천휴와 윌 애런슨 콤비가 작·작사·작곡하고, 2015년에 우란문화재단에서 첫 리딩 공연을 올렸던 이 작품이 10년 만에 브로드웨이에 입성하고 토니상을 수상한 것이다. K팝·영화·드라마에 이어 한국 뮤지컬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순간을 접하면서 감격이 밀려오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수상이 감격스러운 이유는 이 상이 단지 작품과 창작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동안 한국 뮤지컬이 쌓아올렸던 시간들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어쩌면 해피엔딩’의 창작진, 제작진, 배우들뿐 아니라 지금까지 한국 뮤지컬을 만들어왔던 모두의 시간도 포함돼 있다. 작가와 작곡가들이 있었고, 연출과 안무가와 디자이너들이 있었으며, 배우들과 기획자들이 있었다. 그리고 때로는 성공하기도 하고 때로는 실패하기도 한 많은 작품들이 있었고, 집을 팔아가며 제작을 했던 프로듀서들의 무모한 모험들도 있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60년대부터 한국 뮤지컬을 만들어왔던 선배님들이 무대 위 그리고 무대 밖에서 흘렸던 땀과 치열했던 고민의 시간들이 켜켜이 쌓아올린 시간이 바탕에 깔려 있다. 한국 뮤지컬이 지금 이처럼 찬란하게 빛나기까지는 뮤지컬에 대해 인생을 걸고 헌신적인 노력을 해온 선배님들의 희생이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난 6월 2~6일 서울에서 개최됐던 ‘2025 K-뮤지컬국제마켓’에서는 ‘원 아시아 마켓’을 목표로 한국, 일본, 중국의 제작사와 프로듀서가 쇼케이스와 피칭을 선보이며 아시아 뮤지컬 네트워크를 단단하게 구축하는 행사가 있었다. 내수시장의 한계를 뛰어넘어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는 한국과 라이선스 중심의 사업구조를 창작 뮤지컬로 전환하려고 하는 일본 그리고 빠른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한국 창작 뮤지컬과 창작 인프라의 연결을 통해 시장 확장을 도모하고 있는 중국의 뮤지컬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올해 K-뮤지컬국제마켓은 총 참가자 3387명. 일본에서 60여명, 중국에서 20여명, 대만에서 20여명이 참가해 명실상부한 아시아 뮤지컬국제마켓으로 그 위상을 드높였고 그 중심에 한국 뮤지컬에 위치해 있었다. 과거가 현재를 구축하고 현재는 미래로 향해간다. 2000년 즈음 연간 100억 정도의 매출이었던 한국 뮤지컬시장은 2024년 4600억 규모로 성장해 25년 여 동안 46배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이는 유래가 없을 정도의 비약적인 성장이었고, 이제 한국 뮤지컬은 국내를 넘어 아시아로 세계로 펼쳐나가고 있다. 세계적으로 높아진 위상만큼 한국 뮤지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의 정책적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기도 하다. 공공의 적극적인 개입 없이도 성장해 온 뮤지컬 장르이지만 성장의 속도가 더뎌지고 한계의 지점을 마주하고 있기도 하다. 뮤지컬 전용극장의 부족, 소극장과 대극장의 편차, 창작 인프라의 발굴 그리고 시장의 확장 등의 쉽지 않은 숙제들을 풀어야 하는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 영역에서의 정책적 사업과 지원이 면밀히 검토되어야 하며, 뮤지컬산업진흥법 등의 법제적 정비를 통해 한국 뮤지컬이 더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뮤지컬이 스스로의 존재를 증명하고 있는 만큼 K팝, K영화, K드라마에 이어 K-뮤지컬을 전 세계에 각인시킬 수 있는 아주 좋은 시점이다. 한국 뮤지컬은 투입한 만큼 성과를 확실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장르이다. 지원과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서울시뮤지컬단 단장 김덕희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6-09 13:39:52[파이낸셜뉴스] 한국 최초의 뮤지컬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1961년 12월 구성된 국내 최초 종합음악예술단체 예그린악단을 이어받은 서울시뮤지컬단이 뮤지컬이라는 용어조차 생소했던 그때 그 시절, 무모한 도전에 나섰던 이들의 좌절과 용기를 유쾌한 상상력으로 되살려냈다. ‘더 퍼스트 그레잇쇼’는 한국 뮤지컬 태동기를 향한 진심 어린 헌정이자, 예술가들의 땀과 눈물을 담은 뮤지컬 그 자체다. 웃으면 시작해 진심 전한 '대단한 썸띵 뉴 코리안 쇼' 이 작품은 1960년대 '북한 피바다 가극단을 능가하는 엄청난 공연을 만들라'는 정부의 지시로 '대단한 썸띵 뉴 코리안 쇼' 제작에 나선 사람들의 좌충우돌을 그린다. 웃음을 장착한 다양한 캐릭터와 예측불가 전개로 우당탕탕 조금은 어수선한 한편의 소동극을 펼치지만 “결국은 해피엔딩이어야 하는” 코미디쇼 뮤지컬답게 마지막엔 감동과 미소를 안긴다. 허구의 이야기나, 최초의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를 만들 당시 시대적 분위기와 창제작 과정의 에피소드를 군데군데 녹였다. 공연은 존재감 없는 고위 관료인 중앙정보부 문화예술혁명분과 유덕한 실장(박성훈, 이창용)이 웅장한 공연을 만들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으면서 시작된다. 그는 실수로 동명이인인 배우 출신 임영웅(이승재, 조형균)을 섭외한다. 졸지에 연출이 된 영웅은 한때 같은 극단에 있었던 재능 있는 작가 지망생 윤지영을 작가로 끌어들인다. 오페라 가수, 무당, 풍물패, 트로트 가수, 성악 전공 대학생 등 온갖 장르의 예술가들이 모여들고, 미국 유학파 장길용 작곡가까지 합류한다. 와중에 상부의 검열, 즉흥 개입, 황당한 요구에 창작진은 혼란에 빠진다. 하지만 “상황에 맞게 그때그때 바뀌는 것이 창작의 묘미”인 법. 난관의 파도를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이, 덕한과 영웅은 자신조차 몰랐던 재능을 발굴하고 뮤지컬에 대한 애정을 깨닫는다. 감사와 응원, 첫 여정 보는 즐거움 1막에서는 ‘뮤지컬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유쾌한 답이 펼쳐진다. 작가와 연출 앙상블이 부르는 “그게 바로 뮤지컬이니까요”는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위키드’ ‘페임’ 등 수십 편 뮤지컬 넘버를 오마주한 콜라주 형식으로 구성돼 뮤지컬 장르의 특징과 매력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2막은 극중극 형식으로 이순신 장군이 열두 척 배로 왜적에 맞선 순간을 무대화하며 뮤지컬 창작자들에 대한 헌사와 애정을 드러낸다. 초보 창작진이 만든 첫 뮤지컬을 보는 재미와 함께 극중극이 그들이 상황과 겹쳐지며 여러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특히 윗선에서 공연을 접어라고 하는데도, "무대만 있으면 어떻게든 해볼 만하다"는 정신으로 공연을 올리는 모습은, 소동극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며 웃음을 자아낼뿐만 아니라 과거와 현재 공연을 올리는 창작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며 뭉클함을 자아낸다. 이 작품은 뮤지컬에 대한 뮤지컬이라는 메타 뮤지컬 형식 덕에 극중 대사나 넘버가 뮤지컬 장르의 속성을 설명하고 또 인물의 감정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중의적 의미를 음미하는 재미도 있다. 또 ‘공연은 해피엔딩이어야 한다’는 극중 대사처럼 극중극 새드엔딩이 갑자기 해피엔딩이 되는 무모한 시도가 이어지는데, 흥겨운 춤과 노래의 힘 덕분에 그 말이 안 되는 것이 용인되는 공연의 마술적 순간이 펼쳐진다. 처음이라 서툴지만, 그래서 더 진심인 이야기. 그들이 만들어낸 무대는 단순한 쇼가 아니라, 한국 뮤지컬의 시작점에 대한 따뜻한 감사이자, 다시금 그 길을 걷고 있는 창작자들에게 보내는 응원이다. 조형균-이창용 호연, 브로맨스 눈길 지난 1일, 공연의 시작을 연 '연출' 역 조형균은 능청스럽게 무대와 관객과의 경계를 허물었다. 공연 시작 전 박수를 유도하며 무대를 예열한 것. 이어진 장면에선 앙상블이 ‘박수’ ‘호응’이 적힌 종이를 들고 관객의 '관람'을 ‘참여’로 확장하며 분위기를 달궜다. 이번 공연을 위해 새로 캐스팅한 조형균과 '실장' 역 이창용의 궁합은 뛰어났고, 그들의 브로맨스는 역시 눈길을 끌었다. 주요 배역을 맡은 소속 단원들까지 배우들의 솔로, 듀엣, 합창 모두 귀에 쏙쏙 박혔다. 적절하게 사용된 영상은 중극장 무대를 좀 더 풍성하게 만들었고, 무대에 키치적 감성을 더했다. 관객들은 온라인을 통해 “우리나라 첫 뮤지컬을 만든다는 주제로 복고 느낌 낭낭” “오랜만에 보는 깔깔극” “그들의 첫 여정에 함께 하는 일이 꽤 즐겁다" "수준 높은 수작. 연기, 노래, 무대, 안무 모두 훌륭하다. 특히 넘버가 너무 좋다” 등 호평을 보냈다. 한 40대 관객은 넘버 중 "1막에서 연출이 부르는 ‘내 자리’가 2막에서 편곡된 리프라이징으로 실장이 부르는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다소 어수선하다는 반응도 눈에 띈다. “다소 정신 없는 느낌은 있지만 그것마저도 '처음' 그 자체라 괜찮은 것 같다” “전반적으로 배우들의 호연은 좋았지만, 스토리가 약간 정신없다. 정확히 무엇인지 모를, 지금 만들어가는 위대한 쇼의 일부를 본 관객으로서 조금은 흐지부지 끝나는 것 같다는 느낌”이라며 아쉬움도 언급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6-04 23:05:25서울시뮤지컬단이 뮤지컬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무대 위에 '처음'을 만들던 시절, 그 용감한 해프닝을 오늘날 무대로 되살린다. 오는 29일 개막하는 창작뮤지컬 '더 퍼스트 그레잇 쇼'는 한국 뮤지컬 태동기를 유쾌한 상상력으로 빚어낸 가상의 이야기다. 1960년대 후반 '북한 피바다 가극단을 능가하는 엄청난 공연을 만들라'는 지시로 '대단한 썸띵 뉴 코리안 쇼' 제작에 나선 사람들의 좌충우돌을 그린다.김덕희 단장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연습실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한국 최초 뮤지컬로 일컬어지는 '살짝 옵서예'를 모티프로 삼았지만, 고증 위주의 접근은 지양했다"며 "사실 재현보다는 그 시대 열정, 시행착오 그리고 용기를 허구적 이야기로 풀어냈다"고 밝혔다. 허구지만 그때 그 시절의 분위기는 곳곳에 녹아있다. 박해림 작가는 "무대에 마이크를 어디에 둘지 등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모든 것들이 없던 시대, 무작정 부딪혔던 선배들의 에피소드들을 곳곳에 녹였다"고 부연했다. '한국 최초 뮤지컬 탄생기'를 다루는 이 작품은 뮤지컬이란 장르의 본질과 의미를 되짚는 메타 뮤지컬의 특성을 띤다. 극 중 인물들은 "왜 갑자기 말하다가 노래를 하지?" "왜 공연은 항상 해피엔딩이어야 하지?"라는 질문을 던진다. 김 단장은 "좋아하는 대사 중 하나가 '예술적이지 않게 예술적으로'다"며 "죽은 사람도 살려내는 등 말이 안 되는 것도 말이 되게 하면서 관객을 믿게 하는 게 공연의 마술적 순간이고 그게 뮤지컬의 매력"이라고 짚었다. 김동연 연출 역시 "뮤지컬은 이 팍팍한 삶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대사를 통해 뮤지컬이 가진 힘과 가치에 대해 말한다"고 부연했다. 최종윤 작곡가는 뮤지컬 역사와 문법에 대한 오마주를 곳곳에 녹여냈다. 그는 "국내외 뮤지컬 유명 넘버 100여곡이 차용된다"며 "무대 위에서 어디선가 익숙한 멜로디가 들릴 것이다. 특히 세 번째 넘버 '뮤지컬이란 이런 거야!'는 가장 공들인 노래"라고 말했다. 작품은 전통적인 쇼 코미디 양식을 따른다. 김 연출가는 "진지한 뮤지컬이 인기인 한국과 달리 뮤지컬의 본래 출발점은 쇼와 코미디"라고 짚었다. 김 단장은 "소극장 창작 코미디는 그동안 꽤 있었지만, 중대극장에서 코미디로 웃기겠다는 시도는 드물다"며 "공공극단으로서의 도전이고, 실험"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 최초 뮤지컬 단체 '예그린악단'의 맥을 이어온 서울시뮤지컬단이 단체의 정체성을 되짚는 자기 성찰의 결과물로 뮤지컬 선배 및 관객에 대한 경의와 애정을 담았다. 김 단장은 "2000년대 이후 한국 뮤지컬 시장은 연간 4600억원 규모로 성장했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창작 뮤지컬의 중심이 됐다"며 "그 기반은 1960~70년대 선배들의 실패와 고난의 덕분이자 역사 축적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김 연출은 "이 작품이 그 시대의 이야기를 재현하는 건 아니지만, 그 정신만큼은 오늘의 관객에게 전하고 싶었다"며 "지금 우리가 만드는 이 작품도 훗날 사진 한 장의 역사로 남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공연은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진행된다. 신진아 기자
2025-05-19 18:36:20[파이낸셜뉴스] 서울시뮤지컬단이 뮤지컬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무대 위에 ‘처음’을 만들던 시절, 그 용감한 해프닝을 오늘날 무대로 되살린다. 오는 29일 개막하는 창작뮤지컬 ‘더 퍼스트 그레잇 쇼’는 한국 뮤지컬 태동기를 유쾌한 상상력으로 빚어낸 가상의 이야기다. 1960년대 후반 '북한 피바다 가극단을 능가하는 엄청난 공연을 만들라'는 지시로 '대단한 썸띵 뉴 코리안 쇼' 제작에 나선 사람들의 좌충우돌을 그린다. 김덕희 단장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연습실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한국 최초 뮤지컬로 일컬어지는 ‘살짝 옵서예’를 모티프로 삼았지만, 고증 위주의 접근은 지양했다”며 “사실 재현보다는 그 시대 열정, 시행착오 그리고 용기를 허구적 이야기로 풀어냈다”고 밝혔다. 허구지만 그때 그 시절의 분위기는 곳곳에 녹아있다. 박해림 작가는 “무대에 마이크를 어디에 둘지 등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모든 것들이 없던 시대, 무작정 부딪혔던 선배들의 에피소드들을 곳곳에 녹였다”고 부연했다. '한국 최초 뮤지컬 탄생기'를 다루는 이 작품은 뮤지컬이란 장르의 본질과 의미를 되짚는 메타 뮤지컬의 특성을 띤다. 극 중 인물들은 “왜 갑자기 말하다가 노래를 하지?” “왜 공연은 항상 해피엔딩이어야 하지?”라는 질문을 던진다. 김 단장은 “좋아하는 대사 중 하나가 ‘예술적이지 않게 예술적으로’다”며 “죽은 사람도 살려내는 등 말이 안 되는 것도 말이 되게 하면서 관객을 믿게 하는 게 공연의 마술적 순간이고 그게 뮤지컬의 매력”이라고 짚었다. 김동연 연출 역시 “뮤지컬은 이 팍팍한 삶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대사를 통해 뮤지컬이 가진 힘과 가치에 대해 말한다”고 부연했다. 최종윤 작곡가는 뮤지컬 역사와 문법에 대한 오마주를 곳곳에 녹여냈다. 그는 “국내외 뮤지컬 유명 넘버 100여곡이 차용된다”며 “무대 위에서 어디선가 익숙한 멜로디가 들릴 것이다. 특히 세 번째 넘버 '뮤지컬이란 이런 거야!'는 가장 공들인 노래”라고 말했다. 작품은 전통적인 쇼 코미디 양식을 따른다. 김 연출가는 “진지한 뮤지컬이 인기인 한국과 달리 뮤지컬의 본래 출발점은 쇼와 코미디”라고 짚었다. 김 단장은 “소극장 창작 코미디는 그동안 꽤 있었지만, 중대극장에서 코미디로 웃기겠다는 시도는 드물다"며 "공공극단으로서의 도전이고, 실험”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 최초 뮤지컬 단체 ‘예그린악단’의 맥을 이어온 서울시뮤지컬단이 단체의 정체성을 되짚는 자기 성찰의 결과물로 뮤지컬 선배 및 관객에 대한 경의와 애정을 담았다. 김 단장은 “2000년대 이후 한국 뮤지컬 시장은 연간 4600억원 규모로 성장했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창작 뮤지컬의 중심이 됐다”며 “그 기반은 1960~70년대 선배들의 실패와 고난의 덕분이자 역사 축적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김 연출은 “이 작품이 그 시대의 이야기를 재현하는 건 아니지만, 그 정신만큼은 오늘의 관객에게 전하고 싶었다”며 “지금 우리가 만드는 이 작품도 훗날 사진 한 장의 역사로 남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공연은 29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진행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5-19 10:44:17뮤지컬 '알라딘'은 익숙한 이야기, 유명한 넘버들, 환상적인 무대, 화려한 의상, 최고의 배우들, 눈과 귀가 호강하는 춤과 노래들 그리고 유쾌한 유머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빠져들 수밖에 없는 뮤지컬이다. 아마도 일반 관객들이 뮤지컬을 생각할 때 바로 떠오르는 전형적인 요소들을 모두 모아놓은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뮤지컬의 한 속성을 들여다볼 수 있다. 뮤지컬은 관객의 요구를 충실하게 따라가는 장르인데 여기에서 관객의 요구란 일상적이지 않은 환상적인 것을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익숙한 이야기들이 멋진 배우들의 노래와 춤 그리고 화려한 무대와 의상으로 덧입혀지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필자가 몸 담고 있는 서울시뮤지컬단에서도 5월에 신작 '더 퍼스트 그레잇 쇼'의 초연을 준비 중에 있다. 한국 최초의 뮤지컬을 만드는 해프닝을 다룬 코미디 뮤지컬인데 '알라딘'의 규모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사뭇 다른 한국적 코미디의 미덕을 갖추고 있다. 공연이 뮤지컬 제작기를 다루다보니 뮤지컬 자체에 대한 이야기들도 꽤 담겨 있다. 살짝 일부 대사를 인용하자면 뮤지컬은 "예술적이지 않게 예술적"이며 "말하다가 갑자기 노래하고 춤추는" 것인데 "현실에서 갑자기 이런다면 미친 사람 같지만 뮤지컬에선" 괜찮다. 그리고 "불가능해 보여도 결국 무조건 해피 엔딩"으로 끝나며 "지루한 현실은 잊어 눈앞에 펼쳐지는 판타지"가 바로 뮤지컬이다. 뮤지컬 '알라딘'은 150분 내내 한순간도 관객이 지루할 틈 없이 꽉 채워져 있다. '어 홀 뉴 월드(A Whole New World)'를 비롯한 멋진 넘버들, 18명의 앙상블을 만들어내는 화려한 쇼 퍼포먼스, 국내 탑 배우들의 출연, 마술적 요소들을 활용한 장면들과 더불어 양탄자가 하늘을 나는 무대 장면의 구현 등 볼거리, 들을 거리로 가득 차 있다. 특히 쇼맨의 역할을 하는 지니의 연기가 무엇보다 압권이며, 중간에 깨알같이 디즈니 뮤지컬 넘버들을 끼워 넣는 재미들도 선사한다. 디즈니 작품들의 장점인 도입부를 통해 극장의 관객을 환상의 세계로 자연스럽게 끌고들어오는 설계도 치밀하게 잘 만들어져 있다. 이렇듯 브로드웨이 메가 히트작은 오랜 개발 과정과 엄청난 투자를 통해 완성된다. 그래서인지 8년 전에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처음으로 '알라딘'을 관람했을 때에는 이런 뮤지컬을 우리가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 버전의 '알라딘'을 보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고 있다. 우리도 조만간에 '알라딘' 정도의 한국적 쇼 뮤지컬을 만들 날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뮤지컬은 언제나 해피엔딩으로 끝나니까!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 단장
2025-04-21 18: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