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좌충우돌, 한국 최초 뮤지컬 제작기가 펼쳐진다. 26일 세종문화회관은 오는 5월29일부터 6월15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뮤지컬단 창작뮤지컬 ‘더 퍼스트 그레잇 쇼’를 초연한다고 밝혔다. 1960년대 한국 최초 뮤지컬 제작기 그려 이 작품은 1960년대 한국 최초 뮤지컬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상상력과 유머로 풀어낸 코미디 뮤지컬이다. 뮤지컬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시대, 오합지졸 프로덕션의 좌충우돌 뮤지컬 제작기를 유쾌하게 담을 예정이다. 한국 최초 뮤지컬 단체인 ‘예그린악단’의 맥을 이어온 서울시뮤지컬단의 정체성과 맞닿은 작품으로, '2025 세종시즌' 유일한 뮤지컬 작품이기도 하다. ‘더 퍼스트 그레잇 쇼’는 국가의 명령으로 북한의 공연에 맞설 웅장한 공연을 만들어내야 하는 중앙정보부 문화예술혁명분과의 유덕한 실장과 그의 실수로 연출가로 등극한 배우 지망생 김영웅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유명한 연출가와 동명이인이었던 김영웅은 뜻밖의 착오로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한 번도 알려진 적 없는’ 대단한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놓인다. 그는 무대 경험은 있지만 연출 경험은 전무한 상태에서 극단의 경리를 작가로 삼는다. 고위 관료이지만 존재감이 없는 유덕한 실장은 오페라 가수부터 무속인, 트로트 가수까지 전국의 예술가들을 불러 모아 대한민국 최초의 뮤지컬을 만들기 위한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 빠른 템포의 대사와 개성 강한 캐릭터 간의 충돌이 웃음 포인트다. 이처럼 우연한 착오로 시작된 여정은 결국 모두를 성장시키고, 한 편의 뮤지컬이 탄생하는 과정을 통해 코미디와 감동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무대가 될 예정이다. '모리스' 박해림 작가, '마리퀴리' 최종윤 작곡, '일테노레' 김동연 연출 ‘더 퍼스트 그레잇 쇼’는 극작가 박해림, 작곡가 최종윤, 연출가 김동연이 의기투합해 탄생한 작품이다. 2023년 창작개발을 시작으로 2024년 낭독공연을 통해 관객과 만난 뒤 수정 작업을 거쳐 2025년 본 공연까지 3년간의 체계적인 과정 속에서 완성도를 높였다. 박해림 작가는 ‘모리스’ ‘미생’ ‘부치하난’ ‘사랑의 불시착’ 등 다양한 창작뮤지컬을 선보였다.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곡 부문 음악상을 수상한 최종윤 작곡가는 ‘마리퀴리’ ‘미생’ ‘곤 투모로우’ ‘셜록홈즈’ 등 장르를 넘나드는 감각을 뽐내왔다. 김동연 연출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시라노’ ‘데스노트’ ‘일테노레’ ‘그레이트 코멧’ 등 다양한 작품을 작업했다. 뮤지컬계 배우 이창용, 조형균과 서울시뮤지컬단의 박성훈, 이승재가 고위 관료와 초보 연출가로 분한다.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은 “지금의 한국 뮤지컬이 이렇게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것은 선배들의 많은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며 “단순한 웃음을 넘어, 한국 최초의 뮤지컬을 만들기 위한 선배들의 고민과 열정에 공감하고 함께 웃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더 퍼스트 그레잇 쇼’의 창작 배경을 밝혔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서울시뮤지컬단은 ‘다시, 봄’과 ‘맥베스’를 성공적으로 레퍼토리화했다”며 “이번 작품 또한 서울시뮤지컬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을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한편 오는 26일 캐스팅 발표에 맞춰 4월1일에 추가좌석을 오픈한다. 또 공연 개막일인 5월29일부터 6월1일까지 진행되는 공연에 한해 프리뷰 할인 25%를 제공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3-26 09:19:19[파이낸셜뉴스]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이 창단 60주년 기념작으로 뮤지컬 '지붕위의 바이올린'과 '작은아씨들'을 무대에 올린다. '지붕위의 바이올린'은 지난 60년간 서울시뮤지컬단이 총 여섯 차례 공연했고 특히 1991년 한국뮤지컬 30주년 기념 축하공연으로 무대에 오르는 등 서울시뮤지컬단의 역사와 함께 해 온 의미있는 작품이다. '작은아씨들'은 지난 해 서울시뮤지컬단이 창작초연한 작품으로 코로나19로 조기 종연했음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극본과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의 대상과 극본, 음악 등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서울시뮤지컬단은 올해 창단 60주년 정기공연 라인업으로 뮤지컬 '지붕위의 바이올린'과 '작은아씨들'을 선정하며 '가족'의 이야기에 주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술감독을 맡은 한진섭 서울시뮤지컬단장은 "서울시뮤지컬단이 60주년을 맞이하면서 단체의 역사를 거쳐 간 다양한 작품들 중 전통 앞에서 구세대와 신세대가 갈등하지만 결국 서로를 포용하고 새 시대로 나아가는 가족의 모습을 그린 '지붕위의 바이올린'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서로 사랑하고 저 마다의 꿈을 키워가는 사랑스러운 네 자매의 이야기 '작은아씨들'을 연말에 선보일 예정"이라며 "서울시뮤지컬단은 공공예술단체로서 시민친화적 작품을 선보이고자 노력해온 만큼 올해 정기공연 또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으면서도 서울시뮤지컬단의 개성과 역량을 한껏 펼쳐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선량하고 지혜로운 마음으로 시련을 헤쳐 나가는 두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위로와 감동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시뮤지컬단은 1961년 창단 된 국내 최초의 뮤지컬단 단체인 '예그린악단'을 모태로 1972년 국립가무단, 1977년 서울시립가무단을 거쳐 1999년 세종문화회관의 재단법인화를 계기로 현재의 명칭인 서울시뮤지컬단이 됐다. '돈키호테'와 '판타스틱스', '포기와 베스', '지붕위의 바이올린' 등 외국뮤지컬을 비롯해 '살짜기옵서예', '성춘향', '양반전' 등 한국전통 소재를 다룬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여 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1-03-16 11:11:59서울종합예술학교 김효경 교수가 지난 7일 췌장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70세. 고 김 교수는 1975년 '햄릿' 연출로 무대 인생을 시작했으며는 1985년 뮤지컬 '애니', 1988년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1992년 무용극 '강강술래', 1994년 창극 '심청전' 등 40여년간 다양한 장르에서 100편 이상을 연출한 최고의 무대 연출가이다. 서울시뮤지컬단 단장으로 재직하며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의 뮤지컬 버전인 '투란도(投蘭圖)'를 연출해 제17회 한국뮤지컬대상 연출상을 받기도 했다. 1994년 국립극장이 주관한 '올해의 좋은 연출가상'을 받았고 2010년 근정포장, 2011년 한국문화산업대상 국가브랜드위원장상 등을 수상했다. 또 지난 2013년 1월부터 서울종합예술학교 연기예술학부 학부장으로 재직하며 제자들과 함께 성교육 뮤지컬 '그날 이후'를 기획, 연출해 청소년 2만여명이 관람한 바 있다. '그날 이후'는 2013년 제8회 거장전국대학연극에서 금상, 희곡상, 우수연기상 등을 수상했다. 특히 중병 중에도 서울종합예술학교 연기예술학부 동문극단인 '싹씨어터'와 함께 연극 '메디아'를 준비해 오는 3월 무대를 올릴 예정이었다. 빈소:서울 삼성병원 장례식장 12호(☎ 02-3410-3151), 발인 1월 10일, 장지는 서울 추모공원/강원 홍천선산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2015-01-08 14:23:49김덕남 서울시뮤지컬단 신임단장 세종문화회관은 17일 연출가 김덕남씨(64)를 서울시뮤지컬단 신임단장에 임명했다. 임기는 2016년 11월까지 2년이다. 김 신임단장은 한국 뮤지컬 1세대 연출가로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이후 극단 현대극장 단원으로 시작, 23년간 현대극장에서 기획·제작·연기·연출·예술감독 활동을 펼치는 등 공연예술 제작의 전 과정을 경험했다. 김 신임단장은 1992년 '장보고 열리는 바다'를 시작으로 '로미오 앤 줄리엣' '마인' '드라큘라' '사운드 오브 뮤직' '요셉' '애니' '봄날은 간다' 등 수많은 뮤지컬 작품들을 연출했다. 또 서울종합예술전문학교와 한국콘서바토리 연극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한국뮤지컬대상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
2014-11-17 15:56:38서울시뮤지컬단(단장 최주봉)이 선보이는 야외 뮤지컬 ‘한여름 밤의 꿈’이 오는 15∼31일 오후 8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야외분수대 특설무대에 오른다. 서울시뮤지컬단측은 “이번 공연은 최주봉 단장 취임 후 첫 공연으로 뮤지컬 인구의 저변 확대와 공연문화 활성화를 위해 모든 좌석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지난 6월29일 서울시뮤지컬단과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한 1차 티켓 배포는 1시간20분만에 매진됐으며, 2차분 배포는 국내 최대의 예매 사이트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와 드림위즈(www.dreamwiz.com)를 통해 실시할 예정이다. 배포 날짜와 방법은 해당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세종문화회관 안내데스크에서도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02)399-1772
2004-07-01 11:26:331957년 10월 4일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성공적으로 쏘아올린 러시아는 바로 이어 11월 3일에 스푸트니크 2호를 발사했다. 여기에는 개 한마리가 탑승했는데 이름이 라이카다. 뮤지컬 '라이카'는 인간을 대신한 우주실험체로 돌아올 수 없는 여행을 떠났던 '라이카'에 대한 이야기다. 뮤지컬 '라이카'에서는 사실의 '라이카' 이야기가 소설 '어린왕자'와 결합된다. 여기에 장미, 바오밥들 그리고 로케보트가 등장하면서 공연은 우화적인 형식으로 펼쳐진다. 우화는 강한 메시지를 담아내기에 용이한 방식이다. '라이카'는 새로운 캐릭터, 새로운 음악들, 새로운 주제들로 가득 차 있어서 뉴(NEW) 뮤지컬이라고 부를만한 작품이다. 캐릭터와 음악이 좋고, 장면들도 흥미로워서 뮤지컬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공연이지만 여기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는 꽤 묵직하다.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서 숨겨둔 주제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반복 관람이 필요할 정도다. 라이카는 여러 가지 테스트에서 다른 동물, 다른 개들보다 더 잘 견디고, 더 충직했으며, 더 잘 참았기 때문에 선발됐다. 처음부터 돌아올 장치는 없었고 우주여행에 대한 실험체로서 인간에게 이용당했다. 더 견뎠기 때문에 더 믿었기 때문에 라이카에게 돌아온 보상은 결국 죽음이었다. 이 와중에서도 라이카는 자신을 돌봐줬던 캐롤라인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주목할 것은 이 작품의 등장인물인 라이카, 어린왕자, 장미, 바오밥, 로케보트는 인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르게 바라보면 이들은 포스트휴먼이다. 즉,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가 의도했든 아니든 이 공연이 포스트휴먼의 관점에서 인간중심주의의 실태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는 건 사실이다. 포스트휴먼의 관점에서는 인간이 모든 만물의 중심이 아니라 동물, 식물, 광물 심지어는 곰팡이들과도 동등한 하나의 존재일 뿐이다. 정말 뮤지컬로 다루기에 쉽지 않은 소재와 주제들을 절묘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 이 공연을 꼭 관람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 단장
2025-03-24 18:33:35[파이낸셜뉴스] 1957년 10월 4일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성공적으로 쏘아올린 러시아는 바로 이어 11월 3일에 스푸트니크 2호를 발사했다. 여기에는 개 한마리가 탑승했는데 이름이 라이카다. 뮤지컬 ‘라이카’는 인간을 대신한 우주실험체로 돌아올 수 없는 여행을 떠났던 ‘라이카’에 대한 이야기다. 우주로 떠난 라이카는 위험한 순간에 어린왕자에게 구출된다. 사실의 ‘라이카’의 이야기가 소설 ‘어린왕자’와 결합되고 여기에 장미, 바오밥나무들 그리고 로케보트도 등장하면서 공연은 우화적인 형식으로 펼쳐진다. 우화는 강한 메시지를 담아내기에 용이한 방식이다. 예술의 매력 중 하나는 말이 안 되는 것을 말이 되게 만드는 순간이다. 이는 논리적이나 합리적이지 않아도 직감적이고 감성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설득력이 발휘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라이카’에서는 개가 사람처럼 행동하고 말하고, 어린왕자가 우주에 존재하고 있으며, 장미와 바오밥이 유쾌한 노래를 부른다는 말도 안 되는 설정들을 매우 뮤지컬적인 노래와 장면으로 만들어서 관객들이 의심 없이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새로운 캐릭터, 새로운 음악들, 새로운 주제들로 가득 차 있어서 뉴(NEW) 뮤지컬이라고 부를만한 작품이다. 캐릭터와 음악이 좋고, 장면들도 흥미로워서 뮤지컬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공연이지만 여기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는 꽤 묵직하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어서 숨겨둔 주제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반복관람이 필요할 정도다. 라이카는 여러가지 테스트에서 다른 동물, 다른 개들보다 더 잘 견디고, 더 충직했으며, 더 잘 참았기 때문에 선발됐다. 처음부터 돌아올 장치는 없었고 우주여행에 대한 실험체로서 인간에게 이용당했다. 더 견뎠기 때문에 더 믿었기 때문에 라이카에게 돌아온 보상은 결국 죽음이었다. 와중에서도 라이카는 자신을 돌봐줬던 캐롤라인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주목할 것은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인 라이카, 어린왕자, 장미, 바오밥, 로케보트는 인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르게 바라보면 이들은 포스트휴먼이다. 포스트휴먼에게는 ‘인간답다’라는 말은 매우 불쾌하고 모욕적인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즉,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의미가 정교하게 맞아떨어지는지 논리에 허점이 있는지는 따지지 말자. 이건 뮤지컬이니까! 하지만 작가가 의도했든 아니든 이 공연이 포스트휴먼의 관점에서 인간중심주의의 실태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는 건 사실이다. 포스트휴먼의 관점에서는 인간이 모든 만물의 중심이 아니라 인간은 동물, 식물, 광물 심지어는 곰팡이들과도 동등한 하나의 존재일 뿐이기 때문이다. 정말 뮤지컬로 다루기에 쉽지 않은 소재와 주제들을 절묘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 이 공연을 꼭 관람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우리는 교육을 통해 이성적으로 사유하고 판단하기를 강요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아지지 않는 감정인 분노, 억울함, 화를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각종 정신병적 증상을 통해 이를 호소한다. 인간적이라는 표현에 감추어놓은 논리와 합리성으로 계속해서 감정을 참아내야 할 필요는 없다. 라이카는 고통을 참고 견디면서 캐롤라인에게 돌아가고 싶었지만, 발사과정에서 떨어져나간 단열재로 인해 40도씨 이상의 내부공간에서 엔진의 굉음과 진동으로 공포 속에서 발버둥 치다가 5시간 만에 죽었다. 서울시뮤지컬단 단장 김덕희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3-24 11:03:47꽤 길었던 설 연휴 덕에 요즘 인기가 많다는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를 호기심에 열어 보았다가 몰입도 높고 빠른 전개에 빠져 단숨에 끝까지 시청했다. 스토리 설정과 박진감 넘치는 사건들도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중증외상의사 백강혁이라는 인물이 매력적이었다. 신의 경지에 다다른 의술뿐만 아니라 위기를 극복하고 환자를 살리기 위해 예측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문제를 당당하게 해결해 나가는 모습은 이 시대 모두가 원하는 진정한 영웅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었다. 그리고 설 연휴가 지난 후에 뮤지컬 '시라노'를 관람했다. 이 공연은 프랑스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며 모든 것을 갖췄지만 '언제나 자신보다 15분 먼저 도착하는' 큰 코를 가진 인물 '시라노'에 대한 이야기다. 시라노는 외적인 결함에 대한 콤플렉스를 갖고 있지만 칼싸움에 능한 훌륭한 군인이자 멋진 시를 노래할 수 있는 시인이었다. 무엇보다 평생 사랑했던 록산을 위해 록산이 사랑하는 크리스티앙과 연결해 주고 보호하며 평생 그 사랑을 간직해온 순정과 낭만이 넘치는 영웅적 인물이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의 백강혁과 뮤지컬 '시라노'의 시라노는 묘한 공통점이 있어 보인다. 두 작품 모두 실존 인물을 모티프 혹은 모델로 쓰인 작품이지만 실제로는 현실에 존재하기 어려운 인물이라는 점이다. 백강혁은 거의 신의 경지에 오른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천재 의사다. 시라노는 코라는 결함을 빼면 검술과 시, 권력에 대한 저항, 국가에 대한 충성, 사랑하는 이에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에 유머와 위트까지 겸비한 캐릭터다. 예술은 현실의 거울이지만 때로는 환영을 비춰주는 거울이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그런 인물이 존재하기를 기대하는 마음과 염원이 만들어낸 환상이다. 사실 현실은 너무 비루하고 참담하다. 어디를 둘러봐도 신념의 승리나 낭만적 세계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예술은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일들을 펼쳐낸다. 이를 통해 꿈을 꾸기도 하고 현실의 비참함을 잠시 잊게 해준다. 주인공의 매력 외에도 '시라노'는 즐길 거리가 많은 뮤지컬이다. 초반 코미디로 흥겹게 전개되다가, 중간부터 영웅 서사로 묵직하게 진행되고, 마지막에는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로 이어진다. 3연을 통해 보완된 드라마, 캐릭터 설정 그리고 추가된 넘버를 통해 드라마와 코미디와 쇼의 밸런스를 안정적으로 완성시켰다. 완성도를 높여가는 프로덕션의 부단한 노력에 조용히 박수 쳐주고 싶은 마음이다.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 단장
2025-02-17 18:22:24[파이낸셜뉴스] 꽤 길었던 설 연휴 덕에 요즘 인기가 많다는 '중증외상센터'를 호기심에 열어 보았다가 몰입도 높고 빠른 전개에 빠져 단숨에 끝까지 시청하게 됐다. 스토리의 설정과 박진감 넘치는 사건들도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중증외상의사 백강혁이라는 인물이 매력적이었다. 신의 경지에 다다른 의술 뿐만 아니라 위기를 극복하고 환자를 살리기 위해 예측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문제를 당당하게 해결해 나가는 모습은 이 시대 모두가 원하는 진정한 영웅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었다. 그리고 설 연휴가 지난 후에 뮤지컬 '시라노'를 관람했다. 이 공연은 프랑스의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며 모든 것을 갖췄지만 언제나 자신보다 15분 먼저 도착하는 큰 코를 가진 인물 ‘시라노’에 대한 이야기다. 시라노는 큰 코라는 외적인 결함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지만 칼싸움에 능한 훌륭한 군인이자 멋진 시를 노래할 수 있는 시인이었다. 무엇보다 평생 사랑했던 록산을 위해 록산이 사랑하는 크리스티앙과 연결해주고 보호하며 평생 그 사랑을 간직해온 순정과 낭만이 넘치는 영웅적 인물이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의 백강혁과 뮤지컬 '시라노'의 시라노는 묘한 공통점이 있어 보인다. 두 작품 모두 실존 인물을 모티프 혹은 모델로 쓰여진 작품이지만 실제로는 현실에 존재하기 어려운 인물이라는 점이다. 백강혁은 말 그대로 너무 완벽해 하나의 허점도 보이지 않는 거의 신의 경지에 오른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천재 의사다. 시라노는 코라는 결함이 있기는 하지만 그 외에는 검술과 시 그리고 권력에 대한 저항, 국가에 대한 충성, 사랑하는 이에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에 유머와 위트까지 겸비한 캐릭터다. 예술은 현실의 거울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환영을 비춰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이 환영은 모두의 기대를 통해 가공되어 진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그런 인물이 존재하기를 기대하는 마음과 염원이 만들어낸 환상이다. 이는 반대로 신념과 능력을 모두 갖춘 백강혁과 같은 의사 그리고 문무(시와 검술)에 능통하면서 사랑에 모든 것을 바치는 시라노 같은 인물이 현실에서는 정말로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현실은 너무 비루하고 참담하다. 어디를 둘러봐도 신념의 승리나 낭만적 세계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예술은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일들을 펼쳐낸다. 이를 통해 꿈을 꾸기도 하고 현실의 비참함을 잠시 잊게 해 주기도 한다. 주인공의 매력 외에도 뮤지컬 '시라노'는 즐길거리가 많은 뮤지컬이다. 초반에는 코미디로 즐겁고 흥겹게 전개되다가, 중간부터는 영웅서사로 묵직하게 진행되고, 마지막에는 감동적인 사랑이야기로 이어진다. 삼연을 통해 보완된 드라마, 캐릭터 설정 그리고 추가된 넘버를 통해 드라마와 코미디와 쇼의 밸런스를 안정적으로 완성시켰다. 무대·영상·조명이 이 방대한 이야기를 잘 담아내고 있으며 달의 상징성을 인상적인 시그니처로 잘 활용했다. 그 외에도 원작의 상징적 요소들을 훌륭한 각색을 통해 뮤지컬로 잘 담아내어 명작으로 재탄생했다. 시라노라는 캐릭터의 매력과 더불어 시라노를 연기하는 조형균·최재림·고은성 연기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된다. 프랑스의 고전희곡이 뮤지컬로 동시대에 재해석되는 것도 흥미롭지만 공연을 거듭하면서 완성도를 높여가는 프로덕션의 부단한 노력에도 조용히 박수쳐주고 싶은 마음이다. 서울시뮤지컬단 단장 김덕희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2-17 09:18:31[파이낸셜뉴스] 세종문화회관이 '새로운 예술을 선도하는 제작극장'이라는 비전 아래 세계 수준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문화예술 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 세종시즌 사업발표회'에서 "경기 불황과 소비 심리 위축으로 공연계가 한동안 어려울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올해는 검증된 레퍼토리, 확실한 설득력이 있는 작품들로 승부를 보겠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 2022년 새로운 운영 전략을 발표한 이후 국악관현악과 무용, 합창, 뮤지컬, 연극,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의 전문 예술단체를 중심으로 고유의 정체성을 갖춘 콘텐츠 확보에 힘써왔다. 그 결과, 서울시무용단 '일무', 서울시극단 '퉁소소리', 서울시뮤지컬단 '다시, 봄'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기관과 예술단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또 성수 팝업이나 해리포터 체험존, 스위트석 론칭, 피아노 버스킹 등 공연장 경험의 확장을 위한 시도 역시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며 호평받았다. 안호상 사장은 "풍성한 레퍼토리 작품들로 한 해를 마감할 수 있었다는 점이 지난해의 가장 큰 성과였다"고 되짚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국내 초연된 '일무'는 지난해 뉴욕 무대 진출에 성공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또 '퉁소소리'는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선정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안호상 사장은 "코로나19가 끝나면서 2023년부터 공연 시장이 정말 좋았다"며 "공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기도 했고 다양한 지원 정책으로 관객들도 소비의 여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지난해부터 공연 시장이 조금씩 어려워지고 있는 것 같다"며 "확실한 소비층을 확보할 수 있는 세종만의 차별화된 레퍼토리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올해 세종문화회관은 시즌 공연으로 29편(총 174회)을 무대에 올린다. 이중 예술단 작품은 25편(총 162회)으로 전체의 86%를 차지한다. 레퍼토리 작품은 총 11편으로, 10개 작품은 세종문화회관에서 다시 선보이고, 서울시뮤지컬단이 2022년에 초연한 '다시, 봄'은 올해 화성과 세종, 안산에서 공연한다. 분야별로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Re-프로젝트'(6월 26일), 믹스드 오케스트라 '넥스트 레벨'(11월 21일) △서울시무용단 '일무'(8월 21~24일) △서울시합창단 '가곡시대'(6월 13~14일), '헨델, 메시아'(12월 4일) △서울시극단 '퉁소소리'(9월 5~28일), '트랩'(11월 7~30일) △서울시오페라단 '파우스트'(4월 10~13일) △서울시발레단 더블 빌 '유회웅×한스 판 마넨'(8월 22~27일), '한스 판 마넨×허용순'(10월 30일~11월 2일) 등을 공연한다. 레퍼토리 작품 외에 예술단 신작 7편과 기획공연 신작 1편도 선보인다. 아울러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Sync Next) 25'와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결합한 문화동행프로젝트 '모든 누구나'도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다. 먼저, 서울시무용단은 한국춤의 뿌리인 장단과 속도의 변주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스피드'(4월 24~27일)와 민속무, 궁중무, 교방무 등 다양한 전통춤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한 '미메시스'(11월 6~9일) 등 2편의 신작을 선보인다. 창단 60주년을 맞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김홍도의 '월하선유도'에서 영감을 받은 수상음악 프로젝트 '웨이브'(8월 29일)를, 서울시뮤지컬단은 우리나라 최초의 뮤지컬 탄생 과정을 그린 '더 퍼스트 그레잇 쇼'(5월 29일~6월 15일)를 새롭게 준비했다. 또 서울시극단은 고선웅 단장이 각색과 연출을 맡은 '유령'(5월 30일~6월 22일)과 독일 극작가 카를 발렌틴 원작의 '코믹'(3월 28일~4월 20일) 등 2편을, 창단 40주년을 맞은 서울시오페라단은 주세페 베르디의 명작 '아이다'(11월 13~16일)를 연출가 김동연과 함께 참신한 구성과 해석으로 선보인다. 창단 2년차를 맞은 서울시발레단은 세계 컨템퍼러리 발레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올해 4편의 공연을 통해 총 7개의 작품을 준비한 발레단은 오하드 나하린, 요한 잉거, 한스 판 마넨 등 세계적 안무가들의 대표작을 통해 역량과 신뢰를 쌓고, 장기적으로는 자체 신작 개발을 도모한다. 내년까지는 서울시발레단의 예술감독도 선임할 계획이다. 올해 세종문화회관은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을 추진하는 한편, 대극장과 체임버홀 등 기존 시설의 리모델링도 계획하고 있다. 안호상 사장은 "제2세종문화회관으로 이전한 후에 세종문화회관을 리모델링하는 것으로 서울시와 협의했다"며 "1970년대 세종문화회관이 누렸던 예술적 입지를 다시 찾아가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5-01-22 08:4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