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고수는 쓸데없는 치장을 하지 않는다. 어느 분야건 ‘심플 이스 베스트(단순함이 최고)’다. 현대 무용계의 살아있는 전설, 네덜란드 출신 안무가 한스 판 마넨의 대표작 ‘캄머발레(Kammerballett)’는 명성대로 단순함의 미학이 빛났다. 혁신적이면서도 간결했고, 또 발레의 우아함이 느껴졌다. 빨강, 파랑, 노랑 등 원색과 블랙 앤 화이트의 선과 면으로 특징되는 '구성주의 회화'의 거장 몬드리안(1872-1944) 그림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답게 형형색색 레오타드를 입은 여덟 무용수의 다양한 감정과 몸동작이 흥미로웠다. 이번 공연을 위해 피아니스트 김재형이 다시 연주한 도메니코 스카를라티의 18세기 피아노 소나타와 존 케이지, 카라 카라예프의 피아노곡도 강렬하고 독창적인 안무와 함께 공연장을 풍성하게 채웠다. 8명의 무용수가 한명씩 무대에 입장해 서로를 관찰하고 자신의 공간을 탐색한 뒤 두 남녀가 듀엣을 추는 모습에선 순간 요즘 인기 있는 연예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듯하다. 탐색을 끝낸 남자 무용수 한 명이 다른 남자들을 원의 주변부로 밀어내고, 네 명의 여성 중 한 명과 듀엣을 추는 모습부터 이후 이어지는 서로 상반된 느낌을 주는 두 개의 듀엣은 마치 남녀 관계의 변화를 보여주듯 다정했다가 긴장감이 넘쳤다. 이날 무대에는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활동 당시 이 작품을 공연했던 발레리나 김지영과 2년 만에 고국 무대로 돌아온 발레리노 이동훈이 특별출연해 무용팬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백조의 잠수'..물은 차진엽 안무가의 주요 테마 ‘백조의 잠수’는 전혀 예상치 못한 무용수의 낯설면서도 비일상적인 몸동작으로 시선을 확 끌었다. 하나뿐인 무대 위 작은 조명 아래 무용수가 펼치는 이질적 움직임은 순간 무대를 우주의 낯선 행성 혹은 깊은 물 속처럼 보이게 했다. 평소 프리다이빙 훈련을 꾸준히 받고 있다는 안무가 차진엽은 물속에서 느낀 태고의 느낌과 몸이 느끼는 물의 흐름 등을 이번 작품에 투영했다고 한다. 수면 아래 분주한 백조의 발길질 등 다양한 움직임을 표현한 이 작품은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와는 전혀 다른 매력으로, 컨템퍼러리 발레와 현대무용 사이를 오간다. 이단비 무용 평론가는 “60여 년 전 네덜란드에서 일어났던 도전과 실험의 정신을 재연하고, 발레라는 단어를 춤이라는 큰 범주 안에서 다시 바라보고자 하는 시도가 이번 공연에서 읽힌다"고 말했다. 그는 "‘캄머(kammmer)’는 ‘작은 방‘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이번 공연을 통해 이 작은방에서 컨템퍼러리를 향한 서울시발레단의 큰 도약을 볼 수 있었다”며 “현대 무용을 기반으로 하는 안무가의 신작 역시 컨템퍼러리의 이름 안에서 경계를 풀어 확장을 꿈꾸는 서울시발레단의 의지가 엿보였다”고 평했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서울시발레단은 현재 세계 무용계에서 주류 장르가 되고 있는 컨템퍼러리 발레의 우수한 작품들을 국내에 소개하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국내 창작진의 발굴과 성장을 돕는 든든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서울시발레단 두 번째 작품에 대한 의의를 밝혔다. 서울시발레단의 더블빌 '한스 판 마넨×차진엽'은 오는 12일까지 세종M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10-10 11:26:21서울시발레단 창단 사전 공연 '봄의 제전'이 전석 매진됐다고 세종문화회관이 19일 밝혔다. 오는 8월 공식 창단을 앞둔 서울시발레단의 창단 사전 공연 '봄의 제전'은 오는 26~28일 3일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세종문화회관 측은 48년 만에 창단되는 국내 공공 발레단의 첫 번째 무대에 대한 관객의 관심이 ‘전 회차 매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지난 2월 서울시발레단 창단 발표와 함께 예매가 시작된 이번 공연은 티켓 오픈 2주 만에 전체 객석의 60%가 넘게 판매되면서, 서울시발레단과 컨템퍼러리 발레에 대한 관객의 높은 관심과 기대를 보여줬다. 서울시발레단은 안무가와 무용수, 작품을 중심에 둔 국내 최초의 공공 컨템퍼러리 발레단으로, 이미 대중화 되어버린 클래식 발레의 물결 속에서 국내 컨템퍼러리 발레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번에 무대에 오르는 '봄의 제전'은 안성수, 유회웅, 이루다 3인 안무가의 작품을 트리플빌(3편을 묶은 공연)로 선보일 예정으로, 서울시발레단은 이번 공연을 통해 프로덕션 운영 체계 등을 사전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4-20 14:49:14국립발레단, 광주시립발레단에 이어 48년 만에 공공발레단이 창단됐다.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은 20일 서울 중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시발레단 창단을 공식 발표했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제 꿈 중에 하나가 이뤄지는 날"이라며 "서울시발레단은 '문화도시 서울'의 새 지평을 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문화강국이지만 발레 같은 순수예술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아야 명실상부 문화강국이 될 것"이라며 "K콘텐츠, K컬처를 전 세계로 확장하고, 문화도시 서울의 이미지를 높이도록 지속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발레단은 기존 국립발레단과 차별화되게 컨템퍼러리 발레에 집중한다. 또 자체 레퍼토리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해외 유명 안무가들의 라이선스 공연과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국립발레단이 클래식 발레를 하는데, 저희까지 (클래식 발레를) 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다"며 "컨템퍼러리 작품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레퍼토리를 소개하고, 발레 스펙트럼을 넓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창단 초기에는 세종문화회관이 운영을 맡아 제작 시스템 및 예술단 운영의 기반을 닦는다. 안 사장은 "서울시는 지방공기업법에 따라서 법인을 만드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절차도 복잡하다"며 "향후 독립 재단 설립을 전제로 출범했다"고 설명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2-20 18:14:34[파이낸셜뉴스] 국립발레단, 광주시립발레단에 이어 48년 만에 공공발레단이 창단된다.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은 20일 서울시발레단 창단을 공식발표했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제 꿈 중에 하나가 이뤄지는 날”이라며 “서울시발레단은 ‘문화도시서울’의 새 지평을 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발레가 세계로 나가는데 든든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 무용수들이 해외 유명 발레단에서 간판 무용수로 활약하고 아시아 국가 중 최다로 최고무용수상을 수상하는 등 무용수들의 뛰어난 역량에 비해 국내 활동의 안정적인 기반과 지원이 부족했다”라며 창단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문화강국이지만 발레와 같이 순수 예술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아야 명실상부 문화강국이 될 것이다. K콘텐츠, K컬처를 전 세계로 확장하고, 문화도시 서울의 이미지를 높이도록 지속 지원하겠다”고 부연했다. ■프로덕션 시스템 운영 "컨템퍼러리 발레" 중심 서울시발레단은 기존 국립발레단과 차별화되게 컨템퍼러리 발레에 집중한다. 또 자체 레퍼토리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해외 유명 안무가들의 라이선스 공연과 신작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안호상 사장은 “서울시발레단은 과거 벨에포크 시대, 디아길레프의 발레뤼스가 그러했듯, 동시대적인 성찰과 사유를 받은 과감하고 대담한 작품들로 대한민국 발레의 혁신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창단 초기에는 세종문화회관이 운영을 맡아 제작 시스템 및 예술단 운영의 기반을 닦는다. 안 사장은 “서울시는 지방공기업 법에 따라서 법인을 만드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절차도 복잡하다"며 "향후 독립 재단 설립을 전제로 출범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공공예술단과 달리 단장과 단원이 없는 프로덕션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것도 특징이다. 앞서 세종문화회관은 지난해 9월 발레단준비TF를 설치했다. 지난 1월 공개 오디션을 통해 129명 중 5명의 2024 시즌 무용수와 17명의 프로젝트 무용수를 선발했다. 첫 시즌 무용수로 김소혜, 김희현, 남윤승, 박효선, 원진호가 최종 선발됐다. 서울시발레단은 노들섬 동편에 있는 노들섬 다목적홀에 전용공간을 조성한다. 올 상반기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오는 9월 경 입주할 예정이다. 공사 완료 전까진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내 종합연습실에 댄스플로어 등 시설을 보강해 전용 연습실로 사용한다. 한편 창단 첫 해인 올해는 총 3편의 작품을 제작한다. 재미 안무가 주재만이 총연출·안무하는 ‘한여름 밤의 꿈’을 오는 8월 세계 초연으로 선보인다. 앞서 사전 공연으로 4월 26~28일 ‘봄의 제전’을 선보인다. 안성수, 유회웅, 이루다 안무가가 참여하며 각각 ‘봄의 제전’ ‘노 모어’ ‘볼레로 24’로 구성된 트리플빌 공연을 통해 컨템퍼러리 발레의 다양한 스펙트럼과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2-20 12:52:05[파이낸셜뉴스] 서울시발레단이 첫 시즌 무용수를 공개 선발한다. 28일 세종문화회관(사장 안호상)은 2024년 서울시발레단 창단을 앞두고 첫 번째 시즌을 함께할 무용수를 선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발레단은 앞서 시대적 감수성과 한국의 독창성을 담은 컨템퍼러리 발레 작품을 중심으로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오디션에서는 서울시발레단의 창단 첫 시즌을 이끌 2024 시즌 무용수와 프로젝트 무용수를 동시 선발한다. 시즌 무용수는 서울시발레단의 중심이 되어 2024 시즌을 이끌 10인 내외의 최정예 무용수로서 시즌 내 전체 공연에 출연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며, 평가에 따라 2025 시즌까지도 활동이 가능하다. 프로젝트 무용수는 공연의 규모와 특성에 맞추어 특정 단일 공연에 캐스팅 돼 출연한다. 지원 자격은 ‘18세 이상’의 발레 무용수로, 연령 외 모든 조건을 배제하고 두 번의 실기 오디션을 통해 오로지 무용수의 기량만으로 선발한다. ‘서울시발레단 2024 시즌 무용수’의 지원 접수는 내년도 1월 3일~8일이다. 오디션 관련 자세한 사항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12-28 15:21:22[파이낸셜뉴스] 월 6만5000원으로 지하철, 버스 등 서울 시내 모든 대중교통과 따릉이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가 내년 국내 소비 트렌드를 전망하는 베스트셀러 '트렌드 코리아 2025'에 소개됐다. 서울시는 20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만든 밀리언셀러 정책 기후동행카드가 내년 대한민국의 소비 트렌드를 전망하는 베스트셀러 트렌드 코리아 2025에 소개됐다"고 밝혔다. 트렌드 코리아는 매년 10월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사회적 변화를 반영한 이듬해 소비 경향을 소개하는 책이다. 트렌드 코리아는 뜨거워지는 지구에 맞서기 위해선 모두 힘을 합쳐야 하고 많은 사람의 기후 감수성을 독려하기 위해서는 소소하더라도 확실한 인센티브가 중요하다며 그 대표적인 예로 서울시 기후동행카드를 꼽았다. 트렌드 코리아는 이어 금전 인센티브를 제공해 기후 행동을 독려한 덕분에 운영 70일 만에 100만장 판매, 4개월간 약 10만대 승용차 이용을 줄여 온실가스 9000여t 감축 효과 등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기준 서울 대중교통 이용자의 11.8%(약 51만명)가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까지 누적 충전이 503만건을 넘어섰고 평일 중 최다 이용자는 당초 목표 수치였던 50만명을 넘어선 62만명(지난달 26일)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출시한 단기권(1~7일, 5000~2만원)은 관광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기준 하루 평균 1만명 이상이 이용 중이다. 단기권 권종별로는 3일권(34%), 5일권(23%), 7일권(17%), 2일권(14%), 1일권(12%) 순으로 많이 이용됐다. 단기권 이용자들이 많이 방문한 역사는 명동역, 홍대입구역, 을지로입구역, 성수역, 안국역 순이었다. 이 밖에 서울대공원·식물원, 서울달 등 문화·여가시설 연계 할인, 진접·별내선 등 이용 범위 확대, 인천공항역 하차 서비스 등 부가 혜택이 추가됐다. 기후동행카드로 서울과학관, 서울대공원, 서울식물원을 50% 할인된 금액으로 입장할 수 있다. 서울달(10%), 빛의 시어터(30%), 가족뮤지컬 페인터즈(20%), 국립발레단(10%) 등에서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달부터는 관광객 공항 이동 시에도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인천공항역 하차 때도 기후동행카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하루 800여명이 인천공항역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해 내리고 있다. 시는 서울을 비롯한 더 많은 수도권 주민이 기후동행카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인근 도시 사용 범위 확대, 체크·신용카드 결제기능이 결합된 후불카드 출시, 손목닥터 9988 마일리지 연계, 공유 이동수단 연계 상품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기후동행카드 이용자의 약 9%가 4개월간(2~5월) 약 10만대 규모 승용차 이용을 줄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온실가스 9270t을 감축하고 20년생 가로수 약 110만 그루를 심은 효과와 같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후 위기는 개인은 물론 기업, 공공이 함께 나서 해결해야 할 전 세계적인 이슈"라며 "교통 복지라는 확실한 인센티브와 대중교통의 편리함을 체감해 스스로 승용차 이용을 줄여나가는 기후동행카드 사업을 기후 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글로벌 스탠더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10-20 18:39:45세종문화회관이 올가을 클래식과 발레, 오페라의 정수를 가득 담은 '세종의 가을 빅3' 공연을 차례로 선보인다. 20일 세종문화회관에 따르면 영국을 대표하는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 런던 심포니가 안토니오 파파노 상임지휘자 취임 후 첫 내한공연을 오는 10월 1일 대극장에서 펼친다. 10월 9일부터 12일까지 서울시발레단은 더블빌로 한스 판 마넨의 '캄머발레'를 아시아 초연한다. 이어 11월 21일부터 24일까지 푸치니의 걸작 오페라 '라 보엠'이 서울시오페라단의 프로덕션으로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가을 명품 공연 빅3의 포문을 여는 '런던 심포니-안토니오 파파노 & 유자 왕'은 안토니오 파파노가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이후 첫 한국 공연이며, 피아니스트 유자왕의 세종문화회관 데뷔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2번, 말러 교향곡 1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어 클래식 애호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8월 창단공연을 통해 한국 컨템퍼러리 발레의 미래 연 서울시발레단은 더블빌 '한스 판 마넨×차진엽'을 통해 컨템퍼러리 발레계의 살아있는 전설 한스 판 마넨의 '캄머발레'를 아시아 초연한다. 더블 빌에서 함께 선보이는 작품은 차진엽 안무가의 '백조의 잠수'로 심연 깊숙이 내재된 미지의 세계에 대한 향수를 표현한다. 11월 푸치니의 라보엠 무대는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 소프라노 서선영,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황수미 등 세계적 권위의 음악 콩쿠르 수상자들과 지휘자 최희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함께한다. 19세기 파리 라탱 지구, 크리스마스이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젊은 예술가들의 사랑과 낭만을 그리는 작품이다. 세종문화회관은 가을을 맞아 준비한 ‘세종의 가을 빅3’ 예매 고객을 위한 특별 이벤트도 준비했다. 이날부터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3가지 공연 예매자 전원에게 '세종 S 멤버십' 포인트를 더블로 적립해주고, 추첨을 통해 뱅앤올룹슨 헤드폰 및 이어버드, 오페라 갈라 콘서트 스위트석 초대권 등 경품을 증정한다.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공연을 예매하면 예매 수수료가 무료이며 매표소를 방문하지 않고 바로 객석으로 입장할 수 있는 디지털 티켓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수준 높은 공연은 우리의 영혼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며 "공연 감상 시간이 관람객들의 삶에 작은 쉼표가 되고, 예술의 아름다움이 일상에 더 큰 의미와 여유를 더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9-20 09:59:48얼마 전 서울시발레단의 창단 사전공연 '봄의 제전'을 관람했다. 48년 만에 탄생한 국내 3번째 공공 발레단으로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국립발레단, 유니버셜발레단과는 차별되는 현대적 감수성과 한국의 독창성을 반영하여 현대발레 중심으로 만들어진 단체이다. 전통적 경계를 넓히고 관객에게 문화의 범위를 확장시켜주는 동시에 무용수들에게는 다양한 무대를 설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공연을 보면서 매우 눈에 띄었던 것은 남성무용수가 여성무용수의 전유물이라 할 수 있는 토슈즈(원래는 포인트슈즈(pointe shoes)가 맞지만 한국에서는 토슈즈(toe shoes)로 알려져 있다)를 신고 여성무용수의 스텝을 아무 어려움 없이 자연스럽게 추는 모습이었다. 발레는 전통적으로 남녀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되는 예술장르 중 하나다. 17세기 초기에는 주로 남성무용수에 의해 무대가 이루어졌는데, 루이 14세가 직접 춤을 췄을 뿐만 아니라 남성무용수가 무대의 주요 역할과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했다. 19세기 낭만주의 시대에 발끝으로 서는 기법이 탄생하면서 여성무용수의 시대가 찾아오게 되었다. 1832년 안무가 필리포 탈리오니는 그의 딸 마리아 탈리오니에게 혹독한 훈련을 통해 발끝을 완전히 세워 춤을 추는 동작을 선보이면서 '라실피드'라는 작품을 통해 포인트슈즈가 처음 등장했다. 당시 발끝으로 서는 기법은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마리아 탈리오니는 일약 스타가 되었다. 공기처럼 가볍게 뜨고 싶은 욕망에서 창안된 포인트슈즈는 가죽 재질로 만들어져 발가락을 모아주는 정도의 간단한 구조였고, 현재 발을 지탱할 수 있도록 토박스(toe box)가 있는 구조로 발전했다. 이러한 기술적 발전은 여성무용수들이 복잡하고 화려한 테크닉 동작을 수행할 수 있게 했으며, 남녀 무용수들의 기술과 수업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들은 서로 다른 기술적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남녀 별도의 수업이 있으며, 남녀가 함께하는 듀엣 무대를 위해 파드되 수업도 진행한다. 이처럼 발레에서 포인트슈즈는 단순히 춤추는 도구를 넘어 남녀 무용수의 역할과 이미지를 구분하는 상징이었다. 하지만 작품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표현의 시도와 함께 여성무용수의 전유물과도 같았던 포인트슈즈를 착용하는 남성무용수가 무대에 등장하면서 현대발레는 안무가와 무용수에게 무한한 창작의 가능성을 안겨주었다. 발레작품 '신데렐라'에서 남성무용수가 포인트슈즈를 신고 계모 역을 맡아 코믹한 춤을 추거나 모든 단원이 남성으로 구성된 미국의 '트로카데로 발레단'(Les Ballets Trockadero de Monte Carlo)은 남성무용수가 튜튜(여성무용수가 입는 치마 모양의 의상)와 포인트슈즈를 착용하고 여성의 역할을 맡아서 공연을 한다. 클래식발레를 풍자적이고 유머러스한 스타일로 재해석하며, 기술적으로는 정교하면서도 과장된 표현과 코믹한 요소가 가미되어 있어 관객에게 발레의 아름다움과 동시에 웃음을 선사한다. 이렇게 포인트슈즈란 풍자적인 도구로 쓰였는데 서울시발레단의 포인트슈즈를 신은 남성무용수의 춤은 코미디적 요소가 아닌 여성무용수의 상징인 포인트슈즈를 남성이 소화하여 발레의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는 시도로 보였다. 발레에서 남성무용수의 포인트슈즈 착용은 작품의 새로운 해석을 넘어 젠더 역할의 전통적인 경계를 허물고 재정의하는 중요한 문화적 현상이라고 본다. 발레가 단지 기술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이 아니라 사회적·문화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안무가와 무용수의 새로운 창작의 도전을 가능하게 하며 전통적인 발레의 틀을 확장하고 혁신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 과정에서 발레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내고 보다 폭넓은 대중과의 소통을 모색하게 되는 것이다. 클래식 발레의 영원한 가치를 지키면서도 시대의 변화에 맞춰 나아가는 새로운 발레 작품과 테크닉이 어떻게 변화될지 깊이 고민하게 되는 날이었다. 경희대 무용학부 교수 box5097@fnnews.com 김충제 기자
2024-05-02 18:06:32[파이낸셜뉴스] 서울에 세계적 수준의 발레단이 생긴다. 서울시는 컨템포러리 발레(현대발레) 위주의 공연을 펼치는 시립발레단을 연내 창단한다고 13일 밝혔다. 문화도시 서울의 위상을 높이고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 중인 국내 발레를 적극 육성하겠다는 포부다. 현재 국내 공공발레단은 1962년 창단한 국립발레단과 1976년 창단한 광주시립발레단 두 곳이다. 서울시립발레단이 창단되면 47년 만에 새로운 공공발레단은 탄생하는 셈이다. 시는 우선 세종문화회관에 소속된 '서울시예술단'으로 창단하고 안정화 단계에 진입하면 독립재단법인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발레단 운영의 특징은 안무가 중심의 '시즌 단원제 운영'이다.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는 스타급 주역으로 '시즌 단원제'를 구성, 시즌마다 새로운 매력을 선보이는 최정예 발레단이라는 정체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올해 창단을 마치고 내년에는 4~5작품의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향후 순차적으로 작품 수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이번 서울시발레단 창단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발레 스타들처럼 발레 제작과 단체 운영에서도 한국 발레가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서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역량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2023-09-13 10:22:23[파이낸셜뉴스] 서울시무용단(단장 정혜진)의 '일무(佾舞 One Dance)'가 미국 뉴욕에 진출한다. 17일 세종문화회관에 따르면 '일무'가 오는 7월 20~22일 뉴욕 링컨센터 내 데이비드 H. 코크 시어터(총 2,586석)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올 여름 링컨센터 주최 ‘썸머 포 더 시티(Lincoln Center’s Summer for the City)’ 내 ‘코리안 아츠 위크’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일무'는 세종문화회관의 제작공연으로 작년 5월 초연됐다. 링컨센터는 1956년 뉴욕시가 설립한 세계 최대 종합예술센터로,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줄리어드 음대, 뉴욕 시립발레단 등 11개의 단체가 상주한다. 서울시무용단 '일무'는 제1호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지정 세계인류무형유산인 ‘종묘제례악’의 의식무(儀式舞)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여러 사람이 줄을 이루어 벌여 서서 추는 춤인 ‘일무(佾舞)’는 서울시무용단 정혜진 단장과 현대무용 안무가 김성훈, 김재덕의 협업을 통해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한국무용으로 재탄생했다. 대형 군무가 선사하는 장엄함과 웅장함, 역동하는 에너지와 칼 군무가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한 폭의 그림 같은 무대와 한국의 선(線)이 매력적인 의상은 ‘전통의 현대화’ 작업에 집중해 온 정구호 연출이 이루어낸 또 하나의 성취이다. 이번 공연이 포함된 링컨센터 여름 페스티벌 ‘썸머 포 더 시티’는 SK 그룹 5개 멤버사(SK E&S, SKC, SK온, SK주식회사 C&C, SK에코엔지니어링)가 주요 후원사로 참여한다. '일무' 뉴욕 공연은 데이비드 H. 코크 시어터에서 총 3회 공연하며, 관람료는 $30~$190이다. 티켓은 한국시간 기준 5월 18일(목) (현지시간 5월 17일 12시)부터 데이비드 H. 코크 시어터 홈페이지에서 구입 가능하다. 뉴욕 공연을 앞둔 '일무'는 오는 5월 25~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미리 만나볼 수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5-17 10:5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