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감성적이고 연극적인 안무 언어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스웨덴 안무가 요한 잉거의 대표작 ‘워킹 매드(Walking Mad)’가 서울시발레단을 통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선보이고 있다. 오는 18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리는 ‘워킹 매드 & 블리스’는 컨템퍼러리 발레의 매력을 접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공연은 특히 영국국립발레단 리드 수석무용수인 이상은이 서울시발레단 객원 수석으로 참여하며 기대를 모았다. 그녀가 갈라가 아닌 작품 출연으로 무대에 서는 것은 15년 만이다. ‘워킹 매드’는 음악과 몸의 언어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한 편의 무언극과 같다. 무대 중앙에 세워진 목재 벽은 마치 거대한 장벽이자 경계, 피난처처럼 다가온다. 무용수들은 이 벽을 때로는 밀치고, 넘으려 한다. 잉거는 이 물리적 장치를 “인간관계의 경계이자 심리적 억압의 상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모리스 라벨의 클래식 음악 ‘볼레로’는 단지 배경 음악이 아니다. 반복되는 선율이 점차 고조되며 심리적 긴장감을 쌓아올린다. 초반의 유쾌하고 장난스러운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점점 격렬해진다. 유머, 유희, 고립, 갈등, 광기, 파열의 에너지가 발산된다. 절정 이후 흐르는 아르보 패르트의 ‘알리나를 위하여’는 작품의 전환점을 이룬다. 감정을 쏟아낸 뒤 찾아오는 고요 속에서 펼쳐지는 2인무는 전반부와 큰 감정의 낙차로 대비를 이루며, 복잡한 여운을 안긴다. ‘워킹 매드’는 2001년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NDT)를 통해 초연된 이후 세계 유수의 무용단 레퍼토리로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공연을 접한 관객들은 “이해하려 하기 보다 감각적으로 받아들일 때 울림이 크다”고 평했다. 이번 서울시발레단의 아시아 초연은 익숙한 음악과 상징적인 무대 장치를 통해 추상적 예술을 일상의 감정으로 끌어낸다. 공연을 통해 잉거는 말하는 듯하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건 누군가의 추상적인 예술이 아니라, 바로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벽 앞에서 갈등하고, 넘어보려 하고, 결국 무너지는 감정의 흐름은 누구에게나 익숙하다. ‘워킹 매드’는 춤으로 그런 인간 내면의 감정과 관계를 탐구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5-14 21:41:16[파이낸셜뉴스] 세종문화회관은 '2025 세종시즌' 개막작으로 서울시발레단의 '오하드 나하린-데카당스'를 오는 3월 14~23일 M씨어터 무대에서 선보인다고 26일 밝혔다. '데카당스'는 이스라엘 출신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의 여러 작품을 발췌해 하나의 공연으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그의 독창적인 안무와 예술세계를 집약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무용단마다 작품 구성이 달라질 수 있어 '데카당스'라는 제목 아래 다양한 버전이 존재한다. 서울시발레단 버전의 '데카당스'는 1993년부터 2023년까지 발표된 오하드 나하린의 대표작 7편을 유연하게 엮어낸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무용수들이 의자를 활용해 펼치는 군무부터 유머와 즉흥성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장면까지 새로운 구성으로 다채로운 매력을 펼쳐 보인다. 한편, 국내 최초의 공공 컨템퍼러리 발레단인 서울시발레단은 창단 2년차를 맞아 세계적인 안무가들과 손잡고 올해 총 4개 공연, 7개 작품을 준비했다. 3월에 이어 '요한 잉거-워킹 매드&블리스'(5월 9~18일), '더블 빌-유회웅×한스 판 마넨'(8월 22~27일), '더블 빌-한스 판 마넨×허용순'(10월 30일~11월 2일) 공연이 차례로 이어진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2025 세종시즌 라인업 발표와 함께 공연 구독권과 패키지가 매진되는 등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서울시발레단은 '데카당스'를 시작으로 세계적 안무가들과 협업하며 세계 무대를 향해 나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5-02-26 14:37:55[파이낸셜뉴스] 고수는 쓸데없는 치장을 하지 않는다. 어느 분야건 ‘심플 이스 베스트(단순함이 최고)’다. 현대 무용계의 살아있는 전설, 네덜란드 출신 안무가 한스 판 마넨의 대표작 ‘캄머발레(Kammerballett)’는 명성대로 단순함의 미학이 빛났다. 혁신적이면서도 간결했고, 또 발레의 우아함이 느껴졌다. 빨강, 파랑, 노랑 등 원색과 블랙 앤 화이트의 선과 면으로 특징되는 '구성주의 회화'의 거장 몬드리안(1872-1944) 그림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답게 형형색색 레오타드를 입은 여덟 무용수의 다양한 감정과 몸동작이 흥미로웠다. 이번 공연을 위해 피아니스트 김재형이 다시 연주한 도메니코 스카를라티의 18세기 피아노 소나타와 존 케이지, 카라 카라예프의 피아노곡도 강렬하고 독창적인 안무와 함께 공연장을 풍성하게 채웠다. 8명의 무용수가 한명씩 무대에 입장해 서로를 관찰하고 자신의 공간을 탐색한 뒤 두 남녀가 듀엣을 추는 모습에선 순간 요즘 인기 있는 연예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듯하다. 탐색을 끝낸 남자 무용수 한 명이 다른 남자들을 원의 주변부로 밀어내고, 네 명의 여성 중 한 명과 듀엣을 추는 모습부터 이후 이어지는 서로 상반된 느낌을 주는 두 개의 듀엣은 마치 남녀 관계의 변화를 보여주듯 다정했다가 긴장감이 넘쳤다. 이날 무대에는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활동 당시 이 작품을 공연했던 발레리나 김지영과 2년 만에 고국 무대로 돌아온 발레리노 이동훈이 특별출연해 무용팬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백조의 잠수'..물은 차진엽 안무가의 주요 테마 ‘백조의 잠수’는 전혀 예상치 못한 무용수의 낯설면서도 비일상적인 몸동작으로 시선을 확 끌었다. 하나뿐인 무대 위 작은 조명 아래 무용수가 펼치는 이질적 움직임은 순간 무대를 우주의 낯선 행성 혹은 깊은 물 속처럼 보이게 했다. 평소 프리다이빙 훈련을 꾸준히 받고 있다는 안무가 차진엽은 물속에서 느낀 태고의 느낌과 몸이 느끼는 물의 흐름 등을 이번 작품에 투영했다고 한다. 수면 아래 분주한 백조의 발길질 등 다양한 움직임을 표현한 이 작품은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와는 전혀 다른 매력으로, 컨템퍼러리 발레와 현대무용 사이를 오간다. 이단비 무용 평론가는 “60여 년 전 네덜란드에서 일어났던 도전과 실험의 정신을 재연하고, 발레라는 단어를 춤이라는 큰 범주 안에서 다시 바라보고자 하는 시도가 이번 공연에서 읽힌다"고 말했다. 그는 "‘캄머(kammmer)’는 ‘작은 방‘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이번 공연을 통해 이 작은방에서 컨템퍼러리를 향한 서울시발레단의 큰 도약을 볼 수 있었다”며 “현대 무용을 기반으로 하는 안무가의 신작 역시 컨템퍼러리의 이름 안에서 경계를 풀어 확장을 꿈꾸는 서울시발레단의 의지가 엿보였다”고 평했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서울시발레단은 현재 세계 무용계에서 주류 장르가 되고 있는 컨템퍼러리 발레의 우수한 작품들을 국내에 소개하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국내 창작진의 발굴과 성장을 돕는 든든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서울시발레단 두 번째 작품에 대한 의의를 밝혔다. 서울시발레단의 더블빌 '한스 판 마넨×차진엽'은 오는 12일까지 세종M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10-10 11:26:21서울시발레단 창단 사전 공연 '봄의 제전'이 전석 매진됐다고 세종문화회관이 19일 밝혔다. 오는 8월 공식 창단을 앞둔 서울시발레단의 창단 사전 공연 '봄의 제전'은 오는 26~28일 3일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세종문화회관 측은 48년 만에 창단되는 국내 공공 발레단의 첫 번째 무대에 대한 관객의 관심이 ‘전 회차 매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지난 2월 서울시발레단 창단 발표와 함께 예매가 시작된 이번 공연은 티켓 오픈 2주 만에 전체 객석의 60%가 넘게 판매되면서, 서울시발레단과 컨템퍼러리 발레에 대한 관객의 높은 관심과 기대를 보여줬다. 서울시발레단은 안무가와 무용수, 작품을 중심에 둔 국내 최초의 공공 컨템퍼러리 발레단으로, 이미 대중화 되어버린 클래식 발레의 물결 속에서 국내 컨템퍼러리 발레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번에 무대에 오르는 '봄의 제전'은 안성수, 유회웅, 이루다 3인 안무가의 작품을 트리플빌(3편을 묶은 공연)로 선보일 예정으로, 서울시발레단은 이번 공연을 통해 프로덕션 운영 체계 등을 사전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4-20 14:49:14국립발레단, 광주시립발레단에 이어 48년 만에 공공발레단이 창단됐다.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은 20일 서울 중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시발레단 창단을 공식 발표했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제 꿈 중에 하나가 이뤄지는 날"이라며 "서울시발레단은 '문화도시 서울'의 새 지평을 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문화강국이지만 발레 같은 순수예술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아야 명실상부 문화강국이 될 것"이라며 "K콘텐츠, K컬처를 전 세계로 확장하고, 문화도시 서울의 이미지를 높이도록 지속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발레단은 기존 국립발레단과 차별화되게 컨템퍼러리 발레에 집중한다. 또 자체 레퍼토리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해외 유명 안무가들의 라이선스 공연과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국립발레단이 클래식 발레를 하는데, 저희까지 (클래식 발레를) 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다"며 "컨템퍼러리 작품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레퍼토리를 소개하고, 발레 스펙트럼을 넓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창단 초기에는 세종문화회관이 운영을 맡아 제작 시스템 및 예술단 운영의 기반을 닦는다. 안 사장은 "서울시는 지방공기업법에 따라서 법인을 만드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절차도 복잡하다"며 "향후 독립 재단 설립을 전제로 출범했다"고 설명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2-20 18:14:34[파이낸셜뉴스] 국립발레단, 광주시립발레단에 이어 48년 만에 공공발레단이 창단된다.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은 20일 서울시발레단 창단을 공식발표했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제 꿈 중에 하나가 이뤄지는 날”이라며 “서울시발레단은 ‘문화도시서울’의 새 지평을 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발레가 세계로 나가는데 든든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 무용수들이 해외 유명 발레단에서 간판 무용수로 활약하고 아시아 국가 중 최다로 최고무용수상을 수상하는 등 무용수들의 뛰어난 역량에 비해 국내 활동의 안정적인 기반과 지원이 부족했다”라며 창단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문화강국이지만 발레와 같이 순수 예술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아야 명실상부 문화강국이 될 것이다. K콘텐츠, K컬처를 전 세계로 확장하고, 문화도시 서울의 이미지를 높이도록 지속 지원하겠다”고 부연했다. ■프로덕션 시스템 운영 "컨템퍼러리 발레" 중심 서울시발레단은 기존 국립발레단과 차별화되게 컨템퍼러리 발레에 집중한다. 또 자체 레퍼토리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해외 유명 안무가들의 라이선스 공연과 신작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안호상 사장은 “서울시발레단은 과거 벨에포크 시대, 디아길레프의 발레뤼스가 그러했듯, 동시대적인 성찰과 사유를 받은 과감하고 대담한 작품들로 대한민국 발레의 혁신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창단 초기에는 세종문화회관이 운영을 맡아 제작 시스템 및 예술단 운영의 기반을 닦는다. 안 사장은 “서울시는 지방공기업 법에 따라서 법인을 만드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절차도 복잡하다"며 "향후 독립 재단 설립을 전제로 출범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공공예술단과 달리 단장과 단원이 없는 프로덕션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것도 특징이다. 앞서 세종문화회관은 지난해 9월 발레단준비TF를 설치했다. 지난 1월 공개 오디션을 통해 129명 중 5명의 2024 시즌 무용수와 17명의 프로젝트 무용수를 선발했다. 첫 시즌 무용수로 김소혜, 김희현, 남윤승, 박효선, 원진호가 최종 선발됐다. 서울시발레단은 노들섬 동편에 있는 노들섬 다목적홀에 전용공간을 조성한다. 올 상반기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오는 9월 경 입주할 예정이다. 공사 완료 전까진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내 종합연습실에 댄스플로어 등 시설을 보강해 전용 연습실로 사용한다. 한편 창단 첫 해인 올해는 총 3편의 작품을 제작한다. 재미 안무가 주재만이 총연출·안무하는 ‘한여름 밤의 꿈’을 오는 8월 세계 초연으로 선보인다. 앞서 사전 공연으로 4월 26~28일 ‘봄의 제전’을 선보인다. 안성수, 유회웅, 이루다 안무가가 참여하며 각각 ‘봄의 제전’ ‘노 모어’ ‘볼레로 24’로 구성된 트리플빌 공연을 통해 컨템퍼러리 발레의 다양한 스펙트럼과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2-20 12:52:05[파이낸셜뉴스] 서울시발레단이 첫 시즌 무용수를 공개 선발한다. 28일 세종문화회관(사장 안호상)은 2024년 서울시발레단 창단을 앞두고 첫 번째 시즌을 함께할 무용수를 선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발레단은 앞서 시대적 감수성과 한국의 독창성을 담은 컨템퍼러리 발레 작품을 중심으로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오디션에서는 서울시발레단의 창단 첫 시즌을 이끌 2024 시즌 무용수와 프로젝트 무용수를 동시 선발한다. 시즌 무용수는 서울시발레단의 중심이 되어 2024 시즌을 이끌 10인 내외의 최정예 무용수로서 시즌 내 전체 공연에 출연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며, 평가에 따라 2025 시즌까지도 활동이 가능하다. 프로젝트 무용수는 공연의 규모와 특성에 맞추어 특정 단일 공연에 캐스팅 돼 출연한다. 지원 자격은 ‘18세 이상’의 발레 무용수로, 연령 외 모든 조건을 배제하고 두 번의 실기 오디션을 통해 오로지 무용수의 기량만으로 선발한다. ‘서울시발레단 2024 시즌 무용수’의 지원 접수는 내년도 1월 3일~8일이다. 오디션 관련 자세한 사항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12-28 15:21:22본격적인 공연 시즌을 맞아 주목할만한 무용·발레 작품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며 한 해 동안 공연계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무용·발레 공연은 클래식 음악이나 콘서트, 뮤지컬, 연극에 비해 관객층이 좁다. 하지만 컨템퍼러리 발레 또는 융복합 씨어터극 형태로 관객 저변을 넓히려는 예술단체의 노력이 작품의 수준과 공연 횟수로 뒷받침되며 꾸준히 호응도를 높여가고 있다. 마침 지난달 발레리노 박윤재(16)가 스위스 로잔발레콩쿠르에서 한국 남자 무용수 최초로 1위를 차지해 무용 장르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높아진 상황이다.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 LG아트센터, 오는 4월 개관하는 GS아트센터 등 국내 주요 공연장에서 선보일 주요 기대작들을 살펴봤다.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올해 창단 2년차를 맞은 서울시발레단이 세계 발레계를 선도하는 안무가들과 협력해 4개 공연, 총 7개 작품을 선보인다. 먼저,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인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의 '데카당스(3월 14~23일, M씨어터)'로 2025 세종시즌의 포문을 연다. '데카당스'는 오하드 나하린의 대표작들을 하나의 공연으로 재구성한 콜라주 작품으로, 지난 2000년 이스라엘 바체바 무용단이 초연한 이래 매 시즌 각색과 재창조로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서울시발레단 버전으로 선보이는 이번 공연에서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안무와 시즌 무용수들의 개성 넘치는 앙상블, 독특한 움직임 언어인 '가가(Gaga)'를 경험할 수 있다. 서울시발레단은 이어 '무용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안무상을 수상한 요한 잉거의 2개 작품 '워킹 매드&블리스(5월 9~18일, M씨어터)'를 아시아 초연으로 선보인다. 하반기에는 더블 빌 공연인 '유희웅x한스 판 마넨(8월 22~27일, M씨어터)'과 '한스 판 마넨x허용순(10월 30일~11월 2일, M씨어터)'을 공연한다. 8월 무대에서는 한스 판 마넨의 새로운 라이언스 작품인 '5탱고스'를 관람할 수 있다. '일무'로 세계에 이름을 알린 서울시무용단도 2편의 신작을 내놓는다. 상반기에는 한국춤의 뿌리인 장단과 속도의 변주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스피드(4월 24~27일, S씨어터)'를, 하반기에는 민속·궁중·교방무 등 다양한 전통춤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한 '미메시스(11월 6~9일, M씨어터)'를 초연한다. 인기 레퍼토리로 자리 잡은 '일무'는 8월 21~24일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예술의전당은 여름 시즌 유니버설발레단과 손잡고 클래식 발레의 정수라 불리는 '백조의 호수(7월 19~27일, 오페라극장)'를 선보인다. 차이콥스키의 위대한 음악과 프티파, 이바노프의 천재적인 안무가 조화를 이루는 이 작품은 웅장한 군무부터 발레리나 한 명이 연기하는 오데트(백조)와 오딜(흑조)까지 고전 발레의 미학을 온전히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오페라극장에서는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 2025(7월 30일~8월 1일)' 공연이 이어진다. 예술의전당과 에투알클래식이 공동제작한 작품으로 박세은, 아망딘 알비슨, 블루엔 바티스토니, 마티외 가니오, 제르망 루베 등 에투알 10명이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 공식 등재된 작품을 연기한다. 지난 2000년 3월 개관 이래 국내 컨템퍼러리 공연 시장 개척에 앞장서 온 LG아트센터는 올해 25주년을 맞아 '레전드는 반드시 LG아트센터 무대로'라는 슬로건 아래 기념비적인 작품 4개를 2025년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지난 1995년 초연돼 세계 무용계의 판도를 완전히 뒤흔든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6월 18~29일)', 20년 만에 내한하는 영국 로열 발레 '더 퍼스트 갈라(7월 4~6일)', 피나 바우쉬의 '카네이션-부퍼탈 탄츠테아터(11월 6~9일)', 알렉산더 에크만의 '해머-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11월 14~16일)' 등이다. 이중 '카네이션'은 LG아트센터가 역삼동에서 개관했을 당시, 개관 페스티벌에서 소개한 작품으로 25년 만에 내한한다. '탄츠테아터'라는 새로운 장르를 통해 현대무용계의 흐름을 바꾼 피나 바우쉬(1940~2009)의 초기 대표작으로, 수천 송이 카네이션이 끝없이 펼쳐진 무대 위에서 인간과 소통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GS그룹 출범 20주년 맞아 오는 4월 24일 개관하는 GS아트센터는 약 두 달간 개관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개관 공연인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ABT):클래식부터 컨템퍼러리까지(4월 24~27일)'에서는 고전에서 모던, 컨템퍼러리에 이르는 미국 무용계의 중요한 흐름을 소개한다. 또 기획공연인 '예술가들' 시리즈를 통해 현대무용 안무가로서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마르코스 모라우의 작품 3개를 소개한다. 스페인 국립 플라멩코 발레단의 '아파나도르(4월 30일~5월 1일)', 라 베로날 컴퍼니의 '파시오나리아(5월 16~18일)'와 '죽음의 무도(5월 17~18일)'를 차례로 만나볼 수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5-03-10 18:27:53[파이낸셜뉴스] 본격적인 공연 시즌을 맞아 주목할만한 무용·발레 작품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며 한 해 동안 공연계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무용·발레 공연은 클래식 음악이나 콘서트, 뮤지컬, 연극에 비해 관객층이 좁다. 하지만 컨템퍼러리 발레 또는 융복합 씨어터극 형태로 관객 저변을 넓히려는 예술단체의 노력이 작품의 수준과 공연 횟수로 뒷받침되며 꾸준히 호응도를 높여가고 있다. 마침 지난달 발레리노 박윤재(16)가 스위스 로잔발레콩쿠르에서 한국 남자 무용수 최초로 1위를 차지해 무용 장르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높아진 상황이다.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 LG아트센터, 오는 4월 개관하는 GS아트센터 등 국내 주요 공연장에서 선보일 주요 기대작들을 살펴봤다.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올해 창단 2년차를 맞은 서울시발레단이 세계 발레계를 선도하는 안무가들과 협력해 4개 공연, 총 7개 작품을 선보인다. 먼저,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인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의 '데카당스(3월 14~23일, M씨어터)'로 2025 세종시즌의 포문을 연다. '데카당스'는 오하드 나하린의 대표작들을 하나의 공연으로 재구성한 콜라주 작품으로, 지난 2000년 이스라엘 바체바 무용단이 초연한 이래 매 시즌 각색과 재창조로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서울시발레단 버전으로 선보이는 이번 공연에서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안무와 시즌 무용수들의 개성 넘치는 앙상블, 독특한 움직임 언어인 '가가(Gaga)'를 경험할 수 있다. 서울시발레단은 이어 '무용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안무상을 수상한 요한 잉거의 2개 작품 '워킹 매드&블리스(5월 9~18일, M씨어터)'를 아시아 초연으로 선보인다. 하반기에는 더블 빌 공연인 '유희웅x한스 판 마넨(8월 22~27일, M씨어터)'과 '한스 판 마넨x허용순(10월 30일~11월 2일, M씨어터)'을 공연한다. 8월 무대에서는 한스 판 마넨의 새로운 라이언스 작품인 '5탱고스'를 관람할 수 있다. '일무'로 세계에 이름을 알린 서울시무용단도 2편의 신작을 내놓는다. 상반기에는 한국춤의 뿌리인 장단과 속도의 변주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스피드(4월 24~27일, S씨어터)'를, 하반기에는 민속·궁중·교방무 등 다양한 전통춤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한 '미메시스(11월 6~9일, M씨어터)'를 초연한다. 인기 레퍼토리로 자리 잡은 '일무'는 8월 21~24일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예술의전당은 여름 시즌 유니버설발레단과 손잡고 클래식 발레의 정수라 불리는 '백조의 호수(7월 19~27일, 오페라극장)'를 선보인다. 차이콥스키의 위대한 음악과 프티파, 이바노프의 천재적인 안무가 조화를 이루는 이 작품은 웅장한 군무부터 발레리나 한 명이 연기하는 오데트(백조)와 오딜(흑조)까지 고전 발레의 미학을 온전히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오페라극장에서는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 2025(7월 30일~8월 1일)' 공연이 이어진다. 예술의전당과 에투알클래식이 공동제작한 작품으로 박세은, 아망딘 알비슨, 블루엔 바티스토니, 마티외 가니오, 제르망 루베 등 에투알 10명이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 공식 등재된 작품을 연기한다. 지난 2000년 3월 개관 이래 국내 컨템퍼러리 공연 시장 개척에 앞장서 온 LG아트센터는 올해 25주년을 맞아 '레전드는 반드시 LG아트센터 무대로'라는 슬로건 아래 기념비적인 작품 4개를 2025년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지난 1995년 초연돼 세계 무용계의 판도를 완전히 뒤흔든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6월 18~29일)', 20년 만에 내한하는 영국 로열 발레 '더 퍼스트 갈라(7월 4~6일)', 피나 바우쉬의 '카네이션-부퍼탈 탄츠테아터(11월 6~9일)', 알렉산더 에크만의 '해머-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11월 14~16일)' 등이다. 이중 '카네이션'은 LG아트센터가 역삼동에서 개관했을 당시, 개관 페스티벌에서 소개한 작품으로 25년 만에 내한한다. '탄츠테아터'라는 새로운 장르를 통해 현대무용계의 흐름을 바꾼 피나 바우쉬(1940~2009)의 초기 대표작으로, 수천 송이 카네이션이 끝없이 펼쳐진 무대 위에서 인간과 소통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GS그룹 출범 20주년 맞아 오는 4월 24일 개관하는 GS아트센터는 약 두 달간 개관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개관 공연인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ABT):클래식부터 컨템퍼러리까지(4월 24~27일)'에서는 고전에서 모던, 컨템퍼러리에 이르는 미국 무용계의 중요한 흐름을 소개한다. 또 기획공연인 '예술가들' 시리즈를 통해 현대무용 안무가로서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마르코스 모라우의 작품 3개를 소개한다. 스페인 국립 플라멩코 발레단의 '아파나도르(4월 30일~5월 1일)', 라 베로날 컴퍼니의 '파시오나리아(5월 16~18일)'와 '죽음의 무도(5월 17~18일)'를 차례로 만나볼 수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5-03-10 11:43:47[파이낸셜뉴스] 세종문화회관이 '새로운 예술을 선도하는 제작극장'이라는 비전 아래 세계 수준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문화예술 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 세종시즌 사업발표회'에서 "경기 불황과 소비 심리 위축으로 공연계가 한동안 어려울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올해는 검증된 레퍼토리, 확실한 설득력이 있는 작품들로 승부를 보겠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 2022년 새로운 운영 전략을 발표한 이후 국악관현악과 무용, 합창, 뮤지컬, 연극,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의 전문 예술단체를 중심으로 고유의 정체성을 갖춘 콘텐츠 확보에 힘써왔다. 그 결과, 서울시무용단 '일무', 서울시극단 '퉁소소리', 서울시뮤지컬단 '다시, 봄'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기관과 예술단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또 성수 팝업이나 해리포터 체험존, 스위트석 론칭, 피아노 버스킹 등 공연장 경험의 확장을 위한 시도 역시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며 호평받았다. 안호상 사장은 "풍성한 레퍼토리 작품들로 한 해를 마감할 수 있었다는 점이 지난해의 가장 큰 성과였다"고 되짚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국내 초연된 '일무'는 지난해 뉴욕 무대 진출에 성공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또 '퉁소소리'는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선정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안호상 사장은 "코로나19가 끝나면서 2023년부터 공연 시장이 정말 좋았다"며 "공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기도 했고 다양한 지원 정책으로 관객들도 소비의 여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지난해부터 공연 시장이 조금씩 어려워지고 있는 것 같다"며 "확실한 소비층을 확보할 수 있는 세종만의 차별화된 레퍼토리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올해 세종문화회관은 시즌 공연으로 29편(총 174회)을 무대에 올린다. 이중 예술단 작품은 25편(총 162회)으로 전체의 86%를 차지한다. 레퍼토리 작품은 총 11편으로, 10개 작품은 세종문화회관에서 다시 선보이고, 서울시뮤지컬단이 2022년에 초연한 '다시, 봄'은 올해 화성과 세종, 안산에서 공연한다. 분야별로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Re-프로젝트'(6월 26일), 믹스드 오케스트라 '넥스트 레벨'(11월 21일) △서울시무용단 '일무'(8월 21~24일) △서울시합창단 '가곡시대'(6월 13~14일), '헨델, 메시아'(12월 4일) △서울시극단 '퉁소소리'(9월 5~28일), '트랩'(11월 7~30일) △서울시오페라단 '파우스트'(4월 10~13일) △서울시발레단 더블 빌 '유회웅×한스 판 마넨'(8월 22~27일), '한스 판 마넨×허용순'(10월 30일~11월 2일) 등을 공연한다. 레퍼토리 작품 외에 예술단 신작 7편과 기획공연 신작 1편도 선보인다. 아울러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Sync Next) 25'와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결합한 문화동행프로젝트 '모든 누구나'도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다. 먼저, 서울시무용단은 한국춤의 뿌리인 장단과 속도의 변주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스피드'(4월 24~27일)와 민속무, 궁중무, 교방무 등 다양한 전통춤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한 '미메시스'(11월 6~9일) 등 2편의 신작을 선보인다. 창단 60주년을 맞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김홍도의 '월하선유도'에서 영감을 받은 수상음악 프로젝트 '웨이브'(8월 29일)를, 서울시뮤지컬단은 우리나라 최초의 뮤지컬 탄생 과정을 그린 '더 퍼스트 그레잇 쇼'(5월 29일~6월 15일)를 새롭게 준비했다. 또 서울시극단은 고선웅 단장이 각색과 연출을 맡은 '유령'(5월 30일~6월 22일)과 독일 극작가 카를 발렌틴 원작의 '코믹'(3월 28일~4월 20일) 등 2편을, 창단 40주년을 맞은 서울시오페라단은 주세페 베르디의 명작 '아이다'(11월 13~16일)를 연출가 김동연과 함께 참신한 구성과 해석으로 선보인다. 창단 2년차를 맞은 서울시발레단은 세계 컨템퍼러리 발레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올해 4편의 공연을 통해 총 7개의 작품을 준비한 발레단은 오하드 나하린, 요한 잉거, 한스 판 마넨 등 세계적 안무가들의 대표작을 통해 역량과 신뢰를 쌓고, 장기적으로는 자체 신작 개발을 도모한다. 내년까지는 서울시발레단의 예술감독도 선임할 계획이다. 올해 세종문화회관은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을 추진하는 한편, 대극장과 체임버홀 등 기존 시설의 리모델링도 계획하고 있다. 안호상 사장은 "제2세종문화회관으로 이전한 후에 세종문화회관을 리모델링하는 것으로 서울시와 협의했다"며 "1970년대 세종문화회관이 누렸던 예술적 입지를 다시 찾아가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5-01-22 08:4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