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전남도는 산업자원부 주관 '석유화학 무탄소 연료 기반 납사분해공정(NCC) 기술 개발 사업' 공모에 선정돼 410억원을 확보하며 석유화학산업의 친환경 전환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5일 밝혔다. 전남도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납사분해공정(NCC)의 기존 열 공급 연료인 LNG 및 메탄 등을 수소와 암모니아 같은 무탄소 연료로 전환하는 친환경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파일럿 설비를 통해 실증하는 것이다. 총 사업비는 410억원(국비 293억원·민자 117억원)이며, 오는 2028년까지 4년간 여수국가산단 중심으로 추진된다. 납사분해공정은 원유에서 추출한 납사를 800도 이상의 고온으로 가열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추출하는 대표적 석유화학 공정이다.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열 공급 연료의 무탄소 전환이 절실하다. 이번 사업은 기존 납사분해공정이 갖는 문제 해결을 위해 △납사분해공정 친환경 전환을 위한 수소·암모니아 연소기 개발 △납사 열분해 공정 실증 및 상용급 납사분해공정 파일럿 공정 설계 △납사분해공정의 안정성과 환경·경제성 분석 및 무탄소 연료 공급 시스템 개발 등을 수행한다. 국내 순수 기술력으로 납사분해공정의 탄소중립화를 실현하고, 글로벌 석유화학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글로벌 공급 과잉에 따른 석유화학산업의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여수산단의 대표 석유화학 플랜트 회사인 용호기계기술이 주관으로 공모에 선정돼 파일럿 설비 구축 등 무탄소 연료 기반의 새로운 납사분해공정 기술 확보가 가능해졌다. 전남도 관계자는 "여수 석유화학산단은 전남 경제의 중심축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친환경 전환이 절실하다"면서 "이번 사업은 단순한 기술 실증을 넘어 석유화학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5-05-05 09:08:00국내 석유화학산업의 미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화학연구원은 24일 오후 대구 EXCO에서 '글로벌 경쟁 속 한국 석유화학산업의 새로운 대응방안 모색'을 주제로 'KRICT Policy 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화학연과 한국화학산업협회가 공동 주최했으며, 출연연 및 산학연 관계자, 산업협회 회원사 등 약 100여 명이 참석해 석유화학산업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심도 있는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글로벌 경쟁 속 한국 석유화학산업의 새로운 대응방안 모색'이라는 주제 아래, 산·학·연의 전문가들이 석유화학산업이 직면한 현황을 진단했다. 또 글로벌 변화에 신속히 대응해 미래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진하기 위한 전략과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박장현 한국화학산업협회 정책연구본부장은 '한국 석유화학산업의 현황과 기업이 직면한 과제'라는 발표를 통해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산·학·연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김병삼 한국딜로이트 ESG그룹 파트너는 '글로벌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동향과 대응 전략' 발표에서 CBAM의 개념과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 기업들의 대응 방안을 상세히 설명했다. 김 파트너는 EU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CBAM이 국내 화학산업에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선제적인 대응 전략 수립을 촉구했다. 황영규 화학연 그린탄소연구센터장은 '석유화학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 차세대 CCU 기술' 발표를 통해 탄소 저감의 핵심 기술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기술(CCU)을 제시하고, 석유화학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CCU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화학연에서 개발 중인 차세대 CCU 기술이 석유화학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설명으로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최영민 화학연 부원장은 "화학연은 앞으로도 석유화학 분야의 핵심 아젠다를 선도하며, 산·학·연 협력을 위한 정책 허브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5-04-24 18:21:35지난 50년간 한국 대표 산업의 하나였던 석유화학이 중국과 중동의 공세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환자로 치면 거의 시한부 선고를 받은 상황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24일 '석유화학산업 위기극복 긴급과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한 것도 관련 업계의 절박함이 반영됐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올 상반기 구체적인 석화산업 지원 실행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원안의 내용과 실행 속도에 걱정이 앞선다. 죽어가는 산업을 살리려는 지원책은 매우 포괄적이고 파격적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선 무너지는 석화산업의 위기를 틀어막을 수 없다. 중국 석화업체들은 지난 2019년 이후 대규모 공장 내 수직계열화 공정을 구축했다. 이로써 에너지와 물류비용뿐만 아니라 수급관리와 사업 경쟁력 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다. 원유를 내다 팔기만 하던 중동 역시 오일머니를 투입해 자체 석화기지를 구축했다. 산업 수직계열화를 구축한 중국과 원료 확보에 유리한 중동에 밀릴 수밖에 없는 산업구조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때리기가 본격화되면 거센 후폭풍에 휘말릴 것이다. 비싼 수입 원료로 만든 석화제품을 수출해야 하는데, 관세부과 여파로 수출길이 막히기 때문이다. 석화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두가지 정책이 요구된다. 우선, 위기에 빠진 석화업계의 당면 문제를 풀어주는 것이다. 국내 업계는 원가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 최소한 원가 경쟁력을 뒷받침할 수혈이 필요하다. 석화산업의 주요 생산비 가운데 전력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2%다. 궁여지책으로 정부 재원·기금을 활용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깎아주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 이런 조치가 경쟁력을 키워주는 건 아니다. 생명을 연장한다는 심정으로 긴급조치라도 실행해야 한다. 임시방편적 지원과 별개로 근본적 산업재편도 강구해야 한다. 한국의 석유화학 산업은 생산능력 기준으로 세계 4위의 강국이다. 그러나 범용제품에 치중된 데다 화석연료가 생산되지 않는 비산유국이라는 아킬레스건마저 있다. 이 와중에 석화산업은 전국에 기업별로 편재돼 레드오션으로 변질돼 있다. 산업구조를 효율적으로 재편하지 않으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자원과 기술, 수요, 자본을 망라해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산업 체질로 탈바꿈시키는 산업정책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구조조정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으로 자율적 산업재편에 판을 깔아줘야 한다. 불필요한 설비의 매각 혹은 인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득세와 양도차익에 대한 세제혜택도 제공해야 할 것이다. 구조조정에 필요한 저금리의 정책자금은 물론이고 기업 간 통폐합으로 발생할 수 있는 독과점 논란에 대해서도 미리 차단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바란다. 석화산업이 공멸할지 부활할지는 정부의 파격적인 산업재편 정책과 석화기업들의 결단에 달렸다.
2025-03-24 18:07:03[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석유화학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을 지정하기로 한 가운데, 여수시가 가장 먼저 지정 신청을 접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늦어도 올 상반기 내에는 심의과정을 진행해 지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도 고용유지지원금 완화를 위한 검토를 진행 중으로, 기존의 매출액 감소기준이 기존 15%에서 10%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정부가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한 이후 업계 및 관련 지자체 등에서 빠르게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을 지정해야한다고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달 초 정부는 지역의 주된 산업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될 경우 시의성 있게 대응할 수 있도록 '산업위기 선제대응 지역'을 신청하는 요건을 현실에 맞게 개정하고, 이를 고시했다. 이후 여수시가 가장 먼저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을 신청했다. 여수시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한화솔루션 등 국내 4대 석유화학 업체와 에틸렌 생산 업체 여천NCC 등을 소재한 지역이다. 지난해 여수산단 법인의 지방소득세 징수액은 2020~2023년 평균 대비 66% 이상 감소하는 등 석화업계 불황에 따라 지역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여수시가 산업위기 선제 대응 지역으로 지정될 경 석유화학 산업과 연계된 금융·재정, 연구개발(R&D) 지원 및 경영·기술·회계 관련 자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신청이 들어온 지자체는 여수시가 유일하다"면서 "현재는 신청서가 요건에 맞는 지 검토하는 중이며, 검토과정이 끝나면 현지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신청서 접수 후 먼저 실질적으로 해당산업이 어려운 것이 맞는지 파악을 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본 다음 민간위원들이 실사를 나서게 된다. 검토과정을 거친 후에는 심의위원회를 개최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대한 속도를 내서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상반기에는 (요건에 맞다면)지정이 완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산업위기 선제대응 지역으로 지정되면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요건도 완화된다. 고용유지지원금은 매출액과 생산량 감소로 고용 조정이 불가피해진 사업주가 휴업, 휴직 등 고용유지 조치를 통해 근로자를 계속 고용하는 경우 지원금을 주는 제도다. 이에따라 석화업체의 매출액 감소 수준이 지급 기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요건을 낮춰 선제적으로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산업부에서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 되면 고용유지지원금의 신청요건 완화 여부가 본격적으로 검토된다"면서 "기존에는 기준달 직전 6개월 평균 매출액 대비 15% 이상 감소해야했다면, 기준을 10%로 변경하는 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5-03-24 13:43:18[파이낸셜뉴스]"인수합병(M&A)시장에서 인수자를 찾기 어려운 석유화학기업 등은 JV(조인트벤처, 합작법인)로 미래를 도모해야합니다" 민준선 삼일PwC 딜 부문 대표(사진)가 말하는 올해 성장 정체와 사업모델이 흔들리는 국내 기업들의 사업재편 해법이다. 대기업의 경우 사업부문에 대한 카브아웃(사업부 분할 후 인수)'은 원매자가 일부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고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낮은 사업들이 많아 거래 성사 가능성이 낮아서다. 민 대표는 14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석유화학기업, 면세점 등 유통기업, 일부 플랫폼기업은 대안적인 구조로 국내 대기업 또는 해외 선도기업들과 주식교환 등을 통한 JV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석유화학 등 일부 업종의 기업은 현재 현금흐름이 순조롭지 않고 미래 성장성에 대한 의문으로 대형PE를 통한 M&A에 어려움이 있다. 그는 JV가 일부 셧다운을 통해 공급과잉에 대처하고, 경쟁력 있는 설비 구축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규모의 경제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만큼 현재 악화된 경영환경의 파고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한앤컴퍼니가 SK그룹으로부터 2022년에 인수한 SK마이크로웍스가 JV의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의 과잉생산에 대응해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산업용 필름 부문 JV를 설립, 공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였다. 한앤컴퍼니가 JV 지분 80%, 코오롱인더스트리가 20%를 가져가는 구조였다. 그는 "내수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이는 국가대표급 기업이 아니면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정 부분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데 구조조정해서 사업부를 매각하기 어려우면 JV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우리나라 회계제도상 JV와 같이 경영권을 공유하는 경우 연결에서 제외돼 기업규모가 줄어드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경쟁력을 잃어 구조조정이 필요한데 팔리지 않는 기업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으로 봤다. 이어 "국내 대기업들의 경영진(C레벨)들은 대기업 그룹 내에서 잘 할 수 없는 자회사들은 과감히 매각해 핵심사업을 위한 투자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E간 포트폴리오의 세컨더리(구주유통) 거래도 그가 올해 집중하는 지점이다. 밸류에이션 하향 기대에 딜 성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어서다. 세컨더리 투자란 기존 자산운용사 또는 사모펀드가 보유한 투자지분을 되사오는 형태의 간접투자를 말한다. 그는 "최근 현금흐름 개선이 눈에 보이는 기업들은 물론 소재부품, 테크기업 등 PE 포트폴리오가 세컨더리 딜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인공지능(AI) 메가 트렌드와 관련된 전력 인프라 기업, 뷰티 헬스 등 라이프 스타일과 관련된 성장기업이 딜 대상으로 유망하다"고 말했다. 곽윤구 딜 그룹 서비스 그룹장역시 "제네시스프라이빗에쿼티가 EQT파트너스에 매각한 케이제이환경처럼 수직계열화하고 규모를 키우면 대형 PE가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 규모가 밸류에이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PE의 엑시트(회수)를 위해 과거처럼 대기업을 원매자로 동원하기 어려운 만큼 PE간 적절한 밸류에이션으로 조정, 매각하는 것이 올해 M&A의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민 대표는 "PE가 상장사를 인수할 경우 주가 변동에 따른 관리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라며 "주가와 펀더멘털간 괴리가 심한 만큼 PE 입장에서는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를 통해 기업 전체를 컨트롤하는 전략이 좋은 투자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5-01-12 13:36:17[파이낸셜뉴스] "M&A(인수합병) 시장에서 인수자를 찾기 어려운 석유화학기업 등은 JV(조인트벤처, 합작법인)로 미래를 도모해야할 필요가 있다" 민준선 삼일PwC 딜 부문 대표(사진)가 말하는 2025년 성장이 정체되고 사업모델이 흔들리는 우리나라 기업들에 대한 사업재편 해법이다. 이런 대기업 사업부문에 대한 카브아웃(carve-out·사업부 분할 후 인수)'은 원매자가 일부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고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낮은 사업들이 많아 딜(거래) 성사 가능성이 낮아서다. ■"경영 波高, JV로 극복해야" 민 대표는 14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석유화학기업, 면세점 등 유통기업, 일부 플랫폼기업은 대안적인 구조로 국내 대기업 또는 해외 선도기업들과 주식교환 등을 통한 JV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사업은 M&A 시장에서 소화가 가능한 매물이다. 석유화학 등 일부 업종의 기업은 현재 현금흐름에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성에 대한 의문으로 대형PE를 통한 M&A에 어려움이 있어서다. 석유화학 기업들은 중국의 막대한 에틸렌 생산(2023년 기준 5174만t) 및 저가공세로 타격을 받고 있다. 2025년부터 완공되는 중동 주요 국가들의 석유화학 공장 6개에서 에틸렌 생산 손익분기점은 한국의 3분의 1 수준인 100달러에 불과하다는 추정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전남 여수공장 일부 가동을 중단하고 에틸렌과 같은 저수익 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2024년 초 대산·여수 공장에서 SM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나주 공장에서 알코올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그는 JV가 일부 셧다운을 통해 공급과잉에 대처하고, 경쟁력있는 설비를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규모의 경제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만큼 현재 경영환경의 파고(波高)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란 설명이다. 한앤컴퍼니가 SK그룹으로부터 2022년에 인수했던 SK마이크로웍스가 JV의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의 과잉생산에 대처해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산업용 필름 부문 JV를 설립, 공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였다. 한앤컴퍼니가 JV 지분 82%, 코오롱인더스트리가 18%를 가져가는 구조였다. 그는 "내수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이는 국가대표급 기업이 아니면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정 부분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데 구조조정해서 사업부를 매각하기 어려우면 JV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우리나라 회계제도상 JV와 같이 경영권을 공유하는 경우 연결에서 제외돼 기업규모가 줄어드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경쟁력을 잃어 구조조정이 필요한데 팔리지 않는 기업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으로 봤다. 이어 "국내 대기업들의 경영진(C레벨)들은 대기업그룹 내에서 잘 할 수 없는 자회사들은 과감히 매각해 핵심사업을 위한 투자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E간 적절한 밸류에이션이 핵심" PE간 포트폴리오의 세컨더리(구주유통) 딜(거래)도 그가 2025년에 집중하는 포인트다. 밸류에이션 하향 기대에 딜 성사 가능성을 높게 봐서다. 세컨더리 투자란 기존 자산운용사 또는 사모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투자지분을 되사오는 형태의 간접투자를 말한다. 코로나19 이후 버블이 형성되면서 일부 고성장 업종의 경우 에비타멀티플(EV/EBITDA)이 20배 이상였던 때도 있었다. 최근까지도 10~12배에 거래되는 경우도 있었으나, 올해는 두자리수 멀티플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매각을 시도했다가 밸류에이션 갭(가치 차지)으로 만기를 연장했던 PE들의 포트폴리오가 올해는 투자자(LP) 등의 영향으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에비타멀티플은 피인수기업의 현금창출력 대비 몇 배의 가격으로 인수하는지를 나타내는 기업 평가방법 중 하나다. 그는 "최근 현금흐름 개선이 눈에 보이는 기업들은 물론 소재부품, 테크기업 등 PE 포트폴리오가 세컨더리 딜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AI(인공지능) 메가 트렌드와 관련된 전력 인프라 기업, 뷰티 헬스 등 라이프 스타일과 관련된 성장기업이 딜 대상으로 유망하다"고 봤다. 곽윤구 딜 그룹 서비스 그룹장은 "제네시스프라이빗에쿼티가 EQT파트너스에 매각한 케이제이환경처럼 수직계열화하고 규모를 키우면 대형 PE가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 규모가 밸류에이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PE의 엑시트(회수)를 위해 과거처럼 대기업을 원매자로 동원하기 어려운 만큼 PE간 적절한 밸류에이션으로 조정, 매각하는 것이 올해 M&A의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PE의 인수 후 상장폐지하는 오스템임플란트같은 딜도 늘어날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로 내려가는 등 한국 증시의 저평가가 심화되서다. 민 대표는 "PE가 상장사를 인수할 경우 주가 변동에 따른 관리 부담이 늘어나 있는 상황"이라며 "주가와 펀더멘탈(기초체력)간 괴리가 심한 만큼 PE 입장에서는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를 통해 기업 전체를 컨트롤하는 전략이 좋은 투자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일PwC는 최근에 연간 150건 이상 M&A 업무에 참여했다. 매각 자문을 수행한 주요 프로젝트는 제이엔텍, SK피유코어, SK엔펄스,보령바이오파마, 쌍용레미콘, YTN,광진화학, 초록뱀미디어, 블루원, 모트롤, 티르티르, 다올인베스트먼트(현 우리벤처파트너스), 에테르시티, SKC 세라믹사업부, 전주페이터 등의 딜에서 매각주간을 맡았다. 매수 자문으로는 한앤컴퍼니의 SK스페셜티 인수, EQT의 KJ환경 인수 실사, 올림푸스제일차의 에스에스지닷컴 투자, E1-HPS 컨소시엄의 하나파워패키지 인수 , 어피니티의 SK렌트가 인수 알키메드의 Jeisys Medical 인수,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와 졸리비 푸드의 컴포즈커피 인수 등이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5-01-10 08:01:31【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전남도가 전남지역 매출액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산업인 여수 석유화학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전남도는 세계적 경기 침체와 공급 과잉으로 어려운 여수 석유화학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과 산업용 전기료 인하 등 지원을 정부에 건의하는 등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앞서 전남도는 여수 석유화학산업의 신속한 회복을 위해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을 위한 용역을 지난 11월 착수했다.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되면 금융·재정 지원, 연구 개발 지원, 수출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산업계의 애로사항을 건의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요구할 수 있어 위기 극복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전남도는 또 지난 10월부터 여수 석유화학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에 △산업용 전기료 인하 △핵심 원료인 납사 관세 면제 △석유수지 관세 불균형 해소 △대기배출 허용기준 완화 △플레어 스텍(flare stack, 배기가스 연소탑) 최소 발열량 규제 해소 △폐수 공용 관료 설치 지원 △전력 및 공업용수 공급 시설 조기 착공 등을 요청하고 있다. 특히 산업용 전기료 인하는 고정 비용을 절감할 중요한 요소로, 기업의 경영 부담을 직접적으로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전남도는 이어 지난 11월 27일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개최된 3개 시·도 석유화학산단 간담회에선 충남 대산, 울산과 산업 기반이 다른 여수는 석유화학산업의 위기가 곧 지역 경제의 위기임을 강조하며,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과 산업용 전기료 인하 등 주요 기업 애로 사항을 해결해 줄 것을 적극 요구했다. 한편 전남도는 지난 7월 여수 석유화학산업 위기 대응 전략수립 용역을 시작으로 위기 대응 협의체와 TF팀을 구성해 기업 애로사항을 발굴하고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여수 석유화학 위기대응 전략토론회를 개최해 36개 사업 5조6000억원 규모의 경쟁력 강화 방안도 발표했다. 또 여수산단의 대부분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장치 유지 관리 등에 의존하는 구조인 만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을 통해 위기 극복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고부가 친환경 소재산업 육성과 수소 및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산업 등 신산업 유치를 통해 장치산업을 활성화하고 중소기업의 업종 다변화를 통해 자생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소영호 전남도 전략산업국장은 "여수 석유화학산업은 전남지역 매출액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라며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과의 지속적 소통을 강화하고, 정부 지원을 요청하는 등 여수 석유화학산업의 재도약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12-03 16:30:40[파이낸셜뉴스]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췄던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회의)가 2년 만이 다시 열렸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글로벌 통상·산업환경 변화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당면 현안을 신속하게 해결하고, 중장기적으로 주요 산업의 구조 개선을 폭넓게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정부는 회의체를 확대 개편하고, 수시 운영 체제로 전환했다. 재가동한 회의의 첫 안건은 반도체 생태계 지원 강화다. 정부는 이 회의에서 중국의 저가 공세로 위기를 맞은 석유화학을 비롯해 주요 산업별 경쟁력 강화 지원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정부는 27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기 성남시 한국반도체협회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는 지난 2016년 해운 조선업 구조조정을 계기로 신설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기업 구조조정에 국한되지 않고 주요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투 트랙' 대응에 나선다. 신산업·주력산업 등에 대한 선제적 산업 재편 유도와 핵심 기술 개발 등을 지원하고 유휴 부지 활용도 제고와 전력망 구축 등 기반 시설 구축 방안도 모색한다. 참석자도 확대된다. 기존 6명(경제부총리, 산업부·고용부 장관, 국무조정실장, 금융위원장, 경제수석)에서 11명으로 늘어난다. 새로 참여하는 부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국토부, 환경부, 중소벤처기업부다. 이러한 확대 개편은 정책 수단을 가진 부처간 협력을 강화하고, 산업 정책을 보다 정교하게 마련하기 위해서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 국익 우선주의를 중심으로 통상 산업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조선·방산 분야에서 한미 간 협력 확대가 기대되지만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의 인센티브 축소 등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또 중국 등 후발국의 기술 추격, 공급망 재편 등은 기존 주력 산업에 큰 도전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기룡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은 "산업 정책을 부처별 각개 격파식으론 대응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당분간 산업경쟁력강화 장관회의를 매주 혹은 매월 최소 1회 이상 열어 내년 상반기까지 주력산업·신산업·서비스업 등 업종별 지원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5개 분과도 신설한다. 관계부처 차관 주재로 △업계 현안을 조율하는 ‘총괄 분과’ △기술 개발 방안을 논의하는 ‘기술 분과’ △협회와 소통해 산업별 지원방안을 논의하는 ‘산업 분과’ △벤처·스타트업 혁신 지원을 다루는 ‘혁신 분과’ △산업 인프라 확충 방안을 논의하는 ‘기반시설 분과’ 등을 운영한다. 정부 관계자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수시로 열어 업계 당면 현안과 산업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업계 애로사항을 적기에 파악해 지원할 수 있도록 '투자 익스프레스'나 업계 간담회를 실시하고 여러 부처에 걸친 사안은 회의에서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4-11-26 18:13:37[파이낸셜뉴스] 한국석유화학협회는 31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제16회 화학산업의 날’ 행사를 열고 협회명을 ‘한국화학산업협회’로 변경했다. 신학철 한국화학산업 협회장(LG화학 부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화학산업은 지난 수십년간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하며 수많은 성과를 달성했지만, 고유가·고금리·고환율 등 녹록치 않은 대내외 환경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간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정학적인 리스크에 따른 유가 변동성 확대, 글로벌 공급 과잉, 탄소 중립 목표 등 수많은 난제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에서 화학 산업은 주도적으로 속도감 있는 변화와 혁신을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새로운 화학 산업의 지평을 열고자 하는 우리 모두의 의지를 담은 것이며, 단순히 협회 명을 바꾸는 것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과 혁신의 중심에 서겠다는 굳은 다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용산케미칼㈜ 김기준 회장 등 화학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 41명을 포상했다. 김기준 회장은 사과산(수지) 국산화 및 자체 생산기술로 국내 1위, 세계 7위 수준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글로벌 화학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해 일자리 창출 등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한국교통대 박성영 교수는 소개 기술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친환경 코팅 소재를 개발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한 공로로 근정포장을 받았다. ㈜S.F.C 정성훈 상무는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고, 성균관대 김덕준 교수, 한화토탈에너지스 송현 상무, LG화학 신준호 부문담당, 한국자동차연구원 이평찬 책임 등 4명은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년 화학탐구 프런티어 페스티벌'에서 입상한 5개 팀에 대한 시상도 함께 이뤄졌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10-31 19:35:43【파이낸셜뉴스 여수=황태종 기자】전남 여수시가 지역 주력 산업인 석유화학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고부가·친환경 산업 구조 전환에 본격 나서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2일 여수시에 따르면 최근 석유화학업계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탄소중립 이행, 공급 과잉에 따른 범용 석유화학제품 매출 감소 등 침체 국면에 진입해 여수지역 석유화학 기업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여수시는 지난 7월 석유화학 분야 전문가와 관련 기업, 전남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여수산단 석유화학산업 위기 대응 종합 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했다. 올해 말까지 추진되는 이번 용역을 통해 석유화학산업의 위기를 진단하고, 이를 통해 정책 등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방침이다. 여수시는 또 지난 9월에는 전남도와 함께 지역 대표 석유화학기업 및 유관 기관을 직접 방문해 공단 유틸리티 및 인프라 구축 등 애로사항을 청취했으며, '여수 석유화학산업 위기 대응 전담팀(TF)'을 구성했다. 전담팀(TF)은 규제 개선 분과 및 인프라 조성·인력 양성 분과로 나뉘어 분야별 현장 중심의 정책 발굴과 규제 개선, 기업 지원 등을 추진하고 추진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오는 11월에는 기업 관계자와 산단 전문가 및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석유화학산업 위기 대응 협의체'를 발족해 위기 대응 정책 자문과 대정부 건의 활동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환경규제 대응을 위한 석유화학산업의 탄소중립 정책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우선 여수국가산단을 '탄소중립형 친환경 화학산업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또 관련 추진 전략을 수립하고 협력 기업을 유치하는 한편 정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건의할 방침이다. 정기명 여수시장은 "석유화학산업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보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 개발(R&D)과 기반 시설 구축 사업 추진 등 고부가·친환경 산업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현재의 당면한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10-22 15:24:11